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대한민국 그림책상’을 신설해 수상작 총 8편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대한민국 그림책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수 그림책을 선정하고 해외 수출까지 통합 지원해 한국 그림책의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지난 8월 접수를 시작해 총 609편의 작품이 응모됐으며, 전문가 심사를 거쳐 문체부 장관상 2편과 출판진흥원장상 6편 등 총 8편이 선정됐다. 올해 대상은 픽션 작품인 '사라진 저녁'(권정민, 창비)과 논픽션 작품인 '줄타기 한판'(민하, 글로연)이 선정돼 문체부 장관상을 받는다. '사라진 저녁'은 모든 음식이 손쉽게 배달되는 시대에 식당에서 요리할 시간이 없어 살아있는 돼지를 아파트에 배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시각적인 연출과 우스꽝스러운 유머로 작가의 시대적인 통찰과 예술성, 문학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줄타기 한판'은 줄타기의 선을 이용한 ‘종합예술 그림책’으로, 전통적인 예술과 음악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그래픽과 독자의 능동적인 참여를 극대화한 부분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내가 예쁘다고?'(황인찬·이명애, 도서출판 봄볕), '메피스토'(루리, 비룡소), '무등이왓에 부는 바람'(김영화, 이야기꽃), '옥춘당'(고정순, 길벗어린이), '호랑이 생일날이렷다'(강혜숙, 우리학교) 등 5편이 특별상, '고롱고롱 하우스'(조신애, 사계절)가 신인상을 받는다.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시상식은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2-04 15:29:27[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권위와 전문성을 갖춘 ‘대한민국 그림책상’을 신설해 국내 그림책 작가와 작품의 국내외 인지도를 높이고 수출까지 통합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문체부는 최근 국내 그림책 작가의 주요 국제상 수상과 수출 성과 등 K-그림책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그 명성에 걸맞은 국내 그림책상을 신설하고 수출통합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실제로 국내 이수지 작가가 202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백희나 작가가 2020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상’을 수상하며 그림책 시장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대한민국 그림책상’은 상금 총 1억원으로 8편을 선정한다. 대상 2편에는 각 문체부 장관상과 상금 1500만원, 특별상 5편에는 각 출판진흥원장상과 상금 700만원, 신인상 1편에는 700만원을 수여한다. 또 작가에게 주어지는 상금 외에도 수상작 출판사에 별도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대한민국 그림책상’에 응모하고자 하는 작가와 출판사는 오는 9월 20일까지 ‘대한민국 그림책상 접수시스템'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접수 대상 도서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6월 말까지 초판 발행된 국내 창작 그림책이다. 수상작은 공정한 전문가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말에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수상작에 대해서는 해외 마케팅과 수출 지원이 동시에 이뤄진다. 문체부는 출판수출통합플랫폼과 영문 웹진 '케이북 트렌드'를 통해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고, 해외 저작권마켓 참가, 초록·샘플 번역 등 출판진흥원의 해외진출 지원사업과 연계해 수출을 뒷받침한다. 수상작 글·그림 작가에게는 창작자로서의 명예와 권위를 부여하고, 출판사에겐 해외 진출을 위한 디딤돌로써 그림책 창작과 출간을 위한 안정적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8-22 09:30:59문화체육관광부는 유럽 권역 최초로 오는 26~30일 프랑스 파리 브롱냐르 궁에서 '2024 프랑스 케이-박람회'를 관계부처 합동으로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케이-박람회'는 관계부처 간 협업을 통해 케이-콘텐츠와 농식품, 수산 식품, 소비재 등 연관 산업의 유망 제품과 서비스의 동반 수출을 지원하는 한류 종합행사다. 그동안 베트남과 태국 등 아시아 권역에서 박람회를 열어왔으나 올해는 3년차를 맞아 처음으로 유럽 권역으로 행사를 확대했다. 이번 박람회에는 문체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무역협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참여한다. 또 국내 콘텐츠 연관 산업 기업 90개사, 해외 구매자 70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케이-콘텐츠 연관 산업 제품의 전시, 체험, 공연 등을 지원하는 기업·소비자 거래 행사(26~27일), 국내 기업과 해외 구매자의 수출 상담을 지원하는 기업 간 거래 행사(29~30일)를 진행한다. 기업·소비자 거래 행사는 서울에서의 하루를 소재로 아침부터 밤까지 한국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미용(뷰티)·생활양식(라이프스타일), 패션, 애니·캐릭터, 케이팝, 케이북, 드라마·웹툰, 게임, 음식(푸드) 등 총 13개 전시·체험관을 운영하고, 콘텐츠 산업의 확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지식재산(IP)과 연관 산업 제품을 알린다. 디앤씨미디어의 웹소설 원작 IP에서 세계적인 게임으로 탈바꿈한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기획관과 케이팝 그룹 '몬스타엑스' 민혁의 그림을 전시하는 아트관도 마련된다. '케이-스테이지'에서는 농·수산 식품을 활용한 요리쇼와 케이-미용(뷰티) 시연회 등을 연다. 농식품부와 해수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라면과 간편 소스류, 김, 참치, 어육소시지 등 프랑스에서 인기 있는 식품으로 조성한 '케이-푸드관'을, 산업부(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미용, 소비재 품목을 소개하는 '케이-뷰티·라이프스타일관'을 운영한다. 아울러 26일에는 케이-드라마 삽입곡(OST) 온라인 콘서트 '온 더 케이:디'와 융합 패션쇼 '와이스리케이 코레', '더 글로리'와 '눈물의 여왕'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배우 박성훈의 팬미팅이 열린다. 이어 27일에는 '몬스타엑스' 민혁의 팬미팅, '스트릿 우먼 파이터' 준우승을 차지한 댄스팀 'HOOK(훅)'과 케이팝 본선 우승자의 합동 공연이 펼쳐진다. 행사장 2층에는 한류 팬들이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케이-라운지'를 조성해 랜덤플레이 댄스, 케이-드라마 OST 맞추기 게임 등 시간대별 행사를 열고, 네 컷 즉석 사진관을 상설 운영한다. 또한 한글의 달을 맞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박물관 브랜드 상품 '뮷즈(MU:DS)', 방탄소년단(BTS) 협업으로 한정 출시된 백자 달항아리와 반가사유상 작은 모형(미니어처) 등도 선보인다. 기업 간 수출상담회에는 캐리소프트와 테이크원컴퍼니, 케나즈, 하플리 등 국내 콘텐츠 기업 25개사를 비롯해 식품 기업 휴먼웰과 창억, 미용 기업 코리아비앤씨, 생활제품 기업 서스테이너블랩 등 연관 산업 기업 25개사가 무역협회 협조로 참가한다. 상담회 현장에서는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전역의 구매자들이 참여해 한국 기업과 1대 1 사업 상담, 교류 행사 등을 진행한다. 사전 교류 행사인 네트워킹 데이도 29일에 마련된다. 이외에 한국 출판콘텐츠를 알리기 위한 '케이북 전시관'도 조성한다.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수상작과 '글 없는 그림책' 등 한국 그림책 총 59종, 프랑스에 번역 출간된 한국 문학 작품 총 36종 등 그림책·문학·웹소설 총 100여 종을 소개하고 강혜숙, 김언수 등 4명 작가를 초청해 강연·대담을 연다. 특히 한국인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쾌거를 기념하고자 프랑스 번역 출간작인 '흰',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 작가 작품 5종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재현 문체부 국제문화정책관은 "유럽에서 'K-박람회'를 처음 개최하는 만큼 전시·공연부터 수출 상담까지 기업과 소비자 행사, 기업 간 행사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 한류 행사를 준비했다"며 "문체부는 케이-콘텐츠와 연관 산업이 세계 시장에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22 07:16:07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61회 볼로냐아동도서전’에 참가해 한국 작가와 아동문학의 매력을 세계에 알린다. ‘볼로냐아동도서전’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 저작권 거래 전문시장이다. 매년 전 세계 90여개국 1400여개 이상의 출판사와 5000여명의 출판인, 작가, 삽화가(일러스트레이터), 아동 및 교육 관계자들이 참가해 국제 출판 최신 정보를 교류하고 도서 해외 출판·번역 저작권을 거래한다. 한국은 올해 이탈리아와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선포한 ‘2024-2025 한·이탈리아 상호 문화교류의 해’를 맞아 참가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한국전시관’ 공간을 지난해 96㎡에서 224㎡로 확대하고 ‘작가홍보관’과 ‘수출상담관’으로 나눠 운영한다. 이번 도서전에서 소개하는 아동작가 수도 지난해 6인에서 올해 18인으로 늘렸다. 작가홍보관에서는 한국 아동작가와 대표작을 소개하고 우리 작가들이 해외 독자 및 출판 관계자들과 만나 그림책에 담긴 이야기를 깊이 있게 나누는 시간을 마련한다. 먼저, 강한·경혜원·김동수·김민우·김상근·김지안·김지윤·노인경·소윤경·신혜진·오세나·이명애·이소영·이지현·전승배 등 한국 아동작가 15인을 소개하고 대표작 67종을 전시한다. ‘2023 대한민국 그림책상’ 대상 수상작인 '사라진 저녁'(권정민, 창비)과 '줄타기 한판'(민하, 글로연) 등 총 8종도 만나볼 수 있다. 경혜원·김상근·김지안·노인경·오세나·이금이 작가 6인은 직접 북토크와 체험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수출상담관에서는 이금이 작가를 비롯해 올해 ‘볼로냐 라가치상’ 우수상을 받은 최연주, 서현 작가 등 3인의 대표작을 알리고 2019년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황금사과상 수상작인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명수정, 글로연)와 2024년 볼로냐 라가치상 우수상 수상작인 '모 이야기'(최연주, 엣눈북스) 등 국내 36개 출판사가 위탁한 도서 100종에 대한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올해는 한국 아동문학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효과적인 수출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사전 준비와 전문가 배치에 힘썼다. 행사 전 출판사 및 도서 정보가 수록된 영문초록 소개집(디렉토리북)을 해외 구매자들에게 미리 배포해 출판사와 구매자를 사전 연계한 후 현장 상담을 진행한다. 또 출판 수출 경험이 많은 수출 전문 통역 인력을 배치해 프로모션을 돕는다. 한편, 한국 그림책은 2004년 ‘볼로냐 라가치상’ 첫 입상을 시작으로 거의 매년 수상작을 배출했다. 올해도 △오페라 프리마 부문에서 '모 이야기'(최연주, 엣눈북스) △만화 부문에서 '달리다 보면'(김지안, 웅진주니어)과 '호랭떡집'(서현, 사계절) 등 총 3편이 우수상을 받는다. 수상작을 비롯한 작가의 대표작들은 이번 ‘한국전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 그림책과 작가의 국제적 위상이 계속 높아짐에 따라 문체부는 K그림책의 세계화를 위해 올해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쳐나간다. 프랑스, 이탈리아, 멕시코의 현지 거점학교 등에 한국 그림책을 보급하고, 다양한 독서·독후 축제 활동 기반의 ‘잇다 프로젝트’로 작품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 또 온라인 플랫폼인 ‘위키피디아’와 유튜브에 한국 작가를 알리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국제 아동문학상 출품 및 국제총회 참석 등으로 국제 연계망을 확장한다. 김용섭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한국 그림책이 뛰어난 예술성과 독창성으로 해외 유명 아동문학상을 휩쓸고 저작권 수출에서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만큼, 한국 아동 콘텐츠가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독자들과 만나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4-04 05:19:061부. 과학연구 어디까지 왔나 4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 고등과학원 이기명 교수 이기명 고등과학원 교수(부원장)가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벨상과 기초과학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잔=김범석 기자 16.5㎡(5평) 규모의 아담한 연구실은 상상했던 과학자의 일터 그대로였다. 과학자의 책상 위에는 각종 연구서적과 메모지들이 수북했다. 어지럽지만 나름의 질서를 갖춘 듯이 보였다. 한쪽 벽면을 장식한 대형 칠판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공식들로 빼곡했다. 마치 지구와 멀리 떨어진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 착각마저 들었다. 물리학자인 50대 중반의 과학자도 자신의 연구실을 닮았는지 정형화된 모습이나 권위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소탈하지만 과학적 열정이 뿜어져 나왔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 KAIST 서울캠퍼스 내 고등과학원에서 만난 이기명 교수(56)의 첫인상은 그랬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언제쯤 과학계에서 노벨상을 탈 수 있을지를 묻자 손사래를 쳤다. 그는 "과학은 '게임'이다. 우리 사회에 새로운 것을 늘 추구하는 게임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을 수록 일류사회가 될 수 있고, 그런 사회적 풍토가 만들어지면 노벨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결국 우리 사회가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려는 인재들이 많아야 기초과학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작년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함께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진동하는 끈'으로 보는 '초끈이론' 전문가로 이 분야의 난제를 푸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교수에게 초끈이론의 과학적 의미와 우리나라 기초과학계의 현주소, 노벨상에 대한 견해 등에 대해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연구분야인 '초끈이론'은 우주의 기원에 대한 연구로 알고 있다. 독자들을 위해 쉽게 설명해달라. ▲초끈이론은 20세기 초반에 발견된 물리학의 2개의 기둥인 양자역학과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중력이론인 일반상대론의 통합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우주의 발전을 이해하는 데는 일반 상대론과 입자물리학이 어느 정도 충분한 이론적인 바탕을 준다. 그러나 빅뱅 우주론에서의 우주의 초기는 매우 짧은 시간에 매우 작은 공간에서 매우 높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이러한 우주 초기 조건은 일반 상대론을 뛰어넘은 양자·중력적인 이론이 필요하다. 이론적으로 일관성을 갖고있는 양자중력이론인 초끈이론으로 초기 우주를 연구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1을 0으로 나누는 건 수학적인 부조리다. 보통은 계산을 포기하는 게 가장 쉽지만 과학자는 어떻게든 계속 가보는 거다. 그런 논리에서 우연히 자연을 구성하는 게 소입자가 아니라 끈이라고 가정해 보면 무한대를 없앴을 수 있다는 것이 초끈이론의 기초다. 결국 우주의 구성은 입자가 아닌 바이올린 현처럼 탄력성이 있는 끈으로 구성돼 있고, 끈들이 움직이면서 다양한 형태를 이룬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5년 새 상당한 진보가 있었던 초끈이론의 핵심인 M2면체와 M5면체 이론을 발전시키는 데 한국 과학자들이 기여했다. ■약력 △56세 △서울대 물리학과 학사 △미국 컬럼비아대 물리학 석·박사 △컬럼비아대 물리학과 조·부교수 △서울대 물리학과 부교수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 △고등과학원 부원장 ―한국의 기초과학이 뒤처졌다고 지적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우선 과학의 발전에 근본인 '상상에 의한 문제 발견과 해결'의 경험과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과학의 발전은 천재적 영감이 아닌 끊임없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이론과 실험적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애를 써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영감도 떠오르고 갑자기 새로운 방향이 보이는 것이다. 서양은 300~400년간 이런 사고논리를 추구하면서 엄청난 발전을 이뤘다. 또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연구 인프라도 아직 부족하다. 연구시간과 연구비를 충분히 지원하는 교육기관이나 기업의 수가 너무 적다. 이와 함께 기초과학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연구가들이 대부분 이공계를 떠나 사회의 전 분야에서 기여를 해야 한다. 해외 선진국은 과학자의 20% 정도만 과학계에 남고, 나머지는 사회에 진출한다. 네덜란드의 경우도 초끈이론자가 많은데 교수들은 거의 없다. 과학자들이 사회적 리더는 아니지만 국민들이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도록 적극적으로 사회에 동참해 도와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한 국가의 창조적 역량을 키우는 건 과학의 발전만큼 쉬운 방법이 없다. 암기식 사고체계가 아닌 마음 속에 그림을 그리는 이해와 상상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해법과 응용을 찾아가는 과정은 기초과학 발전뿐만 아니고 사회 전반에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과 시기는 어떻게 보는지. ▲기초과학물리학상 등 노벨상보다 훨씬 많은 상금의 과학상들이 최근 제정됐다. 그런 면에서 노벨상의 성격도 최근 바뀌는 것 같다. 얼마나 새로운 걸 가지고 게임을 많이 하느냐가 과학경쟁력의 근본이다. 이런 게 쌓이면 경험도 성과도 뒤따른다. 우리 국민들의 세금으로 마음대로 과학적 게임을 추구할 수 있는 연구환경이 마련됐다. 그런 목적에서 고등과학원도 만든 것이다. 우리가 계속 2류로만 살 수는 없다. 일류 게임도 해보고, 그런 과정을 통해 세상을 보는 폭이 넓어지고 깊어지면 노벨상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 과학계는 대부분 응용과학을 중심으로 학자들을 임용하는 경향이 있다. 순수 기초과학에 좀 더 많은 연구직이 생겨야 한다. ―노벨상을 위해 정부와 우리 사회가 기초과학을 위해 추구해야 할 전략이 있다면. ▲노벨상을 목표로 한다는 전제부터가 우리 정부가 잘못된 과학정책을 만들게 하는 오류에 빠지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심오하고 영향력 있는 연구를 목표로 하고 좀 더 많은 연구가들이 활동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야심 있는 젊은 학생들이 기초과학에 참여하고 사회로 회귀할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하다. 이것이 기초과학의 깊이와 크기를 키우는 길이라고 생각된다. ―후배 기초과학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자기자신의 열망과 관점에 충실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가족과 친구, 상사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내면의 목소리를 추구해도 갈길이 멀다. 자신이 원하고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한다. 그리고 비판하고, 관조하면서 자신의 주체가 되는 게 첫걸음이다. 나는 '내가 잘해야 할 이유는 잘 모르지만, 잘 못할 것 같다는 이유는 변명뿐인 것 같다'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모든 문제를 쉽다고 접근하면 답도 쉬워진다. 그리고, 답을 쉽게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노벨상이 한국 과학계에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물론 노벨상을 수상하면 매우 축하할 사건이다. 그러나 수많은 오해와 실수의 시작일 수도 있다. 차분하고 현명하게 다양한 분야를 추구해야 한다. 노벨상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본다. 마치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격'이다. 연구가들은 매일같이 새로운 관점으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금속활자나 한글 등 과거 우수한 발명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하지만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별로 없다.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도 여러 가지 것들을 애써보았고, 몇 가지 주요한 발견들을 누구보다도 먼저 했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정명진 팀장 최갑천 이설영 조윤주 김미희 박세인 고민서 기자
2015-03-31 17:23:24■회사가 탐내는 인재들의 10가지 업무 기술(도리스 매르틴 외/마이다스동아) 자기 계발에도 분야가 있고 또 전문가가 있다. 회사에서 겪는 어려움을 대화법, 보디랭귀지, 업무위임, 돌파력, 스트레스 관리 등 10가지로 분류해놓은 덕에 설득력이 강하고 대안을 실천하기도 쉽다. ‘책상을 깨끗하게 정리하라’ ‘꾸준히 운동하라’ 등의 두루뭉술한 훈계가 너무 뻔하게 느껴진다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뽑은 핵심을 모아놓은 이 책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겠다. 1만3000원 ■개념의 숲(고은/신원문화사)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할 때마다 어김없이 거론되는 민족 시인 고은이 철학 에세이집을 내놓았다. 반복되는 일상을 생각없이 살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세상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마련한다는 소박한 목표 의식을 갖고서다.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그림전 '동사를 그리다'에서 선보인 35점의 그림은 삽화로 활용됐다. 짧은 글과 넓은 여백, 고운 색감의 그림 덕에 어떤 독자라도 부담없이 뚝딱 읽어낼 수 있는 분량이다. 1만2500원 ■시작하라 그들처럼(서광원/흐름출판) 최고경영자(CEO)의 애환을 다룬 베스트셀러 '사장으로 산다는 것'의 저자가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를 담은 책을 내놓았다. 그는 역경에 강한 존재가 되기 위해 '늦었다'는 탄식을 하지말고 또 다른 시작을 위해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으로 막막한 심정일 사장과 직원 모두에게 힘이 될만한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 장마다 작가의 철학과 경험담이 녹아 있다. 1만3000원 ■읽어야 이긴다(신성석/교보문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천하기 힘든 게 독서다. 업무로 바쁜 직장인들에겐 더욱 그렇다. NHN 게임사업부 팀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직장이라는 정글에서 오랫동안 살아 남으려면 독서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당장은 별 차이가 없어보여도 10년, 20년간을 지속한 독서 습관은 인생에 막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밝힌 최고의 자기계발법인 '실용독서' 노하우는 독서를 하기 전 준비 과정, 읽고 난 후 정리법 등으로 나눠 정리돼 있다. 1만2000원 ■달러(엘렌 브라운/AK) 제목은 간결하고 주제는 명확하다. '사악한 화폐의 탄생과 금융 몰락의 진실'이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고 있는 작금의 세계 경제가 어떻게 무너져가고 있는지를 장장 700쪽에 걸쳐 소상하게 설명한다. 미국식 달러의 현실과 민중을 기만하는 경제 정책을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 빗대 설명한 부분은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울림이 크다. 2만5000원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조성식/동아일보사) 김두한, 시라소니, 김태촌, 조양은, 박복만 등 일세를 풍미한 '주먹'들의 삶을 그린 책이 나왔다. '신동아' 기자이자 통일교의 실상을 파헤친 기사로 유명한 저자는 수년간의 현장 취재로 알게 된 정보는 물론 잠입까지 불사하며 보고 들은 것들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불의에 대응한 일선 검사와 주먹들의 대결은 소설보다 더 긴박하고 어지간한 영화만큼 스릴이 넘친다. 1만3000원
2009-01-21 16:12:07“아날로그적 감성을 갖기 위해 그림만큼 좋은 게 없습니다.” 고려대안암병원 영상의학과 김현태 부팀장(50)은 대학에서 방사선과를 공부한 후 고려대병원 방사선과에서 1983년부터 근무했다. 매일 X-레이를 찍던 그였기 때문에 디지털 기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원내에 포스터를 만드는 일 등을 익숙하게 해냈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지난 2002년 갑자기 붓을 잡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벽지 등을 통해 민화를 많이 접했기 때문에 한국화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습니다. 하지만 시작할 만한 용기가 나지 않았지요.” 그는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 동양화반에서 수강하며 한국화를 배웠다. 하지만 이 사실을 집에 알린 건 2년이 더 지난 후였다. 그는 취미로 한국화를 배웠다고 겸손해하지만 실력은 취미 수준을 뛰어넘었다. 배운지 2년 만에 대한민국회회 대상전에서 입선과 특선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서울미술전람회(입선), 충청미술전람회(특선), 인천미술전람회(입선), 신사임당미술대전 한국화(입선) 등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06년과 2007년에는 개인전 ‘평강 김현태 전’도 열었다. 김 부팀장은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시작해도 된다”며 주변사람을 한국화 배우기에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재능이 있어야 입상이 가능한 모양이다. 지난 9월 28일 한국, 중국, 북한 작가들을 초청해 중국 단둥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한 그는 도록에서 우연히 육촌 형을 발견했다고 한다. 알고보니 다른 직업이 있던 그 형도 서예를 시작한 것이다. 김 부팀장은 “직장인의 경우 누구나 육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라며 “운동이든 취미생활이든 육체나 정신을 충전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론 직장인들이 쉽게 시간을 내서 무언가를 배우거나 취미를 갖는 게 쉽지 않다”며 “하지만 용기를 내서 시작하면 더 큰 기쁨이 찾아올 것”이라고 권했다. 김 부팀장은 직장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1주일에 두 번 정도 퇴근 후 시간을 내서 인사동 화실에 가서 그림을 그린다. 그림 주제는 주로 우리나라 ‘산’이다. 북한산, 도봉산 등 자신이 평소 등산하는 산을 담는다. 이처럼 그림은 생활주변과 밀접해야 한다는 게 김 부팀장의 생각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이 한국화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기분이 좋다. 김 부팀장은 “인사동에 가봐도 전시회는 오후 6시에 끝나버린다”며 “직장인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문화 환경을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사진설명=고려대안암병원 영상의학과 김현태 부팀장이 자신의 책상에 걸어놓은 본인의 습작을 설명하고 있다.
2008-11-10 18:05:54문재인 대통령이 14일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제일 먼저 준비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과거의 관성과 통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사고와 담대한 의지로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특단의 고용정책과 기업을 살리기 위한 추가 대책"을 꼽았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상을 코로나 이전(BC·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After Corona)로 구분했다. 문 대통령 역시 코로나 이후, 곧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예전과 같을 수 없다고 확신하는 듯하다. '관성과 통념을 뛰어넘는 사고와 의지'라는 대목도 눈에 확 들어온다. 누구보다 정부 경제관료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문 대통령은 경제대응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현 사태를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한 뒤 4차례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게 좋은 예다. 그에 비하면 정부는 다소 답답한 모습이다. 경제관료 특유의 신중함은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늑장으로 비친다. 코로나19 위기는 책상에서 계산기를 두드릴 단계는 지났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 정부가 왜 천문학적 부양책을 펴겠는가. 금융위기 극복 전력이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움직임도 가볍게 보아선 안 된다. 연준은 제로금리, 무제한 양적완화(QE)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기업이 발행한 투기등급 회사채까지 사주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추락천사(Fallen Angels)로 전락한 포드차, 메이시백화점의 회사채가 수혜 대상이다. 정부 경제팀과 비교하면 오히려 한국은행이 잰걸음이다. 한은은 이미 정부 보증을 전제로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사에 대출할 수 있는 문도 열어놓았다. 하지만 회사채 매입 건은 별다른 진전이 없다. 14일 국내 항공사 노조는 공동 기자회견에서 "더 늦기 전에 항공산업에 대대적 금융지원을 시작해달라"고 호소했다. 환자가 목숨을 잃으면 백약이 무효다. 방역과 마찬가지로 경제도 선제대응이 열쇠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을 다루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딱 한번(3월 27일) 열었을 뿐이다. 이래선 한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기 힘들다. 행여 '관성과 통념'의 틀에 갇힌 것은 아닌지 정부의 맹성을 촉구한다.
2020-04-14 16:5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