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객에게 책임을 전가한다고밖에 볼 수 없고. 지금 와서 이야기하는 것도 사실 황당하죠." 3일 SBS Biz 보도에 따르면 재작년 말 동경주농협에서 한 직원의 실수로 전국 단위 8%짜리 적금을 모집했다가 해지를 읍소했던 일이 있었다. 해당 사태로 이 농협은 지난해 경영위험평가 9등급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적금 가입자들 상대로 또다시 호소문이 올라왔다. 연 8%가 넘는 금리로 판매된 적금의 만기 3년 이상 가입자들은 해지해 달라는 것. 2022년 당시 실수로 비대편 판매를 막지 못해 모인 돈은 약 9천억원으로, 아직 2천억원이 넘는 돈이 남아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좌 7천개 중 해지된 건은 300여 개에 그친다. 해당 농협은 2008년 대규모 부실 대출 이후 중앙회 조치로 합병 직전까지 갔다. 그런데 15년도 되지않아 다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사고 이후 운영시스템을 보완해 운영하고 있고, 해당 농협의 수익력 회복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다른 곳들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만기가 긴 고객들의 해지 없이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역 단위농협의 미숙한 경영실태로 남은 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4-04 14:24:23[파이낸셜뉴스] 연 10.25%의 고금리 정기적금을 판매했던 남해축산농협이 가입 고객에게 '적금을 해지해달라'는 요청을 하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직원 실수로 해당 적금 상품의 비대면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의 이자를 지급하게 됐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농협 측 사정을 고려해 적금을 해지하는 게 맞다고 얘기하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지역농협의 고질적인 신뢰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고 지적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남해축산농협은 이날 오전 고객에게 "고객님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적금) 해지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는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해 적금 10%가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다.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다"면서 "남해군 어르신들의 피땀 흘려 만든 남해축산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문자를 보낸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언급된 적금 상품은 특판으로 판매한 'NH여행적금'이다. 최고 연 10.25%의 고금리를 내세우면서 인기를 끌었다. 다만 대면으로 판매할 예정이었던 상품이 실수로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되고 정보가 공유되면서 1000억원 이상의 예수금이 몰렸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남해축산농협 출자금은 약 73억5300만원, 현금 자산은 3억2900만원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9억1200만원에 불과하다. 이날 또 다른 지역농협인 동경주농협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도 제한 없이 고금리 적금 특판을 모집했다가 5000억원 이상이 모이자 고객에게 가입 취소 전화, 문자를 바쁘게 돌렸다. 문자에서 동경주농협은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우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너무 많은 적금이 가입됐다"면서 "머리 숙여 사죄드리오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 부탁드린다"고 썼다. 동경주농협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자금을 유치할 생각은 없었는데 이를 제한해야 한다는 부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어떻게 알았는지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가 모여 불가피하게 (해지) 안내 문자를 드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부 금융소비자는 "은행 사정을 고려했을 때 해지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은행이 파산하면 그게 더 큰 문제"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단순 실수'라고 볼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남해축산농협 특판 상품에 가입했다는 한 금융소비자는 "가입자들은 농협중앙회 및 지역농협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2-12-07 16:5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