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로 전환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내로 지상군을 진격시켰다. 전날 러시아 영토에 대한 미사일, 드론 공격을 퍼부은 우크라이나 군이 이제 러시아 영토에서 본격적인 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 여파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해 쿠르스크 지역에 재배치해야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사실상 러시아가 원하는 방식으로 끝내자고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5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지 모른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대대적인 공세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군이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 지역에 침범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 넘는 전쟁 기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로 진격한 적은 없었다. 러시아 국방부, 러시아 수사위원회(RIC), 러시아 아동 옴부즈맨 등은 우크라이나 군이 6일 '대규모 공격'을 개시했다면서 쿠르스크 국경 지대의 러시아 방어망을 돌파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공격을 "대규모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우크라이나가 "미사일을 포함해 다양한 무기로 민간 건물, 주거 건물, 구급차 등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이에 관해 논평하지 않고 있고, 실제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영토에 진격해 거점을 확보했는지, 전략적 목표물들에 손상을 입혔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군이 여전히 러시아 영토에 잔류하는지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했다는 소식은 러시아 측에서 나왔다. 러시아 당국들과 군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 군이 지상과 공중 공격을 통해 국경에서 약 10km 지점에 있는 인구 5000명의 수드자 인근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동영상에서 국경 지대 건물이 파괴되고, 수드자 마을이 포탄을 맞아 손상을 입은 것이 확인됐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우크라이나 군이 마을에 접근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다만 이 동영상 만으로는 우크라이나 군이 마을에 진입했는지, 마을을 장악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CNN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차와 장갑차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군 약 300명이 니콜라예보-다리노와 올레시냐 지역 마을들 인근에 주둔한 러시아 군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초기에는 러시아가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으나 뒤에 "적들이 화재 피해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내용을 수정했다. 국영 RIA 노보스티 통신은 그 뒤 러시아 참모총장 발레리 게라시모프의 말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영토 깊숙이 진입하는 것을 제지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갑작스럽게 러시아 영토 공격에 나선 이유는 불확실하지만 전선 상황을 역전시키고 미 대선 전에 유리한 전황을 만들어내기 위해 과감한 전략 전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8-08 02:54:12[파이낸셜뉴스] 최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러시아와 북한이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안보 협력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국제 군사외교 전문가는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된 북한과 러시아가 안보협력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와 규칙기반 질서 와해하고 새로운 질서 창출을 위해 고강도 협력에 나서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공유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24일 진단했다. 그러면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발언은 북러가 안보협력을 제도화시키고자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지난 21일(현지시각) 러시아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올해 국방부 활동에 관한 해외 무관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북한과 포괄적 안보 협력을 구축했으며 중국·인도와는 전략적 파트너십 과정을 형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다만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은 "동유럽에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활동과 스웨덴과 핀란드의 미국 주도 군사 동맹 가속화는 유럽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대립이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에 대해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 포괄적 안보협력 구축은 ‘포탄-정찰위성’이라는 북러 불법거래를 통해 이미 시작된 바 있고 군사정찰 발사 성공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다"며 "따라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발언은 이를 확인시켜주는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북한과 러시아가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된 것은 모두 규칙을 위반했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핵 비확산레짐을 위반하고 핵무기를 만들어내고 있고, 러시아는 타국의 주권을 힘으로 강탈하면서 국제규칙을 위반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반 센터장은 "규칙위반으로 고립된 북한과 러시아가 이를 돌파하기 위해 선택지는 북러 안보연합이라는 사실이 북러 포괄적 안보협력 구축 발언을 통해서 명확해졌다"며 "이러한 행태가 반복되고 지속되면 어렵게 구축한 규칙기반 질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유진영이 연대를 더 공고히 해야 할 이유는 선거라는 국내정치적 변수가 이러한 연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연대가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2024년은 국제질서 유지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한국도 미적분 수준의 고차방정식에 대비하는 혜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2-24 16:50:26[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반란 이후 약 1주일이 지난 가운데 이번 사태가 체제전복 목적이 아닌 권력다툼의 연장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흔적을 지우면서 체제 강화에 나섰다. 군부 엘리트 vs 신흥재벌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은 소련 붕괴 과정에서 군과 정보기관 출신 부하들의 조력 덕분에 권력을 잡았다. 이들은 푸틴 정권의 정통 엘리트로 현재 '실로비키(제복을 입은 남자들)'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 모두 실로비키에 속한다. 반면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사기 및 성매매 알선 등으로 체포된 전과자 출신이다. 그는 1980년대 요식업을 통해 푸틴과 가까워지면서 신흥재벌(올리가르히)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인정받지 못했다. 그는 2014년 바그너그룹을 세운 뒤 러시아 정규군이 손대기 어려운 일을 도맡으며 자체적인 군대를 키웠고, 쇼이구를 비롯한 실로비키와 대립했다. 프리고진은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곧장 참전해 최전선에서 싸우면서 러시아 정규군과 전공을 다퉜다. 외신들은 그가 이번 전쟁에서 명성을 떨쳐 정치적인 기반을 마련하려 했다고 추정했다. 그의 계획은 지난 1월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이 우크라 작전 총사령관에서 경질되면서 본격적으로 틀어졌다. 그는 2017년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에게 무자비한 폭격을 가해 '아마겟돈 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프리고진과 각별한 사이였다. 6월 29일 CNN에 따르면 수로비킨은 바그너그룹의 VIP회원이기도 했다. 당시 BBC 등 외신들은 수로비킨이 정치적인 이유로 총사령관에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이후 게라시모프가 직접 총사령관 자리에 올랐다. 게라시모프가 지휘하는 정규군은 전선에서 사사건건 바그너그룹과 충돌했다. 프리고진은 정규군이 바그너그룹의 전공을 훔쳐간다고 주장했으며 러시아 국방부가 일부러 탄약을 주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러한 갈등은 우크라 동부 바흐무트 전투에서 극에 달했다. 원치 않았던 모스크바 북진 프리고진을 곱게 보지 않았던 국방부는 마침내 그를 배제하기 위해 지난 6월 10일에 바그너그룹을 포함한 모든 비정규군이 7월 1일까지 국방부와 직접 계약서를 쓰고 참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국방부는 해당 조치가 비정규군의 법적 지위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으로는 바그너그룹 병사들을 직접 통제하여 프리고진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행위였다. 러시아 하원의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국방위원회 위원장은 6월 29일 인테르팍스통신을 통해 바그너그룹만 계약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르타폴로프는 “프리고진에게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바그너그룹이 우크라 '특별군사작전'에 참여할 수 없게 되고, 동시에 정부의 금전적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는 통보가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조직과 돈을 모두 잃게 된 프리고진은 결국 도박을 결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월 28일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프리고진의 원래 계획이 생포와 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프리고진은 6월 24일에 우크라 전선에서 가까운 러시아 로스토프주의 남부 군관구 작전사령부를 급습해 쇼이구와 게라시모프를 생포한 뒤, 러시아 정부를 상대로 개별 계약 조치를 물려달라고 요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해당 계획은 실행 이틀 전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발각됐다. 쇼이구 등은 급히 모스크바로 몸을 피했고 프리고진은 어쩔 수 없이 실행 전날 작전을 바꿔 남부 군관 사령부를 점령한 이후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했다. 프리고진은 정부가 쇼이구 등을 내놓으면 북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반란 당시 2만5000명의 병력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를 따른 병력은 약 5000~8000명 수준으로 애초에 모스크바를 점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푸틴은 체제 전복 목적이 아니라는 프리고진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그를 즉각 반역자로 규정하며 등을 돌렸다. 모스크바 남방 약 200km까지 북진했던 프리고진은 결국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36시간동안 진행한 반란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망명했다. 반란 과정에서 최소 13명의 러시아 정규군 병사가 사망했다. 체제 유지 급한 푸틴 푸틴이 프리고진과 협상에서 약속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푸틴은 반란 다음날 연설에서 바그너그룹 병사들의 안전을 보장한다며 원한다면 프리고진을 따라 벨라루스로 가도 좋다고 말했다. 다만 푸틴은 자신의 권위에 직접 도전한 프리고진은 가만히 두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푸틴은 일단 6월 26일 쇼이구를 비롯한 실로비키들과 회동하며 군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푸틴은 다음날 반란 진압 군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프리고진의 식품업체 콩코드를 언급하고 “콩코드 기업의 소유주는 러시아 군에 음식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연간 800억루블(약 1조2000억원)을 벌었다”고 말했다. 이어 “바그너그룹과 그 수장에 지급된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WSJ 등 외신들은 6월 29일 보도에서 프리고진의 측근이었던 수로비킨이 행방불명이라며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푸틴은 권력 누수를 감추기 위해 적극적인 외부 행사를 진행했다. 푸틴은 6월 28일 러시아 연방 남서부 다게스탄 공화국의 데르벤트를 방문해 직접 관광발전회의를 주재하고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7월 4일 인도에서 열리는 제22회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중국 및 인도 정상들에게 이번 사건을 해명할 예정이다. 러시아 독립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6월 25~6월 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푸틴의 지지율은 반란 전 82%에서 반란 당일 79%로 내려갔다가 다시 82%로 돌아왔다. 반면 프리고진에 대한 지지율은 60%에서 29%로 급락했고 쇼이구의 지지율 역시 60%에서 48%로 추락했다. 세계 각지에서 약 5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바그너그룹의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다. BBC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내 바그너그룹 모병소는 6월 29일 기준으로 여전히 정상 영업 중이었다. 카르타폴로프는 6월 26일 "바그너그룹은 전투력이 강한 부대로 이는 러시아군 인사들을 포함해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을 무장 해제시키고 해산하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우크라에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반란 직후 일부 바그너그룹 병사들이 사용하던 중장비를 반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교부는 바그너그룹이 주둔한 국가에 전화를 돌리며 바그너그룹의 기존 업무를 유지하겠지만 관리 주체가 바뀐다고 통보했다. 루카셴코는 지난 6월 27일 기준으로 프리고진과 일부 바그너그룹 병력이 벨라루스에 진입했다며 버려진 군사기지 한 곳을 주둔지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의 향후 행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루카셴코는 "바그너그룹 지휘관이 와서 우리를 도와준다면 값진 일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에게서 공격과 방어 전술 등 전투 경험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6-30 10:39:02[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용병 집단인 바그너그룹이 군 수뇌부를 제거하겠다며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집권 23년 중 최대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바그너그룹은 러시아 남부의 군 지휘본부가 있는 로스토프를 비롯해 두개 도시를 저항없이 쉽게 점령했으며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 등 군수뇌부를 목표로 모스크바로 병력을 보내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바그너그룹을 진압할 것을 군에 지시했다. 러시아 당국은 프리고진을 반란 혐의로 구속령을 내렸으며 러시아군은 병력을 검문소를 설치고 모스크바 방어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프리고진을 직접 실명으로 거론하지 않았으며 용병들의 움직임에 대해 범죄이자 군사 반란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는 1917 러시아 혁명같은 일이 되풀이 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 시민과 국가를 위협으로부터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하지 않고 러시아 군부를 질타했다. 프리고진은 방탄조끼를 입고 로스토프의 군본부에 들어가 바그너 용병들이 러시아군 헬기 3대를 격추시켰다며 “만약 당신들이 보낸다면 모두 격추시킬 것”이라고 했다. 프리고진은 “우리는 러시아를 살리고 있다”며 쇼이구 국방장관과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자신을 만나줄때까지 로스토프를 계속 장악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푸틴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서는 바그너그룹은 "배신자가 아닌 진정한 러시아의 애국자들"이라고 대응했다. 프리고진은 용병들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의 명령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군이 지난 23일 로스토프에서 바그너 용병들 상당수를 공습으로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거짓 구실로 일으킨 것으로 군당국에서는 전선에서 사망한 전사자 수를 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이 먼저 정의를 찾은 후 러시아 전체의 정의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긴장에 대해 크렘린궁 연설문 작성자로 근무했던 압바스 갈랴모프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것은 역사적인 것으로 푸틴에게는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유럽 국가의 한 고위 정보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정확한 상황을 파악 중이나 “시간은 푸틴에게 유리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 정보 전문가는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푸틴이 장악을 하기 힘들어질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내부 충돌이 일어나면 나머지 세계는 덜 위험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무장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체첸 반군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프리고진을 배신자라며 바그너그룹을 격퇴하기 위해 병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모스크바 시내에 병력이 배치되고 있으며 테러 방지 조치에 들어가면서 공공 행사들이 취소되고 도로에 검문소가 설치됐다고 보도했다. 또 인터넷 내용들이 추적되고 있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보안도 강화되고 있다. 24일부터 러시아 도시의 바그너 모병소 현수막들이 제거되고 있다. 바그너그룹은 전직 특수부대원을 포함해 러시아군 출신들도 다수 있으며 사면을 조건으로 수감자들도 모집했다. 이들은 자체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군기가 매우 강하고 탈영자나 배신자들은 망치로 때려 처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그너그룹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 반도를 비롯해 시리아와 리비아,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지원해왔다. WSJ는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 곳곳에 바그너 용병 모집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인기있고 권력있는 사람 중 한명으로 떠오르기 위해 노력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4 20:52:06[파이낸셜뉴스]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그룹 수장과 러사아 군부와의 갈등으로 러시아에서 내전 발생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상황이 불확실해지고 있다.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 대원들은 수도 모스크바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러시아군과의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의 면담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프리고진은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최고참모장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고전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해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프리고진에 대한 군 반란 혐의 수사에 들어갔다.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에서 바그너 용병들이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했다며 “거의 틀림없이 모스크바로 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점령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영국 국방부에 따르면 이곳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휘하는 본부가 위치해 있다. 바그너 그룹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북쪽으로 600km 떨어진 보로네즈의 군 시설도 장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로네즈는 모스크바로부터 남쪽으로 약 482km 떨어져 있다. 프리고진의 지휘하에는 병력 2만5000명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수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전투에 참가한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들어 프리고진은 바그너 용병들을 로스포트와 벨고로드 등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도시들로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BBC방송은 바그너 용병들이 모스크바로부터 먼 곳에 대부분 배치돼 있으며 특수 대테러 조직들이 배치된 지역들을 통과해야 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24일 바그너 차량들이 보로네즈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았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왔다. 현재 프리고진과 러시아 국방부는 서로의 병력에게 이탈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어떠한 결과가 있을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서 내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는 경찰과 군 병력이 배치돼 검문이 강화되고 있으나 차분함도 유지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4 19:04:50[파이낸셜뉴스] 24일(이하 현지시간) 군 지휘부 처벌을 요구하며 러시아군에 반기를 든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반역” 선언에 반박했다. 그는 바그너그룹이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라며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프리고진은 24일 푸틴의 TV연설 직후 텔레그램을 통해 "대통령이 반역과 관련해서 깊이 착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싸워왔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며 "아무도 대통령이나 연방보안국(FSB) 등 비슷한 어떤 이들의 요구에 따라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기 등의 혐의로 젊은 시절 교도소를 전전하던 프리고진은 1980년대 들어 외식 사업을 하며 푸틴과 연을 맺어 최측근 인물로 급부상했다. 그는 2014년에 특수부대 전역자 등을 모아 바그너그룹을 창설했으며, 여러 개발도상국의 친러 정권을 돕기 위해 러시아 정규군이 손대기 어려운 작업을 도맡았다. 그는 바그너그룹 운영 과정에서 학살 및 고문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프리고진은 이날 성명에서 러시아 당국이 과거 바그너그룹이 전투를 벌였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금을 횡령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탄약 공급을 중단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조국이 더 이상 부패와 거짓말, 관료주의와 함께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바그너그룹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과 함께 전선에 투입되어 정규군보다 우수한 전과를 거뒀다. 프리고진은 이 과정에서 정규군 지휘부와 갈등을 빚었고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바그너그룹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최근 우크라 동부에서 전투 중 제대로 탄약을 받지 못했다며 지휘부를 비난했다. 이후 러시아군 지휘부는 바그너그룹을 직접 통제하려 시도했다. 프리고진은 23일에 러시아군이 상부 지시로 바그너 병사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 쇼이구 등을 응징하겠다고 선언하고 러시아 본토로 바그너 병사들을 돌렸다. 푸틴은 24일 연설에서 바그너그룹이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고 규정했다. 이어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다.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푸틴은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며 프리고진을 비난했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에 진입한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부가 쇼이구 등을 내놓지 않으면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같은날 발표에서 바그너그룹의 병력이 이미 북상을 시작해 모스크바 남방 500km 떨어진 보로네시에 닿았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6-24 19:01:27[파이낸셜뉴스] 반란 혐의를 받고 있는 러시아 용병 집단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군부를 제거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수장은 군사 쿠데타가 아님을 강조했다. 23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은 공개한 동영상과 녹취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는 바그너 용병 대원들에게 로켓 공격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쇼이구를 군사 반란으로 제거하겠다며 러시아 정규 육군이 방어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로켓 공격 지시 사실을 부인했다. 프리고진은 “이것은 군사 쿠데타가 아니고 정의를 위한 행진”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산하 전국 대테러 위원회는 바그너를 군 반란 선동 혐의로 수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FSB는 바그너 용병들에게 프리고진을 체포할 것과 범죄와 반역 지시들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모스크바의 정부 건물과 교통 등 주요 시설에는 경찰과 군병력이 배치돼 경비가 강화됐다. ■프리고진, 왜 러시아 군부에 불만 생겼나? 프리고진은 지난 1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점령은 바그너 용병들의 전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가 자신들의 공로라며 훔쳐갔다고 주장하면서 군부와의 갈등이 시작됐다. 그는 또 바흐무트 점령을 위해 탄약이 필요했으나 러시아 군부가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하면서 철수까지 위협했다. 이어 탄약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가진 용병들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을 모욕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특히 프리고진은 쇼이구 국방장관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러시아 군 지도부가 무능하다고 질타했다. 한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따라붙을 정도로 긴밀했던 기업인이었던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과를 거의 매일 선전하면서 이름값을 높여왔으며 이것도 러시아 군부를 자극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6-24 17:13:20[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전선에서 싸워왔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군부와 갈등 끝에 군사를 돌려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고 있다.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군 지휘부가 목표라며 쿠데타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조국을 배반했다고 선언했다. 모스크바 남방 500km 까지 북상 프리고진은 이날 바그너그룹의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주도인 로스토프나도누에 진입했다며 "비행장을 포함한 시의 군사 시설을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토프주는 우크라와 국경을 접한 지역으로 특히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군 남부 군관구의 작전사령부가 위치한 곳이다. 프리고진은 같은날 새벽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참모총장이 바그너그룹을 파괴하려 했다며 이들을 징벌하기 위해 군사를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로스토프나도누를 장악한 이후 쇼이구와 게라시모프가 직접 오지 않으면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예고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은 이미 수도 모스크바를 향해 북상 중이다. 바그너그룹은 이날 로스토프주 북쪽의 보로네시주에 진입했으며 주도 보로네시의 군사 시설을 장악했다. 보로네시는 모스크바에서 약 500km 떨어진 곳이다. 영국 국방부는 같은날 트위터를 통해 "더 많은 바그너 부대가 보로네시주를 지나 북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모스크바에 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최소 2개 지역에 진입했다"며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거의 확실히 우크라에서의 러시아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본부를 비롯한 핵심 군사기지를 장악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바그너그룹의 빠른 진격 속도에 러시아 정규군 일부가 "바그너를 묵인하며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푸틴 "과도한 야망으로 조국 배반" 푸틴은 이날 TV연설에서 바그너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며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다.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로스토프나도누에 대해 "행정기구 작동이 실질적으로 중단됐다. 상황이 어렵다"며 "상황 안정을 위해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연설에서 프리고진이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며 "조국과 국민이야말로 바그너그룹의 군인들과 지휘관들이 우리 군과 나란히 싸우고 죽어간 목표"라고 비판했다. 그는 "속임수나 위협으로 인해 범죄적 모험에 휘말리고 무장반란이라는 중대 범죄의 길로 내몰린 이들에게도 호소한다"며 "지금은 전체 군의 단결이 필요한 때다.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프리고진에게 체포령을 내리는 동시에 수도 모크바와 주변 모스크바주, 보로네시주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 성명을 내고 바그너그룹 전투원들을 설득했다. 국방부는 "프리고진이 당신들을 속여 범죄 위험에 끌어들였다"며 국방부 또는 법집행기관에 연락을 취하면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란 성공 가능성 작아, 경과 주목 이달부터 러시아를 상대로 반격을 가하는 우크라는 이번 사태에 긴장하고 있다. 우크라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24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엘리트들 사이의 분열이 너무 명백해 모든 것이 해결된 양 가장해도 소용없을 것"이라며 "프리고진 또는 반(反)프리고진 집단 중 누군가는 반드시 패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에서는 모든 것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부터 현재 상황을 브리핑 받았다고 알려졌다. 애덤 호지 NSC 대변인은 "우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진행 상황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연이어 이번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영국 외무부는 불안정한 상황이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면서 여행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관련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며 "프리고진이 엄청나게 오산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푸틴이 군 지도부 해체와 관련해 군 지도부의 편을 들었으며 다른 고위 장교들도 프리고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바그너그룹에 가장 우호적인 군 인사로 꼽히는 세르게이 수로비킨 육군 대장은 이미 바그너그룹 인사들에게 프리고진을 따르지 말라고 요구했다. 영국 국방부는 24일 트윗에서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러시아 보안군, 특히 국가방위군의 충성심이 이번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열쇠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근래 러시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6-24 17:04:20[파이낸셜뉴스] 러시아 국방부를 겨냥해 무장 반란을 일으킨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군 본부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영상을 공개하고 "우리는 군 본부 안에 있으며 현재 시각 오전 7시30분"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비행장을 포함한 로스토프나도누의 군사 시설이 우리 통제하에 있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오지 않으면 로스토프나도누를 봉쇄하고 모스크바로 진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행동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해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앞선 텔레그램 음성 메시지에서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를 처벌하길 원할 뿐이라며 러시아 정규군에 자신들을 막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06-24 14:31:02[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악재가 잇따르면서 곤경에 빠져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을 담당했던 용병그룹 바그너 창업자 예프게니 프리고진이 5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오는 10일 바크무트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전날 동영상에서 러시아 국방부와 군관계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한데 이어 이날 아예 병력 철수를 선언했다. 프리고진은 동영상에서 바크무트 전선에 투입된 용병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누군가의 아들들”이라면서 “너희 망할 놈들이 우리에게 탄약을 주지 않았다. 비겁한 네놈들은 지옥에서 너희들의 내장을 먹어 치우게 될 것”이라고 저주했다. 그는 욕설로 도배된 성명에서 러시아 군 지휘부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불과 지난 48시간 동안 온갖 악재에 노출됐다. 현재 자작극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모스크바 드론 공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핵심인 용병업체 바그너의 철수 선언 등 악재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프리고진의 철수 선언은 무엇보다 심각한 악재다. 그는 오는 10일 바크무트에서 철수하겠다면서 어떤 조건도 달지 않았다. 뭘 어떻게 해주면 철수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아예 빠져 있었다. 프리고진은 그날 철수가 이뤄진다고 못박았다. 그는 충분한 포병 지원도 없이 탄약도 다 떨어진 자신의 용병들이 전투를 거부했다면서 이들이 철수해 자신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가 나치 독일에 승전한 것을 기념하는 오는 9일 전승기념일 직후 병력이 철수한다고 선언했다. 프리고진은 바그너 용병들이 애국자들이기 때문에 전승기념일을 기념하고 난 뒤에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그의 이 같은 선언이 더 많은 지원, 권력, 또는 돈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 카드인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바그너 용병 시신들 앞에서 성명을 발표했으며 병사들을 제대로 훈련시키지도, 그들에게 적절한 장비도 지급하지 못한 채 전선으로 내몰았다고 후회했다. 바그너 용병들은 현재 전략적 중요성이 낮은 바크무트 전선의 약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바크무트는 그러나 러시아가 지난해 이 도시 점령을 핵심 목표로 내세우면서 상징성이 크게 높아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이곳에서 혈전을 벌여 지금까지 각각 수천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비록 프리고진이 철수를 선언했지만 철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철수작전 자체가 위험하고 복잡한데다 러시아군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 않는 이상 무턱대고 철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철수 중에 공격을 받으면 궤멸할 수도 있다. 한편 프리고진은 4일 동영상에서 필요한 탄약의 70%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쇼이구, 게라시모프, 탄약은…어디 있냐?”고 한탄했다. 쇼이구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게라시모프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합참의장을 가리킨다. 그는 자신의 뒤에 누워 있는 전사자들 시신을 가리키면서 “저 피는 아직 신선하다. 그들은 자원해 이곳으로 와서 너희들이 고급 진 사무실에서 살찐 고양이처럼 앉아 있을 수 있도록 목숨을 바쳤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5-06 07:5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