[파이낸셜뉴스] #50대 강모씨는 휴대폰 문자로 아들을 사칭하며 휴대폰 고장으로 급하게 결제할 게 있다면서 개인정보와 카드정보를 요구한 보이스피싱범에게 주민등록증과 카드 정보 등을 문자로 전송했다. 이후 피싱범은 직접 결제를 하겠다며 강모씨에게 원격 앱 설치를 요구했고, 강모씨가 이에 동의해 앱을 설치한 상태에서 피싱범은 강모씨의 휴대폰으로 카드사 앱에 가입한 후 상품권 부정거래를 시도했다. #70대 윤모씨는 최근 B카드사를 사칭한 승인 알림 문자를 받았다. 문자 메시지에는 마치 카드사에서 보낸 것처럼 승인 날짜와 이용 금액이 적혀 있고, 문자 상의 연락처로 통화를 유도하는 '본인사용 아닐 시 콜센터로 취소 요청 바랍니다 02-1XXX-OOXX'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삼성화재 고객 지모씨(61)는 얼마 전 큰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할 뻔했다. 보이스피싱범이 지모씨의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6000만원 가량의 보험계약대출을 신청하려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콜센터로 대출을 신청한 피싱범을 상담하던 음성비교전담팀 상담사는 상담 중 목소리에 이상함을 느껴 팀장에게 보고했고, 팀장은 음성비교 후 불일치로 피싱범에게 콜센터 대출 불가 및 창구방문을 안내했다. 신분증 인증을 39차례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피싱범의 행동 역시 의심을 유발했다. 이후 지모씨가 직접 삼성화재에 전화하며 보이스피싱 사실이 확인됐고, 삼성화재는 지급정지 설정 완료 후 피싱시도 방어 사실을 알렸다. #OBJECT0##OBJECT1# 가정의 달을 맞아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한 2금융권의 전방위적인 노력 확산에 이목이 쏠린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카드·보험·핀테크사 등에서는 금융취약계층의 사기 피해 방지를 위해 악성 앱 탐지 서비스·인공지능(AI) 기술·캠페인 등 각종 온·오프라인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50대 이상 보이스피싱에 취약...'메신저 피싱' 피해 심각 3일 금융감독원의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1965억원이었으며 1인당 평균 피해 금액은 전년 대비 51.3% 증가한 171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보이스피싱 피해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나타났는데, 지난해 연령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비중을 살펴보면 50대가 29%, 60대 이상이 36.4%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를 봐도 50대가 30%, 60대 이상이 35.2%로 65%가량이 50대 이상이었다. 특히 타인을 사칭한 문자메시지로 송금을 요구하거나 악성 앱을 설치해 금전적 피해를 유발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자의 95%가 50~6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메신저 피싱을 통해 피해자의 정보를 탈취한 후 번호까지 이동시켜 경찰 등 관공서나 금융기관에서 연락하는 것 자체가 차단돼 피해가 커질 수 있다"면서 "각별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카드업계, 악성 앱 탐지 서비스·FDS 통해 보이스피싱 방지 노력 이에 카드업계는 신기술을 총동원해 '보이스피싱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먼저 신한카드는 휴대폰에 악성 앱이 탐지되면 본인 및 연결된 가족이나 지인에게 동시에 알려주는 ‘가족 피싱 지킴이’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본인 휴대폰뿐만 아니라 신한 SOL페이(이하 신한쏠페이) 앱 알림을 통해 가족과 지인의 악성 앱 탐지를 상호 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신한쏠페이 앱이 꺼져 있어도 365일 24시간 악성 앱 탐지가 가능하며, 보이스피싱 취약군인 고령층 부모님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카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는 모바일 거래가 없던 60대 이상의 고액자산가 고객이 갑자기 모바일 앱을 통해 카드론을 거액으로 받는 등 이상거래가 발생할 경우, AI를 통해 입금지연 혹은 상담원 안내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리카드 또한 50세 이상의 고객이 주요 보이스피싱 타깃이라는 점에 착안, 우리카드 FDS 부정방지 시스템에서 온라인 거래에 대해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및 선 차단을 적용하고 있다. 기사용 내역이 없던 환금성업종, 해외 쇼핑몰 등에서 거래 시도 시 선 차단 후 본인 사용 및 자녀·지인 요청 여부 확인 이후 정상 사용인 경우에만 재사용을 안내하고 있다. BC카드와 KB국민카드도 FDS시스템 운영·정교화·고도화 및 고객 안내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특히 KB국민카드는 일반회원뿐만 아니라 금융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문자메시지(LMS)나 푸시 메시지를 통해 피싱 관련 주의사항 및 사례를 안내하고 있다. ■보험·핀테크도 '보이스피싱과의 전쟁' 선포...주의할 점은? 삼성화재·흥국화재 등 보험사에서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기술·인식 측면에서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본인 확인 후 금액에 따라 신분증 실물 인증을 실시하고 있는데, 인증 대상에게 URL을 발송하면 서류 등록화면에서 신분증을 촬영한 후 인증 확인하는 방식이다. 흥국화재는 각 상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손님들에게 금융사기 피해예방 정보를 담은 팜플렛을 나눠주는 '금융사기 피해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캠페인에 동참한 골목상점은 지난달 기준 100호점을 돌파했다. 이 외에 카카오페이는 사용자가 카카오페이 앱을 열었을 때 모바일에 악성 앱이 발견되면 즉시 안내 메시지가 나타나도록 하는 '악성 앱 탐지 솔루션'과 송금 단계에서 금융 사기 방지 소셜벤처 ‘더치트’에 신고된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사기 이력 탐지기’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페이도 사용자들이 네이버페이 앱으로 언제든지 금융사기를 유발하는 악성앱 등의 설치 여부를 직접 검사할 수 있는 '페이앱 백신'을 도입했다. 이러한 2금융권의 전사적 노력이 긍정적인 흐름이지만, 소비자의 편의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비대면 거래가 상당 부분 진척돼 온라인 거래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안 시스템에 대한 고도화에 초점이 맞춰지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보안이 지나치게 강화되다 보니 실제 거래인데도 불구하고 의심 거래로 간주되는 사례도 있어 이런 부분을 완화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4-30 16:07:23블록체인,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기술을 앞세운 불법 다단계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에는 화장품이나 생필품 등 실물자산 위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신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다. 올해 초 검찰이 서민들을 겨냥한 가상자산 관련 범죄, 불법 사금융 범죄 관련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정부 관리감독 사각지대에서 불법 다단계 사기가 진화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1. 지난 1월 2조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자산 거래소 '브이글로벌' 김 모 대표에게 징역 25년형이 확정됐다. 함께 기소된 운영진 3명은 징역 4∼14년씩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가상자산 '브이캐시'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거나 다른 회원을 유치하면 소개비를 주겠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끌어다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회원 5만여명에게서 받아 챙긴 돈은 약 2조8000억원에 달했다. 일부 투자자에겐 수익이라며 돈을 주기도 했지만 나중에 가입한 회원의 투자금을 먼저 가입한 회원에게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수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 매일 광고만 봐도 수익금을 지급한다고 속여 한국인 약 2100명으로부터 투자금 407억여원을 빼돌린 '퓨처넷' 사건의 피의자들이 해외에서 검거됐다.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각각 붙잡힌 폴란드인 A씨(49)와 독일인 B씨(61)는 2016~2020년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업체인 '퓨처넷'에 투자하면 70% 수익을 보장한다며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2012년 폴란드에 설립된 '다단계 금융사기' 페이퍼 컴퍼니인 퓨처넷은 일정의 광고팩을 구입하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퓨처넷의 웹페이지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광고를 보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신규 회원과 투자 금액을 모아오는 만큼 기존 회원들에게 수당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이었다. 경찰은 법무부를 통해 두 피의자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방침이다. ■고령층 노리는 가상자산 다단계 사기 피해 지난해 1조원 넘어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과 관련 범죄 피해액은 1조192억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거품 붕괴로 시장이 침체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피해액은 지난 2018년 1693억원, 2019년 7638억원, 2020년 2136억원에 그쳤다가 2021년 가상자산 급등기에 3조1292억원으로 크게 불어난 뒤 2022년에도 1조192억원으로 1조원대를 유지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붐이 더해져 금융사기가 크게 확산되는 모양새"라며 "피해자의 신고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하는 경찰과 등록된 금융기관의 피해사례만 지원하는 금융감독원이 눈뜨고 지켜보기만 하기 때문에 금융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행하는 가상자산 다단계 사기 수법은 투자 징표로 NFT를 판매하는 것이다. 다단계 사기 업체들은 해당 NFT가 매매·양도가 가능하며 유틸리티 코인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불법 다단계 사기 업체가 노리는 피해자는 대부분 고령층이다. NFT, 가상자산, 블록체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신기술에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경기불황을 틈타 매월 배당금을 준다고 홍보하는 다단계 사기에 경제 취약층인 고령층이 현혹되기 쉽다. 가상자산이나 NFT가 법으로 정한 금융투자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악용하는 측면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NFT는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개별 사안별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다단계 사기 피의자들이 벌금이나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형사처벌에 따른 위험 비용보다 범죄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훨씬 크다 보니 불법 다단계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1조원대 다단계 사기로 '제2의 조희팔'로 불리는 IDS홀딩스 김 모 전 대표는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미국, 영국, 홍콩 등 선진국들이 금융범죄에 대해 불법 이득 전액 몰수와 형사처벌, 행정처벌 등으로 강력 대응하는 것과 비교된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기범으로 알려진 버나드 메이도프는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150년형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지난 2020년 사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주범이 사기를 기획하면 다단계 사기꾼들이 기존 조직을 데리고 합류하는데 초기에 들어가면 실제로 돈을 벌고 사건이 터져도 자신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매번 빠져나간다"며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다단계 사기는 항상 업그레이드된 재범으로 다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관련 법·제도 적극 활용…피해자의 적극 고소도 필요"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가상자산 다단계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 추정 제도 적극 활용 △검찰·경찰·금융감독원의 공조 강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경찰·대검찰청의 상시 모니터링 및 신고 접수 절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불법 다단계 사기에 적용되는) 사기 또는 유사수신행위는 피해자 신고가 있어야 수사가 시작된다"며 "피해 금액이 소액이고 피해자가 다수일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아 피해 금액이 조 단위로 커지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이 점에서 피해자 신고가 필요없는 자본시장법을 적극 활용해 초기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예 변호사는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상 50인 이상을 대상으로 2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집할 경우 사업계획을 기재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다단계 사기는 이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범죄수익은 검사가 '범죄수익은닉의규제 및 처벌법'을 활용해 수사중에도 적극 추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경찰·금감원의 공조 강화도 필요하다. 예 변호사는 "수사 지위 도중에 담당 검사가 바뀌면서 사건이 뭉개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금융 다단계 사기 건에 대한 특별한 트랙이나 이첩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이나 경찰 사이버수사대, 대검찰청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해 초기 사건 인지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피해자들의 경우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하고 △투자를 권유한 지인 및 법인도 고소해 피해금 환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사기를 인지하면 경찰서 신고나 고소부터 해야 한다"며 "고소장 또는 진정서 작성은 육하원칙에 따라 피해 사실과 아는 내용을 적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불법 다단계 업체 뿐 아니라 투자를 권유한 지인도 함께 고소해야 한다. 황 대표는 "가상자산을 발행한 회사는 해외법인 또는 유령회사라 책임을 묻기 어렵고, 국내 법인이라 해도 변호사를 고용해 적극 방어하는 만큼 법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경우 피해금을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2-08 17:58:18[파이낸셜뉴스] #1. 지난 1월 2조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자산 거래소 '브이글로벌' 김 모 대표에게 징역 25년형이 확정됐다. 함께 기소된 운영진 3명은 징역 4∼14년씩을 확정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가상자산 '브이캐시'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거나 다른 회원을 유치하면 소개비를 주겠다고 속여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끌어다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회원 5만여명에게서 받아 챙긴 돈은 약 2조8000억원에 달했다. 일부 투자자에겐 수익이라며 돈을 주기도 했지만 나중에 가입한 회원의 투자금을 먼저 가입한 회원에게 지급하는 전형적인 '돌려막기' 수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 매일 광고만 봐도 수익금을 지급한다고 속여 한국인 약 2100명으로부터 투자금 407억여원을 빼돌린 '퓨처넷' 사건의 피의자들이 해외에서 검거됐다. 이탈리아와 그리스에서 각각 붙잡힌 폴란드인 A씨(49)와 독일인 B씨(61)는 2016~2020년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련 업체인 ‘퓨처넷’에 투자하면 70% 수익을 보장한다며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2012년 폴란드에 설립된 ‘다단계 금융사기’ 페이퍼 컴퍼니인 퓨처넷은 일정의 광고팩을 구입하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퓨처넷의 웹페이지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광고를 보면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신규 회원과 투자 금액을 모아오는 만큼 기존 회원들에게 수당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전형적인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이었다. 경찰은 법무부를 통해 두 피의자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방침이다. 블록체인,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기술을 앞세운 불법 다단계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에는 화장품이나 생필품 등 실물자산 위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신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다. 올해 초 검찰이 서민들을 겨냥한 가상자산 관련 범죄, 불법 사금융 범죄 관련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지만 정부 관리감독 사각지대에서 불법 다단계 사기가 진화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층 노리는 가상자산 다단계 사기 피해 작년 1조원 육박 추정 7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자산과 관련 범죄 피해액은 1조192억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거품 붕괴로 시장이 침체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가상자산 관련 범죄 피해액은 지난 2018년 1693억원, 2019년 7638억원, 2020년 2136억원에 그쳤다가 2021년 가상자산 급등기에 3조1292억원으로 크게 불어난 뒤 2022년에도 1조192억원으로 1조원대를 유지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붐이 더해져 금융사기가 크게 확산되는 모양새"라며 "피해자의 신고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하는 경찰과 등록된 금융기관의 피해사례만 지원하는 금융감독원이 눈뜨고 지켜보기만 하기 때문에 금융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유행하는 가상자산 다단계 사기 수법은 투자 징표로 NFT를 판매하는 것이다. 다단계 사기 업체들은 해당 NFT가 매매·양도가 가능하며 유틸리티 코인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불법 다단계 사기 업체가 노리는 피해자는 대부분 고령층이다. NFT, 가상자산, 블록체인,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신기술에 익숙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경기불황을 틈타 매월 배당금을 준다고 홍보하는 다단계 사기에 경제 취약층인 고령층이 현혹되기 쉽다. 가상자산이나 NFT가 법으로 정한 금융투자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악용하는 측면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NFT는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으로 규정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개별 사안별로 들여다봐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다단계 사기 피의자들이 벌금이나 집행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형사처벌에 따른 위험 비용보다 범죄행위로 인한 경제적 이득이 훨씬 크다 보니 불법 다단계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1조원대 다단계 사기로 ‘제2의 조희팔’로 불리는 IDS홀딩스 김 모 전 대표는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방문판매업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미국, 영국, 홍콩 등 선진국들이 금융범죄에 대해 불법 이득 전액 몰수와 형사처벌, 행정처벌 등으로 강력 대응하는 것과 비교된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금융사기범으로 알려진 버나드 메이도프는 다단계 금융사기 혐의로 150년형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지난 2020년 사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주범이 사기를 기획하면 다단계 사기꾼들이 기존 조직을 데리고 합류하는데 초기에 들어가면 실제로 돈을 벌고 사건이 터져도 자신 역시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매번 빠져나간다"며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다단계 사기는 항상 업그레이드된 재범으로 다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관련 법·제도 적극 활용..피해자의 적극 고소도 필요"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가상자산 다단계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자본시장법 및 범죄수익 추정 제도 적극 활용 △검찰·경찰·금융감독원의 공조 강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경찰·대검찰청의 상시 모니터링 및 신고 접수 절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불법 다단계 사기에 적용되는) 사기 또는 유사수신행위는 피해자 신고가 있어야 수사가 시작된다"며 "피해 금액이 소액이고 피해자가 다수일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않아 피해 금액이 조 단위로 커지는 경우가 흔하다"고 지적했다. 이 점에서 피해자 신고가 필요없는 자본시장법을 적극 활용해 초기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예 변호사는 주장했다. 자본시장법상 50인 이상을 대상으로 2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모집할 경우 사업계획을 기재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에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다단계 사기는 이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범죄수익은 검사가 '범죄수익은닉의규제 및 처벌법'을 활용해 수사중에도 적극 추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경찰·금감원의 공조 강화도 필요하다. 예 변호사는 "수사 지위 도중에 담당 검사가 바뀌면서 사건이 뭉개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금융 다단계 사기 건에 대한 특별한 트랙이나 이첩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이나 경찰 사이버수사대, 대검찰청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해 초기 사건 인지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피해자들의 경우 △경찰에 피해사실을 신고하고 △투자를 권유한 지인 및 법인도 고소해 피해금 환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사기를 인지하면 경찰서 신고나 고소부터 해야 한다"며 "고소장 또는 진정서 작성은 육하원칙에 따라 피해 사실과 아는 내용을 적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불법 다단계 업체 뿐 아니라 투자를 권유한 지인도 함께 고소해야 한다. 황 대표는 "가상자산을 발행한 회사는 해외법인 또는 유령회사라 책임을 묻기 어렵고, 국내 법인이라 해도 변호사를 고용해 적극 방어하는 만큼 법인에게만 책임을 물을 경우 피해금을 회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2-02 10:56:36[파이낸셜뉴스] 카카오톡 인공지능 상담사 챗봇 '서울톡'을 이용해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이 가능하게 됐다. 채팅창에 원하는 내용을 입력만 하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체육이나 대관시설, 문화·교육 프로그램, 시립병원 진료까지 총 7000여개의 공공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게 된 것. 서울시는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와 예약 서비스를 개편해 15일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먼저 '공공서비스예약' 홈페이지 회원이 아니더라도 카카오톡만 있으면 누구나 공공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도록 '서울톡' 예약서비스를 신설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절차가 크게 간소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챗봇 예약은 카카오톡에 가입된 휴대전화 번호로 본인확인을 하기 때문에 최초 1회 사용자 인증 이후부터는 추가 인증 없이 예약이 가능하다. 홈페이지도 스마트폰 예약 증가 추세를 반영해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환경으로 개편하고 로그인·결제 등 이용절차를 간소화한다. 위치기반 서비스, 관심정보 설정같이 이용자 맞춤형 메뉴도 추가했다. 또 문자·영상으로 의사소통을 중계해주는 '손말이음센터' 바로가기 등 고령자·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서비스도 지원한다. 개편된 홈페이지에는 부정예약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기술도 도입된다. 아울러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자격검증'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현재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공공시설 이용시 요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관련 증빙서류를 발급받아서 서비스 이용시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비대면 자격검증'은 공공시설 이용요금 감면대상자가 홈페이지 상에서 본인 인증을 하면 증빙서류(총 9종)를 종이서류 대신 디지털로 제출할 수 있는 방식이다. 데이터 위변조가 원천 불가한 블록체인 기술로 본인인증과 전자서명이 이뤄지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된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시민들이 서울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시설과 교육·문화서비스를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최신 스마트기술을 적재적소에 적용해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공공서비스예약'은 △체육시설(축구장, 테니스장 등) △시설대관(캠핑장, 친환경농장 등) △교육강좌(인문, 도시농업 등) △문화행사(서울생활문화센터, 돈의문박물관마을 등 전시·문화시설 콘텐츠) △진료 등 5개 분야 시설대관 2048여개, 시민참여프로그램 5104여개 등 전년대비 719개를 추가 확대해 총 7152여개 공공서비스를 예약·이용할 수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1-03-15 00:14: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