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LG트윈스가 29년 만에 KBO리그를 우승하면서 2023 통합 우승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29년된 아와모리 소주와 롤렉스 시계가 공개됐다. 17일 LG는 서울 마곡 LG 사이언스파크 컨버전스홀에서 '2023 통합우승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구단주인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포함한 그룹 관계자들과 선수단, 프런트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우승 축사 영상, 선수단 소개로 시작된 행사는 우승 트로피 전달, 감사 인사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29년 된 아와모리 소주가 공개됐다. 아와모리소주는 구본무 선대회장이 지난 1994년 LG 프로야구팀 우승 이후 "다음에 우승하면 축배를 들자"며 준비한 축하주다. 이날 건배 제의를 한 구광모 구단주는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축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하늘에서 보고 계신 선대 회장님께서도 누구보다도 굉장히 기뻐하시며 이 자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저희 팬들은 더 이상 1994가 아니라 2023이라는 숫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기쁨의 숫자를 늘려가며 팬들의 마음속에 자랑스러운 오늘의 멤버들이 영원히 기억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LG트윈스의 주장이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오지환에게는 롤렉스 시계가 전달됐다. 롤렉스 시계는 구본무 회장이 생전 해외 출장 중 한국시리즈 MVP를 위해 구입한 시계다. 20년 넘게 잠들어 있던 시계는 LG 우승과 함께 봉인 해제됐다. 오지환은 “이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구광모 구단주는 ”오지환 캡틴의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그 뜻을 담아 '한국시리즈 MVP, 캡틴 오지환'의 이름으로 의미있게 전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3-11-17 20:05:05[파이낸셜뉴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인 '롤렉스 시계'는 25년 만에 금고 밖으로 나와 주인을 찾게 됐다. LG 트윈스의 3대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은 이날 우승 확정 후 "29년이라는 오랜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LG 트윈스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매 순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 준 자랑스러운 선수단과 스태프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라고 공식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승리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LG 트윈스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일궈낸 값진 승리”라며 “오늘 모두 다같이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두 팔을 치켜들며 환호한 구 회장은 그라운드로 내려와 염경엽 감독, 오지환 선수 등과 포옹하며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오지환은 구 회장에게 우승 메달을 걸어줬고, 선수들은 구 회장을 헹가래 치며 기쁨을 만끽했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개막전을 직관한 데 이어 11일에는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을 관람하며 LG를 응원했다. 팬들과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심판의 판정에 세이프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계 안팎에서 LG가의 대 이은 야구 사랑은 유명하다. LG는 럭키금성 시절이던 1990년 프로야구 원년 팀인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를 창단했다. 앞서 럭키금성그룹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부산·경남 연고팀 창단을 제안받았으나 당시 회장이던 고 구자경 명예회장이 해외 출장 중인 탓에 경영진이 결정을 보류했다가 결국 원년 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은 구 명예회장이 매우 서운해했다는 후문이다.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선대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이다. 구 선대회장은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다. 자율경영을 구단 운영에 접목해 '깨끗한 야구, 이기는 야구'를 표방했다. 이에 힘입어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LG 트윈스 야구의 대명사가 된 '신바람 야구'로 야구판에 큰 돌풍을 일으켰다. 구 선대회장은 두 번째 우승 이듬해인 1995년에는 그룹명을 LG로 바꿨다. 구 선대회장은 해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LG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경남 진주 단목리에 있는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하는 '단목 행사'를 열어 우승 기원 고사를 지냈다. 2군 선수들의 이름과 출신 학교도 전부 외울 정도였다. 2007년에는 당시 김재박 감독과 1·2군 코칭스태프 전원을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LG 트윈스가 1994년 우승 이후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자 구 선대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당시 8천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롤렉스 시계는 이후로 줄곧 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다가 이번에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25년 만에 찾은 시계의 주인은 주장 오지환이다. 야구에 진심인 구 선대회장의 우승 염원을 보여주는 또 다른 것은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다. 1994년 오키나와 캠프가 끝난 뒤 아와모리 소주로 건배하고 우승을 맛봤던 구 전 회장은 1995년 시즌을 앞두고 "또 우승하면 이 소주로 축배를 들자"며 같은 소주를 사 뒀으나, 이 역시 롤렉스 시계와 함께 장기 보관되고 있었다. 구 선대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경남중 재학시절에 야구 선수로도 뛰었다. 2011년부터 6년 4개월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아 외연 확대 등에도 힘썼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맞붙은 제10구단인 kt wiz도 구본능 회장의 KBO 총재 재임 기간 탄생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계열 분리 전 구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LG 트위스 2대 구단주를 맡아 각별한 야구 사랑을 뽐냈다. 경남중·고 기수별 야구팀에서 선수로 활약해 온 구본준 회장은 LG 트윈스 구단주 시절 "주말에 틈이 나면 친구들과 야구 연습을 하는데, 공을 70∼80개씩 던진다"며 "매년 LG 트윈스 전지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오키나와에도 간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편, MVP 오지환은 공식 인터뷰에서 "아직 롤렉스 시계를 보진 못했다"라며 "사실 고민이 많다. 구단은 MVP에게 해당 시계를 준다고 했지만, 차고 다니기엔 부담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일단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겠다. 롤렉스 시계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13 23:10:22<편집자주>프로야구 구단 LG트윈스가 지난 3일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다음날인 4일 정식으로 '우승 세레모니'를 했다. 1994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하고 이번 우승까지 무려 29년이나 걸렸다. 당시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아 LG를 응원했던 꼬마는 이제 성인이 되었다. LG 팬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지만, 잠시 전력분석을 멈추고 29년이나 우승을 기다린 팬들의 희노애락을 살펴봤다. [파이낸셜뉴스] “29년 만에 우승이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자신을 프로야구 구단 MBC 청룡 시절부터 LG 트윈스 팬이라고 밝힌 50대 직장인 김 모 씨의 말이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은 “아버지가 엄청나게 신나했다. LG 우승은 사건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LG팬 친구들 상황도 비슷하다. 부모님이 너무 기뻐하신다"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서울을 연고지로 하는 LG가 29년 만에 감격스러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LG는 이날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2위 kt wiz와 3위 NC 다이노스가 나란히 패하면서 남은 시즌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LG 선수단은 4, 5일 사직 롯데 방문경기를 앞두고 부산으로 이동하던 구단 버스 안에서 정규리그 1위 확정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LG 구단 관계자는 “KT가 수원에서 KIA에 1-3으로 패하며 우리의 우승이 확정된 그 순간 버스 안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여기에 전날(4일)에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7-6으로 재역전승했다. 정규시즌 83승(51패 2무)째를 거둔 LG는 남은 8경기에서 4승을 거두면 지난해 세운 구단 역사상 단일 시즌 최다승(87승)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응답하라 1994’…LG 꼬마 팬이 아저씨로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한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것은 팀 통산 세 번째다. 인수 첫해 1990년과 1994년 정규시즌과 KS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29년이라는 암흑 시기가 찾아왔다. LG 팬들 사이에서 '응답하라 1994' 말이 나오는 이유다. LG 전성기는 이른바 ‘신바람 LG’로 불리던 시절이다. 당시를 기억하는 LG 팬 말을 들어보자. 50대 중반 직장인 박 모 씨는 “(이번 LG 우승은) 운은 아니다. 실력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우승까지 29년이 걸렸지만, 이제 시작이다. 다시 신바람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LG 침체기는 2002년 가을야구에서 준우승을 끝으로 '한국시리즈(KS)'조차 오르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야구장을 찾은 어린 꼬마는 성인이 되어 한 세대가 지나서야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을 안은 것이다. 또 다른 LG 팬은 “29년 동안 우승을 기다리면서, 다른 팀을 응원하고 싶은 충동도 많이 들었다”면서도 “의리 하나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선수들 너무 고생했고, 무엇보다 잠실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고 구본무 회장의 선물은 개봉될 수 있을까 이제 LG 팬들 사이에서는 LG가 과연 KS를 제패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정한 한풀이에 나서는 셈이다. 그 배경에는 초대 구단주(1990~2008년)인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특별한 ‘유산’도 자리하고 있다. LG의 세 번째 우승을 위해 구 회장은 20여 년 전 일본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와 롤렉스 시계를 준비했다. 1994년 두 번째 우승 후 다음 우승을 기약하며 선물한 것인데,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 회장은 1998년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 MVP에 선물하겠다”며 해외 출장 중 롤렉스 시계를 사 왔다. 롤렉스의 ‘데이토나 레오파드’다. 데이토나는 롤렉스의 대표적인 스포츠 시계로 1963년 탄생했다. 구 회장은 당시 데이토나 레오파드를 약 8,000만 원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단종된 이 시계 중고 시세는 1억 6,000만 원 수준이다. 롤렉스의 간판 모델 ‘서브마리너’의 18K 시세가 20여 년 새 1,500만~2,000만 원에서 6,000만 뛴 것을 감안하면 시가 상승률은 높지 않은 편이다. 다만 일부 패션 업계에서는 LG트윈스가 우승할 경우 구 회장에 관한 스토리가 더해져 이 모델 가치가 한층 뛸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 구 회장은 LG트윈스의 두 번째 우승 이듬해인 1995년 스프링 캠프 장소였던 오키나와에 특산품인 아와모리 소주를 사 와 “다음 우승 때 축배로 쓰자”라고도 했다. 타이코쿠주조에서 생산한 ‘한타바루’로, ‘타루’(일본 전통주를 담는 항아리)에 담긴 35도짜리 독주(4L)다. 이 소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변해 부드럽고 달콤함 향이 나는 게 특징으로 오래 숙성될수록 가치도 올라간다고 한다. 정규리그 1위를 한 LG의 통합우승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염경엽 “두 번째 목표 한국시리즈 남아있다” 한편 이번 시즌 ‘우승 청부사’로 지휘봉을 잡은 첫 해 팀의 정규시즌 1위 확정을 이끈 염경엽 감독은 팬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염 감독은 “1년 동안 많은 원정도 와주시고, 홈에서도 열렬히 응원해 주신 팬분들 덕분에 29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한 시즌 힘들기도 했고, 우여곡절이 굉장히 많았다”면서 “우리 선수들, 주장 오지환, 김현수, 투수에서는 김진성, 임찬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페넌트레이스 1등을 위해서 열심히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치진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염 감독은 “1년 동안 내가 화도 많이 내고, 잔소리도 많이 했지만, 선수들을 잘 리드해주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 준 코치진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 1위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첫 번째 목표는 달성해서 너무 기쁘지만 가장 큰 두 번째 목표인 한국시리즈가 남아있다”며 “지금부터 휴식과 훈련 계획을 잘 짜고 준비 잘해 마지막까지 우리가 웃을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0-05 01:5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