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신진아 기자】 배우 류승룡과 양세종, 임수정이 21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4’에 참석했다. ‘파인 촌뜨기들’은 윤태호 원작만화 ‘파인’이 원작인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강윤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강윤성 감독과 류승룡은 각각 ‘카지노’와 ‘무빙’에 이어 디즈니와 다시 인연을 맺게 됐다. 류승룡은 “‘카지노’가 너무 재밌어서 감독님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기회가 되면 같이 작품하고 싶다고 했는데 바로 연락이 온게 ‘파인’이었다”고 돌이켰다. 그는 “그래서 제가 아임파인(I'm Fine)이라고 답했다.(웃음) 어제 만난 디즈니의 한 고위 관계자가 이야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무빙’ ‘카지노’ ‘파인’ 모두 이야기가 풍성하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카지노’이후 류승룡 배우와의 만남이 이뤄졌는데 당시 ‘무빙’이 아주 잘 돼 있던 상황이었다"며 "차기작을 다시 디즈니에서 하게 돼 마치 운명과 같았다”고 거들었다. 그는 또 “전작 ‘카지노’를 할 때 디즈니에서 창작의 자유를 많이 줬다"고 창작 환경에 대한 만족감도 표했다. 앞서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 드라마화 돼 큰 인기를 끌었다. 강 감독은 “원작의 영상화에는 늘 부담이 있다”며 “(‘파인’을 작업하는데 있어) 원작의 장점과 스토리의 힘을 최대한 가져오고, 원작에 없는 사이 사이 빈틈을 메꾸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카지노’ 차기작이라 부담감이 있다. 데뷔작인 영화 ‘범죄도시’도 아주 잘됐었는데, 다음 작품은 잘 안돼 현타를 크게 느낀 적이 있다. 이후 모든 작품을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됐고 그렇게 작업하고 있다”고 남다른 심경을 전했다. 같은 상황인 류승룡 역시 “작품마다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하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카지노’는 다양한 캐릭터의 향연을 펼쳤다. ‘파인’ 역시 마찬가지. 강 감독은 “각 인물을 만드는 배우들이 캐릭터를 해석하고, 그걸 잘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며 "연출자로서 각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순간부터 그 생동감을 다 담아내고자 애쓴다”고 말했다. ‘파인’은 신안 앞바다에 묻힌 보물선을 둘러싸고 탐욕에 눈 먼 촌뜨기들의 성실한 고군분투기를 그린 범죄 드라마. 임수정은 돈 있는 남자의 첩이자 이지에 밝은 욕망 가득한 여성을 연기했다. 그는 “제가 이전에 한 인물과 많이 다른 캐릭터”라며 “야망과 야욕이 크고,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행동한다. 단순하지 않은 인물로, 저로선 도전이고 즐거움이었다. 욕망에 솔직한 여성이라 카타르시스도 느꼈다”고 즐거워했다. 강 감독은 이날 이야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가 신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이 이야기는 1970년대 한국사회를 무대로 하는데, 당시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하며 먹고 살기위해 애썼다"며 "그런 면에서 전 세계 시청자의 공감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1-21 16:21:01[파이낸셜뉴스] 17년간 답보상태에 빠진 서울 경전철 위례신사선의 운명이 4일 결정될 전망이다. 민간사업자 공모가 또 유찰될 경우 재정투자사업 전환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늦은 오후 위례신사선 민간사업자의 참여 여부 등 2차 재공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위례신사선 경전철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시 일대에 조성한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구 신사역을 잇는 14.7㎞ 길이 경전철이다. 2008년부터 추진해왔지만 사업자 선정에 난항을 겪으며 일정이 지연된 상태다. 당초 삼성물산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사업성을 이유로 2016년에 손을 뗐고, 2020년 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이어갔지만 공사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업자 계약 해지 사태를 맞았다. 이에 시는 지난 8월 1차 재공고를 냈지만 참여 사업자가 없어 유찰됐고, 2차 재공고까지 내게 됐다. 1차 재공고 때에는 사업비를 최초 공고(1조4847억원) 대비 약 19% 올린 1조7602억원으로 증액했고 이번에는 1조 8380억 원으로 4.4%를 더 올렸다. 최초 공고와 비교하면 총 3533억원을 인상하면서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한 것이다. 대표자 출자 지분율도 14.5%에서 10%로 낮추고 시공능력 평가액도 조정해 참여 가능한 사업자 범위를 확대했다. 이날까지 1단계 사전 적격심사 서류를 제출한 사업자가 있을 경우 시는 내년 1월 2일 2단계 사업 제안서를 받고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수입성 확보가 쉽지 않아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급등해 책정된 예산보다 실제 사업비가 더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금리가 높기 때문에 공사비뿐만 아니라 인건비, 노무비, 기타 사업비 등이 모두 올라서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2차 재공고에서도 유찰되면 곧바로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될 경우 국비 40%를 지원받게 된다. 하지만 내년 상반기 '제3차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을 추진한 후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또다시 지난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늑장 교통망' 확충으로 이미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들은 2013년 입주를 시작하며 가구당 700만원씩 총 3100억원의 광역교통시설 부담금을 낸 바 있다. 서울로 출퇴근 중인 한 30대 주민은 "위례에 지하철이 미비해 광역버스로 대중교통 수요가 몰리는데, 출퇴근 시간에는 광역버스를 기다리고도 못타는 상황이 생긴다"며 "내년 9월에 개통된다는 위례선 트램(노면 전차)보다도 위례 중심부에 들어설 위례신사선 개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4-11-04 11:46:10[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운명의 11월'을 맞았다.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형사 재판 4건 중 2건의 1심 결론이 내려지는데, 재판 결과에 따라 대권 운명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재판의 생중계 여부는 별도의 관심사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달 이 대표의 1심 선고 2건이 예정돼 있다. 오는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5일 같은 법원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를 진행한다. 4건 중 2건 결론…유죄 시 대선 영향 불가피현재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위증교사 혐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등 4개의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결론이 나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이 대표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방송사 인터뷰와 국정감사 등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 실무자로 알려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시절 알지 못했다"고 허위 사실을 말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상향 조정했다고 거짓말을 한 혐의도 있다. 위증교사 사건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가짜 진술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앞서 이 대표는 2004년 12월 검사 사칭 사건으로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방송 토론회에서 이 사건을 두고 "누명을 썼다"고 해명했고, 검찰은 이를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이뤄진 재판에서 김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것이 골자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징역 2년을,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한 상태다. 공직선거법 사건은 벌금 100만원 이상, 위증교사 의혹 등 일반 형사사건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이렇게 되면 의원직을 잃는 것은 물론, 대선에 출마할 수도 없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 대표나 검찰 측에서 항소나 상고를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여, 1심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게 법조계 중론이다. 통상 하급심 판결을 대법원이 뒤집는 경우가 많지 않은 데다, 1심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사실상 이달 선고가 이 대표의 정치 생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생중계 여부' 두고 정쟁 지속이 대표 선고를 두고 생중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여당은 이 대표의 1심 선고 공판을 생중계해달라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1심 선고를 생중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당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선고는 당선무효형이나, 434억원의 대선 비용을 국가가 보전받을 것인지 등이 걸려 있어서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며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아도 재판장의 판단에 따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생중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지난 2017년 피고인이 생중계에 동의할 경우 선고 공판을 생중계하되,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재판부 뜻에 따라 생중계할 수 있도록 내부 규칙을 개정한 바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2018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공판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등에 대한 1심 선고를 실시간 중계했다. 2020년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상고심 선고도 생중계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11-03 10:28:049년 전, 나는 40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 회복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내가 살던 버지니아비치의 한 중독치료센터에서 하는 알코올 중독자 재활협회 모임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그룹은 모임 후 종종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거기서 샘을 알게 되었다. 그는 해군에서 기상장교로서 24년간 복무한 뒤 이제 막 퇴직한 상태였다. 그 또한 오랜 결혼 생활을 끝내고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다. 나는 샘이 모임에서 그의 경험을 공유하는 솔직한 모습에 감동 받았다. 그는 중독 치료 중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열정적인 사람임에 틀림없었다.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되었지만 처음 2년 동안은 진지하게 만난 건 아니었다. 우리 둘 다 결혼 생활 중의 상처로 인해 그 고통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관계를 천천히 진전시켰다. 우리는 같이 교회를 다녔고, 우리 관계에서 하나님이 최우선임에도, 여전히 둘 다 굉장히 조심스럽고 확신이 없었다. 나는 하나님께 샘과 내가 서로에게 운명적인 사람인지 알려 달라고 기도드렸다. 샘과 1년 반을 만났을 때, 막내딸이 텍사스로 이사와 그녀와 손녀들과 가까운 데서 살자고 말했다. "당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대로 해. 내가 당신 발목을 잡게 하지 말고." 샘이 내게 말했다. 그의 대답에 놀랐고, 그것은 상처 그 이상이었다. 여전히 이사하는 게 맞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아파트 목록을 만들어 텍사스로 향했다. 샘과 나는 서로 몹시 그리워하며 매일 밤 통화했다. 그는 사실 내가 떠나길 바라지 않았지만, 내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해야 한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내가 이사한 지 두 달 만에 샘이 비행기로 텍사스까지 날아와 청혼을 했다. 그는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부대에서 계약직 기상 업무를 하고 있었는데, 그 일을 그만두고 텍사스에서 나와 함께 살 계획을 세웠다. 우리는 우리가 만난 버지니아비치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우리의 결혼을 축하해 줄 중독치료센터의 모든 친구를 초대했다. 며칠 후, 샘은 나를 자신이 복무했던 해군부대로 데려갔다. 강 건너 조선소를 차로 지나 교차로를 지날 때였다. 인접한 두 표지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쪽 표지판에는 나의 결혼 전 성인 윌리엄스 애비뉴가 적혀 있었고, 다른쪽 표지판에는 샘의 성인 펜녹이 쓰여 있었다. 분명 우리는 서로에게 운명적인 사람들이었다. ■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You’re My DestinyNine years ago, I was at the end of my 40-year marriage and the beginning of my recovery journey. I started attending AA meetings at a recovery center where I lived in Virginia Beach. A group of us would go out for coffee afterward, and that's how I got to know Sam P. After 24 years of service in the Navy as a meteorologist, he had just retired. He too was going through a divorce after a long marriage. I was moved by the honest way Sam shared in meetings. It was clear he was passionate about helping others in their sobriety. We became good friends but didn't start dating for two years. We had both been hurt in our marriages and didn't want to ever go through that pain again. We took things slow. We went to church together and put God first in our relationship―yet we both still felt very guarded and unsure. I asked God to show me if Sam and I were meant to be together. A year and half into my relationship with Sam, my youngest daughter asked me to move to Texas to be closer to her and my granddaughters. "You've got to do what you think is right for you," Sam told me. "Don't let me hold you back." I was surprised―and more than a little hurt―by his response. Although I still wasn't sure about the move, I listed my condo and headed to Texas. Sam and I missed each other so much that we were on the phone every night. He admitted that he hadn't wanted me to leave but felt very strongly that I should do what God wanted me to do. Only two months after my move, Sam flew down to Texas and proposed. Although he'd been working as a contract meteorologist at the naval station in Norfolk, Virginia, he left that job and made plans to join me in Texas. We held the wedding ceremony in Virginia Beach, the place where we'd met, so we could invite all our friends from the recovery center to celebrate with us. A few days later, Sam took me to visit the Navy base where he used to work. As we were driving by the shipyard across the river, we came to an intersection with adjoining street signs that made us gasp. One sign read Williams Avenue―my former last name―and the other street was Pennock, Sam's last name. Clearly, we were meant to be together.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4-10-29 18:07:29고려아연이 운명의 한 주를 맞는다. 2차 가처분 판결 등 굵직한 사안들이 줄줄이 대기해 경영권 분쟁 판세뿐 아니라 주가도 요동칠 수 있어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풍·MBK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결정이 이르면 21일 나올 예정이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고려아연 최 회장측 자사주 공개매수는 중단된다. 최씨일가 측은 우호지분을 포함해 34.05%로 앞서 공개매수를 마무리한 영풍·MBK 측 38.47%와 4%p 이상 격차가 유지돼 추가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해진다. 또한 재판부의 인용 판결은 중립모드의 현대차그룹(5.05%), LG화학(1.9%) 등 최씨일가 측 우호지분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는 한화H2에너지 USA(4.8%), 한화임팩트(1.8%), 한화(1.2%) 등을 통해 약 7.8%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한화그룹과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 그룹(1.5%), 한국투자증권(0.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0.8%), 조선내화(0.2%)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가처분 신청 인용 시 고려아연 등 관련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될 수도 있다. 반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최씨일가 측이 추진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예정대로 23일(매매기준 21일)까지 순항하게 된다. 이 경우 자사주 공개매수 최대지분 20%(414만657주) 중 소각예정인 자사주는 17.5%, 베인캐피탈은 2.5%를 자체 보유하게 돼 최씨일가 측 지분은 총 36.55%로 늘어나게 된다. 영풍·MBK 측(38.47%)과 1.92%p 차에 불과하다. 기존 상대측 우군으로 분류되는 기관투자자를 끌어들인다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다.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에 얼마나 응할지도 관건이다. 향후 자사주 소각지분에 따라 양측의 지분 상승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소각은 시기 등을 못 박지 않아 연내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내년 주주총회를 감안해 주주명부가 폐쇄되는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는 주당 89만원으로 3조6852억원 규모다. 매수 주관 증권사는 기존 미래에셋증권에 KB증권을 추가했다. KB증권은 온·오프라인 청약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매수 편의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영풍·MBK 측의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강행 여부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영풍·MBK 측은 임시 주총을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영풍·MBK 측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38.47%)으로는 이사 중도해임이 어렵다. 고려아연 정관상 이사를 중도해임시키기 위해선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내야 한다. 국민연금 등을 제외하고 양측 모두 참석할 경우 지분율은 총 72%로 이 중 48%의 지지가 있어야 중도해임이 가능하다. MBK파트너스로서는 10%를 추가로 확보해야 승산이 있는 셈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 중에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대부분이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 7.4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로 거론되지만 경영권 분쟁에 끼어드는 부담이 만만치 않아 사실상 기권으로 내다보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이 과거 경영권 분쟁에선 한진칼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가 없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책임투자 강화 차원에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0-20 18:24:09[파이낸셜뉴스] 고려아연이 운명의 한주를 맞는다. 2차 가처분 판결 등 굵직한 사안들이 줄줄이 대기해 경영권 분쟁 판세뿐 아니라 주가도 요동칠 수 있어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영풍·MBK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 판결이 이르면 21일 나올 예정이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고려아연 최 회장측 자사주 공개매수는 중단된다. 최씨일가측은 우호 지분을 포함해 34.05%로 앞서 공개매수를 마무리한 영풍·MBK측 38.47%와 4%p 이상 격차가 유지돼 추가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해진다. 또한, 재판부의 인용 판결은 중립모드의 현대차그룹(5.05%), LG화학(1.9%) 등 최씨일가측 우호지분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최 회장의 우호세력으로는 한화H2에너지 USA(4.8%), 한화임팩트(1.8%), 한화(1.2%) 등을 통해 약 7.8%의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한 한화그룹과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 그룹(1.5%), 한국투자증권(0.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0.8%), 조선내화(0.2%)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가처분 신청 인용시 고려아연 등 관련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될 수도 있다. 반면,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최씨일가측이 추진하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예정대로 23일(매매기준 21일)까지 순항하게 된다. 이 경우 자사주 공개매수 최대지분 20%(414만657주)중 소각예정인 자사주는 17.5%, 베인캐피탈은 2.5%를 자체 보유하게 돼 최씨일가측 지분은 총 36.55%로 늘어나게 된다. 영풍·MBK측(38.47%)와 불과 1.92%p에 불과하다. 기존에 상대측 우군으로 분류되는 기관투자자를 끌어들인다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진다.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에 얼마나 응할지도 관건이다. 향후 자사주 소각지분에 따라 양측의 지분 상승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소각은 시기 등을 못박지 않아 연내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내년 주주총회를 감안해 주주명부가 폐쇄되는 연말을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아연이 진행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는 주당 89만원으로 3조6852억원 규모다. 매수 주관 증권사는 기존 미래에셋증권에 KB증권을 추가했다. KB증권은 온오프라인 청약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매수 편의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영풍·MBK측이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강행할 지 여부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영풍·MBK측는 임시 주총을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영풍·MBK측이 확보한 고려아연 지분(38.47%)로는 이사의 중도 해임이 어렵다. 고려아연 정관상 이사를 중도 해임시키기 위해선 출석 주주의 3분의 2이상 찬성을 얻어내야한다. 국민연금 등을 제외하고 양측 모두 참석할 경우 지분율은 총 72%로 이중 48%의 지지가 있어야 중도해임이 가능하다. MBK파트너스로서는 10%를 추가로 확보해야 승산이 있는 셈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 중에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대부분이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고려아연 지분 7.49%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로 거론되지만 경영권 분쟁에 끼어드는 부담이 만만치 않아 사실상 기권을 내다보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이 과거 경영권 분쟁에선 한진칼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가 없는 것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책임투자강화 차원에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의결권 행사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0-18 07:54:01【베이징=이석우 특파원】아프리카 53개 국가 정상 및 관련 기구대표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인다. 오는 4∼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이다. 2일 신화통신·중국중앙TV(CCTV) 등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데 이어, 이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까지 아프리카 정상들이 연이어 베이징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미 적도기니·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지부티·남수단·에리트레아·나이지리아·코모로 대통령 등도 베이징에 당도했다. 시진핑 주석, 5일 기조연설에서 운명공동체 건설 강조 예정 올해 정상 회의에는 53개국 정상과 아프리카연합 대표 등이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올해 주제는 '현대화 추진과 높은 수준의 중·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해 온 '운명공동체'를 전면에 내세웠다. 시진핑 주석은 5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한편 이번 회의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개별 양자 회담을 갖는다. 지난 2000년 베이징에서 열린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발족한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은 중국과 수교를 맺은 아프리카 53개국과 아프리카연합이 참여하는 다자 협의체다. 포럼 사무국 등에 따르면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는 2006년 베이징에서 처음 열렸고, 2015년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2018년엔 베이징에서 각각 개최됐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남반구의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을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며 아프리카에 부쩍 공을 들여왔다. 특히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이 중국을 견제하는 가운데 아프리카를 중국의 새로운 시장이자 투자처로 여기면서 공을 들여왔다. 중국, 새로운 시장이자 국제사회의 동반자로서 아프리카 지역에 공들여 와 또,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견제 속에서 개도국 여론을 모아 유엔 같은 국제기구 등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과 목소리에 더 힘을 싣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52개국이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인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호주 그리피스아시아연구소와 중국 푸단대 녹색금융개발센터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아프리카 일대일로 투자는 2022년 대비 114% 증가한 217억달러(약 29조원)에 달했고 아프리카는 중동을 넘어 일대일로 최대 투자 지역이 됐다. 한편 중국을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은 중국을 향해 인프라 등에 대한 추가 투자를 요구할 전망이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9-02 15:02:28【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과 베트남이 경제 협력 등에서 한 단계 진전된 합의를 이뤄냈지만,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는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베트남 최고지도자인 또 럼 국가주석 겸 서기장의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국과 베트남은 20일 "'전면적인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의 강화와 '중국-베트남 운명 공동체 건설' 촉진을 위한 조치 등을 담은 두 나라의 공동 성명'에 합의했다. 이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두 나라는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이고, 모든 형태의 '대만 독립' 분리주의 활동을 결연히 반대하는 한편 홍콩, 신장, 티베트는 모두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세력도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도 공동성명에 포함시켰다. 또, 철도, 항만, 고속도로를 포함한 인프라 정비나 통관, 검역, 안정된 공급망 구축을 둘러싼 협력 강화에 대한 내용도 넣었다. 이와 함께 국경을 넘는 철도 연결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베트남 북부의 주요 항구 도시 하이퐁에서 중국 남부 지역을 잇는 표준화된 철도 건설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중국과 베트남은 2개 철도 노선으로 연결돼 있지만, 프랑스 식민지 때 건설된 베트남 철도 궤도 너비가 중국 철도와 달라 국경에서 다른 열차로 승객과 상품들이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다. 그러나 두 나라는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또 럼 서기장은 이와 관련, "중국 측과의 해양상의 입장 차이를 적절히 관리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함께 유지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의 영향력을 넓히며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 호주, 일본 등과 안전 보장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또 럼 서기장의 방중이 최고지도자가 된 뒤 첫 외국 방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럼 서기장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한 것은 양당과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있음과, 두 나라 관계의 높은 수준과 전략성을 충분히 나타낸 것"이라며 "중국은 항상 주변국 외교에서 베트남을 우선순위로 여겨왔다"라고 강조했다. 또 럼은 지난 7월 사망한 응우옌의 후임으로 서기장에 선출됐다. 베트남은 굳건하면서도 유연한 '대나무 외교'를 표방하면서 중국과 미국 사이의 균형 외교를 취하고 있다. 또 럼 서기장은 다음 달에는 국가주석 자격으로 유엔 연례 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을 예정이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지도자가 중국과 미국을 잇단 방문은 미·중이라는 두 초강대국과 관계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해서이다. 중국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과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일본이 국내 정치 상황으로 외교 문제에 여력이 없는 사이에 최근 미일 등에 접근중인 베트남을 경제협력 확대를 통해 떼어 놓으려고 시도해 왔다. 베트남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분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국경을 맞대고 있고, 경제적인 협력 규모가 커져가는 중국과의 관계를 소홀히 할 수 없어 대중 관계를 격상시키는 분위기이다. 두 나라의 경제협력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홍콩을 포함한 중국으로부터 베트남에 대한 직접투자(FDI)는 91억달러(약 12조 1466억원)로 2022년보다 거의 두 배로 커졌다. 무역 총액에서도 중국은 베트남의 제1 무역상대국이다. 베트남은 과도한 중국 의존을 피하면서 경제적 이익을 이끌어낸다는 대중 외교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또 럼 서기장은 지난 18일 특별기편으로 광둥성 광저우 공항에 도착,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8-20 15:16:57[파이낸셜뉴스] 이번 파리에서 대한민국 수영의 첫 메달은 1레인에서 나왔다. 바로, 김우민에 의해서다. 그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7위로 가까스로 본선에 올라간 김우민은 1레인에서 독일의 마르텐스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면서 3위로 동메달을 따낸바 있다. 그것도 마지막 10m 지점까지는 2위로 지났을만큼 엄청난 역영이었따. 김우민(22·강원도청)은 남자 계영 800m 예선을 마친 뒤 "또 1레인에서 결승을 치른다.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자 계영 800m 대표팀은 3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계영 800m 예선에서 이호준(제주시청), 이유연(고양시청), 김영현(안양시청), 김우민 순으로 역영해 7분07초96으로 16개 참가국 중 7위에 올랐다. 김우민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1조 6위로 출발한 마지막 영자 김우민은 구간 기록(200m) 1분45초59를 기록하며 한국을 조 4위로 올려놨다. 자유형 400m 예선에서 김우민은 3분45초52로 7위에 자리해 힘겹게 8위까지 얻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예선 성적에 따라 결승에서 1레인에 배정된 김우민은 예선 기록보다 3초02 빠르게 헤엄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분42초50에 터치패드를 찍고 3위에 올라, 박태환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올림픽 수영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됐다. 한국 수영 경영이 단체전에서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우민은 "한국을 대표해서 단체전 첫 결승 진출이라는 꿈을 달성해 정말 기쁘다"며 "힘들게 결승에 올라왔지만, 결승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결승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단거리에 익숙한 황선우(강원도청)가 합류해 김우민의 짐을 나눠 든다. 황선우는 계영을 위해서 100m도 포기했다.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7-31 01:24:54지난 6월 28일 필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평화공존 5항원칙 발표 70주년 대회에 다녀왔다. 대회의 대주제는 '평화공존 5항원칙에서 인류운명공동체까지'였다. 5항원칙이란 영토 보전과 주권의 상호 존중, 상호 불가침, 상호 내정불간섭, 호혜평등, 평화적 공존을 말한다. 평화공존 5항원칙의 역사적 의의를 강조하는 가운데 핵심은 인류운명공동체의 부각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40여분간 연설하였는데 중국 외교의 기조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다. 외교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중국 외교의 적극성에 주목하게 된다. 평화공존 5항원칙은 70년 전 당시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로서 미소 양 진영의 압박 속에 자기 결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적 제안이었다. 70년이 지난 지금의 중국은 상승한 국력을 바탕으로 자기 국익을 확보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기 영향력을 관철하고자 한다. 평화공존을 주장할 당시보다 현재 중국 외교는 더 강하고 공세적이다. 중국은 외교적 자신감을 보이고, 미래비전을 제시하려 한다. 중국 역사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고 중국적 가치에 자부심이 강한 시 주석의 성향도 중국 외교의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경제와 자유민주 같은 서방의 가치영역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운명공동체를 내세우고 있다. 인류 미래의 큰 그림을 통해 국제사회에 자국의 외교신념을 적극 제시하고 있다. 한편 인류운명공동체의 이론적 완성도를 높이고 외교적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인류운명공동체의 '운명'을 영어로 표기할 때 초기엔 common destiny를 썼으나 이후엔 shared future로 바꾸었다. 국제사회의 '운명' 용어에 대한 거부감과 배경 의도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베트남과의 관계를 '운명 공동체' 대신 '미래 공동체'로 재정립한 것처럼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단, 중국이 넘어야 할 도전들도 적지 않다. 중국적 특색에 세계적 특색을 더해야만 좀 더 보편성을 띨 것이다. 세계 경제 초대국으로서 꼭 호혜평등적으로만 이익을 나누려 한다면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의 지지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이다. 인류운명공동체는 현재 주로 경제사회 등 연성 협력을 많이 강조하고 있는데 안보군사적 경성 영역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더 관건이다. 시 주석의 연설 중에 국제분쟁 발생 시 중국지혜와 중국방안 같은 중국적 특색이 유용할 것이라는 발언 대목은 매우 의미심장했다. 중국의 힘이 커질 때마다 세계 평화에 대한 희망도 커진다고 했다. 사우디·이란 수교에 실제 중재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한반도, 이란,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문제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게 된다. 최근 한중관계에 부분적 변화 조짐이 있어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5월 한국에서 열렸던 한중일 3국정상회의는 한국 외교의 중국에 대한 전술적 변화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포함한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적 사고를 품게 했다. 그러나 약간 속도를 내려던 한중관계가 북러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 체결로 인해 멈추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게 된다. 한국 국내여론 압박으로 인해 오는 7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나토, 또 동 기간 중에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의 결과들이 영향을 받을 경우 당구의 스리쿠션처럼 한중관계에 역풍을 줄 수 있다.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이 강화되고 북러 군사협력이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중국의 입장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전엔 한국과 중국이 북방삼각, 남방삼각 소삼자 그루핑에 적극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역내 3대 3 대결구도는 자제되었다. 그런데 북러 조약 체결로 한국 국내에서는 한반도 안보지형이 바뀌었고 중국을 북방삼각으로 보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의 평화공존 5항원칙을 계승한 인류운명공동체가 한반도와 한중관계에 어떤 '운명적' 영향을 미칠지, 한국식 '대나무 외교'가 작동할지 희망 반 걱정 반이다. 황재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
2024-07-03 18:3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