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가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기념물 제420호인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암벽 면에 축구장 크기(가로 120m·세로 80m) 크기의 ‘대형 빔 스크린’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환경파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도는 총 40억400만원을 들여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취지로 성산일출봉 암벽에 영상미디어 시스템 구축사업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도는 이를 위해 대형 암벽 스크린 운영을 위해 성산일출봉 매표소 인근 토지에 넓이 6m·폭 3m·높이 5m 크기의 ‘함체형 컨테이너’를 만들어 3만7000루멘(lumens)의 영상 프로젝터 9대와 스피커 4대를 설치하고, 성산일출봉 생성과정 등을 주제로 1주일에 10분씩 두 차례에 걸쳐 영상을 내보낸다는 구상이다. 앞서 도는 2019년 10월 제주도지사와 지역주민과의 대화에서 주민들의 건의로 사업에 착수했다. 2020년 3월 지역주민과 해당 지역 도의원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같은 해 4월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성산일출봉 영상미디어 시스템 구축 기본설계와 타당성 용역을 2020년 6월 발주해 올해 1월 완료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성산일출봉은 물론 인근 생태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산일출봉 암벽에 서식하는 동·식물들이 강한 빛에 주기적으로 노출되면 악영향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1루멘은 촛불 1개 정도의 밝기다. 이에 따라 성산일출봉 암벽을 향하는 영상 프로젝터 1대당 나온 빛의 밝기가 75w(와트) 백열등 1개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900~1000루멘)보다 37배 강하다. 게다가 성산일출봉 해안 절벽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자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323-7호인 '매' 서식지로 알려졌다. 문화재청도 이 같은 이유로 지난 6월 제주도가 신청한 ‘성산일출봉 천연보호구역 문화재 현상변경’을 불허했다. 도는 이에 대해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의뢰해 사업 경제성을 정밀 검토하고, 검토 결과에 따라 문화재청과 재협의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도는 “문화재를 지정만 해놓고 보기만 할 것이냐, 활용할 것이냐의 문제”라며 “문화재가 실제 지역주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타당성 정밀 검토 결과가 나오면 전반적인 부분을 살펴 판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높이 182m의 성산일출봉은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로 여겨졌다. 성산의 해돋이를 일컫는 성산일출(城山日出)은 영주십경의 제1경이다. 1976년에 제주도기념물로 지정 보호되던 성산일출봉은 2000년 5.02㎢의 성산 일출봉 천연보호구역이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됐다. 이어 2007년 성산일출봉 응회구의 1.688㎢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10-20 10:29:15[제주=좌승훈 기자] 안동우 제주시장은 지난 8일 오라자연문화유산보전회가 주최하고 방선문(訪仙門) 축제위원회(위원장 문명숙)이 주관한 ‘제18회 방선문축제'에 참석해 제주도민의 무사안녕과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했다. 아울러 “방선문축제의 낭만과 아름다움이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선님! 코로나19 몬딱 심어 가붑서!(모두 잡아 가세요)’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행사장인 제주시 오라2동 방선문 진출입로에 방역부스를 설치한 가운데 비대면으로 열렸다. 풍류를 즐길 수 있었던 전통 제례식과 제주 목사 행차 재연, 예술단 공연 등도 마련됐지만, 참석 인원이 제한됐다. 글과 그림 솜씨를 뽐낼 수 있는 ‘방선문 장원급제’ 행사도 올해는 공모전 형태로 실시했다. 축제 전 과정은 영상 콘텐츠로 제작돼 온라인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한편 ‘신선이 찾는 곳'이라 불릴 만큼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방선문은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인 ‘영구춘화(瀛丘春花)’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92호로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축제가 취소됐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1-05-09 19:31:38[파이낸셜뉴스] 소리꾼 이희문과 놈놈, 허송세월이 함께하는 '오방神(신)과'가 싱글 앨범 '씨 브리즈(Sea Breeze)를 오는 6일 정오 음원사이트를 통해 발표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신보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봄바다를 컨셉으로 이희문만의 어쿠스틱 감성을 음악에 담아냈다. 자연의 색깔을 담은 이번 앨범은 산뜻하고 경쾌하게 제주민요를 해석한 '제주나돈데'와 활기차고 통통 튀는 창작곡 '마량미항'으로 구성됐다. '오방신과'는 이희문이 지난 2019년 KBS TV에서 방영된 교양예능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에 음악 큐레이터 겸 뮤지션으로 출연하며 결성한 팀이다. 지난해 1월 발매된 정규앨범은 '뽕끼민요'를 표방하며 고통과 번뇌의 '사바세계' 탈출기를 그렸다. 이후 오방신과는 역대 최초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2020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 출연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번 싱글 앨범의 첫번째 트랙인 '제주나돈데'는 제주무가 서우젯소리에서 발전한 영주십경가를 서정적이고 어쿠스틱하게 편곡해 제주도의 풍경과 정서를 서인도제도의 칼립소 리듬을 더해 재탄생시켰다. 두번째 트랙 '마량미항'은 옛부터 제주를 오가던 배들의 길목인 마량항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만들어진 창작곡이다. 경기민요 군밤타령 후렴구 '바람이 분다'를 모티브로 어깨춤을 추게 만드는 경쾌한 리듬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이 곡은 KBC 광주방송 '남도애가요' 프로젝트 강진편을 통해 제작한 곡으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의해 음원으로 발매하게 됐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03-05 19:33:27[제주=좌승훈 기자] 16일 오전 5시55분 제주시 용강동 제주도축산진흥원 말 방목지에서 본 일출. 현재 제주도는 폭염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연일 36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 곧 처서(23일)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을 드러내는 때다. 계절의 변화는 어김이 없다. 머잖아 이곳에 영주십경(瀛州十景) 중 하나로 꼽히는 전형적인 고수목마(古藪牧馬) 풍광도 재현될 것이다. 한편 15~16일 밤사이 최저기온은 제주(북부) 27.5도, 고산(서부) 26.6도, 성산포(동부) 25.9도, 서귀포(남부) 26.3도를 기록한 가운데 제주 북부 지역은 지난달 27일 이후 20일 연속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사진=독자 제공]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08-16 11:12:04[제주=좌승훈 기자] 2019 제주국제감귤박람회가 ‘감귤산업 50년, 미래감귤 50년, 제주감귤 100년의 가치’를 주제로 오는 8~12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일원에서 개최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국제감귤박람회 조직위원회(위원장 양병식)가 주관하는 제주국제감귤박람회는 세계 유일의 감귤 전문박람회로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에서 상생나무·대학나무를 거쳐 평화의 나무로 자리매김돼온 의망 50년과 가치 50년, 100년의 비상으로 제주의 미래를 조망하게 된다. ■ 세계 유일의 감귤 전문 국제박람회 조직위 측은 이번 박람회에 100여개 업체·기관·단체가 참여하고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인 귤림추색(橘林秋色·귤림의 가을 빛)의 계절에 펼쳐지는 제주감귤국제박람회는 올해로 7회째다. 제주감귤의 모든 것을 한눈에 확인 할 수 있는 자리로, 환영(‘100년을 느끼다)·주제(함께 성장하다)·희망(빛을 밝히다)·산업(가치를 나누다)·체험(하나가 되다)의 장으로 나눠 진행된다. 환영의 장에선 만남의 광장과 감귤직거래장이 운영된다. 주제의 장에선 감귤홍보관, 감귤품평회장, 기관·단체 홍보장의 펼쳐진다. 희망의 장은 주무대다. 감귤지킴이나무와 감귤숲길도 있다. 산업의 장에선 산업전시관과 농기계·농자재전시장, 제주농업관이 마련된다. 체험의 장에선 감귤푸드존과 제다원(초가집), 미로원, 바람의 언덕, 녹차원, 금물과원이 운영된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귤림추색의 돌담길 걷기는 덤이다. ■ 밤 8시까지 야간개장…볼거리 제공 특히 올해는 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 오후 8시까지 야간에도 개장함으로써 감귤 수확철로 행사참여가 어려운 농업인들을 배려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귤빛가요제, 동아리 문화공연, 별자리이야기, 불빛이 반짝이는 신비로운 감귤숲길, 버스킹 공연 등의 야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또 대한민국 대표 국민과일인 감귤의 우수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단순 관람에서 미로원 감귤찾기, 이불 덮고 귤 까먹기, 감귤 따기, 금물과원 퍼포먼스 등의 관람객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관람객 방문 편의 제공을 위해 ▷박람회장↔토평사거리↔중앙로터리 ▷박람회장↔온성학교 ▷박람회장↔신례교차로 등 3개 노선에 셔틀버스를 무료 운행한다. 양병식 조직위원장은 “가을장마와 태풍 등 악조건을 이겨내고 제주감귤을 정성껏 키워 낸 감귤농가 여러분께 진심으로 큰 박수를 보낸다"며 ”대한민국 축제대상 수상(2015년)과 국제박람회 인증 획득(2016년)을 통해 지역 대표축제로 자리 잡은 감귤박람회가 농업인 뿐 만 아니라 도민·국내외 관광객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 한마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내실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11-04 11:53:03[제주=좌승훈 기자] ‘서귀포 70리’의 탐구는 해안선에서 시작한다. 용암이 바다로 흘러내리다가 굳어버린 기기묘묘한 바위, 파도에 깎이고 바람에 파인 바윗덩어리에는 바닷물에 굳어버린 용암의 흔적이 뚜렷하다. 서귀포시 동홍동에 있는 정방폭포도 그 중 하나. 천지연·천제연과 더불어 제주도내 3대 폭포다. 흔히 한여름의 폭포수가 하얀 비단처럼 쏟아져 내리는 장관은 정방하폭(正房夏瀑)이라 하여, 영주10경(瀛州十景)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9일 서귀포시 해안가에서 바라본 정방폭포가 주변 해안절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해변을 끼고 높이 솟은 절벽에는 노송이 바다로 나뭇가지를 드리워 넘어질 듯 서있으며 각종 수목이 울창하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9-07-29 19:01:47[제주=좌승훈 기자]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소장 이창호)는 오는 11월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한라산 영실탐방로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한라산 늦가을 산행’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실탐방로는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과 함께 병풍바위와 오백나한 등 기암절벽이 빼어난 곳이다. 이번 한라산 늦가을 산행 프로그램은 가을 한라산의 자연생태와 영주십경(瀛州十景)의 하나인 영실기암(靈室奇岩)에 얽힌 이야기를 알고, 빙하기부터 한라산에서 살았던 구상나무(빙하기 유존종)를 통해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초등학교 4학년 이상 동반 가족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선착순 30명)하며, 참가 신청 및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 열린마당(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8-10-24 16:12:35[제주=좌승훈 기자] 10월 '제주 말 문화 관광의 달'을 맞아 '제5회 고마로 마(馬)문화축제'가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현대가 공존하는 고마로를 따라'를 주제로 19일과 20일 제주시 일도지구 고마로(古馬路)와 신산공원 일대에서 펼쳐졌다. 제주시 일도2동(동장 부태진)과 고마로마문화축제위원회(위원장 오영진)가 마련한 이번 축제는 20일 오전 10시 일도주유소 앞에서 출발해 인제사거리, 삼성로, 신산공원까지의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퍼레이드에는 경찰기마대와 제주여상 관악부, 일도2동 풍물팀, 지역주민들이 대거 참여했다. 오전 11시에는 신산공원 축제장에서 개회식과 함께, 축하공연, 고마로 골든벨, 문화프로그램 발표회, 청소년 록페스티벌 등이 이어졌다. 또 마제품 전시회와 판매코너, 나눔장터, 벼룩시장, 시식코너, 먹거리 고마장터 등도 운영됐다. 앞서 19일 오후 3시에는 일도2동주민센터 앞에서 말 조형물 제막식이 열렸으며, 오후 5시부터 신산공원에서 지역 내 초등학생들이 준비한 작은 음악회가 펼쳐졌다. 고마로는 조선시대 때 백성들로부터 징벌한 말을 가두어 키우던 고마장(古馬場)이 있었던 곳이다. 제주 영주10경(瀛州十景)에 고수목마(古藪牧馬)로 알려져 있다. 사라봉 오거리에서 연삼로 제주은행 사거리까지의 도로 구간이 옛 고마로에 해당한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18-10-20 20:16:0910월, 문화의 달을 맞이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만나는 걷기여행길을 한번 둘러보자. 우리가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오늘날 그 속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도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한국관광공사는 10월에 걷기 좋은 걷기여행길 10곳을 선정했다. ■수원팔색길 화성성곽길 (경기도 수원시) 화성(華城)은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1997년에 등재되었다. 우리나라 성곽건축사상 가장 독보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이 길은 자랑스런 수원화성(華城)을 돌아보며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알 수 있는 역사ㆍ사적길이다. 화성(華城)은 당대의 철학, 과학, 문화가 총 집결되었기에 '18세기 실학의 결정체'라 불린다. 유려한 성곽의 아름다움과 '거중기' 같은 기계를 활용한 과학성은 한국 성곽의 백미로 꼽힌다. 화성은 성곽 둘레 5.7㎞, 성곽 안쪽은 1287만㎡으로 서울성곽과 비교하면 절반쯤 되는 아담한 규모다. 동쪽지형은 평지를 이루고 서쪽은 143m 높이의 팔달산에 걸쳐 있는 전형적인 평산성(平山城)이다. 다른 성곽과 달리 군사 기능 외에도 상업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성곽 대부분이 복원되면서 끊김 없이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40여 개의 망루와 누각이 포진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는 길이다. ■도심고궁나들길 (서울시 종로구)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1995년에 등재된 종묘와 1997년 등재된 창덕궁을 아울러 만나는 길이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에서 시작해 조선궁궐의 원형이 잘 보존된 창덕궁과 후원을 거쳐 창경궁을 거닌 후, 역대 왕과 왕비들의 신위를 모신 종묘에서 걷기를 마무리한다. 걷는 거리는 10㎞가 채 안되지만 아름다운 전각과 연못들을 감상하다보면 걷는 시간은 생각 이상으로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조선왕조의 왕과 왕비가 살아생전 지내던 궁궐과 사후 신위를 모시는 종묘까지, 이 길은 조선왕조 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길이다. ■토성산성어울길 2코스 남한산성길 (경기도 광주시) 토성산성어울길 2코스 남한산성길은 송파구 마천역에서 출발해 남한산성을 한 바퀴 도는 제법 길고 힘든 코스다. 우리 역사에서 남한산성만큼 치욕스러운 상처를 간직한 곳도 드물다. 1637년 병자호란의 굴욕을 겪었고, 조선 후기에는 천주교인 박해 사건이 있었으며, 군사정권 시절엔 육군교도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남한산성은 원형 그대로 복원되어 서울 근교의 대표명소로 자리잡았고, 2014년 6월에는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그 가치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서오릉나들길 (경기도 고양시) 서오릉은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2009년 등재된 조선왕릉 중 하나이다. 서오릉 나들길은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볍게 나들이 떠나기 좋은 곳이다. 서쪽의 다섯 왕릉이 모인 서오릉은 사극의 단골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왕과 왕비의 능이 모여있어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오는 장소이다.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왕릉과 소나무 숲길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과 계비 인현왕후, 두 번째 계비 인원왕후의 능인 명릉은 매표소 반대방향에 있으니 놓치지 말자. ■사비길 (충청남도 부여군)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2015년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와 부여, 익산에 분포되어 있는 8개의 고고학 유적지를 말한다. 특히 부여에는 부여 사비성과 관련된 관북리 유적 및 부소산성, 정림사지, 능산리 고분군, 부여 나성 등 가장 많은 유적지가 분포하고 있다. 이 유적지를 사비길에서 모두 만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껍데기는 가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말하는가"라고 외친 시인 신동엽의 생가와 백제의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부여박물관도 있어 가족과 함께 선인들의 정취를 느끼며 걷기에도 좋은 길이다. ■고창예향천리마실길 7코스 고인돌길 (전라북도 고창군)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2000년에 등재된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 유적은 기원전 10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장례 및 제례를 위한 거석문화 유산이다. 고창 고인돌은 규모가 크고 다양한 형태로, 죽림리 매산마을의 한가운데에 있다. 덮개돌의 모양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442기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언덕 남쪽자락 15~50m 높이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고창예향천리마실길 7코스, 고인돌길의 종착지에서 만나게 된다. 이 길은 성을 한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바퀴 돌면 극락승천 한다는 고창읍성에서 시작해 판소리를 집대성한 동리 신재효 선생 생가를 거쳐 고인돌유적에 이르게 된다. ■석굴암~불국사길 (경상북도 경주시) 석굴암과 불국사는 신라인들의 창조적 예술 감각과 뛰어난 기술로 조영한 불교 건축과 조각으로, 경주 토함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한국 고대 불교예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걸작이다. 토함산은 신라 사람들이 동악이라고 부르며 그 어떤 산보다도 신성시하던 서라벌의 진산이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시절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지었는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일 뿐만 아니라 1995년 12월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한 두 시간으로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며 몇 번이고 되새겨 보아야 할 곳이다. ■유교문화길 2코스 하회마을길 (경상북도 안동시) 한국의 역사마을 하회와 양동은 2010년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하회와 양동 두 마을은 한반도를 크게 발전시킨 조선왕조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다. 유교문화길 2코스 하회마을길에서는 굽이 흐르는 낙동강을 따라 산길, 들길을 지나 병산서원과 하회마을을 만난다. 하회마을은 1984년 1월 10일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되었다. 민속적 전통과 건축물을 잘 보존한 풍산유씨의 씨족마을이다. 유성룡 등 많은 고관들을 배출한 양반고을로, 임진왜란의 피해도 없어서 전래의 유습이 잘 보존되어 있다. 허씨 터전에, 안씨 문전에, 유씨 배판이라는 말대로 최초의 마을 형성은 허씨들이 이룩하여, 하회탈 제작자도 허도령이었다고 하며, 지금도 허씨들이 벌초를 한다고 한다. ■가야산소리길 (경상남도 합천군) 한국의 세계유산으로 1995년 등재된 해인사 장경판전은 15세기에 건립되었으며 대장경 목판 보관을 목적으로 지어진 세계에서 유일한 건축물이다. 천년고찰 해인사를 감싸안은 가야산은 가장 높은 봉우리가 해발 1,430m의 상왕봉이고 우두산, 설산 등으로도 불렸던 산이다. 가야산의 상왕봉과 두리봉 골짜기에서는 낙동강의 지류인 가야천이 발원하는데 이 냇물이 해인사 앞을 지나면서 붙은 이름이 홍류동계곡이다. 봄에는 진달래나 철쭉이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고 가을에는 단풍이 계류에 제 몸을 비춰 냇물이 붉은 빛을 띤다고 해서 홍류동(紅流洞)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홍류동계곡은 해인사를 찾는 길이기도 하다. 옛 사람들은 홍류동계곡을 넘나들며 해인사를 올랐겠지만 계곡 옆으로 찻길이 나면서 옛길의 일부는 찻길 아래로 묻히고 더러는 잊혔는데 가야산국립공원에서 이 옛길을 복원해서 걷는 길을 만들었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동무삼아 걷는 길, 가야산소리길이다. ■제주지오트레일 성산·오조트레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은 2007년에 한국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성산·오조 지질트레일 코스의 성산리는 제주의 동녘끝 성산반도에 자리한 마을로 영주십경 중 제1경, 더 없이 장엄한 일출 경관을 보여주는 성산일출봉을 품고 있는 마을이다. 성산 앞바다 일출봉 건너에서 떠오른 해가 햇살을 펴면 가장 먼저 와 닿는 마을 오조리는 성산일출봉에서 서쪽으로 900m 거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널따란 내수면과 어우러지며 담백한 동양화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이어진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 속에서 황근자생지로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전설을 품고 있는 오름 식산봉, 화산활동으로 뜨거웠던 튜물러스를 만날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6-09-25 15:31:10매년 이맘 때 쯤이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려는 일출 여행객들로 전국 유명 관광지가 붐빈다. 일출 명소로 유명한 강원도 정동진 바다 위로 새해 첫 해가 떠오르고 있다. 2014년 갑오년(甲午年)의 해가 저물어 간다. 다가오는 2015년 을미년(乙未年)을 맞아 지난해를 차분히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과 소망으로 한 해를 준비할 수 있는 새해 일출 여행은 어떨까. 제주 전역에 자리한 수많은 오름들 가운데 성산일출봉은 제주 동부를 대표하는 오름이자 제주를 상징하는 명소다. 성산일출봉은 예부터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 뜨는 광경이 아름다워 '영주십경(瀛州十景)'에서 제1경으로 꼽혔다. 제주도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은 국내 최고의 일출 명소 가운데 한 곳이다. 매년 1월 1일이 되면 일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 일출을 보기 위해 성산일출봉에 오르는 이들도 많지만 성산일출봉의 일출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광치기 해변이라고 알려져 있다. 광치기 해변은 성산일출봉과 성산읍을 잇는 모래사장 또는 모랫길을 말하는 사주라고 할 수 있다. 성산일출축제위원회가 주최하고 축제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성산일출제는 오는 30일 세계자연유산마을 체험 트레킹을 시작으로 초대가수 공연, 전통혼례 체험 등이 진행되며 둘째날인 31일에는 기마단과 관악대, 사물놀이 공연 등 프로그램이 자정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경북 포항 호미곶 경북 포항시 영일만에서 제일 동쪽으로 돌출한 땅끝인 호미곶은 일출과 등대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일출은 인근의 울산 간절곶과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고 해서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호미곶은 16세기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 학자인 남사고(1509~1571)가 '산수비경'에서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백두산은 호랑이 코,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하면서 천하의 명당이라 밝힌 바 있다. 고산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만들면서 국토 최동단을 측정하기 위해 영일만 호미곶을 일곱 번이나 답사, 측정한 뒤 우리나라에서 가장 동쪽임을 확인하고 호랑이 꼬리 부분이라고 기록했다. 호미곶 인근에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불을 밝힌 장기곶 등대와 등대박물관, 구룡포항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또 영일만의 해안도로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우리 국토의 동쪽 끝인 독도. 독도에서 일출을 맞으면 의미가 남다르겠지만 독도를 찾아가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래서 독도에서 맞이하지 못한 일출의 아쉬움을 달랠 만한 인근 일출 명소로 울릉도를 꼽을 수 있다. 울릉도의 일출 명소로는 섬 동쪽에 있는 내수전 일출전망대와 저동항, 망향봉에 있는 독도전망대 등이 유명하다. 내수전 일출전망대에선 수평선을 붉게 물들이는 장엄한 일출과 함께 저동항과 행남등대, 죽도와 섬목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말머리를 닮아 이른바 '말바위'라고 불리는 북저바위와 어우러진 내수전 일출은 울릉도의 여유로움을 고스란히 담아내 더욱 아름답다. 아침 햇살을 받아 붉게 빛나는 성인봉의 웅장한 자태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에서 맞는 새해 해돋이는 감회가 더욱 새롭다. 백령도 해돋이는 황해도 장연군 너머로 해가 솟는다. 대한민국에서 북한 땅 너머 해가 뜨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백령도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장소는 용기원산, 용기포 등 섬 동쪽 구역이다. 용기원산에 오르면 백령도 전체의 윤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용기원산은 해돋이뿐 아니라 백령도의 정경과 북녘 땅, 해넘이를 감상하기 좋은 장소다. 서해 최북단인 백령도에서 새해 해돋이를 보려면 매서운 바람과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뎌내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바다와 육지에 붉은 기운을 드리우며 해가 솟는 장면은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고의 시간 끝에 맞는 해돋이는 더욱 깊은 감동으로 다가선다.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에서 새해 해돋이의 감동을 느껴보기 위해선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방어회와 갈치조림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뒤 오후 배를 타고 마라도로 들어가면 된다. 모슬포항에서 마라도까지는 11㎞ 거리이며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423호로 지정돼 있다. 마라도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는 대한민국 최남단비와 마라도 등대공원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돋이를 본 뒤에는 마라도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된다. 마라도는 해안선 길이가 4.2㎞,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 1.3㎞, 면적이 0.3㎢에 불과하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남짓이면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충분하다. 전남 신안군 가거도에는 1구 대리, 2구 항리, 3구 대풍리 등 세 마을이 있다. 일출을 보려면 1구 대리마을에 민박을 구하는 것을 추천한다. 쾌속선이 입항하는 대리에는 흑산면 가거도 출장소, 보건소, 우체국, 파출소, 가거도초등학교, 흑산중학교, 가거도분교 등이 모여 있고, 민박과 식당을 겸한 집도 몇 군데 있다. 가거도의 해돋이 포인트는 마을 앞 방파제와 등산로를 따라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해뜰목을 들 수 있다. 해뜰목 가는 길은 가거도의 4개 등산 코스 가운데 하나인 1코스의 일부다. 대리마을에서 동개해수욕장, 김부연하늘공원, 땅재전망대를 지나 해뜰목에서 일출을 보고 능선조망대, 샛개재를 거쳐 내려오는 원점으로 돌아오는 산행이 가능하다. 샛개재에서는 가거도항과 대리마을 전체를 살펴볼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레저전문기자
2014-12-25 16: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