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내주며 다양한 명목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내년 1월부터는 부동산 PF 금융에 수반되는 용역 대가에 한해서만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신용위험 명목으로 PF 수수료에 부과됐던 부담은 대출금리에 반영하고, 이익 부분은 개발사업 에쿼티 참여 등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유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18일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권·건설업계와 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 PF 수수료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PF 수수료 부과 대상을 용역 대가로 한정하는 등 부과 체계를 정비함으로써 수수료의 공정성·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사는 PF 금융에 수반되는 용역·서비스 대가에만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 기존 PF 수수료는 용역 수행 대가 외에도 신용위험 부담 대가나 개발 이익 공유 목적 등에 혼재했다는 문제가 있었다. 신용위험 명목으로 부과했던 수수료는 PF 금융 대출금리에 반영해야 한다. 분양률 미달 시 부과됐던 페널티 수수료 등은 폐지하고, 주선·자문수수료처럼 만기 연장 시 용역 제공 없이 반복 수취하는 수수료는 부과를 제한한다. PF 수수료 부과 체계도 정비된다. 수수료의 정의와 범위를 표준화해 현재 32개에 달하는 수수료 항목을 11개로 통합·단순화한다. 약정변경·책준연장·약정수수료 항목은 '약정변경수수료'로 통합하고 사업성검토·자문수수료는 '자문수수료'로 일원화하는 식이다. 차주에게 수수료 관련 정보제공도 확대된다. PF 용역계약 체결 시 차주에게 용역수행 계획을 제공하고, 용역기간 중에는 실제 용역수행 내역 및 세부 진행상황 내부 이력을 금융회사 내부 전산에 관리하도록 한다. 용역 완료 시에는 차주에게 용역 결과보고서를 제공해야 한다. 금융사는 PF 수수료와 관련해 자율적으로 준수할 내부통제 원칙을 제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업권별로 모범규준 형식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원칙에는 수수료 관련 조직구조, 적정성 검증 절차, 수수료 종류·정의 등 내용이 담긴다. 필요하면 금감원이 업권별 모범규준 제정·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번에 마련된 개선방안에 대해 관련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최종 방안을 마련한 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11-18 18:25:57[파이낸셜뉴스] 현행 상속세율이 과도해 기업의 계속성과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이 크다는 주장이 경제계에서 제기됐다. 현재 국회는 25년만에 상속세를 완화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8일 ‘상속세 개편이 필요한 5가지 이유’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5가지 이유로 ①기업계속성 저해, ②경제역동성 저해, ③글로벌 스탠더드와 괴리, ④이중과세 소지, ⑤탈세유인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상속세 개편이 필요한 첫 번째 이유로 최대주주에 대한 과도한 상속세(60%)로 기업승계시 경영권방어가 어려워져 기업의 계속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지만 상속재산이 주식인 경우 ‘최대주주 20% 할증평가’가 적용돼 실제 상속세율은 60%다. 국내 기업인들의 재산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비중이 가장 높아 상속세를 납부하려면 주식을 팔거나 담보대출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상의는 "60% 상속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팔면 지분이 40%로 감소되어 외부세력의 경영권탈취 또는 기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이유로 상의는 과중한 상속세가 기업투자 약화, 주가부양 제약 등 경제 역동성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승계를 준비하는 경영인은 상속세 재원 마련 때문에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위한 도전적인 투자에 나서기가 어렵고, 기업투자 약화는 일자리 상실 및 소비 위축을 초래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또 우리나라 상속세가 전세계 추세와 괴리가 크고 납세자 부담이 수긍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1997년 45%, 2000년 50%로 계속 인상됐으며, 최대주주 할증과세시에는 최고세율이 60%다. 다른 G7국가들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최고세율을 인하해 왔다. 상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상속세가 있는 나라는 24개국이고, 상속세가 없거나 자본이득세 등으로 전환한 나라는 14개국이며, 상속세 있는 국가의 평균 최고세율은 26%라고 설명했다. 이중과세 문제도 지적됐다. 현행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생애소득에 대해 최대 49.5%의 소득세(지방세 포함)를 차감하고 남은 재산에 대해 재차 과세한다는 점에서 이중과세 소지가 있기 때문에 많은 조세저항을 받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정상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속세가 절세를 넘어 탈세를 야기하고, 상속재원 마련을 위해 대주주 지분이 높은 계열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를 하게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상속세 부담을 합리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올해 7월 상속세 최고세율 하향(50% → 40%),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과세(20%) 폐지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 9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주요국 세제를 참고해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 기업 경쟁력을 지원하고 경제활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4-11-18 11:04:32[파이낸셜뉴스] 한국거래소의 자본시장지배력이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거래소가 민간 회사임에도 자본시장 내 과도한 시장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를 통해 “한국거래소 시장지배력을 뒷받침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위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통해 대체거래소(ATS)의 거래량을 시장거래량의 최대 15%로 한정하고 있다. 이 의원은 “한 기업이 75% 이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공정거래법상 독점에 해당한다”며 “해당 시행령은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적인 법령제정의 협의 등’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ATS의 거래량 규정이 25%를 초과하도록 상향조정해야 공정거래법상 독점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거래소가 통합적인 시장감시를 명분으로 고객의 거래 정보를 확보하는 구조는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즉 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을 분리해 미국 금융산업규제청(FINRA)과 같은 별도 독립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거래소가 상장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문제도 공정한 시장 조성의 장애물”이라며 “금융 상품에 대한 상장 권한이 ATS에도 부여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할 금융위가 거래소 독점체제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독점 구조가 실질적으로 해소될 수 있도록 조속히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김태일 기자
2024-10-24 13:57:57[파이낸셜뉴스] 한화투자증권은 24일 삼성전자에 대해 최근의 주가 하락은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하다며 이미 악재들을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가는 이익 추정치 하향을 고려해 기존 11만5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하반기 이익이 당초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은 점과 HBM 시장 초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경쟁 열위 극복이 늦어지는 부분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라며 "경쟁사와의 HBM 기술 격차는 유지되고 있고, HBM3E에서의 성과 확인도 결국 4·4분기까지 지연되면서 사실상 가격 프리미엄이 가장 높게 형성되는 시장 형성 초기 구간을 향휴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러한 악재를 감안해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수준"이라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내년 디램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DS 부문의 이익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주가는 이미 메모리 다운 사이클 진입을 반영한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지금은 매도보다 매수를 고민할 시기"라며 "악재들을 이미 충분히 반영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3·4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서는 이익 추정치를 하향한다는 의견이다. 한화투자증권은 3·4분기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을 기존 14조원에서 10조4000억원으로 낮췄다. 김 연구원은 "하향의 주요 근거는 DS 부문 성과급 관련 충당금 반영 때문"이라며 "이외에도 비메모리 적자 지속, 디램 출하 증가율 전망치 소폭 하향, 메모리 재고 평가손 환입 금액 축소, 부정적 환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이익률 훼손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9-24 08:43:38[파이낸셜뉴스] 유안타증권은 27일 LG화학에 대해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66만원을 유지했다. 유안타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3·4분기 LG화학의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6000억원, 671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4·4분기 바닥을 확인한 후 3개 분기 연속 증익 흐름이 예상된다"며 "화학 부문은 소폭 흑자로 횡보하는 가운데 양극재와 배터리 부문 이익 회복이 빠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특히 양극재 부문 영업이익률은 9~10%까지 회복될 전망"이라며 "양극재 판매가격이 반등하면서, 고가 원재료 투입에 따른 부담이 해소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가는 과도하게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 연구원은 "이달 말 PBR은 0.75배로 코로나19 저점인 0.96배를 크게 밑도는 수치"라며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과잉공급에 따른 경쟁 심화, 영업 현금 부족에 따른 재무 부담 증가 등이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황 연구원은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LG그룹 계열사 판매 비중 확대로 양극재 수익 회복이 빨라지고 있으며, LG화학 자체의 자본적 지출(CAPEX )하향 조정을 통해 재무부담을 낮추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8-27 08:54:55공정거래위원회가 '통행세'를 명분으로 부과한 LS 계열사들의 과징금은 과도하게 산출됐기 때문에 감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공정위가 LS그룹 4개 계열사에 부과한 과징금 259억6100만원 중 189억2200만원을 취소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 LS그룹은 2005년 12월 국내외 비철금속 거래 중개 업체인 LS글로벌을 설립했다. 지분은 LS가 51%, 총수 일가 12명이 49%를 취득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LS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그룹 내 전선계열사의 주거래 품목인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LS글로벌을 끼워 넣고 중간 이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몰아줘 2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LS전선이 해외 생산자 등으로부터 구매하던 수입 전기동도 LS글로벌을 통해 구매하며 통행세를 지급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 판단을 근거로 시정명령과 함께 LS에 111억4800만원, LS니꼬동제련에 103억6400만원, LS전선에 30억3300만원, LS글로벌에 14억1600만원 등 259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LS니꼬동제련·LS·LS글로벌·LS전선 등이 이에 대한 소송을 냈다. 2심인 서울고법은 LS그룹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공정위가 과징금을 산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고법은 LS니꼬동제련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전액을 취소하고, LS는 33억2600만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78억2200만원을, LS글로벌은 6억8000만원을 넘는 7억3600만원을 각각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LS그룹 계열사들이 부과받은 과징금 총액 259억6000여만원 가운데 약 70억3000여만원을 제외하고 189억2000여만원이 취소됐다. 다만 LS전선의 과징금은 전액 인정됐다. 대법원은 "국산 전기동 거래와 수입 전기동 거래 모두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국산 전기동 거래와 관련해 정상가격 산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 부분 과징금 납부 명령이 과도하게 산출돼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8-14 18:18:36[파이낸셜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통행세’를 명분으로 부과한 LS 계열사들의 과징금은 과도하게 산출됐기 때문에 감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공정위가 LS그룹 4개 계열사에 부과한 과징금 259억6100만원 중 189억2200만원을 취소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5일 확정했다. LS그룹은 2005년 12월 국내외 비철금속 거래 중개 업체인 LS글로벌을 설립했다. 지분은 LS가 51%, 총수 일가 12명이 49%를 취득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LS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그룹 내 전선계열사의 주거래 품목인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LS글로벌을 끼워 넣고 중간 이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통행세'를 몰아줘 200억원 이상의 일감을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LS전선이 해외 생산자 등으로부터 구매하던 수입 전기동도 LS글로벌을 통해 구매하며 통행세를 지급했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 판단을 근거로 시정명령과 함께 LS에 111억4800만원, LS니꼬동제련에 103억6400만원, LS전선에 30억3300만원, LS글로벌에 14억1600만원 등 259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LS니꼬동제련·LS·LS글로벌·LS전선 등이 이에 대한 소송을 냈다. 2심인 서울고법은 LS그룹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공정위가 과징금을 산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고법은 LS니꼬동제련에 대한 공정위의 과징금 전액을 취소하고, LS는 33억2600만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78억2200만원을, LS글로벌은 6억8000만원을 넘는 7억3600만원을 각각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LS그룹 계열사들이 부과받은 과징금 총액 259억6000여만원 가운데 약 70억3000여만원을 제외하고 189억2000여만원이 취소됐다. 다만 LS전선의 과징금은 전액 인정됐다. 대법원은 “국산 전기동 거래와 수입 전기동 거래 모두 부당 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국산 전기동 거래와 관련해 정상가격 산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그 부분 과징금 납부 명령이 과도하게 산출돼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8-14 13:03:57[파이낸셜뉴스]미국 고용 지표로 촉발된 경기침체(R의 공포, 리세션) 공포가 과장되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따라서 최근의 금리 하락은 과도하며, 떨어진 금리는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아직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지난달 1일 연 3.210%에서 이달 9일 연 2.941%까지 26.9bp 하락했다. 10년물은 연 3.312%에서 연 3.012%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30bp 떨어졌다. 우리나라 국채 금리는 통상 미국채와 동조화를 이루는 성향이 강해 미국채 금리 변동성을 따라가고 있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채 금리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샴룰 근거 부족+금리 하락 과도"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은 8월 들어서 4%를 하회하기 시작했는데, ISM제조업 PMI와 고용지표가 경기 우려를 자극했다"면서 "실기했다는 Fed에 대한 비판부터 일부의 긴급회의를 통한 인하 주장 등이 공포를 더 자극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ISM서비스업 PMI는 미국 경제가 침체와는 거리가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샴 룰(Sahm's rule)'을 믿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샴의 법칙은 실업률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지난 12개월 최저 실업률보다 0.5%p 높아지면 경기 침체로 들어간다는 지표다. 김 연구원은 "현재는 미국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고, 지난 고용지표는 허리케인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가 미국 국채금리를 추가로 하락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현재 시점에 미국 장기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는데 베팅하는 것은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리세션 공포는 아직 증거가 불충분하다"면서 "미국 장기물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10월과 11월 25bp씩 연속 인하, 그리고 내년 상반기 중 2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면서도 "다양한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2.5%라는 기준금리를 현 시점에서 반영할 이유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연말 한국 기준금리를 3.0%로 보는 관점에서 국고 10년물을 3.0% 이하에서 추가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것은 추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경기 우려가 과장된 것이 맞다면 금리 반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美경제지표 등 불확실성 지속" 그러나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샴의 법칙, R의 공포에 휩싸이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안전 자산 선호로 채권 금리가 급락했다"고 말했다. 그는는 "지난 5일 시장 조정은 공포심리로 인한 과도한 반응이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남아있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저렴한 엔화로 매수한 해외 자산 매도) 물량, 미국 경제지표 확인, 잭슨홀 미팅, 9월 FOMC 영향으로 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건은 위험자산 조정 내지 변동성 확대구간이 장기화될 것인 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단기간 내 진정된다면 별일 없었다는 듯이 이전의 행보를 이어가겠지만 좀 더 장기화된다면 기존의 (증시)약보합 추세가 조금 더 강화되는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경우에도 급격한 신용스프레드의 확대나 신용 경색의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따라서 현 국면에서는 성급하게 특정 방향성을 염두에 둔 대응보다는 사태를 관망하면서 위험관리 모드에 들어갈 것을 권고한다"고 조언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8-11 14:58:28[파이낸셜뉴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는 과도했다. 코스피가 장중 2600선을 터치하는 등 폭락장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3% 뛴 2588.43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2603.08까지 오르며 4일만에 2600선을 터치했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은 홀로 3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다만 개인과 외인이 각각 272억원, 74억원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4.96%), 삼성전자(1.77%) 등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LG에너지솔루션(0.31%) △현대차(2.75%) △삼성전자우(0.85%) △셀트리온(0.15%) △기아(0.30%) △POSCO홀딩스(2.04%) 등도 올랐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1.44%), KB금융은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57% 오른 764.43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1205억원을 순매도했고 외인과 기관은 각각 507억원, 745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된다는 소식에 힘입어 △에코프로비엠(7.69%) △에코프로(6.97%) 등 에코프로 그룹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밖에도 △리가켐바이오(-1.22%)를 제외한 전 종목이 빨간불을 켰다. △알테오젠(1.68%) △HLB(3.27%) △삼천당제약(0.80%) △엔켐(5.34%) △셀트리온제약(0.25%) △휴젤(0.97%) △클래시스(1.42%) 등이 상승 마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4-08-09 16:00:52[파이낸셜뉴스] 민주화 운동가 출신 총리가 학생들의 반(反)정부 시위로 쫓겨난 방글라데시에서 빈곤 퇴치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무함마드 유누스가 임시 정부 수반을 맡기로 했다. 프랑스에 머물던 유누스는 정부 참여에 대해 학생들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모함메드 샤하부딘 방글라데시 대통령 대변인은 7일 발표에서 샤하부딘 대통령이 이날 오전에 군부, 반정부 시위 주도 대학생 지도자, 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났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회의 결과 유누스가 차기 과도정부에서 최고 고문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던 유누스는 앞서 과도정부에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그렇게 많이 희생한 학생들이 지금 같은 어려운 시기에 내게 개입하라고 원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나”라고 말했다. 지난 1971년에 파키스탄에서 독립한 방글라데시는 현재 의원 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총리가 정부를 지도한다. 대통령은 상징적인 직위지만 의회를 해산하고 과도정부를 설립할 권한이 있다. 방글라데시는 독립 이후 수많은 쿠데타와 군부 독재를 겪었지만 셰이크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끄는 민주 항쟁으로 군부가 물러나면서 다소 안정되었다. 1996년 총리에 오른 하시나는 올해 초 총선까지 5연임에 성공했으나 경제를 살리지 못했고 독재로 기운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방글라데시 청년들은 청년 실업률이 40%에 달하는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 수십만명의 현지 청년들은 그나마 보수가 높고 안정적인 공무원 자리를 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매달렸다. 이러한 상황에 불길을 당긴 것이 지난 6월 공무원 할당제 부활이었다. 방글라데시는 1971년 독립 전쟁 당시 참전 유공자 후손에게 공직의 30%를 할당하는 제도를 운영했으나 2018년 역차별 논란으로 이를 폐지했다. 이후 유공자 후손들은 할당제 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6월 고등법원 재판에서 승소했다. 일자리 부족으로 고통 받던 방글라데시 대학생들은 지난달 16일부터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민주화 운동가 출신이었던 하시나는 이를 유혈 진압했고 지난달 중순에는 약 200명의 시위대가 숨졌다. 이달 4일에도 하루 만에 약 100명이 숨졌으며 하시나는 결국 5일 사임하고 인도로 도피했다. 그는 영국 망명을 원한다고 알려졌다. 현지에서는 곧 군부가 이끄는 과도정부가 들어섰다. 학생들은 새로운 과도정부 수반으로 유누스를 요구했다. 그는 방글라데시의 빈곤퇴치 운동가 겸 경제학자로 지난 1983년에 그라민 은행을 설립했다. 유누스는 가난한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담보가 없어 고리대금업자에게 돈을 빌리고, 이자 때문에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비난했다. 이어 그라민 은행을 통해 저소득층에게 무담보 장기 소액 대출 사업을 벌여 빈곤 퇴치에 앞장섰다. 그는 이 공로로 지난 2006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07 08:4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