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내년부터 스토킹처벌법의 최대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된다. 법원의 선고 전에도 스토킹범에게 전자발찌를 채워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이런 내용의 '스토킹 처벌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거쳐 내년에 시행될 전망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19일 과천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신당역 스토킹 사건'으로 발생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애도를 전하며, 제정에 가까운 개정안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토킹 처벌법이 지난해 10월 21일 시행된지 약 1년 만이다. 그동안 '노원구 세 모녀 살해 사건', '신당역 스토킹 살인'과 같이 스토킹 피해자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살인 등 강력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스토킹 처벌법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법무부는 스토킹행위자 처벌 강화 및 재발 방지, 피해자 보호 강화, 경찰의 현장대응력 강화 방안 등을 통해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그간 스토킹처벌법의 최대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반의사불벌죄가 폐지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을 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 특성상, 가해자가 합의를 빌미로 2차 스토킹범죄 또는 보복범죄를 저지르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가해자에 대한 잠정조치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조항도 신설된다. 현행법상 가해자에게 접근금지를 명할 수 있으나, 가해자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 그간 피해사례가 속출했다. 시행령이 시행되면 법원의 선고 전에도 스토킹범에게 전자발찌를 채워 가해자의 접근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된다. 한 장관은 "법원이 잠정조치로 가해자에게 위치추적을 결정하면 위치추적 관제센터를 통해 경찰이 위치 정보를 받아 현장에 즉시 출동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또 '온라인스토킹' 처벌 규정을 신설해 제3자나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피해자를 스토킹하는 경우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SNS에서 피해자의 형제를 사칭해 주변 지인들에게 연락처, 사진을 요청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스토킹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했다. 잠정조치 불이행죄의 법정형을 2년에서 3년으로 높이고 긴급응급조치 위반 시 형벌을 신설하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한 임시적인 조치를 어길 경우 가해자의 처벌도 강화했다. 한 장관은 "법정형 상한이 2년인 경우 긴급체포가 불가능하지만 3년인 경우 긴급체포가 가능해진다"며 "경찰의 판단으로 긴급체포 등의 신속한 현장 조치를 통해 추가 범죄를 막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를 도입한다. 피해자가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법원에 보호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은 현행 '아동학대처벌법', '가정폭력처벌법'의 경우 이미 시행 중이다. 한 장관은 "이번 개정안은 12월 중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연내에 통과가 될 수 있도록 국회에 성실하게 설명할 계획"이라며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2-10-19 18:11:30[파이낸셜뉴스]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2)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6월7일 오후 11시20분께 피해자(사망 당시 20세) B씨의 주거지인 경기 하남 소재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B씨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자 집 근처로 찾아가 B씨를 불러낸 뒤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무기징역과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는 공판 과정에서 심신장애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심신장애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감정 결과 A씨는 조현병을 진단받은 전력이 있으나 범행쯤 증상이 호전돼 행동 통제가 어려운 상태가 아닌 '심신건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작 19일간 교제한 피해자가 결별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여러 개 흉기를 준비해 범행을 계획하고 수십차례 공격해 살해했다"며 "범행 동기와 수법이 매우 끔찍하고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앞에서 참혹한 범행을 망설임 없이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현장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죄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과 정신병 및 지적장애를 주장하고 피해자가 자신의 외모와 관련해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등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유족에게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이런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평생 격리해 수감생활을 하면서 참회할 수 있도록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22 07:46:42[파이낸셜뉴스] 평소 자신과 다툼이 있던 유튜버를 대낮 법원 앞에서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50대 유튜버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무기징역 선고가 끝나자 “감사합니다”라며 손뼉을 쳤고 “내 동생을 살려내라”는 유족 측에 욕설을 하면서 퇴정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20일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홍모 씨(56)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 대한 사죄나 죄책감은 찾아보기 힘들고, 피고인은 살인의 목적성과 계획성을 부인해 범행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폭력범죄 전력을 보면 살인범죄를 또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 동선을 파악하고 흉기 구입, 렌터카 계약 등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 인정된다”며 “보복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보인다”고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피고인 주장에 대해 “흉기로 2차례 관통상을 입히고 바닥에 쓰러져 완전히 제압당한 피해자를 8초간 칼을 휘둘러 12차례 깊은 상처를 낸 것 등을 고려할 때 사망 가능성이나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예견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과 피고인의 여자친구를 모욕한 것이 범행 동기이기는 하나 이런 보복범죄는 개인의 법익 침해뿐 아니라 수사·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 국가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죄질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피고인 홍씨는 선고가 끝나자 “감사합니다”며 손뼉을 쳤고, “내 동생을 살려내라”는 유족 측에 욕설하며 퇴정했다. 앞서 홍씨는 지난 5월9일 오전 9시52분께 부산 연제구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생방송 중이던 다른 유튜버를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홍씨와 피해자는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어 방송하면서 지난해부터 서로 비방해 200건에 달하는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등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건 당일에도 홍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상해 혐의로 고소한 재판에 참석해 진술을 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21 06:54:52[파이낸셜뉴스]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원종이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20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했다. 최씨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인근에서 모친의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고, 백화점으로 들어가 9명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지만, 1·2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최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감경 사유로 보진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심신미약자에 대한 필요적 감경규정이 임의적 감경규정으로 개정된 취지는 법관의 재량과 사건의 경중 등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임의적 감경의 경우 감경사유 존재가 인정되더라도 법률상 감경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인은 사람의 생명이라는 대체 불가능하고 존귀한 가치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인간의 생명이 침해된 후에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살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다만 "사람의 생명 자체를 영원히 박탈하는 사형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면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완전히 격리하고, 자유가 박탈된 수감생활을 통해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고자 사형 이외의 형벌로서 가장 무거운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최씨와 검찰이 불복했지만, 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11-20 17:23:06[파이낸셜뉴스] 다수의 성범죄 전과로 오랜 기간 복역한 40대 남성이 출소 5개월만에 또 성폭행을 저질러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4-1부(박혜선·오영상·임종효 부장판사)는 13일 성폭력처벌법상 주거침입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45)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 부착 명령도 유지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1월 1일 오후 1시 50분께 서울 송파구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집까지 쫓아가 도어락을 부수고 침입한 뒤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지난 2016년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만기 복역한 후 출소한 지 불과 5개월만의 일이었다.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지만 그대로 범행했다. 김 씨는 20대였던 2006년에도 같은 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는 등 다수의 성범죄 전과가 있었다. 김 씨는 선고에 앞서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해보고 싶다"며 선고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사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의 형이 합리적 재량 범위를 넘어서 지나치게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1-14 05:34:40[파이낸셜뉴스]삼성전자 기밀 자료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승호 전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한대균 부장판사)는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인 안 전 부사장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보석 조건으로 안 전 부사장에게 보석보증금 3000만원을 납부할 것을 제시했다. 또한 주거를 제한하고 사건관계인에게 위해나 접근을 금지했다. 아울러 위치추적전자장치를 부착하고 공판출석 의무를 부여하고, 출국이나 3일 이상 여행을 할 때는 미리 법원에 신고 후 허가를 받도록 명했다. 안 전 부사장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IP센터장에 재임하며 삼성전자의 특허 업무를 이끈 인물이다. 퇴직 후 그는 2019년 8월 특허관리전문업체(NPE) 시너지IP를 세우고 2021년 11월 관련 업체와 함께 삼성전자에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다. 검찰은 이 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안 전 부사장이 삼성전자 직원 이모씨로부터 영업비밀인 내부 보고서를 건네받는 등 영업비밀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 전 부사장 측은 삼성전자 직원에게 내부 보고서를 건네받은 점을 인정하면서도 보고서 내용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부사장은 지난 5월 구속됐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남천규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안 전 부사장 측은 최근 "구치소 안에서 재판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취지로 보석을 요청했다. 수사 과정에서 주요 증거가 이미 확보됐고, 도주나 증거 인멸 염려가 적은 만큼 구속 사유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4-11-13 11:08:50[파이낸셜뉴스] 남들에게 보이기 부끄럽다는 이유로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를 훼손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6일 경기 평택경찰서는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께 평택 포승읍에서 자신이 차고 있던 전자발찌를 가위로 훼손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A씨는 지난달 평소 알고 지낸 남성의 의사에 반해 연락을 취하는 등 스토킹한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그는 법원 판결 전 잠정 조치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아 연말까지 전자발찌를 부착해야 하는 상태였으나 이를 훼손한 것이다. 올해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스토킹 가해자가 접근금지 명령을 지키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해 피해자에게 보복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인 '위치추적 잠정조치'가 포함됐다. A씨가 부착한 전자발찌 밴드 부분에 훼손을 가하자 법무부에 자동으로 통보됐고, 법무부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자발찌가 불편하고, 남들에게 보이기 부끄러워서 (전자발찌를) 훼손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추가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06 13:28:33[파이낸셜뉴스] 강제추행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상습적으로 무단 외출하거나 술을 마신 40대 남성이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지현경 판사)은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폭행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강제추행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복역하고 지난해 12월 출소한 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다. A씨는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주거지 밖 외출 제한과 함께 강제추행 피해자에게 접근 금지,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음주 금지 등 준수사항을 지켜야 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외출 금지 시간에 7차례 집 밖으로 나가고 8차례 기준치 이상의 술을 마셨으며, 강제추행 피해자를 3차례 만나고 전화나 메시지로 연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는 출동한 부산보호관찰소 직원의 음주 측정 요구에 3차례나 거부하고 욕설하는가 하면 처음 보는 행인을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전자장치 부착 집행 후 누범기간에 준수사항 위반으로 벌금을 한 차례 받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지르고 두 차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고 지적하며 "폭행죄까지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1-06 07:29:49[파이낸셜뉴스] 자신을 꾸짖는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중학생이 징역 20년 형을 확정받았다. 4일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존속살해, 부착명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A(15) 군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해 확정했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해 추석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서 야단치던 어머니 B(47) 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군은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서 들리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짜증을 냈고, 경찰에 소음을 신고했다. 이를 알게 된 어머니 B씨가 A군에게 '명절 연휴라 놀러와서 그런 것이고 가끔 있는 일이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네 권리만 주장하냐'고 꾸중을 하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주방의 흉기를 이용해 B씨를 20여차례 찔러 살해했다. 평소 B씨의 꾸중에 쌓여있던 피해의식과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A군은 범행 후 정신감정을 위해 입원하는 동안 다른 가족에게 "촉법소년이라 빨간 줄 안 그어진다. 정신감정에서 아스퍼거 증후군이나 심신미약 판정을 받으면 감형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이야기할 정도로 반성을 모르는 태도를 보였다. 재판에 넘겨진 A군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A군은 '범행 당시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군의 심신상실 내지 심신미약으로 인정될 정도의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배심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받은 A군은 1심에서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결과가 중대함에도 A 군은 지속적으로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이나 B씨의 탓을 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을 뿐"이라고 꾸짖었다. 판결에 불복한 A군은 2심과 3심에서도 계속해서 심신상실 혹은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심신장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원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A군에 대한 형을 확정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1-05 09:11:38【 슈트트가르트·진델핑겐(독일)=조은효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DNA 지닌 고성능 배터리 셀을 개발 중이다."(우베 켈러 벤츠 배터리 개발 총괄 임원) 럭셔리카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시대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부터 첨단 패키징 기술, 배터리 재활용에 이르는 배터리 생애주기 전 과정에 걸쳐, 배터리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자동차 업계의 역습, 폭스바겐 구조조정 사태 등 일련의 독일 완성차 업계를 향한 도전 과제 속에서, 자동차 산업 종주국 리더로서 전동화 시대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품 하나의 기록도 30년간 보관"'벤츠의 본산'으로 불리는 독일 슈트트가르트,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방문한 이곳 헤델핑겐 벤츠 배터리 공장에선 전기차 EQS와 EQE의 10개 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 생산이 한창이었다. 협력사로부터 공급받은 배터리 모듈을 배터리 팩으로 조립하는 공정으로, 각종 생산로봇과 특수 카메라가 총동원됐다. "배터리는 최종 조립사인 차량 제조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 아래, 전 과정 품질 검사가 진행됐다. 12개 셀 모듈과 전력 전자 장치를 통합하는 전기전자(EE)컴파트먼트에서는 카메라 수십대가 동원됐다. 공장 관계자는 "타사는 보통 압축공기로 하는데 우리는 더 민감한 헬륨을 사용해 총 350개 위치를 중심으로 누수여부를 확인한다"라며 "이후 마지막 테스트 단계에선 나사 하나도 빠짐없도록, 3000가지 이상의 검사가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이 공장의 모든 공정은 실시간 디지털 장비에 기록돼 최장 30년간 보관된다. 공장 관계자는 "부품별로 식별번호가 있고 작업도 특수 카메라가 촬영을 해서 기록을 남긴다"라며 "150개 나사를 조이는 각도와 토크 모두 기록에 남길 정도로 언제 누가 어떤 부품을 어떻게 작업했는지 모두 기록으로 남기고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에서 화재가 난 EQE 모델에 대한 배터리 정보는 조사를 위해 이미 벤츠 배터리 연구개발센터쪽으로 데이터를 넘겨줬다고 한다. 부지 규모 1만6500㎡인 이 공장은 당초엔 변속기와 엔진, 액슬 등 파워트레인 계통을 생산하던 곳이었으나, 전기차 시대에 대응해 2021년 4월을 기점으로 전기차 배터리팩 최종 생산기지로 전환했다. 벤츠 내연기관차 생산시설과 인력들이 전기차 생산대응으로 전환한 곳은 이 곳뿐만은 아니다. 같은 날 한국기자들에게 공개한 전기차 충돌 테스트 현장에선 1억6000만 원짜리 전기차 최신 모델 EQS 충돌실험이 진행됐다. 이곳에선 2016년부터 하루 평균 3대, 1년 약 900대의 억대 차량들이 부서져 나가기로 유명한 곳이다. 테스트의 핵심은 배터리 안정성, 탑승객 안전 확보다. 바로 직전, 같은달 21일 준공식을 개최한 쿠펜하임 배터리 재활용 공장도 직전엔 엔진차용 변속기 공장이었다. 슈트트가르트 현지에서 맞딱뜨린 벤츠는 이미 전동화 대응 체제로 확실히 넘어간 모습이었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및 조사결과는 벤츠 본사로서도 예의주시하는 부분이다. ■"배터리 자체 개발...조만간 가능"배터리 생산공장이 '벤츠의 현재'라면 지난 7월 벤츠 운터튀르크하임 본사에 문을 연 'e캠퍼스'(배터리 개발 연구소)는 '벤츠의 미래'다. 배터리 셀 자체 개발, 생산을 통해 기술 주도권을 확보, 중국·한국 등 배터리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배터리 설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게 벤츠의 다음 목표다. 배터리 생산공장에 하루 앞서 방문한 벤츠 e캠퍼스(1만㎡ 규모)에서는 실리콘 복합재 기반 고에너지 음극재를 담은 리튬이온전지, 코발트프리(NMX) 양극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진행 중이다. 현재 e캠퍼스의 연구개발용 셀 생산 역량은 연간 수 만개 수준이다. 노먼 방에만 e캠퍼스 산업 셀 연구소 운영 담당 매니저는 "몇 년 안에 배터리 생산 비용을 30% 넘게 줄이면서도 배터리 수급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며 "조만간 전기차 배터리의 상당 부분을 자체 조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hcho@fnnews.com
2024-11-04 18: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