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라인은 오는 4월 초 아시아-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남미서안을 잇는 신규 항로 'AC5'를 개설, 콜롬비아, 카리브해 및 브라질 빼생 지역으로 화물을 직접 운송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로버트 반 트루이젠(Robbert van Trooijen) 머스크라인 아태지역 CEO는 "이번 신규 항로는 라틴아메리카 태평양 연안을 잇는 4개의 순환 항로 서비스를 제공, 고객들에게 전례 없는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했다. 오는 4월 개설될 AC5 항로는 머스크라인이 제공하는 아시아-라틴아메리카·남미서안 네트워크(AC)의 네 번째 순환항로 서비스로, 해당 네트워크의 서비스 확장 및 최적화를 위해 설계되었다. 아시아-콜롬비아, 카리브해 및 브라질 빼생 지역을 연결하며, 기항지 확대와 함께 수송 시간을 대폭 절약하는 만큼 특히 콜롬비아 지역에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머스크라인은 이번 신규 항로 개설을 통한 네트워크 최적화로 고객들에게 최상의 가치를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머스크라인은 지난 12월 함부르크수드와의 통합을 발표, 결합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 및 직항 서비스 확대와 더불어 폭넓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머스크라인과 함부르크수드의 선복량이 각각 변동 없이 유지됨에 따라 통합 네트워크 역시 동일한 선복량으로 운행된다. 머스크라인은 이번 AC5 순환항로 신규 개설로 콜롬비아, 파나마, 카리브해 시장 진출과 더불어 페루·칠레 시장(AC1), 멕시코·중앙아메리카(AC2) 및 라틴아메리카 서안 지역(AC3)을 아우르는 기존 AC네트워크 서비스들에 전용 직항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18-02-01 16:54:41[파이낸셜뉴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한 포럼을 열었다.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부와 15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세종대 대양AI센터에서 '제8회 2024년 글로벌 이커머스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 주제는 'Next Step!'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신시장인 서남아, 남미 시장에 대한 수출 확대 전략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은 온오프라인 방식을 통해 온라인 수출에 관심이 있는 기업인을 비롯한 관계자 200명이 참석했다. 주요 일정으로는 정연승 단국대학교 교수의 '글로벌 이커머스 초경쟁시대, 기업의 대응전략'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로 시작해 총 3개 세션, 7개 강연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서남아 이커머스 성공전략'을 주제로 △인도 시장 경제 상황과 주요 유통망, 인도 소비재 시장분석(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위원) △성공적인 서남아시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물류 전략(김성현 DHL 부장)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두 번째 세션은 '남미 이커머스 진출기회'를 주제로 △중남미 시장 이커머스 현황(김지현 쇼피코리아컴퍼니 팀장) △라틴아메리카 시장 진출 전략(이재학고려대학교 스페인·라틴아메리카 연구소장) 등 남미 역사와 문화를 통해 들여다 본 다국적 기업의 경영 전략을 살펴봤다. 세 번째 세션은 '신시장 현지 트렌드'를 주제로 △중소기업 해외시장 접근 동향과 관리 전략(이동일 세종대학교 교수) △First India, 중소기업 단계별 수출전략, 인도시장 틈새공략법(럭키 아미쉐크 굽타 인디아그로 대표) 등에 대해 강의했다. 김일호 중진공 글로벌성장이사는 "최근 플랫폼에 기반한 온라인 수출 증가와 한류열풍은 중소기업에게 신시장 개척을 위한 새로운 기회"라며 "중진공은 우리 수출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4-11-15 08:29:42[파이낸셜뉴스] "맥주와 와인처럼 커피 원두에 발효 공법을 적용하면 과일 향, 꽃향 등 다양한 풍미를 조절할 수 있다. 커피 원두에 발효 기술을 적용하는 노하우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우리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지난 7일 서울 코엑스 서울카페쇼 현장에서 만난 프란츠 자이메츠 로스트 오리진 대표는 "'로스트 오리진'에서 생산되는 커피 원두의 99%는 수출한다"며 "대만, 중국, 호주, 미국, 유럽을 포함해 한국은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로 △프릳츠 △펠트커피 △카페도안 등이 대표적인 거래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언론과의 인터뷰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프란츠 자이메츠는 커피 원두 생산에 맥주의 발효 공법을 적용해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는 파나마에서 태어나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고등학생 시절 양조장에서 일한 6개월의 경험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대학 졸업 후 그는 파나마 시티의 첫 양조장이자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최고 양조장 중 한곳인 '카사브아'에서 10년 정도 일했다. 2018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경연대회인 '월드 비어 컵(WBC)'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8년 버팔로 맥주 페스티벌에서 한 회사가 맥주탭으로 커피를 브루잉하는 걸 처음보고 발효 기술을 커피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커피 발효 탱크는 판매하지 않아서 맥주 양조장과 치즈 농가 시설을 참고해 발효 탱크를 만들었다. 탱크는 온도, 습도, 발효균을 엄격하게 통제해 원하는 맛을 의도대로 구현한 커피 생두 30~40종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스트 오리진은 매년 2000㎏의 생두를 생산해 판매한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파나마 원두는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데 로스트 오리진도 ㎏당 220달러에 판매된다. 그는 2023년 1월 15일 동업자 4명과 '로스트 오리진'을 설립했다. 회사명은 '잃어버린 기원(고향)'이라는 뜻으로 다양한 배경,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것이 커피의 여정과 비슷하다는 뜻에서 따왔다. 그가 제일 좋아하는 커피 원두는 '파나마 게이샤'인데 게이샤 원두도 에티오피아(오리진)에서 넘어와 현재는 파나마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는 "뚜껑을 따서 바로 마시는 와인, 맥주와 달리 커피의 맛은 복합적으로 결정된다"며 "좋은 생두, 로스팅 과정, 추출까지 모든 과정이 중요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 로스팅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친환경, 동물복지, 지역농가와의 상생은 커피 업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프란츠는 "파나마 보케테의 16개 농가와 다른 지역에서 고품질의 커피 체리를 일반 시장가보다 5~6배 높은 가격으로 구매한다"며 "커피 생산지의 명칭을 표기해 세계의 고객에게 커피 농가의 명성도 홍보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나마에서 소규모로 커피를 생산하는 2000여명의 영세 농가를 국제 시장과 연결해 주고 이들과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원두 생산라인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향후에도 지역농가와 함께 성장하고, 커피 원두 외에 카카오 등 다른 작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7 14:58:55ASM코리아가 최근 인력 조정, 부서 재배치 등 일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ASM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원자층증착장비(ALD)를 비롯해 플라스마원자층증착(PEALD), 에피텍시 장비 등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ASM의 장비가 없으면 첨단 반도체 제조가 불가능해 '슈퍼을'로 통한다. 삼성전자, 인텔과 같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들이 실적 부진 등으로 투자를 줄이면서 반도체 장비 협력사 역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 전체 위기로 보기보다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업체 간 명암이 엇갈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ASM코리아 인력 조정, 글로벌사도 타격 27일 업계에 따르면 ASM코리아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부서 내 중복인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력 조정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ASM코리아 측은 해당 조치가 통상적인 구조조정과 다르고, 필요한 부문에서 인력을 충원 중이며 국내 투자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본사 ASM이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 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ASM은 지난해 일회성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최근 미국 증권가는 ASM의 수익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ASM의 내년과 2026년 수익 전망치를 7~8% 가량 하향 조정하며, 주 고객인 인텔의 자본지출 감소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미 주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위기는 현실로 드러난 상태다. 네덜란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기업 ASML의 올해 3·4분기 예약 매출은 26억유로(약 3조9028억원)로 시장 전망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삼성전자와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ASML은 내년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면서 '반도체 공장 건설 지연'으로 장비 출시가 연기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인텔은 계획했던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연기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완공 시점을 올 하반기에서 2026년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 회사들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반도체 장비 기업 임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축소로 인해 국내 반도체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북미 파운드리 공장 가동 연기와 경기 평택 파운드리 라인 설치 재검토 등으로 인해 장비 수요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TSMC·SK하닉과 쭉쭉 뻗는 장비사 반면 실적 양극화는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는 올 3·4분기 순이익 3253억대만달러(약 1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3·4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 반도체 장비 기업 임원은 "AI 가속기 설계 및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엔비디아,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TSMC의 AI 반도체 생태계에 속한 기업들은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며 "반대로 해당 생태계에 포함되지 못한 업체들은 혹독한 시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AI 흐름을 탄 기업들로부터 수주를 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하이닉스, TSMC 등과 거래하는 반도체 장비사들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17일 올해 3·4분기 매출액 2085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각각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48%에 달했다. 한미반도체는 HBM 생산에 필수로 쓰이는 TC본더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SK하이닉스와 함께 TSMC 후공정을 담당하는 대만 패키징 업체들과 활발히 거래 중이다. 주성엔지니어링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에 ALD 등을 납품한다. 하나증권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전년보다 45% 늘어난 4127억원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9% 증가한 1067억원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반도체 장비사 대표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AI 활황 수혜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고, 이로 인해 이들과 거래하는 장비 기업들 실적은 내년까지 암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강경래 기자
2024-10-27 18:09:52[파이낸셜뉴스]ASM코리아가 최근 인력 조정, 부서 재배치 등 일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ASM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원자층증착장비(ALD)를 비롯해 플라즈마원자층증착(PEALD), 에피텍시 장비 등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ASM의 장비가 없으면 첨단 반도체 제조가 불가능해 '슈퍼을'로 통한다. 삼성전자, 인텔과 같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들이 실적 부진 등으로 투자를 줄이면서 반도체 장비 협력사 역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현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 전체 위기로 보기 보단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업체들 간 명암이 엇갈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ASM코리아 인력 조정, 글로벌사도 타격 27일 업계에 따르면 ASM코리아는 업무 효율화를 위해 부서 내 중복 인원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력 조정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ASM코리아 측은 해당 조치가 통상적인 구조조정과 다르고, 필요한 부문에서 인력을 충원 중이며 국내 투자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본사 ASM이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 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ASM은 지난해 일회성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최근 미 증권가는 ASM의 수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ASM의 내년과 2026년 수익 전망치를 7~8% 가량 하향 조정하며, 주 고객인 인텔의 자본 지출 감소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미 주요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위기는 현실로 드러난 상태다. 네덜란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기업 ASML의 올해 3·4분기 예약 매출은 26억유로(약 3조9028억원)로 시장 전망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삼성전자와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ASML은 내년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하면서 '반도체 공장 건설 지연'으로 장비 출시가 연기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실제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인텔은 계획했던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연기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완공 시점을 올 하반기에서 2026년으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 회사들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반도체 장비 기업 임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축소로 인해 국내 반도체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체적으로 삼성전자 북미 파운드리 공장 가동 연기와 경기 평택 파운드리 라인 설치 재검토 등으로 인해 장비 수요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TSMC·SK하닉과 쭉쭉 뻗는 장비사 #OBJECT0# 반면 실적 양극화는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 경우 올 3·4분기 순이익 3253억 대만달러(약 14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3·4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 반도체 장비기업 임원은 "AI 가속기 설계 및 개발을 주도하는 미국 엔비디아,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엔비디아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TSMC의 AI 반도체 생태계에 속한 기업들은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며 "반대로 해당 생태계에 포함되지 못한 업체들은 혹독한 시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내 반도체 장비 기업들도 AI 흐름을 탄 기업들로부터 수주를 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SK하이닉스, TSMC 등과 거래하는 반도체 장비사들은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반도체의 경우 지난 17일 올해 3·4분기 매출액 2085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각각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48%에 달했다. 한미반도체는 HBM 생산에 필수로 쓰이는 TC본더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SK하이닉스와 함께 TSMC 후공정을 담당하는 대만 패키징 업체들과 활발히 거래 중이다. 주성엔지니어링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에 ALD 등을 납품한다. 하나증권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전년보다 45% 늘어난 4127억원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69% 증가한 1067억원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반도체 장비사 대표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AI 활황 수혜를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고, 이로 인해 이들과 거래하는 장비 기업들 실적은 내년까지 암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강경래 기자
2024-10-22 09:41:10[파이낸셜뉴스] 코스닥 상장사 광무가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2차전지 성장성에 기반한 적극 투자로 이익 확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6월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광무의 현금성자산은 1550억원에 달한다. 이날 기준 광무의 시가총액이 175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90%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특히 이 회사의 현금성자산은 전기 말 기준 314억원 규모에서 올해 반기 말 1500억원대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광무는 지난해 5월 4일 중앙첨단소재의 지분 9.33%를 취득해 현재까지 유지하는 등 2차전지 투자에 집중했다. 2차전지 시장은 최근 이른바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해외에서 수요 증가에 대비한 설비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앞서 SK온의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이달부터 미국 조지아주 2공장 라인 일부에서 현대차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소식도 업계에 훈풍을 일으켰다. 광무는 이피캠텍과 함께 엔켐과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다. 엔켐 최대주주는 개인회사 아틀라스팔천을 통해 광무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엔켐, 광무, 중앙첨단소재로 이어지는 전해액 원재료 계열화가 이뤄진 사황이다. 현재 광무의 최대주주는 아틀라스팔천으로 지분율은 16.08%다. 광무는 또 이피캠텍의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피캠텍은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 등 고순도 소재 합성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협진이 경영 참여 및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광무가 발행한 주식 653만5950주를 120억4200만원에 취득한 바 있다. 광무 측은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친환경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과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 저장이 가능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각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 정책 및 규제에 힘입어 전 세계적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첨단기술의 발달로 로봇, 항공우주 분야 및 군사용 장치 등에 고용량, 고에너지 2차전지 수요 또한 더욱 증가 추세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인항공기의 체공시간, 인공지능(AI) 로봇 확대로 작동시간과 관련된 차세대 2차전지 기술의 중요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10-07 10:02:34[파이낸셜뉴스]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정책금리를 50bp(1bp=0.01%p) 인하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이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빅컷’(50bp 금리 인하)이라고 분석하면서 연내 추가 빅컷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19일 발표한 ‘9월 FOMC 회의결과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평가 및 금융시장 반응’에 따르면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매파적인 빅컷이었다고 해석하며 시장에 서프라이즈 요인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치는 4.17%(연내 1.16%p 인하) 에서 4.13%(연내 1.2%p 인하)로 대체로 유지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9월 FOMC에 대해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 확대를 감안해 빅컷을 단행했지만, 점도표에서 19명의 위원 중 9명이 연내 75bp 이하의 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등 매파적인 요소가 가미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빅컷에도 불구하고 점도표상 위원들의 전망치를 보면 여전히 25bp 인하가 베이스라인임을 보여준다”며 “점됴표 중앙값이었던 연내 100bp 인하 전망은 금일 50bp 인하를 감안 시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베이비스텝을 취할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는 파월 의장이 50bp 인하를 새로운 속도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에서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은 빅컷 단행시 경제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된 부작용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오늘 빅컷은 연준의 정책실기(behind the curve)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음을 강조했다"고 했다. 도이치뱅크는 “파월 의장은 시장이 ‘연준은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우려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이는 빅컷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반면 씨티는 "정책결정문에서 양대 책무 모두에 초점을 맞출 것을 확실히 한 것은 앞으로 연준이 고용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당사는 고용시장이 더 약화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최소 한번 이상의 추가 빅컷을 단행하는 연내 1.25%p 인하 전망을 고수한다"고 봤다. 이날 미 연준은 정책금리를 4.75~5.00%로 50bp 인하했다. 다만 ‘매파’인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25bp 인하에 투표해 투표위원 총 12명 중 11명이 빅컷에 찬성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최종금리 수준을 4.4%(중간값)로 제시했다. 3개월 전(5.1%)보다 낮아진 수치다. 19명 위원중 9명은 올해말 정책금리를 4.25~4.5%로 내다봤다. 7명은 4.5~4.7%, 1명은 4.0~4.25%, 2명은 4.75~5.0%로 예측했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을 통해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고 명시했다. 고용 증가세에 대해서는 기존 ‘완화’(moderated)라는 표현이 ‘둔화’(slowed)로 변경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장기 목표인 2%를 상회하고 있으나 지난 2년 동안 현저히 완화됐고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며 “노동시장은 대량 해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등 여전히 견조한 상황이나 공급 증가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완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경제는 견조하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9월 FOMC 결정에 대해 "만장일치가 아닌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했다"며 "향후 회의 때마다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정책결정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한 점 등에서 매파적인 빅컷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19 09:25:24[파이낸셜뉴스] 애플이 인공지능(AI) 탑재 아이폰 16에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최신 AI 반도체 기술을 적용한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차기 아이폰 모델인 아이폰 16 출시 행사를 갖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애플이 9일 출시 행사에서 아이폰 16에 탑재되는 A18 반도체를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18 반도체 A18은 암의 최신 반도체 설계인 V9을 기반으로 제작된 반도체다. 영국 암의 V9 반도체 설계를 바탕으로 한 A18 반도체가 애플의 자체 AI인 애플 인텔리전스(AI)를 구동하는 반도체가 된다는 뜻이다. 애플은 암의 V9 반도체 설계를 PC에도 활용하고 있다. 애플 노트북 컴퓨터인 맥북에 들어갈 최신 M4 반도체가 V9 설계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애플은 앞으로 수개월 안에 공개할 차세대 PC가 M4를 바탕으로 성능 면에서 '거대한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애플이 새 반도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SLM을 기반으로 한 AI를 구동하려면 그만큼 반도체 성능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인터넷에 접속해 있어야만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AI와 달리 오프라인에서도 AI 기능이 제공된다. 다른 업체들이 대형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는 대형언어모델(LLM)을 토대로 AI를 구축한 것과 달리 애플은 소형언어모델(SLM)을 기반으로 AI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이폰 같은 휴대기기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 AI 활용이 가능하다. 휴대 기기에서 AI를 구동하려면 반도체 성능이 그만큼 탁월해야 한다. 애플은 자사 AI를 구동하려면 현재 최신, 최고급 기종인 아이폰 15프로와 프로맥스 사양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기종에는 암의 V8 반도체 설계가 적용된 A17프로 반도체가 탑재돼 있다. 주가 오를까 이번 애플의 아이폰 16 출시 행사가 애플 주가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예측이 어렵다. 애플 주가는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새 아이폰 출시 행사가 이뤄지는 당일에는 외려 주가가 하락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아이폰 출시 행사 당일 애플 주가는 2007년 이후 평균 0.3% 떨어졌다. 다만 출시 행사 당일부터 실제 시장에 아이폰 새 모델이 풀리기 시작하는 공백 기간에 아이폰 주가는 새 아이폰 기대감으로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기간 애플 주가는 평균 2.2% 올랐다. 기간을 6개월로 늘리면 평균 주가 상승률은 12%에 이른다. 연말 쇼핑 대목 기간 새 아이폰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매출과 순익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이 이같은 높은 주가 상승의 바탕이다. 출시 행사 당일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AI 탑재 아이폰이 변수이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의 웜지 모핸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출시 행사에서 탁월한 AI 성능을 입증하면 이번에는 주가 흐름이 과거에 비해 더 좋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슈퍼사이클 애플은 아이폰 16을 계기로 아이폰 슈퍼사이클을 맞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애플 대표 낙관론자 가운데 한 명인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아이브스는 지난 4년 동안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아이폰 대수가 전 세계적으로 약 3억대에 이른다면서 아이폰 16이 이 아이폰 업그레이드 수요를 부추길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근 새 아이폰이 이전에 비해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해 업그레이드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이 AI로 무장한 아이폰 16을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폰 교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아이브스는 오는 29일 시작해 내년 9월 27일 마감하는 2025 회계연도 아이폰 판매 대수가 2억4000만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호시절 만난 암 애플 아이폰16과 맥북 등에 암의 V9 설계가 채택됐다는 것은 암에는 엄청난 호재다. 애플이 앞으로 수년 동안 A18 반도체를 생산하면서 암에 수수료를 지불하게 되기 때문이다. 앞서 르네 하스 암 최고경영자(CEO)는 V9 로열티가 직전 세대 반도체 설계인 V8의 2배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V9 설계는 3년 전인 2021년에 공개됐다. 암은 AI가 붐을 타면서 다시 재조명 받고 있다. 암 매각에 실패한 소유주인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 뉴욕 증시에 암을 상장해 큰 성공을 거뒀다. 올 들어 암 주가는 70% 폭등했다. 암의 주 수입원은 자사 반도체 기반 설계에 따른 면허 비용과 로열티다. 암의 기반 설계는 PC부터 자동차, 산업용 반도체, 또 AI 반도체에 활용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08 02:03:06[파이낸셜뉴스] 남아메리카라는 생소한 대륙의 무역회사에서도 일했고 어렵다는 국내 대기업 공채도 가뿐하게 통과했다. 뷰티 스타트업에 몸담을 때도 삼십 대 후반에 사무실을 벗어나 ‘완전히’ 다른 직업을 갖게 될 줄은 몰랐다. 서른일곱, 맥주에 마음을 빼앗겨 양조사가 되기로 했을 때는 많은 일을 새롭게 배워야 했다. 양조사가 된 후에도 오랫동안 주말이 되면 한 주에 배운 것들을 복기하며 사회 초년생의 마음으로 정진했다. 이제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디자인한 맥주를 선보이고 맥주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다. 구스아일랜드의 장현준 양조사 이야기다. <편집자 주> 파이낸셜뉴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영상 시리즈 [루틴]은 다양한 직군에서 근무하는 N년차 신입 사원&경력 사원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직 종사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모먼트는 물론이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열정으로 만들어 온 스펙과 사소한 팁까지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인터뷰는 유튜브 채널 [루틴]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하 인터뷰어는 ‘김’ 인터뷰이는 ‘장’으로 표시합니다. [Interview Chapter 1: 구스아일랜드 양조사 장현준] 김: 현준님 안녕하세요. ‘구스아일랜드’에서 양조사로 일하고 계신다고요. 장: 안녕하세요. 네. 크래프트 맥주를 선보이는 제트엑스벤쳐스(ZX Ventures)의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브루하우스(Brewhouse)는 양조장과 펍을 함께 운영하는 곳입니다. 펍 유리창 너머에 있는 양조 시설에서 맥주를 만들고 있고요. 방문하시면 맥주를 즐기며 양조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김: 양조사라는 직업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죠. 양조 과정 역시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지는데요. 양조사가 하는 일을 자세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장: 양조사는 문자 그대로 술을 만드는 사람을 뜻합니다. 구스아일랜드 브루팀에서 일하는 양조사들도 마찬가지로 레시피를 개발하고, 재료를 준비해 맥주를 만듭니다. 맥주 제조 과정을 말하자면 맥즙(Wort)을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고요. 이후에 발효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발효한 맑은 맥주는 원심 분리 과정을 거친 후 숙성하고, 맥주가 완성이 되면 케그(Keg)나 병에 담습니다. 양조사는 이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합니다. 김: 기획부터 패키징까지 모든 과정에 정성을 쏟고 계시네요.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커피는 원두의 산지나 로스팅 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데, 맥주의 맛과 향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장: 맥주에서 중요한 재료가 세 가지 있습니다. 몰트(Malt)라고 하는 싹 틔운 보리, 홉(Hop)이라는 식물, 마지막으로 효모인데요. 세 가지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맥주 맛이 달라집니다. 그게 양조사의 실력이자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 비결이기도 하고요. 먼저 몰트는 커피처럼 로스팅하는 몰팅(Malting)을 거치는데 몰팅 정도에 따라 맛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검게 볶아내면 흑맥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홉은 산지에 따라 향이 다른데요. 예를 들면 미국산 홉을 사용했을 때는 트로피컬 한 향의 맥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효모 역시 저마다 향이 다른데요. 독일식 밀맥주에 사용하는 발효효모들은 바나나나 풍선껌 같은 향을 내기도 합니다. 김: 완성된 맥주를 맛보고 품평하는 시간도 필요할 텐데, 맥주에 대한 반응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장: 양조사들끼리 테이스팅을 하면서 평가하기도 하지만 펍의 운영을 총괄하시는 제너럴 매니저님과 홀 서버분들이랑 유기적으로 소통합니다. 소비자들과 접점에 있는 분들이니까요. 김: 고객의 반응이 가장 큰 피드백인 셈이네요. 장: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처음으로 양조하던 날은 어땠나요.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 장: 출근한 첫날 예의 있게 보이고 싶어서 머리도 단정하게 포마드를 바르고 옷도 최대한 정갈하게 입었는데요. 하필이면 제가 출근한 주간이 가장 바쁜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출근하자마자 바로 안전모를 주시고 케그(Keg) 세척을 시작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홈 브루잉만 하다가 상업 양조 설비를 처음 접해보니까 크기도, 소리도 압도적이었습니다. 조금 두렵기도 했던 기억이 남아있네요. 김: 앞으로의 계획을 알 수 있을까요? 양조사로서요. 장: 저희 브루마스터님처럼 직접 개발한 레시피로 저의 맥주를 만들어 보는 게 꿈입니다. 권위 있는 대회에서 수상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고요. [Interview Chapter 2: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 김: 처음부터 양조사를 하고 싶으셨던 건 아니라고 들었어요. 장: 네. 맥주를 좋아했지만 다른 일을 했습니다. 첫 회사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있는 무역회사였어요. 이후 한국에서 손꼽히는 홈쇼핑 기업에 대졸 공채 신입으로 입사해 MD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팀 이동이 잦았어요. 회사에서는 제너럴리스트를 만들고자 했겠지만, 저는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퇴사했습니다. 퇴사한 후에는 뷰티 스타트업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하기도 했고요. 김: 양조사는 꿈은 언제 시작되었나요? 장: 우연히 '올드 라스푸틴(Old Rasputin)' 이라는 맥주를 마셨는데 ‘이렇게 맛있는 맥주도 있구나’라고 생각이 될 만큼 좋았고, 양조사로 일해보고 싶다고까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홈브루잉을 시작했고, 브루펍 창업을 준비하기도 했고요. 을지로의 수제맥주 펍에서 서버로도 일했습니다. 계속 꿈을 향해 다가간 거죠. 김: 양조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양조를 배울 수 있는 기관이 있나요? 장: 양조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만 있다면 누구든 양조사로 지원할 수 있어요. 저는 홈 브루잉 기술을 알려주는 '수수보리아카데미'라는 양조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자가 양조, 자가 양조 심화, 상업 양조까지 세 과정이었고 5개월 이상 소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집에서 실습할 때 재료는 ‘서울홈브루'라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했고요. 김: 양조사가 되기로 한 후, 가장 먼저 자기소개서를 쓰셨다고요. 자기소개서에 특별히 쓰고 싶은 내용이 있었나요? 장: 제가 양조사로 지원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벌써 삼십 대 중후반이었습니다. 그동안 사회생활 하며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예를 들면 일에 책임을 다한다는 점, 여러 차례 실패를 겪어봤으니 쉽게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요. 또 문서 작업도 많이 했으니 양조 재료를 관리하는 봄(BOM; Bill of Materials) 같은 시트들을 잘 만들 수 있다던가. 구체적으로 어필했습니다. 김: 양조사가 된 후에는요? 기존에 하던 일과 워낙 달라 적응하기에 어렵진 않았나요? 장: 물론 따라가기에 버거웠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죠. 지금까지도 주말 중 하루는 꼭 시간을 내서 카페에 갑니다. 한 주간 배웠던 것들을 복습하며 제 나름의 방식으로 체화하기 위해서요. [Interview Chapter 3: What’s Your Routine?] 김: 워낙 다양한 직군의 면접을 보셨으니까요. 면접 전 루틴도 궁금하네요. 장: 첫인상이 중요하니 단정하게 2:8 가르마 하고 최대한 깔끔한 옷을 입습니다. 그리고 수염을 단정하고 예쁘게 다듬으려고 노력해요. 음… 오늘 요청하셔서 수염 다듬는 도구를 가져왔는데요. 평소에는 들고 다니지 않습니다. 하하하. 어떤 도구로 트림(Trim)을 하냐고 하셔서 그냥 이런 일반적인 가위를 사용합니다. 조금씩 다듬습니다. 눈썹 칼로 라인을 정리하기도 하고요. kind@fnnews.com 김현선 기자
2024-09-05 22:47:25현대자동차그룹이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앞두고 환경허가 재검토라는 변수에 부딪혔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HMGMA를 올 10월부터 가동할 계획이라 예정대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 HMGMA 측은 "관련 당국과 협력을 통해 예정대로 4·4분기부터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2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육군 공병단이 지난 23일에 조지아주 당국과 현지 경제개발기관들에 서한을 보내 현대차그룹이 2022년 얻은 환경허가를 다시 검토한다고 알렸다. 공병단은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함께 수자원 등 미국 내 전략자원 관련 허가에 개입하고 있다. 공병단은 서한에서 2022년 환경허가 당시 현대차그룹이 지역 주민 식수원인 지하 대수층에서 하루 2500만L의 물을 공업용수로 끌어다 쓰길 원했지만, 조지아주 당국과 경제개발기관들이 해당 요구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병단은 허가 당시 개발업자들의 정보에 의존해 "지역 및 개인의 물 공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해당 판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총투자액 76억달러(약 10조11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신공장 HMGMA를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목표로 하고 있는 가동 시점은 올해 10월이며,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가동 이후 약 8000명의 고용이 예상되는 대규모 공장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과 SK온은 조지아주에 연산 3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도 조성 중이다. 신공장에선 현대차 아이오닉9, 기아 EV9, 향후 출시될 제네시스 GV90 등의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까지 함께 양산하게 된다.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고, 50만대까지 증설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여전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한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HMGMA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는 IRA 대상에 포함되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번 환경허가 재검토라는 뜻밖의 변수를 만난 것이다. 현대차그룹 HMGMA 관계자는 "HMGMA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으며, 서배너 경제개발청(SEDA)이 미국 육군공병단의 자료 요청에 원활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아주 서배너 경제개발청의 트립 톨리슨 청장은 "앞으로 10일 안에 공업용수와 관련된 최신 정보가 공병단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병단의 재검토가 일반적으로 1개월 안에 끝난다고 추정한다"며 "재검토가 사업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박종원 기자
2024-08-27 18: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