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사진)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세로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인 만큼 당정관계는 일단 회복 모드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당력을 한곳으로 모아 대야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민생은 못챙겨도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며 "기어이 판사 겁박 무력시위 하려거든 우리 수험생들 대입 논술시험 끝나고 하라"고 밝혔다. 한 대표의 이같은 언급은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민주당의 장외집회를 겨냥한 것으로, 최근 들어 국민의힘과 한 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서 "한 사람의 범죄가 자유민주국가 법 체제에 따라 단죄 받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력이 이렇게 소비되는 것을 국민들은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사사건건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던 한 대표가 공격의 좌표를 수정한 데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이후 한 대표는 당정 운명공동체론으로 정권 재창출을 강조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사과를) 아쉽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사과는 했다. 김 여사 활동을 줄이고 인적 쇄신을 하겠다고 말하는 등 요구사항을 받아줬다"면서 "당정 관계 회복을 위해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는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한 대표의 칼날이 방향을 바꾼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기자회견 전에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공격이 주가 됐지만, 회견 이후 공격 대상이 민주당과 이 대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윤-한 간의 갈등이 일단락됐으니 당정을 재건하고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명 대표에게 맞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정 갈등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당내 결집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오는 14일 열릴 의원총회에서는 한 대표가 요구해온 특별감찰관 추진이 선언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의 공세에 민주당은 검찰독재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방어태세에 돌입했다. 이 대표의 무죄 여론전은 물론 장외집회를 지속해 사법부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사법부가 이 정권의 사법 살인에 동조한다면 이 재판은 사법부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검찰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검찰 권력을 행사해 존재의 의미가 부정된 것처럼 사법부도 그런 경우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서영준 기자
2024-11-13 18:02:2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당정 갈등 심화에 대한 해법으로 "같이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여당이 국정운영의 양수레바퀴이자 공동운명체인 만큼 집권 하반기를 맞아 국정성과를 내기 위한 다양한 정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현재의 갈등 양상이 자연스럽게 조율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그냥 만나서 얘기하면 계속 쳇바퀴 도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이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고강도 인적쇄신 요청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날 일부 수용의사를 공개면서 앞으로 다양한 당정간 쟁점현안을 두고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 방식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졌다는 관측이다. 여당 내에서 친윤석열계·친한동훈계로 계파가 나뉘는 것에 대해선 "과연 그렇게 뭐 딱 존재하는지 의문"이라며 "저는 그렇게 민감하게 보지는 않는다. 정치를 오래 하다 보면 다 앙금이 있더라"고 언급해 크게 개의치 않음을 에둘러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같이 하면서 우리가 공동의 과업을 찾아나가고 공동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해나갈 때 강력한 접착제 되는 것"이라고 강조, 서로 맡은 바 업무를 다할 때 관계가 개선될 것임을 알렸다. 윤 대통령은 "언론에서도 자꾸 갈등을 부추기는거 아닌가"라면서 "국정감사도 끝나고 저도 순방 다녀오고 하면 당과의 편한 소통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 등이 과거 요청했던 인적쇄신에 대해 윤 대통령은 고위직에 대한 인적쇄신에 대해 열린 반응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임기전환점을 맞아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면서 "적재적소에 적임자를 찾아 일을 맡기는 건 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고위직에 대한 인적 쇄신은 당연히 국정 쇄신으로 연결되는 문제"라면서 "실무자가 자기 일을 안 하고 엉뚱한 짓이나 하면서 말썽을 피우면 딱 조사하고 조치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용산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구성원들이 관련해 조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한 대표와 친한계에서 지적했던 인사들에 대한 조치에 에둘러 거부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김건희 라인은 굉장히 부정적인 소리로 들린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07 16:43:0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전반기는 여소야대와 당정 갈등이란 최악의 정치 환경 속에 진행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있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했고, 오히려 당정 갈등으로 시너지 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돼 입법을 통한 정책 추진에 난항이 거듭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의 논란을 털어내면서 국정 동력을 살리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6일 국회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범야권은 더불어민주당 170석, 조국혁신당 12석, 진보당 3석 등으로 300석 중 189석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에 그친다. 그나마 보수정당인 3석의 개혁신당은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개헌 저지선은 확보했지만 거듭되는 거대야당의 입법 강행으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각종 특검법 등 정쟁 요소가 짙은 공세성 법안 외에도 양곡관리법 등 여야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법안들이 잇따라 국회 본회의를 넘어섰고 윤 대통령은 되돌려 보냈다. 그 사이 정작 윤 대통령이 추진하려던 정책 관련 법안들은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서 시행령 개정 등으로 힘겹게 업무를 추진해왔다. 안정적인 물가 관리 등 거시경제에서 성과를 거두고 정상외교를 통한 대규모 투자 유치와 대형 사업 수주 등 가시적인 결과물이 상당했으나, 정치 분야에선 고전을 할 수 없던 여건은 이어졌다. 여야 대립 속에 당정 갈등까지 겹치면서 급기야 국정 지지율 20%가 깨졌고, 여권 내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윤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고 반전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반기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조기에 매듭짓지 못하면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흔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동력을 마련해준 측면도 크다"면서 "한동훈 당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현 정부와 각을 세운 것도 윤 대통령 성과를 상당부분 갉아먹은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를 맞이하면서 여권에서의 인적쇄신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탈환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여권 내부에서 잇따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상징이던 '공정'을 부각시키면서 정치의 정상화를 꾀해 국정동력을 살릴 여건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여권에선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를 회복하고, 인적쇄신 단행을 비롯해 쇄신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국정운영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경우 연말까지 30%선까지 국정 지지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 만큼 인적개편이 필요한 적은 없었다"면서 "위축 될 필요없이 후반기에는 더 적극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그동안 거대야당에 발목이 잡혀 못했던 일을 그나마 할 수 있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앞으로 힘을 갖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국민 실생활에 직결된 저출생 이슈든 정년연장 이든 새로운 아젠다로 주도하는게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06 11:56:20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주요 쟁점을 둘러싼 치열한 기싸움 탓에 고위당정협의가 두 달째 열리지 못해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중요한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정무적 판단이나 중요한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당·정·대통령실 간 정무적 판단을 교류하는 루트인 만큼 정부·여당 간 '최고위급 정책협의 시스템'이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최고위급 협의체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다 보니 '국민 삶의 질 향상'이 목표인 당정 의사결정이 다소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여권에 따르면 고위당정협의회는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여당 대표까지 당정의 수장들이 참석해 국정운영 전반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회의이다. 애초 매주 일요일 회의를 열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지난 8월 25일을 마지막으로 두 달째 개최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갈등이 지목된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하며 압박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실과 정부로선 한 대표를 공식석상에서 마주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면담하면서 갈등이 잠시 가라앉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김건희 여사 의혹 특별검사법안과 대통령실 인적쇄신을 둘러싼 의견 차만 드러난 터라 반목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이 때문에 오는 27일에도 고위당정협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권의 전언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고위당정 정책협의회와 당정협의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정책협의회는 지난 5월 22일부터 매주 수요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주재로 진행되는 협의체이고, 당정협의는 대통령실은 참여하지 않고 여당과 정부부처만 참석해 세부정책을 주제로 열리는 회의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매주 정책협의회와 당정협의로 국정운영에 필요한 소통은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을 내는 속도는 더뎌졌다는 게 당정 모두에서 제기되는 지적이다. 여러 정책들을 두고 의견 교환은 고위당정 정책협의회와 당정협의를 통하더라도 굵직한 정책과 국정기조는 고위당정협의를 통한 의사결정이 필요해서다. 여권 관계자는 "정책협의회나 당정협의 과정에서 조율이 이뤄지긴 하지만 고위당정협의가 열리지 않으니 신속하게 매듭짓는 게 쉽지 않다"며 "특히 여당과 정부 간에 이견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국민의힘이 힘을 싣고 있는 반도체 특별법이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 보조금 지급 부분을 두고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현재는 보조금 부분은 포괄적인 재정지원 근거를 두는 정도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이다. 한 대표가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후 두 달 동안이나 지난한 협의를 했음에도 모호한 결론에 그친 것이다. 특히나 반도체 특별법에 힘을 주고 있는 한 대표 측은 입법 과정에서 보조금 부분을 당정이 조율한 수준보다 더 발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윤 대통령 측 의원들과 부딪치면 당내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국민의힘 고위관계자는 "보조금 부분은 정부가 원칙적으로는 동의한 상황"이라며 "그래서 야당이 발의한 법안들과 외국 입법 사례들을 검토해 최종 당론 법안을 발의할 예정인데, 보조금이 핵심인 만큼 어떻게 하든 빠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23 18:04:0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면담 후에도 여러 의견차가 드러나면서 갈등이 지속되자 대통령실이 호소에 나섰다. 여소야대로 국정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당정이 단합해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정치 상황에서 당정이 하나 돼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요구를 거부했다는 불만의 목소리에 대한 입장을 내는 중 나온 답변이다. 한 대표 측은 윤 대통령이 특별감찰관 임명과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해소, 대통령실 인적쇄신 등 요구를 물리쳤다며 ‘엄중한 상황’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먼저 특별감찰관에 대해 “우리는 여야가 합의하면 특별감찰관을 임명한다는 입장”이라며 “(한 대표가 지적한)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과 연계하는 건 여당 내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당내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와 인적쇄신에 관해선 “구체적인 이야기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나 홍철호 정무수석을 통해 전달하면 잘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면담에서 김 여사는 이미 활동을 자제하고 있고 야당이 추진하는 특검법은 헌정을 유린하는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대표가 쇄신 대상으로 지목한 대통령실 인사들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이 있는지 전달하면 판단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대표 측에서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내용을 왜곡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는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며 “어떤 부분이 왜곡인지 말해주면 살펴보겠다”고 반박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23 17:46:1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간 지난 21일 면담으로 당정간 갈등 증폭은 일단 막았지만,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양측간 이견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향후 양측간 후속 논의여부에 따라 거대 야당에 맞서 단일 대오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갈등 요인이 내재된 채 불안한 동거를 이어가느냐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전날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요구한 인적쇄신과 의혹규명 등에 대해 조목조목 답변한 가운데 인적쇄신 요청에 대해선 "보다 구체화해서 전달하라"고 말해 다시 한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면서 당정이 하나가 돼 거대야당에 맞설 것을 촉구, 한 대표도 직접적으로 거부 의사는 표하지 않았다. 알려진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요구사항에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당정 관계에서 한 대표를 비롯한 일부 친한계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2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전날 이뤄진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韓 요구에 尹 "구체적으로 달라"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요구한 인적쇄신에 대해 "누가 어떤 잘못을 했다고 하면 구체적으로 무슨 행동을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해줘야 조치해줄 수 있지않겠냐"면서 "소상히 적어서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 알려주면 잘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나를 잘 알지 않느냐"면서 "나는 문제 있는 사람이면 정리했던 사람이다. 인적쇄신은 내가 해야되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김 여사와 관련한 의혹규명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막연히 이야기하지말고 구체화해서 가져와달라"면서 "일부 의혹은 검찰 조사가 진행중이고 의혹을 수사하려면 객관적 단서가 있어야지 단순 의혹제기만으로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장모가 구속됐던 것도 언급, "문제가 있으면 수사받고 조치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한 대표도) 나와 오래 같이 일해봤지만 나와 내 가족이 무슨 문제 있으면 편하게 빠져나오려고 한 적 있느냐"고 말했다. 김 여사 대외활동 자제 요청을 놓고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꼭 필요한 공식 의전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앞으로 보면 알게될 것"이라면서 "전직 영부인 관례에 근거해 활동도 많이 줄였는데, 그것도 과하다 하니 더 자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윤 대통령은 민감한 현안에 대한 한 대표의 요청에 즉각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기 보다 상세한 설명과 구체적인 근거 요구로 전환시켰다. ■尹 "여당이 같이 싸워달라"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계속 부각되는 당정 갈등을 의식한 듯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을 해주면 좋겠다"면서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 정치 공세에는 정치로 좀 대응을 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촉구했다. 당정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윤 대통령은 "당정이 하나가 되고 정부를 성공시키는 것이 당을 성공시키는 것"이라면서 "오늘의 위기는 정치적 위기다. 이 정치 상황이 위기다. 정무수석에게 과감하게 이야기할 것 있으면 하고 당정 소통도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0-22 18:08:11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면담을 마치면서 일단 주요 쟁점을 놓고 당정간 갈등 확산을 막는데 주력했지만, 여전히 뇌관은 살아 있어 갈등이 언제든지 재점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약 1시간 20분간 주제에 대한 제한없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언급을 삼갔다. 각종 특검법 등 거대 야당이 입법권력을 앞세워 9월 정기국회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와중에 당정 갈등이 더 확산되면 거야에게 정치적 명분만 더 제공할 수 있는 위기감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당정간 하나가 되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고, 국민의힘도 주요 현안에 입을 다물면서 한번에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점진적인 해법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대표가 강조했던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와 인적쇄신 요구 등 주요 현안은 갈등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여,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할 말 한 한 대표, 尹대통령은 경청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면담을 가졌다. 전반적인 면담 분위기는 한 대표는 주요 현안에 대해 할 말을 했고, 윤 대통령은 경청을 했다는 것으로 좁혀진다. 당정 갈등의 분수령이 될 듯 했던 이번 면담에서 담판을 짓기 보다 한 대표의 입장을 대우해주는 동시에 윤 대통령도 즉답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으면서 양측 모두 일정 수준의 선을 지켰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당정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것이 인식을 같이 한 것이 주목해야 한다"면서 "한 대표도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면 안 된다고 인식하고 있고 윤 대통령도 여당과 함께 해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로가 다른 인식에 대한 접점을 모색해야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면서 "서로간의 인식차를 부각시키기 보다 인식차를 좁혀가는 과정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가 악화된 민심과 여론 상황을 전하면서 과감한 인적쇄신 필요성과 김 여사 이슈 해소 관련 대통령실 인적쇄신·김 여사 대외활동 중단·의혹 사항 설명 및 해소,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등을 요청한 것에 당장 수용보다 일부 접점을 찾아가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속 단일대오 유지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시간 보다 늦게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만나 정국 이슈를 비롯해 주요 민생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한동훈 대표와 악수한 뒤 10여 분 동안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 근처까지 산책을 함께 했다. 산책을 마친 뒤 파인그라스 내부로 이동해 자리에 앉으면서 윤 대통령은 "우리 한동훈 대표…"라고 말하면서 친근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면담에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착석한 가운데, 이날 차담 메뉴로 윤 대통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동훈 대표는 제로 콜라를 마셨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동훈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 콜라 준비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파인그라스에 가기 전 잔디마당을 산책하고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면서 "파인그라스에 들어가고 나올때 두분의 표정이 좋았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등을 토닥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0-21 21:43:39최근 대내외적으로 불고 있는 반도체 한파속에서 당정간 갈등 국면으로 인해 반도체특별법이 표류하고 있다. 이에 한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걸출한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만큼 정부·여당이 신속하게 나서 반도체 시장 지원을 위한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반도체 관련 기업에 대한 현금 보조금 지급 입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직접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관련 법안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관련 법안 입법화 지연의 배경으로 김건희여사 의혹 등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간 갈등이 지목된다. 당초 반도체 보조금은 윤 대통령이 올해 5월 발표한 반도체 종합지원책 마련 과정에서 검토됐지만 재정난 우려 등을 이유로 반려됐다. 정부로선 천문학적인 액수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일본과 겨룰 만한 규모의 보조금 마련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계에선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았고, 삼성전자 대표를 역임했던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국회 입성이후 6월에 입법을 추진했다. 해당 법안의 골자는 다양한 반도체 산업 진흥책을 담은 특별법안인데, 핵심은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다. 지난 8월 초에는, 한 대표가 직접 나서 정부와 협의를 거쳐 당론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하지만 두 달이 넘은 현재까지 반도체 특별법안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가 재정 건전성 훼손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데다 직전 경제부총리를 지낸 추경호 원내대표가 당론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지 않고 있어서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기재부는 대규모 재정이 들어가고 기업에 현금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대통령실은 자세한 내용을 살피지 않고 덮어놓고 부정적"이라며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한 대표가 약하다고 여겨지니까 정부도, 추 원내대표도, 한 대표가 힘을 실은 사안들은 뒤로 미루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재정 부담 완화를 들어 보조금 대상을 중소기업으로 제한하는 등 대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특별법 처리가 우선순위 정책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여야 모두 반도체 보조금을 주장하는 걸 알지만, 대통령실과 정부에서 논의한 적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관계 정부부처는 대통령실과 여당간 갈등 국면에 난감한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반도체 보조금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터라 더욱 곤혹스러워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다양한 현안을 둘러싼 갈등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어야 반도체 특별법안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0-17 18:38:25[파이낸셜뉴스] 집권 여당을 이끄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과 차별화를 꾀하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당정갈등이 '봉합'이 아닌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마다 한동훈 대표가 이슈를 만들어 덮으면서, 당정간 시너지 보다는 자칫 공멸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에 대한 대응에 있어 대통령실을 향해 경고성 취지의 메시지를 날린 한 대표가 현 정권에 맞서는 모양새를 본격적으로 취하면서 한 대표의 차별화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원외 당협위원장 90여명과 오찬을 함께했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원외 위원장 연수에도 참석했다. 한 대표는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비공개 자유토론에서 김 여사 이슈에 대해 "민심에 따라 행동하겠다"면서 '선택해야 할 때가 오면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실과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한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윤 대통령의 순방 시기에 맞춰 구체화되고 있다. 필리핀과 싱가포르 국빈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필리핀에서 원전 건설 사업 참여 타진을 비롯해 필리핀의 여러 대규모 사업들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여건을 조성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펼쳤고, 싱가포르에서도 에너지 공급망 구축·첨단기술 협력 등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한 대표는 윤 대통령 순방 출국 행사에 불참하는 것을 시작으로, 친한동훈계 의원들과 만찬을 가진데 이어 국감 시작일에 원외 인사들까지 접촉하면서 세(勢) 규합 이슈를 띄워 윤 대통령 순방 이슈를 희석시켰다. 한 대표는 앞서 윤 대통령의 체코 원전 순방 직후엔 독대 공개 요청 이슈를 띄우면서 순방 성과 보다 자신의 독대 신청 논란으로 존재감을 키우기도 했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한 대표는 이번엔 아예 대통령의 순방이 시작할 때 부터 파투를 내려고 작정한 듯 하다"면서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윤 대통령의 순방 보다 한 대표가 대통령에게 어떻게 하는지를 더 관심있게 보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한 대표의 행보를 놓고 여권 내에선 주요 현안 마다 본인의 목소리를 더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경우, 여론을 명분으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향후 당정갈등의 진폭이 더욱 넓혀질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정감사에 돌입한 현 시점에 거대야당의 총공세에 대응할 단일대오가 깨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 조급해하는 마음에 국감과 공격사주 의혹이 맞물린 현 시점을 타이밍으로 잡은 듯 하다"면서 "여당과 대통령실이 대립하면 최악의 경우 공멸할 수 있어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준혁 기자
2024-10-08 16:45:17[파이낸셜뉴스] 국회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거대 야당이 김건희 여사를 고리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집권 여당이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정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현재의 시점에 조그만한 틈이라도 생기면 거대 야당의 압박을 견딜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별도 세력화가 당정의 틈을 더욱 벌릴 수 있는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한 대표가 앉은 헤드테이블에는 시도당 위원장들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한 대표를 향해 "당정갈등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당협위원장들까지 나서 당정갈등 자제를 요구한 것은 국감 시즌에 예고된 거대 야당의 집중 공세에 여당이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이번 국감에서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추궁하겠다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를 발족시켜 국감 이후에도 고삐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거대 야당의 총공세에 힘이 부칠 수 밖에 없는 소수 여당은 당정이 단일대오로 뭉쳐 버티는 방법 외에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한 대표가 전날 취임 후 처음으로 친한계 의원들과 원외 인사 등 20여명을 모아 만찬 자리를 갖자 온갖 해석을 낳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거대 야당의 거듭된 압박에 정국이 요동치면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 의원들 가운데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친윤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어제 한동훈 대표가 여러 국회의원들과 회동한 것도 앞으로 어느 정도 의미가 있을지는 지금 상태에서는 알 수가 없지만 이제 여러 가지 방향성이 또 새로 생길 수 있지 않나"라며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의 가능성을 볼 수가 있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에서 세일즈 외교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당정갈등을 부각시킬 재료가 될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대통령실이 이처럼 신중한 반응으로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시기적으로 지금의 한 대표 행보가 부적절했다는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과거 체코 원전 순방 직후 공개적인 독대 요청으로 당정 대립각만 부각됐던 사례를 잘 알고 있을 한 대표가 현 시점에서 다시 세규합에 나서는 모양새가 다분히 의도된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언론 플레이에 능한 한 대표가 현 시점에서 보이는 행보는 다분히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신호로 보인다"면서 "국감을 앞두고 단일대오가 시급한 때에 여당 대표가 세 규합에만 나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김학재 기자
2024-10-07 16:5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