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에 히트한 ‘베사메무초’를 작곡해 이름을 떨친 멕시코 여성 작곡가 콘수엘로 벨라스케스가 22일 멕시코시티에서 호흡기 질환으로 숨졌다고 그의 가족과 동료들이 전했다. 88세. 1916년 멕시코 중서부 할리스코주 시우다드구스만에서 태어난 벨라스케스는 지난해 11월 집에서 쓰러진 뒤 집중적인 치료를 받아왔다. 당초 피아니스트로 음악과 인연을 맺은 벨라스케스는 이후 가수와 녹음전문가로 활약하다 1940년대에 ‘내게 바라지 마세요(No me pides nunca)’ ‘열정적인(Pasional)’ ‘사랑하도록 내버려두세요(Dejame Quierte)’ ‘나에게 많이 키스해줘요(Besame Mucho)’ 등 로맨틱한 노래를 잇따라 작곡해 멕시코 사상 가장 유명한 작곡가가 됐다. 특히 1941년 녹음된 베사메무초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헤어진 숱한 연인들의 심금을 울렸고 전세계 20개국 언어로 번역됐으며 비틀스와 셀린 디옹, 플라시도 도밍고 등 여러 아티스트에 의해 편곡됐다. 벨라스케스는 그러나 2003년 인터뷰에서 정작 “25세 이후 키스해 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2005-01-23 12:29:17▲벨라스케스의 거울 1(페드로 J. 페르난데스 지음/베텔스만코리아)=이 책을 읽으면서 한 시대에 대한 풍미를 느끼다보면 나름대로 꽤 괜찮은 책임을 알 수 있다./csh81 ▲인간(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열린책들)=짧은 글에 이렇게 많은 메세지를 담고 있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다./polo75 ▲장밋빛 사랑(이기옥 지음/마야)=처음으로 읽은 한국 로맨스 소설이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신선해서 하룻밤 사이에 다 읽었다./lesley7319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이미도 지음/디자인하우스)=영어배우기 좋은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반복적인 학습론을 설명해주는 친절함은 많은 공감을 느낄수 있게 해 주었다./jinqueen ▲하루(권대웅 지음/홍익출판사)=무엇보다 나는 하루라는 캐릭터보다 하루의 마음을 글로 남기는 저자의 표현이 좋다./l22ki ▲파이 이야기(얀 마텔 지음/작가정신)=모든 나이대의 사람들이 읽어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jadujoa
2004-12-08 12:13:28[파이낸셜뉴스]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17세기 벨라스케스의 그림이 기후 시위대 두 명에 의해 파손됐다. 이들의 나이는 20대 초로, 파손 행위 직후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런던 경찰은 기후 단체 '저스트 스톱 오일(Just stop oil)' 소속 시위대 두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 '거울을 보는 비너스'를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단체에 따르면 두 사람의 신원은 하난(22)과 해리스(20)다. 사건 당일 두 사람은 단체명이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주황색 안전망치로 작품 위에 덧대어진 보호 유리를 파손했다. 사진 속에서 그림 위 보호유리 곳곳이 금이 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림은 지난 1914년 여성 참정권 운동가 메리 리처드슨이 동료가 체포된 데 항의하는 차원에서 훼손된 이력이 있는 작품이다. 단체는 약 110년 전 발생한 사건을 거론하며 "여성은 투표를 통해 참정권을 얻은 것이 아니다. 이제 말이 아닌 행동, 즉 '저스트 스톱 오일'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정치는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 1914년엔 여성을 실망시켰고, 지금도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 새로운 석유와 가스는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발언은 오는 7일 영국 정부가 국왕 의회 연설을 통해 발표할 '북해 석유 가스 신규 개발 승인 계획'을 겨냥해 한 것이다. 단체는 끝으로 "예술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석유 사용을 멈춰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날 경찰은 정부청사(화이트홀) 앞 도로를 천천히 행진한 저스트 스톱 오일 시위대 약 40명을 체포했다. 매체에 따르면, 올해 도입된 영국의 공공질서법 7조에 의하면 경찰관과 교전하지 않는 시위자도 체포될 수 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주요 국가 기반 시설의 사용이나 운영을 방해하는 경우에도 체포된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시위를 금지하는 것이 아닌, 소수의 개인이 대중의 일상생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1-07 10:11:01[파이낸셜뉴스]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생의 찬미' 전시가 미국으로 진출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은 '생의 찬미'(Korea in Color: A Legacy of Auspicious Images)전을 오는 28일부터 2024년 3월3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에서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2년 열린 '생의 찬미'전을 바탕으로 미국 현지 관객 등을 고려해 일부 내용이 재구성되었다"며 "19세기 초부터 20세기 초 전통회화 작품들을 비롯하여 한국 동시대 작품들까지 총 34명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김용철, 김종학, 박생광, 오윤, 이숙자, 이응노, 이종상 등의 회화, 판화,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출품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문화예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순회 전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샌디에이고미술관 최초 한국미술 주제 기획전을 여는 록산나 벨라스케스 관장은 “이 전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기념하는 전시로 미국에서 개최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국립현대미술관과 LA한국문화원이 협력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미술에 관한 새로운 시각이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한국미술의 매력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귀한 전시”라며 “특히 한국 전통회화의 역할을 재조명하고 이를 다양하게 변주하고 재해석하는 동시대 한국미술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전 세계 관람객들의 한국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의 주제 및 작품 설명문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제공한다. 미국 전시 개막에 맞춰 연구자들의 에세이와 도판이 수록된 전시 도록도 배포된다. 전시 기간 중 한국의 문화를 기념하는 전시 개막식과 아트 파티 등 부대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샌디에이고미술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발보아 공원 내에 있는 미술관으로 1926년 개관했다. 기원전 3000년부터 현대에 이르는 3만2000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0-18 14:49:02며칠 전 라벨이 아주 인상적인 와인을 만났습니다. 땅딸막한 배불뚝이 노인이 한 손에는 포도송이를, 다른 손엔 술잔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노인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요정 '실레누스(Silenus)'로 인류에게 와인을 전해준 '술의 신' 바쿠스(Bacchus)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입니다. 미국 나파밸리 실레누스(Silenus) 와이너리가 만드는 타이로스(Tyros) 와인은 전형적인 나파밸리의 풀바디 와인임에도 질감이 그리 무겁지 않고 산도가 아주 좋아 발랄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에도 잘 만들어진 고가의 나파 와인 감성을 느낄 수 있고, 라벨에 담긴 여러가지 스토리도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와인입니다. #1.화가들이 즐겨 그린 요정 실레누스 요정 실레누스는 고대부터 화가들이 좋아하는 단골손님이었습니다. 늘 술에 취한 채 당나귀를 타고 가는, 어찌보면 당나귀에 실려가는 장면으로 자주 그려집니다. 바쿠스보다 더 술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실레누스는 산과 들에 사는 사티로스 요정 중 하나로 상체는 사람, 하체는 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예언능력이 있지만 술에 취해야만 그 능력이 발휘됩니다. 실레누스가 보이면 늘 근처에 바쿠스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바쿠스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가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우스가 인간 세상 테베의 공주 세멜레와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갖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여인으로 변해 세멜레를 찾아갑니다. "제우스에게 정말로 사랑한다면 본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해보라"며 꼬드깁니다. 본 모습이 번개인 제우스는 세멜레의 계속된 간청에 자신을 드러내고 세멜레는 벼락에 타 죽습니다. 제우스가 재빨리 세멜레의 뱃속에서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맵니다. 이후 날짜를 다 채우고 태어난 아기가 바쿠스였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한 번, 아버지 허벅지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태어났다고 해서 '디오니소스(Dionysos)'로 불립니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해 어린 바쿠스를 그리스 올림푸스 산에서 멀리 떨어진 니사로 옮겨 요정 사티로스에게 양육을 맡기게 됩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이자 스승이 된 사연입니다. 실레누스가 어느 날 프리기아 지방에서 바쿠스와 행렬을 이루며 가다 홀로 남게 됐습니다. 매번 그렇듯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바쿠스 추종자 무리에서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농부들이 만취한 실레노스를 잡아다 프리기아 왕 미다스에게 바칩니다. 미다스는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미다스는 열흘 밤 열흘 낮 동안 잔치를 벌인 후 실레누스를 바쿠스에게 돌려보냅니다. 바쿠스가 고마운 마음에 미다스에게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하자, 미다스는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소원은 저주였습니다. 미다스가 물을 마시려 입을 대도, 배가 고파 빵을 집어들어도 황금이 됐습니다. 미다스는 바쿠스에게 "자신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놔달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 유명한 '미다스의 황금' 이야기가 실레누스에서 시작됐습니다. #2.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은 누구 "형님, 아우님! 어서 와 보세요. 하하하. 아버지가 술에 취해 벌거벗고 자고 있어요." 실레누스와 바쿠스가 술에 취해 사는 신과 요정이라면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이 있습니다. 노아(Noah)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땅에 정착한 첫 해 어느 날,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포도를 수확해 만든 와인에 취해 그만 벌거벗은 채 잠들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둘째 아들 함(Ham)이 아버지의 취한 모습을 보고 마치 구경거리가 난듯 행동합니다. 이를 본 형 셈(Sem), 동생 야벳(Japheth)이 겉옷을 가지고 뒷걸음질로 다가가 아버지의 몸을 덮습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네 형제들의 종들의 종이 될 것이다." 술에서 깬 노아가 자초지종을 알고 함에게 이같은 저주를 퍼붓습니다. 성경 속 창세기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이 저주는 나중에 그대로 실현됩니다. 첫째 아들 셈은 중동과 아시아계, 셋째 아들 야벳은 아리안계 유럽인의 선조가 됩니다. 둘째 아들 함의 자손이 아프리카계 후손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방주에서 처음 나와 밟은 땅이 아라라트 산 높은 계곡지대였습니다. 아라라트 산은 터키 동부와 아르메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만년설산으로 높이가 5000m가 넘습니다. 여기서 발원한 물이 남으로 흘러흘러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만듭니다. 이 곳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시작됩니다. 아라라트 산 북쪽에는 조지아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산지로 역사가 무려 8500년에 달합니다. 조지아는 이 곳에서만 나는 레드 품종 사페라비(Saperavi)로 와인을 만들고 거대한 항아리 같은 크베브리(Qvevri)에서 숙성을 합니다. 인류 최초의 와인 모습입니다. 조지아에서는 와인을 그비노(Gvino)라고 부릅니다. 이게 이탈리아로 넘어와 비노(Vino), 프랑스에서 뱅(Vin), 독일에서는 바인(Wine), 영국으로 전해져 와인(Wine)이 됩니다. 각 나라 와인의 명칭이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3. 천재 화가 카라바조와 병든 바쿠스엔 어떤 사연이 황달기 가득한 얼굴에 술취한듯 퀭한 눈, 게다가 핏기없이 퍼런 입술까지…. 카라바조로 불리는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가 1593년 그린 '병든 바쿠스'입니다. 그런데 이전에 그려진 전형적인 바쿠스의 모습과 달리 어딘지 좀 이상해보입니다. 카라바조가 바쿠스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은 자화상입니다. 갓 스무살을 넘긴 청년의 얼굴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가득한 건 왜일까요. 카라바조는 로마로 갓 상경해 돈도 후원자도 없었습니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싸구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밑으로 들어가 정물화나 제대화를 그리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수도 받지 못해 매일 굶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돈이 조금 생기면 술을 사 마시며 끼니를 대신했습니다. 결국 큰 병에 걸렸고 무려 6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당시 로마는 흑사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카라바조는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적같이 살아난 후 그린 그림입니다. 카라바조는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를 연 천재 화가입니다. 그를 상징하는 것은 '테네브리즘(Tenebrism)'입니다. 극단적인 명암 대비법으로 어두운 곳에서 마치 촛불을 켠 듯 격렬한 명암을 줘 극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오로지 인물과 사건에만 집중하도록 시선을 잡아두고 어느 순간 확 빨아들이는 힘이 엄청납니다. 벨라스케스, 루벤스, 렘브란트 등 바로크 거장들이 그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을 '테네브로시(Tenebrosi)', 이른바 '카라바조파'라 부릅니다. #4. 풀바디인데 무겁지 않고 발랄한 나파와인 다시 돌아와 잔에 담긴 실레누스 타이로스 와인을 들어올립니다. 짙은 검붉은 색 와인 잔에서 나파의 잘익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향이 진하게 피어오릅니다. 주된 과실향은 블랙계열입니다. 꽃 향과 섞여 올라오는 담뱃갑 향과 가죽 향, 연필심 향, 젖은 나뭇잎 향 등 2차 향도 아주 좋습니다. 입에 살짝 흘려보니 의외로 질감이 가볍습니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진한 과실향과 부드럽고 두툼한 타닌, 특히 미디엄 플러스 수준의 산도는 와인을 아주 발랄하게 만듭니다. 알코올도수 14.5%의 풀바디 나파밸리 와인임에도 전혀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지고 난 후 남는 것은 잇몸과 치아를 포근포근 덮는 살집좋은 타닌과 기분을 좋게 만드는 훈연향이 밴 신맛입니다. 피니시는 적어도 두세숨 이어집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8-17 18:01:16[파이낸셜뉴스] 며칠 전 라벨이 아주 인상적인 와인을 만났습니다. 땅딸막한 배불뚝이 노인이 한 손에는 포도송이를, 다른 손엔 술잔을 높이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노인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요정 '실레누스(Silenus)'로 인류에게 와인을 전해준 '술의 신' 바쿠스(Bacchus)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입니다. 미국 나파밸리 실레누스(Silenus) 와이너리가 만드는 타이로스(Tyros) 와인은 전형적인 나파밸리의 풀바디 와인임에도 질감이 그리 무겁지 않고 산도가 아주 좋아 발랄한 매력을 뿜어냅니다. 비교적 부담없는 가격에도 잘 만들어진 고가의 나파 와인 감성을 느낄 수 있고, 라벨에 담긴 여러가지 스토리도 즐길 수 있는 재미난 와인입니다. ■화가들이 즐겨 그린 요정 실레누스 요정 실레누스는 고대부터 화가들이 좋아하는 단골손님이었습니다. 늘 술에 취한 채 당나귀를 타고 가는, 어찌보면 당나귀에 실려가는 장면으로 자주 그려집니다. 바쿠스보다 더 술을 상징하는 아이콘입니다. 실레누스는 산과 들에 사는 사티로스 요정 중 하나로 상체는 사람, 하체는 말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예언능력이 있지만 술에 취해야만 그 능력이 발휘됩니다. 실레누스가 보이면 늘 근처에 바쿠스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바쿠스의 스승이자 양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가 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제우스가 인간 세상 테베의 공주 세멜레와 사랑에 빠져 아이를 갖게 되고 이를 알게 된 제우스의 아내 헤라는 여인으로 변해 세멜레를 찾아갑니다. "제우스에게 정말로 사랑한다면 본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해보라"며 꼬드깁니다. 본 모습이 번개인 제우스는 세멜레의 계속된 간청에 자신을 드러내고 세멜레는 벼락에 타 죽습니다. 제우스가 재빨리 세멜레의 뱃속에서 아기를 꺼내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맵니다. 이후 날짜를 다 채우고 태어난 아기가 바쿠스였습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한 번, 아버지 허벅지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태어났다고 해서 '디오니소스(Dionysos)'로 불립니다. 제우스는 헤라의 눈을 피해 어린 바쿠스를 그리스 올림푸스 산에서 멀리 떨어진 니사로 옮겨 요정 사티로스에게 양육을 맡기게 됩니다.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이자 스승이 된 사연입니다. 실레누스가 어느 날 프리기아 지방에서 바쿠스와 행렬을 이루며 가다 홀로 남게 됐습니다. 매번 그렇듯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바쿠스 추종자 무리에서 벗어난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농부들이 만취한 실레노스를 잡아다 프리기아 왕 미다스에게 바칩니다. 미다스는 실레누스가 바쿠스의 양아버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미다스는 열흘 밤 열흘 낮 동안 잔치를 벌인 후 실레누스를 바쿠스에게 돌려보냅니다. 바쿠스가 고마운 마음에 미다스에게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하자, 미다스는 "자신의 몸에 닿는 것은 모두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소원은 저주였습니다. 미다스가 물을 마시려 입을 대도, 배가 고파 빵을 집어들어도 황금이 됐습니다. 미다스는 바쿠스에게 "자신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놔달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 유명한 '미다스의 황금' 이야기가 실레누스에서 시작됐습니다.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은 누구 "형님, 아우님! 어서 와 보세요. 하하하. 아버지가 술에 취해 벌거벗고 자고 있어요." 실레누스와 바쿠스가 술에 취해 사는 신과 요정이라면 인류 최초로 와인에 취한 사람이 있습니다. 노아(Noah)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땅에 정착한 첫 해 어느 날,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포도를 수확해 만든 와인에 취해 그만 벌거벗은 채 잠들었습니다. 그러자 그의 둘째 아들 함(Ham)이 아버지의 취한 모습을 보고 마치 구경거리가 난듯 행동합니다. 이를 본 형 셈(Sem), 동생 야벳(Japheth)이 겉옷을 가지고 뒷걸음질로 다가가 아버지의 몸을 덮습니다. "가나안은 저주를 받아 네 형제들의 종들의 종이 될 것이다." 술에서 깬 노아가 자초지종을 알고 함에게 이같은 저주를 퍼붓습니다. 성경 속 창세기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이 저주는 나중에 그대로 실현됩니다. 첫째 아들 셈은 중동과 아시아계, 셋째 아들 야벳은 아리안계 유럽인의 선조가 됩니다. 둘째 아들 함의 자손이 아프리카계 후손입니다. 노아가 대홍수를 겪은 후 방주에서 처음 나와 밟은 땅이 아라라트 산 높은 계곡지대였습니다. 아라라트 산은 터키 동부와 아르메니아 국경 사이에 있는 만년설산으로 높이가 5000m가 넘습니다. 여기서 발원한 물이 남으로 흘러흘러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만듭니다. 이 곳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인 수메르 문명이 시작됩니다. 아라라트 산 북쪽에는 조지아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산지로 역사가 무려 8500년에 달합니다. 조지아는 이 곳에서만 나는 레드 품종 사페라비(Saperavi)로 와인을 만들고 거대한 항아리 같은 크베브리(Qvevri)에서 숙성을 합니다. 인류 최초의 와인 모습입니다. 조지아에서는 와인을 그비노(Gvino)라고 부릅니다. 이게 이탈리아로 넘어와 비노(Vino), 프랑스에서 뱅(Vin), 독일에서는 바인(Wine), 영국으로 전해져 와인(Wine)이 됩니다. 각 나라 와인의 명칭이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천재 화가 카라바조와 병든 바쿠스엔 어떤 사연이 황달기 가득한 얼굴에 술취한듯 퀭한 눈, 게다가 핏기없이 퍼런 입술까지…. 카라바조로 불리는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가 1593년 그린 '병든 바쿠스'입니다. 그런데 이전에 그려진 전형적인 바쿠스의 모습과 달리 어딘지 좀 이상해보입니다. 카라바조가 바쿠스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은 자화상입니다. 갓 스무살을 넘긴 청년의 얼굴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병세가 가득한 건 왜일까요. 카라바조는 로마로 갓 상경해 돈도 후원자도 없었습니다. 끼니를 때우기 위해 싸구려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밑으로 들어가 정물화나 제대화를 그리는 보조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제대로 보수도 받지 못해 매일 굶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돈이 조금 생기면 술을 사 마시며 끼니를 대신했습니다. 결국 큰 병에 걸렸고 무려 6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해 있었습니다. 당시 로마는 흑사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카라바조가 거의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기적같이 살아난 후 그린 그림입니다. 카라바조는 르네상스를 완성하고 바로크를 연 천재 화가입니다. 그를 상징하는 것은 '테네브리즘(Tenebrism)'입니다. 극단적인 명암 대비법으로 어두운 곳에서 마치 촛불을 켠 듯 격렬한 명암을 줘 극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오로지 인물과 사건에만 집중하도록 시선을 잡아두고 어느 순간 확 빨아들이는 힘이 엄청납니다. 벨라스케스, 루벤스, 렘브란트 등 바로크 거장들이 그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을 '테네브로시(Tenebrosi)', 이른바 '카라바조파'라 부릅니다. 카라바조는 온갖 기행을 일삼은 화가로도 유명합니다. 술, 도박, 폭행도 모자라 급기야 로마의 한 광장에서 살인까지 저지릅니다. 34살때입니다. 지명수배가 내려지고 이를 피해 떠돌아다니다 4년 뒤 도망자 신세로 죽습니다. 하지만 그가 도망자 시절 그린 그림들은 너무도 유명합니다. 사람을 죽인 손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가는 곳마다 열렬한 팬덤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그는 자신의 그림 속 희생자의 모습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넣었습니다. 살인에 대한 참회였을까요. ■풀바디인데 무겁지 않고 발랄한 나파와인 다시 돌아와 잔에 담긴 실레누스 타이로스 와인을 들어올립니다. 짙은 검붉은 색 와인 잔에서 나파의 잘익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향이 진하게 피어오릅니다. 주된 과실향은 블랙계열입니다. 꽃 향과 섞여 올라오는 담뱃갑 향과 가죽 향, 연필심 향, 젖은 나뭇잎 향 등 2차 향도 아주 좋습니다. 입에 살짝 흘려보니 의외로 질감이 가볍습니다.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진한 과실향과 부드럽고 두툼한 타닌, 특히 미디엄 플러스 수준의 산도는 와인을 아주 발랄하게 만듭니다. 알코올도수 14.5%의 풀바디 나파밸리 와인임에도 전혀 무겁거나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와인이 입속에서 사라지고 난 후 남는 것은 잇몸과 치아를 포근포근 덮는 살집좋은 타닌, 그리고 기분을 좋게 만드는 훈연향이 밴 신맛입니다. 피니시는 적어도 두세숨 이어집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3-08-17 08:57:00【마드리드(스페인)=김학재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현지시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했다. 2011년 주스페인 한국문화원이 개원한 이래 대통령 부인으로 김 여사가 처음 방문한 가운데, 김 여사는 스페인 내 활성화되고 있는 한류 현황을 보고받은 뒤 "여러분들이 애국자"라고 격려했다. 이날 오후 오지훈 주스페인한국문화원장을 비롯한 문화원 직원들과 함께 문화원을 둘러본 뒤 간담회를 갖고 "스페인은 벨라스케스 고향이자 현대미술 창시자 중 하나인 피카소의 본국으로 아주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며 "그런 스페인 안에서 현재 K컬쳐, K문화, K요리가 활성화됐는데 이 모든 것들이 한국문화원 여러분들의 노력으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화원 직원들이 "스페인의 작은 도시에서도 한류 행사 요청이 올 정도로 한국의 건축, 영화, 음악, 언어 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고 전하자, 김 여사는 "안토니오 가우디를 배출한 국가에서 우리 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모두 여러분들의 노고 덕분"이라며 강조했다. 현재 문화원에서 진행중인 김아영 디자이너 초청전 '전통이 새로움을 입다'를 포함한 제1회 K-패션 전시회를 관람한 김 여사는 '인견'이 훌륭한 소재임을 언급, "한국 의류 소재의 가치가 남다르다. 대한민국의 문화는 크리에티브하게 확장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화원 내 한글학당을 찾은 김 여사는 한 교원이 "K팝을 좋아하니까 K팝으로 예문을 들어가면서 문법을 가르치고 있다. K팝 가수가 공연 하면 무조건 만석 된다"고 말하자 "고생이 많으시다"라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지금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스페인, 여기 조그마한 이 안에서 모든 한국을 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이 한국을 더 홍보하고 알리는데 얼마나 자부심을 가지는지를 제가 잘 느낄 수 있겠다. 노력을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2-06-29 01:37:13[파이낸셜뉴스]교육 현장에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이 늘고 있다. 교수학습 지원 서비스를 통해 VR수업자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가 하면, 교육용 VR기기를 출시하는 등, 앞선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23일 천재교육에 따르면 2020년부터 교수학습 지원 사이트 ‘T셀파’ 내 ‘AR·VR특집관’을 마련해 실감미디어 콘텐츠를 교육 현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T셀파’의 ‘AR·VR특집관’은 별도의 VR기기 없이도 앞·뒤, 좌·우, 위·아래 전 방향에서 체험이 가능한 3D 시청각 수업 자료 100여 개를 무료로 제공하여, 에듀테크(EdTech)의 교육 현장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해당 자료는 VR수업에 필요한 장치의 보급이 일반화돼 있지 않은 현 교육환경과 기기의 가격부담을 고려해, VR기기가 있으면 VR콘텐츠로, 아닐 경우에도 마우스로 컨트롤러와 센서 역할을 대신해 충분히 몰입감 넘치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AR·VR특집관’에는 과학, 사회/역사, 영어, 미술, 기술·가정, 안전 총 6개 교과의 수업자료가 공개돼 있다. 시각, 청각 등의 감각 기관의 사용과 개발이 크게 중요한 예체능 과목에서 VR콘텐츠를 활용한 수업 효과는 극대화된다. T셀파의 ‘AR·VR특별관’ 미술 카테고리에서는, 라파엘로, 다빈치, 르누아르, 고갱, 칸딘스키와 벨라스케스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시대와 화풍별로 나눠 여러 미술관에서 실제로 보는 것처럼 구성돼 있다. 또 기술·가정 카테고리의 VR콘텐츠로 수업을 진행할 경우, 공간을 실제처럼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어, 구조적인 이해와 논리가 필요한 기술 과목 및 정보통신기술(ICT) 과목 공부에 효과적이다. 대학을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에서도 VR교육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분위기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작년 신입생 320명 전원에게 VR기기(오큘러스 퀘스트2)를 제공하고, 국내대학 최초로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학점이 부여되는 물리학 실험 강의에 VR을 도입했다. 또한 VR, AR, MR을 동시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강의실을 개설해, 현장에 있는 학생들과 원격으로 수업에 접속한 학생들이 함께 가상의 물체를 활용한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의 방침에 학생들은 비대면 교육임에도 현장감 있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보였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도 ‘메타버스활용교육선도학교’, ‘혁신미래학교’ 등의 이름으로 가상현실 기반의 수업과 교육활동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클래스브이알코리아는 교육용 VR기기 ‘CLASS VR HMD’를 출시하고 있다. 웹 기반 실감형 콘텐츠를 제공해 전선 등의 복잡한 연결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기기의 장점이다. 가격 또한 기존 VR기기 대비 50% 정도로 저렴해, 공공기관 및 교육기관 보급에 적당하다. 또한, 자체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통해 교사들이 원활하게 VR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역사, 지리, 예술, 과학, 문화 등 1500개 이상의 전용 콘텐츠를 제공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2-04-23 22:52:06[파이낸셜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으로부터도 청문회 불참때문에 극심한 분노를 사고 있다고 CNBC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예정돼 있던 하원 중소기업위원회 참석을 빼먹었기 때문이다. 의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호법에 따라 재무장관의 청문회 참석은 의무화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무부는 법적으로 장관이 반드시 청문회에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그러나 CNBC는 지난해 12월 통과된 9000억달러 규모의 코로나19 구호법에 따르면 옐런과 이사벨 구즈먼 중소기업청장은 상하 양원의 중소기업 청문회에 참석해 기업 지원에 관한 의회의 감독을 보좌할 의무가 있다고 전했다. 의회 설득을 위해 인프라 투자계획 규모를 2조2500억달러에서 1조7000억달러로 낮출 정도로 의원 1명이 아쉬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옐런 장관이 공연한 자충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하원 중소기업위원회 위원장 니디아 벨라스케스(민주·뉴욕) 의원은 26일 옐런이 청문회에 불참했다고 확인했다. 벨라스케스 의원은 "불행히도 옐런 재무장관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거부했다"면서 "이는 참석을 의무화한 법을 통째로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벨라스케스 위원장은 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을 딛고 회복세 궤도를 걷고 있어 옐런 장관이 불참해도 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오판이라고 강조했다. 하원 중기위 소속 블레인 루트키마이어(공화·미주리) 의원도 옐런 불참에 "심히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재무부는 그러나 청문회 불참이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재무부가 26일 청문회에 장관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지에 관해 사전에 법적 자문을 거쳤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의회는 분노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전 재주장관은 꼬박꼬박 청문회에 참석했던 터라 의회의 노여움은 더 크다. 장관 불참에 관해 재무부는 CNBC에 "옐런 장관은 내일을 포함해 다음달까지 의회에 여러차례 출석해 증언하고 의회와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청문회는 계속해서 가능한 많이 참석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옐런은 27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산하 예산분과 소위 참석이 예정돼 있다. 하원 중기위와 재무부간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하원 위원회가 마음을 바꿔먹은 것이 사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초 재무부가 장관 대신 아데왈레 '월리' 아다예모 차관 참석을 타진했고, 위원회도 이를 수락했지만 이후 중기위가 그 결정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반면 또 다른 소식통은 재무부가 아다예모를 대타로 내세웠지만 중기위가 이를 공식적으로 수용한 적은 없다고 다른 말을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1-05-27 03:36:22[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지속적인 확산세로 밖으로 나가는 일조차 꺼려지는 요즘, 영상을 통해 다양한 미술 작가들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 가을 집 또는 가까운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아티스트 영화 다섯 편을 소개한다. ■관능과 풍만함으로 세상을 부풀리는, 행복한 예술가 '보테로' '현존하는 화가 중 가장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작가',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며 만드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으는 현대 미술의 살아있는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은 특유의 유머와 볼륨감, 다채로운 색감으로 보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보테로'는 콜롬비아의 가난한 시골 소년이었던 그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화제의 예술가가 되는 과정과 함께 작품 활동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보테로는 다 빈치, 벨라스케스, 고야, 루벤스 등 미술계 거장들의 명화를 '보테로 스타일'로 새로이 탄생시켜 또 다른 명작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파리 최초 샹젤리제 거리 전시, 뉴욕 최초 파크 애비뉴 전시, 조각가 최초 르네상스 거장들과 동반 조각 전시를 했을 정도로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에서도 최고 경지에 올라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의 예술을 향한 열정과 굳은 신념을 영화 '보테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화 같은 사계절, 마법 같은 타샤의 세계 '타샤 튜더' 2017년에 국내에서 개봉해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힐링 다큐멘터리 '타샤 튜더'는 베스트셀러 동화 작가이자 화가인 '타샤 튜더'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며 그녀의 공간과 라이프 스토리를 담았다. 영화는 따스한 그림과 아름다운 정원, 그녀가 수집한 골동품 옷과 가구, 식기 등 타샤만의 감성이 담긴 스타일로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로 쓰일 정도로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타샤 튜더 그림은 19세기 미국의 목가적인 분위기의 투명하고 맑은 수채화풍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비싼 작가?! 이 시대가 사랑한 아티스트 '호크니'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아이패드로 새로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는 금발 머리와 동그란 안경을 쓴 이 시대의 가장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눈부신 햇살과 자유로운 분위기에 매료되어 로스 앤젤레스의 고급 주택과 수영장, 야자수 등을 소재로 삼아 대표작인 수영장 시리즈를 포함해 감각적인 색감과 분위기를 담은 그림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영화 '호크니'는 그의 작품 탄생 비하인드부터 작품 세계가 변화한 과정, 과거 사진과 영상,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그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로 지난해 국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100년전 그린 미래, 그리고 지금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 당신이 만약 '이 세상의 사람들은 지금의 상식으로 나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하다'라는 확신이 든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스웨덴의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는 시대가 아직 자신의 작품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하고 사후 20년간 작품을 봉인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후 40년이 넘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그의 작품은 현재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사하는 한편 '미술사를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될 만큼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풍월당 출판사에서 독일 미술사가 율리아 포스의 '힐마 아프 클린트-미래를 위한 그림' 을 출간할 예정이고 같은 제목의 영화는 지난달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됐으며 현재 일반 개봉 시기를 조율중이다. ■세계는 지금 뱅크시 열풍! 얼굴 없는 거리 예술가 '뱅크시' 소더비 경매장에서 자신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녀와 풍선' 경매가 끝난 직후 파쇄기를 작동시킨 것으로 유명한 아티스트 '뱅크시'를 다룬 엘리오 에스파냐 감독의 다큐멘터리가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영국 출신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뱅크시'는 영국의 테이트 미술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뉴욕 현대 미술관 등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고 사라져 화제를 모았다. 인터넷에는 '뱅크시 당했다'는 표현과 함께 그를 흉내 낸 게시물이 속속 등장하며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었을 만큼 현재 세계는 뱅크시 열풍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0-09-07 11: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