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역사상 132년 만에 재선 실패 후 다시 도전하여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3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공화당 인사들은 당연히 농담이라고 밝혔으나 공화당에게 상·하원을 모두 잃은 민주당 측은 민감하게 대응했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동 이후 의회 인근 호텔에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만났다. 그는 행사에서 재선을 축하하는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자 “여러분들이 뭔가 하지 않는다면, 나는 또 출마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여러분들이 ‘트럼프는 너무 잘해. 우리가 방법을 찾아야 해’라고 하지 않는 한 말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수정헌법 제 22조는 미국 대통령에 2번 당선된 사람은 더 이상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고 제한한다. 트럼프는 이미 2017~2021년에 첫 임기를 채웠으니 내년 1월 취임 이후 4년 임기를 마치면 더 이상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미국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의 팀 버쳇 하원의원(테네시주)은 이날 트럼프의 벌언에 대해 “그냥 농담이었다. 그건 확실히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가 그저 농담을 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의 댄 골드먼 하원의원(뉴욕주)은 성명을 내고 여야 의원들 모두 미국 헌법을 지켜야 한다며 트럼프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는 14일 하원에 수정헌법 제 22조를 더욱 명확하게 강조하는 결의안을 제출한다고 예고했다. 골드먼은 해당 조항의 “2번 임기는 합계로 적용된다”며 트럼프가 비록 1번 건너뛰고 재선에 성공했지만 3선 제한 규정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은 같은날 진행된 상원과 하원 선거에서 모두 공화당에 밀려 트럼프와 공화당을 저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화당은 13일까지 진행된 개표 결과 하원 435석 가운데 과반인 218석을 확보했다. 상원 역시 100석 가운데 52석이 공화당에 넘어갔다. 한편 NYT는 트럼프의 3선 관련 발언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었던 2020년에 네바다주 재선 유세에서 “우리는 백악관을 4년 더 차지할 것이다. 우리는 그 다음에 협상할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그 다음 4년을 가질 자격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7월 기독교 유권자 행사에서도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더 이상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잘 고칠 것이기에 여러분은 더 이상 투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는 지난 5월 18일 전미총기협회(NRA) 행사에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1932~1945년 재임한 그는 수정헌법 제 22조가 발효(1951년)되기 전에 대선을 치러 4선에 성공했다. 트럼프는 루즈벨트의 임기가 “거의 16년이었다. 그는 4선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중을 향해 "우리는 3선으로 여겨질까. 아니면 2선으로 여겨질까?"라고 물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4 08:59:29[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블랙핑크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아파트’(APT.)의 인기를 언급하며 집값이 다시 오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10월 통화정책 기조 완화에 따라, 부동산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가 내포된 뼈 있는 농담으로 볼 수 있다. 기준금리 내린 한은 수장.. 집값 우려 언급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글로벌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 참석한 이 총재는 우리나라 중산층을 살릴 방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 "우리나라는 집값과 먹거리, 옷값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비싸다. 기본적인 것이 적당한 가격이 돼야하는 만큼 집값 잡는게 상당히 중요해 통화정책에도 고려하고 있다"라며 “최근에 로제의 '아파트'로 아파트값이 오를까 봐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한은은 앞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38개월만에 긴축 기조를 마무리했다. 따라서 이 총재의 발언은 추가 금리 인하에 따른 집값 우려가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살펴볼 수 있다. "대입, 성적순이 공정한 것 아니다" 입시제도 또 저격 또한 이 총재는 이날 강연에서 수도권 중심의 해결책에 대해서도 대학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성적순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는 지방 학생이 84%고, 서울학생은 16% 수준으로 각 학교는 고등학교 학생수에 비례해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이 입시에서 지역별 비례선발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 중요성에 대해서는 "화폐는 민간이 컨트롤 하면 위험이 많다. 화폐 가치는 공신력이 있어야 하고, 중앙은행에 의존해야 한다"라면서도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상황을 살펴” 미국과 유럽이 도입한 이후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강연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도해 설립한 서강대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행사다. '생각의 창'은 청년들에게 축적된 경험을 나누고,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버드대의 멘토링 시스템을 본 떠 만들었으며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회 각 분야의 전문 인사 77명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31 11:05:27[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린 두 번째 암살 시도가 일어난 가운데,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는 없다"는 글을 올렸다가 공분을 사자 결국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19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한 X 사용자가 “왜 사람들이 도널드 트럼프를 죽이고 싶어 하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후 수많은 사용자들이 “게시물을 삭제하라”고 요구하자 “아무도 그렇게(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암살을) 하려고 시도하지 않았고,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으나 백악관까지 나서 공개적 비난을 하자 결국 삭제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머스크의 발언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폭력이나 어떤 폭력도 용납될 수 없다. 폭력은 비난받아야 하지, 결코 부추겨지거나 농담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이 사건이(트럼프 암살 시도) 더 많은 폭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내가 어떤 말을 하고 그들이 웃었다고 해서 그것이 꼭 X에서도 재미있는 게시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며 "사람들이 맥락을 모르는 상태에서 전달된 텍스트는 농담도 재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바 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두 사람의 접촉이 늘고 관계도 점점 끈끈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9 08:51:51[파이낸셜뉴스] 영화 ‘하이재킹’을 개봉한 하정우가 24일 '짠한형 신동엽' 채널에 출연해 ‘하와이 1000억 저택 구입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하정우 성동일 채수빈 뇌절주의 왜 웃음이 나는지 아무도 모름! 하정우식 아무말 방송"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신동엽은 “하와이에 집 산 거, 그거 1000억 넘는 거는 세금이 많이 나간다는데”라고 물었고, 하정우는 이에 "1000억이라고 소문이 났다”고 답했다. 이에 동석한 성동일은 자신이 가봤는데 “대출이 998억”이라고 농담했고, 하정우는 이에 질세라 "수협. 하와이 수협에서 (융자) 받았다"고 덧붙였다. 성동일은 "하와이 물가가 아무리 비싸도 반지하가 1000억짜리가 어디 있냐"고 하자 하정우도 "반지하"라며 '1000억 저택 구입설'을 부인했다. 성동일은 실제로 '하이재킹' 촬영 후 하정우의 제안으로 하와이 집을 방문했다고 했다. 그는 늘 하정우가 식사를 차려놓고 깨웠다며 “거기 17일 있었는데, 17일 동안 와인을 200병을 마셨다"라고 털어놨다. 하정우가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동안, 성동일은 운동 후 집에서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성동일은 "17일 동안 나가서 먹은 적이 두 번 정도 있나. 안 나가고 해 먹어. 맨날 장 보러 한인 슈퍼 갔다"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25 09:56:50[파이낸셜뉴스] 손흥민의 동료가 팀의 주장 손흥민을 상대로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던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가 인터뷰 도중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던진 뒤 논란이 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머리를 숙였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 등 외신들은 15일(한국시간) "벤탄쿠르가 TV 생방송 인터뷰 도중 손흥민을 향해 끔찍한 농담을 던진 뒤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두고 고향에서 쉬고 있는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는 인식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곧바로 팬들의 큰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화들짝 놀란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은 그동안 경기장에서 관중들의 인종차별 행위를 여러 차례 겪은 손흥민의 아픔을 고려하지 못한 나쁜 행동이었다. 영국 매체 미러는 이에 대해 "손흥민은 최근에도 크리스털 팰리스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었다"라며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행위(눈찢기)를 펼친 44세 남성은 3년간 축구장 출입 금지와 벌금형(1천384파운드), 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15 10:43:05[파이낸셜뉴스] 미국 민주당의 한 하원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비판하면서 '개고기 식용'을 언급해 한국에 대한 편견 논란에 휩싸이자 "농담이었다"며 사과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재러드 모스코위츠(플로리다)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노엄 주지사의 CBS 인터뷰를 두고 "왜 나는 그가 (북한)김정은과 개고기를 먹고 싶어 한다는 느낌을 받는가?"라고 썼다. 노엄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공화당 거물 여성 정치인이다. 그는 최근 강아지를 죽인 사실을 공개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자신의 회고록에 과거 14개월 된 강아지가 지나친 공격성을 보여 총으로 쏘아 죽였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또 회고록에서는 과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고도 적었는데, 이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노엄 주지사는 CBS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한)그 일화는 책이 넣지 말아야 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이와 관련해 모스코위츠 의원의 게시글을 두고 김정은과 개식용을 연결시켜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인에 대한 편견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같은 당에서도 제기됐다. 한국계인 민주당의 앤디 김(뉴저지) 하원의원과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우리 동료가 공화당 극단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에는 감사하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해로운 고정관념을 영속화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또 폴리티코도 해당 게시글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광범위한 인종적 고정관념을 불러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파문이 확산하자 모스코위츠 의원은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뒤 "크리스티 노엄과 북한의 독재자에 대한 농담이었다"며 "게시글이 잘못 해석돼 많은 커뮤니티에 불쾌감을 주는 것을 원치 않아 게시글을 삭제했다. 나는 그런 고정관념에 결코 편승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7 09:48:2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제치고 서울 강북을 후보로 공천된 조수진 변호사가 20일 "유시민 작가가 '조변(조 변호사)은 길에서 배지를 줍는다'고 반농(반농담)을 하셨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박 의원을 경선에서 이기고 난 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서울 강북을이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후보로 공천되면 사실상 당선된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재단 이사인 조 변호사는 유 전 이사장과 재단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를 함께 진행해 왔다. 또한 조 변호사는 경선 결과가 발표된 이후 박 의원이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먼저 전화를 주셔서 조만간 만나뵐 것"이라며 "지역에 박 의원을 좋아하고 믿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말씀을 듣고 승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박 의원을 향한 '밀알 발언'에 대해서는 한발 물러났다. 앞서 조 변호사는 지난 18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박 의원을 향해 "바보같이 경선에 응하겠다고 헀는데 이왕 바보가 될 거면 입법 권력을 넘겨주면 안 된다는 더 큰 대의를 보고 본인이 밀알이 돼 썩어 없어지는 헌신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박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다 참고 견디고 인내하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조롱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조 변호사는 "당을 위해 썩어 없어지는 밀알 같은 헌신을 같이하자는 의미였는데 곡해된 것 같다"며 "직업 정치인으로 뛰어든 지 5일이 돼 정치 언어가 미숙하니 박 의원이 양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성범죄 가해자 다수를 변호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변호사로서 직업윤리와 법에 근거해 변론을 한 것"이라면서도 "국민들께서 공직자에게 바라는 눈높이가 다르다는 것을 느껴 그 부분을 좀 더 많이 배워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3-20 11:13:03[파이낸셜뉴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뭔가 말이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를 두고 시민단체가 정몽규 회장을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한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일단, 한 달 가량 전 독일 탐사보도 매체와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이 자신이 한국에 부임하게 된 과정을 상세히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사령탑을 맡게 된 과정이 '우연적'이라고 말했다. 아들이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할 때부터 정 회장과 알고 지냈다는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한 경기장의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났다. 한국-브라질의 16강전(1-4 패)이 끝난 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월드컵에 참여한 클린스만 전 감독은 “감독을 찾고 있냐”고 물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사령탑에 취임할 마음이 없었고, 그냥 농담이었다고 슈피겔에 전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를 다소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두 사람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와 관련해 논의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스트레스받지 말고,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니까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달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몇주 후 실제로 정 회장에게 연락이 와서 관심을 보였다는 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설명이다.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등지에서 여러 차례 클린스만 전 감독과 만난 마르크 후여 기자는 그가 한국 대표 기업 중 한 곳인 현대가(家)의 정 회장에 대해 열광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해설했다. 그러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해 직접 대면한다고 슈피겔에 밝혔다. 서울 용산역 인근 호텔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진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의 사무실이 용산역에 있다며 자신의 숙소에서 '5분 거리'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지난 2월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오해'를 바로 잡겠다며 감독 선임 과정을 밝혔다. 정 회장은 "전임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라며 "61명에서 23명으로 좁힌 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인터뷰했다. 이후 1∼2위와 2차 면접을 진행했고, 클린스만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즉 선임과정은 매우 투명했고, 과거와 전혀 다를바가 없다는 해명이었다. 한편,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했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됐다. 2월 19일 종로경찰서는 최근 서울경찰청에서 정 회장이 강요,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배당받아 검토에 착수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13일 정 회장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서민위는 정 회장이 협회 관계자들 의견을 무시한 채 클린스만을 임명한 건 강요에 의한 업무방해이며 감독 자질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에도 해임을 주저한 건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클린스만을 해임하지 않았을 때 2년 반 동안 지불할 금액이 550만 달러(한화 73억여원), 계약 연봉 220만 달러(한화 29억여원)라면서 "정 회장의 일방적 연봉 결정에서 비롯됐다면 이는 업무상 배임"이라고 했다. 경찰은 고발장을 검토한 뒤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할 방침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2-19 15:01:33[파이낸셜뉴스] 직장인 10명 중 1명 꼴로 입사 과정에서 '여자친구 유무' 등의 부적절한 질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 전에 제안받은 조건과 실제 근로조건이 다른 경험을 한 비율도 20%에 육박했다. '불쾌한 질문' 일용직일수록 많이 받아 지난 12일 뉴스1에 따르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4일~11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입사 면접 과정에서 불쾌하거나 차별적인 질문을 받았다는 응답이 11.2%를 차지했다. 직장인 A씨는 "면접 자리에서 부모님과 집안 형편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B씨는 "면접 때 여자친구 유무를 물어보고 그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는지까지 질문했다. 면접관들은 이런 농담이 다 사회생활이니 재미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불쾌한 면접' 경험률은 지역과 성별, 연령,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고르게 나타났다. 다만 일용직 근로자일 경우 23.7%로 2배 이상 많았다. "입사 했더니 근로조건 달라요" 채용사기도 17.4% 이밖에 연봉이나 근로계약 형태가 입사 전에 제안받았던 것과 다르다는 '채용 사기' 경험률은 17.4%였다. 특히 비정규직에서는 22.8% 응답률을 보여 정규직(13.8%)보다 9%포인트(p) 높았다. 막상 입사를 해보니 근로계약이 아닌 프리랜서·도급·위탁·업무위탁 등 '비근로계약'을 요구받았다는 응답이 10.1%에 달했다. 이 경우 86.1%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결국 비근로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답했다. 아예 근로계약서를 받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입사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6.8%, '작성은 했지만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않았다'는 응답은 11%였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무려 42.1%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에 따르면 구인자는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구직자의 신체조건·출신지역·혼인여부·직계존비속 개인정보 등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채용광고 내용이나 채용광고에서 제시한 근로조건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해서는 안 된다. 다만 이 법은 30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심준형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절실한 마음으로 좋은 직장을 찾아다니는 노동자를 기망하는 채용 광고를 금지하고, 올바르게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채용절차법을 3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지 않아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하루 빨리 보완입법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13 06:59:21[파이낸셜뉴스] 충남의 중학교에서 교장이 여성 교사를 공개적으로 모욕해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서산지원 민사소액 재판부(부장 김수정)는 여성 교사 A씨가 교장 B씨와 교감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는 2020년 2월 A씨가 “임신 계획이 있어 담임을 맡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자 “남편이랑 그렇게 사이가 좋냐? 애가 벌써 생기게?”라고 되물었다. 또 같은 해 10월 회식 자리에서는 다른 동료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A씨에게 “너 결혼 전후로 몸무게 차이가 몇㎏이냐. 얘 결혼 전에는 돼지였다”는 모욕적 발언을 했다. A씨가 곧바로 성희롱이라고 항의하자, 옆에 있던 교감 C씨는 “교장 선생님이 A씨를 아끼고 좋아하니까 저런 농담도 하시는 거다”라며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 A씨는 회식 다음 날 교내 성고충위원회에 교장 B씨를 성희롱으로 신고했지만 교감 C씨는 “교장 선생님이 나쁜 의도로 한 발언도 아니고, 정년도 얼마 안 남았다”며 “교직사회도 좁으니 그냥 넘어가달라”고 부탁했다. A씨는 결국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가 신청을 냈고 이어 교장 B씨를 신고했다. 검찰은 2021년 6월 회식 중 B씨가 한 말은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발언 경위, 모욕 정도 등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이에 A씨는 B씨와 C씨를 상대로 각각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C씨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에 가담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B씨에게만 위자료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14 22: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