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밴쿠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벌어졌던 억울한 오심 논란이 골프계에도 재현됐다. 지난 14일 일본 시코쿠 고치현 토사CC(파72·6262야드)에서 막을 내린 ‘요코하마 타이어 골프토너먼트 PRGR 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 18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2위에 1타차 1위(12언더파 204타)로 경기를 마친 박인비(22·SK텔레콤)는 경기가 끝난 뒤 뒤늦게 2벌타를 받고 공동 준우승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판정을 들춰보면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날 경기가 끝난 직후 경기위원회에 항의를 한 선수는 동반 플레이를 펼쳤던 미에 나카타(일본). 경기 현장에 없었던 경기위원은 일본 선수의 말을 들은 이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박인비에게 2벌타를 부여했다. 경기위원회에서 박인비에게 내린 판정은 1번홀(파4) 그린에서 연습 스트로크 도중 클럽 헤드가 지면을 건드리면서 플레이 중인 볼을 움직이는 원인(골프 규칙 18-2a)을 제공했다는 것. 박인비는 볼에서 한뼘 정도 떨어져 연습 스트로크를 한 뒤 어드레스를 하려는 찰나 바람이 불어 볼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이날 내려진 판정은 비디오 판독 후 내려진 것이라고 했지만 문제의 비디오는 왼쪽 후방에서 촬영됐고 퍼터 헤드가 지면에 닿았는지 여부 역시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JLPGA 투어는 지난 1985년 구옥희(54)가 기분레이디스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던 무대. 한국 자매들이 그동안 94승이나 합작했으며 최근 미국프로골프투어(LPGA) 투어가 경기 불황 여파로 투어 수가 줄어들며 인기가 시들해진 반면 한국 자매들이 선호하는 무대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이를 입증하듯 올해에도 20여명의 한국 자매들이 활동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한국 자매들이 활약이 이어질 수록 일본 골프계의 견제 아닌 견제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JLPGA 투어 1호 진출자인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구옥희 부회장은 “박인비의 상황은 벌타가 주어질 상황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느 투어나 텃세는 존재하지만 일본은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이라는 편견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 좀 더 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망연자실했던 박인비는 하루가 지난 뒤 “지난 일을 잊고 앞으로 남은 투어에 주력하겠다”고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씁쓸한 뒷맛은 남는다. 어떤 경기에서든 일단 심판의 판정이 내려지면 그만이고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도 한다. 하지만 해마다 해외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 자매들이 더 이상 이런 억울한 상황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asygolf@fnnews.com 이지연기자
2010-03-15 19:02:56인터넷쇼핑몰이 해괴한 1위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인터파크가 최근 지난 8월 이후 12주 동안 종합 인터넷쇼핑몰에서 방문자수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문제는 매출도, 수수료도, 이익도 아닌 방문자수라는 해괴한 기준이다. 1위를 주장하는 인터파크의 속내는 이렇다. 지난 8월11일 도서부문 도매인을, 9월1일 티켓부문 도메인을 각각 인터파크가 통합하면서 방문자수가 늘어 1위에 등극했다는 것이다. 인터파크의 이같은 주장은 인터넷쇼핑몰 2세대라 할 수 있는 LG이숍, CJ몰 등에 밀려 순위가 처진 1세대의 자존심 인터파크의 다급한 심정을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상위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1위를 차지하고 싶은 간절함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같은 주장은 성급한 것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인터파크의 주장대로라면 학생들의 약속 장소로 많이 이용되는 신촌의 모백화점은 방문객수 1위, 공중파 방송 사이에 채널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홈쇼핑은 시청률 1위, 회원수가 가장 많은 다단계회사는 정규, 비정규 구분없이 회원수 1위 등…. 그야말로 매출이나 규모와 관련없는 1위 천지가 될 것이다. 지난해 초로 기억된다. 당시 LG이숍, CJ몰 등 2세대 쇼핑몰들이 1세대 쇼핑몰과의 매출차이를 좁혀오며 1위 논란을 제기하자 인터파크 등 1세대 인터넷쇼핑몰들은 더 이상 양적경쟁을 하지 않는다며 순위경쟁을 초월한 성숙된 모습이었다. 출혈경쟁 대신 내실에 주력, 수익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인터파크가 해괴한 1위 경쟁에 불을 댕겼다. 특히나 지난해 초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경기침체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업체들이 1위자리를 놓고 한가하게 논쟁을 벌일 처지도 아니다. 당연히 논쟁을 일으킨 쪽에 화살이 돌아가게 마련이다. 인터파크측은 이같은 시각에 대해 “인터파크의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를 실추시키려는 악의적 의도가 담긴 주장”이라고 맞서고 있다. 인터넷쇼핑몰들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순위 논쟁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선두자리를 위협받는 가운데서도 논쟁에 개의치 않고 내실에 주력하겠다던 2년 전 인터파크의 의연하던 모습은 어디갔는가. / yih@fnnews.com 유인호기자
2003-11-07 10:20:05[파이낸셜뉴스]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가 이번주 결정된다. 현지시간 5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4년간 국정을 책임질 지도자가 정해진다.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중 한 명일 것이다. 둘 중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에도, 그리고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에 투자 중인 수많은 개미 투자자의 계좌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다. 접신 들린 무당이 아닌 이상에야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지 예상할 수 없지만 '마켓(돈)'은 트럼프의 승리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듯 하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과 테슬라는 11월 5일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5위와 11위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2800조원이 넘고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1100조원에 달한다. 두 회사의 시총을 합치면 지난해 우리나라 GDP(1996조원)의 약 2배, 지난해 우리나라 예산(634조원)의 6배에 달한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에 100%를 걸었다. 그는 트럼프 투표를 장려하기 위해 경합주인 펜실베니아 등에서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하면 매일 1명을 뽑아 100만달러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테슬라의 미래 먹거리인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운행을 위한 각종 규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이미 일부 도시 등에서 무인자동차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쌓아 가고 있는 만큼 일론의 입장에서도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그가 소유한 민주당 성향 신문 '워싱턴 포스트'가 올해 선거를 앞두고 해리스 지지선언을 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언론사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자유다. 선거를 앞두고 가멀라 해리스를 지지한 언론사는 100개 이상,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언론은 16개 정도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올해 대선에서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수십 년간 특정한 후보를 선택해 지지선언을 하던 전통을 깬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은 당초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기로 기사 초안을 작성했으나 제프 베조스가 이를 전면 보류한 것으로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은 정치적 성향에 앞서 그들의 수익 모델인 '유료 구독자' 확보를 위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워싱턴 포스트만 해도 기존 유료 구독자가 250만명에 달했는데 지지 선언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10%(25만명)의 유료 구독자가 구독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가 신문발행만 하는 사업자였다면 내리기 힘든 결정이다. 하지만 더 큰 기업을 보유한 제프 베조스 입장에서는 해리스를 지지 선언했다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아마존 사업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5위와 11위의 수장은 트럼프 당선에 베팅한 것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돈이 오가는 베팅 사이트도 트럼프의 승리를 높게 점치고 있다. 암호화폐 기반 베팅 사이트 폴리 마켓은 5일 오후 7시 현재 트럼프의 당선 확률을 62.7%로 보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격차는 한때 역전되기도 했지만 트럼프는 짧은 시기를 제외하고 항상 10% 넘는 차이로 더 높은 당선 확률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을 예상한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도 주식시장, 암호화폐 시장, 미국 채권 시장, 환율 시장 등에서 일관되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예상되면서 미국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또 암호화폐 대통령이 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비트코인에 크게 투자한 미국 주식 종목, 비트코인의 가격도 최근 급등했다. 더불어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대량의 국채 발행이 예상되면서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추이 속에서 낮아지던 10년물 국채금리는 트럼프 당선이 유력시되던 지난 9월 중순 이후로 현재까지 오름세다. 민주당 지지층이 '가치와 사상'을 따른다면 공화당을 지지하는 층은 '돈'을 추종한다. 확실히 마켓(돈)의 방향은 트럼프를 향한 듯 보인다. 역대금 현금 쌓은 워런 버핏 워런 버핏은 경제 상황과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투자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버크셔해서웨이의 실적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449조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워런 버핏은 보유 중이던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면서 3분기에만 47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버크셔의 현금 보유액은 사상 최대이며, 현금 보유 비율 마저도 약 28%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특히 워런 버핏이 현금 비중을 늘릴 때 대부분 버크셔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이번에는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외신에서는 버핏이 미국 주식이 현재 아주 비싼 상태라고 판단을 내렸거나, 후계 구도를 위해 현금을 보유 중으로 보고 있다. 혹은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특정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코카콜라, 미국 철도 주식 등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것을 선호하는 버핏은 한때 가장 큰 비중을 보유했던 애플에 일찍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버핏은 2016년에 1분기에 처음 애플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고 그 다음해에 이 같이 말했다. 그런 버핏이 애플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환주의 개미지옥 <주식 투자 멘탈, 마지막 퍼즐은 '상상력'> 편에서 버핏이 셰일가스 기업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에 투자한 이유를 추측해 본적이 있다.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라 막대한 전력 수요가 필요한 상황에서 친환경 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소 건설까지 시일이 걸릴 경우 미국은 셰일가스를 생산해 필요한 전기를 충당해 쓸 수 있다. 이 경우 셰일가스 기업인 옥시덴탈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버핏, 생전에 테슬라 투자할까?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셰일가스와 석유 생산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반면 해리스는 친환경 주의자로 알려졌다. 해리스 역시 경합주인 펜실베니아 지역에서는 셰일가스에 대해 친화적인 발언을 하긴 했지만 진실성 있는 발언은 아니었다. 19명의 선거인단을 보유한 펜실베니아 지역은 셰일가스 산업이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셰일가스는 주 GDP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필자의 미국 주식 투자 종목에는 '테슬라'와 '옥시덴탈 페트롤리움'도 포함돼 있다. 긍정 뇌피셜을 돌려보자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워런 버핏도 어쩌면 트럼프의 당선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버핏은 이미 현금 확보를 통해 누가 당선되든 미래를 도모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셰일가스 투자는 미래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도, 미국 대선 결과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은 수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는 셰일가스 생산지인 펜실베니아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 운동에서 지지 발언을 하며 적극적으로 그의 당선을 돕고 있다. 억지 춘향이긴 하지만 일론의 테슬라, 버핏의 옥시덴탈은 트럼프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테슬라'나 '비트코인'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트럼프의 당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달이면 홀랑 마음이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장기 투자 종목으로 '테슬라' 역시 좋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주 확률은 낮아 보이지만 버핏도 언젠가는 테슬라에 투자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다. 2016년에 버핏이 애플에 투자했던 것처럼 말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11-05 20:29:10여야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의 막이 올랐다. 민생과 직접 관련 없는 그들만의 리그여도 관심을 갖지 않을 수는 없다. 대표에 따라 당과 정치의 모습이 달라지며, 국민의 삶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후보자들이 연달아 출사표를 던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 모두 당 대표로 손색이 없는 무게감을 가진 정치인들이다.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이른바 '어대한' 기류가 변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차에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예상대로 한 후보가 1위를 할 경우 2위로 결선에 오른 후보가 합종연횡을 통해 승부를 뒤집을 가능성도 있다. 후보들이 치열하게 싸울 이유가 생긴 것이다. 벌써부터 해병대원 특검법, 독자 핵무장론 등을 둘러싼 설전이 벌어진다. 전당대회 흥행 가도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4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본인 말처럼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면 사퇴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당대회 재출마를 당연시한 발언이다. 민주당의 경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혹은 '또대명(또 다시 대표는 이재명)'에 누구도 물음표를 던지지 않는다. 그냥 연임하면 그만 아닌가 싶은데 당헌 당규에 따라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할 뿐이다. "길지 않게 고민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한 이 대표의 진짜 고민은 자신의 거취가 아닐 것이다. 이미 정해진 수순인 대표직 연임을 어떤 명분으로, 얼마나 모양 좋게 만들어 낼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오글거리는 아부성 발언을 국회의원들이 다투어 내놓는 것도 그런 기류 때문이다. "공천 혁명과 당원 주권 혁신을 이뤄내 총선에서 압승을 만든" "이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이 대표가 다시 "당대표에 나서 달라"는 논리가 성립하는 것이다. 추대 찬반 투표를 피하기 위해 고민 끝에 억지 춘향으로 내세울 후보가 있을지 관심이다. 국민의힘의 고민 지점은 과열 걱정이다. 당대표 선거는 아니지만 이명박·박근혜 혈투의 기억은 아직도 새롭다. 2007년 대선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서 두 후보 진영은 사생결단의 선거전을 치렀다.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양측은 마구잡이 폭로전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최서원)씨의 관계,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의혹 등은 모두 경선에서 폭로된 내용들이다. 차례로 대통령에 오른 두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감옥행에 오르게 된 비극의 시작이었다.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한 검찰수사가 크게 어려울 게 없었다는 후일담이 있었다. 폭로된 자료가 그만큼 풍부하고 구체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유사한 '골육상쟁'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모두 당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분위기가 과열되면 어디서 무엇이 불쑥 튀어나올지 모른다. 흥행은 보장되지만 결과적으로 통한의 전당대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맥락은 달라도 "이러다 다 죽는다"는 원 후보의 발언은 상징적이다. '유일지도체제'를 만든 이 대표 역시 아픈 기억이 있다. 이낙연 후보와의 지난 대선 경선에서 폭로된 '대장동' 의혹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의 단초가 되었다. 총선에서 '비명횡사 공천' 비난을 무릅쓰고 임종석 전 비서실장, 박용진 전 의원 등 잠재적 경쟁자를 무리하게 쳐낸 이유도 짐작이 간다. 만에 하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무감동 경선을 감수하더라도 사법리스크 방탄에 일말의 허점도 없게 하려는 안전 우선 주의일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강민구 최고위원의) '아버지' 발언에 불편해했다" "그런 발언을 좀 말려달라"고 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린 바 있다.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발언임을 나중에서야 깨달은 모양이다. 국민의힘은 '어대한'에 달린 물음표를 진짜 승부예측이 불가능한 의문부호로 만드는 게 관건이다. 민주당은 무미건조한 '어대명'에 어떤 감동의 느낌표를 찍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그들만의 리그를 무력하게 지켜보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서비스가 그런 게 아닐까 싶다. dinoh7869@fnnews.com
2024-06-26 18:21:25[파이낸셜뉴스] 최근 남원지역에서 새로 제작한 ‘춘향 영정’을 두고 다시 그리거나 90여년전 최초 영정을 걸어야 한다는 등 시민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작품 속의 춘향의 얼굴이 40∼50대 여인으로 보여지는 것은 물론 외모도 중성적으로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은 지난달 25일 제93회 춘향제 춘향제향에 앞서 춘향 영정 봉안식을 갖고 새 영정을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했다. 남원시의 위탁을 받아 남원문화원이 제작을 주도한 이 영정은 가로 94㎝, 세로 173㎝ 크기로 그렸다. 김현철 작가가 그린 영정은 제작 비용으로만 1억7000여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남원시와 남원문화원, 김 작가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새 춘향 영정은 판소리 완판본 ‘열녀춘향수절가’와 경판본 ‘춘향전’의 첫 대목에 등장하는 5월 단오일을 맞아 몸단장을 한 채 그네를 타기 위해 나오는 17살 안팎의 18세기 여인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준비과정에 남원소재 여자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7명의 여학생 모습을 참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 영정을 본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기대와는 달리 “춘향의 모습이 이상하다”는 비판 의견이 커지고 있다. 15개 단체가 모인 남원시민사회연석회의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새 그림 속 춘향은 도저히 10대라고 보기 힘든 나이 든 여성이다. 또 춘향의 덕성이나 기품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며 “춘향 영정 봉안 문제에 대해 다시 객관적이고도 민주적인 공론 조사를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강경식 최초춘향영정복위시민연대 대표는 “새 영정은 남원 춘향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억지 춘향’이다”며 “평등과 민족정신, 항일의 의미를 담았던 최초의 영정을 복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남원시는 김은호 작가가 1939년 그렸다가 유실돼 1961년 다시 그린 춘향 영정을 2020년 9월 철거했다. 이 작품은 친일 인사였던 김 작가의 작품이어서 교체 여론이 컸다. 최초의 춘향 영정은 1931년 1회 춘향제를 맞아 강신호·임경수 작가가 그린 작품으로 30대의 어사 부인의 모습이다. 한국전쟁 중에 일부가 훼손됐지만 남원향토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6-14 21:05:0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민투표 발언에 대해 "국회 겁박"이라고 27일 맹비난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을 통해 "검찰 정상화 법안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윤 당선인 측이 국회를 겁박하고 나섰다"며 강력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윤 당선인 측은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이기 때문에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억지춘향으로 꿰어 맞춘 논리"라며 국민투표에 관한 헌법 조항은 인용했다. 헌법 72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외교·국방·통일 등 기타 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 투표에 붙일 수 있다. 조 대변인은 이를 두고 "검찰을 정상화하는 것이 국가안위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이냐"며 "검찰 기득권을 국가 안위와 직결하는 사고야말로 가히 '검찰공화국 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직격했다. 이어 조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중재하고 여야가 합의를 통해 진행하던 입법을 하루 아침에 파기시키는 것도 부족해 요건도 맞지 않는 국민투표까지 주장하다니 황당하다"고 직구를 날렸다. 그러면서 "행정부가 이렇게까지 입법부를 겁박하고 나설 수는 없다"면서 "더 이상 삼권분립의 근간을 훼손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윤 당선인측은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들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 관련 국민투표를 6.1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하자고 당선인에게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장 실장은 "민주당의 다수의 폭거에 대해 현 대통령께서는 거부권을 행사하리라고 믿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 민주당과 야합한다면 국민께 직접 물어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차기 정부가 탄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완전히 무시하고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의회 독재를 한다면 당연히 국민들께 (찬반을) 직접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필요성을 역설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전민경 기자
2022-04-27 20:48:06[파이낸셜뉴스] 대장동 사업 관련 '50억 클럽'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곽상도 국민의힘 전 의원이 결백함을 주장하는 옥중서신을 공개했다. 곽 전 의원 측은 이날 법조 기자단에 보낸 옥중서신에서 "저는 국회 야당의원으로서 정권교체를 이룬다는 일념으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곽 전 의원은 "검찰은 아무런 관련성을 찾지 못한 채 억지춘향 격으로 구속하고 기소했다"면서 "대선이 끝나 정권교체도 된 이상 홀가분하게 법정에서 무죄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7테라바이트 분량의 전자정보를 뒤졌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없는 것을 찾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 관계자에 컨소시엄 참여를 청탁한 적도 없고, (검찰도) 공소장에 이런 사실을 일체 기재하지 못했다"며 "2021년 3월과 4월 어떤 과정과 절차, 이유로 50억원이 성과급으로 측정됐는지 들어보지도 못했고 저도 알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청탁을 받아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하나은행이 참여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 직원이던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는다. 곽 전 의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의 공판준비기일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2-03-10 17:09:05"'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위기에 대응해 국민생활의 안정과 위축된 경제 회복을 위해 정부가 제공하는 '국민 안전망'입니다."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정부의 설명이다. 이번 지원금 지급은 정부의 말처럼 '유례없는 위기에 대응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목적은 국민이 그 돈을 소비해 경제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국방예산 등 삭감과 국채발행으로 마련한 14조원에 상응하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지 미지수다.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정부의 '돈 뿌리기'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부시 행정부(ESA of 2008), 오바마 행정부(ARRA of 2009)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구호와 경제안정 등 법(CARES Act of 2020)'을 시행 중이다. 법률마다 차이가 있지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금 지급, 세금혜택 부여, 필요한 분야에 대한 정부지원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한다. 정책을 시행할 때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실효성에 대한 논쟁이 일었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소득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이 직접지원을 받는 경우는 없다는 사실이다. 현금 지급이든 세금 환급이든 마찬가지다.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구호법에서도 개인소득 7만5000달러 이하인 경우에만 1200달러를 직접지원하고 7만5000달러를 넘는 소득자는 일정 비율로 감액하고, 9만9000달러를 넘는 고소득자는 지원에서 제외한다. 경기부양이 궁극적 목적이지만 필요한 계층의 국민에게 도움이 집중되도록 한다는 논리다. 이런 차등지급은 사회적 위험에 처한 사람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필요가 있는 국민에게 급여를 제공해야 한다는 복지와 사회부조의 원리에도 부합한다. 초기에 '소득 하위 70%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한 정부가 옳았다는 말이다. 일단 지급한 후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는 것은 여야의 선거공약 때문에 지원금 지급이 억지 춘향식으로 결정되었음을 방증한다.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지급해야 평등의 원리가 충족되는 것도 아니다.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게 평등의 기본원리다. 모두에게 지급하느라 당장 생계가 막막한 국민에게 제대로 지원을 못한다면 오히려 형평에 어긋나는 결과가 된다. 모든 국민이 내는 세금이니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도 비약이다.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부담하지만 아파서 병원에 갈 때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건 당연하다. 같은 맥락에서 지자체마다 재난지원금이 다른 것도 지방자치 원리로 볼 때 근본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지자체마다 형편이 다르고, 재정의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예컨대 경기도는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려면 1조36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재난관리기금, 재해구호기금, 지역개발기금을 모두 쓰고 소액금융지원 500억원도 삭감해서 재원을 마련했다. 현명한 처사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는 여러모로 초유의 일이다. 시급한 현안인 방역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야 할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긴급재난지원금 역시 큰 숙제를 안기고 있다. 재정투여 대비 효과를 면밀히 검증하고 그에 대한 분석과 대응책을 내놓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다. 국민들 역시 지원금 기부 고민을 넘어 정부와 지자체의 현명한 재정운용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과제를 안게 됐다. 물에 빠진 사람은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물에 빠진 사람에게 지푸라기를 던져서는 안된다. 튼튼한 밧줄을 던져야 마땅하다. 모든 사람에게 지푸라기를 나눠주느라 밧줄을 만들 수 없다면 온당한 일이겠는가 말이다.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020-05-07 17:54:25지난 주말 홍콩 시민 17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왔다. 10분 거리인 선전에서는 중국 무장경찰이 대규모 시위진압훈련을 하고 있었다.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는 법(일명 송환법) 개정에 반대하며 시작한 시위가 11주째 이어진 것이다. 홍콩은 면적은 서울의 약 1.82배(1104㎢)로 총인구는 740만명이다. 이 중 30%를 넘나드는 시민이 시위대열에 꾸준히 가세하는 추세다. 급기야 25일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력진압을 예고하는 총소리까지 들렸는데도 그랬다. '홍콩의 중국화'가 가속화하면서 자유와 인권이 침해될까 걱정하는 시민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그 이면엔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의 운명에 대한 홍콩인들의 짙은 의구심이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홍콩은 제1차 아편전쟁으로 1842년 영국에 할양됐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두 나라 간 협약에 따라 2047년까지 '일국양제'를 적용하기로 하면서다. '하나의 국가에 두 체제를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이는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이 짜낸 묘수였다. 마오쩌둥과 달리 실용주의자인 덩은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 홍콩 시장경제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했다. 홍콩의 금융허브 기능을 잘 활용해 서방 자본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본 셈이다. 그가 홍콩에 적어도 50년간 자치권을 약속한 배경이다. 그러나 그의 사후 일국양제는 야금야금 형해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의 5세대 지도부 출범 후 가속도가 붙는 느낌이다. 2015년 가을 홍콩의 한 서점 직원과 출판사 주주 등 5명이 중국 공산당과 지도부의 비리를 담은 책을 출간하려다 소리 없이 사라진 사건이 단적인 징후다. 이번 반중 시위의 도화선이 된 송환법이 없었는데도 홍콩의 자치권이 무색해질 기미를 보였다는 점에서다. 물론 중국 당국도 일국양제 폐기를 공언하진 않는다. 다만 홍콩인들과 같은 침상에서 다른 꿈을 꾸고 있을 뿐이다. 각기 '하나의 중국'과 중국식 시장사회주의와 대척점인 '자유민주주의 경제체제'에 방점을 찍으면서다. 궁극적으로 '일국'을 견인하려는 중국의 구심력과 '양제'하에 정치·경제적 자유를 누리려는 홍콩인들의 원심력이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중국은 선전을 중국 특색 사회주의 선행 시범구로 지정하고, 상하이 자유무역구 확대를 선언했다. 두 도시를 홍콩의 대안으로 삼겠다는 의지였다. 이렇듯 홍콩·중국 간 '한 지붕 두 체제'가 속절없이 저물고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인지 주룽반도 너머로 보이는 '일국양제의 저녁놀'이 왠지 먼 나라 풍경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침 현 여권 일각에서 '일국양제'나 '연방제 통일'을 염두에 두는 듯한 징후가 나타나면서다. 문재인 대통령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늦어도 2045년에는"이라는 단서와 함께 '원 코리아'와 북한의 체제 보장이란 엇갈린 메시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연방제든, 일국양제든 물과 기름을 뒤섞는 억지춘향격 실험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세계사를 통틀어 이질적 체제의 수렴이 전제되지 않은 통합은 늘 갈등을 잠재한 미봉책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남북 예멘이 권력분점 형태로 통일에 합의하고도 내전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진 게 생생한 증거다. 그렇다고 베트남식 무력통일로 체제통합을 완성할 순 없지 않나. 사회주의 체제하의 동독 주민들이 투표로 시장경제체제인 독일연방 편입을 결정한 사례가 우리가 벤치마킹할 만한 안전한 대안일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2019-08-28 17:28:15삼성전자는 11일 "특정 정부나 시기와 관계없이 꾸준히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글로벌 후원을 지속해 왔다"며 일부 언론이 제기한 '평창올림픽 유치 위한 불법로비' 의혹을 재차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 뉴스룸에 한 언론의 '이메일 속 수상한 계약' 보도와 관련 "의혹을 제기한 특정인과의 편법, 탈법 계약은 단 한 건도 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 9일과 10일 보도에서 특정인의 이메일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특정인 소유의 컨설팅 회사인 스포팅 에이지, 파모찌 등에게 자금을 송금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언급하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2010년에는 110억 규모의 다이아몬드 리그 후원을 했던 반면 2007년도에는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한 후원계약마저도 금액을 깎다가 무산시키는 등 특정 정부 때만 거액을 쏟아 부어 후원했고, 이는 특별사면과 연관되어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또한 110억 규모의 다이아몬드리그 후원과 계약이 무산된 2억8000만원 규모의 후원을 1:1 비교하면서 당시 정부와 전 정부와의 후원 규모 차이를 부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2010년 이전부터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글로벌 후원을 해 오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예를 들었다. 실제 국제하키연맹 경기 후원(2003), 국제육상경기연맹(2004), 국제하키연맹(2004), 세계태권도 연맹(2006), 국제하키연맹(2006), 세계태권도 연맹(2007), 아프리카 축구연맹(2008), 이집트 축구연맹(2008), 국제빙상연맹(2008) 등 일부 언론에 노출된 후원도 있지만, 지역별로도 더 많은 스포츠 종목 후원을 해왔다는 게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전에도 많은 글로벌 단체에 대해 후원을 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후원은 무시하고 굳이 계약이 무산된 한 사례만을 비교하면서 '유독 특정 정부 때만 거액을 쏟아부었고 다른 정부 시에는 작은 금액의 후원조차 무산시켰는데 이는 해당 정부에 바라는 것이 많았다'는 식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후원계약을 진행하다가 조건이나 취지 등이 맞지 않을 경우 무산된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특정인의 요청에 따라 2010년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후원한 것이 아니라 이전 2003년과 2007년에도 꾸준히 후원해 왔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측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방송중계 국가수가 평균 180여 개국으로 동계올림픽(160개국)보다 더 많고, 마크사용권·광고보드·티켓 등의 후원권리를 갖기 때문에 스포츠마케팅 효과가 커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후원계약을 맺고 지원해 왔다"면서 "특히 2011년에는 IAAF 주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진행할 때에도 공식 후원계약을 맺고 지원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후원은 마케팅효과와 글로벌 사회공헌활동(CSR) 차원에서 오랫동안 실시한 것이지, 사면을 위해 특정 정부기간에 또는 특정인에게 로비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1,2차 도전 시에도 한국 정부, 유치위원회, 선수 등과 합심해 유치활동을 했고 1차 유치 도전 당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할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2차 도전 시에도 러시아와 경합하면서 1차 투표에서 소치를 눌렀지만 결국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에 3차 도전 시에는 전국민의 염원과 정부, 관계자 들의 간절함이 더 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전혀 상황을 모르는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언론은 '아프리카 육상연맹 후원…사실은 로비자금?'라는 보도에서 아프리카 육상연맹에 대한 후원이 로비자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삼성전자 세네갈 현지법인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 세네갈 현지법인의 관계자 녹취를 통해 "한 번도 저한테 연락오거나, 아니면 본사나 어디에서도 연락을 취하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라고 전했다. 지난 3월31일 세네갈 취재 당시 기자는 법인 관계자에게 "평창올림픽 유치 당시 지점 차원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국제육상연맹본부에 대해 지점 차원에서 도움 주는 부분이 없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삼성전자 해외 주재원의 경우 평균 4년 정도 근무 후 교체된다. 녹취된 현재 주재원은 7~8년 전 지점 상황은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아는 내용이 없고,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는 게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한 번도 저에게 연락오거나, 본사나 어디에서 저한테 연락을 취하라고 한 적이 없다'는 인터뷰를 녹취해 보도하는 것은 억지춘향식 끼워 맞추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가 삼성전자는 "입수한 메일에만 의존해 취재함으로써 아주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메일 속 수상한 계약'이라는 보도에서 특정인이 보낸 메일 내용을 인용하면서 "아프리카 육상연맹 AAC와 후원계약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육상연맹 AAC'란 단체는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AAC는 특정인이 쓴 메일 중 오타이며, 이 오타가 메일상에 재전송되고 계속 인용된 것으로, 아프리카육상연맹(CAA)의 오기로 추정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비롯해 실제 후원 목적과 금액, 결과는 확인하지 못한 채 특정 이메일에만 의존해 추측성 보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정 이메일만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근거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보도해 주시기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2018-04-11 1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