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식품포장재 등에 쓰이는 기체차단 포장용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번 소재 개발을 통해 기존에 쓰이던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 경쟁력에서도 월등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는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곽순종 박사팀이 효성화학㈜ 조성민 사업단장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기체차단성이 우수하면서도 습도에 강하고, 유연성이 우수한 고분자 패키징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공동연구진은 식품포장 뿐 아니라 화장품, 의약품 포장재 및 자동차 연료탱크, 연료파이프, 진공 단열 패널, 매립지의 침출수 포장막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 가능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KIST-효성화학㈜ 공동 특허 출원을 통해 지적재산권을 확보함과 동시에 효성화학㈜으로의 기술이전을 통해 사업화가 진행되고 있다. 조성민 효성화학 사업단장은 "이 기술에 대한 파일롯 단계의 실험 검증은 이미 마친 상태이며 회사측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바로 양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고분자 기반의 포장용 신소재는 2015년 효성화학㈜이 양산화에 성공한 폴리케톤과 에틸렌 비닐 알코올(EVOH)을 혼합 및 변성시키는 기술로 개발됐다. 연구진은 폴리케톤에 EVOH를 30% 가량 소량 혼합했음에도, 순수한 EVOH와 동등한 기체차단성을 지니면서 습도저항성 및 유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된 특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효성화학㈜이 독점 생산하는 폴리케톤을 활용해 순수한 EVOH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IST 곽순종 박사는 "저렴하면서도 식품을 보다 장시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우수한 물성의 식품포장재 기술은 앞으로 다가올 전 세계적 식량 문제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라고 이번 개발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EVOH 필름의 세계 시장규모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이 시장에 대한 폴리케톤 기반 패키징 필름의 시장 진입 및 점진적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EVOH는 외부로부터 산소유입을 막아 햇반 등 즉석식품 포장재에 쓰이는 물질로, 이 역시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소재다. 197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상용화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EVOH는 상용 고분자 중에서 기체차단성이 가장 우수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습도에 약하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고 특히 높은 가격으로 인해 보다 광범위한 제품 적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5-21 11:4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