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성이 디스토피아 기득권층을 향해 선전포고, 본격적인 악인 사냥의 서막을 알렸다. 10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 3회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5.8%, 최고 7.4%를 기록했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5.5%, 최고 7.0%를 기록, 수도권과 전국 기준 최고 시청률의 경우 7%대를 돌파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수도권 평균 3.0%, 최고 3.7%, 전국 평균 2.5%, 최고 3.2%를 기록, 수도권 기준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는 법무부 장관 차경희(장영남 분)의 아들 이영민(문동혁 분)을 시범재판에 회부한 재판장 강요한(지성 분)의 빅피처가 전개됐다. 강요한은 시범재판부 판사실 폭발물 테러 사건에 대해 시범재판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여기며 다음 재판은 약자에 대한 권력과 폭행을 일삼는 권력층 자제에 대한 재판으로 차경희 장관의 아들인 이영민을 피고인으로 지목했다. 쉽지 않은 재판이 될 것임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그는 “똥개가 짖어대도 기차는 갑니다”라며 거침없는 언행으로 응수했다. 강요한은 첫 재판에서 차경희의 검사 시절 스폰서에게 235년형을 선고해 그녀의 뒷목을 붙잡게 한 바, 아들 이영민을 다음 타깃으로 삼았다는 사실은 그녀를 향한 전면전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차경희는 모든 피해자들로부터 강제 합의서를 받아내 재판의 종결을 꾀했지만 칼자루를 쥔 강요한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상습폭행은 피해자 합의가 없어도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을 인지시켜 전 국민을 상대로 실시간 제보를 받아낸 것. 방송 화면은 그동안 이영민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제보 영상들로 도배됐고 강요한은 기세를 몰아 단순폭행에서 상습폭행으로 공소장을 변경 요청했다. 절대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권력층 자제의 재판을 국민의 힘을 빌려 성사시킨 강요한의 힘은 가히 위협적이었다. 특히 ‘국민시범재판’을 온전히 자신의 무대로 만들어가는 그의 행보는 다음 타깃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07-11 10:12:37[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더불어민주당의 장외 집회를 "중형을 받겠다는 자해 행위"로 규정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25일 대표적 사법방해 행위인 위증교사 혐의 판결을 앞두고 극단적으로 몰려다니며 판사 겁박이라는 사법 방해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판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되, 민주당이 지속하고 있는 장외 집회에 대해 비판했다. 한 대표는 "(검수완박을 통해) 검사 악마화를 하더니 판사 악마화까지 해 나라를 망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 대표 방탄은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는 "민주당이 무력 시위를 하기 위해 총동원령을 내려도 인원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국민의 높은 수준 덕"이라며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기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재판이 지연돼) 국민들이 지켜보는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피곤해 하신다. 재판이 빨리 확정돼야 한다"며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이 대표 재판 모니터링 TF를 꾸려서 재판 절차가 왜곡되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이 대표의 재판 결과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지 않겠다"며 "민심에 맞게 변화와 쇄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이 대표 부부에 대한 유죄 판결을 언급하며 "'미친 판결', '사법 살인'과 같은 극단적 표현을 동원해 재판부를 비난하고 있다"며 "법원을 공격하는 정치 선동의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추 원내대표는 "(장외 집회는) 이 대표 구하기 결의대회고 법치주의 근간을 무너뜨리겠다는 선언"이라면서 "민주당과 이 대표가 할 일은 방탄을 멈추고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2024-11-18 10:43:24"이제부터 진짜 재판을 시작할게, 지옥으로!" TV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에서 절대 볼 수 없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재판이 주는 카타르시스다. 사실 박신혜가 '강빛나 판사'로서 낮에 내리는 재판은 갖은 사유로 범죄자들의 형량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현실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악마 '유스티티아'로서 밤에 진행하는 재판은 다르다. 데이트 폭력을 저지른 남성과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여성, 아내와 자녀들을 총 21차례 찔러 죽인 살인마에게 그들이 저지른 범죄수법 그대로 돌려준 다음 지옥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범죄자들이 '솜방망이 처벌'로 풀려나는 현실에 지친 시청자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으로 진화한 것은 처음 바늘을 훔쳤을 때 따끔한 처벌을 받지 않아서다. 금융권에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국내 금융업권별 임직원 횡령사건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횡령사고 금액이 총 1931억8010만원에 이르지만 관계자 586명 가운데 면직 등 중징계를 받은 이는 21%(121명)에 불과했다. 은행권 관계자가 "금융권 업무의 근간인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에 더 강하게 징계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징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낼 정도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보험관계 업무종사자의 보험사기 연루행위 금지의무를 규정한 보험업법 제102조의 3조항을 위반해 제재받은 보험업 종사자는 자그마치 332명이나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달 '보험 등 전문직 종사자가 범행에 가담한 경우'를 사기범죄 가중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조항을 신설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1164억원으로 집계된 상황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다. 금융권에도 '지옥에서 온 판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소한 한번 횡령이나 사기 등의 범죄를 저지르면 다시는 그 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공포감을 심어줄 만큼 징계는 내려야 한다. 그래야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재범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범죄를 '달콤한 일탈'로 치부하는 예비 범죄자들의 싹도 자를 수 있다. 선량한 금융권 관계자와 소비자들이 편히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기대해 본다. yesji@fnnews.com
2024-10-22 18:28:05배우 도은하가 '지옥에서 온 판사'에 합류한다. 소속사 케이엔씨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도은하는 올해 하반기 방송 예정인 SBS 새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서울중부지방법원 형사18부 실무관 최원경 역을 맡는다. 극 중 도은하가 연기하는 최원경은 오후 6시 업무 종료시간에 맞춰 사라지는 '정시 퇴근 요정'으로 타인에게 큰 관심 없이 살아가는 인물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궁금한 표정과 함께 질문을 던지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신의 할 말만 하는 스타일. 이로 인해 강빛나(박신혜 분)와 구만도(김인권 분)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은은한 분노를 유발한다는 귀띔이다. 도은하는 지난해 드라마 데뷔작 KBS2 '순정복서'에서 복싱계 악동 조아라 역을 맡아 도발적인 이미지로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 극 후반부에는 거친 면모를 벗고, 쾌활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선보이는 등 캐릭터를 다채롭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정식 데뷔 전부터 Volvo(볼보)를 포함한 다수의 광고에서 인상적인 외모로 화제를 모았으며, 최근 식품과 게임 그리고 보험 회사 CF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는 물론, 광고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도은하가 '지옥에서 온 판사'를 통해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지옥에서 온 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지옥에서 온 악마 강빛나가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 형사 김재영(한다온 분)을 만나 죄인들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 공존 사이다 액션 판타지'다. 올해 하반기 SBS에서 방송 예정이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케이엔씨엔터테인먼트
2024-08-06 11:20:32[파이낸셜뉴스] 친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해 7년간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한 30대 남성의 가족이 민사 소송에도 나섰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가스라이팅 피해자 A씨(34)의 친형이라고 밝힌 글쓴이 B씨는 이날 '악마 부부에 의해 7년간 노예 생활을 한 친동생 사건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씨는 "길고 긴 재판 끝에 드디어 지난주 최종 선고가 났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재판 과정을 떠올리며 "가해자들에게선 일말의 죄책감과 반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피해자 가족이 돈을 뜯기 위해 꾸민 일이며 자신들에게 기자들이 찾아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라고 적었다. 이어 "선고가 내려지고 할 말이 있느냐는 판사님 질문에 '한마디 말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 법질서냐'며 따졌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선고가 끝나고 법정 안에서 미친사람처럼 울었다"라며 "재판부에서 가스라이팅이라는 직접적인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심리지배'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법조계에서도 가스라이팅 범죄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감을 느꼈다"라고 했다. B씨는 "언론 기사 댓글들을 보니 되려 피해자를 욕하는 1%도 있었다. 경찰 조사 당시 담당 형사가 제 동생에게 '당신 변태냐'며 '왜 남자가 그걸 당하고만 있냐'고 다그치던 모습이 생각나 괴로웠다"라고도 털어놨다. B씨는 민사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로 민사소송에 착수했다. 제 동생이 그들에게 빼앗긴 돈 최소 8700만원과 위자료까지 청구할 예정"이라며 "둘 다 구속되어 당장 받지 못해도 괜찮다. 끝까지 오랜 시간 천천히 괴롭혀주려고 한다"라고 남겼다. B씨가 함께 공개한 사진 속 A4 용지에는 '바닥 청소기 돌리고 닦기' '화장대 먼지 털기' '창틀, 냉장고 위, 인덕션, 건조기 닦고 싱크대 정리하기', '빨래 돌리고 널기', '옷장 정리하기' 등 집안일 목록이 적혀있다. 또 여러 번 반복해서 외우라고 강요 당한 듯 같은 내용이 수차례 기록돼 있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희영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C(35·여)에게 징역 7년을, 그의 남편 D(41)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C씨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동거한 이성 친구 A씨를 폭행해 다치게 하거나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평소 주먹이나 허벅지로 A씨를 자주 때렸고, 휴대전화로 얼굴을 내려쳐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또 점화기기인 '촛불 라이터'를 불에 뜨겁게 달군 뒤 A씨 가슴에 대거나 종이컵에 소변을 받아 마시게 했다. A씨는 휴대전화 게임을 하다가 C씨한테서 폭행당한 뒤 30∼40분 동안 '엎드려뻗쳐'를 한 날도 있었다. 조사 결과 C씨는 2013년 6월 A씨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뒤 오히려 "왜 말리지 않았냐"라며 화를 냈고, 이후 "성폭행으로 고소하겠다"라며 협박해 심리를 지배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 C씨와 결혼한 남편 D씨도 아내의 범행에 일부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A씨를 협박해 현금을 송금받는 등 총 8000만원을 뜯은 사실도 확인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2-01 07:22:20[파이낸셜뉴스] 설 연휴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4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 받았다.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형사2-3부(박성윤·박정훈·오영상 고법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된 A씨(44)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5년간의 보호관찰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 1월21일 오전 1시께 광주 북구의 자택에서 60대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다 명절을 맞아 어머니 자택에 방문한 A씨는 "잠을 자라"고 다가오는 어머니를 무차별 가격했다. 범행 이후 그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잤고 아침식사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동생에 의해 발각됐고,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조현병과 알코올 의존 증후군 등 정신질환이 있었으나 약을 먹지 않아 환각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어머니가 사람이 아닌 악마나 요괴로 보여 무서워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처방받은 약을 먹지 않고 반인륜적 범행을 저지른 점, 초범인 점, 유족인 동생이 선처를 호소한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정신 감정한 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을 인정해 원심을 파기하고 형을 다시 정한다"며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했을 때 원심은 무거워 보인다"고 양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20 07:45:22'그로테스크'라는 단어가 정치권에서 유행 중이다. '괴기한 것, 극도로 부자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을 의미한다. 상대 공격에 주로 쓰이지만 현재의 한국 정치를 묘사하는 말로 더 적합한 게 있을까 싶다. '야당 대표의 식사 문제'가 40년을 건너뛰어 2023년 대한민국 정치의 최대 화두로 부상한 것부터 그로테스크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은 1983년 김영삼(YS) 전 대통령 단식을 소환했다. 모든 분야가 상전벽해로 바뀌는 세월 동안 정치만 거꾸로 갔음을 보여준다. '괴기'하다. 당시 YS의 동정은 언론 통제로 인해 '재야인사의 식사 문제'라는 암호 기사로밖에 알릴 수가 없었다. 야당의 정치활동을 완전히 금지한 군부독재의 얼음장에 금이 가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민주화운동 역사에서 빛나는 이정표로 기록될 일이다. 1990년 DJ의 단식 역시 기억할 만한 정치행위였다. 헌법 조문에만 있던 지방자치제 실시를 관철해 낸 것이다. YS는 엄혹한 상황 속에서, DJ는 소수파로서 극한투쟁밖에 선택할 수단이 없었다. 절대다수 의석의 원내 제1당 대표의 뜬금없는 단식은 '극도로 부자연하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과거 "21세기 국회의원이 하지 말아야 할 3대 쇼"라며 삭발, 단식, 의원직 사퇴를 꼽았다. 박 전 원장은 그러나 이 대표가 "단식을 선택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이재명의 단식에서 김대중의 단식을 본다"고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영원한 DJ 비서실장'을 자처하는 박 전 원장이다. 이재명의 단식에서 김대중의 단식을 본다니. 아무리 공천이 급해도 '우스꽝스러운' 행동에 다름 아니다. 극한의 굶주림 속에서도 이 대표는 동조단식자 명단과 방문자 명단을 잘 관리하라고 지시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공천에서 탈락시킬 이른바 '수박'들을 골라내겠다는 의도를 스스로 밝힌 것이다. 의원들은 병풍처럼 이 대표 주위를 둘러싸고, 얼굴도장 찍으려 발걸음을 재촉하고, '체포동의안 부결'을 다투어 공개적으로 인증하기 바쁘다. 그들의 초조한 행보에서 '헌법기관'의 권위를 찾기는 불가능하다. 무기명 비밀투표가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마저 스스로 포기하는 행태는 괴기한 정도를 지나 안쓰럽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병원에 간 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잔인한 검찰'이라고 비난한다. 검찰이 영장청구 날짜를 맞춘 게 아니라 검찰 수사일정에 맞추어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게 진실이다. 9월 정기국회 개회 시 이미 21일, 25일 본회의 일정이 공지된 바 있다. 18일이나 19일 영장을 청구해야 양일 중 하루 체포동의안 표결이 가능하다는 전망은 오래전에 나온 얘기다. 이 대표를 비호하는 건 자유지만 검찰을 악마로 만드는 전략은 우스꽝스럽다. 그로테스크를 넘어 자연스러운 정치를 만드는 방법은 쉽다. 이 대표는 스스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언한 바 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정치검찰의 조작수사, 신작(창작)소설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증거를 조작하고, 증거를 하나도 내놓지 못한다고 검찰을 비난한다. 주장대로만 하면 된다.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에 임하여 법관 앞에서 검찰의 조작수사를 입증하면 된다. 당연히 영장은 기각될 것이고, 검찰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요하게 구속을 추진해온 검찰 수사의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바라는 대로 구속만은 피할 수 있고, 검찰은 불구속 기소할 수밖에 없다. 박용진 의원의 말처럼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체포안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한다. 한편으로 무고함을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체포동의안 부결을 외치는 모습은 정말 괴기하다. 둘 중 하나 아니겠는가. 겉으로 하는 말과 달리 속으로는 스스로도 유죄라고 확신하거나 판사마저도 '정치판사'여서 믿을 수 없다는 것.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한 게 아니라면 법관 앞에서 못할 게 무엇인가. 법관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이라면 앞으로는 국민들 앞에서도 해서는 안 된다. dinoh7869@fnnews.com 주필
2023-09-20 18:27:07[파이낸셜뉴스] 2021년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부실 대응으로 해임된 전직 경찰관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하자 피해자 가족이 엄벌을 촉구했다. 인천지법 형사17단독 이주영 판사는 지난 15일 오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A 전 경위(49·남)와 B 전 순경(25·여)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당시 사건 피해자인 40대 여성의 남편 C씨와 딸 D씨가 증인석에 섰다. 남편 C씨는 "경찰관들이 밖에 있는 사이 제가 칼등으로 범인을 기절시켜 제압했더니 뒤늦게 경찰관들이 올라왔다"라며 "그런데 경찰관들은 범인을 데리고 내려가면서 바닥에 흥건한 피도 밟지 않으려고 피했고 아내를 같이 데려가 달라는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라고 오열했다. 그러면서 "도와달라는 요청을 무시하던 피고인 A의 악마 같은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는데, 뒤에서는 자기가 범인 잡았다며 자랑했다는 말을 들었다"라며 "가해 남성을 체포할 때, 아내를 함께 데리고 내려가 줬더라면 더 빨리 이송돼 뇌가 괴사되거나, 2분간 심정지가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사건으로 딸의 얼굴에 흉터가 생겼으며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C씨는 "(현장에 있었던) 저희 딸은 아내가 범인에게 칼을 맞고 쓰러지는 걸 바로 앞에서 목격했다"라며 "범인이 칼을 찌르는 것을 손으로 막고 대치하다가 얼굴에 상처를 심하게 입었으며 성형외과 교수는 상처가 영원히 남을 거라고 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딸이) 극심한 트라우마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라며 "대학병원에서도 딸에게 정신과 병동에서 치료받는 게 어떻겠냐고 말을 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C씨는 마지막으로 "비겁한 경찰관들이 경찰 조직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법이 허용하는 최고의 벌을 내려주길 애원하고 당부한다"라고 했다. 딸 D씨도 "아버지가 가해 남성을 제압한 뒤, 뒤늦게 현장에 온 경찰관들이 (누워있던) 가해 남성을 향해 테이저건을 쏘고 삼단봉을 그제야 펼쳤다"라고 증언하며 경찰관들의 엄벌을 촉구했다. A 전 경위와 B 전 순경은 지난 2021년 11월 15일 인천 남동구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해 부실하게 대응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빌라 4층에 살던 피의자가 3층 거주자인 40대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를 때 범행을 제지하지 않거나 현장을 이탈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흉기에 목을 찔려 뇌수술을 받았고 C씨와 D씨도 얼굴과 손 등을 다쳤다. 사건 발생 후 A 전 경위와 B 전 순경은 성실의무 위반 등으로 해임됐지만, 이들은 불복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앞서 공판에선 A 전 경위 측 법률대리인은 "빌라 밖으로 나갔을 때 A씨는 안에서 벌어진 일을 알 수 없었다"라며 "법리적으로 직무유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 전 순경은 혐의를 인정했다. 이들의 다음 재판은 오는 7월 13일 오후 열린다. 한편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는 지난 1월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5-16 07:21:53[파이낸셜뉴스]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연출 김대진·김정욱, 극본 정여랑, 제작 ㈜스튜디오앤뉴·SLL·JCN)이 시청률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아시아권 중심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도 상승세다. 9일 이 드라마를 제작한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앤뉴에 따르면 ‘닥터 차정숙’이 종편 시청률 1위, 타깃 시청률 1위, 역대 JTBC 드라마 시청률 5위를 기록하며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에서도 화제성을 견인하고 있다. 17개국 넷플릭스 TOP 10 차트에 오른 것. 우리나라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1위, 태국·필리핀·베트남 3위, 싱가포르 4위, 일본·사우디 5위를 기록했다. ‘닥터 차정숙’은 신인 정여랑 작가의 장편 드라마 데뷔작이다. 콘텐츠미디어그룹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의 계열사인 스튜디오앤뉴는 이전에도 신인작가와 협업해 좋은 성과를 냈다. 스튜디오앤뉴는 100% 사전제작한 뒤 국내 최초로 한중 동시 방영한 ‘태양의 후예’ 성공 이후 설립된 회사로 창립작 ‘미스 함무라비’로 부장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의 드라마 데뷔를 함께했다. 이후 ‘악마판사’를 연이어 선보였다. 김은숙 사단 출신인 임메아리 작가와는 데뷔작 ‘뷰티 인사이드’와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를 함께했다. 또한 육아지 기자 출신 노선재 작가와 ‘오 마이 베이비’를, 탐사보도 전문 기자 출신 박상규 작가와 ‘날아라 개천용’을 선보였다. 스튜디오앤뉴 제작 1본부를 이끄는 신대식 상무는 “가능성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스타와 신인의 구분 없이 크리에이터의 역량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과 안목을 만족시킬 작품을 차례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총 16부작으로 최근 공개된 8회를 기점으로 차정숙의 인생 리부팅이 전환점을 맞이한 JTBC ‘닥터 차정숙’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30분에 방송되며 넷플릭스, 티빙을 통해 스트리밍 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5-09 11:14:58[파이낸셜뉴스] 방송인 박수홍이 자신의 출연료 등 62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친형 부부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가운데, 친형 측 변호인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박수홍은 친형 부부를 향해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고, 친형 측은 박수홍이 언론플레이를 한다며 비난했다. 박수홍은 15일 서울서부지법에서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진행된 친형 박모씨와 그 배우자 A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기 전 (형 내외의) 변호사가 제가 언론플레이의 귀재이고 형과 형수는 악마화됐다고 말했는데, 제가 언론플레이의 귀재이면 지난 32년간 구설수 하나 없다가 그런 언론플레이를 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씨 부부가 재판에 넘겨진 이후 박수홍씨가 직접 법정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박씨 변호인은 박수홍의 부모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검찰은 증인 보호를 이유로 반대했다. 박수홍은 지난해 10월 대질조사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한 바 있다 이날 재판 과정에서 박씨는 수차례 “(형 내외가) 알아서 잘 해준다고 생각해 의심한 적이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2020년 초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돈이 없어 보험을 해지하면서 의심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박씨는 이 같은 발언을 이어가면서 줄곧 형 박씨 쪽을 쳐다봤지만 형 박씨는 눈을 피하고 다른 곳을 응시했다. 박씨는 발언 중간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친형 측 변호인은 “고소장에는 (박수홍이) 2020년 5월에 세무사를 만나 형의 횡령 사실을 알았다고 했는데, 두 달 전인 3월에 이미 주주 명부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고 추궁했다. 박수홍이 친형에게 문자메시지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물어본 시점과, 세무사를 찾아가 횡령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이 엇갈린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박수홍과 박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다만 증거로 제출된 자료에는 박수홍이 과거 교제한 연인의 이름이 게재돼 있었다. 이에 박수홍은 “3월까지는 형의 횡령을 의심했었고, 5월에 세무사를 만나 확신했다”고 해명한 뒤 전 연인의 이름을 공개한 것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박수홍은 “본인(친형)이 헤어지라고 반대해서 헤어진 사람인데, 그 이름이 나와 있는 카카오톡을 증거자료로 공개한 이유가 뭐냐. 모자이크 처리를 해도 되지 않냐. 비열하다. 횡령 본질과 상관없이 나를 흔들려는 의도로 보이고, 2차 가해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변호인이 “법정에서 그렇게 비방하는 표현을 함부로 쓰시면 안 된다”고 하자, 박수홍은 “변호사님 수임료는 누구 돈으로 나갔냐”고 받아쳤다. 박수홍의 법률대리인은 “증거 자료에서 나온 A씨가 과거 ‘미우새’에서 결혼하고 싶었는데, 가족들의 반대로 결혼하지 못해 상처가 크다고 말한 여자분이다. 재판 쟁점과 별로 관련 없는 내용이 나오니까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3-15 21:4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