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이 북한군과 러시아 소수민족의 얼굴을 구별하기 위해 이른바 ‘아군 식별 전단’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5일 입수한 전단지에는 “아군을 구별하라!”라는 제목과 함께 4명의 남성 사진이 그려져 있다. 맨 위 왼쪽 남성부터 시계 방향으로 각각 ‘한국인’(북한군) ‘야쿠트인’ ‘투비아인’ ‘부랴트인’이라고 표기됐다. 야쿠트인은 러시아 사하 공화국에 주로 거주하는 튀르크계 민족, 투바인은 러시아 투바 공화국에 거주하는 튀르크-몽골계 민족이다. 부랴트인은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에 거주하는 몽골계 원주민이다. 4명 모두 짙은 눈썹에 갸름한 얼굴 등 외형적으로 유사해 식별이 쉽지 않아 보인다. 리투아니아 비영리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군이 오늘 배포한 사진을 우크라이나군을 통해 전달받은 것”이라며 "러시아 일부 소수민족이 북한군과 비슷한 생김새를 가져, 구분을 위해 러시아가 자국군에게 배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RFA에 전했다.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부터 약 3달째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서남부 격전지로, 최근 미국 국무부와 우리 국방부가 약 1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주둔해있다고 밝힌 곳이다. 이곳에서 이미 여러 차례 교전이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안드리 코발렌코 허위정보대응센터장은 지난 4일 “일부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같은 날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과 교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엔 쿠르스크에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치르던 중 다수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오만 대표는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접촉이 지난달 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며 “내가 알기로 한국인(북한군)은 1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 생존한 1명은 부랴트인이라는 서류를 갖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진지에 진입해 공격했고, 러시아군이 오인사격으로 자국 진지를 포격했다”며 “사망한 북한 병사는 약 10명 정도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7 06:23:24[파이낸셜뉴스] 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 국정감사 동행명령장이 발부되면서 야당이 영부인 망신주기에 집중할 때, 정작 집권여당 대표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관망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히려 헌정 사상 첫 영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여야 당대표 회담에 한 대표는 즉각 응하면서, '피아 식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김 여사를 겨냥한 인적쇄신과 의혹 규명 요구로 차별화에 집중했던 자신의 전략이 희석될 수 있어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을 앞두고 한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까지 수락하는 모양새를 놓고도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여당이 주도해 발부한 김 여사 국감 동행명령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선 김 여사와 관련해 인적 쇄신과 의혹규명, 대외활동 중단을 촉구했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국감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동행명령 집행을 위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까지 찾아갔지만 끝내 명령장을 전달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당일에 반응을 하지 않던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부인을 망신주고, 국감을 진흙탕에 몰아넣기 위한 구태 정치쇼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에게 동행명령을 독단적으로 처리한 것은 의회 일당 독재의 민낯을 또다시 보여주는 행태"라면서 "오직 중대범죄 혐의로 1심 판결을 눈앞에 둔 당대표 방탄을 위해 검사 탄핵, 사법부 겁박도 모자라 특검, 동행명령까지 남발하는 민주당의 저열하고 폭력적인 정치 행태에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이같은 강력 비판과 달리, 한 대표는 동행명령에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고 국민의힘 당 차원에서의 논평도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전날 한 대표와 가진 면담에서 언급한 여당의 지원 당부도 이같은 상황을 개선할 것을 에둘러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어처구니없는 의혹에 대해선 대응을 제대로 하고 싶어도 대통령실이 계속 싸우는 게 맞느냐"면서 "대통령실에서 입장을 내면 당에서도 같이 싸워주면 좋겠다. (야당이) 말이 안 되는 공격을 하면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같이 공격을 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이 이같이 언급할 정도로 한 대표의 당정 관계, 대야 관계 설정 방향을 놓고 여권의 비판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대통령과 면담 몇 시간 전에 야당 대표가 제안하는 회동을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영부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에 대해 언급은 안하는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민주당은 한 대표를 통해 당정을 갈라서게 만들려는데 이런 상황에서 지금 여당이 같이 싸울 여당이 맞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대표가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 전혀 파악을 하지 않는 듯 하다"면서 "국회 상황에 따라 이재명 대표의 회담 제안을 받았을 수 있지만 굳이 그 시점에 밝혔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준혁 기자
2024-10-22 16:27:07[파이낸셜뉴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8일 100여 개의 쓰레기 풍선을 남쪽으로 살포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이며, 올해 들어 지난 5월 28일 1차 '오물 풍선'을 살포한 이후 26번째 도발이다. 합참은 "우리 군은 북한이 오늘 새벽부터 오전까지 약 100개의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했으며,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현재까지 경기 북부 및 서울 지역에서 60여 개의 낙하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확인된 내용물은 종이류·비닐·플라스틱병 등 생활 쓰레기이며, 분석 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대남 풍선에 매달린 낙하물 봉지에는 여러 개의 묶음이 들어있다. 상공에서 분리돼 비산되는 특성상 낙하물과 풍선의 수는 동일하지 않으며, 특정 지역에서는 1개의 풍선에서 낙하물이 여러 개일 수 있다고 합참은 전했다. 북한이 지난 9월 23일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남한으로 보내기 위해 띄운 오물·쓰레기 풍선은 5500여 개로 여기에 소요된 비용은 총 5억5000여 만원으로 추산됐다. 쌀 970t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방부는 북한이 아군 피로도 증가, 남남갈등 조성, 대북풍선 부양 차단을 위해 남한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도발보단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0-08 17:46:16【파이낸셜뉴스 전주=강인 기자】 군사 비밀인 암구호(아군과 적군 식별 단어)를 담보로 군 간부들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은 군사기밀 보호법, 대부업법, 채권추심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대부업자 A씨(37)와 대부업체 직원 B씨(27)와 C씨(32)를 구속기소 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군 간부 3명에게 암구호를 담보로 받고 수십만∼수백만 원씩을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불법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군 간부들을 포함해 채무자 41명에게 1억8560만원을 빌려주고 법정이율(연 20%)에 1500배에 달하는 최대 연 3만%의 금리를 적용해 1억여원을 이자로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인터넷 도박이나 코인 투자 실패 등으로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군 간부들에게 접근해 군사비밀을 담보로 대출을 제안했다. 암구호를 누설한 군 간부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부대에 민원을 넣겠다'고 협박하고, 채무자의 가족 등을 상대로도 채권을 추심했다. 유출된 것은 암구호만이 아니었다. 피아 식별띠(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띠)나 부대 조직 배치표, 산악 기동훈련 계획서 등 군 내부 자료 사진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다. 군 간부들은 부동산 같은 담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고, 사채업자들은 간부들의 약점을 잡을 수 있어 대출은 신속하게 진행됐다. 이 사건은 군 정보수사기관인 국군 방첩사령부가 암구호를 누설한 육군 대위급 간부를 적발하면서 불거졌다. 해당 간부는 올해 1월 상황실의 암구호 판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사진을 사채업자에게 보내주고는 2회에 걸쳐 100만 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방첩사는 수사 과정에서 민간인인 사채업자들이 사건에 대거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전북경찰청과 전주지검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검경과 방첩사는 암구호가 채권추심 협박용 외에 반국가단체 등으로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했지만 현재까지 대공 용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검경은 이번에 기소한 대부업자 이외에 해당 대부업체가 일반인에게 빌려준 대출 규모가 6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공범과 불법 추심행위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2024-10-02 14:35:02[파이낸셜뉴스] 최근 군 장교가 군사기밀인 암구호(아군과 적군 식별을 위해 정해 놓은 말)를 담보로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린 사건과 관련해 국군방첩사령부와 민간 검찰·경찰이 군인들의 암구호 누설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암구호가 무단으로 민간에 유출된 사건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3급 비밀인 암구호 유출과 관련해 군검찰이 기소하고 군사법원에서 판결이 나온 사건은 총 4건으로 나타났다. A상병은 암구호 유출에 따른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군사법원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소속대 운전병으로 근무하던 A상병은 지난 2022년 10월 선임병으로부터 '오늘 암구호가 뭐냐'라는 질문을 받았으나, 제대로 대답하지 못해 혼이 났다. 그는 여자친구와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암구호를 기록해 두면 필요할 때 빠르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A상병은 총 18회에 걸쳐 7개의 암구호를 여자친구와의 대화방에 기록하는 방법으로 암구호를 누설했다. 재판부는 "암구호 누설 시 국가안전보장 및 국가 이익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그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라고 지적하면서도 "누설된 암구호가 제3자에게 전파된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고, 현실적인 위험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조사 결과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암구호를 말한 사례들도 확인됐다. B하사는 지난 2022년 2월 상황근무 중 주민신고전화를 통해 자신을 '사단 맛스타 장교'라고 소개한 예비역 하사 C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C씨는 B하사에게 암구호를 물었고, B하사는 불시점검으로 여기고 암구호를 말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D상병은 지난해 8월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 온 통화에서 자신을 '소대장'이라고 소개한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 당시 소대장은 공석이었으나, D상병은 별다른 신원확인 없이 암구호를 알려줬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군의 한 관계자는 "암구호 유출은 군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중대한 일이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24 07:02:40[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청은 12일 K1A2 전차 4차 양산계약을 통해 육군과 해병대에 배치된 모든 K1A1 전차를 실시간 작전능력이 강화된 K1A2 전차로 성능개량해 최근 전력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기존 아날로그 통신을 디지털 형태로 개량한 전장관리체계의 장착으로 디지털 지도 기반의 실시간 정보 공유와 전장 상황 가시화가 가능해졌다"라며 "표준화된 전문 송수신 체계인 지상전술데이터링크를 적용함으로써 지상무기체계간 전술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K1A2 전차는 K2 전차, K21 보병전투차량 등과 협동전투가 가능하도록 기존 K1A1 전차를 성능개량한 전차다. K1A1 전차와 비교해 전장관리체계와 피아식별장치, 전후방 감시카메라 등이 추가됐다. K1A2 전차에 새로 장착된 피아식별장치는 식별 결과를 전장관리체계 전시기에 표시해 직관적으로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있어 아군 간 오인 사격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전후방 감시카메라는 승무원의 외부 노출 없이 장애물을 확인할 수 있어 밀폐기동시 조종수 시야 확보에 유리하며, 안전사고로 인한 비전투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K1A2 전차는 4차례에 걸친 양산사업을 통해 육군과 해병대에 순차적으로 배치됐으며, 성능개량에 따른 전투효율성과 운용자 편의성 증대 및 안전성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12 14:32:36[파이낸셜뉴스] LIG넥스원은 '대드론통합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 23일 전북특별자치도, 새만금개발청, 부안군,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새만금 실증테스트베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협약을 통해 각 기관들은 대드론통합체계 기술력 고도화를 위해 △연구개발 인프라 조성 및 연구 인력 상주 공간 마련 △연구·실증 행정지원 △연구개발 인증체계 구축 △소형드론·대드론 실증 연구기반 조성 및 시험·실증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대드론통합체계 연구개발 및 관련 기술력 증진이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대드론통합체계란 미확인 드론에 대한 탐지·식별·무력화를 통해 국가 중요시설 및 아군 전력을 보호하는 체계를 말한다. 탐지 센서와 무력화 장비로 구성되며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로 적 드론을 탐지한 후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로 추적, '재머'를 이용해 제압한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한국공항공사와 '김포국제공항 불법드론 탐지장비 구매설치 사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북한 무인기 침입 이후 대드론방어체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10여km 이상 떨어진 무인기를 식별하고 재밍(방해전파를 통해 신호를 왜곡하거나 차단하는 행위)으로 전자파를 차단해야 하는 시험 특성 때문에 마땅한 시험장소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새만금방조제 일대는 가장 가까운 군산공항의 관제영역 밖에 위치해 있고 전자파 차단에 제한사항이 적어 시험평가에 최적화된 장소로 파악됐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는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서 드론과 이에 대응할 대드론통합체계 기술력 고도화는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닌 범국가적으로 필요한 핵심 과제"라면서 "미래전의 '창과 방패'라고 할 수 있는 드론·대드론 분야에서 계속 앞서나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8-26 14:29:24[파이낸셜뉴스] 중국의 무인 정찰기 우전(WZ)-7, 3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에 진입해 이어도 북동쪽 해상을 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WZ-7은 정찰과 공격 모두 가능한 무인기다. 10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하며 비행고도고 1만8000m에 달해 요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7월 3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전과 오후 등 2차례에 걸쳐 총 3대의 WZ-7이 이어도 북동쪽 한중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비행하다 이탈했다며 "우리 군은 KADIZ 진입 이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필요한 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항공자위대도 WZ-7의 진입을 확인한 뒤 전투기를 출격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도 WZ-7은 한미일 3국의 첫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가 실시된 같은 구역을 무단 진입해 정찰활동을 했다. 이에 대해 국방 외교 전문가는 중국 무인기 진입에 우리 전투기로 요격했다면 승수효과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중국에게 유리한 판도를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에 한국도 무인기 대응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점진주의를 통한 저강도 도발로 KADIZ를 무력화하여 한국의 안보이익을 잠식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무인기까지 동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전형적인 회색지대전략"이라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한국은 비대칭적인 전투기 출격 대응에 나섰는데 어느 정도의 상쇄효과를 거두었는지에 대한 중간점검이 필요하다"며 "중국의 회색지대 공식이 작동되지 않게 하려면 새로운 방식의 흑백지대전략을 통해 상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군은 중국이 유인 전투기가 아닌 무인기를 진입시킨 경우 고강도 대응이 필요한 '흑백지대전략 가동'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 센터장은 "중국 무인기 진입에는 한국도 무인기를 활용한 대응 카드 활용이 가능하도록하며, 2선 대기전력으로는 전투기를 고려하는 새로운 방식의 대응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안보이익 침해, 아군 재산 보호, 자위권 등 현장 상황에 맞는 정교한 대응 논리 및 지침·매뉴얼을 갖추고 그에 따른 정교한 대응을 위한 연습을 숙달하는 노력과 함께 무인기 요격 절차 등 고강도 대응을 위한 표준운영절차(SOP)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7-31 14:23:35[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로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1'이 2026년 전력화 완료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된다. 레이저 무기는 특성상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로 발사돼 거의 동시에 여러 개의 표적을 연속 타격할 수 있다. 실전 배치를 앞둔 레이저 무기는 20㎾급 출력으로 드론 등 무인기를 요격할 수 있다. 군 당국의 무기 시험 평가에서 3㎞ 밖 표적 30대를 모두 파괴해 국방부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그렇다면 레이저 무기로 북한의 전술핵 무력화도 가능한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그렇다'이다. 갈 길은 멀지만 이론상 앞으로 출력을 더 높이고 사거리를 더 늘리면 전투기와 군 정찰위성은 물론 핵을 탑재한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술적 성숙도가 현재보다 월등히 높아지는 2030년대 이후에는 전쟁의 판도를 바꾸어 놓는 게임체인저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드론 요격에서 미사일 요격·해군 전투함·군용 항공기 탑재로 진화 중 우리 기술로 독자 개발한 레이저 무기는 국방부가 양산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본격 전력화되면 무기 양산 단계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맡게 돼 한화의 주력 상품이 될 전망이다. 1회 발사 비용도 2000원으로 전 세계 동종업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졌다. 레이저 대공 무기 블록-1을 넘어 2030년까지는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30㎾ 출력의 차세대 레이저 무기 '블록-2'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는 군뿐만 아니라 공항, 항만, 발전소 등 국가중요시설에 대한 테러 방어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어 해외 수주 가능성도 높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30년 이후부터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3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블록-1, 블록-2을 뛰어넘는 고출력을 갖게 될 블록-3는 중거리 드론요격능력뿐 아니라 미사일 요격에도 사용되며 해군의 전투함과 공군의 항공기에도 탑재되도록 만들어질 계획이다. 방위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군의 전투함에 탑재될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3는 100㎾의 출력을 갖는 것이 목표다. 레이저 무기의 핵심 문제는 출력이다. 출력을 높일수록 대응할 수 있는 표적의 범위가 증가한다. 대전차 미사일을 파괴하려면 100㎾급 출력, 순항미사일은 300㎾급 출력, 전투기나 지상표적 파괴를 위해서는 메가와트(㎿)급 출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출력이 클수록 그 위력이 증대되지만, 고출력을 내려면 그만한 에너지가 소요되며 지속적인 발사를 위해선 장비의 고열을 식히는 냉각 장치 등도 필요해 전체 시스템의 규모가 매우 커져야 하는데 현재 기술력으로서는 이를 넘어서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창과 방패처럼 인류의 역사에서 공격과 방어에 필요한 무기체계는 매번 한계를 뛰어넘어 진보와 진화를 거듭해 왔다. 미래의 향상된 레이저 무기는 전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영국·독일·이스라엘·러시아·중국 등 치열한 레이저 무기 기술 경쟁 우리나라는 지난 1999년 ADD와 대우중공업, 서울 K대학 연구팀과 함께 레이저포를 개발에 돌입했다. 올해 레이저무기가 실전배치 되면 개발과정에서 실전 배치까지 최소 25년이 소요된 셈이다. 이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은 이미 출력 50㎾, 사거리 3~5㎞의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전력화를 추진 중이다. 미 해군은 2022년 알레이 버크(Arleigh Burke)급 구축함에 레이저 무기를 시험 설치했으며, 미 공군은 향후 F-35 등에 레이저 무기를 탑재해 공대공 미사일 요격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50㎾급 레이저 무기를 C-130, C-17 수송기 등에 장착해 상승단계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영국 국방부도 지난 3월 공개한 영국 최초의 고출력 레이저 무기 '드래곤파이어'가 공중의 표적을 맞추는 영상을 공개했다. 1㎞ 떨어진 거리에서 동전을 맞출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가 뛰어나다며, 하늘을 나는 비행기나 미사일을 정확히 맞추는 시뮬레이션 영상도 함께 선보였다.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요격과 우주궤도에 있는 각종 위성 센서 파괴를 목적으로 소콜 에셜론(Sokol Eshelon)으로 불리는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형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Peresvet)를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드론 요격용으로 10㎾급 레이저 무기인 사일런트 헌터(Silent Hunter)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30㎾ 출력의 지상 기반 레이저 무기 LW-30와 항공기 탑재 레이저 무기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2030년대 이후엔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등장할 가능성 역사상 무기체계의 기술수준에 따라 전쟁 및 전투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여러 전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한 항공기는 대부분 구형이지만 양적인 면에서 충분한 위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지구촌 전장에서 소형 드론은 정찰·감시·표적 획득·자폭 공격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된다. 지난 2014년엔 실제 아군 지역을 비행 후 파주 인근에서 추락해 식별된 사례와 2022년 12월에도 북한의 소형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실을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격추·포획하지 못했다. 그중 1대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 설정돼 있는 비행금지구역(P-73) 북단도 일시 침범했던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최근 북한은 모든 기상조건에서 운용 가능하며 다양한 탄두장착이 가능하며 요격이 어려운 다종의 첨단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에는 정밀유도기술을 발전시켜 군집비행이 가능하고 스텔스 성능을 갖춘 자폭형 무인 드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는 한미 연합군의 핵심자산을 파괴할 의도를 가진 위협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아군의 시설과 장비, 인원과 나아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추후 작전 능력을 보장하기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할 무기체계로서 고출력 고성능 레이저 무기 체계는 진화적 무기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레이저 무기 체계는 2030년대 이후엔 자주국방의 상징이자 진정한 게임체인저의 핵심으로 떠올라 대한민국을 굳건하게 수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19 13:24:02[파이낸셜뉴스] 10일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서북도서 일대에서 전반기 합동 도서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에는 해병대 신속기동부대 및 육군 특전대대, 육군 UH-60·CH-47 기동헬기, 해군 함정, 공군 F-15K·KF-16 전투기 등 다양한 합동 전력이 참가하고 있다. 훈련은 이날 연평발전소 등 서북도서 내 주요시설 대테러 훈련과 상륙돌격장갑차(KAAV)·전차 기동훈련, 합동 화생방 및 정비 훈련 등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주도하에 해군 작전사령부, 공군 작전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등 다수 합동전력이 참가하는 연례적,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다. 합동 도서방어훈련은 '신속·정확한 초동조치능력 향상, 도서주민 생존성 보장, 현장·합동전력의 통합 대응능력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한다. 훈련에 참가한 고륜혁 대대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숙달된 우리의 대비태세와 전투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고, "해병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들이 우리 영토를 침범할 수 없도록 서북도서를 절대 사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은 이번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합동참모본부와 지원 작전사령부 대응반을 구성해 작전상황과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절차를 숙달하는 등 공조체계를 강화했다. 또한 합동 평가단을 구성해 실시간으로 훈련을 평가하고 보완과제를 식별했다. 훈련 첫날인 8일에는 실전적 전투수행절차 숙달을 위한 해상 사격훈련을 실시했으며,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의 전차, 천호, 81·60㎜ 박격포, 발칸 등의 전력을 투입해 사격했다. 9일에는 신속한 아군 피해복구 능력 향상을 위한 대량 전사상자 처치 훈련을 진행했으며, 해상·공중 증원 훈련과 주민 대피 및 이동 훈련도 있었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는 훈련에 참가한 지원 작전사와 함께 사후 검토회의를 진행해 훈련 간 식별된 미흡한 점을 보완하고, 전력발전 소요를 도출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훈련 이틀째인 9일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만든 전방전개외과팀(FST)이 처음으로 참가해 대량 전사상자 처치 훈련을 실시했다. 국군대전병원은 후방 병원으로써의 역할과 능력 강화, 서북도서에서 대량 전사상자 발생에 대비한 의무지원태세 검증을 위해 북한군의 공격을 상정한 중상자 응급처치와 후송을 중점으로하는 의무지원훈련이 이뤄졌다. FST는 작전지역에 도착해 1시간 30분 이내에 수술실 설치가 가능한 소형 이동식 수술 부대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ST는 이 병원장을 리더로 군의관, 간호장교, 의정장교 등 총 5명의 팀원이 구성됐다. 국군대전병원은 최근 군 의료체계 개선의 방향은 현장에 있다는 취지로 지난 한미 연합 의무지원훈련을 비롯해 다양한 훈련에 참여해오고 있다 이 병원장은 "이번 훈련의 가장 큰 목적은 대한민국의 국토와 영해를 수호하고 있는 창끝 부대 전력들에게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지상과 항공에 있는 의료 전력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절차를 숙달하는데 있다"며 의무지원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병원장은 FST의 임무수행절차와 실효성을 점검하기 위해 병원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직접 대량 전사상자 처치 훈련에 참가해 응급외상환자 후송부터 처치까지 전 과정을 지휘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10 12: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