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8월 31일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야권이 반발하자 “지은 죄만큼 돌아가는 게 세상 이치”라고 받아쳤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기 가족들 비리 조사한다고 측근들이 나서서 정치 보복 운운한다는 건 참 후안무치하기 그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몰염치한 짓은 하지 말자”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어 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던 일을 언급했다. 홍 시장은 “문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을 두 사람이나 정치사건으로 구속하고 국정농단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보수우파 진영 수 백 명을 구속한 일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또 과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 시절 계좌 추적 등을 지속해서 당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문 정권 초기 야당 대표를 했던 나를 1년 6개월 동안 계좌 추적하고, 통신조회했다”며 “내 아들, 며느리까지 내사하더니 이제 와서 본인의 가족 비리를 조사하니 측근들이 항변하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고 날을 세웠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01 09:57:24[파이낸셜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 사실을 접한 후 “우리 엄마가 무슨 죽을 죄를 그렇게 지었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정씨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무 힘들고 너무 괴로워서 진짜 8년 중 오늘이 가장 버티기가 힘들다”고 적었다. 그는 “특히 이번에는 (사면이) 될것이라고 어머니께 전하라고 해서 전달 했는데 결론은 이렇게 됐다”며 “차라리 제가 (교도소에) 들어가고 어머니가 나오시면 마음은 더 편하겠다”고 썼다. 정씨는 “반성도 안하고 인정도 안하는 정부 공격하는 송영길·박영수·정경심·김경수는 모두 가석방, 보석, 사면 복권 등등으로 자유를 찾었다”면서 “그래도 정부를 지지한 저와 어머니는 X신이 되어버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냥 다 포기 하고 싶은데 그래도 형집행정지라도 신청해 봐야 하나 싶다”며 “그것마저 안될까봐 그럼 정말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신청할 엄두조차 안 난다”고 밝혔다. ‘드루킹’ 일당과 온라인 댓글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날 정부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국정농단 관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박근혜 정부 고위 인사들과 이명박 정부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도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한편, 정유라 씨의 모친인 최 씨는 지난 2020년 6월 1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징역 21년을 확정받고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14 06:28:17인정이라는 말을 도무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갈수록 메말라 붙는 인정(人情)이 아니라 인정(認定)이다.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하는 그 인정이다. "내가 돈을 받았으면 소가 웃을 것이다." 증거가 나와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단골 언어다. 각설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내 재임기에 북한의) 군사도발이 '한 건'도 없었다." 통계를 조작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에둘러 한 말의 일부다.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공무원 피살, GP 공격, 탄도미사일 발사는 그럼 다른 대통령 때 있었던 도발인가. 9·19 군사합의를 먼저 깬 북한을 이렇게 옹호하고, 엇나간 남북 대화의 실패한 결과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그가 받은 억대의 수표가 여동생 전세자금으로 사용된 정황이 나와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돼 복역하고서도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출소한 날 김진애, 최민희 등 추종자들은 한명숙에게 "그 맑음이 감동이다" "큰 감동과 깨달음을 안고 간다"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했다. 딸 조민의 입시비리에 연루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7건의 입시서류 조작 등의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딸 조씨 역시 법원에 기소되고서도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듯이 SNS 활동에 몰두하며 희희낙락하고 있다. 도통 반성이라고는 모르는 부녀다. 그러니 과오의 인정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하나같이 인정할 줄 모르는 계보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잇고 있다. 영장심사와 재판이 남아 있으니 무죄추정의 원칙은 이 대표에게도 적용된다. 검찰 수사가 사실이라고 전제할 때 '인정 못함'에 관한 한 이 대표는 '최강'이다. 그의 시각에서는 모든 게 조작이요, 탄압이다. 바늘 끝 하나 들어가지 않을 견고한 멘탈이다. 문재인의 '꼬붕' 홍장표 전 경제수석은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의 실패를 반박하기 위해 최근 논문까지 썼다고 한다. 보나마나 견강부회로 가득 찬 논문일 것이다. 그들의 당(黨)도 어쩔 수 없이 실패를 인정했는데 고집을 꺾지 않는다. 인정은 반성, 사과, 책임 등과 잇닿아 있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성하지 않는다며 사면에 분노했던 야당 인사들에게서 정작 자신들은 반성하고,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지겠다는 언사를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돈을 받은 적도, 경제를 망친 적도, 통계를 조작한 적도, 배임행위를 한 적도 없다는 태도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일사불란하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출한 지 한 달이 됐다. 악다구니를 쓰며 난리를 치는 이들이 있었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주말 노량진수산시장에 가보았다. 횟집(양념집)에 줄을 서서 들어갈 차례를 기다릴 만큼 손님이 넘쳐났다. 걱정하는 눈빛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훗날 광우병 사태처럼 무슨 일도 없었을 때 반대한 사람들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기대는 미리 접는다. 극렬했던 광우병 시위 후 15년이 지난 지금 앞서 말한 대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위 주도자들의 인정과 사과는 여태 없다. 다만 민경우 전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만은 달랐다. 그는 "옛일을 곱씹어 보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우병에 대해, 팩트에 대해 회의를 한 적이 없다. 이명박 정권 퇴진에 어떻게 쓰일 수 있는가 하는 차원에서만 얘기가 오갔다"고도 했다. 인정과 반성을 모르는 지독함은 소위 '개딸' '대깨문'이라는 정치적 막무가내 세력을 낳았다. 이런 팬덤정치의 범람 또한 정치인들의 책임이다. 정파적 이익 앞에서는 진실도 없고, 정의도 없다. 유권자들도 정치를 닮아가고, 정치인들이 그렇게 만든다. 틀렸다면 틀렸다고 인정할 줄 아는 것은 바른 정치의 시작이다. 큰 정치, 대범한 정치인의 길이기도 하다. 기대 난망이지만, 이 대표가 살아나려면 죄를 일부라도 인정해야 한다.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남은 것은 당과 공멸하는 것뿐이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2023-09-25 18:22:04더불어민주당은 20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사진)의 국회 인사청문회 위증 등에 대해 고발 조치키로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면직시킨 것을 거론하며 압박했다. 이 후보자가 수사를 받게되면 임명 강행 명분을 잃는다는 논리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고민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을 갖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위증으로 의심되는 대목이 있어서 이명박 정부 때 언론사찰 문건과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인사 청탁 의혹 등에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과연 임명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KBS 이사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도 명백히 죄가 판결이 나서 직위해제 된 게 아니라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해임되거나 면직, 직무정지 등 조치가 이뤄졌다"고 했다.민주당은 이 후보자 위증 등에 관해 방통위와 교육부, 외교부 등 13개 기관을 고발 조치했다. 김윤호 기자
2023-08-20 18:37:36[파이낸셜뉴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20일 여야는 이 후보자 적격 여부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청문이 아닌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문제제기에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위증 등에 대한 고발 조치를 밝히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임명 강행 명분이 없다고 압박했다. 윤 대통령이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면직시킨 것을 거론하면서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고민정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위증으로 의심되는 대목이 있어서 이명박 정부 때 언론사찰 문건과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인사 청탁 의혹 등에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과연 임명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KBS 이사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도 명백히 죄가 판결이 나서 직위해제 된 게 아니라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해임되거나 면직, 직무정지 등 조치가 이뤄졌다”며 “마지막 판결이 이뤄져야 조치가 가능하다고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많은 사람들을 해임시키고 직무정지 시켰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윤 대통령의 판단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치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위증 등에 관해 방통위와 대통령비서실, 국가정보원, 교육부, 법무부, 외교부, 국세청, 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 고려대학교, 하나고등학교,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통령기록관 등 13개 기관을 고발한다고 밝히며 “이동관씨는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 현재 저지른 위법 행위에 대해 사법 조치를 통해 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같은 날 민주당이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행한 방송장악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저항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 나서 “민주당이 사찰, 언론 장악, 인사 청탁 등 무차별적 공격 태세를 보였지만 신빙성 없는 '카더라' 식 발언에 불과했다”며 “누구보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훼손하고 언론 장악에 앞장선 건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임을 우리 모두 기억한다. 근거 하나 없는 도 넘은 발목잡기와 거짓 선동 공세를 멈추고 청문보고서 채택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오늘 민주당이 쏟아낸 거짓 해명과 억지 두둔, 의혹 백화점 등 표현은 오히려 (대장동·백현동 등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받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라며 “민주당은 방송장악이 두려운 게 아니라, 방송 정상화가 두려운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은 21일까지다. 민주당은 과방위를 열어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해 여야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은 사전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합의하지 않으면 회의는 열지 말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규탄할 공식적인 장을 마련하려는 것이고, 국민의힘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돼도 임명 강행이 가능하기에 굳이 성토장을 내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청문보고서 채택이 안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고, 국회가 불응할 시 청문보고서 없이 임명할 수 있게 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08-20 17:09:38[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위증 등에 대해 고발 조치키로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을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면직시킨 것을 거론하며 압박했다. 이 후보자가 수사를 받게되면 임명 강행 명분을 잃는다는 논리다. 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고민정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을 갖고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러 위증으로 의심되는 대목이 있어서 이명박 정부 때 언론사찰 문건과 자녀 학교폭력 무마, 인사 청탁 의혹 등에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과연 임명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KBS 이사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도 명백히 죄가 판결이 나서 직위해제 된 게 아니라 수사를 받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해임되거나 면직, 직무정지 등 조치가 이뤄졌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위증 등에 관해 방통위와 교육부, 외교부 등 13개 기관을 고발 조치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08-20 14:44:40광복절을 맞아 재계 총수와 정치인, 고위공무원 등이 사면되면서 '광복절 특사'라는 제도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법무부 심사와 함께 대통령의 목소리까지 반영돼 매년 특별 사면 명단이 나올 때마다 특히 정·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슈이기도 하다. 14일 법무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과거 절대군주의 권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 사면제도는 한국은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도 명맥을 잇고 있다. 한국에선 헌법 제79조에 따라 대통령이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 사면은 통상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로 나뉜다. 일반사면은 '특정한 죄'를 범한 자에 대해 형의 효력을 상실시키거나 형을 선고 받지 않은 경우 공소권을 없애는 것이라면 특별사면은 형을 선고받은 '특정인'에 대해 형의 집행을 면제해주는 것이다. 특별사면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일반 사면과 차이가 있다. 특별사면은 법무부 장관이 특정인에 대한 감형, 복권을 심사를 거쳐 보고하면 국무회의를 통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년 특사','삼일절 특사', '광복절 특사' '성탄절 특사' 등 특정일에 관례처럼 특별사면이 이뤄져 왔다.윤석열 정부에서도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특별사면, 복권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초 신년 특사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대상자에 포함됐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08-14 18:09:39[파이낸셜뉴스] 광복절을 맞아 재계 총수와 정치인, 고위공무원 등이 사면되면서 '광복절 특사'라는 제도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법무부 심사와 함께 대통령의 목소리까지 반영돼 매년 특별 사면 명단이 나올 때마다 특히 정·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슈이기도 하다. 헌법 따라 대통령이 사면 또는 복권 명해 14일 법무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과거 절대군주의 권한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 사면제도는 한국은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도 명맥을 잇고 있다. 한국에선 헌법 제79조에 따라 대통령이 사면·감형 또는 복권을 명할 수 있다. 사면은 통상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로 나뉜다. 일반사면은 '특정한 죄'를 범한 자에 대해 형의 효력을 상실시키거나 형을 선고 받지 않은 경우 공소권을 없애는 것이라면 특별사면은 형을 선고받은 '특정인'에 대해 형의 집행을 면제해주는 것이다. 일반 사면의 경우 판결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죄를 범한 사람에게 적용돼 그 효과가 비교적 광범위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국회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등 절차도 까다롭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사면이 시행된 것은 지난 1995년이 마지막이다. 특별 사면은 국회 동의 필요 없어 특별사면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일반 사면과 차이가 있다. 특별사면은 법무부 장관이 특정인에 대한 감형, 복권을 심사를 거쳐 보고하면 국무회의를 통해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년 특사','삼일절 특사', '광복절 특사' '성탄절 특사' 등 특정일에 관례처럼 특별사면이 이뤄져 왔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특별사면, 복권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고 올해 초 신년 특사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대상자에 포함됐다. 다만 사면 권한 자체가 법원의 판결을 사실상 무효화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신중하게 행사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법치주의가 법원의 재판을 통해 실현되는 만큼 사면권은 극히 예외적으로 행사돼야 하며 충분히 납득할 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면권 행사를 통제하기 위한 개정 필요성도 나온다. 김민우 법학박사는 ‘대통령 사면권 행사의 한계와 법치주의’ 논문에서 “현행 사면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자의적 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무제한적인 사면권 행사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08-14 15:36:40[파이낸셜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연금·노동·교육도 반드시 개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른다. 따라서 저항도 만만치 않다"며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주 원내대표는 안보·기후·인구 위기 극복도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되었다. 지난 30년간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지금은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됐다"며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전략적 기조 자체를 바꾸었고 국론이 분열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기후 위기에 대해서도 "모두가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지만 탄소중립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행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고 이 문제의 절박성을 정부나 국민이 실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저출산은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이라며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온 국가가 필요하다. 국회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전문. < 두렵지 않습니까! 절박한 위기 앞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 1. 시작하는 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 여러분,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대구 수성갑 출신 국민의힘 원내대표 주호영 의원입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 피해의 처참함을 필설로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두 나라 국민을 깊이 위로하면서, 더 많은 분이 구조되고 피해가 속히 회복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수를 며칠 앞둔 요즈음 바람이 한결 부드러워지고 남쪽에서는 벌써 매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꽃소식과 함께 코로나가 종식되고 우리 국민들 모두 활기차고 즐거운 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어제 존경하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님의 연설을 잘 들었습니다. 받아들일 지적은 받아들이고 저희와 생각이 다른 부분은 의견을 말씀드리고 조율해 가겠습니다. 저는 5선 의원으로서 우리 국회에서는 고참 중진 중의 한 명입니다. 그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는 했습니다만 부족하고 미흡한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짧지 않은 의정생활 동안 지금처럼 자괴감과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없습니다. 우선 자괴감의 정체는 우리의 노력과 분투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고 불신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십여 년 전 어느 대기업 회장이 한국 정치는 4류라고 하여 큰 파문이 인 적이 있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도 우리 정치가 여전히 4류임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2017년에서 2021년 사이에 실시된 세계가치조사 7차의 경우 우리나라 응답자의 무려 79.3%가 국회를 불신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5일에 발표된 전국지표조사의 국가기관별 신뢰도에서 국회는 겨우 15%로 국가기관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응답자의 81%가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세계가치조사의 결과와 거의 같았습니다. 정치 영역이란 사람들이 편을 갈라서 서로 치열하게 공격하는 영역입니다. 특히 한국 정치는 진영화되어 있어 상호 불신과 공격의 강도가 훨씬 더합니다. 더욱이 이런 모습이 방송으로 중계가 될 때가 많다 보니 다른 직역에 비해 국민 신뢰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 국회의원 생활의 성적표가 15밖에 안 된다고 하니 국민들께 죄송하고, 서글프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제가 전에 없이 두려움을 느끼는 까닭은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이 너무나 중차대함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국가 의사결정 능력이 역부족이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부상과 미중 대결의 심화, 그리고 북핵 위기는 우리에게 엄청난 안보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은 산업 대전환은 물론 문명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요구하는 문명사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은 대한민국의 사회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함은 물론 물리적 생존마저 위협하는 인구학적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노동, 연금, 교육 등의 분야에서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심각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두 차례의, 국운이 걸린 대위기를 겪었습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일어난 첫 번째 대위기로 우리는 국권을 잃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수립 후 1950년 전후로 소련과 중공의 지원 아래 북한이 남침했을 때인 제2의 대위기는 미국과 유엔의 지원으로 파멸을 면했고 온 국민의 피땀으로 오늘의 성공 국가를 이루었습니다. 저는 지금 우리나라가 맞이하고 있는 대위기가, 아직 전면적으로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심각성에서 앞의 두 번에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3의 대위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은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위치에 있습니다. G7에 들어도 좋을 경제력을 가지고 있고 외적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군사력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문화의 힘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현재의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으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다양한 자원을 제때 제대로 묶어내는 일입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우리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가 이 도전에 대한 국민적 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국회 신뢰 회복 존경하는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는 1994년 처음으로 ‘국회제도개선위원회’를 만든 이래 지금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국회 개혁과 혁신을 위한 위원회를 운영하며 국민의 신뢰를 높이려고 애써 왔습니다. 전직 국회의장님들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회, 열심히 일하는 국회, 여야가 협치하는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내걸고 이 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의 조장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국회의원윤리강령’에 모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회 윤리강령을 국회 목욕탕 한곳에서밖에 보지 못했습니다.앞으로는 본회의 개회시나 중요한 행사때마다 의무적으로 윤리강령을 낭독하거나 서약하게 하고 국회 본관 중요한 곳에도 게시하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의원이 된 이래 한 번도 공식적으로 읽어본 일이 없는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이 자리에서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함께 읽어보겠습니다. 「국회의원은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국정을 위임받은 대표로서 양심에 따라 그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나아가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높여 민주정치의 발전과 국리민복의 증진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면서, 이에 우리는 국회의원이 준수할 윤리강령을 정한다.」 1. 우리는 국민의 대표자로서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킴으로써 국회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국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한다. 2. 우리는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오직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공익 우선의 정신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며, 사익을 추구하지 아니한다. 3. 우리는 공직자로서 직무와 관련하여 부정한 이득을 도모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아니하며,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솔선수범한다. 4. 우리는 국회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간에 정치활동상 공정한 여건과 기회균등을 보장하고 충분한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적법절차를 준수함으로써 건전한 정치풍토를 조성하도록 노력한다. 5. 우리는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우리의 모든 공사행위에 관하여 국민에게 언제든지 분명한 책임을 진다. 앞으로 저는 이 윤리강령에 비추어보면서 우리 국회의 현재 모습을 반성해 보려고 합니다. 제 자신이 참회록을 쓴다는 자세로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하였습니다만, 민주당 의원님들에게 거슬리게 들리신다면, 지난 정부 때 집권당이었고 지금도 원내 제1당이므로 민주당에 대한 충언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정치인들의 법률 위반과 사법 처리 제가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국회 불신의 이유는 정치인들이 부정부패를 비롯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는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참여연대의 집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14일 현재 21대 국회의원과 그 배우자가 수사와 재판을 받았거나 지금도 받고 있는 건수는 무려 88건에 이릅니다. 이들은 LH 사태 이후 드러난 부동산 불법 의혹, 21대 총선 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각종 부정부패 의혹 등에 관련된 의원들입니다. 정당별 분포를 보면 국회 양대 정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비슷합니다. 이들 중 이미 무죄 판결이 난 경우도 있고, 또 사안이 경미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최대한의 윤리와 양심을 요구받는 국회의원들이 일반인보다 법률 위반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입니다. 특히 소속 정당이 어디인지를 떠나서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2) 무례하고 거친 언어 정치와 국회에 대한 국민의 깊은 불신은 정치인들의 무례한 막말에서 연유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 의원들의 막말은 차마 이 자리에서 입에 올리기에도 민망할 지경입니다. 상대 당이나 의원을 향해 ‘무식한 놈’이니, ‘사이코패스’니, ‘오물 쓰레기’니 하는 말들을 함부로 내뱉습니다. 질문 시에도 비아냥거리기나 인격모독성 발언이 비일비재합니다. 각종 회의에서의 지도부 발언이나 대변인들의 성명에서 원색적이거나 인신모독 명예훼손이 없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영국 의회에서는 상대 의원에 대해 ‘거짓말쟁이’, ‘위선자’라는 단어는 금지되어 있고 발언 수위에 따라 처벌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에서는 부적절한 언어 사용 행위에 대한 비난 결의안까지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3) 가짜뉴스 요즘은 모바일 환경과 소셜미디어로 인해 가짜뉴스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이러다 보니 모바일과 인터넷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국회도 가짜뉴스를 양산합니다.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등장하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 ‘페르난데스 주한 EU 대사 발언 왜곡’이 대표적입니다. 진실 확인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성급히 가짜뉴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4) 국회 윤리위의 기능 상실 우리 국회에는 윤리특별위원회가 있지만, 윤리위가 국회 윤리를 세우는 최고 기구의 기능을 잃고 그 자체 정쟁의 도구가 된 지 오래입니다. 18대 국회 이래 15년 동안 총 177건의 징계요구안이 윤리위에 제출되었지만, 본회의 의결까지 이루어진 것은 단 두 건에 불과하고 그것도 윤리위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 징계안은 단 1건 밖에 없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지금까지 33건의 징계안이 제출되었는데, 후반기에는 윤리위 구성에만 넉 달이나 걸렸으며,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1건도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중 29건은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상대 진영에 대한 모욕적 발언,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윤리위는 전혀 기능하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 당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전락했습니다. 윤리위의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5) 정치의 사법화 정쟁이 격화하면서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의 시비를 정치권이 가리지 못하고 무작정 제소해놓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정치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고소·고발만 남발하고 있습니다. 제20대 대선 선거사범 2,001명 중 고소·고발로 인한 인원은 1,313명(65%)으로 19대 대선에 비해 3배 이상 늘었습니다. 현재 각 정당 간의 고소·고발 미제사건은 100건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정당들이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은 국회의 권위와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정치의 사법화는 정치의 종언을 뜻합니다. (6) 게으름 우리 국회는 양적으로만 보면 일을 아주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제20대 국회는 1년 평균 약 6,000건을 발의해 약 800건을 가결했습니다. 이는 큰 나라인 미국도 5,000건을 발의해 460건을 가결하는 것에 비한다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하지만 우리 국회가 생산한 법률의 품질을 보면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수 없습니다. 선언적 규정 삽입이나 단순한 자구 수정에 그치는 법안도 많습니다. 불필요한 발의가 많아 임기만료 폐기되는 법안도 너무 많습니다. 제20대 국회에서는 62.2%가 임기만료로 폐기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 국회가 헛심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입법 성과만 앞세우다 보니 부실한 법안도 많이 나와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는 법안도 많습니다. 2023년 1월 11일 기준으로 위헌 22건, 헌법불합치 19건이 우리 국회에서 개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국회는 대체 입법을 서두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국회의 명백한 직무 유기입니다. 위헌이나 헌법불합치 판정이 나면 대체 입법을 서두르는 것이 누구보다 헌법을 존중해야 하는 국회의 의무일 것입니다. (7) 내로남불 국회 불신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이른바 내로남불입니다. 우리 정당들은 언행이 불일치할 때가 많고,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말이 다릅니다. 이 점은 특히 민주당에게 두드러집니다. 강준만 전 교수는 “민주당 내로남불 사례를 일일이 정리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말았다. 거의 모든 게 내로남불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바꾸어 말해 민주당 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였습니다. 항목별로 보겠습니다. 우선, 인사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은 병역 면탈, 탈세,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연구 부정행위 등등의 이유로 이명박 정부 17건, 박근혜 정부 10건에 대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 출범 초인 2017년 5월에 ‘5대 인사 배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키겠다고 하더니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고위 공직 후보자 다수가 5대 비리 관련 의혹이 있었음에도 대부분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2019년 11월에는 5대 기준에 성범죄와 음주운전을 더해 ‘7대 공직 배제 기준’을 내놓았는데, 여러 가지 예외 조건을 달아 실상은 더 완화된 기준이었지만 여기에 걸리지 않는 후보자가 드물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이상 인사가 무려 34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그러던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자 “국민을 받들 능력과 자질 없는 결격자를 단호히 레드카드로 퇴장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다음은 재정 내로남불입니다. 2015년 9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2016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국가채무 비율이 재정건전성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GDP 대비 40%를 깨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 없는 예산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집권 후에는 40% 기준의 근거가 뭐냐며 전례 없는 포퓰리즘 확대재정정책을 임기 내내 지속해 결국 국가부채 1,000조 시대를 초래했고 2021년 말 국가채무 비율은 거의 46.9%에 달했습니다. 다음은 입법 내로남불입니다. 테러방지법은 2016년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인권을 침해하는 악법으로 규정하고 무려 38명이 9일간 필리버스터까지 하였지만 집권 후 다수당이 되고도 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여당이 된 2020년 9월에는 감염병 검사와 치료를 거부하는 행위를 테러로 간주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의 개정안까지도 냈습니다. 반대로 여당일 때는 관심조차 없다가 야당이 되자 입법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법,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다음은 적폐 청산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각 부처에 적폐 청산 기구를 만들고 정부와 공공기관의 전 정부 인사들을 쫓아내고 감옥에 보냈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러는 중에도 뻔뻔스럽게 민주당 정부는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이 일로 문 정부의 몇몇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을 기소하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정치보복이라며 발끈하면서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문제마저 기소로 앙갚음했다”며 바로 말을 바꾸었습니다. 참으로 편리한 기억력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내로남불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서 구치소로 보내자고 했습니다. 그랬던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공약했던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가 이를 지킬지도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의 민주주의 타령 내로남불입니다. 민주당은 오랜 기간 야당을 하면서 민주화 투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루어낸 공이 지대한 정당입니다. 당 이름에서 민주가 떠난 적이 없고 이것을 자산으로 실로 많은 것을 누렸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민주는 민주당의 핵심 가치이자 자산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민주당이 민주라는 말을 떳떳하게 쓸 수 있습니까? 민주당 정권은 촛불민주주의와 공정을 표방하며 집권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도, 공정과도 거리가 멀었습니다. 촛불민주주의의 허구성은 민주당 정권 출범 전부터 드러났습니다. 김경수 전 의원과 드루킹 일당의 대규모 여론 조작이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도왔습니다. 민주당 정권은 울산시장 선거에도 직접 개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 송철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 8개 조직이 나서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을 억지 수사하고 송철호 후보의 당내 경쟁자를 매수하는 한편 송철호 후보에게 선거 공약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을 이렇게 짓밟고도 어떻게 민주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습니까. 저는 어제 존경하는 박홍근 원내대표님의 연설 중에서 경청해야 할 부분도 많았지만, ‘국민이 일군 민주주의의 붕괴’라는 말씀을 듣고는 이렇게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데 깜짝 놀랐습니다.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은 독립적 사법부의 존재입니다.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사법부는 독립성을 잃고 행정부의 시녀가 되고 정치판이 되었습니다. 법치주의는 광범위하게 훼손되었습니다. 한때 참여연대와 민변의 회원이었던 권경애 변호사는 민주당 정권 시기를 ‘무법의 시간’이라 불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사법부를 이끌 사법행정 경륜이나 법원의 독립성, 중립성에 대한 신념도 부족한 사람입니다. 재판은 공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공정하다고 보여져야 합니다. 그런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로 사법부의 파벌을 조성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능력과 관계없이 요직에 발탁하였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례적으로 대법관 경력 없이 대법원장이 된 사람으로, 여러 차례 거짓말과 부적절한 행동으로 사법부의 명예를 훼손했고, 법원장 추천제, 판사 승진제 폐지로 법원을 망가뜨려 놓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김미리 판사와 함께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에 대한 재판을 지연시켜 정의의 실현을 늦추었습니다. 조국 사태는 민주당 정권의 모든 국정 철학이 허위와 기만임을 남김없이 드러내었습니다. 조국 일가의 범죄는 모든 국민에게 깊은 분노와 좌절감을 안겼습니다. 조국 일가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친문세력의 행태는 더욱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정권에 대한 현재와 장래의 검찰 수사를 막으려고 검찰 자체를 파괴하려 했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후임이었던 추미애, 박범계 장관이 그 역할을 떠맡았습니다. 대한민국 75년 역사상 전례가 단 한 번밖에 없었던 수사지휘권 행사를 네 차례나 남발하며 검찰을 난도질했습니다. 특히 박범계 장관은 “저는 법무부장관이기에 앞서 여당 국회의원”이라고 말해 나라의 장관이기보다 친문세력의 첨병임을 자인했습니다. 헌법상 국회의원이 국무위원 국무총리를 겸할 수는 있지만 선거기간에는 중립적 선거관리를 위해 국무총리와 법무부장관, 행안부장관은 중립적인 인사로 교체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민주화 이래 역대 선거기간에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있으면서 여당 국회의원직을 보유하고 있던 사례를 보면 민주당 정부가 6명으로 압도적 1위입니다. 더욱이 총리, 법무부, 행안부 장관을 현직 민주당 의원이거나 당적이 있는 사람들로 채우는 전무후무한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고도 어떻게 공정을 입에 올릴 수 있습니까. 민주당은 언제나 인권 정당임을 주장해 왔습니다만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탈북 선원 강제 북송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권 원칙을 언제든지 버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권은 그저 입에 발린 수사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의 정상 출범을 막고 있는 것도 인권정당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2016년 9월에 북한인권법이 시행되고 그에 따라 북한인권재단이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도 이사회가 구성되지 않아 온전한 출범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민주당 몫 이사의 추천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당과 통일부가 아무리 요청해도 민주당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UN 북한인권결의안에 4번이나 불참하는 등 민주당의 인권은 북한 앞에만 가면 멈춥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중심은 의회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제20대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되고 있습니다. 2012년에 여야 합의로 소위 국회선진화법이 통과하면서 우리 국회는 의사결정의 원리로서 단순 다수결이 아니라 합의를 우선하는 시대로 옮겨갔습니다. 합의제를 떠받치는 핵심적인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제한, 여야 동수로 이루어지고 2/3 찬성으로 결정하는 안건조정위원회, 그리고 무제한토론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위장 탈당이나 다른 정당과 무소속 의원 동원을 통한 안건조정위원회의 무력화는 민주당의 전매특허가 되었습니다. 특히 검수완박법 처리를 위해 양향자 의원을 내치고 민형배 의원을 탈당시킨 후 법사위로 보낸 사건은 권모술수밖에 남지 않은 민주당의 민낯을 남김없이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꼼수는 이것 말고도 대여섯 차례나 더 있습니다. 이러고도 어떻게 선진화법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습니까. 무제한토론은 원내 소수당이 다수당의 일방독주에 저항하는 마지막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의힘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법과 공수처법에 이어 민주당의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맞서 무제한토론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회법 조항을 악용해 회기를 잘게 쪼개는 전대미문의 살라미 전법을 써서 우리의 마지막 호소 수단마저 무력화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자제와 관용으로 유지됩니다.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화하는 폭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치는 ‘믿을 信’ 자 한 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한마디 말이 맞지 않으면 천 마디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국회가 ‘신’을 회복하는 것이 곧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입니다. 3. 두려움의 실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큰 문제가 생기면서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위기 뒤에서 훨씬 더 근본적인 성격의 대위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보 위기, 기후 위기, 인구 위기 등등이 그것입니다. 이러한 위기들은 일시적 위기와 달리 대한민국의 생존과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하는 근원적인 위기입니다. 저는 이러한 위기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두려움이 몰려오고 나라의 앞날이 너무 걱정이 됩니다. (1) 안보 위기 북핵 위기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30년간 북한은 핵 개발 의지를 꺾은 적이 한 번도 없었고 계속 핵 개발 능력을 키운 결과 지금은 사실상 핵보유 국가가 되었습니다. 반면 우리는 여야를 초월한 하나의 일관된 국가 전략 없이 보수와 진보 사이에 정권교체가 일어날 때마다 전략적 기조 자체를 바꾸었고 국론이 분열되었습니다. 중국의 굴기와 러시아의 팽창주의는 이미 북핵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의 외교안보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핵정책의 실패에 관해서 제대로 복기하고 성찰해 본 적 있습니까? 우리는 이 새로운 안보 도전을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얼마나 심각하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역사적으로 우리는 많은 외침을 받았지만, 그중에서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그리고 경술국치는 우리의 가장 참담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국난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국가 지도자들이 변화하는 세계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적절한 국가 전략을 세우지 못했고 심지어 외적 앞에서 분열했다는 것입니다. 임진왜란 때는 일본이 전국시대 이후 국력과 군사력을 급속히 키웠음에도 율곡 선생의 10만 양병설을 무시한 채 당파싸움에 몰두하는 바람에 7년 동안 왜적에게 국토가 유린되는 비극을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선 백성 약 1,100만 명 중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는 참화를 겪었습니다. 병자호란 때는 조정이 명나라와 청나라의 교체라는 대변혁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결국 명나라에 대한 성리학적 사대 외교를 고수하는 바람에 인조 임금이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를 올리는 치욕을 맞았습니다. 이때 무려 수십만의 백성이 청나라로 끌려갔고 환향녀라는 비극도 이때 생긴 것입니다. 19세기 말에서 1910년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가 지도자들은 삼정문란 등 무너지는 내정을 개혁하지 못한 채 서세동점이라는 문명사적 차원의 대변화를 읽지 못하고, 외세 앞에서 혹은 쇄국파와 개화파로, 혹은 친중파, 친러파, 친일파로 분열한 결과 결국 망국을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라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거대한 역사적 사변, 그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그 중대함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거나 대비하지 못했습니다. 냄비 속 개구리가 되어 삶겨 죽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싸움질하느라 세상이 바뀌는 것을 몰랐고 무책임했습니다. 이 점이 저는 두렵습니다. 지금의 우리가 그렇지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까. ‘정부가 알아서 하겠지’, ‘설마 그렇게 되겠는가’, ‘나 아니라도 누군가는 챙기고 있겠지’ 이러고 있지는 않습니까. (2) 기후 위기 기후 위기와 이에 대응하는 ‘탄소중립 2050’도 산업의 전환을 넘어 문명의 전환을 요구하는 거대한 도전입니다. 탄소중립 2050을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는 탄소배출을 매년 7% 남짓 줄여 나가야 합니다. 2020년에는 탄소배출량이 전년도에 비해 7% 줄었는데, 그것은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활동을 중단할 때였습니다. 탄소중립 2050을 위해 이런 상황을 향후 30년간 계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에게는 더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입니다. 우리 철강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10월부터 시범 운영될 EU의 탄소국경세에 대비하지 못하면 쇠퇴의 길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EU에서 2035년부터 시행할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는 우리 자동차산업에 심대한 충격을 가할 것입니다. 모두가 탄소중립을 말하고 있지만 탄소중립을 실제로 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실행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보이지 않고 이 문제의 절박성을 정부나 국민이 실감하지 않고 있는 것이 위기입니다. (3) 인구 위기 저출산 문제는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의 하나이고 국가적 재앙을 불러올 사안입니다. 저출산 예산은 2006년에 처음으로 편성되어 2020년까지 총 380조2,000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8에서 2022년 3분기 0.79로 낮아져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저출산은 다른 사회경제적 요인과 결합하며 농촌 소멸이라는 또 다른 치명적 결과도 낳고 있습니다. 농가는 2012년 전체 가구의 6.4%에서 2021년 4.4%로 줄었고 농가 인구는 같은 기간 5.8%에서 4.3%로 줄었습니다. 소멸 고위험 농촌지역이 2020년에 22개 군이던 것이 2022년 3월 현재 44개 군으로 2배 늘어났습니다. 이러다가는 농업 자체가 사라지고 미래농업이니 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지경입니다. 저출산은 소리 없이 나라를 죽이는 암입니다. 지금 당장 저출산 추세가 멈춘다 해도 그동안의 진행만으로도 나라에 큰 상흔이 남을 것입니다.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온 국가가 필요합니다. 국회도 절박한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달려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17년간 우리가 한 노력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의 방식대로 돈을 더 투입할 것이 아니고 다른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4) 사회적 지속가능 위기 연금·노동·교육도 반드시 개혁되어야 합니다. 개혁의 필요성을 구구절절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개혁에는 기득권 포기와 희생이 따릅니다. 따라서 저항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우물쭈물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 문제들이 조기에 개혁되지 않으면 대한민국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퇴보할 것입니다. 4. 마무리하는 말 그런데 우리는 이 중대한 문제들을 절박하게 여기고 엄정하게 대처하고 있습니까. 우리 대한민국 국회는 이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제때 제대로 의사결정을 하고 대처할 능력이 있기는 있는 것입니까.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다수는 오래된 문제들이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제대로 결정을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 것 같다, 이것이 제 두려움의 실체입니다. 흔히 대통령 중심제와 양당 구도를 가진 한국 정치는 상대 당이 무너지면 집권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끊임없이 상대 당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정치환경이라고 합니다. 정작 그것이 문제이고 이대로라면 달리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한다면 이번 기회에 반드시 고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의 권력 구도, 정당 구도 하에서도 우리가 국가적 도전과 그 긴박성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있는 우리도 언젠가는 정치를 그만두게 됩니다. 정치를 그만둔 다음에 후회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 국회는 늘 국가적 과제에 대해 적기에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정치는 유한하고 인생도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50년쯤 지난 다음에 다시 한번 태어나서 대한민국 국민이 얼마나 행복하고, 보람 있고, 값지게 잘 사나 봤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50년 쯤 뒤에 우리가 무능하고 무책임한 조상으로 기록될까 두렵지 않습니까. 우리 시대가 대한민국의 국운 재도약을 이끈 시대라고 후세에게서 칭송받는 정치 한 번 해볼 수 없습니까. 우리 대한민국은 국민의 피땀과 역대 정부의 노력으로 당당히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중추 국가로 더 높이 비상할 때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위기와 도전을 극복한다면 대한민국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중추 국가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우리 국회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국회는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위협에 맞서 합의 정치의 기반을 확대하고 국민통합의 중심이라는 원래의 위치를 회복해야 합니다. 협상과 타협의 정신을 복원하고 사실과 합리성에 기초한 토론을 통해 법안을 처리하는 정치적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국회는 생각과 가치의 용광로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 생각과 가치가 충돌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서로 녹아들어 더 높은 차원의 일반의지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는 K-Pop, K-Sports, K-Culture, K-Food 등 많은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만 왜 4류에 머물러야 합니까. 우리가 지금부터 티핑포인트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 정치인들은 중요하거나 의미 있는 일을 앞두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애국선열, 호국 영령들이 계신 국립현충원을 참배합니다. 그분들의 애국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국가 지도자들의 잘못으로 뭇 생명이 쓰러지는 것을 보며 느끼셨을 그 통분함과 절박함도 기억해야만 합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의원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국가적 과제들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까?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 오랜 시간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02-14 10:20:23[파이낸셜뉴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총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했다. 호칭도 남다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이명박씨'라고 부르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의겸 대변인은 31일 "이명박 사면에서 풍기는 '돈 냄새'"라는 이름의 논평을 내고 "이명박씨가 오늘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사면 받고 행복하게 따뜻한 집으로…"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씨가 내야 할 돈은 벌금 130억원과 추징금 58억원이었다. 추징금 58억원은 다 냈는데 벌금은 48억원만 냈다. 나머지 벌금 82억원은 안 내고 버틴 것"이라며 "그 결과 이번 사면을 통해 82억원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징금은 내면서도 왜 벌금은 안 냈을까. 추징은 범죄수익을 토해내는 것이고, 벌금은 지은 죄에 대한 벌"이라며 "특히 벌금을 안 내면 노역형으로 환산돼 징역을 더 살아야 한다. 법원은 이명박씨에 대한 판결을 내릴 때 '벌금을 안 내면 3년간 노역장에 유치한다'고 선고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러니 추징금보다는 벌금부터 내는 게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씨는 거꾸로 했다. 돈이 있으면서도 벌금은 3분의 1가량만 내고 버텼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던 모양"이라면서 "사면 복권 때 벌금을 면제해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추징금은 면제를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 때문에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복권은 시켜줬지만 추징금 7억원은 한 푼도 깎아주지 못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여전히 7억원의 족쇄에 갇혀있다"며 "전 대통령 전두환씨도 사면 복권이 됐지만 추징금은 죽을 때까지 그를 쫓아다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씨도 벌금부터 내느라 추징금 58억원을 내지 않았다면, 사면 복권 뒤에라도 내야 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씨에게 '추징금부터 완납하시라'고 미리 귀띔을 준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윤석열 검사는 이명박 정권에서 중수2과장, 중수1과장을 하며 내내 승승장구했다. 그 보은은 아닐까"라고 의구심을 품었다. 끝으로 김 대변인은 "이명박씨는 징역도 참 알뜰하게 살았다. 확정 판결 받은 징역은 17년인데 건강을 이유로 실제로 징역에 있었던 기간은 1년 8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탕감 받은 징역이 15년 4개월"이라면서 "그에 반해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현재 복역 기간이 2년 5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평온해야 할 연말연시다. 하지만 모든 게 뒤죽박죽이라 국민들 마음이 뒤숭숭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날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오후 1시 56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심심한, 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12-31 10: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