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해양경찰서는 10일부터 7월 19일까지 6주간 지역 내 등록된 예인선 및 유조부선 240여척을 대상으로 해양오염예방 일제점검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예인선과 유조부선 대부분은 선체가 노후하고 선원들의 고령화로 해양오염사고가 증가하고 있다. 다른 종류의 선박사고에 비해 예인선은 중질유 연료를 사용하고 있어 오염 피해정도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번 점검을 실시하게 됐다. 인천 지역 내 최근 5년간 해양오염사고는 79건이며, 이중 예인선으로 인한 오염사고는 28건으로 35%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연안부두에서 발생한 300t급 예인선 침몰사고로 연료유 및 폐유 8.3㎘가 해상에 유출돼 방제작업이 10일 이상 소요된 바 있다. 인천해경은 예인선이 운항 중 기름 넘침 등의 부주의로 인한 오염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오염방지설비와 오염물질 적법처리 등을 점검해 불법배출이 확인되는 경우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다. 인천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선박 관리자.운항자 스스로의 노력과 실천만이 깨끗한 해양환경을 보전할 수 있다”며 “선박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을 적법하게 처리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19-06-10 14:59:34【삼척=김기섭 기자】강원 삼척과 경북 포항을 잇는 동해선 고속철도가 오는 12월 개통, 동해안 철도시대 서막이 열리게 됐다. 26일 강원자치도에 따르면 2031년 개통을 목표로 경북 포항~강원 삼척~강릉~동해안 최북단 고성군 제진을 연결하는 동해안 철도망 구축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포항~삼척(166.3㎞) 구간과 삼척~강릉(43㎞), 강릉~고성 제진(111.7㎞) 등 총 3개 구간으로 나눠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3개 구간 공사가 완료되면 우리나라 동해안 철도망이 하나로 연결된다. 특히 3개 구간 중 포항~삼척 고속철도 공사 공정률이 현재 99%로 사실상 모든 공사가 끝났으며 오는 9월 고속철도 시운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관련 국토교통부는 12월 말 공식 개통식을 개최할 계획이며 행사 준비와 고속열차 운행편수, 운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8일 관련 기관 회의를 소집했다. 세종 청사에서 열리는 회의에는 강원특별자치도와 경북도청, 삼척시청, 포항시청, 국가철도공단, 코레일 등 관련 기관이 모두 참여한다. 연말 개통식 후 포항~삼척 구간에는 최고시속 150㎞의 ITX-마음 열차가 우선 투입될 전망이며 탑승률 등을 분석해 개통 이후 KTX급 열차 투입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척~포항 구간 중 영덕~포항 구간은 2018년 1월 개통했으며 올해 말 개통되는 영덕~삼척 노선에 ITX-마음 열차가 투입될 경우 삼척에서 포항까지 1시간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포항~울산~부산 간 동해남부선이 2021년 12월 개통, 삼척에서 부산까지 논스톱으로 운행할 경우 2시간 30분이면 이동 가능하게 된다. 한편 동해안 철도망 구축사업 3개 구간 중 강릉~삼척 구간은 노선은 연결돼 있지만 시속 60~100㎞대 노후 구간으로 남아있어 강릉까지 고속철도 연결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해선 중 유일하게 철도가 끊어진 강릉~제진 구간은 총 8개 공구로 공사가 추진되며 총사업비 2조7576억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완공된다. 올해 말 개통되는 동해중부선(포항~삼척)과 현재 운행 중인 동해남부선(부산 부전~포항), 오는 2028년 완공 예정인 동해북부선(고성 제진~강릉~삼척)까지 연결되면 동해안 철도시대가 완벽하게 열리게 된다. 이로인해 강원 동해안과 부산간 당일치기 관광도 가능해지고 향후 남북 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될 경우 강원자치도가 동북아 교통과 물류 협력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강원자치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오는 28일 세종에서 삼척~포항 고속철도 개통과 관련한 회의를 주관한다"며 "이날 회의에서 공식 개통식 일정과 함께 해당 구간에 투입될 열차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해중부선인 삼척과 포항 구간이 연결되면 이미 연결된 부산까지 2시간 남짓이면 이동할 수 있어 관광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물류 등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4-08-26 15:20:07[파이낸셜뉴스] 한진중공업이 오는 18일 부산 서구 서대신동 일원에서 재개발 아파트인 '대신 해모로 센트럴' 견본주택을 오픈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29층, 총 8개동으로 건립 예정이며, 총 733세대 중 459세대를 일반 분양한다. 평형대는 59~114㎡ 등 중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하게 구성됐으며 준공 및 입주는 2022년 5월이다. 이 단지는 부산 지하철 1호선 서대신역과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입지로 부산터널, 대티터널, 구덕터널을 이용해 부산 전역으로 이동 가능하다. KTX 부산역과 명지IC, 서부산IC 등 광역 교통거점과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생활 및 교육환경도 편리하다. 동아대병원, 부산대병원이 인접해 있고 롯데백화점, 롯데마트가 대중교통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단지 인근 도보 7분 거리에 대신초교가 위치하고 지역 내 명문학군인 대신중 · 경남고 · 부산서여고 등이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단지가 위치한 부산 서구 대신동은 부산의 원도심인 남포동과 인접해있고 최근 약 6000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신 해모로 센트럴'은 대신동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어 주거가치와 투자가치를 동시에 인정받고 있다. 또한 부산 서구는 청약 비조정지역으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더불어 대출조건이 세대당 최대 2건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대출 무이자가 적용되며 청약 당첨일로부터 6개월 뒤에는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대신 해모로 센트럴은 해모로 아파트가 오랜만에 부산에서 분양하는 만큼 부산지역 수요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친 결과물"이라며 "초역세권 입지를 비롯한 첨단 공기청정 시스템, 청약 비조정지역이라는 메리트 등 높은 투자가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견본주택은 부산 서구 동대신동 181번지에 위치해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9-10-11 10:38:54'공군 1호기'(에어포스원)로 불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전용기는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 전세기'다. 정부는 5년에 한 번씩 대한항공과 장기임차 계약을 맺어 전용기를 빌려쓰고 있다. 현재 장거리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세기는 2001년식 보잉 747-400 1기다. 계약대금은 최근 5년간 22%나 증가, 1421억으로 뛰어올랐다. 정부와 대한항공간 계약기간은 2020년 3월에 종료된다. 2년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전용기 입찰과 업체 선정에 1년, 실제 제작에 2~3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전용기를 구입할 지, 지금처럼 항공사에서 빌려쓸지를 결정해야 한다. 정권마다 추진됐지만 번번이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 좌초했던 전용기 구입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평창올림픽까지 치른 상황에서 더이상 전용기 도입 논의를 계속 미뤄서는 안된다고 본다"며 "앞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가면서 국회 차원에서도 관련 입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국격 등을 고려할 때 미국.일본.중국.독일 등 여타 나라들처럼 전용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일본은 해외 방문시 한 번에 2~3대의 전용기를 사용한다. 국력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테러, 격추 등의 위험을 고려한 조치이기도 하다. 과거 국방연구원과 국회예산정책처 등은 25년 이상 사용시, 전용기 구입이 장기 임차보다 경제성 면에서 앞선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청와대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대통령 전용기 구매 시도는 참여정부 때부터 있었다. 참여정부는 정권 말인 2006년 6월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전용기 구매 예산을 요청했지만,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어려운 경제'사정을 이유로 전용기 구매 예산안을 전액 삭감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이번엔 한나라당이 대통령 전용기 구매를 추진했지만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이 과거 한나라당과 같은 논리로 막아섰다. 결국 2010년 한나라당의 사과와 민주당의 대승적 수용으로 전용기 도입이 극적으로 타결됐으나 문제는 보잉이 부른 가격이었다. 당시 정부는 5000억원에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으나 보잉사 측은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 결국 백지화됐다. 보잉은 약 8000억원을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주변국들에는 전용기 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은 1990년에 인도된 현재의 대통령 전용기가 노후화되자 지난 2015년 전용기를 최신 기종인 보잉 747-8 기종 2대로 바꾸기로 했다. 일본도 지난 1993년부터 우리의 전세기와 같은 보잉747-400 2대를 구입해 사용했으나 오는 2019년부터는 최신형인 777-300ER 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구입이냐, 임차냐', 국내에선 어느 쪽으로 바람이 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8-02-18 16:51:27한화증권은 다음달 4일 서울 불광1동 은평지점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오후 3시 10분부터 진행되는 이번 설명회에서는 ‘ELW트레이딩 및 주식선물 기법’을 주제로 한화증권 은평지점 심재빈 과장과 김기한 대리의 강의가 있을 예정이다. 또 이와 함께 부산 부전2동 서면지점에서는 총 8회에 걸친 ‘ELW아카데미’를 시작한다. 다음달 4일부터 매주 2회씩 한달간 실시되며, 한화증권 김정식 부산서면지점장과 송진혁 과장이 강의할 예정이다. 부산서면지점 ELW아카데미 수강생 접수는 다음달 4일까지 부산서면지점(051-669-7400)으로 전화 접수하면 되며, 은평지점(02-382-7100) 설명회 참석은 선착순 입장이다. /hug@fnnews.com안상미기자
2009-07-28 10:35:2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먼 옛날 어떤 젊은 남성이 4~5일 동안 열병을 앓더니 갑자기 윗옷을 벗어 버린 채 온 동네를 이리저리 달리며 다녔다. 그러다가 담벼락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알 수 없는 소리를 쉴 새 없이 지껄여댔다. 그러고는 길거리에서는 신분이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맞닥뜨리는 무작정 손가락질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대뜸 욕설을 퍼부었다. 집에서는 집안 살림을 몽둥이로 두드려서 조각조각 부숴버렸다. 그 사내의 이러한 미친 듯한 행동은 밤이 되면 더욱 심했다. 사내의 가족은 한 명의에게 진료를 부탁했다. 명의는 진찰을 해 보더니 “내가 생각건대, 이것은 광증(狂症)이오. 원인을 보아하니 며칠동안 열병을 앓으면서 열독(熱毒)이 위(胃)에 쌓여 모조리 심(心)에 들어가 양기가 지나치게 극심해져 음기가 갑자기 허해진 탓입니다.”라고 했다. 그러고서는 즉시 삼황석고탕(三黃石膏湯) 2첩을 처방해서 복용하게 했다. 그랬더니 병 기운이 이내 없어지고 열이 내리고 제반 증상이 가라지는 듯했다. 삼황석고탕은 화열(火熱)이나 심한 열로 번조(煩燥)가 있는 것이나 삼초(三焦)의 화를 두루 치료하는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을 기본방으로 하고 있다. 황연해독탕은 황련, 황금, 황백, 치자로 구성된 처방으로 제반 염증성 질환, 염증성 장질환, 피부질환, 광증, 분노조절장애 등에도 활용된다. 삼황석고탕은 여기에 담두시, 석고, 마황을 가한 처방이다. 명의는 사내에게 말하기를 “자네의 증상은 지금 완화가 되었지만 조리를 잘못하면 반드시 재발할 것이니 이어서 양격산(凉膈散) 2~3첩을 써서 육경(六經)에 남아 있는 열을 물리쳐야 재발하는 폐단이 없을 것이네.”라고 당부했다. 양격산은 흉격에 쌓인 열을 제거하는 처방으로 열독을 치료하는 명방이다. 그러나 그 사내는 명의의 말을 듣지 않고 처방을 이어서 복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음식을 조절하지 않고 이것저것 먹어대고 멋대로 지내더니 과연 3~4일이 지나자 다시 심한 열감을 호소하면서 답답해하고 가슴이 그득하고 변이 나오지 않는 등 이전의 증세가 다시 나타났다. 사내는 명의에게 다시 와서 “저를 구해주십시오. 의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아 다시 재발한 것 같습니다. 양격산인가 뭔가 하는 처방을 다시 해 주시면 이제 잘 복용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명의는 다시 진맥을 해 보고서는 자못 심각하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자네가 내 말을 따르지 않아 이런 흉악한 병증이 다시 재발하였으니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의 잘못이겠는가?”라고 했다. 그러자 사내는 “아니 처방을 못해 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제발 부탁입니다. 저를 한번 살려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명의는 “내가 언제 처방을 못하겠다고 했는가? 다만 양격산 증이 아니라는 것 뿐이거늘, 지금 병증은 그 때의 상황과는 다르니 어떻게 그 당시의 약을 동일하게 쓸 수 있겠는가? 좀더 약성이 강한 처방을 해야하겠네.”라고 했다. 그리고서는 즉시 대승기탕(大承氣湯)에 황련 1돈을 더한 것을 몇첩 지어 주었다. 대승기탕은 이열증(裏熱症)으로 열이 심하고 아주 실하며 배가 아주 더부룩한 경우를 치료할 때는 급하게 설사를 시켜서 치료할 때 쓰는 처방으로 하법(下法) 처방 중에 가장 센 처방이다. 대승기탕은 대황, 후박, 지실, 망초로 구성되어 있는데, 약성이 강해서 자칫 적응증이 아닌 환자에게 잘못 처방하면 복통, 설사로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임상에서는 대승기탕보다 약성이 부드럽고 위장에 부담이 적은 조위승기탕(調胃承氣湯)을 사용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내는 대승기탕 처방을 먹고 나더니 하루 이틀 심하게 설사를 했다. 그러고 나서는 땀이 많이 나면서 열이 내리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과 광증(狂症)도 풀렸다. 명의가 사내의 광증을 치료해서 완치했다는 소문이 났다. 그러자 한 의원이 명의를 찾아와 물었다. “그 환자의 광증은 어떤 이치로 치료하신 겁니까?”라고 했다. 그러나 명의는 “의원님은 그 이치를 알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체로 위(胃)로 옮겨간 열독이 심장으로 타고 올라가 양이 왕성해져 음을 막게 된 경우에는 삼황석고탕(三黃石膏湯)이 아니면 없앨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어서 “끝에 다시 재발한 경우는 진액(津液)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기혈이 여전히 공허한 상태에서 급하게 음식을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그 빈틈을 타고 사열(邪熱)이 들어와 위(胃)가 말라 변이 건조하고 소갈이 나며 가슴이 답답하고 그득해진 것이니, 이때는 양격산으로 병을 치기에는 약합니다. 이 경우는 대승기탕(大承氣湯)이 아니면 씻어 없앨 수 없고, 또 황련이 아니면 심흉(心胸)에 틀어막힌 화를 쓸어내리지 못합니다.”라고 했다. 그 의원이 다시 묻기를 “대승기탕은 재발한 증세에 너무 센 것이 아닙니까?”하고 물었다. 이미 한차례 병세가 잡혀서 수그러들었을텐데 어찌 약성이 강한 대승기탕을 처방하느냐는 질문이다. 그러나 명의는 “병을 치료하는 약석(藥石)은 각각 두드러진 특징이 있고 또한 병은 정해진 곳이 있으니 약을 쓸 때는 처방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고 증상에 맞으면 언제라도 쓸 수 있소이다. 마치 약은 쓰는 것은 전쟁에서 병사를 부리는 것과 같으니, 당신은 한나라 때 장수인 한신(韓信)이 홀로 배수진(背水陣)을 펼친 것을 알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의원은 당황해하면서 물었다. “한신의 배수진이라니요? 그것이 처방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입니까?”라고 했다. 그러자 명의는 “진법(陣法)에는 강을 앞에 두고 산을 뒤로 해서 진지를 구축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한신은 그 반대로 강을 뒤로한 채 배수진을 치고 전투에 임해서 전투에서 승리했습니다. 진법의 내용이 의서에 적인 처방대로만 치료하는 것이라면 한신의 배수진은 처방에 얽매이지 않고서 치료에 임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했다. 의원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의원은 “선생님은 약을 쓰는 것도 잘할 뿐 아니라 또한 병법에도 능통하시군요!”라고 했다. 그러나 명의는 “아~ 이 무슨 과분한 말씀이십니까! 나는 재질이 우둔하고 배움에도 어리석어 대략 내경에 있는 뜻을 들어 말한 것일 뿐입니다. 실로 갈고 닦아 궁구했던 것이 아니어서 부끄럽습니다.”라고 하면서 겸손해했다. 명의는 이어서 “말씀드렸다시피 처방에 있어서 이처럼 융통성이 중요합니다. 무릇 치료를 함에 있어서 기존의 의서에 기록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 처방만을 고집하면 안되겠습니다. 한 처방만을 떠올린다면 교주고슬(膠柱鼓瑟)과 다를 바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교주고슬(膠柱鼓瑟) 이야기는 사기(史記)에 나온다. 옛날에 조나라와 진나라가 전쟁을 하는데, 진나라 간첩이 ‘진나라에서 조괄을 장수로 쓸까봐서 두렵다.’라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다. 그런데 사실 조괄은 그의 아버지가 전해준 병서만 읽었지 전쟁의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시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을 할 줄 몰랐다. 사실 진나라 입장에서는 조괄이 장수로 나온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안 조나라 신하가 왕에게 “왕께서 조괄의 명성만 듣고서 그를 장수로 쓰신다면 이것은 마치 안족(雁足)을 아교로 붙여 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상소했다. 거문고 줄을 받치는 안족을 아교로 붙여 놓으면 안족을 움직일 수 없어서 음을 조절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왕은 결국 조괄을 장수로 불러내 전쟁에서 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융통성이 없는 경우에 교주고슬(膠柱鼓瑟)이라고 한다. 안족을 붙여 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처럼 융통성이 없다면 전쟁에서는 지는 것이고 환자를 치료할 때라면 치료에 실패할 것이다. * 제목의 〇〇〇는 거문고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우잠잡저(愚岑雜著)> 熱毒狂症. 男子熱病四五日, 棄衣而走, 登高而歌, 言語不避, 尊卑逢着, 輒摳罵詈, 而家庄房撻, 片片破毁, 夜尤甚劇. 余意熱毒傳胃, 幷入於心, 陽氣亢極, 陰氣暴虛所致也, 卽投三黃石羔湯二貼, 病氣乃已, 熱退身凉. 余曰, "若不善將息, 必復作起, 須用凉膈天水散二三貼, 以退六經之餘熱, 俾無再復之蔽." 彼不信不用. 果越三四日, 食飮不節之致, 壯熱胸滿便閉, 前症更作, 來訢求濟, 余曰, "汝不信吾言, 致此凶証再復, 孰怨誰尤乎? 今則異於向者, 安得用其時藥乎?" 卽製大承氣湯, 加黃連一戔, 則大便通泄, 大汗解矣. (열독으로 생긴 광증. 어떤 남성이 4~5일 동안 열병을 앓아 옷을 벗어 버린 채 달리기도 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쉴 새 없이 지껄여대고 신분이 높고 낮음을 불문하고 맞닥뜨리는 사람에게 대뜸 욕설을 퍼붓고 집안 살림을 몽둥이로 두드려서 조각조각 부수고 하였는데 밤이 되면 더욱 심하였다. 나는 열독이 위에 옮겨가 모조리 심에 들어가 양기가 지나치게 극심해져 음기가 갑자기 허해진 탓이라고 생각하여 즉시 삼황석고탕 2첩을 투약하였더니 병 기운이 이내 없어지고 열이 내리고 몸이 시원해졌다. 내가 말하기를 “조리를 잘못하면 반드시 재발할 것이니 양격천수산 2~3첩을 써서 육경에 남아 있는 열을 물리쳐야 재발하는 폐단이 없을 것이요.”하였는데 그 사람이 내 말을 따르지 않고 쓰지 않았다. 과연 3~4일 지나 음식을 조절하여 먹지 않은 탓에 심한 열이 나고 가슴이 그득하고 변이 나오지 않는 등 앞전의 증세가 다시 일어났다. 내게 와서 구제해 주십사하기에 “당신이 내 말을 따르지 않아 이런 흉악한 병증이 다시 재발하였으니 누구를 원망하며 누구의 잘못인가? 지금 상황은 그 때의 상황과는 다르니 어떻게 그 당시의 약을 쓸 수 있겠는가?” 하고는 즉시 대승기탕에 황련 1돈을 더한 것을 지어 주었더니 설사가 나고 땀이 많이 나면서 풀렸다.) <사기(史記)> 廉頗藺相如列傳. 後四年, 趙惠文王卒, 子孝成王立. 七年, 秦與趙兵相距長平, 時趙奢已死, 而藺相如病甐, 趙使廉頗將攻秦, 秦數敗趙軍, 趙軍固壁不戰. 秦數挑戰, 廉頗不肯. 趙王信秦之閒. 秦之閒言曰:秦之所惡, 獨畏馬服君趙奢之子趙括為將耳. 趙王因以括為將, 代廉頗. 藺相如曰:王以名使括, 若膠柱而鼓瑟耳. 括徒能讀其父書傳, 不知合變也. 趙王不聽, 遂將之. (염파인상여열전. 사년 후 조나라 혜문왕이 죽고 그 아들 효성왕이 즉위하였다. 효성왕 7년, 진나라와 조나라의 군사가 장평에서 대치하였는데, 이 때 조사는 이미 죽었고 인상여는 병이 위독하였다. 조나라는 염파를 장수로 삼아 진군을 치게 하였는데, 진군이 조군을 여러번 격파하였으나 조군은 보루의 벽을 견고하게 쌓고 싸우려 하지 않았으며 진군이 자주 도전하였지만 염파는 응하지 않았다. 조나라 효성황이 진나라 간첩의 말을 들었는데, 진나라 간첩이 수문을 퍼뜨리기를 ‘진나라가 꺼리는 바가 있으니 오로지 마복군 조사의 아들 조괄을 장수로 삼을까봐 두려워할 뿐이다.’라고 하였다. 오왕이 이 때문에 조괄을 장수로 삼아 염파를 대신하게 하려고 하였다. 이에 인상여가 말하기를 ‘왕께서는 명성만 듣고 조괄을 쓰려고 하시는데, 이는 안족을 아교로 붙여 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조괄은 그저 아버지가 전해준 병서를 읽었을 뿐, 상황에 맞추어 임기응변을 할지 모릅니다.’하며 말렸다. 그러나 조왕은 이를 듣지 않고 기어이 조괄을 장수로 삼았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4-01-24 16:47:14[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에 사대부 집안에 외아들이 있었다. 그 아들은 과거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문과(文科)에 응시하고자 사서오경(四書五經)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갖춰야 했다. 그래서 먹고 자는 시간만 빼고서는 책만을 읽는데 시간을 보냈다. 사내는 하루종일 앉아서 사서와 오경을 읽었다. <맹자>를 펼쳐 놓고는 “맹자견양혜왕(孟子見梁惠王)하신대 왕왈수불원천리이래(王曰叟不遠千里而來)하시니 역장유이리오국호(亦將有以利吾國乎)잇가....” <대학>을 펼쳐 놓고는 “대학지도(大學之道)는 재명명덕(在明明德)하고 재신민(在新民)하고 재지어지선(在止於至善)이거늘...”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도 촛불을 켜 놓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책을 읽는 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들리는 듯했다. 집안 가득 울려 퍼지는 책 읽는 소리를 들고서 사내의 부모는 “우리 아들이 저렇게 열심히 사서사경을 암송(暗誦)하고 있으니 장원급제를 할 모양이요.”하면서 대견스러워했다. 사내의 아버지도 글공부를 많이 해서 높은 관직에 머무른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자식이 자신보다 더 훌륭한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인지상정일 것이다. 사내는 작년부터 과거시험 준비를 했지만 갑자기 곽란(癨亂)이 와서 작년 생진시(生進試)에는 응시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부모 입장에서 올해 더더욱 기대가 컸다. 그런데 사내는 이전에 읽었던 내용을 기억할 수 없었다. 암송했던 내용을 떠올려 보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논어>를 암송하고 나서 <맹자>를 암송하기 시작하면 <논어>를 잊고, <맹자>를 암송하고 <대학>을 암송하기 시작하면 <맹자>를 잊었다. 시간이 흐르면서는 심지어 전날 암송했던 내용도 기억할 수 없었다. 어느 날 사내의 아버지는 마루에 <논어>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온 책장에 손때가 가득했다. 사내의 아버지는 대견하게 여기면서 무심코 눈에 들어오는 대로 위정편에 있는 문구인 “지지위지지(知之爲知之)하고 부지위부지(不知爲不知)하니 시지야(是知也)니라.”라고 소리내어 읽어 내려갔다. 이 내용은 논어의 가장 대표적인 문구로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다.’라는 의미의 문구다. 그런데 방안에서 책을 읽고 있던 아들이 나왔다. 아버지는 ‘아, 이제 드디어 네가 나와 함께 사서삼경의 내용으로 강론(講論)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구나.’라고 생각하며 기대에 부풀었다. 방에서 나온 아들은 “아버님 어떤 책을 읽으셨기에 ‘지지지지’하십니까? 소자가 듣기에 좋은 말처럼 느껴지나 그 내용을 모르니 궁금하옵니다.”하는 것이다. 사내의 아버지는 아들놈이 논어의 이 유명한 문구를 듣고서도 한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사내의 아버지는 아들이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사서삼경을 암송하고 있었으면서도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혹시 건강에 무슨 문제가 있나 여겨 아버지는 아들을 데리고 의원을 찾았다. 의원이 사내를 진찰해 보더니 “아드님이 앓고 있는 병증은 바로 건망(健忘)입니다. 건망이란 갑자기 무언가를 잊어버린 뒤 애써 생각하여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 주로 심(心)과 비(脾, 췌장)의 문제이지요. 심과 비는 모두 생각을 주관하는데, 너무 근심걱정이 많으면 심과 비가 상하여 건망이 생깁니다. 그래서 갑자기 이전 것을 모두 잊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아마도 아드님은 과거시험에 합격을 해야 한다는 불안한 마음이 근심걱정이 되어 심과 비를 상하게 해서 건망에 이르게 된 것 같습니다.”라고 했다. 사실 사내의 아버지는 장원급제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들에게 “너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원급제를 해야 한다. 네가 장원급제를 해야 우리 집안의 명성이 자자손손 뒤따를 것이다. 이 말을 명심하거라.”라고 눈만 마주치면 주지를 시켜왔던 것이다. 그래서 사내는 항상 근심걱정이 있었다. 장원급제는커녕 과거시험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마음은 항상 불안했고, 심장은 벌렁거렸으며 입맛도 없고 잠도 잘 오지 않았다. 근심걱정 때문에 밥도 잘 먹지 못하고 잠을 이루지 못한 것이었지만 부모들은 먹고 자는 시간을 아껴서 공부를 한다고 칭찬했기에 더욱더 난감했다. 그래서 책을 읽고는 있지만 그 내용이 머릿속에 머무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내는 자신의 심정을 아버지에게 말했다. “너무 불안합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장원급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도대체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책을 읽고 있어도 시험에 떨어져서 모두들 저에게 손가락질하는 장면이 떠올라 견디기 힘듭니다. 사실 작년 과거시험 직전에 제가 곽란에 걸려서 시험을 보지 못한 것도 떨어질 것이 뻔해서 일부러 독초를 먹고서 배앓이를 한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의원은 사내의 아버지를 밖으로 불러냈다. 잠시 후 아버지가 들어오더니 아들을 안고 “미안하구나. 네가 이렇게 부담감을 느끼는지 몰랐다. 관직이 무슨 소용이냐. 아무 걱정하지 말거라. 과거시험을 보지 않아도 된다. 단지 이 아비와 함께 건강하게 생활하면 될 것이다.”라고 하면서 등을 토닥거렸다. 절반은 진심이었지만, 사실 절반은 포기였다. 그랬더니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사내의 부담감과 불안감이 일순간에 사라졌다. 가슴이 벌렁거림이 없어지고 입안에 침이 돌았다. 한동안 차마 쳐다볼 수 없었던 아버지의 눈동자를 참으로 오랜만에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사내는 갑자기 “의원님, 저한테 건망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그것을 치료하는 처방도 있을 것 아닙니까? 저에게 처방을 해 주십시오. 이제 떨어져도 좋은 과거시험에 마음 편히 한번 응시해 보렵니다.”라고 했다. 의원은 아버지의 얼굴을 한번 보더니 “그럼 내가 자네에게 처방을 해 주겠네. 총명해진다고 해서 총명탕(聰明湯)이네. 총명탕은 복신(茯神), 원지(遠志) 그리고 석창포(石菖蒲)로 구성된 처방으로 집중력을 높이는데 최고의 처방이네. 의서에 보면 오랫동안 다려 마시면 하루에 천 마디 단어를 외울 수 있다고 했다네. 그 밖에 과거시험을 보면 장원급제를 한다고 해서 장원환(壯元丸)도 있고, 송나라때 최고의 학자인 주자(朱子)가 복용하면서 책을 암송했다고 해서 주자독서환(朱子讀書丸)이 있고, 공자가 전해 주었다고 해서 공자대성침중방(孔子大聖枕中方) 등도 있는데, 여기에도 모두 복신, 원지와 석창포가 포함되어 있어 총명탕의 약재가 가장 핵심적인 약재들임을 일 수 있네. 먼저 불안초조로 인한 건망에 좋은 귀비탕(歸脾湯)과 함께 처방해 줄 테니 귀비탕을 먼저 복용하고 나서 총명탕을 꾸준하게 복용해 보게나.”라고 했다. 사내는 의원의 말을 들으니 정말 그러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그러면서 의원은 “너무 배불리 먹어도 머리가 멍해지면서 건망이 나타나니 식사를 골고루 잘하되 소식을 하도록 하게나. 밤에 잠이 쏟아지면 박하잎을 씹어 먹으면 잠을 줄일 수 있고, 반대로 불안하면서 잠이 잘 오지 않으면 대추를 씹어 먹으면 좋네. 그리고 암송을 하면서도 집중이 안되고 머리가 멍할 때는 손가락을 모아서 손가락 끝으로 정수리 백회 부위를 톡톡톡하고 자주 두드려 주면 일시적으로 각성이 될 걸세.”라고 일러주었다. 사내의 부모도 “공부도 좋지만 무엇보다 건강을 해치지 말거라.”하면서 격려해 줬다. 진료를 마치고 난 후, 그날 밤 사내는 <대학>의 한 구절을 읽게 되었다. “욕수기신자(欲修其身者)는 선정기심(先正其心)하고 욕정기심자(欲正其心者)는 선성기의(先誠其意)하나니...” 직역을 하면 ‘자신의 몸을 닦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뜻을 성실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사내는 이 문구를 읽으면서 ‘네가 과거시험 합격으로 명예를 얻고자 한다면 먼저 마음을 정직하게 써야 하고, 마음을 정직하게 하고자 한다면 먼저 과거시험에 합격하고자 하는 절실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라고 책이 자신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사내는 눈을 감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사내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논어>의 첫 구절이 떠 올랐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悅乎)아, 유붕(有朋)이 자원방래(自遠方來)하면 불역락호(不亦樂乎)아, 인부지불온(人不知不慍)이면, 불역군자호(不亦君子乎)아.’ 이 문구는 ‘배우고 때로 익히면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멀리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면 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라는 의미였다. 사내는 무언가 깨달았다. 공부의 목적이 단지 한낱 과거시험의 합격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사내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사서오경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공부의 목표가 뚜렷해졌고, 과거시험 또한 부담이 없어지니 집중도 잘 됐다. 게다가 건망에 좋다는 총명탕까지 꾸준하게 복용하니 정말 하룻밤에 천자, 만자가 암송되는 듯했다. * 제목의 ○○○은 ‘총명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동의보감> ○ 健忘者, 陟然而忘其事, 盡心力思量不來也. 主心脾二經. 盖心之官則思, 脾之官亦主思. 此由思慮過多, 心傷則血耗散, 神不守舍, 脾傷則胃氣衰憊, 而慮愈深. 二者皆令人事, 卒然而忘也. 治法, 必先養其心血, 理其脾土, 以凝神定智之劑, 調理之. 亦當以幽閑之處, 安樂之中, 使其絶於憂慮, 遠其六淫七情, 如此則日漸以安矣. (건망이란 갑자기 무언가를 잊어버린 뒤 애써 생각하여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주로 심과 비의 문제이다. 심은 생각하는 것을 주관하고 비도 생각하는 것을 주관한다. 생각을 많이 하여 심이 상하면 혈이 소모되고 흩어져서 정신이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비가 상하면 위기가 쇠약해져도 더욱 골똘히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 2가지 경우는 모두 갑자기 잊어버리게 된다. 치료법은 반드시 먼저 심혈을 기르고 비토를 다스리는 것이므로 정신을 모으고 뜻을 안정시키는 약으로 조리해야 한다. 또한 조용한 곳에서 편안하게 즐기며 근심걱정을 끊고 육음과 칠정을 멀리하면 날로 편안해질 것이다.) ○ 聰明湯. 治多忘, 久服能日誦千言. 白茯神, 遠志:以甘草水泡去骨薑汁製, 石菖蒲 各等分. 右剉, 每三錢, 水煎服. 或爲末, 每二錢, 茶湯點服, 日三. (총명탕. 잘 잊어버리는 것을 치료한다.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 말을 외울 수 있다. 백복신, 원지:감초 달인 물에 담갔다 심을 빼고 생강즙으로 법제한 것, 석창포 모두 같은 양. 이 약들을 썰어 3돈씩 물에 달여 먹는다. 또는 가루내어 2돈씩, 하루에 3번 차를 끓인 물에 타서 먹는다.) ○ 歸脾湯. 治憂思勞傷心脾, 健忘怔忡. 當歸, 龍眼肉, 酸棗仁(炒), 遠志(製), 人參, 黃芪, 白朮, 茯神 各一錢, 木香 五分, 甘草 三分. 右剉, 作一貼, 薑 五片, 棗 二枚, 水煎服. (귀비탕. 근심과 생각으로 심비를 상하여 건망과 정충이 있는 것을 치료한다. 당귀, 용안육, 산조인:볶은 것, 원지:법제한 것, 인삼, 황기, 백출, 복신 각 1돈, 목향 5푼, 감초 3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 대추 2개와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 ○ 壯元丸. 補心生血, 寧神定志. 且臺閣勤政勞心, 燈窓讀書辛苦, 幷健忘, 怔忡, 不寐, 及不善記而多忘者, 服之能日誦千言, 胸藏萬卷. 遠志(薑製), 龍眼肉, 生乾地黃(酒洗), 玄參, 朱砂, 石菖蒲 各三錢, 人參, 白茯神, 當歸(酒洗), 酸棗仁(炒), 麥門冬, 柏子仁(去油) 各二錢. 右爲末, 獖猪心血和丸菉豆大, 金箔爲衣, 糯米湯下二三十丸. (장원환. 심을 보하고 혈을 만들며 신을 편안히 하고 뜻을 안정시킨다. 관청에서 정사에 매달려 마음을 쓰거나 등불 아래나 불빛이 있는 창가에서 힘들게 책을 읽거나, 건망ㆍ정충ㆍ불면이 있고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잘 잊어버리는 사람이 먹으면 하루에 천 마디 말을 외울 수 있고 가슴에 만 권의 책을 간직할 수 있다. 원지:생강즙에 담갔다 말린 것, 용안육, 생건지황:술로 씻은 것, 현삼, 주사, 석창포 각 3돈, 인삼, 백복신, 당귀:술로 씻은 것, 산조인:볶은 것, 맥문동, 백자인:기름을 짜낸 것. 각 2돈. 이 약들을 가루내어 돼지염통의 피로 반죽하여 녹두대로 환을 만들고 금박으로 겉을 입힌다. 찹쌀을 끓인 물에 20~30알씩 먹는다.) ○ 朱子讀書丸. 治健忘. 茯神, 遠志(薑製) 各一兩, 人參, 陳皮 各七錢, 石菖蒲, 當歸 各五錢, 甘草 二錢半. 右爲末, 麪糊和丸菉豆大, 朱砂爲衣, 臨臥以燈心煎湯, 下五七十丸. (주자독서환. 건망을 치료한다. 복신, 원지:생강즙에 담갔다 말린 것. 각 1냥, 인삼, 진피 각 7돈, 석창포, 당귀 각 5돈, 감초 2.5돈. 이 약들을 가루내어 밀가루 풀로 반죽하여 녹두대로 환을 만들고 주사로 겉을 입힌다. 잘 때 등심 달인 물로 50~70알씩 먹는다.) ○ 孔子大聖枕中方. 服之令人聰明. 龜板ㆍ龍骨ㆍ遠志(薑製)ㆍ石菖蒲 各等分. 右爲末, 酒調下二錢, 日三服. (공자대성침중방. 먹으면 총명해진다. 구판, 용골, 원지: 생강즙에 담갔다 말린 것, 석창포 모두 같은 양. 이 약들을 가루내어 하루에 3번, 술에 2돈씩 타서 먹는다.) <광제비급> ○ 宣聖枕中方, 黽板自敗者, 龍骨, 遠志去心, 石菖浦去毛, 四味等分, 爲末, 酒調方寸匙, 日三服, 令人聰明, 皇明孔仲平, 孔子七十二代孫, 此藥宣聖所傳云. (선성침중방에는 구판, 용골, 원지:거심, 석창포. 이 네 가지를 각각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술에다 한 숟가락씩 타서 하루에 3회씩 먹으면 사람이 총명해진다. 명나라 중평은 공자의 72대 손인데 이 약을 공자가 전한 처방이라고 하였다.) ○ 人多忘事, 遠志, 石菖浦, 每日煎湯, 服, 心通萬卷書. (사람이 잘 잊어버리는 데는 원지, 석창포를 매일 달여서 먹으면 만 권의 글을 통달할 수 있다.) <비급천금요방> 好忘. 孔子大聖知枕中方. 鼈甲, 龍骨, 遠志, 昌蒲. 右四味. 等分. 治下篩. 酒服方寸匕. 日三. 常服令人大聰. 翼云食後水服 (잘 잊어 버리는 것. 공자대성치침중방. 별갑, 용골, 원지, 석창포. 이상 4가지를 동일한 등분으로 해서 가루내서 곱게 체로 쳐서 술로 일방촌시씩 하루 3회 복용한다. 그렇게 하면 사람으로 하여금 아주 총명해지게 한다. 천금익방에는 식후에 물로 복용한다고 했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0-05 18:11:30[파이낸셜뉴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여름 성수기(6~8월)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음주운항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남해해경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맞이하는 첫 여름 성수기로 남해안을 이용하는 수상레저기구와 다중이용선박의 이용객 증가가 예상되자 선박 운항자 경각심 제고와 사고 예방을 위해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홍보 및 계도기간을 거쳐 7월 1일부터 8월 27일까지 8주간 해상 음주운항 특별단속을 실시한다. 남해해경은 최근 3년간 70건의 음주운항 행위를 적발했으며, 이 중 어선의 음주운항 행위가 전체 단속건수의 절반 이상(51%)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단속은 어선, 레저기구, 유·도선 등 모든 선박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VTS·상황실·함정·파출소 등 해·육상 간 연계해 합동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낚시어선 주조업지 및 레저기구, 예·부선 등 주요활동지·활동시기를 고려해 취약해역 위주의 집중 단속을 펼친다. 일반 선박의 경우 현행 해사안전법 상 음주운항 처벌기준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3% 이상이면 적발된다. 처벌규정은 3단계로 나눠 최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레저기구는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3% 이상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해상에서의 음주운항은 위험성이 높고 사고 발생 때는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음주운항 행위는 강력하게 단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06-16 09:40:47【파이낸셜뉴스 부산】 해수청이 부산지역 공유수면 내 연안에 방치된 선박을 직권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청장 윤종호)은 2022년 3분기 공유수면 내 방치선박 일제점검을 통해 확인된 불법 방치물에 대해 직권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부산청은 올 9월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와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으로 낙동강 상류에서 하류로 떠내려 온 어선 1척과 부선 1척 등 총 3척의 방치선박을 확인했다. 이에 부산청은 공유수면법에 따라 제거공고를 내고 오는 31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후 기간 내 이의신청이 없으면 직권으로 방치선박을 제거할 계획이다. 방치 선박은 안전사고와 더불어 해양 경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해양 오염 발생 우려도 있다. 부산청은 주기적으로 방치선박을 조사하고 있으나 방치선박 대부분은 미등록 선박이거나 오래 방치된 선박의 경우 등록번호가 사라져 선박 소유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박 소유자들이 선박을 폐기처리하지 않고 무단 방치하는 이유는 1t당 수십만 원에 이르는 폐기비용에 대한 부담이 주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승규 해양수산환경과장은 “방치선박 소유자의 신원을 철저히 파악해 선주에게 자진 제거 명령을 취하고 선주가 확인되지 않으면 공유수면법에 따라 행정대집행 절차를 거쳐 처리하고 있지만 우선적으로 선박 소유자들이 바다를 소중히 아끼는 마음으로 선박을 무단으로 방치하지 않는 성숙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22-10-21 15:40:48【파이낸셜뉴스 부산】 부산지역의 공유수면 내에서 불법적인 시설을 설치하고 영업 행위를 한 업체들이 해경에 적발됐다. 부산해양경찰서(서장 이병철)는 강서구 소재 음식점 사업주 A(60대) 씨 등 3명을 공유수면관리및매립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공유수면인 낙동강 하구와 해안가를 무단으로 점용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음식점 A씨와 B(70대) 씨는 각각 해안가에서 영업신고도 하지 않은 채 음식을 팔았다. 또 C(50대) 씨는 낙동강 하구에서 목재부선을 이용한 계류시설을 설치하고 레저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C씨가 불법 계류시설을 설치하면서 주변 해상교통을 방해하고 안전상 위험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부산해경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태풍, 장마 등으로 인해 해상에 설치된 목재부선이 파손되어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목재부선에서의 화재위험성 및 해상교통방해 등 해상안전상 위험성 역시 존재한다”라면서 “국민의 안전과 해양질서 확립을 위한 단속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나가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공유수면관리및매립에관한법률에 따르면, 무단으로 공유수면을 점·사용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22-06-08 14:3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