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노인과 부녀자 등 21명을 연쇄 살인해 사형을 선고받은 유영철이 한동훈 법무장관의 지시로 지난주 서울구치소로 이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교정 당국은 지난주 유영철과 정형구 등 2명의 사형수를 대구교도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감시켰다. 유영철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 시내에서 17차례에 걸쳐 노인과 부녀자 등 21명을 연쇄 살인하고 방화, 사체 유기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피해자 사체 11구를 토막 내 암매장하고 3구는 불에 태우기도 했으며 수감 중에 성인 잡지를 반입한 것이 걸려 이를 뺏으려는 교도관을 폭행하기도 했다. 정형구는 1999년 자신들이 탄 차를 추월한다는 이유로 차에 타고 있던 신혼부부를 엽총으로 사살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구치소에는 사형장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는 강호순, 정두영 등 다른 연쇄 살인범 미집행 사형수들도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감 조치의 배경을 놓고 사형 집행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은 1997년 12월 30일 23명의 사형을 집행한 이후 사형 집행에 나서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현재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사형수는 59명이다. 지난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구교도소·대전교도소 등 사형 집행시설을 보유한 4개 교정기관에 시설 점검을 지시했는데,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시설을 갖춘 곳은 서울구치소가 유일했다고 한다. 사형은 교정시설의 사형장에서 집행하게 돼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교정 행정상 필요한 조치"라고만 밝혔다. 대구교도소는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다. 법무부는 이달 초 한 장관 지시로 유영철과 강호순 등의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 측으로부터 제대로 보상받았는지 등 실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철에게 살해당했던 40대 남성 노점상의 경우, 그 사건의 충격으로 둘째 동생과 막냇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셋째 동생은 정신적 트라우마로 정상 생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당시 이귀남 법무부 장관 지시로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흉악범들을 집중 수용하고 사형 집행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백지화한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25 10:30:23[파이낸셜뉴스] 동영상 크리에이터(BJ)들이 국가 주요 보안시설인 청송교도소에 무단으로 침입해 실시간 방송을 송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북부제1교도소(전 청송교도소) 등 교정 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3시 20분경 팝콘TV BJ 2명이 4개 교정시설이 있는 경북 청송군 진보면 교도소 입구 보안초소에 자동차를 타고 나타났다. 보안초소는 “출소자를 데리러 왔다”는 이들의 거짓말에 맥없이 뚫렸다. 이후 이들 BJ는 멋대로 시설 등을 촬영하며 40분 가까이 실시간 중계를 이어갔다. 이들은 “여기서 생활해서 내부를 잘 안다”라고 뻐기거나, “여기가 넥타이공장 맞나”라며 사형장을 지칭하는 은어를 쓰기도 했다. 다만 교정 관계자는 “이들이 언급했다는 ‘사형장’은 광역권 교정시설에만 일부 있고, 청송에는 원래부터 없었다. 이들의 주장은 허위”라며 “현재 교정시설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아직 수용자 생활 시설에 외부인이 침입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후 이들은 “이제 포항교도소로 가겠다. 후원해주면 다음에는 경북북부제2교도소도 들어가 보겠다”며 방송을 종료했다. 당시 동시 시청자 수는 800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송교도소 내부는 수사 접견이 필요한 경찰 관용차 등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의 운전이 금지돼 있다. 일반인은 출입이 허가됐어도 정문 밖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부를 걸어 이동해야 한다. ‘외초소’로 불리는 보안초소까지는 면회객 등 내부 교정아파트에 방문 목적이 있는 자는 누구나 통행할 수 있지만 제1교도소 입구는 절대 통과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법무부는 지난 9일 보도자료에서 “교정시설은 외부초소에서 2㎞ 거리로 가족 등 방문 시 출소 편의를 위해 청사 입구까지 민원인에게도 허용되는 구역”이라고 해명했다. 교정 당국은 교정시설 무단 촬영 혐의로 이들 BJ를 경찰 고발할 방침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2020-12-10 08:01:56[파이낸셜뉴스] 일본 유명 AV 배우 출신 우에하라 아이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다. 지난 18일 우에하라 아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 '찬양하라 우에하라'에는 '한국 놀러 와서 충격받은 일본 여배우 반응'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우에하라 아이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보는 모습이 담겼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구 서울구치소 시설을 개조해 과거 경성감옥과 서대문감옥을 복원한 독립운동 및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관이다. 우에하라 아이는 "일본 친구들이나 일본 방송에서 한국에 가면 여기를 가보라고 한다. 역사가 있는 장소라 저도 보고 싶어서 관광 왔다"며 방문 이유를 밝혔다. 우에하라 아이는 역사관을 돌면서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이 처했던 상황을 마주했다. 그는 당시 조선인들과 독립운동가들이 겪었던 고초를들으며 마음 아파했다. 특히 사형 도구와 방식이 재현된 사형장을 보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역사관 관람을 마친 우에하라 아이는 "잔혹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특히 "뭔가 일본인을 한대 패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운동가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우에하라 아이는 "독립운동가분들 때문에 지금 한국의 지금 모습이 있기에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인들이 잔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지금 한국에 와보니 독립운동가들의 많은 노력으로 이렇게 올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이 있었기에 일본의 안 좋은 이미지가 아직 한국인들에게 남아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평화로운 시대니까 사이가 좋아졌으면 좋겠다. 여기 오고 나니 지금 시대를 소중하게 여기자고 생각이 들었다"며 영상을 마쳤다. 한편 우에하라 아이는 전직 AV 출신 배우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여배우 중 한 명이다. 지난 2015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팬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29 05:16:52[파이낸셜뉴스] 노루페인트가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을 유지하고자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 전시된 '통곡의 미루나무' 보존 처리 작업에 협력했다. 30일 노루페인트에 따르면 통곡의 미루나무는 과거 사형 선고를 받은 독립 운동가들이 조국 해방을 보지 못한 채 생의 마지막 순간 이 나무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관 측은 지난 2020년 태풍으로 인해 나무가 쓰러졌으나, 이를 폐기하지 않고 쓰러진 모습 그대로 소독 및 보존 처리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보존 작업은 고사목에 방부처리를 통해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고 사형장의 역사적 의미를 오래도록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진행됐다. 관리 규정에 의거해 수중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의견을 반영, 문화재청에 등록된 보존과학업 전문가가 나무의 방부·방충 작업 후 열화 및 손상 방지를 위한 홈 메꿈 작업을 실시했다. 노루페인트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쓰러진 통곡의 미루나무 보존을 위해 눈, 비 외 곰팡이, 미생물 및 벌레로부터의 보호에 강점이 있는 특화페인트 '올뉴칼라스테인'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보존을 위한 기술을 지원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연간 60만명 이상 관람객들이 찾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과 함께 의미있는 역사 자원을 보존하는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에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5-30 09:08:43[파이낸셜뉴스] 대구교도소가 52년 만에 이전하면서 2100여명에 달하는 수감자와 무기류의 대대적인 이송 작전이 벌어졌다. 이송 거리는 화원읍 천내리 기존시설에서 하빈면 감문리 신축 교도소까지 18km에 달했다. 이송된 대구교도소 재소자 중에는 성 착취물 대화방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 강서구 피시방 아르바이트생 살인범 김성수 등 각종 흉악범도 포함됐다. 28일 대구교도소에 따르면 이날 교도관 600여 명, 대형 버스 30대를 동원해 모두 12차례에 걸쳐 수감자들을 이송했다. 전날 오후부터 이틀에 걸쳐 군과 경찰 등의 삼엄한 경계 속에 2100명의 재소자가 수송길에 올랐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기동대와 특공대 대원, 교통경찰 등 경찰관 300여 명과 순찰차, 버스 등을 투입했다. 또한 경찰관들은 실탄을 장전한 권총과 테이저건으로 무장해 재소자 탈주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기존 교도소와 새 교도소에는 특공대를 각각 배치했다. 먼저 여성 재소자 100여명과 무기류를 옮긴 뒤에 나머지 남성 재소자들을 이송했다. 대구교도소 이전은 지난 1971년 지어진 기존 교도소가 화원읍 시가지에 자리하고 있어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추진됐다. 새 교도소는 2020년 10월 완공돼 2021년 6월 옮길 예정이었으나 배수 설비 보수 공사를 하느라 2년 넘게 이전이 지연됐다. 새 교도소는 2014년부터 사업비 1851억원을 들여 부지 26만9천여㎡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6만1천여㎡ 규모로 지어졌다. 청사, 수용동, 직원 비상대기소 등 28개 건물이 들어서 있고 최첨단 전자 경비 시스템을 갖췄다. 시설 중 다목적 체육관, 어린이집, 축구장, 민원인 주차장 등은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대구교도소는 이번에 이전하면서 기존에 있던 사형장을 없앴다. 이로써 사형장이 있는 수감시설은 전국에 서울구치소, 부산구치소, 대전교도소 3곳으로 줄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3-11-28 16:20:28[파이낸셜뉴스] 강호순, 정두영, 유영철. 이름만 들어도 섬뜩한 살인범들이 서울구치소로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흉악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수감 상태인 유영철, 정형구가 최근 서울구치소로 이감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형제 부활 여론 속 흉악범들 서울구치소로 이감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교정 당국은 최근 유영철과 정형구를 서울구치소로 옮겼다. 서울구치소에는 강호순, 정두영 등 다른 사형수들도 수용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을 비롯해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높아진 사회적 불안감에 사형제 부활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진 이감이라, 일각에서는 사형 집행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8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서울구치소와 부산구치소, 대구교도소, 대전교도소 등 사형 집행시설을 보유한 4개 교정기관에 시설 점검을 지시한 바 있다. 이 점검 결과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시설을 갖춘 곳은 서울구치소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형은 교정시설의 사형장에서 집행되는데, 서울구치소의 경우 사형 방식은 교수형이다. 사형은 법무부 장관의 집행 명령에 따라 교정 기관이 5일 이내에 집행하게 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교정 행정상 필요한 조치"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강호순·유영철 등 미집행 사형수 59명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사형수 23명을 마지막으로 사형집행이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인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현재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사형수는 59명으로 유영철과 강호순, 정형구, 정두영도 이에 포함된다. 유영철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1년 동안 17차례에 걸쳐 노인과 부녀자 등 총 21명을 연쇄 살인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유영철은 피해자 사체를 토막내 암매장하고 불에 태우는 엽기적 행각을 벌여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정형구는 1999년 1월 강원도 삼척에서 차량 추월로 시비가 붙은 신혼부부를 사냥용 엽총으로 살해해 사형이 확정됐다. 그는 신혼부부 차량이 먼지를 내며 자신의 차를 추월했다는데 격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형구는 당시 강도·강간 등 전과 6범이었다. 정형구는 당시 사건 현장을 지나가던 다른 사람이 자신의 범행을 목격했다고 보고 총격을 가했지만, 부상 속에서도 그대로 현장을 벗어나 병원을 간 덕에 희생자가 늘지 않았다. 강호순은 아내와 장모 등 여성 10명을 살해한 혐의로 2009년 기소돼 그 해 사형이 확정돼, 10년 넘게 복역 중이다. 정두영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부산과 경남 등지에서 강도 살인 등 23건의 범죄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노인과 부녀자 9명을 살해하고 10년을 다치게 한 혐의로 2001년 사형이 확정됐다. 1992년 10월 강원도 원주의 한 교회에 불을 질러 15명을 숨지게 하고 25명을 다치게 한 원언식은 최장 미집행 사형수다. 1993년 11월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 지 30년간 복역 중이다. 가장 최근 사형이 확정된 이는 지난 2014년 6월 GOP초소에서 총기를 난사해 부사관 등 5명이 숨지고 7명을 다치게 한 임모 병장이다.임 병장은 2016년 사형이 확정됐다. 한편, 흉악 범죄자들의 서울구치소 이감 조치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모두 사형 집행하자"며 사형제 부활을 주장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을 통해 "국민 70%가 흉악범 사형집행을 찬성하고 있고 계속되는 모방 흉악범들이 날뛰고 있어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시절에도 '흉악범에 한해 사형 집행' 공약을 밝힌 바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3-09-27 16:58:33'오징어 게임' '수리남'에 잇따라 출연해 '넷플릭스 공무원'으로 통했던 박해수가 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지옥'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던 원진아는 데뷔 후 처음으로 무대에 섰다. 괴테의 고전 '파우스트'를 통해서다. 원작의 1부만 담은 '파우스트'에서 박해수는 백발의 현자 파우스트에게 인생의 쾌락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하는 악마 메피스토로 분했다. 원진아는 마녀의 영약을 마시고 젊어진 파우스트와 사랑에 빠지는 순수한 처녀 그레첸을 연기했다. ■ 박해수 "메피스토 유혹의 말들 너무 익숙해 기분 묘했죠" '코리올라누스', '햄릿' 등 고전에 대한 감각적인 해석으로 주목받은 연출가 양정웅은 이번에도 현대적인 무대미술과 연출로 시선을 모았다. 거대한 성모 마리아상과 동굴 등 약 170개의 무대 소품과 약 110벌이 넘는 의상은 뮤지컬에 버금가는 스케일을 자랑했고, 거대한 LED 배경을 이용한 총 26번의 영상 전환은 마녀와 파티를 벌이는 초현실적인 공간과 유럽의 뒷골목으로 관객을 초대하며 몰입감을 선사했다. 뭇 남성이 몰래 숨어든 그레첸의 방은 무대 뒤편 공간에서 영상을 통해 라이브로 송출돼 새로운 체험을 안겼다. 200년 된 고전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메피스토의 유혹에 가까워졌고, 파우스트의 고뇌와 그레첸의 양심과 멀어졌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양정웅 연출은 "'파우스트'는 시대와 공간, 문화와 언어를 뛰어넘어 인간 본질을 다루는 작품"이라며 "메피스토의 대사 중 많은 부분이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우리의 내면과 닮아 놀랍고 섬뜩했다"고 말했다. 박해수도 "대본을 읽고 기분이 묘했다"고 공감했다. 그는 "메피스토가 하는 유혹의 말들은 우리 주변서 쉽게 들을 수 있다"며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세상에서 고전에서 그리는 선과 악의 시초가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박해수는 이번 작품에서 마치 카리스마 넘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이 손과 혀를 현란하게 움직이며 관객을 유혹한다. 그가 연기하는 메피스토는 쉽고 재미있고 매혹적이다. 파우스트와 처음 만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박해수는 "원래 대본에서는 학생인 양 위장하고 파우스트에 접근했다"며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당당히 밝히고 거래를 제안하는 지금과 같이 바꿨다"고 말했다. "마치 매력적인 부자처럼 당당하게 활개치는 이 시대의 '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기괴한 웃음과 현란한 몸동작에 대해서는 "무대에서 신체 연기는 특히 중요하다"며 "이번 역할을 위해 맹수들이 먹잇감 주위를 배회하는 모습이나 190cm 넘는 청바지 차림의 유명 지휘자의 동작을 참조했다"고 답했다. ■원진아 "죄를 인정한 그레첸에 주목" 그레첸은 파우스트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나 그로인해 가족과 자신 역시 위험에 빠뜨린다. 의도치 않게 죄를 짓는 그레첸은 시대의 희생양이기도 한 비운의 인물이다. 원진아는 그레첸에 대해 "솔직하고 순수한 인물"이라며 "파우스트에게 '제 생각 좀 해주실래요?'라고 말하는 대사를 좋아한다"고 했다. "가족의 건강한 사랑을 못받던 그레첸이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는 대사로 자신에게 닥칠 절망의 끝을 모른 채 감정에 솔직한 그 순수함이 매우 좋았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그레첸과 같은 인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그레첸이 죄를 짓고도 구원을 받은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했기 때문"이라며 "그레첸이 '사형장까지 왔네요'라고 하는데, 죗값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기에 무섭지 않더라"라고 부연했다. 생애 첫 연극무대에 오른 소감을 묻자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두려움이 최고조에 달랐다"고 답했다. 물론 도전의 대가는 달다. 그는 "어느 순간 연기가 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 컸다"며 "출연 제안을 받고 작품에 끼칠 민폐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고 돌이기며 "관객들의 박수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무대서 객석이 너무 잘 보여서 깜짝 놀랐다. 내 눈에 안보이던 시청자는 때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는데 우리의 노력에 대해 따뜻한 박수를 쳐줘서 오히려 시청자와 관객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두 배우는 극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존재다"를 꼽았다. 원진아는 "살면서 한번쯤은 흔들리는 순간이 오지만 그 순간 또한 성장을 하고 이는 꼭 겪어야 하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박해수는 "(신의) 큰 사랑이 느껴지는 대사"라고 말했다.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0 18:09:05[파이낸셜뉴스] "출연 제안을 받고 작품에 끼칠 민폐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 배우 원진아가 연극 '파우스트'를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과 영화 '강철비' 등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원진아는 괴테의 고전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나 그로 인해 가족과 자신 역시 위험에 빠뜨리는 그레첸을 연기했다. 양정웅 연출의 연극 '파우스트'은 200년 된 괴테의 고전 중 1부에 해당되는 이야기로 신과 내기를 한 악마 ‘메피스토’가 ‘파우스트’에게 쾌락과 영혼을 맞바꾼 계약을 제안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의도치 않게 죄를 짓는 그레첸은 시대의 희생양이기도 한 비운의 인물이다. 동시에 작품 전체에서 도덕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캐릭터다. 원진아는 그레첸에 대해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순수한 인물이라는 인상이 가장 컸다”며 “파우스트에게 ‘제 생각 좀 해주실래요?’라고 말하는 대사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종교에 심취한 엄마와 명예를 중시하는 오빠를 둔 그레첸은 가족에게 제대로 된 사랑을 못받은 것 같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는 대사다. 자신에게 닥칠 절망의 끝을 모른 채 자기 감정에 솔직한 그 순수함이 매우 좋았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오늘날 우리사회를 돌아보면 메피스토는 넘쳐나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그레첸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그레첸이 죄를 짓고도 구원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반성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그레첸이 ‘사형장까지 왔네요’라고 하는데, 죗값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기에 무섭지가 않더라”라고 부연했다. 생애 첫 연극 무대에 오른 소감은 어떨까? 그는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두려움에 최고조에 달랐다”고 했다. 물론 도전의 대가는 달다. 그는 “어느 순간 연기가 늘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 컸다”며 “출연 제안을 받고 내게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다”고 돌이켰다. “연습 시작하고 매일 무언가를 배우고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컸다”며 “관객들의 박수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무대에서 객석이 너무 잘 보여서 깜짝 놀랐다. 눈에 안보이던 시청자는 때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무대의 관객들이 따뜻하게 우리의 노력에 대해 박수를 쳐줘서 오히려 시청자와 관객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2015년 단편영화 ‘캐치볼’로 데뷔해 빠르게 드라마와 영화의 주인공을 꿰찬 원진아는 자신이 꿈꾸던 배우가 되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적성에 맞지 않던 대학 중퇴 후 보험회사에 다녔고 영화관, 백화점, 워터파크 등지에서도 일했다. 데뷔 이전 이력을 언급하자 그는 “K-장녀라 생활력이 강했다”며 “그런데 누구라도 그 순간이었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 덕분에 "새로운 사람들 만나는 게 편하고 두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을까? 그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존재다”를 꼽았다. 그는 “살면서 한번쯤은 흔들리는 순간이 오지만 그 순간 또한 성장을 하고 이는 꼭 겪어야 하는 과정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솔직히 지켜야 할 게 생길수록 도전하는 게 꺼려졌다. 이번 무대를 계기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2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4-10 14:51:54[파이낸셜뉴스] 애국지사들의 아픔을 함께하다 지난 2020년 생을 마감한 '통곡의 미루나무'가 메타버스에서 부활했다. 서울시는 3·1절을 맞아 서대문형무소에 있는 '통곡의 미루나무'를 복원해 메타버스 서울광장에 식재했다고 28일 밝혔다. 통곡의 미루나무는 1923년 일제가 서대문형무소 남쪽 끝 사형장 근처에 심은 나무다. 사형선고를 받은 독립투사들이 조국의 독립을 끝내 보지 못한 채 생의 마지막 순간 이 나무를 부여잡고 울었다고 해서 통곡의 미루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나무는 2020년 태풍에 쓰러졌으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쓰러진 모습 그대로 보전 처리해 시민에게 공개했다. 시는 3·1절을 기념해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자 통곡의 미루나무를 가상공간에서 되살리기로 했다. 이날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통곡의 미루나무를 쓰다듬으며 독립투사들의 넋을 기렸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통곡의 미루나무를 마주하니 애국지사들의 희생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며 "그 분들의 희생을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함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가상공간인 메타버스 서울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순국선열을 기억할 수 있게 통곡의 미루나무를 메타버스 서울광장에 심어 다시 되살렸다"며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평화와 인류 평등을 당당히 외쳤던 3·1운동의 자랑스런 정신과 희생을 기억하고 미래로 더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3-02-28 14:16:44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토너먼트 코스는 저마다의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다.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마스터스 개최지 오거스타 내셔널GC에는 '아멘코너(11~13번홀)'가 있다. 너무 어려워 선수들 입에서 절로 '아멘' 소리가 나온다로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웰스파고 챔피언십 개최지인 퀘일할로 골프장에는 '그린마일(16~18번홀)'이 있다. '사형장으로 가는 길'이라는 의미로 출전 선수들이 엄청난 공포를 느낄 정도로 어렵기 때문이다. 혼다클래식 개최지인 PGA내셔널 골프장에는 코스 설계자인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닉네임에서 따온 '베어트랩(15~17번홀)'이 있다. 이곳도 선수들이 공략에 곤욕을 치르긴 마찬가지다. 1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780만달러) 개최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 이니스브룩골프장(파71·7340야드)도 선수들 사이에서는 악명 높은 난코스다. 막판 승부처인 '스네이크 피트(16~18번홀)' 때문이다. 페어웨이가 좁은데다 뱀처럼 구불구불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16번홀(파4) 티잉그라운드에 뱀 조형물이 설치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올해 대회도 이 '뱀 구덩이'에서 승패가 갈릴 게 분명하다. 144명의 출전 선수 중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세계랭킹 2위 콜린 모리카와, 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그리고 세계랭킹 3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다. 모리카와는 15일 끝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컷 탈락으로 실추된 명예 회복에 나서고 호블란과 존슨은 상승세를 이어갈 태세다. 특히 호블란은 최근 6개 대회서 '톱10'에 5차례(우승과 공동 2위 각각 1회)나 입상했다. 또한 작년 대회서 3위에 입상했을 정도로 코스와 찰떡궁합이 강점이다. 이를 반영해 PGA투어 홈페이지는 우승 후보를 예상하는 파워랭킹에서 호블란을 1위에 올렸다. 존슨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날 코스레코드인 9언더파를 기록했을 정도로 샷감이 뜨겁다. 세계랭킹 17위 샘 번스(미국)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2018~2019년 대회서 2연패에 성공한 폴 케이시(영국)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다. '코리안 브라더스' 중에서는 강성훈(35·CJ대한통운)과 노승열(32·지벤트)이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24)와 김시우(27·이상 CJ대한통운)는 불참한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2022-03-16 18:0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