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0일 검찰과 금감원 등 공공기관을 사칭한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수사상황실은 전국 발생사건 데이터를 분석해 월별 전체 전화 금융사기 발생은 감소했으나, 기관사칭형 범죄가 늘고 있다고 파악했다. 최근 기관사칭형 범죄 추이를 보면 △9월 387건 △10월 474건 △11월 702건 등으로 급증했다. 피해액도 △9월 112억원 △10월 135억원 △11월 148억원으로 늘고 있다. 반면 그동안 주요 수법으로 사용됐던 '대출 사기형' 범죄 발생은 △9월 1425건 △10월 1407건 △11월 1431건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또 경찰은 '휴대폰이나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있는지 검사해야 한다'는 이유로 피해자 휴대폰에 원격제어앱을 설치한 후 범행을 벌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수사기관과 금감원 등 공공기관은 전화로 금융·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며 앱을 깔게 하거나, 예금보호 등 명목으로 현금 출금·이체·보관도 요구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1-12-10 10:06:15[파이낸셜뉴스] 해외에 서버를 두고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한 불법 문자 전송 업체 대표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이 문자 대신 직접 전화 연결로 수법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말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방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는 A문자 대표 김씨(39)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 업체를 비롯해 6곳의 불법 문자 전송 업체에서 일하던 임직원 등 17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문자 대량 발송을 위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허가를 받지 않고 보이스피싱, 도박 등 불법 문자를 대량으로 보낸 혐의 등을 받는다. 국내에서 대량 문자 발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업체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등록한 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단속과 규제를 피하고자 아마존 등 해외 클라우드 서버에 기반을 두고 해외 통신사를 경유해 문자를 발송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들 업체는 보이스피싱 등 조직으로부터 건당 14~20원을 받고 대량전송했는데, 국내 문자 발송 업체의 경우 건당 8~9원인 점을 미뤄볼 때 1.6~2.5배가량 높은 금액을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해외 SNS로만 문자 전송을 의뢰받고,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를 통해 대금을 수수해 단속을 피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불법 문자 대량 전송 업체 중 가장 큰 곳으로 평가받는 A문자는 지난 2015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21억9000천 건의 문자를 발송해 390억원의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A문자 대표인 김씨의 거주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현금 3억8000만원을 포함한 48억8000만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했다. 경찰은 나머지 범죄수익에 대해서도 추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A문자 대표 김씨와 B문자 대표 전씨(51), C문자 대표 정씨(31)를 구속했고, 나머지 임직원들은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일부 업체 대표의 경우, 보이스피싱 문자 등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문자를 필터링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한 후 보이스피싱 등 기관사칭 문자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보이스피싱 등을 위한 미끼문자 비율은 86%이었지만, 단속을 시작한 지난 6월부터 미끼문자 비율은 70%대로 떨어진 후 10월말 기준 동일한 유형의 미끼 문자가 한 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보이스피싱을 위한 미끼문자가 감소했지만 직접 통화를 걸어 악성어플 등을 깔게 유도하는 방법 등에 대해 경고했다. 경찰은 특히 △국가안전계좌 △공탁금 △국고 상황 및 귀속 △행정자산 전환 △깡통계좌 △현금일련번호 △상품권 PIN 번호 등 피싱 조직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를 숙지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피싱조직이 원격제어앱 등을 통한 경우도 있어 각별한 주의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로 미끼문자 발송이 어려워지자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이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수법을 변경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전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11-07 11:36:39[파이낸셜뉴스] 경찰이 해외 통신사를 통해 보이스피싱과 도박사이트, 성매매 등 불법 문자를 대량전송한 국제 문자 발송업체 대표 3명을 붙잡았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말께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방법 위반 등 혐의로 A문자 업체 대표 B씨(39) 등 3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부터 최근까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량 문자 발송 업체 등록을 하지 않고 해외 통신사를 경유해 불법 문자를 대량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미끼문자나 불법 의약품, 도박사이트와 성매매 광고 등 정보통신망법 상 발송 금지된 불법 문자 전송을 의뢰받아 건당 14~20원씩 받고 문자를 전송했다. 이들 6개 업체가 지난 9년여간 발송한 불법 국제 문자 수는 약 28억건으로,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 1인당 50건씩 수신한 양에 달한다. 특히 구속된 B씨는 지난 2015년 A문자 사이트 개설 후 지난달까지 총 21억건의 불법 문자를 전송해왔다. A문자는 사이트 서버를 해외에 두고 해외 SNS로만 문자 전송을 의뢰받고,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를 통해 대금받는 수법으로 경찰의 단속을 피해왔다.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A 문자를 포함, C문자 등 6개 업체를 특정해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다. 이들 중 혐의가 중한 A문자 대표 B씨, C문자 대표 D씨, E문자 대표 F씨 등 3명을 구속하고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B씨 등이 취득한 범죄수익에 대해 경찰은 기소 전 몰수 보전을 통해 환수할 방침이다. 경찰은 B씨가 보유한 현금 3.8억원과 보증금 25억원, 가상자산 20억, C문자의 개발자인 G씨의 7500만원가량의 차량을 압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카드 배송기사를 사칭하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속이는 방식으로 수법을 변경한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4-11-06 15:33:08#. 60대 여성 A씨는 신청한 적이 없는 카드가 배송된다는 연락을 받고 안내받은 카드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수화기로 넘어온 대답은 더 당혹스러웠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범죄에 쓰였다면 형사사건이 되기 때문에 직접 검찰청으로 전화를 해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검찰'이라는 말에 불안감이 높아진 A씨는 다급히 다시 휴대폰을 들었지만, 검사 역시 '대포통장' '피의자' '조사'라는 말로 압박했다. "곧 구속될 수 있다"는 사실상 협박도 했다. 이즈음 등장한 것이 자칭 금융감독원 직원이다. 그는 A씨가 피해자라는 것을 입증할 기회를 주겠다며 현금을 국세청 직원이 살펴봐야 한다고 꼬드겼다. A씨가 가진 현금이 불법자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려면 필요한 절차라는 설득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현금을 이미 건네준 후였다. ■은퇴 후 정보 줄어든 60대 女 타깃올 들어 60대 이상 여성을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검찰청, 금감원, 국세청 등 정부 기관을 사칭하며 피해자가 직접 전화를 걸도록 하는 등 치밀한 각본 속에 범행을 계획했다. 상대적으로 재산이 많은 고령층 여성이 주로 보이스피싱범들의 먹잇감이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이같이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여성은 6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1명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60대 여성 숫자가 증가하면서 피해자 중 60대 비중 역시 지난해 5%(458명)에서 올해 16%(1014명)로 3배가량 확대됐다. 60대는 어느 정도 재산을 모아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당 피해액 역시 44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55만원과 견줘 126% 늘었다. 전체 기관 사칭형 피해건수 중 1억원 이상 다액 피해건수도 763건으로 2023년의 281건과 비교했을 때 172%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은퇴 이후 사회활동이 줄면서 정보가 부족해진 60대 여성들이 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근'과 '채찍'으로 심리 흔들어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일당들은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세뇌하는 수법까지 사용했다. 검찰 역할이 "당신 때문에 피해자가 많다. 당장 구속하겠다"는 등으로 겁을 줬다면, 금감원 직원 행세를 하는 일당은 "자금을 보호해 주겠다" "구속되지 않게 신원보증서룰 제출해 주겠다"는 등의 말로 피해자의 신뢰를 얻었다.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매 시간 보고하라고 해서 (검사, 금감원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줄 알았다" "저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홀린 것처럼 정신이 없고 무서웠다"고 진술했다. 이런 유형의 보이스피싱은 검찰이나 경찰, 금감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한 뒤 "범죄에 연루됐으니 무혐의를 입증하려면 자산 검수에 협조하라"는 식의 전형적인 수법을 쓴다고 경찰은 조언했다. 카드 배송원, 카드사 고객센터 상담원, 금감원 과장, 검찰청 검사 등으로 속여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법도 동일하다. 만일 이들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면 휴대폰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된다. ■이슈 활용해 '진화'하는 수법최근에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맞춰 범행 시나리오를 변경하는 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투자손실을 입은 피해자에게 금감원 소비자보호과 차장으로 속여 "경찰청장이 최근 중국 경찰과 협력해 대규모 국제 보이스피싱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금을 회수했다. 피해금을 모두 환불해 주겠다"며 메신저로 접근하는 사례도 있다. 올해 5월 경찰청장이 중국 공안부장을 만난 사실을 범죄에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면엔 신원정보와 또 다른 투자사기 그물을 쳐놓고 피해자들이 걸려들기를 기다렸다. 안찬수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기관사칭형처럼 전형적인 수법은 범죄 시나리오나 최소 키워드라도 숙지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경찰청에서 공개한 시나리오와 예방 영상을 통해 수법과 예방법을 익혀 재산을 지켜야 한다. 신·변종 수법도 바로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10-23 18:18:52[파이낸셜뉴스] #60대 여성 A씨는 신청한 적 없는 카드가 배송된다는 연락을 받고 안내받은 카드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수화기로 넘어온 대답은 더 당혹스러웠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범죄에 쓰였다면 형사 사건이 되기 때문에 직접 검찰청으로 전화를 해 확인을 한다는 설명이었다. ‘검찰’이라는 말에 불안감이 높아진 A씨에게 다급히 다시 휴대폰을 들었지만, 검사 역시 ‘대포통장’, ‘피의자’, ‘조사’라는 말로 압박했다. “곧 구속될 수 있다”는 사실상 협박도 했다. 이즈음 등장한 것이 자칭 금융감독원 직원이다. 그는 A씨가 피해자라는 것을 입증할 기회를 주겠다며 현금을 국세청 직원이 살펴봐야 한다고 꼬드겼다. A씨가 가진 현금이 불법 자금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려면 필요한 절차라는 설득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현금은 이미 건네준 후였다. ■은퇴 후 정보 줄어든 60대 女 타깃올 들어 60대 이상 여성들을 노린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검찰청, 금감원, 국세청 등 정부 기관을 사칭하며, 피해자가 직접 전화를 걸도록 하는 등 치밀한 각본 속에 범행을 계획했다. 상대적으로 재산이 많은 고령층 여성이 주로 피싱범들의 먹잇감이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이같이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여성은 64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1명 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60대 여성 숫자가 증가하면서 피해자 중 60대 비중 역시 지난해 5%(458명)에서 올해 16%(1014명)로 3배가량 확대됐다. 60대는 어느 정도 재산을 모아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당 피해액 역시 442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55만원과 견줘 126% 늘었다. 전체 기관사칭형 피해 건수 중 1억원 이상 다액 피해 건수도 763건으로 2023년의 281건과 비교했을 때 172%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은퇴 이후 사회 활동이 줄면서 정보가 부족해진 60대 여성들이 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근'과 '채찍'으로 심리 흔들어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일당들은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세뇌하는 수법까지 사용했다. 검찰 역할이 "당신 때문에 피해자가 많다. 당장 구속시키겠다"는 등으로 겁을 줬다면, 금감원 직원 행세를 하는 일당은 "자금을 보호해 주겠다", "구속되지 않게 신원보증서룰 제출해 주겠다"는 등의 말로 피해자의 신뢰를 얻었다. 실제 피해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매시간 보고하라고 해서 (검사, 금감원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줄 알았다", "저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홀린 것처럼 정신이 없고 무서웠다"고 진술했다. 이런 유형의 보이스피싱은 검찰이나 경찰, 금감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한 뒤 "범죄가 연루됐으니 무혐의를 입증하려면 자산 검수에 협조하라"는 식의 전형적인 수법을 쓴다고 경찰은 조언했다. 카드 배송원, 카드사 고객센터 상담원, 금감원 과장, 검찰청 검사 등으로 속여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방법도 동일하다. 만일 이들의 지시를 그대로 따르면 휴대폰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된다. ■최신 언론보도 활용, '진화'하는 수법최근에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맞춰 범행 시나리오를 변경하는 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다. 투자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금감원 소비자보호과 차장으로 속여 "경찰청장이 최근 중국 경찰과 협력해 대규모 국제 보이스피싱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금을 회수했다. 피해금을 모두 환불해 주겠다"고 메신저로 접근하는 사례도 있다. 올해 5월 경찰청장이 중국 공안부장을 만난 사실을 범죄에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면엔 신원정보와 또 다른 투자사기 그물을 쳐놓고 피해자들이 걸려들기를 기다렸다. 안찬수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기관사칭형처럼 전형적인 수법은 범죄 시나리오나 최소 키워드라도 숙지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경찰청에서 공개한 시나리오와 예방 영상을 통해 수법과 예방법을 익혀 재산을 지켜야 한다. 신·변종 수법도 바로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10-23 15:09:40[파이낸셜뉴스] #60대 여성 A씨는 신청한 적 없는 카드가 배송된다는 연락을 받고 안내받은 카드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금융감독원에서 자산보호 조치를 하고 있다는 안내를 받았지만 형사 사건이 접수된 경우 검찰로 넘어간다는 말에 검찰청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A씨는 담당 검사로부터 자신의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이용돼 조사 후 구속할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금감원 직원은 피해자라는 것을 해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불법자금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보유 현금을 국세청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A씨에게 안내했다. 두려움에 휩싸인 A씨는 금감원 직원이 시키는대로 신용·담보대출까지 받아 건넸지만 사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올 들어 60대 이상 여성들이 검찰청, 금융감독원 등 정부 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주요 범행 대상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재산이 많은 고령층 피해가 늘며 건당 피해액도 늘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60대 여성은 64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221명) 대비 3배 가까이 늘었다. 60대 여성 숫자가 늘어나면서 전체 피해자 중 60대 비중 역시 작년 5%(458명)에서 올해 16%(1014명)로 3배 증가했다. 건당 피해액은 4426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955만원) 대비 126% 늘었다. 전체 기관사칭형 피해 건수 중 1억원 이상 다액 피해 건수도 76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81건) 대비 172% 증가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재산이 많은 고령층 피해가 급증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경찰은 은퇴 이후 사회 활동이 감소해 정보가 부족해진 60대 여성들이 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범죄조직은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세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한 역할을 맡은 금융감독원 사칭범은 "자금을 보호해주겠다", "구속되지 않게 신원보증서룰 제출해주겠다"고 피해자를 위로하는 동시에 악역을 맡은 검사 사칭범은 "당신 때문에 피해자가 많다. 당장 구속시키겠다"고 협박했다. 피해자들은 "매 시간 보고하라고 해서 (검사, 금감원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는 줄 알았다", "저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홀린 것처럼 정신이 없고 무서웠다"고 진술했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검찰이나 경찰, 금감원 등 정부기관을 사칭해 '범죄가 연루됐으니 무혐의를 입증하려면 자산 검수에 협조하라'고 속이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카드 배송원, 카드사 고객센터 상담원, 금감원 과장, 검찰청 검사 등으로 속여 피해자에게 접근, 휴대폰에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한 뒤 피해자를 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최근에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맞춰 범행 시나리오를 변경하기도 한다. 범죄조직은 투자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금감원 소비자보호과 차장으로 속여 "경찰청장이 최근 중국 경찰과 협력해 대규모 국제 보이스피싱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금을 회수했다"고 메신저로 접근했다. 실제 지난 5월 경찰청장이 중국 공안부장을 만난 사실을 범죄에 활용한 것이다. 이후 "투자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에게만 범죄자금을 돌려드리고 있다. 신원증명과 구체적인 투자정보를 제공하면 사기 피해금을 모두 환불해주겠다"고 속이며 위조한 사원증을 제시했다. 피해자가 정보를 제공하면 피해보상금을 가상자산으로 지급한다며 가짜 코인을 전송하한 뒤 향후 가치가 폭등한다고 속여 구매를 유도했다. 안찬수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기관사칭형처럼 전형적인 수법은 범죄 시나리오나 최소 키워드라도 숙지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며 "경찰청에서 공개한 시나리오와 예방 영상을 통해 수법과 예방법을 익혀 재산을 지켜야 한다. 신·변종 수법도 바로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10-23 09:36:33정부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택배 등을 사칭한 문자메시지, 보이스피싱 등을 주의해달라고 8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관계 당국이 탐지한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 문자사기 현황을 살펴보면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유형이 합계 116만여건(71.0%)에 이른다. 청첩장, 부고장 등 지인 사칭형도 27만여건(16.8%)으로 증가 추세이며, 올해는 주식·가상자산 투자 유도, 상품권 지급 등 투자·상품권 사칭형이 2만여건(1.3%)으로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정부는 이번 추석 명절 전후에도 범칙금, 과태료, 지인의 부고, 명절 선물 등을 사칭해 명절 분위기에 들뜬 국민들이 쉽게 속아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악용하는 문자가 다량 유포될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정상문자처럼 속인 뒤 메신저앱으로 유도해 금전이나 상품권, 금융거래 정보 등을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 피해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유포된 미끼 문자를 통해 원격조종이 가능한 악성 앱이 스마트폰에 설치되면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화, 영상통화 등으로 상대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전에는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상대방 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이버 사기 피해 예방을 위해 △출처가 불명확한 인터넷주소(URL)·전화번호 클릭하지 않기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함부로 설치되지 않도록 스마트폰 보안 설정 강화 및 앱 다운로드는 공인된 곳을 통해 설치하기 △스마트폰에 백신프로그램 설치 후 주기적 업데이트 및 실시간 감시 상태 유지 △본인인증 등의 명목으로 개인정보·금융정보 요구시 입력하지 않고 알려주지 않기 △상대방이 개인·금융정보나 금전 또는 앱 설치 요구 시 전화·영상통화로 상대방 확인 △스마트폰 내 저장된 주민등록증 등 사진 삭제를 권했다.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관계부처들이 협력해 24시간 사이버 안전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스미싱 등 다양한 사이버사기에 대한 감시와 사이버 범죄 단속을 중점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악성앱 설치 등으로 금융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경우 본인이 거래하는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콜센터에 전화해 본인 계좌에 대해 일괄 지급정지를 요청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보이스피싱 사기범에게 속아 피해금을 계좌로 송금한 경우에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범인이 돈을 옮기지 못하도록 즉시 지급정지를 신청할 것을 당부했다. 명절 연휴 중 스미싱 등 사이버범죄 피해를 입은 경우 경찰에 신고하거나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을 통해 온라인 피해신고를 접수할 수 있다. 또한 문자사기 의심 문자를 수신했거나 악성 앱 감염 등이 의심되는 경우 ‘보이스피싱지킴이’에 신고하거나 국번없이 118 상담센터에 연락하면 24시간 무료로 상담 받을 수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9-07 23:51:48[파이낸셜뉴스] 감소 추세였던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올해 상반기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5월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총 8434건, 피해 금액은 총 256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피해 건수는 15%, 피해 금액은 50% 각각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피해는 2019년 3만7667건으로 최대치를 찍은 뒤 지난해 1만8902건으로 절반가량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 들어 건수와 액수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다. 유형별 피해 건수를 보면 검찰·경찰·금융감독원 등 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은 15% 감소했으나 대환대출 등 대출빙자형 수법은 61% 급증했다. 피해 금액은 기관사칭형(43%↑)과 대출사기형(57%↑) 모두 늘었다. 이는 대출이자 절감을 위한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 활성화 등 국내 경제 상황을 범죄조직이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또한 미끼 문자, 악성 앱과 원격제어 앱, 대포통장, 대포폰, 중계기 등 각종 범행도구를 활용하는 등 범행 수법이 점점 치밀해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연령대별로 보면 기관사칭형의 경우 20대 이하와 30대를 제외하고 40∼70대 이상에서 일제히 늘었다. 대출사기형은 전 연령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1∼5월 경찰의 보이스피싱 관련 사범 검거 인원은 총 694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었다. 구속 인원은 632명으로 13% 증가했다. 경찰은 △범행도구 단속·차단 △국제공조 강화 △제도 개선 △대국민 홍보 강화 등 크게 네 갈래로 보이스피싱 대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휴대전화 번호(010)가 나타나도록 발신번호를 변작해주는 중계기가 범죄에 다수 이용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통신사와의 협업을 확대하는 한편 시도경찰청에 전담 대응팀을 편성했다. 그 결과 올해 1∼5월 중계기 운영 및 관리책 82명을 검거했으며 중계기와 심(SIM) 카드 등 4489대, 중계기용 통신 단말기 5255대에 대해 차단을 요청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와 카카오톡 계정을 발견하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관련 기관에 신속히 중지를 요청하고 있다. 올해 1∼5월 차단 요청한 전화번호는 3만2527개, 카카오톡 계정은 8437개에 달한다. 범행도구별 전담 수사팀을 지정해 불법 개통·유통조직 소탕을 위한 집중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최근 5개월간 대포폰 유통업자·명의자 등 863명을 검거했다. 인출·수거책 등 자금세탁 조직원에 대한 수사도 확대해 최근 5개월간 총 4110명을 검거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으며 구속 인원도 같은 기간 13% 증가했다. 중국 등 해외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 상반기 보이스피싱 콜센터 총책 등 총 181명을 현지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미끼 문자와 같거나 유사한 내용의 문자에 대해 차단이 이뤄지도록 관련 자료를 통신사에 보내 필터링을 요청했다. 또한 로밍서비스 이용 시에는 '국외발신'과 같은 식별 문구를 삽입해달라고 관계기관에 건의했다. 관계기관이 문자 수신자를 대상으로 범죄임을 알리는 내용의 경고 문자를 발송한 사례는 올해만 약 113만건에 이른다. 경찰청 관계자는 "금융권을 상대로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경우 파악을 강화하도록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 범행 수법 등 내용을 담은 홍보 콘텐츠를 TV, 유튜브, 포털 사이트, 영화관, 대중교통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7-08 17:49:30[파이낸셜뉴스]우리은행이 금융감독원 주관 간담회에서 금융소비자보호그룹 정현옥 부행장이 민생지원 모범사례로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을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우리은행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이스피싱 보상보험 가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전화·문자 등으로 피해자를 속여 돈을 빼앗아가는 범죄인 보이스피싱은 그 수법이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대표 유형으로는 ① 대출빙자형, ②기관사칭형, ③지인사칭형, ④기타 속기 쉬운 보이스피싱이 있다. 최근에는 경조사 안내, 택배 수령, 무료 건강검진 등을 위장한 메신저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고지서에 부착된 QR코드를 위조해 피싱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는 사례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전화나 문자 등으로 대출을 권유 받았을 때에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파인’에서 실제 존재하는 금융회사인지 확인을 해야한다. 또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전화번호를 확인해봐야 한다. 수상한 링크, 첨부파일 등은 열지 말고 즉시 삭제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보안 설정을 강화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앱 설치를 제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피해가 발생한 경우라면 신속히 금융회사 또는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 금융결제원의 계좌통합관리서비스에서 보유한 수시입출금 계좌의 출금을 일괄 정지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보이스피싱 보상보험’은 우리은행의 모든 고객이 신청할 수 있다. 보상한도액은 피보험자 1인당 최대 300만원이다. 우리은행은 전기통신금융사기 ‘24시간 365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교육 실시, 전통시장 소상공인 장금이 협약 확대 등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4-15 14:35:25[파이낸셜뉴스] 보이스피싱에 속아 충남에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온 한 노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돈을 지킬 수 있었다. 1일 유튜브 '서울경찰' 채널에는 '딸을 위해 서울까지 달려온 어르신의 사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지난 26일, 서울 용산경찰서 용중지구대에 노인 A씨가 다급하게 들어왔다. 그는 “딸을 만나야 하는데 정확한 주소를 모르겠다”며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많이 놀란 듯한 A씨에게 물 한잔을 건넨 뒤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딸이 보증을 잘못 서 당장 2700만원이 필요하다고 전화를 했다"고 사정을 전했다. 딸의 울먹이는 전화를 받자마자 충남 당진에서 서울까지 한달음에 올라온 것. A씨 품에서는 현금 500만원이 나왔다. A씨 휴대전화에는 악성 앱이 설치돼 있어 딸과 전화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관들은 A씨의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 곧바로 그의 딸을 찾아 나섰다. 얼마 후 A씨의 딸이 지구대로 들어왔다. 그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양팔로 끌어안았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알려줬고, A씨는 500만원을 챙겨 딸과 함께 지구대를 떠났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원으로 조사됐다. 전년(1451억원)보다 514억원(35.4%) 증가한 금액이다. 사기유형별 비중은 대출빙자형(35.2%), 가족·지인 사칭형 메신저피싱(33.7%), 정부기관 사칭형(31.1%) 등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29.0%) 및 60대 이상(36.4%)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20대 이하(12.0%)와 30대(9.7%)의 피해 규모도 작지 않았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4-01 14:3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