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 용인의 호암미술관에서 어린이 관람객 실수로 수억 원대 전시품이 바닥에 떨어져 전시가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 호암미술관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8일 어린이 관람객이 휴대전화를 보며 작품을 등지고 걷다가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44)의 ‘나무가 있는 세폭화’가 전시된 좌대를 건드려 작품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작품은 휴대용 제단화처럼 접을 수 있는 아치 모양 화면 세 개에 그려진 삼면화 형태다. 파티를 대표하는 형식 중 하나로 ‘캐비닛 작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리석 느낌으로 칠을 한 나무 좌대 위에 설치된 것이 특징이다. 파티는 파스텔로 그린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로, 그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 수십억원대에 거래된다. 이번에 떨어졌던 작품과 같은 형식의 삼면화가 이달초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서 35만 달러(약 4억6837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한국에서 여는 첫 개인전으로 지난달 31일 개막했다. 다만 이번 사고로 인한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관 측은 “확인 결과 작품 파손은 없었으나 (그림을 연결하는) 경첩의 나사 2개가 이탈했다”며 “작가와 상의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은 좌대도 보완해 24일부터 해당 작품을 다시 전시할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23 21:07:15지난주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아트마켓인 프리즈와 키아프가 성황리에 3회의 막을 내렸다. 7만~8만명의 관객을 4~5일 안에 모으며 이 안 좋은 경기에도 미술시장에 대한 상당한 관심이 느껴졌다. 해외 미술계의 중요 인사들도 줄줄이 서울을 찾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미술가들'과 같은 기획전을, 1982년에 개관한 이후 처음으로 젊은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하는 호암미술관도 40대 초반의 국제적으로 뜨거운 각광을 받는 니콜라스 파티의 전시를, 선재미술관도 오랜만에 해외에서 큰 활약을 보이는 서도호 개인전, 송은미술관은 피노콜렉션 소장품전 등 가히 전시들 이름만으로도 런던이나 파리 그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전시의 장을 펼쳤다. 한국은 현재 글로벌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그 이유는 매우 단단한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강력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술관, 화랑, 경매사, 미술대학 등 다양하게 연계되어 긴밀하게 움직인다. 아마 프리즈 아트페어도 단지 한국에 미술품 거래세 부재 이유만이 아닌, 이러한 인프라의 중요성 때문에 앞으로 아시아의 교두보로 서울을 택한 것 같다. 요즘 'K'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부분의 분야에서 두드러지는데도 불구하고 K아트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말을 듣곤 한다. 사실 이 현대미술계라고 하는 분야는 대중이 그리 알기가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커팅에지(cutting edge)라는 말은 기존의 틀과 흐름을 끊고 가장 최첨단적인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만들어 낸다는 말이다. 현대미술은 어쩌면 그들만의 리그라는 작은 세계를 주도하는 에코시스템을 가지고 움직이는 듯하기도 하다. 시간도 많이 걸린다. 적어도 같은 태도와 일관성으로 자신의 미술세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아마도 20년 정도가 기본인 것 같다. 물론 백남준 작가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첫 글로벌 스타 작가이지만, 당시는 SNS의 시대가 아니었다. 한국 미술계에 대한 관심과 글로벌 미술 생태계가 주목하는 더 중요한 핵심에는 한국의 '작가들'이 있다. 그리고 특별히 2024년은 그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 같다. 9월 12일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Metz) 입구 파사드에 이불 작가의 네 개의 대형 '가디언'이라는 조각이 설치되었다. 아마도 20세기 초 Metz박물관 설립 이래 한국 작가가 처음으로 뉴욕을 접수했다. 신전과 같은 박물관 건축에 마치 언젠가부터 서 있었던 것 같은 그 벽에 그리스 조각과 피카소를 연상시키는 작품은 그의 가부장적 사회를 반항적 비평으로 제작한 그의 사이보그 조각의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금년 10월 런던도 매우 기대가 된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의 메카 중 하나인 런던 테이트모던미술관 입구인 35m 층고의 털바인 홀에는 한국의 1988년생 젊은 이미래가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대규모 커미션에 선정되었다. 호스, 철사 등의 다양한 서로 다른 물질들로 만든 작품은 마치 기존 현대 문명사회에 대한 개인적 디스토피아적 표현으로도 보인다. 작가들에겐 꿈과도 같이 모든 예산을 지원해 준다고 해도 그리 만만한 공간이 아닐 본 전시에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 런던 워털루 브리지에 있는 문화특구 사우스뱅크의 메인 현대미술아트센터인 헤이워드 갤러리에선 약 120점에 이르는 양혜규의 대규모 개인전이 동시에 열린다. 심지어 전 뉴욕시장이 후원하는 중요한 셀펜타인 갤러리의 건축 파빌리온 프로젝트도 처음으로 한국의 조민석 건축가가 지난 6월 소개되었다. 이젠 런던도 접수됐다. 지금까지의 조용히 물밑에서 꿈틀거린 K아트의 물결이 드디어 수면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이 물결의 흐름은 또 어디로 향할 것인가. 이지윤 ㈜숨프로젝트 대표 ■약력 △54세 △런던대 코톨드 아트인스티튜트 미술사학 박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렉터 △연세대 경영대학 겸임교수 △하나은행 컬렉션 총괄디렉터 △베이징중앙미술학원 미술관 초빙 큐레이터 △LG전자 OLED 아트 디렉터 △㈜숨 프로젝트 설립대표
2024-09-18 19:15:01[파이낸셜뉴스] 이우환의 '제스처 드로잉'이 담긴 '다이알로그' 작품이 경매에 나왔다. 서울옥션은 오는 26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진행 예정인 '제166회 미술품 경매'에 이우환의 2017년 작 '다이알로그'가 추정가 7억~10억원에 출품된다고 14일 밝혔다. 이 작품은 주황색과 파란색 등 다양한 원색과 하단 거대한 녹색 점이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이 제작되던 시기 전후에 이우환은 점의 표현에서 변화를 주기 시작했는데 점의 번짐 효과 위로 여러 번의 짧은 붓 터치를 더해 점이 화면 안에 정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움직이는 듯한 동적인 효과를 만들었다. 이러한 작업의 변화는 1970년대 시작된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연작에서 2000년대 초기 '다이알로그'까지 이어져온 작가의 '단색' 사용과 '정제된 움직임'을 탈피하는 동시에 색과 붓질 사용에 있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탐구한 이우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총 171점, 약 170억 원이 출품된 이번 서울옥션 경매에는 현대미술 대가들의 100호 전후 크기의 대형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 추상회화의 거장 윤명로 화백의 출품작 100호 '균열', 150호 '바람 부는 날'을 비롯해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개인전이 예정된 전광영 작가의 작품 3점도 출품됐다. 해외 섹션에는 파블로 피카소의 정물화, 데미안 허스트의 대형 나비 회화와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컬렉터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마유카 야마모토, 조르디 커윅, 샤라 휴즈 등 다수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 밖에 해외 인기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세가지 색이 사용된 조각상과 니콜라스 파티, 제니 홀저의 의자 형태 입체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고미술 섹션에는 17세기 도화서 화원 한종유가 그린 '윤동승 초상'이 출품된다. 특히, 이 출품작의 유지초본으로 추정되는 윤동승 초상이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명현화상'에 실려 있어 주목해 볼만하다. 회화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이층책장도 출품된다. 출품작은 괴목을 사용해 상하좌우 모두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앞판과 뒤판이 동일하게 목재 프레임으로 짜 맞춰 제작됐다. 서울옥션의 '제166회 메이저 경매' 서울 프리뷰는 오는 16일부터 26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4-14 17: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