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온라인에 흉기 난동 예고글을 올려 붙잡힌 20대가 집행유예 선처를 받고도 석방 뒤 "교도소에서 인기남으로 불렸다" 등의 구속 후기를 쓰면서 항소심에서 죗값이 늘었다. 춘천지법 형사2부(이영진 부장판사)는 12일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원심에서는 부과하지 않았던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중대 강력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불안감이 고조된 상태에서 칼부림 예고 글을 올려 다수를 협박하고, 경찰력 낭비를 초래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자숙하지 않고 똑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된 뒤부터 집행유예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교도소 인기남으로 불린 일을 쓰며 유사 사건 피의자들과 견줘 자신의 처벌이 가벼운 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라며 "기회는 여러 번 오지 않으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정신 차리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라고 신신당부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오후 6시56분께 춘천에서 칼부림을 저지르겠다는 제목의 글과 흉기 사진 등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하는 등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협박·위계공무집행방해)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다른 사람들도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리니까 재미로 그랬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실제 범죄를 실현할 의지가 보이지는 않은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그러나 A씨는 풀려난 뒤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당시 검거 당시부터 교도소 내 상황을 자세하게 묘사했다. 그는 "경찰이 20명 정도 집으로 들어오더니 칼부림 글을 썼는지 물었다. 맞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고 되묻자 경찰은 수갑을 채우고 경찰서로 끌고 갔다"라고 적었다. 이어 "검사한테 전화가 왔기에 정신병이 있고 장난으로 쓴 글이라고 답했다"라면서 "교도소에서 살인 협박으로 들어왔다고 하니 인기남이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성문 6장 쓰고 집행유예로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확산하자 춘천지방검찰청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A씨가 공권력을 조롱했다며 집행 유예 판결에 불복해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12 13:39:36[파이낸셜뉴스] 검찰은 지난 10일 대낮에 서울 신림역 인근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이른바 '신림역 흉기난동'으로 불리는 사건은 발생 약 6개월 만에 1심 판결을 앞두게 됐다. 신림역 흉기난동은 우리 사회에 트리거(계기) 역할을 했다. 사건 이후 수많은 살인예고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2주 뒤인 지난해 8월 3일 경기 성남시 분당 서현역에서 실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사회 불안을 막고자 검경은 살인예고글에도 강력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실제 처벌까지는 이어지지 않으면서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지 6개월여가 지는 현재까지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인예고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관련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도 이어지는 '살인예고글'2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터넷 방송인 '진자림'을 향한 살인예고글이 게시됐다. 용의자는 미국 인터넷프로토콜(IP)로 한 소셜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부엌칼 사진을 첨부해 "진자림 일가족의 악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배송 오는 즉시 살해한다"는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진자림은 기존 운영 중이던 탕후루 가게 옆에 탕후루 가게를 창업했다가 상도덕 논란에 휩싸여 사과한 상황이었다. 지난 3일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한 협박글을 올린 40대 A씨가 광주광역시 소재 주거지에서 긴급체포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습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였고 한 위원장의 광주 방문도 예정됐던 시기라 실제 흉기난동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같은 날 병상에 있었던 이 대표를 겨냥한 살인예고글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등장했다. 또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에 대한 살해하겠다는 예고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벌금 아님 집행유예 그쳐이처럼 살인예고글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8~12월 살인예비, 협박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189명 중 32명을 구속기소했다. 온라인상에 살인예고글을 게시할 경우 협박죄와 살인예비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협박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살인예비죄는 살인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한 경우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이 초범이며 실제 사건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처벌은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에 그쳤다. 일부는 무죄를 받기도 했다. 온라인에 ‘칼부림 예고글’을 올려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교도소 후기까지 작성하며 공권력을 조롱한 사례도 있다.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이영진)는 지난 12일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B씨(26)에게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선고하지 않았던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도 명령했다. 앞서 B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자숙하지 않고 똑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된 뒤부터 집행유예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교도소 인기남'으로 불린 일을 쓰면서 유사 사건 피의자들과 견줘 자신의 처벌이 가벼운 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했다. 공중협박죄 도입, 언제쯤검찰은 살인예고범들에게 실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집행유예 등 가벼운 형이 선고되면 적극 항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법조계 안팎에선 2심에서 형량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위협하거나 위해를 가할 것을 가장해 공중을 협박할 경우 처벌하는 '공중협박죄'를 도입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미한 수준의 살인 예고 범죄는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모호하다는 점을 감안해 검찰은 지난해 8월 법무부에 공중협박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을 건의하기도 했다고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4-01-25 13:38:44[파이낸셜뉴스]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20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후 자신이 겪은 수사와 재판 후기 글을 올렸다. 검찰은 “공권력을 조롱했다”며 항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검은 지난달 31일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형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냈다. A씨는 지난 8월4일 ‘춘천에서 7시30분 칼부림할 예정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렸다. 흉기 사진까지 첨부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과 불쾌감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이어 구속영장도 발부됐다. A씨는 경찰과 검찰 조사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도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리니까 재미로 그랬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종 범죄로 인해 한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점 외에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실제 범죄를 실현할 의지가 보이지는 않은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했다. A씨는 지난 26일 1심 선고 뒤 풀려났다. 이날 오후 3시쯤 A씨는 다시 온라인커뮤니티에 접속해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써 올렸다. A씨는 범행 이후 체포됐을 당시 상황, 수사 과정에서 경찰관과 검사와 나눈 대화, 교도소에서 겪은 일화 등을 상세하게 썼다. 마스크를 쓴 자신의 얼굴 사진까지 올렸다. A씨는 “경찰이 집으로 20명 정도 들어오더니 ‘디시에 칼부림 게시글 쓰신 거 맞아요?’ 이렇게 물어보더라”며 “내가 썼는데 뭐 문제 있냐고 했더니 바로 수갑 채우고 경찰서 끌려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또 살인 예고 글 쓴 사람 내 옆에 잡혀 와서 웃겼고 그 사람이랑 도원결의 맺고 같이 교도소로 이송됐다”며 “(재소자들이) 뭐로 들어왔느냐고 물어봐서 협박으로 들어왔다니까 ‘아, 살인 예고 글’하면서 전체 다 소문나서 인기남 됐다”는 등 당시 상황을 영웅담처럼 표현했다. 해당 글을 접한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춘천지검은 “해당 범행으로 경찰관 20여 명이 출동하게 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경찰력의 낭비를 초래한 점, 집행유예로 석방된 직후 ‘교도소에서 인기남’이라는 글을 올려 공권력을 조롱한 점을 고려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01 05:34:15[파이낸셜뉴스]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20대 남성이 관련 후기 글을 썼다가 다시 법의 심판을 받는다. 31일 춘천지검은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오후 6시 56분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춘천에서 칼부림할 예정'이라는 제목의 글과 흉기 사진 등을 게시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해당 글에서 흉기로 생선회를 뜨는 사진을 첨부하고 "회 떠 먹어야지"라고 적었다. 당시 A씨의 범행으로 경찰관 20여명이 출동했다. 긴급 체포된 그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1심 선고 전까지 구속 상태에서 재판받았다. A씨는 수사 기관에 "다른 사람들도 칼부림 예고 글을 올리니까 재미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력을 낭비하게 했다"면서도 "실제 범죄를 실현할 의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한 점,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후 석방된 A씨는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속 후기 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사건 발생부터 판결받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했다. A씨는 "살인 예고 글을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기남' 됐다", "반성문 6장 정도 쓰고 집행유예로 나왔다", "살인 예고 글로 잡혀 온 사람과 도원결의 맺고 같이 교도소(구치소)로 이송됐다" 등 내용을 적었다. 해당 글을 읽은 검찰은 A씨가 공권력을 조롱한 점 등을 고려, 1심 판결에 대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31 22:27:27[파이낸셜뉴스] 교도소에서 편지가 날아왔다. 자신을 보호종료아동이라고 소개한 A군의 편지였다. A군은 언론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어른을 보고 무작정 펜을 집어 들었다며 삶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편지 곳곳에는 A군이 눌러 담은 간절한 마음이 묻어났다. 무작정 연락하고 싶은 TV 속의 어른, 오인태씨(38). 그는 누구인가. “밥 한 번 편하게 먹자. 음식값 안 받을란다“ 홍대 ‘줄 서는 맛집’으로 소문난 ‘진짜 파스타’ 사장 오씨는 자신을 ‘동네 아저씨’라고 소개했다. “어렸을 때 동네 아저씨들이 아이들 많이 도와주던데요. 그런 동네 아저씨 하고 싶어요.” 2016년에 진짜 파스타를 열고 성공궤도를 달리던 2019년 어느 날, 오씨는 구청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결식아동 꿈나무카드를 보게 됐다. 결식아동들에 식사비를 지원하는 서울시 카드인데, 문제는 한 끼에 5000원만 지원한다는 것이다. 오씨는 순간 화가 났다. ‘5000원으로 무슨 밥을 먹냐.’ 실제로 결식아동들의 급식카드 사용처 현황을 보면 편의점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현재는 아동 복지 카드에 대한 보건복지부 지원 권고 단가가 8000원으로 상향됐다. 하지만 한 끼 식사가 1만원이 넘는 고물가 시대에 8000원도 턱 없이 적은 상황이다. 오씨는 이 같은 급식카드 지원 실태를 알게 된 이후 매장에서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아동 급식 카드를 소지하고 있는 아이라면 매장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이 음식값은 신경 쓰지 말고 밥 한 끼라도 마음껏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얘들아. 밥 한 번 편하게 먹자. 그냥 돈 안 받을란다.” 오씨가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유년시절에 겪었던 배고픔의 기억 때문이다. 그는 어렸을 적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5년 동안 매 끼니를 삼각 김밥과 컵라면으로 때워야 했다. 자신과 같은 유년시절을 보내며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를 움직였다. 2시간 걸려 찾아온 아이들..전국 선한영향력가게 모집 오씨에 따르면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매주 최소 서너팀의 결식아동들이 가게를 찾아온다. 무상급식을 시작한 직후인 2019년 7월에는 초등학교 3학년쯤 되어 보이는 한 아이가 오후 8시께 동생과 함께 가게에 찾아왔다. 이들은 경기권에서 2시간이 걸려 왔다고 했다. 오씨는 이 때 처음으로 무상급식을 지원하는 매장이 전국적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참할 수 있는 가게를 모집했다. 그렇게 ‘선한영향력가게’가 시작됐다. 동참하겠다는 점주들의 연락이 쇄도하면서 4년이 된 현재, 4000여 가게가 선한영향력가게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다들 ‘이모, 삼촌처럼 밥 한 끼 차려주고 싶다’는 사장님들이다. 올해만 해도 500여 매장이 추가로 동행 신청을 했다. 음식점 뿐만 아니라 카페와 극장, 그리고 아이들 수업을 무료로 시켜주겠다는 학원도 있다. 덕분에 아이들은 거주 지역 근처 곳곳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무상교육을 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기사 보고 먼저 연락해오는 아이들도 오씨의 선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려운 형편에 처한 아이들의 사연을 접하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용돈을 보내주기도 한다. 대부분 언론에 노출된 오씨를 보고 먼저 연락해온 이들로, 주변에 도움 줄 어른이 없는 결식아동이나 보호종료아동이다. 오씨는 ‘밥 한 끼 먹이자’라며 가볍게 시작했지만, 이제는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사이에서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있었다. 오씨는 소방공무원들에게도 ‘착한 사장님’이다. 진짜 파스타는 재난현장에 몸을 던지는 소방공무원들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 혈액암 환자를 위한 헌혈증 기부 운동도 하고 있다. 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헌혈증을 기부하면 가장 비싼 메뉴 하나와 교환을 해주는 방식으로 헌혈증을 모아 한국혈액암협회에 기부한다. “비행기 타고 가면 밥 먹을 수 있어요?”..‘돈쭐’ 내러 오는 고객들 오씨의 선행이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자 진짜 파스타에는 한때 일명 ‘돈쭐’을 내러 오는 손님들의 행렬이 줄을 잇기도 했다. 돈쭐은 돈과 혼쭐을 합친 말이다. 정의로운 일을 하는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의미로 사용된다. 무상급식을 시작한 초창기 어느 날에는 아직 가게 문을 열기도 전인 오전 9시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광주인데 지금 비행기 타고 가면 밥 먹을 수 있나요?” 오씨는 “평생 그 전화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이외에도 일부러 가게를 찾아온 고객들이 ‘돈쭐 내러 다녀왔다’, ‘착한 가게 무조건 가야 한다’, ‘맛도 있는데 착하기까지 하다’ 등의 후기를 적은 글들이 온라인상에 수두룩하다. “빈 그릇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4년여를 달려오는 동안 오씨에게 힘든 점이 없었던 건 결코 아니다. 재정 부족으로 사비를 털어야했고 때로 도 넘은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그를 다시 웃게 만든 건 여전히 아이들이다. 식당에 찾아온 아이들의 “잘 먹었습니다”라는 한 마디, 그리고 아이들이 먹고 간 자리에 놓인 빈 그릇을 볼 때면 다시 일어나야 할 힘을 얻는다. 또 오씨가 출연하는 유튜브 등에 “눈치 안 보고 잘 먹었습니다”, “1년동안 잘 먹고 잘 성장해서 벌써 성인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등의 댓글이 달리면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다시금 의미를 찾게 된다. 오씨는 선한영향력가게를 운영하면서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라는 시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옛날엔 세상 모든 걸 회색으로 보고 부정적이었어요. 그런데 선한영향력가게를 시작하고 나서는 아직 대한민국의 미래가 생각보다 더 밝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돕겠다고 연락해오는 분들의 진심을 마주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올해는 온통 일만 한 것 같다는 오씨. 돈 많이 벌어서 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그는 “고아원도 운영하고 싶고 아이들을 더 많이 돕고 싶은데 재단법인 설립하면 다 할 수 있다”라며 “20억원 필요하다고 한다. 누구 도움 없이 제가 번 돈으로 설립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선한영향력가게 위치는 모바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동참·후원 방법은 단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사건·사고 소식들. 때로는 분노와 슬픔에 얼굴이 찌푸려지는데요, [선인장]은 '선'한 '인'물을 소개하는 '장'입니다. 각박한 세상에 작은 빛이 되는 우리 이웃들을 만나보세요. 여러분들의 따뜻한 제보도 기다립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0-26 14:50:25【부산=임수빈 김준혁 기자】'예상 대기 시간 90분'이라는 푯말 뒤로도 줄이 길게 늘어져 '120분'을 가리키는 푯말까지 닿았다. 일부 관람객들은 기다리는 동안 바닥에 앉아서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18일 지스타 2022 이틀차를 맞은 크래프톤 부스 앞 전경이다. 크래프톤은 이번 행사에서 개발 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PC·콘솔 플랫폼용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데드 스페이스'의 제작자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가 제작을 맡았다. 미래 2320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에서 벌어지는 생존 스토리를 담았다. 내달 2일 공개를 앞두고 게이머들의 관심도 집중되는 모양새다. 게임을 플레이 한 20대 김모씨는 "콘솔게임의 손맛, 공포스러운 분위기 등 오랜만에 콘솔 게임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플레이 소감을 밝혔다. 시연에 참여한 인플루언서 ‘푸린’도 무대 이벤트에 올라 사전 플레이 소감을 전달했다. △‘게임 내 괴물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살아있다’ △‘잔혹한 게임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만족할 게임’ △’전투 시스템이 잘 구현되어 있고 중력을 이용한 무기 그립으로 전투의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어 로컬라이제이션’이 잘 되어있어 몰입감이 극대화됐다’ 등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스타 3일차인 19일 (토) 오전에도 인플루언서 ‘침착맨’이 무대에 올라 칼리스토 프로토콜 시연 후기를 공유하고 관람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플레이어는 최고 보안 등급 감옥 '블랙 아이언' 교도소 수감자 '제이콥 리'가 돼 감옥을 탈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괴수가 등장하거나 뜻밖의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밖에 크래프톤은 지스타에 △문브레이커 △PUBG: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뉴스테이트 모바일 △디펜스더비 △애나 등 출품작을 함께 선보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임수빈 기자
2022-11-18 15:26:22【부산=임수빈 김준혁 기자】'예상 대기 시간 90분'이라는 푯말 뒤로도 줄이 길게 늘어져 '120분'을 가리키는 푯말까지 닿았다. 일부 관람객들은 기다리는 동안 바닥에 앉아서 기다리는 이들도 있었다. 18일 지스타 2022 이틀차를 맞은 크래프톤 부스 앞 전경이다. 크래프톤은 이번 행사에서 개발 중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PC·콘솔 플랫폼용 서바이벌 호러 게임이다. '데드 스페이스'의 제작자로 유명한 글렌 스코필드가 제작을 맡았다. 미래 2320년 목성의 위성인 '칼리스토'에서 벌어지는 생존 스토리를 담았다. 내달 2일 공개를 앞두고 게이머들의 관심도 집중되는 모양새다. 게임을 플레이 한 20대 김모씨는 "콘솔게임의 손맛, 공포스러운 분위기 등 오랜만에 콘솔 게임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고 플레이 소감을 밝혔다. 시연에 참여한 인플루언서 ‘푸린’도 무대 이벤트에 올라 사전 플레이 소감을 전달했다. △‘게임 내 괴물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살아있다’ △‘잔혹한 게임 좋아하는 분들은 정말 만족할 게임’ △’전투 시스템이 잘 구현되어 있고 중력을 이용한 무기 그립으로 전투의 재미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한국어 로컬라이제이션’이 잘 되어있어 몰입감이 극대화됐다’ 등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스타 3일차인 19일 (토) 오전에도 인플루언서 ‘침착맨’이 무대에 올라 칼리스토 프로토콜 시연 후기를 공유하고 관람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플레이어는 최고 보안 등급 감옥 '블랙 아이언' 교도소 수감자 '제이콥 리'가 돼 감옥을 탈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괴수가 등장하거나 뜻밖의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밖에 크래프톤은 지스타에 △문브레이커 △PUBG: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뉴스테이트 모바일 △디펜스더비 △애나 등 출품작을 함께 선보였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혁 기자
2022-11-18 14:15:2310월, 문화의 달을 맞이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만나는 걷기여행길을 한번 둘러보자.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오늘날 그 속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도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한국관광공사는 10월에 걷기 좋은 걷기여행길 10곳을 선정했다. ■수원팔색길 화성성곽길 (경기도 수원시) 화성(華城)은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1997년에 등재되었다. 우리나라 성곽건축사상 가장 독보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 길은 자랑스런 수원화성(華城)을 돌아보며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알 수 있는 역사ㆍ사적길이다. 화성(華城)은 당대의 철학, 과학, 문화가 총 집결되었기에 '18세기 실학의 결정체'라 불린다. 유려한 성곽의 아름다움과 '거중기' 같은 기계를 활용한 과학성은 한국 성곽의 백미로 꼽힌다. 화성은 성곽 둘레 5.7㎞, 성곽 안쪽은 1287만㎡으로 서울성곽과 비교하면 절반쯤 되는 아담한 규모다. 동쪽지형은 평지를 이루고 서쪽은 143m 높이의 팔달산에 걸쳐 있는 전형적인 평산성(平山城)이다. 다른 성곽과 달리 군사 기능 외에도 상업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성곽 대부분이 복원되면서 끊김 없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40여 개의 망루와 누각이 포진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는 길이다. ■도심고궁나들길 (서울시 종로구)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1995년에 등재된 종묘와 1997년 등재된 창덕궁을 아울러 만나는 길이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에서 시작해 조선궁궐의 원형이 잘 보존된 창덕궁과 후원을 거쳐 창경궁을 거닌 후,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걷기를 마무리한다. 걷는 거리는 10㎞가 채 안되지만 아름다운 전각과 연못들을 감상하다보면 걷는 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조선왕조의 왕과 왕비가 살아생전 지내던 궁궐과 사후 신위를 모시는 종묘까지, 이 길은 조선왕조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길이다. ■토성산성어울길 2코스 남한산성길 (경기도 광주시) 토성산성어울길 2코스 남한산성길은 송파구 마천역에서 출발해 남한산성을 한 바퀴 도는 제법 길고 힘든 코스다. 우리 역사에서 남한산성만큼 치욕스러운 상처를 간직한 곳도 드물다. 1637년 병자호란의 굴욕을 겪었고, 조선 후기에는 천주교인 박해 사건이 있었으며, 군사정권 시절엔 육군교도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남한산성은 원형 그대로 복원되어 서울 근교의 대표명소로 자리잡았고, 2014년 6월에는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서오릉나들길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은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2009년 등재된 조선왕릉 중 하나이다. 서오릉 나들길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볍게 나들이 떠나기 좋은 곳이다. 서쪽의 다섯 왕릉이 모인 서오릉은 사극의 단골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왕과 왕비의 능이 모여있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는 장소이다.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왕릉과 소나무 숲길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과 계비 인현왕후, 두 번째 계비 인원왕후의 능인 명릉은 매표소 반대방향에 있으니 놓치지 말자. ■사비길 (충청남도 부여군)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2015년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와 부여, 익산에 분포되어 있는 8개의 고고학 유적지를 말한다. 특히 부여에는 부여 사비성과 관련된 관북리 유적 및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 고분군, 부여 나성 등 가장 많은 유적지가 분포하고 있다. 이 유적지를 사비길에서 모두 만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껍데기는 가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말하는가"라고 외친 시인 신동엽의 생가와 백제의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부여박물관도 있어 가족과 함께 선인들의 정취를 느끼며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고창예향천리마실길 7코스 고인돌길 (전라북도 고창군)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2000년에 등재된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 유적은 기원전 10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장례 및 제례를 위한 거석문화 유산이다. 고창 고인돌은 규모가 크고 다양한 형태로, 죽림리 매산마을의 한가운데에 있다. 덮개돌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442기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언덕 남쪽자락 15~50m 높이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고창예향천리마실길 7코스, 고인돌길의 종착지에서 만나게 된다. 이 길은 성을 한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바퀴 돌면 극락승천 한다는 고창읍성에서 시작해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 생가를 거쳐 고인돌유적에 이르게 된다. ■석굴암~불국사길 (경상북도 경주시) 석굴암과 불국사는 신라인들의 창조적 예술 감각과 뛰어난 기술로 조영한 불교 건축과 조각으로, 경주 토함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한국 고대 불교예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걸작이다. 토함산은 신라 사람들이 동악이라고 부르며 그 어떤 산보다도 신성시하던 서라벌의 진산이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시절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지었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일 뿐만 아니라 1995년 12월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한 두 시간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며 몇 번이고 되새겨 보아야 할 곳이다. ■유교문화길 2코스 하회마을길 (경상북도 안동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은 2010년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하회와 양동 두 마을은 한반도를 크게 발전시킨 조선왕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다. 유교문화길 2코스 하회마을길에서는 굽이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산길, 들길을 지나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만난다. 하회마을은 1984년 1월 10일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되었다. 민속적 전통과 건축물을 잘 보존한 풍산유씨의 씨족마을이다. 유성룡 등 많은 고관들을 배출한 양반고을로, 임진왜란의 피해도 없어서 전래의 유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허씨 터전에, 안씨 문전에, 유씨 배판이라는 말대로 최초의 마을 형성은 허씨들이 이룩하여, 하회탈 제작자도 허도령이었다고 하며, 지금도 허씨들이 벌초를 한다고 한다. ■가야산소리길 (경상남도 합천군)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1995년 등재된 해인사 장경판전은 15세기에 건립되었으며 대장경 목판 보관을 목적으로 지어진 세계에서 유일한 건축물이다. 천년고찰 해인사를 감싸안은 가야산은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1,430m의 상왕봉이고 우두산, 설산 등으로도 불렸던 산이다. 가야산의 상왕봉과 두리봉 골짜기에서는 낙동강의 지류인 가야천이 발원하는데 이 냇물이 해인사 앞을 지나면서 붙은 이름이 홍류동계곡이다. 봄에는 진달래나 철쭉이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가을에는 단풍이 계류에 제 몸을 비춰 냇물이 붉은 빛을 띤다고 해서 홍류동(紅流洞)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홍류동계곡은 해인사를 찾는 길이기도 하다. 옛 사람들은 홍류동계곡을 넘나들며 해인사를 올랐겠지만 계곡 옆으로 찻길이 나면서 옛길의 일부는 찻길 아래로 묻히고 더러는 잊혔는데 가야산국립공원에서 이 옛길을 복원해서 걷는 길을 만들었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동무삼아 걷는 길, 가야산소리길이다. ■제주지오트레일 성산·오조트레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은 2007년에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성산·오조 지질트레일 코스의 성산리는 제주의 동녘끝 성산반도에 자리한 마을로 영주십경 중 제1경, 더 없이 장엄한 일출 경관을 보여주는 성산일출봉을 품고 있는 마을이다. 성산 앞바다 일출봉 건너에서 떠오른 해가 햇살을 펴면 가장 먼저 와 닿는 마을 오조리는 성산일출봉에서 서쪽으로 900m 거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널따란 내수면과 어우러지며 담백한 동양화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 속에서 황근자생지로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전설을 품고 있는 오름 식산봉, 화산활동으로 뜨거웠던 튜물러스를 만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6-09-25 15:3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