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에서 노총각들을 위해 국제결혼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남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명문대학교 교수 A씨는 "약 3500만명의 ‘남는’ 남성들을 위한 해결책으로 국제결혼을 장려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지속된 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 성비 불균형이 발생해 2020년 기준 남성이 여성보다 3490만명 더 많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올해 초 중국중앙사범대학 중국농촌연구소는 지난 10년 동안 농촌 청년들이 배우자를 찾는 데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는 높은 신부 가격과 전통적인 결혼에 대한 인식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A교수는 "중국 농촌에는 약 3490만명의 ‘남는’ 남성들이 있으며 이들은 결혼 시 주택, 자동차, 차이리(신부 비용)을 총 50만 위안(약 9600만원)에서 60만 위안(약 1억 15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중국 전역의 농촌 지역에서 1인당 평균 실소득은 2만 위안(약 380만원)을 조금 넘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외에서 자격을 갖춘 젊은 여성들을 끌어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부 수입 대상국으로 러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파키스탄 등을 언급했다. 대부분 중국보다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들이다. A교수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큰 논란을 불러왔다. 많은 여성들은 “외국인 신부를 ‘수입’하는 것은 인신매매와 다름없다”, “언어 장벽이 가족 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성들은 A교수의 발언을 지지했다. 그들은 “외국인 신부들은 집이나 자동차 또는 높은 신붓값을 요구하지 않는다”, “국제결혼은 미국 테슬라가 중국에 진출하도록 허용하는 것과 같다. 외국인도 중국 결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해 결혼 가능성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0-21 21:47:30[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의 한 식당이 기니피그를 구운 요리를 판매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징그럽고 먹기가 께름칙하지만 현지에서는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퀸즈 코로나 지역의 '라 카사 델 쿠이(La Casa Del Cuy)' 식당은 에콰도르 전통 요리인 구운 기니피그를 선보여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식당의 루시오 바레라 매니저는 "닭고기나 토끼고기보다 맛있다"며 "특히 머리 부분이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110달러(약 14만원) 가량인데 식당 측은 수요를 맞추느라 기니피그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에콰도르 출신인 바레라 매니저는 남편 마르셀로 바레라와 함께 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로티세리 치킨 전문점이었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에콰도르 교민들의 요청으로 기니피그 요리를 시작하게 됐다. 식당 주인은 "지나가는 사람들이 '치킨 대신 왜 쿠이(기니피그)를 하지 않느냐'고 자주 물었다"며 "인생이 짧으니 한번 해보자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기니피그는 에콰도르에서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전통 식재료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소나 돼지에 비해 사육 공간과 자원이 적게 들어 지속가능한 대체 식량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콰도르에서는 결혼식과 같은 특별한 행사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신부 가족에게 한 쌍의 기니피그를 선물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에콰도르에서 냉동 상태로 수입된 기니피그는 마늘과 각종 향신료로 양념한 뒤 꼬치에 꿰어 구워진다. 완성된 요리는 2.5파운드(약 1.1kg) 크기로 밥과 감자, 옥수수, 땅콩 소스와 함께 제공된다. 이 식당은 에콰도르 교민뿐만 아니라 모험을 즐기는 현지인들과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레라 매니저는 "특히 중국인 손님들은 혼자서도 기니피그 한 마리를 다 먹는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에콰도르의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는 '기니피그 맛' 아이스크림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기니피그로 만든 '꾸이'는 에콰도르 뿐만 아니라 페루에서도 수천년 동안 소비되어 온 전통음식으로, 페루 쿠스코성당에 있는 ‘최후의 만찬’ 그림에도 등장하는 음식이다. 지난 1월 영국의 쇼 진행자 겸 배우 헬렌 스켈튼은 페루에서 구호 활동을 하던 중 기니피그를 식사로 먹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점심으로 기니피그 통구이를 먹었다"라며 "발톱이 그대로 있고, 코올슬로와 함께 제공된 모습에 당황스러웠지만, 현지인들에게는 별미이자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통역사의 말에 먹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14 15:51:35[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결혼식장에서 신랑에게 신붓값(차이리)으로 포르쉐를 요구하는 신부의 모습이 유튜브에 공개, 화제가 됐다. 도를 넘는 차이리는 중국의 골칫거리로 알려졌다. 일례로 신부나 신부측이 결혼식 당일에 차이리를 더 주지 않으면 결혼을 하지 못하겠다고 신랑과 그 가족을 협박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차이리 때문에 차라리 혼자 살겠다는 중국인 남성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아예 차이리에 치인 중국인 남성들을 위해 외국인 신부를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샤먼대 경제학과의 한 교수는 노총각들을 위해 국제결혼을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한 자녀 정책 영향으로 중국에선 성비 불균형이 심해지고 있다. 2020년 제7차 인구센서스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3500만명가량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이리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배경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농촌 마을의 차이리는 일반적으로 10만∼20만위안(1900만∼3800만원) 정도다. 지난해 중국 농촌의 1인당 평균 소득은 2만위안(380만원)을 조금 웃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외국인 신부 수입을 주장한 교수는 “중국 농촌에는 약 3500만명의 미혼 남성들이 있으며, 이들은 결혼할 때 주택, 자동차, 차이리를 총 50만위안(약 9600만원)에서 60만위안(약 1억15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외에서 자격을 갖춘 젊은 여성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부를 데려올 나라는 러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파키스탄 등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해당 주장이 알려진 뒤 논란이 일었다. 차이리 폐해를 벗어나고 인구 감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찬성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인신매매와 다름없다’고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25 06:39:01[파이낸셜뉴스] 에이스침대가 프리머엄 추구 웨딩족을 겨냥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하이엔드 비스포크 테일러샵 '엘모즈 비스포크'와 함께 특별 제휴 프로모션을 에이스스퀘어 청담점에서 오는 11월 18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프리미엄 웨딩을 준비하는 예비부부 고객에게 명품 침대와 유러피안 수입 가구, 하이엔드 맞춤 예복까지 모두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원스톱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에이스스퀘어 청담점 6층에 위치한 엘모즈 비스포크 전용 공간을 방문하면 베테랑 재단사들의 손길로 완성되는 영국식 맞춤 정장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기간 동안 엘모즈 비스포크 정장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에이스침대 직영점 제품 구매 시 우대가가 적용된다. 에이스침대 직영점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엘모즈의 조끼나 팬츠 중 택일해 추가 제작 혜택을 제공한다. 엘모즈 비스포크는 종로 삼청동에 위치한 고급 양복 제작 전문 업체로, 예비부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예복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역대 대통령 및 기업인의 전문 테일러였던 60년 경력의 김종우 재단사와 세계 최고의 영국 양복점 ‘헌츠맨’ 출신 김단 재단사를 주축으로 최고급 재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청담 명품거리에 위치한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에서 혼수의 핵심인 침대와 가구, 맞춤형 예복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풍성한 혜택으로 신랑과 신부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겠다”라고 전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8-19 10:55:22예로부터 농업과 함께 목축은 국가와 백성에게 중요했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목축 기록도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 통일신라 시대 기록인 '신라촌락문서(新羅村落文書)'에 보면 청주권 4마을 43가구에 소 53두, 말 61두를 키운다고 나온다. 고려사 지리지(高麗史 地理志)에는 탐라현에 있던 제주 목장이 나온다. 고려 원종 11년(1270년)에 삼별초가 원나라 지배에 항거하면서 탐라에서 난을 일으켰고, 4년 후 김방경이 이를 토벌했다. 그 결과 고려는 다시 원나라의 지배하에 들어가면서 충렬왕 3년(1277년)에 원나라는 몽고말 160마리를 제주로 들여와 그들의 목마장으로 삼았다. 충렬왕 21년(1295년)에 탐라를 돌려받아 1300년부터 고려 조정의 말을 길렀다. 제주도는 안전하고 평탄한 넓은 초지로 목장지에 안성맞춤이었다. 조선 세종은 제주 해안변의 주민들과 목마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한라산을 중심으로 둥글게 성을 쌓아 10개소의 목장을 유지했다. 주민들은 이를 '잣성'이라 불렀는데, 대동여지도에는 하잣 경계선과 함께 목장 위치가 10곳 표시돼 있다. 지금도 돌담 잣성을 잣, 잣담으로도 부른다. 고도에 따라 하잣(15~250m), 중잣(350~400m), 상잣(450~600m)으로 나누어지고 말들은 상잣과 하잣 사이의 공간에서 키워졌다. 상잣은 고도가 높으면 추운 날씨에 위험하고 먹이도 부족하니 말들이 더 이상 못 올라가게 한 것이다. 잣성은 현재도 상당 부분 남아 있다. 2023년 현재 제주의 상업적 목장은 7개 내외로, 여러 곳에 분산된 방목지 및 승마장 4~5곳이 있다. 2001년 발행 지도에 표기된 목장은 15개에 이른다. 개별목장, 학교목장, 협업목장 등 다양한 명칭을 달고 있다. 1980년대 초기에는 목장 수가 120개를 넘었고 소, 말, 돼지, 염소, 양 등이 방목됐다. 조선왕조실록과 동국여지승람 등에 목장 기록들이 다수 나온다. '조선 6축'이라 하여 소, 말, 양, 돼지, 닭, 개를 중시했다. 목축은 개인 집안에서도 이뤄졌지만 대규모 면적의 목장은 조정, 지방관리, 부유층 등에 의해 유지됐다. 한양 십리 뚝섬에서는 임금을 위한 군마를 기르면서 군사훈련, 왕의 행차와 사냥, 무예 관찰 등을 시행해왔다. 당시 뚝섬 마장의 모습을 그린 '진헌마정색도'는 이를 잘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목장으로 섬 제주와 부산 영도 목장이 있다. 섬 외에도 곶(串)과 같은 좁고 길게 바다로 뻗은 지역에서도 말을 많이 길렀다. 조선시대 포항 장기곶 목장과 서산 대산목장이 좋은 사례다. 경남 함안군지와 지도를 보면 현재까지 방목(放牧) 자체가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다. 함안군 가야읍 동북부 지역 일대의 버려진 초지 '한밭들', 홍수 시 물에 잠기는 '둘안 습지'도 언급된다. 홍수가 들면 습지가 되어 농사가 불리해 평상시에도 방목을 했다. 옛 함안 지리지 '함주지(咸州誌)'에 방목촌, 수우방목, 방목시장 등이 기록돼 있다. 세조 7년(1461년)에 오키나와에서 암물소 2마리를 수입해 길렀고, 연산군 8년(1502년) 늘어난 물소들을 경상도와 전라도에 나눠줬다는 기록도 있다. 가야읍 도항리와 충무동 경계 고개를 지금도 방목고개(放牧峴)라고 부른다. 주로 소와 염소를 풀어서 길렀다. 조선 세종 8년(1426년)에 서산 대산지역(현 대산읍)에 다리곶·흥양·토진·맹곶 등에 흩어져 있던 목장들을 통합해 대형 목장을 조성했다. 대산은 완만한 지형에 물과 풀이 풍족해 목장지로 적절했다. 서산 지리지 호산록(湖山錄)은 1619년(광해 11년) 정월 서산의 선비 현여현(韓汝賢)이 지은 서산 사찬읍지(私撰邑誌)로 대산목장을 기록하고 있다. 선조 때 감목관(監牧官) 1명을 두었다. 한때 목자가 100명에 이르고 사수(射手)도 많아 호랑이가 목장에 들어오면 몰아내거나 잡았다. 일부 불량한 목자(牧者)는 나쁜 무리와 결탁해 말들은 잡아 먹거나 판매했다. 동네 주민들도 함께 좋아했다. 대산목장을 둘러싸고 일어난 관리와 지역민들의 불합리 행위에 관한 기록도 여럿 있다. 일제강점기에 강원도 북부 추가령구조곡에 위치한 강원도 세포에 서구식 대형 목장이 들어섰다. 당시 이름은 세포목양지장(洗浦牧羊之場)이었다. 일본의 조선 수탈을 위한 남면북양(南綿北羊) 정책에 의한 대규모 목양장이었다. 추가령구조곡고지의 완만한 지형과 냉량한 기후조건으로 목장에 어울리는 곳이었다. 당시 조선 최초의 스키장도 함께 조성됐다. 이곳은 해방 이후에도 목장으로 유지됐다. 1972년에 개설된 대관령 삼양목장은 한국 목장의 상징이다. 해발고도 800~1450m 목축장에서 양과 소를 키운다. 풍력발전기와 함께 호텔 시설을 가진 관광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방목을 한다. 이 기간 소들이 스스로 운동과 함께 건강과 위생도 챙긴다는 것이다. 작가 이효석은 1930년대 국민에게 우유를 많이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水道)와 마찬가지로 우유도(牛乳道)를 만들어 각 가정에서 나사만 틀면 언제든지 (우유가) 쏟아지게 하자"고 수필 '채롱'에 썼다. 1969년 한국에서도 우유와 낙농제품을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독일의 협력으로 안성목장이 축조됐다. 여기서 많은 유제품이 전국에 공급되고 있다. 현재도 목장에서는 소, 면양, 돼지, 염소 등이 길러지고 있다. 낙농업을 중시하는 목장으로 잘 알려진 성이시돌목장, 임실목장 등도 근대 한국인의 우유와 유제품 공급에 많은 기여를 했다. 성이시돌목장은 1954년 한국에 선교사로 온 아일랜드 출신 패트릭 맥그린치 신부에 의해 한라산 중산간 한림에 만들어졌고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면양, 종돈, 소 등이 입하돼 발전해왔다. 임실목장은 1959년 한국 선교사로 온 지정환 신부의 도움으로 1966년 임실치즈 목장이 세워졌고, 2003년부터 임실치즈밸리로 대규모 지역화되면서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는 638만평에 달하는 넓은 목장이 있다. 삼화목장이다. 충남 부여 출신의 거물 정치인 김종필씨가 1969년 여섯 마을의 땅을 모두 사들여 지은 목장으로 한우, 젖소, 양을 키웠다. 당시 울창한 숲을 제거하고 헬리콥터로 외국 목장용의 풀씨를 풀어 목장 초원을 만들었다. 1979년 10·26사태 이후 김종필씨는 삼화목장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현재는 공식명칭 '축협 한우 개량 사업소' 혹은 '서산목장'으로 불리고 있다. 삼화목장은 대관령목장과 함께 국가경제 발전에 따른 대규모 목장 개발의 대표적 사례다. 이민부 한국교원대 지리교육과 명예교수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7-29 18:31:45전공의 집단사직 25일째,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돼 국민과 정부, 의사집단이 윈윈하길 바랐다. 그러나 이상일 뿐.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폭발력만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꼬여 있어 극적 화해는 어려워 보인다. 의료집단 내 이해충돌과 이중성, 의료선진국 이면에 숨겨진 왜곡된 의료체계 때문이다. 세 가지를 짚어보겠는데, 사실상 한 고리로 얽혀 있다. 첫째, 상급종합병원의 과잉 의존과 기형적 팽창이다. 그간 상급병원을 찾는 환자 45%가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경증 수준이었는데 하루 1만명이 넘었다. 외래환자 진료가 상급병원 수익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정부도 방관했다. 의료수가를 높여 병원 대형화를 유도했다. 지역거점 중소병원은 더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졌다. 경증 환자들의 과잉 의료쇼핑, 상급병원 쏠림이 고착화되도록 내버려둔 것이다. 외과의사 이국종은 책(골든아워)에서 '한국의 많은 병원들이 충분한 전문의료인 채용을 통한 진료 내실을 다지기보다 화려한 외장과 외래 공간에 공을 들인다. 병원들의 행태가 과대포장한 불량식품 같았다'고 일침을 날렸다. 둘째, 불합리한 의료수가는 필수의료 붕괴를 가져왔다. 현행 의료수가는 신경외과, 소아·산부인과 등 진료·수술 처치가 많아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를 받는 구조다. 이런 필수의료행위가 원가의 80% 선에 그치는 반면 영상검사(116%) 등은 100% 이상 보장받는다. 수가 결정에는 의사집단의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된다. 이들은 수술·처치를 할수록 손해보는 행위별 수가체계를 왜 지금껏 그대로 둔 것인가. 결국 높은 소명이 요구되는 필수의료 의사들이 대우받지 못하는 의료체계 왜곡이 고착됐고 저출산마저 심화됐다. 소아청소년과(2024년도 전공의 지원율 25.3%), 흉부외과(38.5%), 산부인과(67.4%) 등은 빠르게 위축됐다. 셋째, 상급병원의 독식은 1만여 저임금 전공의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상급병원 전체 의사의 40~50%가 전공의다. 이들 중 흉부외과·외과·신경외과 등 필수의료과 전공의 절반 이상이 많게는 주 100시간을 일했다. 고작 시급 1만5200원을 받고서 말이다. 전공의들은 대체불가한 특성상 집단행동을 무기 삼아 의대정원 10% 감축(2000년), 원격의료 철회(2014년), 공공의대 설치 및 증원 저지(2020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나 정작 자신들의 열악한 근무조건을 바꾸지 못한 건 아이러니하다. 정부가 19년째 동결된 의대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며 이 단단한 껍질을 깨려 하자 선배 의사들이 누린 특권을 꿈꿨던 미래의 전문의들이 쌓였던 억울과 분노가 봇물처럼 터진 건 아닌가. 정부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 성형·피부과 등 비급여 고수익 진료과는 비대해지고 지역 필수의료 체계는 붕괴된 현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항목을 끼워 파는 혼합진료가 성행해 건강보험 재정이 위협받는 사실을 말이다. 의사들의 기득권을 적당히 봐 주고 재정충당 없는 보편적 보장성 강화라는 명분이 맞아떨어진 건 아니었나. 뒤늦게 정부는 10조원 이상의 재정을 써 필수·지방의료체계를 복원·재건하겠다고 한다. 결국 쪼그라든 미래 세대가 더 많은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고령화로 수입·지출이 역전되는 건보재정(누적준비금)은 2028년 고갈된다. 땜질식 대책으론 수십년 틀어진 의료체계를 바로잡지 못한다. 국민 의료인식 탓할 게 아니라 정부가 할 일은 지속가능한 제도로 개선하는 것이다. 의사들의 행태도 모순적이다. '의사를 이길 정부는 없다'는 특권 우월의식에 찌든 오만에 우리가 피해자라고 하는 꼴이다. 자신들의 주장이 합리적이라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설득해야 하지 않나. 필자는 숭고한 직업인 의사를 존중한다. 마음이 아픈 환자들을 차별 없이 대한 정신과 의사 고 임세원 교수, 아프리카 오지에서 인술을 펼친 고 이태석 신부를 기억한다. 그리고 대한민국 곳곳 생사의 현장을 지키는 많은 의사들의 희생과 노고를 격려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24-03-13 18:15:58[파이낸셜뉴스] 치솟는 물가에 결혼식 비용 자체도 감당하기가 어려운데, 업체들의 '꼼수'로 인한 추가비용 부담까지 늘어나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다. 새 드레스 입어보려면 100만~300만원 추가 "예식장,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의 줄임말), 허니문까지 해서 3000만원 정도 예상했는데 추가금만 700만원이 넘어가는 것 같아요." 올해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송모씨(32)는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각종 추가 비용만 수백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예상치 못한 추가비용 때문에 애초 생각해둔 결혼 예산을 훨씬 초과하게 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예비부부는 드레스숍에 방문해 드레스를 시착(피팅)할 때 샵별로 5만∼10만원씩의 '피팅비'를 내야 한다. 국산 드레스를 입어볼 때는 5만원, 수입 드레스를 입어볼 때는 10만원가량을 낸다. 신부가 드레스숍에서 처음으로 개시하는 드레스를 계약해 입게 되면 '퍼스트 웨어'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드레스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추가 금액은 100만∼300만원가량에 이른다. 9시전 메이크업 받으면 10만원 추가 이뿐만이 아니다. 오전 9시 이전 메이크업을 받게 되면 10만원가량의 '얼리 스타트' 비용을 추가로 내고, 오후 5시 이후 메이크업을 받게 되면 '레이트 아웃' 비용을 낸다. 문제는 숍마다 추가금이 들쭉날쭉한 데다 이를 사전에 고지해주지 않아 비용을 정확히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웨딩홀이나 사진 촬영을 도맡는 스튜디오에는 가격을 고지해둔 곳이 간혹 있지만, 드레스숍에는 가격표조차 없다. '드레스 투어' 전 불가피하게 피팅을 취소하는 경우에도 피팅비는 돌려받을 수 없다고 예비부부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스튜디오 촬영이나 결혼 예식 때 드레스를 잡아주거나 메이크업을 수정해주는 등 신부를 도와주는 '헬퍼 이모'에게 팁을 주는 것도 관례로 자리 잡았다. 비용 다 냈는데, 헬퍼 교통비는 '따로' 한 예비 신부는 스튜디오 촬영 날 비가 왔는데 헬퍼가 교통비를 요구해 현금으로 5만원을 지불했다고 한다. 또 다른 예비 신부 유모씨(33)는 "헬퍼는 드레스숍에서 고용한 사람으로 알고 있는데 왜 소비자인 신부가 헬퍼에게 돈을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이미 헬퍼를 고용한 비용으로 25만원을 냈는데 추가금을 더 내야 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헬스클럽이나 미용실 등에서 '가격표시제'를 하듯이 웨딩업계에서도 추가금을 받는다면 어느 경우에 얼마까지 받는지 고지해야 한다"라며 "결혼율·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결혼에 드는 비용이 더 든다면 예비부부는 더 고통스러워질 뿐"이라고 말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05 08:06:03[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400만원대 주얼리 세트를 선물받지 못해 파혼하게 됐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자신을 서른 살의 예비신부라고 밝힌 A씨는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400만원대의 주얼리 세트를 못 해준다고 해서 파혼한다”고 말했다. A씨는 “우리 결혼은 요즘 다들 외치는 반반 결혼으로 준비했다”며 “모은 금액도 비슷하고 결혼 비용도 반반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안에서 도움을 좀 많이 받아서 남자친구에게 예물로 차를 해줬다”며 “이사 가면서 신혼집과 내 직장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타던 차를 팔고 거기에 보태서 국산 신차를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씨는 남자친구에게 프러포즈나 결혼식 등과 관련해 크게 바라는 점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명품이나 결혼 핑계로 이것저것 사고 먹고 노는 짓을 안 했지만 내 로망은 퀄리티 좋은 주얼리 세트였다. 귀걸이, 목걸이, 반지 같은 라인으로 맞추는 것”이라며 “내가 고른 제품은 400만원대였다”고 했다. 그러나 A 씨에 따르면 함께 주얼리를 사기로 한 당일 남자친구는 “갑자기 일이 생겼다”며 약속을 미뤘다고 한다. 또 다시 약속 날짜를 잡아도 “급히 회사 일이 생겼다” “다음에 가자”며 열흘 넘게 일정 잡기를 미뤘다고 한다. 결국 2주 만에 만난 남자친구에게 A씨가 “내가 고른 제품이 너무 비싸서 부담되냐”고 묻자 남자친구는 “그냥 주얼리는 안 하면 안 되겠냐”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너무 기분이 이상했다. 차 계약 전날까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계약하고 오니 만남을 피하면서 말을 바꾸는 게 제일 화가 났다”고 적었다. A씨에 따르면 남자친구 수입과 저축한 금액으로 미뤄 보면 이 정도 수준의 예물을 구매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남자친구는 A씨에게 “비싼 액세서리 사봤자 하나도 못 할 것을 왜 굳이 사냐” “그걸로 집 대출을 갚거나 신혼여행을 가자” 등의 주장을 했다고 한다. A씨가 “그렇다면 신차 계약도 취소하고 대출금을 갚자”고 제안하자 “차는 어차피 둘이 같이 쓰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기분이 상한 A씨가 “내 돈으로라도 주얼리를 사겠다”고 하자 남자친구는 “왜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부리려 하느냐.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집 대출이 우선인데 왜 그깟 보석에 헛돈을 쓰냐”며 화를 냈다고 A씨는 전했다. 고민 끝에 A씨는 “결국 파혼을 통보했다”며 “남자친구는 이게 말이 되냐며 난리였다. 겨우 액세서리 때문에 결혼을 무른다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긴 한데 이게 정말 맞나 싶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1-09 06:24:22[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앞둔 30대 예비 신부가 과거 특수폭행으로 인한 실형 전과를 예비 신랑과 가족들에게 밝혀야 하는지 고민중이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조언을 구했다가 되레 비난을 받았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예비 신랑에게 실형 전과 밝혀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결혼을 앞둔 30대이고 예비 신랑이랑 마음도 잘 맞고 예비 시댁에서도 좋게 봐주시는데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A씨는 "사실 제가 실형 전과가 있다"며 "몇 년 전 20대 때 포장마차에서 시비가 붙는 바람에 잡혀 가 구속됐다. 특수폭행으로 징역 8개월 선고받고 실형 살고 출소했다"라고 밝혔다. A씨는 "예비 신랑이나 시댁은 아직 A씨의 전과를 모르고 있다"며 "아직 말 안 했다. 친정 부모님은 어차피 말 안 하면 모르는데 그냥 넘어가자고 그러신다. 저는 그래도 말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다 성사된 결혼 깨질까 봐 무섭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파렴치범도 아니고 말 안 하면 모르겠지만 뭔가 속이는 것 같다"며 "하지만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묻고 가는 건데 뭐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한 뒤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다수의 누리꾼들은 "당연히 밝혀야 한다. 숨기고 결혼하면 사기라서 민사 소송당한다", "사기 결혼하면 혼인무효 될 수 있다", "결혼 얘기 나올 때 이실직고했어야지" 등 솔직하게 밝히라고 했다. 이밖에 "특수 폭행은 도구를 써서 사람을 때려야만 나오는 혐의 아니냐. 도대체 어떻게 폭행한 거냐", "폭력과 관련된 건 인성 문제인데 그걸 알면 누가 결혼하고 싶겠나"라는 반응도 보였다. 그러자 A씨는 댓글로 "전과는 저거 한 개밖에 없다. 소주병 깬 거 맞다. 성깔 좀 있는 건 맞지만, 왈가닥이라는 거지. 남 괴롭히거나 분노 조절 못하는 건 절대 아니다. 저거 외에는 평소에 남하고 싸우거나 시비 붙거나 문제 일으킨 적 한 번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죄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폭행 또는 존속폭행을 한 죄다. 여기서 '위험한 물건'이란 일반적으로 사람의 생명, 신체를 침해할 수 있는 물건을 말한다. 또 민법 제816조 제3항에 따르면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해 혼인했을 경우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사기 또는 강박의 예로는 직업, 수입, 출신, 전과, 출산 여부 등이 해당한다. 단 이 같은 사항을 속인 것이 '다소의 포장'에 불과한 것인지 여부가 중요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3-23 10:19:30[파이낸셜뉴스] 배우 최성국(52)이 24세 연하 연인과 내달 결혼한다. 소속사 매니지먼트 율은 "최성국이 11월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2일 밝혔다. 최성국은 앞서 지난 9월 TV조선 추석특집 '조선의 사랑꾼'에서 여자친구와 결혼 준비를 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또 오늘(2일) 방송되는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하여 ‘24살 연하’ 예비신부와 핑크빛 연애담부터 쉽지 않았던 장인, 장모의 결혼 승낙 과정까지 풀 러브스토리를 공개한다. 최성국은 처음에 여자친구의 이름을 핸드폰에 ‘작가님’으로 저장했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그는 ”친한 김광규 형이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핸드폰에 여자 이름이 뜨면 물어볼 것 같더라“, ”당시 여자친구와 미래를 약속하기 전이라 조심스러웠기 때문에 처음에 ‘작가님’이라고 저장했었다“라고 설명했다. 최성국은 또 둘만의 애칭을 공개했는데, ”여자친구는 얼마 전부터 나를 ‘여봉’이라 부른다. 나는 ‘애기야’라고 불렀었는데, 진짜 나이가 어린 애기였다“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은 ‘이쁜아’라고 부른다“라고 했다. 최성국은 또 결혼 후 예비신부에게 경제권을 모두 맡길 예정이라며 ”현재도 여자친구가 거의 관리하고 있는데, 나이와 상관없이 경제 쪽으로 탁월한 사람들이 있더라,“ ”결혼하면 각자가 아니라 우리가 된다고 생각해서 내 수입도 마음대로 쓰라고 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최성국은 또 '찐친' 김광규가 자신의 결혼 소식에 충격을 받아 ‘실어증’처럼 열흘간 말을 못 하기도 했다는 반응을 전했다. 그는 “내 결혼 소식을 듣고 아침 드라마 한 장면처럼 광규 형이 우리 집 소파에 쓰러져 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김광규가 요즘 자신과 예비신부의 첫 만남 장소인 부산 카페에 자주 간다고 전하며 "광규 형이 내가 예비신부를 처음 만나게 된 부산 카페를 가서,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 있는다더라"라고 부연했다. 한편 최성국은 1995년 SBS 5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시트콤 '대박가족'(2002), '압구정 종갓집'(2003), 영화 '색즉시공'(2002), '낭만자객'(2003) 등 코믹한 이미지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한동안 활동이 뜸하다가 SBS 예능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하면서 '2019 S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11-02 16: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