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최근 급작스럽게 김정은 위원장이 바꾼 대남노선으로 북한의 청소년들이 혼돈에 빠졌다고 16일 밝혔다. 북한은 지금껏 어린 학생들을 상대로 ‘남과 북은 뗄래야 뗄 수 없는 하나의 겨레, 하나의 민족’이라고 꾸준히 교양해 왔다. 북한이 만들어낸 통일가요만 수백 가지가 넘는다. 올해 1월 초까지 학생들은 이런 통일가요들을 마음대로 불렀고 북한 당국도 그런 노래들을 많이 부르도록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북한은 어린 학생들에게 남과 북은 하나의 겨레, 하나의 강토, 하나의 조국이라고 가르쳤다. 그런데 지난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0차회의에서 김정은이 뜬금없이 남과 북을 하나의 국가, 하나의 민족이 아닌 ‘철저한 타국’,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고 규정하고 이때부터 북한 당국은 통일과 관련된 표현을 금지시켰다. 북한 전문가들은 우리 민족, 조국 통일과 관련된 표현들을 점차적으로 줄인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칼로 절단하듯이 사용을 아예 금지시켜 버리니까 이게 잘 먹혀 들지 않고 극심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초급중학교 학생들에게도 우리 민족에 대한 표현, 조국통일과 관련된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억제했다. 하지만 북한의 젊은이들 속에서 남한식 말투라든지, 남한식 머리모양, 남한 젊은이들의 화장법까지 널리 유행하고 있음은 최근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무사히 도착한 청소년들을 통해 많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이 살포한 오물 풍선에 대한 맞대응으로 시작된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해선 단지 남한 방송이라서 군인들의 심리에 균열이 시작되어 동요한다는 건 아니지만 북한주민들은 왜 가난한지, 또 장마당 물가의 변동 요인과 인간의 자유로운 사랑을 표현한 가요를 남조선 방송으로 듣다 보면, 심리적 동요가 올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어 북한에서도 사람마다 반응은 다르겠지만, 대체로 중년층이든 젊은층이든 남한 방송을 듣고 싶어하는데,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나와 이후 소형 라디오로 남한 방송을 몰래 듣던 북한주민들이 남한 방송을 듣는 것은 제한을 받아왔다. 북한 주민들은 대북 방송을 반길 것이라면서 전파를 통해 공중에서 들리는 방송 소리까지 북한 당국이 통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 당국이 주입하는 김정은 찬양가 등 선전선동 가요의 특징은 서정적인 음감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가사마다 수령 우상화가 들어가 있어 노래 같지 않다는 게 북한 주민들의 속내로 알려졌다. 따라서 ‘친근한 어버이’ 가요 보급 사업이 공장기업소 등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어도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다. 군 당국은 북한군 수십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퇴각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9일 오후 실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10일부터 일주일째 실시하지 않고 있다. 북한도 10일 이후 대남 오물풍선 공세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중단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14일 “최근 북한군이 동부∙서부∙중부 전선 일대 군사분계선에서 북측으로 1km쯤 올라간 지점을 따라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장벽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하는 모습이 우리 측 감시 자산에 포착됐다”며 우리 군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반통일’ 정책을 천명한 이후 물리적 국경선을 만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6-16 17:02:55[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9번째 생일을 맞이해 어느덧 중년에 들어선 가운데 신체 노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불안요소가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김정은은 술을 먹고, 울고, 외로움에 시달린다"라며 "건강 염려증에, 체제 유지에 대한 압박까지 겪는 철권통치자가 되면 40세가 됐을 때 지금과 다른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텔레그래프는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이후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이 어딘가에서 도피해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것이야말로 김 위원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020년 4월 약 20일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국제사회에 사망설을 불러일으킨 것과 종종 잠행을 이어가는 점 등이 김 위원장의 심각한 건강 문제 징후로 보인다고 짚었다. 텔레그래프는 "다른 평범한 중년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여러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라며 최근 수년간 김 위원장 주변에서 관찰된 여러 장면을 근거로 그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기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과체중으로 각종 건강 문제를 겪고 있다고 한다. 부인 리설주 여사의 만류에도 담배를 많이 피우고 과음하는 습관도 끊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최진욱 전 통일연구원장은 "김 위원장이 술을 많이 마신 후 울곤 한다고 들었다"라며 "그는 아주 외롭고, 압박받는 상태"라고 했다. 북한 전문가 피터워드는 "아마 3년 전보다는 자신이 불멸의 존재가 아님을 잘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코로나19에도 걸린 적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어 북한 노동당에서 2021년 1월 '총비서(김 위원장 직책)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1비서직이 신설된 것도 김 위원장 신변에 대한 고리와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후계자로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꼽고 있다. 약 9년 전부터 김 부부장이 실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의 자녀가 어리기 때문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이보다 늦게 사망할 경우 김 위원장의 세 자녀 중 한 명이 후계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1-09 06:40:52【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콘텐츠진흥원은 CJ CGV, KT IPTV 올레 tv, KT OTT플랫폼 seezn이 함께 추진하는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6일 개봉하는 ‘오마주(감독 신수원)’를 시작으로 6월 ‘경아의 딸(감독 김정은)’, ‘모어(감독 이일하)’ 등 총 3편을 선정했다. 선정작은 CGV 아트하우스를 포함한 전국 18개 상영관에서 연속 편성되며 극장 개봉 후에는 올레 tv와 seezn에서 ‘경기인디시네마’ 전용관을 통해 공개된다. 경콘진은 덧붙여 관객들이 다양성 영화를 보다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CGV 서프라이즈 쿠폰 및 굿즈 이벤트, 올레 tv와 seezn에 100% 페이백 프로모션 지원 등을 통해 무료관람 기회도 제공한다. CGV에서는 영화관스크린·모바일 APP 광고를 올레 tv와 seezn에서는 예고편 노출, 배너광고 등 선정 작품의 홍보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오마주’는 한국 1세대 여성 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의 여성 감독이 2022년 현재와 1962년의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여행을 그린 영화다. 최근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이정은이 첫 단독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6월에는 ‘경아의 딸’과 ‘모어’ 2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경아의 딸’은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과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 등 2관왕을 수상한 작품이다. 동영상 유출로 고통 받는 딸과 그 딸을 바라보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았다. ‘모어’는 스스로를 털이 난 물고기라는 의미로 ‘모어(毛漁)’라고 지칭하는 드래그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며,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을 수상했다. 한편 5월 27일까지 진행되는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의 2차 공모에서는 7월에서 9월 사이 개봉하는 영화 3편 내외를 선정한다. 이번 사업은 순제작비 10억 이하 장편 국내 다양성영화를 대상으로 공모하며 극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장르·주제·소재의 제한은 없다. 지원신청은 오는 27일 14시까지 경기영상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하면 된다. 공고문 등 자세한 사항은 경콘진 홈페이지 및 경기영상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콘진은 ‘경기인디시네마’ 사업을 통해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등 상업적 배급시스템 내에서 상영 기회가 적은 국내 다양성영화의 배급·유통·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2-05-18 10:13:122017년 2월 13일 오전 8시 59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 2청사, 한 중년 남성이 마카오로 가는 에어아시아 항공권을 인쇄하기 위해 셀프 탑승수속 기계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는 김정은의 장남이자 한때 북한 권력 승계 1순위였던 김정남이었다. 이복동생 김정은에게 후계자 자리를 빼앗긴 그는 동남아 일대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며 생활했다. 이때 청사 기둥 뒤에서 찢어진 청바지에 회색 민소매 상의를 입은 인도네시아 여성이 나타나 김정남의 뒤를 밟았다. 그는 김정남의 등 뒤에서 팔을 뻗어 두 손으로 눈을 가린 다음 다시 손으로 김정남의 입을 문질렀다. 의문의 여성은 김정남이 "누구요?"라고 묻자 "죄송합니다"라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김정남이 돌아서자 잠시 후 'LOL' 글자가 새겨진 상의를 입은 다른 베트남 여성이 그에게 접근에 뒤에서 김정남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고 문질렀다. 베트남 여성 역시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첫 여성과 반대방향으로 도망갔다. 두 여성 모두 김정남의 얼굴에 끈적끈적한 잔여물을 남겼다. 이는 사실 화학무기인 VX 신경안정제였다. 근육통을 느끼기 시작한 김정남은 서둘러 화장실로 가다가 발걸음을 바꿔 공항 안내 데스크로 향해 자신이 액체 스프레이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공항 의무실로 실려 간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그날 숨졌다. 김정남이 공격 직후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씻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사건으로 부터 이틀 뒤, 말레이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공항 쇼핑몰에서 LOL 상의의 주인공인 베트남 여성이 체포됐다. 도안 티 흐엉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이 김정남을 알지 못하며 몰래카메라인줄 알고 그런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흐엉이 이제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분명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그가 체포될 당시 가지고 있던 여권에 따르면 흐엉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동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남딘성 응히아빈에서 1988년 5월 31일 태어나 올해 한국 나이로 32세다. 흐엉의 아버지인 도안 반 탕은 2017년 외신들과 인터뷰에서 흐엉이 19세 되던 2007년에 하노이의 약학대학에 입학한다며 고향을 떠났다고 말했다. 탕은 딸이 이따금씩 고향에 내려왔고 김정남 사건 1달 전인 2017년 1월 설 명절에 내려와 5일간 머물다 떠났다고 밝혔다. 흐엉이 가족에게 말한 대로 약대생의 길을 걸었는지는 의문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사건 열흘 뒤 보도에서 흐엉의 친구들을 인용해 그가 배우와 댄서 일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흐엉이 2016년 6월에 오디션 프로그램인 '베트남 아이돌'에 사촌의 이름(딘 티 쿠옌)을 빌려 출연해 1차 심사에서 노래를 불렀으나 탈락했다고 전했다. 흐엉은 딘 티 쿠옌이라는 이름으로 짧은 유튜브 동영상에 출연하기도 했고 그가 다른 가명으로 운영한 페이스북에는 스스로 부른 노래 동영상이 수차례 올라왔다. 페이스북에는 한류 가수들의 사진이 다수 게시되어 있었으며 64명의 페이스북 친구 가운데 20여명이 한국인이었다. 그가 2016년 11월에 교제중인 한국인 남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정황도 포착됐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그는 한류에 빠진 전형적인 연예인 지망생으로 보인다. 흐엉은 체포 당시 자신의 직업을 '배우'라고 적었다. 그의 과거에 대한 그나마 확실한 기록은 말레이에서 열린 재판 중에 나왔다. 지난해 3월 재판에 출석한 응우옌 빗 투이는 자신이 흐엉과 2014년부터 2016년 5월까지 하노이 시내 주점에서 함께 종업원으로 일했다며 흐엉이 사교적인 성격이라고 말했다. 투이는 이후 남편과 따로 술집을 차렸다. 그리고 2016년 12월 27일, '와이(Y)'라는 이름을 쓰고 자신이 베트남인과 한국인의 혼혈이라고 소개한 인물이 투이의 가게에 찾아왔다. 그는 한국 업체가 제작하는 몰래카메라에 출연할 배우를 찾는다며 투이에게 출연 제의를 했다. 투이는 이를 거절하고 평소 연기에 관심이 많던 흐엉을 떠올려 Y에게 소개시켜줬다. Y는 흐엉에게 매달 1000달러(약 113만원)를 주는 조건으로 흐엉을 고용했고 김정남 사건 발생 전까지 약 2달간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낯선 사람의 얼굴에 액체를 바르는 '몰카 연습'을 했다. 흐엉은 연습마다 250달러를 받았다. 흐엉은 2017년 2월 4일에 말레이에 입국해 '촬영' 날짜를 기다렸다. 조사 결과 Y는 전 주베트남 북한 대사의 아들인 리지현으로 사건 당시 북한 외무성 소속 통역원으로 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베트남에 약 10년간 살아 현지어 능통했으며 2016년 12월에 북한 보위성 소속 요원인 리재남과 함께 하노이에 도착해 2인 1조로 '배우' 포섭에 나섰다. 흐엉은 2017년 2월 말레이 입국 전까지 시티 아이샤의 존재를 몰랐다고 주장했다. 시티 아이샤는 사건 당시 맨 처음으로 김정남의 얼굴에 VX를 묻힌 인도네시아 여성이다. 그는 사건 발생 사흘 뒤인 16일 오전 2시 무렵 쿠알라룸푸르 시내 플라밍고 호텔에서 객실에서 체포됐다. 시티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약 120㎞떨어진 반탄주 랑카수무르에서 1992년 2월 11일에 태어나 올해 27세가 됐다. 인구가 500명 남짓한 시골마을에서 자란 그는 어려서부터 독실한 이슬람 신자였고 배움은 초등학교 졸업으로 만족해야 했다. 랑카수무르에는 중학교 없었기 때문이다. 집에서 농사를 돕던 시티는 늘 도시를 동경했다. 그는 15세가 되던 해에 친척의 소개로 자카르타의 작은 의류공장에 들어가 하루 13시간씩 일하면서 한 달에 50달러를 받았다. 공장 인근 주민들은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시티가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시티는 17세가 되던 해 공장 사장의 아들과 결혼했고 아이를 가졌다. 부부는 2011년에 공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쿠알라룸푸르로 이사했다. 시티는 가게 점원으로 일했다. 이듬해 시티의 남편은 시티가 불륜을 저질렀다며 갑작스레 그와 이혼했다. 시티는 아들과 함께 잠시 고향에 돌아왔지만 곧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인도네시아 바탐섬으로 떠났다. 그는 바탐의 의류공장에서 아들과 함께 살아갈 만 한 돈을 모았지만 도시 생활을 포기할 수 없었다. 시티는 2015년에 쿠알라룸푸르로 돌아와 저가 호텔의 스파에서 일했다. 그는 몇 개월 뒤에 플라밍고 호텔의 마사지사로 이직했고 더 많은 수입을 위해 가명으로 현지 매춘 사이트에 프로필을 올리기 시작했다. 플라밍고 호텔의 동료들은 시티가 명목상 마사지사이긴 하지만 사실은 호텔 손님들에게 매춘을 했다고 증언했다. 시티의 다른 지인은 그가 30일짜리 여행자 비자가 끝날 때마다 말레이를 떠나 고국에 간 뒤 새 비자를 받아서 돌아왔고 2017년 들어서는 마약에도 손을 댔다고 밝혔다. 그가 김정남 사건에 엮이게 된 때는 같은해 1월 5일이었다. 시티는 당시 호텔일을 마치고 쿠알라룸푸르 유명 클럽인 비치클럽카페로 향했다. 클럽 직원들은 SCMP와 인터뷰에서 김정남도 가끔씩 클럽에 왔었다며 시티 역시 클럽에서 손님을 물색했다고 설명했다. 시티가 5일 밤 클럽 앞에서 택시를 기다릴 때 전에 그와 안면이 있던 '존'이라는 택시 기사가 시티를 불렀다. 당시 존은 낯선 사람의 얼굴에 로션을 바르는 비디오에 출연할 여성을 찾는다며 100달러 이상을 주겠다고 말했다. 시티는 다음날 존의 소개로 쿠알라룸푸르의 한 쇼핑몰에서 '제임스'라는 인물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일본인이라며 중국과 일본의 온라인 동영상 채널에 올릴 몰래카메라 코미디 쇼를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제임스는 시티가 출연에 동의하자 낯선 사람의 얼굴에 매운 소스를 바르는 동영상을 보여준 다음 그 자리에서 3명의 행인에게 연습을 시켰다. 시티는 연습의 대가로 400링깃(약 11만원)을 받았으며 다음날 다른 쇼핑몰에서 비슷한 연습을 하고 돈을 받았다. 제임스는 다음에 공항에서도 해 보자고 제안했다. 시티의 지인들은 김정남 사건 이후 시티가 항상 배우가 되길 원했다고 회상했다. 시티는 같은달 캄보디아로 이동해 '장'이라는 인물과 만났다. 장은 자신이 중국 리얼리티 TV쇼 제작자라며 시티에게 제임스가 시켰던 연습을 반복 시켰다. 시티는 김정남 사건 발생 11일 전인 2일에 말레이에 입국했다. 말레이 당국 조사에 의하면 장은 북한 외무성 소속 요원 홍송학으로 밝혀졌고 제임스는 소속을 알 수 없는 북한인 리지우로 알려졌다. 택시기사 존은 이번 사건의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말레이에서 만난 시티와 흐엉은 사건 발생 전까지 약 열흘 동안 쿠알라룸푸르 시내 곳곳에서 함께 촬영연습을 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모리’라는 가명을 쓴 리재남과 리지우와 마찬가지로 ‘제임스’라는 이름의 쓰던 인물이 합류했다. 새롭게 등장한 제임스는 오종길이라는 북한 보위성 소속 요원이었다. 사건 당일 리재남과 홍송학, 리지현은 오전 7시 30분 무렵 같은 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 시티와 흐엉과 접선, 이들의 손에 VX를 발라줬다. 3명의 북한인들은 공격이 성공하자마자 바로 화장실로 들러 옷을 갈아입고 출국장으로 향해 오종길과 합류했고 곧장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지우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았다. 말레이 검찰은 시티와 흐엉을 체포한 뒤 이들이 도망간 북한인 4명과 마찬가지로 훈련된 암살자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두 사람이 말레이에 입국해 함께 예행연습을 벌였고 범죄 직후 바로 화장실로 향해 손에 묻은 VX를 씻어내 VX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흐엉은 해당 물질이 VX 인줄도 몰랐고 리지현이 씻으라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저 촬영 이후 바로 자리를 피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기름기와 냄새, 불쾌감 때문에 서둘러 씻은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변호인측은 검찰이 공항 폐쇄회로(CC) TV 화면을 짜깁기 했다고 강조했다. 2년 넘게 미궁 속에 빠진 김정남 사건은 지난 11일 말레이 검찰이 설명 없이 시티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고 석방하면서 완전히 뒤바뀌었다. 검찰은 14일 발표에서 흐엉은 석방하지 않겠다고 밝혀 충격을 더했다. 과연 이들이 북한의 마수에 걸려든 희생양들인지, 아니면 정말 북한과 비밀스런 관계가 있는 지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흐엉은 체포당시 여권과 여행가방도 없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서성이다 체포됐는데 그는 “동료를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흐엉은 또한 사건 직후 시티와 북한 용의자 4명과 시내 모처에서 합류했으나 이튿날 시티와 4인조가 연락 없이 사라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해명해 줄 시티는 석방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직후 사건에 대한 모든 질문을 거부하고 있다. 과연 김정남 사건의 전모는 언제쯤 밝혀질 수 있을까?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9-03-15 21:19:20문재인 대통령은 1일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한다.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야 개인도, 공동체도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과 목표를 말씀드리고 싶다. 이는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과 목표를 말씀드리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노력으로 우리는 ‘잘 살자’는 꿈을 어느 정도 이뤘다. 그러나 ‘함께’라는 꿈은 아직 멀기만 하다"라며 "이제 우리는 경제적 불평등의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9년도 예산안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예산이다. 포용국가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회에서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전문. <2019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에 즈음한 국회시정연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2019년도 예산안을 국민과 국회에 직접 설명 드리고, 협조를 요청하고자 합니다. 국민의 삶을 함께 돌아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예산은, 성실하게 일한 국민과 기업이 빚어낸 결실입니다. 정직하게 세금을 납부해주신 국민과 기업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그 결실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과 목표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과 목표를 말씀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아야 개인도, 공동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함께 잘 살자는 꿈이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동력이 되었습니다.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믿음 속에서 우리는 어려운 일상에서 힘을 내며 우리의 공동체를 발전시켜올 수 있었습니다. 국민의 노력으로 우리는, ‘잘 살자’는 꿈을 어느 정도 이뤘습니다. 그러나 ‘함께’라는 꿈은 아직 멀기만 합니다. 사실 우리가 이룬 경제발전의 성과는 놀랍습니다. 올해 우리는 수출 6,000억불을 돌파할 전망입니다. 사상 최초, 최대입니다. 수출 규모로만 보면, 세계 6위의 수출대국입니다. 경제성장률도 우리와 경제수준이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가장 높은 편입니다. 세계가 우리의 경제성장에 찬탄을 보냅니다. 우리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질만합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이룩한 외형적인 성과와 규모에도 불구하고, 다수 서민의 삶은 여전히 힘겹기만 한 것이 현실입니다. 성장에 치중하는 동안 양극화가 극심해진 탓입니다. 발전된 나라들 가운데 경제적 불평등의 정도가 가장 심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불평등이 그대로 불공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불평등과 불공정이 우리 사회의 통합을 해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기에 이르렀습니다. 역대 정부도 그 사실을 인식하면서 복지를 늘리는 등의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커져가는 양극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기존의 성장방식을 답습한 경제기조를 바꾸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경제적 불평등의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이라고 믿습니다. 지난 1년 6개월은, ‘함께 잘 살기’ 위해 우리 경제와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자 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평범한 국민의 삶에 힘이 되도록 사람중심으로 경제기조를 세웠습니다. ‘함께 잘 살기’ 위한 성장전략으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추진했습니다. 구조적 전환은 시작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멉니다. 전통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고용의 어려움도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어 더욱 엄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새롭게 경제기조를 바꿔가는 과정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 고령층 등 힘겨운 분들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함께 잘 살자’는 우리의 노력과 정책기조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거시 경제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정책기조 전환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보완적인 노력을 더 강화하겠습니다. 저성장과 고용없는 성장, 양극화와 소득불평등, 저출산·고령화, 산업구조의 변화 같은 구조적인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우리 경제 체질과 사회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 불평등을 키우는, 과거의 방식으로 되돌아 갈 수는 없습니다. 물은 웅덩이를 채우고 나서야 바다로 흘러가는 법입니다.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통을 함께 이겨내겠습니다. 분담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우리는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함께 공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삶을 전 생애에 걸쳐 책임지고,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개인이 일 속에서 행복을 찾을 때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바꿔야 합니다. 사회안전망과 복지 안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며, 우리 정부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입니다. 이미 세계은행, IMF, OECD 등 많은 국제기구와 나라들이 포용을 말합니다. 성장의 열매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포용적 성장’과 중·하위 소득자들의 소득증가, 복지, 공정경제를 주장합니다.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도 같은 취지입니다. 포용적 사회, 포용적 성장, 포용적 번영, 포용적 민주주의에 이르기까지, ‘배제하지 않는 포용’이 우리 사회의 가치와 철학이 될 때우리는 함께 잘 살게 될 것입니다. 국회에서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도 예산안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예산입니다. 포용국가를 향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포용국가가 지금 내 삶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실감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몇 천 억, 몇 십 조 하는 예산상의 숫자만으로 와 닿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오늘, 2019년도 예산안이 시행될 때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어느 4인 가족을 가정하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30대 여성과 남성이 만나 가정을 꾸렸습니다. 어머니를 모시며, 출산을 앞둔 부부는 준비해야할 것도, 걱정도 많습니다. 포용국가에서 출산과 육아는 가족과 국가, 모두의 기쁨입니다. 따라서 부담도 정부가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출산급여는 그동안 고용보험 가입자에게만 지원되었지만, 내년부터는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비정규직, 자영업자, 특수고용직 등의 산모에게도 매달 50만원씩 최대 90일간 정부가 출산급여를 지급합니다. 산모는 건강관리사에게 산후조리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빠는 기존 3일에서 10일 간 유급 출산휴가를 쓸 수 있게 되고 중소기업의 경우 정부가 5일치 급여를 부담합니다.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 육아휴직을 할 때 두 번째 휴직 부모의 혜택을 더 늘렸습니다. 두 번째 휴직하는 부모는 첫 3개월 간 상한액을 250만원까지 올린 육아휴직 급여를 받습니다. 이후 9개월의 급여도 통상임금의 50%를 받게 됩니다. 올해 9월부터 한 아이당 월 10만원, 아동수당이 지급되고 있습니다. 아기 분유와 기저귀 값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내년에 도입하는 신혼부부 임대주택과 신혼희망타운은 부부의 내 집 마련 꿈을 앞당겨 줄 것입니다. 정부가 금리 차이를 지원해, 최저 1.2%의 저금리로 사용하고 30년 동안 나눠 상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대출부담도 덜어드리겠습니다. 부부 중 한 명이 올해 중소기업에 새로 취업한다면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3년이 되면 3천만 원의 목돈이 만들어집니다. 더 좋은 직장을 희망한다면 근로자 내일배움카드로 연간 200만원까지 교육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65세가 넘으신 어머니는 매달 기초연금 25만원을 받습니다. 내년에 시작하는 사회서비스형 어르신일자리 사업은 어머니의 삶에 활력을 드릴 것입니다. 기존 어르신일자리보다 월급도 2배나 됩니다. 이 가정에 부부와 어머니의 월급 외에 최고 100만원이 넘는 추가수입이 생겼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은 10년 후 분양 전환으로 완전한 내 집이 될 수 있습니다. 포용국가에 중점을 두어 편성한 정부 예산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결혼에서 출산까지, 평범한 신혼부부 가족의 어깨가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이제, 2019년 예산안의 특징과 주요내용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총지출은 470조 5천억 원 규모로 올해보다 9.7% 늘렸습니다. 2009년도 예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예산안입니다. 우리는 작년에 3%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올해 다시 2% 대로 되돌아갔습니다. 여러해 전부터 시작된 2%대 저성장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외 여건도 좋지 않습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세계 경기가 내리막으로 꺾이고 있습니다.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입니다.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초과 세수가 20조원이 넘었는데, 늘어난 국세 수입을 경기 회복을 위해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재정 여력이 있다면 적극적인 재정운용을 통해 경기 둔화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일자리,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IMF, OECD 등 국제기구들도 재정여력이 있는 국가들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내년 예산안은 세수를 안정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예측하고, 늘어나는 세수에 맞춰 지출규모를 늘렸습니다. 우리나라는 국가채무비율이 세계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재정건전성을 위해 국가채무비율을 높이지 않으면서 재정이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예산으로 편성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예산입니다. 일자리를 통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혁신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포용적인 사회를 위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데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소득 3만 불 시대에 걸맞게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에도 큰 비중을 두었습니다. 첫째,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2% 증가한 23조 5천억 원 배정했습니다. 일자리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위한 출발점입니다. 청년, 여성, 어르신, 신중년,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7천억 원으로 대폭 늘렸습니다. 올해 9만 명을 포함하여 대상자가 18만 8천명으로 확대됩니다. 청년을 한 명 더 추가 고용할 때마다 3년 동안, 연간 최대 900만 원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대상도 11만 명에서 23만 명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중소·중견기업에 취직하면 3년 안에 최대 3천만 원의 목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직이나 재취업을 희망하는 신중년에게는 맞춤형 훈련을 지원할 것입니다. 어르신들 일자리는 61만개, 아이.어르신.장애인 돌봄 일자리는 13만 6천개로 늘렸습니다. 장애인 일자리는 2천 500개를 신설해 2만 개로 확대했습니다. 중증장애인 현장훈련과 취업을 연계해주는 지원고용사업을 2천 500명에서 5천명으로 확대했습니다. 둘째, 혁신성장 예산을 크게 늘렸습니다. 경쟁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해 성장과 일자리에 함께 도움을 줄 것입니다. 연구개발 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총 20조 4천억 원으로 배정했습니다. 기초연구, 미래 원천기술 선도투자와 국민생활과 밀접한 연구개발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혁신성장을 위해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의 3대 전략분야와 스마트 공장, 자율주행차, 드론, 핀테크 등 8대 선도 사업에 총 5조 1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합니다. 혁신적 창업은 혁신성장의 기본토대입니다. 지난 8월까지 7만 개의 법인이 새로 생기고, 2조 2천억 원의 신규 벤처투자가 이뤄졌습니다. 경제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신규 벤처투자가 대폭 늘어났습니다. 단지 혁신성장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희망을 주는 지표들입니다. 청년 창업의 꿈을 더 키우겠습니다. 시제품 제작, 마케팅 등에 필요한 자금을 바우처 형식으로 최대 1억 원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창업부터 성장과 재창업에 이르기까지 기업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일자리창출촉진자금을 신설하고, 창업성공패키지 지원을 확대해 창업생태계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동안 의료기기, 인터넷은행, 데이터경제 분야에서 규제혁신이 이뤄졌습니다.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의 신기술과 신제품의 빠른 출시를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가계소득을 높이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예산을 대폭 늘렸습니다. 일하는 저소득가구에게 지원하는 근로장려금(EITC)은 소득주도 성장에 기여하고, 포용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정책입니다. 근로장려금 예산을 올해 1조 2천억 원에서 3조 8천억 원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연령 기준을 없애고, 소득과 재산 기준을 완화해 지원 대상이 166만 가구에서 334만 가구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 중, 자영업을 하는 115만 가구도 똑같은 혜택을 받습니다. 최대 지원액도 단독가구는 8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홑벌이 가구는 200만원에서 260만원으로, 맞벌이 가구는 2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기초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예산을 올해 11조원에서 12조 7천억 원으로 늘렸습니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은 당초 인상 계획을 앞당겨 소득 하위 20% 어르신 150만 명과 생계·의료급여 수급대상 장애인 16만 명에게는 바로 내년 4월부터 월 30만원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정부의 손길이 부족했던 분야도 많습니다. 한부모가족의 아동양육비를 월 13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지원대상을 만 14세에서 만 18세 미만으로 늘렸습니다. 만 24세 이하 청소년인 한부모에게 지원되는 아동양육비는 특별히 18만원에서 35만원으로 늘렸습니다. 보육원을 퇴소하는 보호종료 아동 4명 중 한 명은 빈곤층이 되고 있습니다. 지자체의 지원과 별도로 월 30만원의 자립수당을 추가 지원해 국가의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올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른 예산도 반영했습니다.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은 우리 경제의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을 내년에도 2조 8천억 원 반영했습니다.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상공인 간편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우선 내년에 100만 점포를 지원하고, 저금리 특별대출 2조원, 신용보증 2조원 확대도 추진합니다. 1인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료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지원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습니다. 넷째,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예산도 꼼꼼하게 챙겼습니다.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에 2조 2천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자살예방, 산업재해 방지, 교통안전 강화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습니다. 생활SOC로 생활환경과 삶의 질을 더 높이겠습니다. 국민체육센터 160개가 새로 들어서고 모든 시군구에 작은 도서관이 1개씩 생깁니다. 전통시장 450개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주차장도 확충할 것입니다. ‘어촌뉴딜300’을 통해 우선 내년에 70개 어촌.어항의 현대화를 지원합니다. 도시재생과 농어촌 생활기반 지원은 구도심과 농촌지역의 활력을 높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50% 증가한 8조 7천억 원을 생활SOC에 지원할 것입니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대상을 두 배로 늘리고, 사용시간도 연 600시간에서 720시간으로 확대했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여전히 많이 부족합니다. 내년에 국공립 어린이집 450개를 더 만들겠습니다. 국공립 유치원 천 개 학급 확충도 내년으로 앞당겨 추진하겠습니다. 아울러 아동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사의 처우개선으로 더 좋은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겠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 온종일 돌봄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포용국가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평화의 한반도입니다. 지난 1년 사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습니다. 남북은 군사 분야 합의서를 통해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서해 5도의 주민들은 더 넓은 해역에서 안전하게 꽃게잡이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파주와 연천, 철원과 고성 등 접경지역은 위험지대에서 교류협력의 지대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이제 남과 북, 미국이 확고한 신뢰 속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입니다.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눈앞에 와 있습니다.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주석의 방북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조만간 이뤄질 것입니다. 한반도와 동북아 공동 번영을 향한 역사적인 출발선이 바로 눈앞에 와 있습니다. 우리는 기차로 유라시아 대륙을 넘고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통해 다자평화안보체제로 나아갈 것입니다.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입니다.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기회입니다. 튼튼한 안보,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평화야말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8.2% 증액했습니다. 한국형 3축 체계 등 핵심전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국방 연구개발예산을 늘려 자주국방 능력을 높여나가고자 합니다. 험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장병의 복지를 확대하고 군 의료체계를 정비하는 등 복무여건도 개선할 것입니다.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산림협력,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 간에 합의한 협력 사업들도 여건이 되는대로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차질 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의장님과 국회의원 여러분,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우리 정부의 확고한 국정지표입니다. 국민은 일상에서의 작은 불공정도, 조그마한 부조리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원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여 권력적폐를 넘어 생활적폐를 청산해 나갈 것입니다. 사회 전반에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국회가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권력기관 정상화를 위한 법과 제도의 정비도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정부는 역사상 최초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도출해 냈습니다. 국회에서 매듭을 지어주시기 바랍니다.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법안도 하루속히 처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국정원은 국내 정보를 폐지하는 등 스스로의 노력으로 개혁을 추진해 왔습니다. 국회가 국정원법 개정을 마무리해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이번 정기국회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매우 큽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아픔을 덜어주십시오. 민생법안에 대해 초당적인 협력을 기대합니다. 법에 따라 5년 만에 쌀직불금의 목표가격을 다시 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우선 현행 기준으로 목표가격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농업인들의 소득 안정을 위해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그와 함께 공익형으로 직불제를 개편해나가겠습니다. 적정한 수준의 목표가격이 설정되도록 협력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성과를 내면 공정경제의 제도적 틀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규제혁신 관련 법안은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의 확대를 위해 중앙 사무를 지방에 일괄 이양하고 지자체의 실질적 자치권과 주민자치를 확대해야 합니다.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신속히 심의 처리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고 있는 이때, 우리 스스로 우리를 더 존중하자는 간곡한 요청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북한과 함께 노력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국회가 꼭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에게 기적같이 찾아온 이 기회를 반드시 살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이 기회를 놓친다면 한반도의 위기는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노심초사에 마음을 함께 해주십시오. 남북국회회담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대합니다. 정부로서도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입니다. 국민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에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11월부터 시작하기로 국민들께 약속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가 협력정치의 좋은 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는 함께 잘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잘 살 수 있습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포용국가를 향한 국민의 희망이 이곳 국회에서부터 피어오르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2018-11-01 10:02:53【천안·부산=김유아 기자】"개차반 인생", "개가 짖는다"라며 최근까지도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운동 첫날 비교적 차분한 어투로 유세활동을 벌였다. 31일 서울에서 출발해 충남 천안과 부산에서 유세 활동을 벌인 홍 대표는 "문 정부가 들어선 후로 살기가 팍팍해졌다. 2번을 찍으면 두배로 살기 좋아진다"며 지역 후보 지원에 나섰다. 연설 내용 대부분이 현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지만 비난 강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민생', '경제지표'를 강조하던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긴급 경제회의에서 소득 격차를 보고 '가슴 아프다'고 했다"며 "가슴 아픈 경제 사정을 왜 이제야 알았냐"고 비판하는 데 그쳤다. 홍 대표는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의식한 듯 "13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사전투표날인 8~9일에 투표장 가셔서 2번 찍어달라"고 전했다. 또 당이 힘들다며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93%다. 우리 당은 호남 지역에서 후보도 내기 어려웠다"며 "사정사정해서 겨우 후보 냈다. 그만큼 힘든 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한국당이 없어질 수도 있다. 나도 집에 가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이 땅은 일당 독재국가가 된다. 부산을 믿는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차분했던만큼, 유세 현장 분위기 또한 차분했다. 이날 천안 신세계백화점 건너편 도로 갓길에서 벌인 유세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신호등을 건너며 흘깃 보고는 지나갈 뿐이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서병수가 시장으로 재임하고 있는 부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 대표가 찾은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유세장은 빨강 티셔츠를 입은 한국당 선거운동원들로 대부분 채워졌다. 신호등 건너편 곳곳에 멈춰 선 일반 시민 20명 가량은 조용히 홍 대표 발언에 집중했다. 홍 대표가 탄 유세차량 앞을 지나며 길게 경적을 울려 반대 표시하는 운전자들도 몇몇 있었다. 이에 홍 대표는 "반대하면 그냥 지나가면 될 것이지"하며 투덜댔다. 응원을 보내는 열성 지지자들도 빠지지 않았다. 홍 대표가 "지난 1년동안 장사가 잘 되길 했냐"거나 "정부가 주사파, 전교조, 민노총, 참여연대 그리고 북한, 김정은만 챙겼다"고 하자 시민들은 "맞습니다"고 크게 대답하거나 박수 소리로 지지를 보냈다. 홍 대표가 연설을 마무리지으려 하자 한 중년여성은 "가지 마세요. 대통령 하세요"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날 8시 해운대구 부산 일정을 마친 뒤 울산으로 향했다. 다음날인 6월 1일 울산, 경북 구미와 경기 수원을 찾을 예정이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2018-05-31 19:40:21【판문점=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대표단은 9일 오전 8시46분 판문점 평화의집 1층 로비에 도착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잘 준비해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오전 8시37분 유엔사 경비대대 입구를 통과해 비무장지대에 진입했다. 비무장지대내 인적이 드물어 쌓인 눈은 덜 녹은 채 그대로 있었다. 대표단은 이날 오전 7시10분 서울 와룡공원길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티타임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조 장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이 환담을 나누며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확정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전 7시20분에 조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평창올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가하는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에 나서게 된다"며 "오랫동안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였고 새 정부 첫 회담이다 보니 내외의 관심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7시32분 대표단과 수행원, 풀기자단 등은 버스 2대, 승용차 3대에 나눠타고 회담장소인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출발했다. 오전 8시32분 통일대교를 지날 때 풀기자단이 탄 차량이 대표단의 차량을 추월해 앞서 나갔다. 기자들이 판문점 회담장에 대표단의 입장을 촬영하기 위해서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 등 20여명은 통일대교 남단에서 '남북 고위급회담 성공을 기원합니다'란 현수막 들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한반도기를 흔드는 주민으로 추정되는 중년남성 1명도 보였다. 북측에서는 오전 9시 30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차량을 타고 판문점 평화의 집에 들어온다. MDL 부근에서는 남측 연락관이 영접하고, 평화의 집에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영접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측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언급한바 있어 평창 관련 논의는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2018-01-09 09:28:53요즘 드라마를 선택하는데 출연 배우 못지않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작가다. 일명 스타작가라고 불리는 작가들이 생겨나면서 그들의 드라마라면 믿고 보는 고정 시청 층이 생겨났다. 연예인의 팬클럽만큼 그들을 지지하고 따르는 스타작가의 팬들을 위해 스타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파헤쳐 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작가열전의 두 번째 주인공은 전국을 ‘상속자들앓이’로 만들어 버린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대모라고 불리는 김은숙 작가는 1973년 생으로 만 40세의 여자 드라마 작가다. SBS 주말드라마 ‘태양의 남쪽’을 공동 집필하며 데뷔해 올해로 10년차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태양의 작가’를 공동 집필한 강은정 작가와는 동문이다. 후에 강은정 작가와 ‘파리의 연인’을 또 한 번 공동 집필하며 스타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공동 집필을 포함 최근 방영 중인 ‘상속자들’까지 총 9편을 집필했으며, 대표작인 ‘파리의 연인’은 최고 시청률 57.6%라는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김은숙 작가를 상징하는 것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매 작품마다 각종 유행어를 제조해 내며 인기를 끌어왔다. ‘파리의 연인’에서는 박신양(한기주 역)의 “애기야, 가자”, 이동건(윤수혁 역)의 “내 안에 너 있다” 등이, ‘시크릿 가든’에서는 현빈(김주원 역)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등이 유행했다. 또한 주인공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말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라하의 연인’에서 김주혁(최상현 역)은 “언니 눈에 하트가 막 떠 있거든”과 같은 ‘~거든체’를, ‘신사의 품격’ 속 장동건(김도진 분)은 “합의는 없던 걸로”와 같은 ‘~걸로체’를 사용하며 화제를 모아왔다. 현재 방영 중인 ‘상속자들’ 속 이민호(김탄 역) 역시 “나 너 좋아하냐”와 같은 ‘~하냐체’를 사용하며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이렇듯 김은숙 작가는 일명 ‘대사발’이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위트 있는 대사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작가로 유명하다. 거기에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와 드라마의 세련됨이 그녀의 드라마에 빠지게 만드는 요소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라고 호평만 듣는 것은 아니다. 자기 복제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과 결국에는 연애 스토리로 귀결되는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표방한다. ‘파리의 연인’ 강태영(김정은 분)과 ‘시크릿 가든’ 길라임(하지원 분), ‘상속자들’ 차은상(박신혜 분)이 그렇다. 재벌가 남자를 만나 신분이 상승하는 가난한 여주인공. ‘프라하의 연인’의 최상현(김주혁 분) 역시 남녀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같은 맥락이었다. 그리고 신데렐라 스토리에 원 플러스 원(1+1)으로 쫓아다니는 그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 빈부격차, 부모님의 반대, 문제를 극복하며 단단해지는 사랑 등의 요소들은 자기 복제라는 평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결국은 연애 스토리라는 아쉬움은 연인 3부작을 마치고 돌아온 김은숙 작가의 ‘온에어’에서 나타났다. 그녀는 배우, 매니저, 드라마PD, 드라마작가라는 생소한 직업군의 주인공들을 내세워 새로움을 꾀하는 듯 했으나 결론적으로는 연애 스토리로 드라마가 귀결되는 아쉬운 결말을 이끌어 냈다. 물론 그 다음 작품인 ‘시티홀’에서는 전작의 문제점을 극복하듯 정치라는 배경과 연애라는 스토리의 균형을 맞춰나가 작가의 필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긴 했다. 그러나 정치라는 배경 덕인지 시청자들에게 전작들에 비해 큰 사랑을 받지 못하며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후속작 ‘시크릿 가든’을 통해 김은숙 작가는 다시 한 번 활짝 웃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신데렐라 스토리와 상황들은 비슷했지만,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바뀐다는 판타지적 요소를 넣은 해당 작품을 통해 38.6%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장동건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신사의 품격’은 중년들의 로맨스를 로맨틱하게 그리며 사랑을 받았으며, ‘상속자들’은 주인공들의 연령층을 대폭 낮춰 10대들의 로맨스를 그리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대모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동안 김은숙 작가는 ‘온에어’와 ‘신사의 품격’을 제외하고 매년 작품을 발표해 왔으며, 작품의 방영횟수는 대체적으로 인기의 여부와 상관없이 20부작을 넘지 않았다. 또한 주말 드라마와 수목 드라마만을 집필해 온 것도 특징적이며, 오로지 SBS에서만 드라마를 방영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상속자들’의 종영이 코앞이다. 대체적으로 매년 작품을 발표해오던 김은숙 작가가 2014년에는 어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가 김은숙 작가를 대하는 데 필요한 자세 1. 대리만족 하다 연애를 못할 수 있으니 끊임없이 현실을 세뇌시켜야 한다. 2. 드라마 주인공이 하는 대사를 따라했다가는 닭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3. 나도 신데렐라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갖지 말아야 한다. 4. 매력적인 서브 남자 주인공에게 빠져 여자 주인공과 이루어질 거라는 희망을 가졌다가는 실망한다. 5. 명품 OST 들으며 감정이입하면 폭풍 눈물을 흘릴 수 있으니 혼자 있을 때 들어라.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ladydodo@starnnews.com도혜림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12-12 08:24:46북한 공식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북한 주민들을 세뇌시키는 데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CNN은 외부인에겐 조선중앙통신이 희극에 가깝지만 북한 주민들에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신'과도 같은 존재로 세뇌시키는 선전 도구라고 보도했다. CNN은 조선중앙통신이 배를 타고 떠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쫓아 울며 바다에 뛰어드는 군인들과 애원하며 김 위원장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중년 여성들을 방송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주민들을 세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년 전 탈북한 채영희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내 주민들이 볼 수 있는 유일 채널인 조선중앙통신 방송을 가리키며 "이것이 바로 북한 주민들이 태어나 보고 자라는 유일 매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을 떠난지 11년이 지났지만 방송을 보면서 울음을 참지 못한 채 "북한 주민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없으면 모두가 죽는 줄로만 알았던 당시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들이 모두 거짓은 아니라고 그는 설명했다. 채씨는 "방송에서 김정은을 보고 오열하는 중년 여성들이나 군인들 모두 진실에서 우러나온 행동"이라며 "절대 거짓이나 연기가 아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채씨는 "김 위원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이 살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또 조선중앙통신이 주로 시청자가 많이 몰리는 황금 시간대에 북한이 미국의 제국주의를 물리치는 전쟁영화를 방영한다고 덧붙였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2013-04-17 15:39:44(사진=이선화 기자) 이지적인 외모로 똑 부러지는 커리어우먼 역할을 도맡아 해온 배우 김혜진. 100편이 넘는 다양한 CF로 먼저 얼굴을 알린 그녀는 지난 2009년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김태희 친구’라는 꼬리표를 달면서 유명세를 얻었으며 ‘동이’, ‘비상’, ‘전우’, ‘사랑을 믿어요’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김혜진은 이제 ‘김태희 친구’보다는 ‘연기파 배우’라는 호칭을 듣고 싶다며 배우로서의 욕심을 드러냈다. ◇ ‘김태희 친구’ 수식어..“또 다른 닉네임을 얻도록 열심히 할 것”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NSS의 자료실 실장이자 최승희(김태희 분)의 절친한 친구인 양정인으로 출연하며 ‘김태희 친구’라는 수식어가 붙은 김혜진. 이에 그녀는 “김태희는 악플에 상처 받을까 인터넷을 아예 안 본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확인할 게 있어서 자기 이름으로 검색했는데 10페이지가 넘게 내 기사가 나왔다며 뚱한 표정을 짓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태희는 속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 입장에서는 대중들이 나를 봐줬다는 의미니깐 기분이 좋더라”며 “하지만 ‘김태희 친구’가 아닌 ‘연기파 배우’로 불릴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또한 데뷔 전부터 배우 이미숙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김혜진은 “배우가 되기 전에도, 되고 나서도 이미숙 선배님이 나의 로망이다”며 “다양한 캐릭터 연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카리스마도 넘친다. 중년의 비주얼 역시 너무 매력적이라 닮고 싶다”고 극찬했다. ◇ 평범한 이름..“개명하러 작명소까지 찾아가봤다” 김혜진은 과거 CF모델로 활발히 활동할 때 지나친 주목이 부담스러워 CF, 연극 등 분야별로 이름을 다르게 사용한 사연을 공개했다. (사진=이선화 기자) 추억에 잠긴 듯한 표정의 그녀는 “혼자 일할 때 굉장히 주목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인정할 만큼 준비되어 있고 경험치 않은 상태에서 뜨는 것은 내 몫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름을 의도적으로 계속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후 수상한 CF모델 대상의 트로피에 본명을 새겼는데 기사가 나가면서 본명을 쓰게 됐다고. 워낙 흔한 이름이라 포털사이트에만 동명이인이 20명 이상이 된다며 김혜진은 “이름이 흔한데다 그 이름 자체가 내 크기를 못 받쳐준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작명소를 간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중성이름이어야 잘된다며 옥동현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그때 옥동자 캐릭터가 유행할 때라 경악했다. 나중에 희서라는 이름을 받았지만 억지로 지은 이름 같아서 본명 그대로 사용하게 됐다”고 끝내 개명을 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 몸매비결..“스스로 몸을 가만히 두지 않아” 김혜진은 1여년간 드라마, 영화 등에서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었다. MC, 게스트 외에는 출연을 사절한 채 휴식기를 가졌다는 김혜진은 “마음이 많이 지쳐 1년 정도 쉬었다. 아나운서 스피치, 골프, 일본어 등 이것저것을 배우는데 전념했다”고 그동안의 근황을 공개했다. 이어 “바쁘게 활동할 때조차도 시간을 쪼개 검도, 수영, 승마, 스포츠댄스 등 다양한 것을 접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살이 찔 틈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고 소탈하게 웃어 보였다. (사진=이선화 기자) 특히 그녀는 10년째 해온 봉사활동으로 배우라는 사실에 새삼 감사히 생각하게 됐다고. 이에 “다문화가정의 아이들 1000명 정도 대상으로 밥을 해준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사인을 받고자 뛰어왔다”며 “쟁반을 나르다 비 오듯 쏟아지는 내 땀을 닦아주는데 울컥하더라. 배우라는 생활에 마음이 지쳐 있었음에도 ‘내가 배우 되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계기가 됐다”고 감동 받았던 순간을 전했다. 또한 다음 작품 활동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는 김혜진은 “드라마, 영화는 물론, 연극도 1년에 한 편은 꼭 하고 싶다. 아주 스피디하게 바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 내년에는 보다 많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일본 활동 역시 함께 준비 중이다”고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아이리스’ 촬영 당시 김영철 선생님께서 지적인 분위기가 나는 여배우는 나밖에 없다고 칭찬하시며 ‘네가 독보적이니 이 캐릭터를 밀고 나가라’고 하셨다”며 “하지만 ‘파리의 연인’ 김정은처럼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역할도 언젠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쳐 그녀의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2-11-17 10:4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