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함안=오성택 기자] 고대 가야왕국 가운데 아라가야 지배층의 생활유적으로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경남 ‘함안 가야리 유적’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됐다. 경남도는 21일 함안군 가야읍 일원의 ‘함안 가야리 유적’이 문화재청의 최종심의를 통과해 국가사적 제554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가야시대 지배층의 생활유적으로, 남강으로 흘러드는 신음천(新音川)과 광정천(廣井川)이 합류하는 일대의 작은 구릉에 위치해 있다. 최근 발굴조사를 통해 구릉 북쪽의 가장자리에서 토성(土城)과 고상건물(高床建物), 망루(望樓) 등이 확인됐으며, 아라가야의 전성기인 5세기에 조성돼 6세기 멸망 때까지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유적은 조선시대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1587년)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 또는 ‘옛 나라의 터’로 기록돼 있으며, 남문외(南門外), 대문천(大門川) 등 왕성·왕궁 관련의 지명이 남아 있어 그동안 ‘아라가야 왕궁지’로 전해져 온 곳이다. 또 주변에는 아라가야 최대 고분군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과 남문외 고분군(경남도 기념물 제226호), 기둥을 세워 만든 건물인 가야 최대 규모의 굴립주건물(掘立柱建物)인 ‘당산유적’ 등 주요 가야유적들이 1㎞ 남짓한 거리에 분포하고 있어 현재 가야읍 일대가 아라가야의 왕도(王都)였음을 잘 보여준다. 함안 가야리 유적은 지난해 4월 경작지 조성 중 토(土)성벽 일부가 우연히 발견되면서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발굴조사가 진행됐다. 조사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건물지 등이 확인됐으며, 건물지 내부에서 쇠화살촉과 작은 칼, 쇠도끼, 비늘갑옷 등이 출토돼 군사적 성격의 시설임이 밝혀졌다. 특히 잔존상태가 좋을 뿐만 아니라 주변 유적과 연계된 경관이 잘 보존돼 있어 고대 가야 중심지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류명현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이번 ‘함안 가야리 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은 가야사 연구복원이 국정과제로 채택된 이래 창녕 계성고분군에 이은 두 번째 쾌거”라며 “아직도 경남에는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가야유적들이 많다. 앞으로 더욱 철저히 조사하고 연구해 더 많은 가야유적들을 국가사적으로 지정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지난해부터 도내 주요 가야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 지표·발굴 등 학술조사는 물론, 학술대회와 사적 신청보고서 작성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또 김해 원지리 고분군, 함안 남문외 고분군, 창녕 영산고분군, 합천 삼가고분군, 합천 성산토성 등 도내 주요 가야유적의 국가사적 지정을 추진 중이다. 도는 이번에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함안 가야리 유적’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문화재청, 함안군과 협의해 종합정비계획 수립 등 보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9-10-21 10:29:11【함안=오성택 기자】 경남 함안에서 1500년 전 아라가야(阿羅加耶) 왕성의 실체가 처음으로 발견돼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7일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대규모 토성과 목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아라가야 왕궁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인 1587년 편찬된 함안지리지인 함주지(咸州誌) 등 각종 고문헌에 가야국의 옛 도읍터로 기록돼 있을뿐 최근까지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전혀 실체를 알 수 없었다. 이번 발굴조사는 함안군청이 지난 4월 11일 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경지정리 작업 중 드러난 성토 흔적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경남도와 함안군,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현지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통해 긴급발굴조사를 벌이기로 결정하고 문화재청의 허가를 얻어 지난달 11일부터 발굴조사에 착수했다. 발굴조사는 성토 흔적이 드러난 곳을 중심으로 약 1300㎡에 대해 실시했으며, 이곳에서 토성과 목책, 건물터 등 아라가야 왕성과 관련된 시설이 대거 확인됐다. 이 중 토성은 전체 높이 8.5m, 상부 너비 20~40m 규모로 동시대 가야권역에서는 유례없는 대규모 성곽으로 확인됐다. 또 성토 과정에서 성벽이 밀리지 않도록 공정마다 나무기둥을 설치하거나, 널판을 대고 내부에 흙을 쌓아 올린 판축(板築)을 통해 점토와 모래를 켜켜이 다져 올리는 등 정교한 토목공사 흔적을 확인했다. 토성 상부에서 2열의 나무기둥으로 이루어진 목책이 확인됐으며, 내부에서는 건물터와 구덩이 등이 발견됐다. 토성의 축조 및 사용 시기는 유적에서 출토된 각종 토기 조각들을 통해 5세기 중반~6세기 중반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 아라가야는 말이산고분군에 대형 고총고분을 조성하고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교섭을 벌이던 전성기라는 점에서 왕성의 용도와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장을 답사한 전문가들은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유적은 토성 등 방어시설과 건물지를 갖춘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왕)의 거주공간으로서 이번에 발견된 토성은 왕성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추가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토성의 정확한 범위와 왕궁지의 흔적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아라가야 왕성의 발견을 통해 문헌기록과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아라가야 왕성의 실증적 증거가 확인된 셈이다. 특히 당대 최고 수준의 토목기술로 축조한 토성을 통해 가야 왕성 축조에 대한 기초자료 확보는 물론,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에서 향후 가야 왕성 연구의 핵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기초조사와 추가 발굴조사를 통해 오는 11일 주민을 대상으로 발굴성과에 대한 공개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8-06-07 15:41:20그동안 문헌과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아라가야 왕성이 경남 함안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달부터 경남 함안군 가야리 289번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를 펼친 결과 대규모 토목공사로 축조된 토성과 목책 시설과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 5세기 중반에서 6세기 중반 사이의 각종 토기 조각들을 찾아내면서 아라가야 왕성의 실체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함안군 가야리 일대는 1587년에 제작된 조선 시대 읍지인 '함주지'와 일제강점기의 고적조사보고에서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추정되어 왔다. 또 이곳은 '남문외고분군', '선왕고분군', '신읍' 등 왕궁과 관련된 지명도 아직 남아 있어 아라가야의 왕궁지로 추정됐지만 최근까지 실질적인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실체를 밝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토성과 목책, 건물터 등 왕성과 관련된 시설을 확인하면서 전성기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의 실체에 다가가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토성은 가야권역에서 발견된 동시기 유적과 비교할 때 그동안 발견된 사례가 없는 축조기법과 규모를 보인다. 흙을 쌓는 과정에서 성벽이 밀리지 않도록 축조 공정마다 나무기둥을 설치했으며 판축 과정에서 흙을 쌓아 다지는 등 매우 정교한 축조기법을 사용했다. 성벽 상부에는 2열의 나무기둥이 확인되는데 방어시설인 목책으로 추정된다. 토성의 규모는 전체 높이 8.5m, 상부 폭 20m~40m 내외로 치면 동시기 가야권역에서는 유례없는 대규모로 추정된다. 토성 내부에서는 방어시설인 목책과 함께 건물터, 구덩이 등이 같이 발견됐다. 건물터는 현재 정확한 형태와 규모를 추정하기 어렵지만 고상건물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반암을 인위적으로 파서 조성한 구덩이는 긴네모꼴이며 용도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구덩이 안에서 부뚜막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있고 주로 고분 등 의례 공간에서 나오는 원통 모양 그릇받침이 출토돼 특수한 목적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손잡이 달린 완, 붉은색의 연질토기 등이 구덩이에서 나왔는데 이 유물들은 건물터 내에서도 발견됐다. 토기 조각들은 대체로 5세기 중반~6세기 중반의 유물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토성은 대규모 노동력을 동원할 수 있는 막강한 정치 권력의 존재를 보여 주는 증거로 아라가야가 가야의 중심세력으로 활동하였던 정치·경제적 배경을 가늠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또 '일본서기' 흠명기 544년과 552년 기록에 등장하는 아라가야의 임금인 '안라왕'의 실제 거주 공간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아라가야 왕성 발굴현장의 일반 공개설명회는 오는 11일 오후 3시에 개최한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로 문의하면 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18-06-07 10:56:26【창원=오성택 기자】 창원대는 오는 22일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아라가야 산성, 보존과 활용’이라는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창원대 경남학연구센터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함안군의 의뢰로 함안지역 산성에 대한 정밀지표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산성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한다. 이날 심포지엄은 남재우 창원대 교수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가야산성 조사 신례-안곡산성 시굴조사(심종훈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함안지역의 가야산성(안성현 고려문화재연구원)’, ‘함안의 자연지리와 산성의 입지(김재현 경남문화재연구원)’, ‘함안지역의 봉수현황과 그 성격(홍성우 경상문화재연구원)’, ‘산성으로 본 6세기 아라가야와 신라(안홍좌 창원대 강사)’ 등의 학술발표와 아라가야산성의 보존 및 활용에 대한 토론으로 진행된다. 남재우 경남학연구센터장은 “아라가야의 역사와 유적에 대한 연구와 보존을 위한 중요한 심포지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7-12-20 13:19:44【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행정체제 개편에 가장 민감한 사항은 청사 위치를 선정하는 것과 재정 확보 문제다." 유용수 인천시 행정국장(사진)은 31년 만에 진행되는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의 준비작업을 총괄하는 실무 책임자로서 애로점을 이같이 표현했다. 인천시는 지난 1995년 연수구·계양구 분구 이후 송도·영종도 매립 등으로 면적이 112㎢(서울 여의도 38배 크기) 커졌고, 인구는 65만명 이상 늘어 300만명을 돌파했다. 서구는 인구가 63만명에 달해 전국 광역시 자치구 44곳 중 가장 많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중구에 속해 있으나 바다로 인해 내륙과 분리돼 있고, 서구 검단지역도 경인아라뱃길로 인해 남북이 나뉘고 생활권도 달라 주민불편과 함께 원활한 행정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실정이다.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은 시가 정부에 건의한 지 6개월여 만에 법률 제정을 통해 확정됐다. 2026년 7월 1일자로 중구와 동구가 제물포구와 영종구로 통합·조정되고, 서구는 서구와 검단구로 분리돼 2군·8구에서 2군·9구로 행정체제가 확대된다. 이번 행정체제 개편은 지방정부가 주도한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신설되는 영종구·검단구에 공공시설 용지가 지정돼 있지만 청사 위치를 어디로 정할지는 현 서구와 서구가 결정할 사항이다. 위치가 결정되면 시는 부지 매입비와 건축비 확보 방안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청사 위치가 선정돼 지금부터 공사를 한다고 해도 2026년 7월 1일까지 완공하기는 어렵다. 신청사가 완공될 때까지 임시청사를 사용하는 대안도 마련해 두고 있다. 청사 위치 선정만큼 중요한 것이 국비 확보다. 최근 신설 자치구 행정체제 개편 사례가 없기 때문에 국비지원금 문제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유 국장은 "국비 확보는 행정체제 개편 준비 초부터 고민했던 부분이다. 시간이 촉박해 의원 발의도 검토했으나 정부 입법으로 추진한 것은 정부의 동의를 얻으면 국비 확보가 쉬워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체제 개편이 확정은 됐지만 출범 전까지 남은 2년 동안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어쩌면 행정체제 개편은 확정과 함께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는 자치구의 원활한 출범을 지원하고자 준비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준비기간을 3단계로 구분해 행정지원, 재정지원, 기반시설(인프라) 구축 등 분야별로 나눠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시는 오는 7월 시와 3개 구에 출범 전담조직인 행정체제 개편 사업단을 설치하고 분야별로 실무협의체를 구성·운영한다. 시는 2026년 1월까지 기본적인 업무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유 국장은 "행정체제가 개편되면 그동안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먼 곳까지 오가야 했던 영종지역과 검단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행정서비스로 행정의 효율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5-12 18:30:24고대 가야 문명을 대표하는 고분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14건, 자연유산 2건 등 총 16건으로 늘어났다. 가야는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 국가 연맹체로, 주로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한 작은 나라들로 이루어졌다. 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경북 고령 대가야, 경남 함안 아라가야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영남과 호남 지역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묶은 연속 유산이다. 여기에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을 비롯해 고령 지산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이 포함돼 있다. 가야고분군은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세계유산에 오르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당초 김해와 함안 고분군, 고령 고분군 등은 각각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문화재청은 2015년 이를 '가야고분군'으로 묶어 등재를 추진하기로 하고 7곳의 유적을 추가 선정한 바 있다. 이번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2013년 잠정목록에 오른 이후 10여년 동안 민·관·학이 함께 마음을 모아 이뤄낸 쾌거"라면서 "세계에서 인정한 가야고분군의 가치를 지키고 널리 홍보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세계유산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9-17 22:20:02[파이낸셜뉴스] 함안 말이산 고분군 유리조각들이 삼국시대에 유입된 로마양식 유리용기 '로만글라스' 제품으로 확인됐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발굴조사된 함안 말이산 고분군 75호분에서 5세기 무렵 제작된 중국제 연꽃잎무늬 청자그릇 1점이 출토됐다. 그 주변에서는 일반적으로 '로만글라스'라 불리는 둥글게 말린 장식이 달린 감청색 유리조각이 아라가야 권역에서는 처음으로 수습됐다. 이와 비슷한 유리조각이 경주 금관총, 사천왕사지 등 신라권역과 김해 대성동 고분군 91호분, 합천 백암리사지 등 가야권역에서도 발견된 사례가 있어 이 유리조각은 아라가야가 주변국과 교류했음을 보여준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유리 생산지 확인을 통해 유입 경로를 파악하고자 함안 말이산 고분군 출토 유리조각 2점과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경주 사천왕사지에서 출토된 유리조각 각 1점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유리조각 4점은 칼슘(라임)의 함량이 높고 알루미나 함량이 낮아 로만글라스라 부르는 소다-라임 유리로 확인됐다. 로만글라스는 소다 원료를 기준으로 다시 로마유리 또는 사사니아유리로 분류된다. 유리조각 4점을 소다 원료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로마유리 또는 사사니아유리의 분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천마총, 황남대총 등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로만글라스가 전형적 로마유리 또는 사사니아유리 범주에 포함된다는 점과 비교할 때 분명한 차이점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이로 미뤄 보아 4점의 유리 용기 조각은 제작과정에서 기존 로만글라스와는 다른 제작원료를 사용하였고, 제작 집단 또한 상이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로만글라스 형태의 유리 용기 조각이 영남권역에서만 발견되는 점을 볼 때 제작지와 제작 원료가 다양한 로만글라스가 고대에 한반도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오는 29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서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수습된 고대 유리 용기 조각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4-26 11:15:47【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힐링 명소로 거듭난 성주호 둘레길 함께 걸어요!' 특히 이철우 경북지사는 성주호 둘레길 걸으면서 주민들과 소통의 시간도 가져 눈길을 끈다. 11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이 지사가 성주에서 열린 '성주호 둘레길 준공식 및 건강걷기대회'에 참석해 주민과 함께 둘레길을 걸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성주호 둘레길은 '선비산수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자연환경의 체계적 보전과 건전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해 '자연환경보전·이용시설 설치사업'으로 추진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총 11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독용산성에서 성주호 제방까지 '성주호 둘레길'(26.2㎞), 마수폭포에서 청휘당까지 '가야산 에움길'(11.3㎞)을 조성했다. 이 지사는 "성주호 둘레길은 주민들의 건강한 쉼터는 물론 성주의 대표적인 자연생태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면서 "소중한 자원인 성주호를 미래 세대들이 계속 누릴 수 있도록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자"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성주의 젖줄인 성주호를 '보전을 위한 이용! 이용을 위한 보전!'으로 선순환함으로써 성밖 숲, 가야산, 아라월드 등과 연계한 친환경 관광지로 조성하고 경북의 생태·힐링 랜드마크로 거듭날 계획이다. 특히 성주호 둘레길은 올해 경북문화관광공사 주관 '경북 봄 관광지 23선'에도 선정된 아름다운 봄꽃 명소로, 사진을 찍거나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성주의 대표 자연생태 관광지로 발돋움하게 됐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3-04-11 08:26:42[파이낸셜뉴스] 가야 내륙지역 정치체의 성립부터 소멸까지 전 과정 볼 수 있는 고분군인 ‘합천 삼가 고분군’이 사적으로 지정됐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소가야, 대가야, 아라가야와 신라지역의 토기가 다양하게 출토되고, 제가야와 신라 토기 특성이 융합된 토기들의 생산 양상, 삼가식 고분의 축조방식 등을 통해 가야권역 내륙지역 정치체의 변천이 잘 드러나는 유적이다. 문화재청은 경남 합천군에 자리한 ‘합천 삼가 고분군(陜川 三嘉 古墳群)’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했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330여기의 고총고분으로 구성된 가야 내륙지역의 중심 고분군이다. 1~7세기 사이 널무덤(목관묘) → 덧널무덤(목곽묘) → 구덩식돌덧널무덤(수혈식석곽묘) →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에 이르는 가야 고분의 구조, 규모의 변천 과정과 함께 외형과 부장품 품목 구성의 변화를 통해 가야권역 내륙지역에서 가야 소국으로의 정치체 성립과 성장, 발전, 소멸의 전 과정을 드러내는 학술·역사 가치가 뛰어난 유적이다. ‘합천 삼가 고분군’은 고분의 입지, 매장주체시설의 수, 봉분 규모, 부장품 품목 구성 등에서 고분군을 형성한 집단의 사회 위계를 짐작할 수 있으며,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중엽에 걸쳐 형성된 다수의 매장시설이 중첩 확장된 구조인 ‘삼가식 고분’의 분포 범위를 통해 가야 내륙지역 정치체의 규모와 존재 양상 등을 추정할 수 있다. 토기 양식의 변화를 보면 소가야 양식 토기와 대가야 양식 토기가 병존하다가 6세기 전반부터는 대가야 양식 토기가 부장되어 있다. 1~7세기에 걸쳐 고식 와질토기 → 신식 와질토기 → 고식 도질토기 → 소가야 양식 토기 → 대가야 양식 토기로의 점진적인 변화상이 뚜렷하여 가야의 문화 변천과 특정 가야로의 문화적 귀속을 보여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11-24 09:05:45[파이낸셜뉴스]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5세기 중국제 최고급 연꽃무늬 청자가 출토됐다. 이는 가야와 중국 남조의 국제교류 보여주는 유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과 함안군은 함안 말이산고분군 75호분의 발굴조사를 통해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으로 5세기 중국 남조에서 제작된 연꽃무늬 청자그릇(중국제 청자 연판문 완)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가야문화권 내에서 중국제 청자가 발굴된 것은 백제문화권과 가까운 남원 월산리 고분군에서 계수호(鷄首壺)가 발견된 예는 있지만, 가야의 중심권역에서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굴조사의 자세한 성과와 출토유물은 오는 11일과 12일 양일에 걸쳐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씩 현장에서 공개한다. 이와 함께 현재 발굴조사중인 말이산고분군 남문외1호분과 가야산성으로 알려진 안곡산성 발굴조사 현장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말이산 고분군의 체계적 정비와 보존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가지 능선 끝자락에 있는 75호분을 대상으로 시작됐는데, 지름 20.8m, 높이 3.5m의 봉분을 걷고 11매의 덮개돌을 들어내자 길이 8.24m, 너비 1.55m, 높이 1.91m의 대형돌덧널무덤이 확인됐다. 동서로 긴 사각형 형태의 돌덧널무덤은 가운데 무덤 주인의 공간을 기준으로 서쪽에 유물 부장공간을, 동쪽에는 순장자를 배치하는 말이산 고분군의 전형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 있었다. 연꽃무늬 청자는 서쪽 유물 부장공간에서 무너진 돌덧널무덤의 벽석을 들어내자 구경 16.3cm, 높이 8.9cm, 저경 7.9cm 크기의 거의 완형에 가까운 형태로 출토됐다. 안쪽 8개, 바깥쪽 8개의 연꽃잎이 겹쳐져 청자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음각·양각기법)을 모두 사용해 입체감이 있으며, 이러한 형태는 5세기 중국 유송(劉宋)대 청자 그릇의 대표 형태다. 중국 강서성 홍주요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 출토품과 비교해도 최상품으로 여겨진다. 국내 유사 사례로는 천안 용원리 고분군 C지구 1호 석실분 출토품을 들 수 있다. 중국에서 출토된 남조의 송(宋)대 402년 출토품과 474년 출토품과 비교·분석한 결과 제작 시기는 474년을 전후한 시기인 5세기 중후반 경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돌덧널무덤의 북쪽 장벽에서는 말이산 고분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 목가구시설의 흔적도 확인되었고, 큰 칼 2점, 쇠창, 쇠도끼, 금동장식 화살통, 화살 등의 무기류와 말갑옷, 등자, 안교, 기꽂이 등의 말갖춤새 일괄, 큰항아리, 그릇받침, 금동제 허리띠장식, 굽다리접시 등 50여 점의 토기류도 함께 출토되었다. 출토된 유물과 유구를 볼 때 무덤은 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라가야 최고지배층 묘역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중국 남조(南朝) 최고급 청자가 출토되었다는 사실은 5세기 후반 중국 남조(南朝)와 아라가야가 교류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라국왕 하지가 남제(479~502)에 사신을 파견해 조공하고 보국장군 본국왕의 작위를 받았다는 남제서의 ‘동남이열전’ 기록에서 기존의 대가야를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가라국왕 하지’를 아라가야 왕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본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11-11 09:0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