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태양 미래당 대표가 술에 취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22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오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오 대표는 지난해 5월 새벽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피해 여성을 발견한 뒤, 인근 모텔로 끌고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피해자의 지갑을 갖고 나간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오 대표는 "술에 취한 피해자를 도와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오 대표에게 추행약취,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지난 10일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오 대표는 2000년대 초 종교적 이유가 아닌 최초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연합 제안을 받았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선 후보로 뛰던 지난해 1월 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선거연합을 결성한 정치인이기도 하다. 2021년 재보궐 선거에도 출마해 오세훈 당시 후보 측에 폭행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2-22 22:32:15[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여성 정치인들을 향한 성희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월 선거를 앞두고 ‘상담센터’까지 설치됐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은 오는 4월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의원 괴롭힘 상담센터’를 개설했다. 상담센터는 전국 여성 의원과 후보자를 위한 온라인 상담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여성 의원을 서포트하는 단체 ‘스탠바이 위먼’의 하마다 마사토가 이 상담센터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마사토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 여성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상담 창구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특히 비서가 없고 혼자 행동하기 쉬운 지방 의원들이 쉽게 성적 괴롭힘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2018년 남성 유권자로부터 받았던 성희롱을 폭로한 도쿄도 마치다시의 히가시 토모미(38)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토모미 의원은 “남성 유권자와 악수했을 때 손을 쓰다듬거나 팔에서 시작해 겨드랑이까지 손을 타고 올라와 만지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당선 이후에도 남성들에게 ‘만나러 와라’, ‘1주에 한 번씩 스케줄을 보내라’ 등의 강요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는 “남성 유권자 중 일부는 ‘정치인은 유권자를 무시할 수 없다’는 심리를 악용해 여성 의원들을 향해 신체적 성적희롱과 언어폭력까지 구사한다”고 토로했다. 일본에서는 성폭력, 폭언 등 여성 및 신인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와 동료들의 괴롭힘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앞서 2021년 내각부가 지방의회 남녀의원 551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여성 의원(1247명)의 57.6%가 성희롱 등을 당했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와 동료 의원으로부터 모욕적인 발언을 많이 들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일본 참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지사가 선거를 1개월가량 앞두고 거리 연설회에서 여성 정치인 에비사와 유키의 어깨와 가슴, 머리카락 등을 손으로 만져 성추행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노세 전 지사는 SNS를 통해 “경솔했다. 앞으로 주의해 행동하겠다”고 사과했다. 에비사와 또한 “이노세 전 지사와 관계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노세는 이 사건 이후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2-22 18:41:36[파이낸셜뉴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을 살고 출소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몰락 과정을 담은 책이 나왔다. 안 전 지사 수행비서였던 문상철씨가 책 '몰락의 시간'(메디치미디어)을 펴냈다.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정치인 안 전 지사가 성폭력 범죄로 추락한 과정을 상세히 담은 책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8년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여러 차례 성추행하고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지난해 만기 출소해 경기도 모처에서 칩거하고 있는 안 전 지사는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저자인 문씨는 안 전 지사의 성범죄 폭로 당시 김씨의 첫 조력자로 불렸고 검찰 측 증인으로 재판에 참석했다. 신념에 찼던 안희정, 의전에 집착하는 정치인으로 문씨에 따르면 충남도지사로 처음 당선되었을 당시 안 전 지사는 정치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지니고 있었다. 초기에 결재서류를 없애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정치·경제·외교·문화·사회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을 초빙해 공부하는 촉망받는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서서히 공무원 의전 카르텔에 포섭되어가며 현실 정치에 물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팬덤에 의해 영웅 심리에 젖은 정치인으로 변해갔다. 문씨는 안 전 지사가 퇴근할 때 몇 분 뒤에 도착하는지를 공관의 경비 근무자에게 전달했고 근무자는 대문을 열고 정자세로 경례하며 영접했다. 문씨가 안 전 지사 지시로 만든 업무 매뉴얼에는 ‘감옥에 대신 갈 정도의 무조건적 로열티(충성심)’ 같은 내용부터 커피에 시럽을 얼마나 넣는지까지 담겼다. "여기자들과 저녁식사 좋아했다" 여성 편력 이야기 담아 책에는 안 전 지사의 여성 편력에 대해서도 담겨 있다. 문씨는 "오래전부터 수행비서들은 인수인계를 주고받을 때 항상 지사의 여성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안 전 지사의 여성 관계에 대해선 봐도 못 본 것이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무조건 지켜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내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던 빡빡한 일정 중에도 유명 여배우를 보기 위해 차를 돌리는 일도 있었다"라면서 "안 전 지사는 여배우가 촬영차 스튜디오에 와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는 그곳을 찾아가며 '속도를 내라'며 다그쳤다"라는 구체적인 내용도 전했다. 문씨는 "당시 여배우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 계속 말을 걸었고, 여배우는 불쾌한 기색을 비치며 스튜디오를 떴다"라고 썼다. 이 밖에도 안 전 지사는 여기자들과의 저녁 자리를 유독 좋아했다며 "한 여기자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일정을 취소하는가 하면 차 옆자리에 기자를 태운 일도 있었다"라고 폭로했다. 문씨는 지금 책을 내는 이유에 대해 “내가 겪은 일들이 나 혼자서만 간직할 수 있는 사유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공공의 영역에서 경험한 나의 일들은 모두가 알고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의 공공재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의 몰락이 오래전부터 예견된 것이었으며 정치권력을 쥔 누구라도 제2, 제3의 안희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안 전 지사는 정치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가 시도했던 도전의 여정과 그리고 몰락의 과정에 대해 우리는 관심 가져야 한다. 그래야 부조리의 반복을 막고, 정치의 회생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문 전 비서관은 정치권을 떠나 경기도에 있는 한 중견기업에 재직 중이다. 그는 인세 전액을 한국성폭력상담소에 기부해 피해자들의 회복을 돕는 데 쓸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27 06:58:44[파이낸셜뉴스] 일본에서 거리 연설을 하던 선거 입후보 예정자가 낯선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요미우리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경시청은 강제추행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13일 오후 6시쯤 세타가야구에서 거리 연설을 하고 있던 와카바야시 리사(36)에게 다가가 "사진을 찍자"라고 접근한 뒤 껴안고 입을 맞춘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현장에 있던 유권자의 신고로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이같은 사실은 와카바야시가 사건 다음 날인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그는 “어제 거리 연설 중 강제 추행을 당했다”라며 “모르는 남성이 사진을 찍자며 다가오더니 강제로 키스를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적었다. 와카바야시는 호시나 리사키라는 이름으로 모델 겸 배우로 활동하다가 지난 1월 정치계 입문을 선언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익 정당 일본 유신회 후보로 도쿄도 세타가야구 의원직에 도전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최근 여성 출마자들에 대한 성적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거리 연설에 나선 여성 후보자들이 성범죄에 지속해서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에는 일본의 한 정치인이 거리 연설 도중 여성 후보의 어깨와 가슴 등을 툭툭치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3-16 10:26:17[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8년 전 영상을 공유하며 "아동 성추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격분했다. 7일 이 의원의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박 전 위원장이 과자를 자기 입에 물고 남자 어린이의 입으로 전달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2014년 박 전 위원장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렸던 5초 분량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 등장하는 어린이와 어떤 관계인지 어떤 상황에서 촬영된 것인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개딸'로 불리는 이 의원 지지자들은 이를 다룬 기사와 영상 원본을 공유하면서 "아동 성추행 아니냐", "분명 성비위 행동 맞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지현도 당해봐야 최강욱 의원님의 상황을 이해하고 '아차' 하겠지요", "최강욱 의원님은 증거도 없고 피해자도 없는 상황인데 이건 증거도 있고 아이도 불쾌한지 몸을 빼고 있다. 고발감" 등의 댓글을 통해 최 의원에 대한 징계를 빗대 박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이른바 '짤짤이' 발언 등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최 의원을 수차례 비판하며 그의 징계를 요구했다. 또 최 의원을 두둔했다고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이 사건으로 '6개월 당원 자격정지'란 중징계를 받았다. 이 의원을 공개 지지한 '나는 꼼수다' 멤버 김용민씨도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진짜 이 아이의 어머니가 박지현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라고 비판했다. 여권 인사들이 성폭행 혐의로 수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친상 조문을 가자 "진짜 내가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라고 했던 박 전 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해 그를 비판한 것이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은 8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력적 팬덤의 사이버 테러와 끝까지 맞서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말 참담하다. 기어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민주당 동작갑 권리당원이라고 밝힌 한 남성 유튜버가 오늘 제가 사는 집이라며, 어떤 주택 앞에 서서 1시간가량 저를 비난하는 공개 스트리밍 방송을 했다"며 "남성 유튜버는 또 '영유아 성추행범 박지현씨'라며 저와 아기가 함께 있는 사진을 영상에 띄우고 제가 영유아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전 기독교 신자로 그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봐온, 교회에서 기저귀도 갈아주고 밥도 먹여주며 사랑으로 돌본 아기였다"며 "공개된 사진은 매주 주일마다 보던 아기와 놀면서 과자로 장난치는 장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인터넷 언론이 영상의 일부만 캡처해 제가 아동 성추행을 했다는 악의적 허위기사를 유포했고 이를 본 이재명 의원의 지지자들이 '재명이네 마을'을 비롯한 여기저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기사를 올려놓고 저를 아동 성추행범으로 몰아갔다"며 "이는 아이와 아이 부모 그리고 저에게도 결코 해서는 안 되는 범죄행위"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것은 정치도 아니고 지지도 아니다. 젊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명백한 테러행위"라며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 사이버 성폭력, 허위사실 유포, 모욕 범죄는 무조건 법적 조치하겠다. 선처는 없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어 "정치인이라고 욕설과 성희롱, 사이버 폭력을 견뎌야 할 이유는 없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7-08 06:53:02고위 공직자의 왜곡된 성 평등의식이 논란이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5년 전에도 그랬다.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의 글이 문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이왕 입은 짧은 옷 안에 뭔가 받쳐 입지 마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으면 남자 관점에서 테러를 당하는 기분'이라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여과 없이 마구 쏟아냈다. 그런데 지금 비슷한 상황이 다시 연출됐다. 윤재순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지하철 내 성추행을 사내아이들의 장난으로 묘사했다. 게다가 부서 회식에서 여성 직원을 성추행해 징계까지 받은 전력이 있다. 과거 일을 문제 삼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10년의 세월이 고위 공직자로서 갖추어야 할 도덕성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닐 것이다.두 사람의 논란에는 공통점이 많다. 둘 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언행과 진영의 논리가 그 어느 관점보다 앞서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당시 여당은 탁 전 비서관을 감쌌고, 지금 여당은 윤 비서관을 감싼다. 그러나 탁 전 비서관의 사례가 더 좋지 않은 것은 과거의 일이었고, 충분히 사과했고, 능력이 있다는 사유로 끝까지 버텼다는 점이다. 버티면 된다는 선례를 만든 셈이다. 관용적 처리는 '아 나도 그래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주입할 수 있기에 문제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고위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양성평등 의식과 도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 5년간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 등 주요 선출직 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은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고 공직자의 주요 덕목이 되었다. 여성인력의 사회 및 경제 참여 확대로 공직사회에 양성평등 및 인권 의식도 높아졌다.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 2019년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 임용 결격 및 당연퇴직 사유가 되는 성범죄 범위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에서 '모든 유형의 성폭력 범죄'로 확대했다. 2020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도 '고위 공무원 성 평등역량 강화가 필요한지'에 대한 조사 결과 척도 5점 만점에 4.4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고위 공무원을 임용하는 단계에서부터 성 평등역량을 적절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거나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만들어서 검증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니 핀란드는 성 주류화 교육인 젠더안경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실시했으며, 국제평화연구소는 유엔 고위 지도자 훈련과정에 젠더통합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을 맡는 고위 공직자의 성 평등의식은 무게감이 크고 중요하다. 국민의 경각심은 높아지고 있는데 사건이 이어지는 원인에 대해 근본대책이 필요하다. 6월 지방선거 후보자의 2%가 성범죄 관련자라는 통계도 충격적이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앞장서야 할 지도자들의 왜곡된 성 평등의식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은 이제 멈추어야 한다. 향후 인사검증에서 성폭력 여부나 성차별적 발언과 행동을 했는지 검증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정치인, 고위 공직자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기준에 성 평등 관점이 투영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양성평등 사회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향해야 할 미래이자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2022-05-24 18:40:51최근 600여개 시민사회 대표들이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를 위해서 모였다. 요즘 상황을 보면 2008년 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던 해의 데자뷔이다. 그때도 여성가족부 폐지가 뜨거운 감자였다. 굳이 2022년과 2008년의 다른 점을 들라고 하면 2008년에는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번복한 점이다. 여성가족부 폐지 찬반 논쟁으로 갈등만 조장해놓고 여성가족부는 미니 여성부로 존치되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존폐 논란을 겪으면서 명맥을 유지해온 여성가족부는 이제 스무 살을 막 넘었다. 20년 동안 여성가족부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 한 일은 호주제 폐지 등 수없이 많다. 그런데도 폐지 여론이 존치 여론보다 더 높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여성가족부가 여성만을 위해 일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던 차에 서울, 부산 시장 등 여권 유력 정치인들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여가부 장관 등의 부적절한 처신 등이 폐지의 빌미가 된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여가부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국민 여론에 결정타가 되어버린 셈이다. 오늘 아침에 지인이 떠다니는 글을 카톡으로 보내주면서 사실이냐고 물었다. 여성부 예산이 31조원이며 인건비는 1조4000억원이냐는 것이다. 황당한 가짜 뉴스였지만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렇듯 여성가족부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여성만을 위한 부처라는 인식과 이를 둘러싼 오해이다. 새 정부에서는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젠더 통합 정책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지난주에 한국거래소에서 주관한 링더벨(Ring the Bell) 캠페인에 참여했다. '성 평등을 위한 종을 울리자'라는 의미의 '링더벨' 캠페인은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점으로 전 세계 증권거래소에서 열리는 타종 행사다. 다양성에 대한 인식 개선과 성 평등 증진을 목표로 110여개 거래소가 연대하는 글로벌 이벤트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성 평등을 이루기를 기대하면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참여했으며, 거래소도 자본시장 플랫폼으로서 성 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필자도 새 정부에 기대하는 여성 정책과 젠더 화합의 염원을 담아서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종을 흔들었다. 종을 흔들다 보니 종소리의 효과인지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곧 출범할 새 정부가 여가부를 폐지한다고 해서 여성을 홀대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예단이다. 새 정부에서는 네 편 내 편 가르지 말고 모든 국민을 위한 정부였으면 좋겠다. 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의 어젠다의 하나로 젠더 통합이 포함된 것을 보면 새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MZ세대인 최안나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젠더 통합을 위한 가치관과 국정철학이 향후 정부 조직개편에 담기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새 정부와 함께 우리 사회가 국민 통합을 이루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국민의 소망일 것이다.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
2022-03-30 18:29:48[파이낸셜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성희롱 의혹에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112 출동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사퇴하라"고 14일 압박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김우영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 권성동 본부장은 사건 당시 상황을 국민 앞에 밝히고 사과하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권 사무총장이 강원도 유세 일정 직후 자신의 지역구 술자리에서 한 여성 시민에게 성추행성 희롱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면서 "피해 당사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사건에 출동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전날 친여 성향 유튜브 '열린공감TV'는 권 사무총장이 윤석열 후보의 강원도 유세 이후 기자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다른 손님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권 사무총장이 부부 손님 중 아내에게 신체접촉을 하면서 "예쁘다, 강릉에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냐"고 하고, 남편에게는 "안다리를 걸어도 아주 잘 걸었다"고 했다는 게 이 매체의 주장이다. 이 매체는 또한 부부가 현장에서 경찰에 성추행 혐의로 신고해서 출동한 사실이 있다며, 강릉경찰서로 문의한 결과 해당 사건으로 출동한 게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권 사무총장은 "성희롱이나 신체 접촉을 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다. 악의적인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식당에 있던 손님이 팬이라면서 사진을 요청했고, 자신의 부인을 소개하기에 "미인"이라고 칭찬하면서 결혼을 잘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게 전부라는 주장이다. 이에 권 사무총장은 "악의적 보도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 출동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민주당 김 대변인은 "납득이 가지 않는 해명이다. 칭찬을 받은 사람이 왜 112에 신고를 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권 사무총장에 대해 "경찰까지 출동한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운운하며 겁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정치인이라면 법적 조치를 말하기 전에 그날의 사실관계를 명백하게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석열 후보를 향해서는 "절친이자 핵심 관계자인 권 사무총장에게 어떤 조치를 할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1-12-14 12:28:47[파이낸셜뉴스] 여성단체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사건 조사와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2일 60개 회원단체와 전국 500만 회원을 대표해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한 사람의 삶을 한순간에 무너뜨린 이번 성추행 사건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성단체협의회는 "우리의 소중한 자식이자 국가를 수호하는 군인이 유사시 등을 맡겨야 할 동료에게 성범죄를 당하고 세상을 등졌다"며 "바로잡을 기회는 많았지만 군은 피해자의 입막음을 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추행은 가해 중사가 했지만 피해자를 죽인 범인은 대한민국 군'이라고 얘기한 한 정치인의 발언에 심히 공감한다"며 "성추행이란 피해를 당한 개인에게는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3월 초 충남 서산 소재 공군 모 부대에서는 여성 부사관인 A중사가 선임인 장모 중사의 강요로 저녁 자리에 불려 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A중사는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신고하고 자발적 요청으로 부대도 옮겼지만, 지난달 22일 끝내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중사의 신고에도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은폐한 정황이 드러나자 군 당국은 A중사의 사망으로 파장이 커지자 사건발생 약 3개월 만인 지난 1일 이 사건을 공군에서 군검찰로 이관하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가해자 장모 중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결과는 이날 중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21-06-02 20:54:4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강원도 강릉중앙시장 한 식당에서 주인과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사진 찍은 것을 두고 때 아닌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당사자인 가게 주인은 “내가 어깨동무하자고 했다. (문제 제기한) 정치인 수준이 한심하다”고 날을 세웠다. 논란이 된 사진은 윤 전 총장이 지난달 29일 강원도를 찾았다 강릉중앙시장 한 강원도 전통 음식점에서 식당 주인과 찍은 것이다. 이를 문제로 지적한 이는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윤 전 총장이) 어떤 여성의 어깨를 잡고 사진을 찍은 게 나왔더라. 그런데 어깨를 잡으면 요새 굉장히 민감하다”며 “하여간 강원도는 모든 게 치외법권 지대인가”라고 말했다. 이에 식당 주인 이모(70)씨는 이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와 전화 인터뷰에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내가 나이 일흔이고 (윤 전 총장보다) 누나”라며 “내가 어깨동무하자 했다. 내가 기분이 안 나쁘면 성추행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 수준이 한심하다”면서 “내 발언을 꼭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전 의원과 같이 해당 라디오 방송에 나왔던 김현아 전 국민의힘 의원은 성희롱을 암시하는 듯한 최 전 의원의 발언에 “참 위험한 발언”이라고 제지했지만, 최 전 의원은 “제가 위험한 게 아니라 그 사진을 꼼꼼히 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6-02 08:4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