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유럽 아이슬란드 아동·교육부 장관이 20대 시절 15세 미성년자를 만나 교제하다가 아이를 출산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임했다. 20일(현지시간) 아이슬란드 공영방송 RUV는 아틸두르 로아 토르스도티르(58) 장관이 22세 때 종교단체에서 만난 일곱 살 연하 소년과 교제하고 아이를 낳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토르스도티르 장관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장관직 사임을 발표했다. 다만 국회의원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토르스도티르 장관은 출산을 "젊은 시절의 실수"라고 표현하면서 "36년이 지났고 많은 것이 변했다. 지금이라면 이 문제를 다르게 다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토르스도티르 장관은 종교단체에서 청소년을 지도하는 일을 하다가 어려운 가정환경을 극복하려고 단체를 찾아온 15세 소년을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교제하는 관계로 발전, 이듬해 아들을 낳았다. 아이의 생부는 토르스도티르 장관이 현재의 남편을 만나면서 자신과 아이의 만남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장관이 18년 동안 자신에게 양육비를 요구했다고도 밝혔다. 생부의 친척은 크리스트륀 프로스타도티르 총리에게 직접 이 사실을 알렸다. 총리는 즉시 토르스도티르 장관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이 자리에서 장관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아이슬란드는 법적으로 18세 미만은 아동으로 간주한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가능한 연령은 원칙적으로 15세이지만 사제 관계, 경제적 의존 관계, 고용 관계, 신뢰 기반 관계에서 18세 미만과 성관계를 맺으면 불법이다. 이를 어기면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3-25 07:56:20<51> 아이슬란드 북부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아이슬란드 여행 6일 차. 섬 동부에서 북부쪽으로 이동한다. 간만에 날씨가 맑아 기분이 좋다. 길이 산으로 이어져 지그재그 도로로 올라가다보니 산아래 바다로 이어진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무척 멋있었다. 거의 정상까지 올라왔는데 길 위에 눈이 눈사태같이 쏟아져 막혀있는 곳에 다다랐다. 차를 세우고 내려서 살펴보니 꽁꽁 얼어있어 답이 안 나온다. 아무리 우리 렌트카가 4륜구동 지프라도 빙판에 경사도 무척 가팔라서 그대로 통과하다가 잘못하다 미끄러질지도 모르는 상황.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산을 다시 내려가 다른 길로 돌아가기로 했다. 겨울의 아이슬란드에 오면 이렇게 갑자기 갈수 없게 된 도로를 만나는 일이 흔하다고 한다. 4월이었지만 아직도 산 위에는 눈이 안 녹은 곳이 많았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산을 넘을 수 있는데... 너무 아쉬워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아쿠레이리이다.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이어 아이슬란드의 제 2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섬을 시계로 생각하면 12시 방향에 있는데 어제까지 머물렀던 동쪽의 에이일스타디르에서 약 3시간 거리이다. 에이일스타디르에서 아쿠레이리까지 3시간 걸린다 우리의 아이슬란드 여행 계획을 카우치서핑에 올렸더니 감사하게도 아쿠레이리에 사는 친구가 우리를 초대해주었다. 친구를 만날 생각에 마음이 마구 설레었다. 아이슬란드의 어마어마한 물가에 며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그것보다도 바쁘게 여행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아이슬란드에 대해 현지 친구에게 많은 것을 물어보고 싶었다. 어젯밤 새벽에 외진 곳으로 차를 몰고가서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고 기다렸는데 오로라를 볼 수 없었다. 친구에게 오로라에 대해서도 물어봐야겠다. 또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친구가 좋아하는 장소를 알려달라고 해서 찾아가 보고싶다. 여행지에서 현지 친구가 생기면 좋은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친구네 집으로 향한다. 회색 구름으로 꾸물꾸물해진 하늘아래 아쿠레이리에 도착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이 길가의 빨간 신호등. 하트모양으로 켜진다! 와, 정말 쇼킹하다. 왜 우리는 이런 생각을 못했지? 너무너무 예쁘다. 신호등 불이 동그랗기만 할 필요가 뭐있나. 가는 곳 마다 빨간 하트를 보고는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보통 신호등을 건널 때 빨간불이 켜지면 좀 답답하고 기분이 별로인데 이 하트를 보고 있으면 빨간불이어도 덜 답답하고 심장을 연상하면서 더 주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쿠레이리가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친구네 집에 가기 전 핑크색 돼지가 상징인 보너스라는 마트에 들렀다. 살인적 물가의 아이슬란드에서 그나마 식료품 등을 가성비 있게 살 수 있는 곳이다. 높은 물가로 외식이 어려워 식료품 구입이 중요하다 친구와 함께 먹기 위해 고기와 채소 그리고 과일을 잔뜩 샀다. 친구의 집에 도착하니 은색 기아 소렌토 차량이 집 앞에 서있다. 메세지로 대화를 나눌 때 한국차가 있다고 했는데 친구의 차인 모양이다. 친구의 차 기아쏘렌토 아이슬랜드 험로를 다니기에 좋은 선택이었나보다. 친구의 집은 2층 주택이었는데 담도 없고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안전한 동네 같아 보이고 좋았다. 더부룩한 턱수염에 거의 2미터가 되어 보이는 장신인 비기는 친절한 웃음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우리가 묵을 방은 커다란 더블배드에 깨끗하고 좋은 환경이었다. 비기는 주로 재택근무를 한다고 한다. 인사후 비기는 다시 일을 하러 방에 들어가고 우리는 저녁을 준비했다. 상추를 닮은 채소를 쌈채소 삼고 돼지고기를 굽는다. 쌀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튀르키예 메르신에서 받은 인스턴트 떡국과 한국에서 가져온 고추장, 캔김치까지 한식 한상차림이다. 비기는 여행을 무척 좋아하고 경험도 무척 많았다. 한국에는 아직 안가봤지만 2020년 일본에 갔다가 코로나로 돌아와야 했다고 한다. 한국에 대해 무척 궁금해하며 이것저것 많은 것을 물어보았다. 식사하며 맥주를 마시다가 한국에서는 건배를 할 때 뭐라고 하냐고 물어봐서 "짠!"이라고 대답해주었다. 건배사가 너무 많아서 가장 쉬운 것으로 골라 알려주었다. 서양사람들이 매운 것을 못 먹는다는 것은 선입견일 뿐이다. 물론 잘 못 먹는 사람도 있지만 의외로 매운 것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들도 많다. 비기도 매운 맛을 좋아해서 고추장을 맛보고는 무척 좋아했다. 고기를 채소에 싸먹는 것을 알려주니 계속 그렇게 먹는다. 절대 한입에 다 넣어야한다고 제대로 가르쳐주었다. 즐겁게 식사를 하며 아이슬란드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묻고 들을 수 있었는데 여기도 과거 가난한 나라였다가 2차대전 이후 경제발전을 이루었다고 한다. 한국과 비슷한 것이 흥미로왔다. 아이슬란드 전통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비기가 상어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왔다. 딱 보기에 하얀 참치살덩이 같아보이는 것이 시큼한 냄새가 나는 걸 보니 삭혔나보다. 하나 쿡 찍어 입에 쏙 넣은 탄이랑 달리 나는 냄새부터 맡아보고 먹으려 입을 벌리다가 멈칫. "어우, 나는 쉽게 못 먹겠는데?" 하며 웃었다. 탄에게 확인해본다. "괜찮아?" "응~" 탄이 잘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한입에 넣었다. 맛있다기보다는 먹을 수 있을 정도인 것 같다. 아이슬란드에서도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한다. 좋은 경험이었다. 상어도 먹어보고ㅎㅎ 저녁식사 후 비기의 소장품을 구경했다. 어릴 때 삼촌과 새알을 찾아다니는 것이 취미였다고 한다. 멋진 투명케이스에 크기와 색이 다른 여러가지 새알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다 직접 주워온 것이라고 한다. 제일 큰 것이 백조알이라고 하는 얘기에 깜짝 놀라며 "오 나 백조알 처음 봐요!"하자 비기가 갑자기 케이스를 열고 백조알을 꺼내어 내손 위에 올려놓는다. 살짝 당황했지만 깨질까 조심조심 두 손으로 알을 받아 보았는데 달걀의 네다섯배는 되보이는 크기에 무척 단단한 느낌이다. 신기했다. 아이슬란드라서 가능한 취미일 것 같았다. 알 컬렉션이라니. 그렇게 비기네서 3일간 머물면서 그 근처를 여기저기 마음 편히 돌아다니기로 했다. 탄이는 목감기가 빨리 낫지를 않아 힘들어하면서도 여행을 하기 위해 애를 썼다. 다음날은 날씨가 맑아 동네 근처를 드라이브하러 나왔다. 어딜 가나 처음 보는 자연의 풍경이 예사롭지 않다. 삼각형으로 흘러나온 용암이 굳어진 듯한 높은 산맥이 줄지어 있는 모습을 보고 마치 검은 피라미드가 늘어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어젯밤 비기가 해준 이야기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다니면서 왜 이렇게 나무가 없다 했는데 역시나 아이슬란드 전체에 나무가 있는 지역이 거의 없다고 한다. 동물들도 여우와 새들이 조금 있을뿐이라 예전에 유럽에서 순록을 데려와 풀어놓고 길렀는데 혹독한 기후에 서쪽에는 다 죽어버리고 동쪽에 조금 남아있다고 한다. 겨울에 얼마나 추운지 경험해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맑은 물도 이렇게 많고 넓은 땅에 나무와 동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길을 가다가 일차로밖에 없는 터널을 만났다. 반대편에서 차가 오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중간중간에 잠깐 옆에 댈 수 있는 조금 넓은 곳을 찾아 비키면 된다. 그러니 속도를 절대 높이지 않고 조심조심 가야한다. 워낙 큰 땅에 적은 수의 사람이 살다보니 도로도 일차로인 경우가 많아 한쪽이 지나가기를 기다린 후 가야하는 길도 자주 만난다. 확실히 북쪽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많은 관광객이 레이캬비크를 중심으로 남서쪽에 주로 다녀서 그런가보다. 덕분에 우리는 한적한 풍경을 여유있게 보며 다닐 수 있었다. 북쪽 바다를 볼 수 있는 쉼터에 멈춰서서 북극이 있을 곳을 쳐다보기도 하고 절벽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를 구경하기도 하고 마음 가는대로 다니는 것이 참 좋았다. 비기네 집에 들어가기 전 다시 마트를 잠시 들렀는데 한 구석에 맥주를 무지 싸게 파는 것 같아 놀라서 가보니 논알콜 맥주라고 한다. 맥주는 정부가 운영하는 특별한 가게에서만 비싼값에 판다고. 비기에게 오로라에 대해 물어보니 오로라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페이스북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그리고 앱도 하나 알려줬는데 매일매일 아이슬란드 지역별로 오로라지수가 나오는 앱이어서 오로라헌터들이 반드시 깔고 지수가 높은 날을 확인하고 나온다고 한다. 우리도 페북도 가보고 앱도 깔아두었다. 마침 오로라지수가 조금 높은 KP 4가 떴다. 방해안되게 조용히 새벽 1시에 나가보았지만 그 시각에도 하늘은 완전히 까매지지 않았고 아쉽게도 오로라는 볼 수가 없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여러번 시도를 하는 것이 나중에 후회가 없을 것 같았다. 조금이라도 어두운 곳을 찾아 도시에서 멀리 벗어난 곳까지 갔던 것이 여러차례인데 모두 실패했다. 가기전에 볼 수 있을까? 궂은 날씨에 도착한 온천 '지오씨'...따뜻한 온천욕을 할 수 있겠지? 일어나보니 눈보라가 휘날린다. 비오는 날은 자주 있었는데 눈이 내리는 것은 처음이다. 오늘은 아쿠레이리에서 북쪽으로 한시간거리의 지오씨(Geosea)에 왔다. 남부의 블루라군이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데 인당 14만원이 넘는 입장료가 너무 부담이 되어 대신 이곳을 찾아왔다. 넓은 주차장에 차가 몇대 없다. 이곳의 입장료는 약 5만7000원. 알뜰한 탄이가 모바일 쿠폰을 다운받아와서 10%할인도 받았다. 인터넷으로 다운받았는데 진짜 할인해줄까 싶었는데 흔쾌히 해준다. 탄이와 헤어져 탈의실로 들어갔는데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실내가 매우 고급스럽고 깨끗하다. 샤워시설과 비치용품들도 매우 품질이 좋았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나가보니 거센 바람에다가 무지 추워서 김이 모락모락나는 물속으로 곧장 들어갔다. 물 온도도 적당하고 너무 좋다. 이곳은 해수 온천이라 짠물이다. 바다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 뜨끈한 온천욕을 하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너무너무 매력적이었다. 사람들도 많지않아 편안하게 온천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탄이도 무척 행복해한다. 얼굴에는 눈송이가 떨어지지만 몸이 따뜻하니 기분이 좋다. 풀도 꽤 넓고 여러개가 있어서 이곳저곳을 다녀보는 재미가 있다. 한 쪽에는 음료와 스낵을 파는 곳이 있는데 가격이 후달달하다. 점심시간이 되어 출출해졌을때 탈의실 라커에 가서 미리 비기네에서 만들어온 샌드위치를 먹었다. 탄이에게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말고 탈의실 가서 잘 먹으라고 줬다. 조금 궁상스럽기는 했지만 이곳 물가를 보면 기꺼이 그럴만 하다. 온천에 들어가있는데 추운 날씨에 수증기가 머리에 맺힌 것이 얼어버렸나보다. 탄이 보고 안스러워한다. "아니야 괜찮아. 하나도 안추워. 따뜻하고 편하고 너무 좋아." 한쪽에는 습식 사우나도 있었는데 사람이 없어 우리가 전세내고 마음껏 즐겼다. 규모는 크기 않지만 온천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던 지오씨, 아이슬란드에서 최고로 좋았던 경험이다. 바다와 눈 쌓인 산을 바라보며 뜨끈한 온천욕을 즐긴 추억은 평생 갈 것 같다. 아이슬란드 여행 중 최고의 경험이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hN2xDlFg720?si=1fYzN4IZ2Wq1QmUj>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18 14:02:15<50> 아이슬란드 동부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아이슬란드 4일차. 숙소에서 일어나니 어제 오후부터 퍼붓던 세찬 비가 아직도 내리고 있었다. 짐을 챙기고 나갈 준비를 하는데 숙소에 비치되어있는 까만 머그컵 두개 중 하나가 안보인다. "자기야, 여기 컵이 어디갔지?", "아, 그거 잠시만." 하더니 탄이 밖으로 나갔다가 컵을 가지고 돌아온다. "엥? 그게 왜 밖에 있어?" 하고 물어보았다. 어젯밤 숙소에 입실할때 한 배낭여행자가 로비 의자에 있는 것을 보고 지나가며 인사를 했었다. 근데 아침에 짐을 차에 두려고 왔다갔다 하는데 그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보고도 나는 별 생각없이 무심코 지나쳤는데 탄은 '아마도 여기 예약할 돈은 없고 비바람이 심하니까 피하기 위해 로비에서 밤을 샜나보다.' 하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나그네이고 그 사람도 나그네인데 그 사람이 지금 얼마나 힘들까 하는 마음에 그에게 따뜻한 차를 한잔 가져다준 것이었다. 탄이의 말을 듣고 나는 매우 부끄럽고 반성이 되었다. 같은 것을 보고도 나는 왜 미처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나그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싶어하는 탄을 본받아 나도 사랑하는 마음을 좀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비와 바람을 피할 수 있고 음식을 해먹을 수 있었던 깨끗한 숙소에 편안히 묵을 수 있던 것과 추운 날씨와 많은 비에도 좋은 차로 안전하고 편안하게 잘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오전부터 관광포인트 몇군데를 들렀지만 비가 많이 오는 상황이라 차에서 내려서 구경할 상황이 안된다.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고 있는데 흐린 날씨에 아이슬란드의 남쪽바다가 회색하늘 아래 까맣게만 보였다. 관광명소에 도착해도 차안에서 차창을 통해서 잠시 보고는 다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를 계속하다가 그냥 오늘 예약한 숙소에 바로 가기로 했다. 아이슬란드 동쪽에 이르자 설산들이 보인다. 설산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 비가 내리는 것이 희한하다. 비가 조금씩 잦아들더니 구름 사이로 반가운 파란 하늘이 나왔다. 숙소가 가까워오자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고 해가 난다. 경치도, 날씨도 변화무쌍한 아이슬란드이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다시 드라이브하러 나왔다. 오늘 비때문에 본게 별로 없는데 날씨가 맑아져 주변을 맘편히 구경하려고 한다. 동네나 한바퀴 돌려고 나왔는데 설산이 점점 가까워 온다. 길이 산으로 이어져 얼떨결에 차로 설산을 오르는데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산길 구비구비 갈색 산 위에 얼룩얼룩 녹지않은 눈이 만들어내는 무늬가 재미있다. 하루종일 비온 것에 대한 보상이 되고도 남는다. 볼 것 많은 재미있는 산길 드라이브. 산을 넘으니 밭과 집들이 띄엄띄엄 있는 평지가 나온다. 설산들에 둘러싸인 동네가 무척 평화롭게 보였다. 마침 해가 지고 있어 길게 드리운 그림자와 석양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또 다른 길을 가다가 엄청나게 넓은 강 옆을 지나게 되었다. 길 옆에 차를 세울 수 있고 테이블이 있어 피크닉 장소 같은 곳에 멈춰서 잠시 강을 바라보는데 대형버스가 우리차 옆에 서더니 관광객들이 우르르 내린다. 갑자기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하늘은 높고 넓은 강이 유유히 내려오는 모습이 평화롭고 장관이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탄이 표지판을 읽고 오더니 이 강에도 네스호처럼 괴물이 나타났었다고 한다. 뭔가 물속에 지나가지는 않을까 열심히 찾아보았지만 강물은 잔잔히 흘러갈 뿐이었다. 아이슬란드 동쪽 끝의 에이일스타디르에 왔다. 여기에는 볼 것이 많을 듯해서 이틀을 묵고 주변 여기저기를 구경하기로 했다. 넓은 강에 하얀 백조떼가 떠있는 곳을 지나 차들이 많이 서있는 곳을 발견했다. 이런 곳은 무조건 가봐야한다. 카메라와 드론을 챙겨 사람들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길이 두갈래로 나뉘어지는 곳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오른쪽으로 올라가던 중 내려오는 사람들을 만났다. 이쪽으로 길이 있는게 맞냐고 물어보니 이길이 더 쉬운길이라며 추천을 해준다. 잘 선택했다. 예정에 없던 트래킹을 한다. 지치면 언제든 돌아갈 양으로 편하게 시작했다. 왼편으로는 깊은 계곡이 구불구불하게 이어져 나무 하나 없는 계곡의 지형이 무척 멋있다. 계곡의 수량이 풍부한 것을 보니 가까운 곳에 큰 폭포가 있을 것 같았다. 계곡의 건너편 절벽위에 사람들이 다니고 있다. 저쪽이 어려운 길인 것 같다. 경사가 거의 없는 길을 경치를 보며 쉬엄쉬엄 걷다보니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금방인 것 같은 느낌. 잠시 바위에 앉아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강과 산과 계곡이 이어진 모습이 장관이었다. 아무것도 막힘없이 확 트인 시야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이었다. 이래서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이 그렇게 산을 오르나보다 싶다. 잠시 쉬고 다시 오르자 이번에는 절벽에 주상절리가 보인다. 기기묘묘하고 멋지다. 나무는 한그루도 없어 만약 해가 강하게 났다면 그늘이 없어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구름이 적당히 있어 다행이다. 산을 오르다보니 문득 이 트래킹이 우리 여행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이동하다보면 유럽에 와있는 거고 산도 한발한발 오르다보면 정상에 도착하게 되고, 우리 인생도 이처럼 작은 하루하루가 쌓여 언젠가는 목표한 곳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역시나 끝에는 산꼭대기에서 내려오는 폭포가 웅장하다. 그 물이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있는 모습이 아래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올라온 보람이 있다. 어렵게 올라온 만큼 만난 폭포와 이리저리 흐르는 물줄기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정말 손꼽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한참을 감상하고 내려갈 때는 건너편 길로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쪽으로 올라오신 분께 길이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진흙투성이가 된 신발을 가리키며 너무 힘든 코스라고 한다. 우리는 두 말 않고 왔던 길로 다시 내려왔다. 그 다음날, 오늘은 가볍게 드라이브나 하자고 길을 나섰는데 차가 또 산으로 올라간다. 높은 고원으로 이어진 길. 파란하늘과 하얀 구름이 머리에 닿을 듯 낮게 드리우고 까만 아스팔트길 양옆은 하얀 눈이 쌓인 끝도 없는 벌판이다. 말도 안되는 풍경이다. 하늘의 구름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신비롭고 환상적인 형태로 시시각각 변하고 햇빛은 구름 사이를 오가며 찬란하게 빛나는 것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풍경이다. 마치 천국이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한다. 탄이 "어제가 여행의 하이라이트인줄 알았는데 또 갱신이 되네"라며 감탄한다. 나도 "구름과 이 설원. 저세상 뷰다. 지구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매일매일이 놀라운 풍경과 경험의 연속이다. 정말 아이슬란드는 무계획이 더 좋은, 감동과 경이로움이 가득찬 곳이었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CBZhyApcTPM?si=hMjpUKh6lMATC9aO>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2-13 17:45:00[파이낸셜뉴스] 아이슬란드로 떠내려온 북극곰이 민가의 쓰레기를 뒤지다 사살됐다. 21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아이슬란드 웨스트피오르드에 있는 마을에서 한 별장 인근의 쓰레기를 뒤지던 150∼200㎏의 어린 북극곰이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경찰은 별장에 고령의 노인 여성이 있었던 만큼, 북극곰이 사람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환경청과의 논의를 거쳤다. 당시 별장에 있던 고령의 여성은 겁에 질려 문을 잠그고 숨어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아이슬란드에서 곰은 보호종으로 분류돼 있으나, 사람·가축에 위협이 될 경우에는 사살할 수 있다. 헬기 옌손 웨스트피오르드 경찰서장은 “우리도 북극곰을 죽이고 싶진 않았다”면서도 “이번 일의 경우 곰이 별장에 아주 가까이 있었고, 별장에는 고령의 여성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곰이 목격된 건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아이슬란드가 북극곰 서식지는 아니다. 하지만 드물게 그린란드에서부터 유빙을 타고 떠내려오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에는 그린란드의 북극곰 2마리가 아이슬란드에서 포착됐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북극곰의 서식지가 줄어들어 육지에서 목격되는 사례가 늘었다고 봤다. 또 굶주린 북극곰이 민가로 올라가 인간과 북극곰 모두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논문도 있다. 2017년 야생동물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1870~2014년까지 캐나다·그린란드·노르웨이·러시아·미국에서 북극곰의 공격 사례가 총 73건으로 기록됐다. 이 중 15건은 조사 기간의 마지막 5년 사이에 잇달아 발생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23 05:17:20[파이낸셜뉴스] CJ제일제당의 K-스트리트 푸드 전략 품목인 비비고 떡볶이가 글로벌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상온떡볶이의 올해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5배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초 29개국이었던 수출국이 현재 미국, 베트남, 유럽, 호주, 남미 등 총 41개국으로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 점이 주효했다. 비비고 상온떡볶이(오리지널·스파이시·치즈)는 CJ제일제당이 지난해 6월 K-스트리트 푸드 첫 주자로 선보인 제품이다. 한 입 크기의 쫄깃한 쌀떡과 매콤달콤한 양념으로 한국 대표 길거리 음식의 맛을 컵과 파우치 형태로 담아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최근 유럽 내 K-스트리트 푸드 인기가 급증하면서 비비고 상온떡볶이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지난 23일 방송된 tvN 인기 예능 프로그램 '서진이네2' 9회에서는 북유럽 아이슬란드에 한식당을 차린 출연진들이 쉬는 시간을 이용해 비비고 컵떡볶이를 먹는 장면이 노출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비비고 상온떡볶이는 '서진이네2' 촬영지인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유럽 전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에스닉 마켓과 온라인몰 중심인 비비고 상온떡볶이의 판매 채널을 향후 글로벌 주요 국가의 메인 스트림 유통 채널로 확대해 이러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8-26 09:50:17[파이낸셜뉴스] 한식 요리로 유명한 한 외국인 인플루언서의 ‘오이 샐러드’ 레시피가 화제가 되면서 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오이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 뉴스는 “틱톡에서 오이에 대한 수요가 전례 없이 급증하는 바이럴 트렌드가 나타나면서 아이슬란드 슈퍼마켓이 곤경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오이 품귀 현상의 원인은 '오이 아저씨'(cucumber guy)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인기 틱톡커 로건 모핏이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에서 공개한 한국 스타일의 '오이 샐러드' 레시피다. 지난달부터 거의 매일 오이 레시피 영상을 올리고 있는 로건의 영상 중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 중 하나는 얇게 썬 오이에 참기름, 마늘, 쌀 식초, 고추기름 등을 넣은 레시피다. 이 영상은 2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로건의 틱톡 팔로워도 570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수준급의 한식 요리 실력을 갖춘 그는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 김치, 보쌈 등을 비롯한 각종 한국 음식을 뚝딱 만들어 먹는 모습으로 한국 팬들 사이에서는 '로장금'으로도 불리는 인물이다. 아이슬란드 농민 협회와 현지 슈퍼마켓 체인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아이슬란드에서는 오이 소비량이 두 배 이상 급등하면서 생산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이슬란드 슈퍼마켓 체인 '하가우프'의 식품 관리자는 BBC를 통해 로건의 요리법이 화제가 되면서 아이슬란드에서는 오이 말고도 참기름, 고추기름 등 레시피에 들어가는 다른 재료들의 판매도 두 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다만 아이슬란드 농민 협회와 슈퍼마켓 관계자들은 지금의 오이 품귀 현상에는 틱톡 레시피 유행 외에도 학교 개학과 수확 시기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주일 정도면 공급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8-26 06:47:55[파이낸셜뉴스] 국내 선박 업계와 지원 기관들이 우리나라 선박 기술을 활용해 아이슬란드의 디젤 연료 어선을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의 이번 개량 사업이 성공하게 되면 아이슬란드 소형 디젤선박 총 763척에 대한 개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최근 부산 그리핀베이 호텔에서 우리나라와 아이슬란드의 전기선박 개발을 위한 ‘한-아이슬란드 업무협약(MOU) 전체회의’가 열렸다. 앞서 지난해 12월 양국 26개 기관이 해당 협약을 맺고 나서 올해 처음으로 전체회의가 마련됐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선박의 탄소중립과 세계 친환경 선박시장 진출 기반을 논의했다. 아이슬란드는 자국 소형선박 대상 친환경 에너지 전환 기술 고도화를 위해 지난 2022년 우리나라와의 협력을 먼저 제안했다. 이후 2년간 양국 간 업무협의회, 워크숍, 세미나 등을 거쳐 지난 5월 MOU 참여기관 등의 전기어선 개량 시범사업 참여를 요청해왔다. 국내 협약 참여기관의 아이슬란드 디젤 어선 전기화 개량 시범사업이 성공한다면 현지 소형선박에 대한 전기 개량 확대 사업이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은 현재 참여 희망기업을 접수받은 상황으로 아이슬란드에 각 기업의 제안서를 보내 아이슬란드 측에서 함께할 기업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협력 기업에 선정된 국내 기업들과 오는 10월 아이슬란드를 찾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논의하게 된다. 김종덕 KMI 원장은 “어선을 비롯한 전기소형선박 개발을 추진하는 데 우리나라와 아이슬란드 양국을 대표하는 전문기관과 기업들이 본격적인 사업화 논의를 시작했다”며 “앞으로 세부적인 협의를 거쳐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어선이 해외에 개발·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체회의에는 국내 협약 기관인 ‘포항시’ ‘제주테크노파크’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부경대’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중소조선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또 전기소형선박의 건조·설계·설비·장비 개발 분야 국내 기업들과 아이슬란드 측 그라나플사를 비롯해 여러 투자 기관이 머리를 맞댔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2024-07-10 14:22:28[파이낸셜뉴스] 아이슬란드에서 약 한 달 만에 화산이 또 폭발했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약 40㎞ 떨어진 남서부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화산이 분화했다. 이날 분화는 남서부 그린다비크 북쪽에 있는 하가펠과 스토라-스코그펠 사이에서 시작됐다고 현지 기상청은 밝혔다. 기상청은 “갈라진 틈(fissure)의 길이는 약 3㎞이며 (용암이) 스토라-스코그펠에서 하가펠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는 용암이 두 갈래로 갈라져 남쪽과 서쪽으로 각각 흐르고 있다면서 남쪽으로 향한 용암은 그린다비크 동쪽 경계선에까지 도달했다고 전했다. 서쪽으로 이동한 용암은 레이캬네스 반도에 온수를 지원하는 스바르첸기 지열 발전소로 향하는 도로를 덮쳤다. 당국은 발전소 주변에 방호벽을 설치했으나 도로의 광섬유 케이블이 손상돼 전화와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구 물리학자 마그뉘스 튀미 그뷔드뮌손은 “이번 분화가 최근 발생한 것 중 가장 강력하다”고 말했다. 또 과학자들은 이 지역의 화산 분화가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이캬네스 반도에서는 지난달 8일에도 화산이 분화했다. 이 지역에서 화산이 분화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번째다. 분화 장소에서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레이캬비크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하고 있으나 유명 온천 관광지 블루라군은 폐쇄됐으며 관광객들은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4000명이 사는 그린다비크 마을에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아이슬란드에는 활화산이 33개 있으며, 2010년 화산이 폭발했을 때는 화산재가 유럽으로 퍼지며 항공기 10만여대의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3-18 05:36:14[파이낸셜뉴스] 아이슬란드 남서부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기상청은 이날 오후 10시 17분께 레이캬네스 반도의 도시 그린다비크에서 4km 떨어진 곳에서 화산이 폭발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폭발 전후의 영상을 보면 화산 폭발 당시 하늘에 섬광이 나타났다. 아울러 용암이 능선을 따라 분출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화산 폭발에 앞서 밤 9시부터는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분화 후 초반 2시간 동안 초당 약 100~200㎥의 용암이 흘러나왔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아이슬란드에서 발생한 화산 분출보다 빠른 속도다. 폭발로 생긴 지면 균열은 약 4m로 측정됐다. 분화구가 열리면서 지반 변형도 동반됐다. 다만 19일 0시쯤부터는 분화 지점의 지진 강도가 감소했다. 이와 함께 화산 폭발의 강도도 줄었다. 화산 폭발로 인근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의 비행편이 연착하거나 지연됐으나 공항 운영이 중단되진 않았다. 기상청은 “(화산) 활동이 감소하고 있다는 건 분화가 평형 상태에 도달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슬란드 정부는 이번 화산 폭발로 생명에 대한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 화산 폭발을 예측한 아이슬란드 당국은 지난달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울러 린다비크 주민 4000명을 미리 대피시켰으며 그린다비크 북쪽에 있는 유명 관광지 블루 라군 온천도 일시 폐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2-19 21:01:38[파이낸셜뉴스] 아이슬란드에서 발생한 잇단 지진으로 화산 폭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국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파그라달스퍄 화산 근처에서 15㎞ 길이의 지하 마그마 터널이 발견됐다. 당국은 폭발을 대비해 남서부 그린다비크 주민 4000명을 모두 대피시켰다. 그린다비크 지역은 아이슬란드의 주요 국제 입국 지점인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불과 19㎞ 떨어진 지점으로 주민의 우려가 크다. 지난주에는 그린다비크 주변 도로에 거대한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이 지역에서 수천건의 지진이 발생하자 지난 12일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지진은 아이슬란드 국제공항과 관광명소인 블루라군 스파가 있는 레이캬네스 반도에서 발생했다. 현재 해당 스파는 폐쇄된 상황이다. 아이슬란드는 지질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 중 하나다. 약 30개의 활화산 지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여러 차례 화산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73년에는 엘드펠 화산 폭발로 인해 남부 헤이마에이 섬에서 수백채의 가옥이 파괴된 바 있다. 또 2010년에는 에이야프야틀라이외쿠틀 화산 폭발로 인한 화산재 구름 기둥이 퍼지면서 일주일 가까이 유럽 영공의 대부분이 폐쇄되기도 했다. 한편 그린다비크에 거주하는 미국 농구 선수 다니엘레 로드리게스는 'X'(옛 트위터)에 "내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다"고 도피 순간을 전했다. 그는 "땅이 많이 흔들리기 시작해 차를 붙잡았고 30초 동안 땅이 갈라져 우리를 데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 기상청은 지난 11일 "국무회의 결과 화산 폭발 가능성이 높으며 불과 며칠 안에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대세였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3-11-14 10:0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