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4일로 '톈안먼 사태' 35년 주년을 맞는 베이징은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일상을 이어갔다. 톈안먼 광장 주변과 시내 중심부로 들어가는 지하철역 등에서는 평소보다 더 엄격한 신분증 검사와 짐 검사 등이 이뤄졌다. 일일이 신분증과 본인 여부를 확인했고, 경찰 및 사복 치안 요원들이 평소에 비해 2~3가량 늘어난 모습이다. 중국 당국은 5월 하순부터 국내에서 톈안먼 사건 유족이나 과거 민주화 운동을 지원한 변호사 등 사회활동가들에 대한 감시나 이동 제한을 강화하는 등 추도 활동을 원천 봉쇄해 버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을 통한 정보 통제도 강화했다. 구글과 해외 언론 사이트를 연결하는 vpn 서비스에 대한 차단도 강화돼 이날 하루 연결이 어려웠다. 1989년 6월 4일 톈안먼의 비극은 완전히 중국에서는 사라져 버린 상태이다. 중국 당국은 톈안먼의 비극을 '정치적 풍파'로 규정하며 언급을 아예 금지시켰다. 중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홍콩에서도 관련 검열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홍콩은 물론 해외 반중 활동가들에 대한 감시도 강화해 왔지만, 해외에서는 추모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고 BBC 등 외신들이 이날 전했다 새 국가안전관에 기초, 2014년 반스파이법 제정부터 국가안전 관련 법령 강화 1989년 발생한 톈안먼 시위 기념행사를 30여년 동안 이어오던 홍콩에서는 최근 통과된 국가보안법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는 촛불집회 같은 공개 추모 활동이 사실상 봉쇄됐다. 지난 3일 홍콩 행정장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레지나 입 의장은 "(국가보안법이 금지하는) '불만 조장'과 '선동 의도를 가진 행동'은 모두 체제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시위 등에 대한 경고를 전달했다. 국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진핑 정부에서는 국내 스파이 행위 적발 강화를 내세우며 지난 몇 년 동안 관련 법령을 강화해 왔고, 외국인들이 생활하고, 외국 기업들이 활동하는 데 더 많은 제약이 생겼다. 이 때문에 해외 기업들의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중국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자기업의 직접투자는 2000년 이후 2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더 힘들어진 중국내 투자 환경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평가이다. 중국 당국은 2014년 반스파이법 시행을 시작으로 2015년 사회통제를 강화하는 국가안전법, 2017년 국가안전을 위해 국내외 정보공작 활동에 법적 근거를 부여하는 국가정보법등을 잇달아 시행했다. 2014년 설립된 중앙국가안전위원회는 군사 등 기존 안보에 경제, 문화, 과학기술, 정보 자원 등을 포함한 총체적 국가안전관이라는 개념을 내세워 국가안전을 폭넓게 정의해 단속 강화를 시도하고 있다. 2017년부터 데이터안전법 등 데이터 3법을 순차적으로 시행해 인터넷 통제 강화 국가 안전을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이 같은 입장 탓에 중국 내 외자기업들의 불편도 커졌다. 해외 등으로 데이터 유출을 경계해 2017년부터 인터넷안전법, 데이터안전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3법을 순차적으로 시행해 인터넷 통제를 강화했다. 중국에 거점을 둔 외자기업은 중국 지사와 본사 간에 데이터 공유에도 애를 먹고 있다. 외자 정보조사기관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의심의 눈초리와 단속 속에서 "중국에서의 신규 투자에 필요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간첩 행위의 정의를 넓히고 단속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 시행 1년이 되는 7월 1일 법 집행 절차를 정한 규정도 시행되는 데 이 규정에는 스마트폰과 PC 등 전자기기 검사도 담겼다. 중국 당국이 법과 절차에 따라 간첩 혐의자 등에 한해 조사하는 등 남용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데이터와 정보가 다량 포함된 스마트폰이나 PC의 중국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외자기업들도 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6-04 11:02:55[파이낸셜뉴스] '위장 이혼'과 '두 아이 아빠'라는 의혹을 받는 도연스님(37)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했다. SNS 활동 중단을 선언한 지 약 20여일 만이다. 도연스님은 28일 페이스북에 "강렬하게 타오르는 욕망과 증오로부터 도망가야 한다"라며 58초 분량의 짧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그는 별다른 인사말 없이 "우리가 보통 엄청 누군가를 미워한다거나 누군가를 엄청 좋아하는데 이런 것들이 나에게 둘 다 고통을 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뭔가를 엄청 좋아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좋아할까. 내가 좋아하는데 그 사람을 내가 얻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또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 자꾸 만나면 어떡하지, 싫은데 가다가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들이 든다. 이런 마음들은 내가 이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마음은) 되게 강렬하게 타오르는 불길 같아서 그럴 때는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한다”라면서 “어떻게 후퇴하느냐. 호흡으로 돌아온다든지 걷는다든지, 내가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다른 것에 관심을 바꿔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연스님은 같은 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는 알 수 없을 때 우리는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에 이른 것.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우리의 진정한 여정이 시작된 것”이라는 웬델 베리의 글을 인용해 적었다. 또 "내가 숲에서 살기로 작정한 것은 내 의도에 따른 삶을 살면서 삶의 본질적인 측면과 접하기 위해서였다. 그것은 또 죽는 날, 삶이 내게 가르쳐 줄 수 있었던 것을 배우지 못했고, 그래서 내가 삶이란 것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사실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였다”라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도 옮겼다. 유튜브에는 3일 전부터 임영웅의 ‘모래 알갱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등 노래를 커버한 음악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도연스님은 출가 후 둘째 아이를 얻어 계율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는 가운데 최근 교구본사를 통해 종단에 환속제적원을 제출했다. 승려 신분을 포기하고 속세로 돌아가겠다고 신청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는 "아직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6-28 13:23:17[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내년 대선의 강력한 후보가 될 것임을 보여줬다고 4일(현지시간) NBC뉴스를 비롯한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3일간 진행된 행사에서 트럼프 모자와 셔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가 적힌 스티커 판매대가 많은 것만 봐도 그가 공화당에서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며 당내 대권 후보들에게는 벅찬 상대가 될 것임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행사의 마지막 연사로 나와 “우리는 시작했던 것을 끝낼 것이다. 우리는 임무를 완수할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청중들은 “4년 더!”를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도 연설자로 나와서 주목을 끌었다. 행사장에서 트럼프 지지 열기는 뜨거웠으나 그가 과연 자신의 열렬 지지자 말고도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롯한 새로운 후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샌티스는 아직 공식으로 대선 후보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이번 CPAC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텍사스주에서 정치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연설에서 트럼프는 공화당 기득권자들과 네오콘, 글로벌리스트, 딥스테이트, 공산주의자들을 비판하면서 이들을 몰아내겠다고 했다. 그는 “네오콘과 글로벌리스트들은 미국을 증오하며 국경과 장벽, 부정선거, 유권자 신분증에도 반대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들이 지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이날 CPAC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쟁 상대가 예상되는 디샌티스를 비롯한 다른 공화당 인물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일부에서 사회보장제도인 '소셜시큐리티'나 노인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 혜택 대상 연령을 올리려 하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디샌티스를 공격하는데 그쳤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미국 대사와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도 참석해 연설했다. 두 사람은 트럼프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채 현실과 동떨어진 스타 지도자들로인해 이길 수 있는 선거에서 패했다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실명으로 거론하는 것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자극했다가 외면받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고 AP는 전했다. CPAC의 연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은 62%로 20%인 디샌티스, 5%인 기업인 페리 존슨을 크게 앞섰다. 특히 조사 대상자의 95%가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을 인정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3-05 17:00:51[파이낸셜뉴스] 한국 외교관이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 주 유엔 한국대표부는 10일(현지시간) "주유엔 대표부 소속 주재 외교관 1명이 지난 9일 밤 맨해튼 시내에서 신원불상의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며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퇴원해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오 범죄 여부를 파악해 나갈 것"이라며 "현지 경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외교관은 참사관급으로 환경업무 등을 담당해왔으며 외교부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 파견 나온 주재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포스트는 53세인 이 외교관이 9일 오후 8시 10분께 친구와 함께 길을 걸어가다가 범인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얼굴을 구타당해 코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뉴욕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 외교관은 범인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고 폭행을 당하는 중에 외교관 신분증을 보여줬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폭행 뒤 달아난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외교관이 귀가하는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다가 갑자기 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미 ABC방송의 한 기자는 소셜미디어에 경찰 당국이 아직 이 사건을 증오 범죄로 조사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교민들 사이에선 그간 주로 증오범죄의 표적이 됐던 노약자나 여성이 아닌 건장한 남성 외교관까지 피해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놀라는 분위기다. 중국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미 대도시들의 치안 공백까지 커지며 최근 아시아계 증오 범죄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엔 뉴욕 브루클린의 식료품점에서 60대 한인 업주가 공짜로 물품을 달라고 요구하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2-11 07:45:32[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국민의힘 소속 강충룡 제주도의원의 "동성애가 싫다"는 발언은 성소수자 혐오표현으로 보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 피진정인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소속 강충룡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진행된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제주도교육청 학생인권 조례'의 차별 금지사유에 '성적지향'을 포함하는 것과 관련해 "저는 동성애, 동성애자 싫어한다", "우리 자식들에게 동성애가 괜찮다, 정상적이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계속적으로 학습하고 이해시키는 것에 대하여 납득할 수가 없다. 그것은 동성애를 권장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이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강 의원은 입장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재차 "동성애가 확대될 수 있는 조건이나 환경을 법·제도적으로 조성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발언했고, 이에 지역 인권단체 등으로 구성된 진정인들은 피진정인의 발언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을 조장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해당 진정에 대해 강 의원의 발언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각목에 정한 영역에서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등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워, 강 의원의 발언이 혐오표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는 별도로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인권위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각하했다. 다만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피진정인의 발언이 성소수자 집단을 비정상적이고 일탈적인 존재로 규정하는 혐오표현"이라며 "성소수자 집단 구성원들에게 위축감, 공포감, 좌절감을 야기할 뿐 아니라 그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 등 사회에 미치는 해악의 정도가 매우 크다"고 봤다. 또 "피진정인의 발언은 동성애자들의 성적지향이 개인의 정체성과 분리할 수 없는 인격적 요소임을 부정하고, 환경에 따라 억제될 수 있는 가변적 요소로 표현한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고착화시킬 뿐 아니라, 교육공동체 내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성소수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했다. 아울러 "강 의원이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신분인 지방의회의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혐오표현은 그 지역 사회에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용인되는 것으로 인식시키고 성소수자 혐오와 관련한 집단적 행동을 부추기는 것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범죄로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해당 제주도의회의장에게 소속 도의원이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1-10-06 12:22:25조 바이든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분열된 미국을 화합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46대 미 대통령에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그는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함께 화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리버럴(liberal)'로 불리는 진보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르는 보수든 미국은 지지 정치 성향에 따라 정치나 언론, 스포츠, 연예계 할 것 없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유세 때 그리고 언론에서 당선이 확정됐다고 보도한 11월 초에도 화합을 강조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요구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균형있게 수용하고 충족시키면서 화합을 이루냐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바이든은 진보 성향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여성이자 유색인종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라는 요구에 카멀라 해리스를 선택했다. 야후파이낸스가 민주당 경선 후보 15명의 성향을 분석한 그래프에서 해리스는 버니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 다음으로 사회주의 성향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 지명에도 민주당 내 진보 진영들은 새로 구성된 내각에 진보 인물들이 적은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또 자신들 때문에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을 화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 바이든 행정부이지만 구성을 보면 백악관 비서실장을 포함해 오바마 행정부 출신을 지나치게 많이 앉힌 인상을 주고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 3.0'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내 진보 진영조차도 내각이 "빌 클린턴과 오바마 행정부의 재생타이어"로 채워졌다고 비꼬았다. 바이든은 지난해 10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 당시 자신이 비록 민주당을 대표하지만 당을 초월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을 각각 상징하는 "빨간 주와 파란 주는 없고 미국만 있다"라고 말했다. 어디서 들어본 듯한 낯익은 표현들이다. 지난 2012년 재선을 노리던 오바마가 당시 트위터에 올린 것과 매우 흡사한 내용이다. 아니 오바마가 이보다 8년 전 앞선 2004년 당시 일리노이 주상원 신분으로 민주당 전당대회에 등장해 진보 미국도 보수 미국도 없으며 흑인이나 백인, 라틴, 아시아계 미국이 아닌 "한 개의 미국"만 있다고 말해 큰 공감을 얻었던 연설에 있는 바로 그 내용이다. 그 꿈은 16년 뒤인 현재 깨져 있는 상태다. 상대방에 대한 증오는 커지기만 했다. 민주당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뉴욕 하원의원은 미국 남부를 공화당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흑인인 짐 클레이번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치유를 위한다며 미국 국가(國歌)를 바꾸는 법안까지 마련했다. 지난해 발생한 경찰관들의 과잉진압으로 발생한 흑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경찰 예산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의원들도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을 비롯한 보수 성향 시민들은 소셜미디어의 검열 같은 횡포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취임식날 무정부 주의자들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난동을 부려 민주당 사무소와 이민세관단속국(ICE) 건물이 파손됐다. 올해 78세로 최고령 대통령으로 취임한 바이든에게 화합은 이전 정부의 청산과 겹친 힘겨운 숙제가 될 전망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부 부장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1-25 17:48:05【베이징=정지우 특파원】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남중국해 영유권, 신장 인권 문제 등을 넘어 '영사관 폐쇄'라는 새로운 갈등이 등장하면서 미중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영사관 폐쇄는 표면적으론 기술탈취 차단이 목적이지만 기술패권 경쟁과 오는 11월 대선을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양국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공방은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中 보복VS 美 추가 폐쇄 미국이 전날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중국 측에 요구한 이후 양국 사이의 상황은 숨 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 정부와 관영 매체는 즉각 ‘철회’를 요구하면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화춘잉·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23일 양일에 걸쳐 “미국 정부가 부채질한 중상모략과 증오의 결과, 중국 대사관이 폭탄과 살해 위협을 받았다”면서 “휴스턴 주재 총영사관 폐쇄 요구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례 없는 정치적 압력”이라고 잇따라 목소리를 높였다. 관영 매체들도 자국에 우호적인 국가의 전문가나 관변 학자들을 인용,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도발이며 세계 안정과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치집단의 광기라는 글을 게재했다. 중국 내외부에선 비슷한 수준의 맞대응도 거론된다. 이미 중국 정부는 “반드시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천명한 상태다. 보복 수단은 후베이성 우한이나 청두, 홍콩의 미국 총영사관 폐쇄할 가능성이다. 중국은 그 동안 상대국과 똑같은 방법으로 맞대응해왔다. 우한은 코로나19 이후 자국으로 돌아간 미국 영사관 직원들이 아직 중국에 복귀하지 못하는 상징적인 곳이며 홍콩은 미중의 핵심 갈등 요소 중 하나다. 반면 미국 역시 대중국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국 내 중국 공관의 추가 폐쇄도 “언제나 가능하다”고 이날 경고했다. ■총영사관 폐쇄 왜? 미국이 설명하는 폐쇄의 이유는 ‘기술 등 지식재산권 탈취’ 문제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오랫동안 ‘스파이 거점’으로 활동했던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소식통 입을 빌려 최근 연방수사국(FBI)의 경제스파이 및 공작 사건 수사들 중 상당수가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으로 귀결됐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연루된 것으로 작성된 FBI의 7페이지짜리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에 미국의 주요 기업 본사와 바이오의약 관련 기업, 연구소가 몰려 있다는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가 됐다. 여기엔 코로나19 백신 개발도 포함됐다.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WSJ에 “중국의 과학기술 탈취 시도 가운데 일부는 최근 6개월 동안 강도를 높였다”고 주장했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와 외교관 2명이 휴스턴의 조지 부시 인터콘티넨털 국제공항 전세기 탑승지역에서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중국인 여행객을 안내하다가 발각된 적도 있다고 스틸웰 차관보는 전했다. 이들이 중국 귀국 유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에어차이나 전세기에 수상한 중국인까지 섞어 미국 밖으로 출국시키려 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다. ■기술패권과 美대선이 근본 배경 다만 미국이 기술 탈취를 중국의 대표적 불공정행위로 간주해왔고 미중 무역협상에서도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온 점,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기업의 미국 내 진출 차단, 미국 기술·무기의 홍콩·중국 수출 금지 등을 추진한 만큼 근본적인 배경은 기술패권 경쟁이라는 해석도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짙어진 반중 정서를 반영했다는 주장은 미국 안팎에서 모두 나오고 있다.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휴스턴 총영사관 폐쇄가 지식재산권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전략과 더 관계가 있다는 중국의 주장을 반박하기 어렵다”고 NYT에 밝혔다. 중국 소식통은 “미중 갈등은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와 누가 집권을 하더라도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가 동시에 있다”면서 “대선이 끝난다고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0-07-23 15:32:16[파이낸셜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해명 기자회견을 가진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그 해명은 기자회견이 아니라 검찰수사에서 하는 것이 더 좋았을 거다.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가 개원한 30일 오늘부터 당선인에서 국회의원 신분이 됐다. 진 전 교수는 윤 의원이 기자회견을 연 29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윤미향씨의 유·무죄를 따지는 ‘사법적’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윤미향이라는 인물이 과연 국회의원이라는 공직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윤리적’ 자질을 따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 계좌로 모금을 하고 남편의 회사에 일감을 주고, 아버지에게 일자리를 주고, 사적 루트로 건물을 매입하는 등 공사의 구별이 불분명한 인물에게 과연 ‘공직’을 맡겨도 좋은지 묻는다”며 공적 단체를 사기업처럼 운영하면서 수십억 국민의 혈세가 들어간 사업들의 회계를 부실하게 처리한 책임을 묻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운동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묻는다”며 남산의 기억의 터 기념조형물에 심미자 할머니 이름이 빠진 것을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또 이용수 할머니가 국회의원이 되고자 했을 때 윤씨가 이를 말렸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 이용수 할머니는 하면 안 되는 국회의원을 왜 본인은 해도 된다고 믿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주시기 바란다”며 “이 운동의 주체는 할머니들이다. 이 운동을 위해 누군가 국회의원이 되야 한다면 그 주체는 당연히 할머니여야 한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왜 그들의 권리를 막고, 본인이 그 권리를 '대리'하겠다고 나서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윤씨에게서 우리는 운동의 주체를 동원의 '대상'으로 만들어 놓고, 저 스스로 권력으로 화한 시민운동권의 추악한 모습을 본다”며 “위안부 운동의 상징적 인물들이 윤씨에게 거의 저주에 가까운 원한의 감정을 표출하신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불어시민당의 포스터에는 ‘21대 총선은 한일전이다’라고 적혀있다며 “위안부 운동은 특정정파나 특정정당의 도구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의원이 되려고 위안부 운동을, 이웃나라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퇴행적 민족주의 선동에 악용했다. 할머니들의 고통과 시민들의 지지로 쌓아올린 30년 투쟁의 상징자본을 특정정당의 선거전술로 악용했다”고 했다. 이어 “윤씨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절대로 자기 몫이 돼서는 안 될 그 자리에서 물러나 수많은 의혹에 답하기 위해 검찰수사에 성실히 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어느 토착왜구 올림”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0-05-30 17:38:27"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정치, 이를테면 '해장국 정치'를 펼쳐보고 싶다."21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갑에 출사표를 던진 최수영 예비후보(사진)는 직업이 시사평론가다. 그래서 국민이 답답해하던 정치의 이면과 해법을 분석해 새 길을 보여주던 역할에서 이번엔 스스로 답답함을 깨기 위해 현실 정치권 문을 두드렸다. 그는 이처럼 민심에 귀 기울이는 정치 실현이 목표이자 포부라고 했다. 이를 위해 '올바른 메시지'의 가치도 연구했고 '소통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배웠다고 한다.그는 시사평론 직업을 갖기 전까지 청와대와 국회, 언론 그리고 학계도 두루 경험해 정치권 경험이 누구보다 풍부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래서 20대 국회가 보여준 진영논리 충돌과 양극단의 정치의 꼬인 매듭을 제대로 푸는 것이 이번 총선과 21대 국회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한다. 보편과 상식이 통용되지 않고 흑백논리가 지배하는 정치구조가 결국 대화와 타협을 가로막는 원인이었다는 지적이다.그는 "보수와 진보로 나뉘는 이분법적 진영논리에 중도층의 목소리나 합리적인 의견들이 무시되고 있다"면서 "집권당의 독선과 오만도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요소"라고 비판했다.그는 이제 시사평론가의 옷을 벗고 경기장에 선수로 출전한 예비후보 신분이지만 아직도 정치권에 대해 시시콜콜 평을 하고 시비를 가리는 버릇은 놓지를 못했다며 자신의 평소 생각도 일부 쏟아냈다. 그는 최근 보수진영에서 논의되고 있는 보수통합과 보수재건의 핵심은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제는 탄핵의 갈등을 넘어 미래로 가야 한다"며 "문재인정부는 '타다' 논란에서 보여지듯 혁신에 대한 문제해결 의지와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이어 "인공지능(AI)과 4차산업 질서가 도래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보수진영은 대오각성해야 한다"며 "미래를 대비하고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정치 세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고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21대 총선 전망에 대해선 "정권 심판론이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경기침체의 지속과 조국 사태, 코로나19 확산 등 현안 이슈가 많은 만큼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최 예비후보는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에 치러진다. 기본적으로 정부·여당 심판론이 작용하는 선거"라며 "경제정책 실패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및 검경수사권조정에서 보여준 소통의 부재, 코로나19 대응 자세 등 여당에 악재가 많다"고 분석했다.또 사분오열됐던 보수진영도 대통합을 이루고 있는 만큼, 여당에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21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민심의 속풀이를 뜻하는 '해장국 정치'를 슬로건으로 세웠다. 그래서 자신이 물리적 충돌로 동물국회를 반복했던 20대 국회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최 예비후보는 "싸우는 정치, 증오의 정치를 벗어나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드리는 '해장국 정치' '품격의 정치'를 해보고 싶다"면서 "새 시대에 맞는 격이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치를 펼쳐보겠다"고 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0-02-23 16:58:34[파이낸셜뉴스 창원=오성택 기자] 경남도청의 한 간부공무원이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공무원노조로부터 고발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28일 경남도청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지난 23일 도청 A과장(서기관)을 사무관리비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해당 간부의 신분이나 정확한 횡령금액은 알려줄 수 없다”면서도 “조직의 아픈 현실이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장 동료를 고발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누군가의 억울함이 또 누군가의 증오가 되고 그것이 반복 재생산되는 작금의 현실이 허무하고 자괴감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해당 공무원에 대한 감사 등 사실조사는 외면한 채 관련 사실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쉬쉬하고 있다. 앞서 도는 일선 군에서 도청으로 전입해온 한 7급 공무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김경수 도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사건 및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과정에서 경남도청 공무원들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9-10-28 12: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