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얇은 보라색 폴리우레탄 폼을 길게 자르고 한번 비튼다. 비틀어 생긴 교점에 접착제를 붙이면 하나의 리본이 완성된다. 리본 1개를 만드는데 5초가 걸린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에게 나눠줄 물량을 맞추려면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야 한다. 짧게는 30분 길게는 1~2시간씩 앉아서 부지런히 리본을 만들어야 한다. 25일 서울광장에서 만난 이숙자씨도 작업에 손을 보태고 있었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찾는다. 대전에서 생업을 이어오고 있는 터라 매주 상경이 녹록치 않다. 그래도 그는 분향소를 찾는다. 이곳에 오면 적어도 '자식을 잃은 부모'라는 슬픔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이 붕괴된 지난 1년 "분향소에 오면 그나마 숨통이 트여"이씨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故) 강가희씨의 어머니다. 지난해 10월 29일부터 그는 주변사람들과의 연락을 끊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을 입 밖에 꺼내는 것이 두려워서다. 심지어 친청어머니에게조차 고인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이곳, 분향소에서만 말 못 한 사실을 주변에 털어놓는다. 이씨는 "같은 슬픔을 공유하다 보니 유가족들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한다"면서 "이곳에 오면 숨통이 트인다"라고 말했다. 희생자 고(故) 송지은씨의 아버지 송후봉씨 역시 이태원 참사 이후 주변 사람들과의 왕래를 끊었다. 자식 잃은 슬픔을 나누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마음에 비수를 꽂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송씨 스스로가 자신으로 인해 주변의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것을 경계해 내린 결정이다. 송씨에게 있어서 서울광장 분향소는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 상처를 공유하는 유일한 장소다. 송씨는 서울 은평구에서 견과류 가게를 운영하지만, 일주일에 2~3번씩은 꼭 분향소를 찾는다. 누군가 강요한 것은 아니다. 단지 세상과 창구를 만들고 싶을 뿐이다. 송씨는 "지은이를 떠나보내고 죄책감에 여러 사람과 화목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불가능한 삶이 되었다"면서 "그나마 이곳에 오면 같은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괴로움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1주년이 지난 지, 분향소는 유일한 기억의 공간고(故) 임종원씨의 아버지 임익철씨가 이태원 분향소 한쪽에 마련된 작은 쉼터에서 믹스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참사 직후 억울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들 사인도 모르는 상황에서 장례식장에 찾아온 정부 측 인사들이 비용 지원 등 절차적 문제만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대기업 건설사에서 평생 몸담았던 그였지만, 이같은 사고처리 방식은 처음 봤다고 언급했다. 임씨는 "보통 산재가 발생하면 기업들은 유족 관점에서 억울함이 없도록 최대한 설명한다"며 "하지만 정부는 공무원 몇 명만 보내고 유족들 요구사항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씨는 "유족들이 공무원들에게 다른 유족들의 연락처를 공유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목으로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직접 유족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여당, 시민단체 할 것 없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 행사를 주최하는 곳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유족들의 연락처를 하나둘씩 공유할 수 있었다. 누군가 불러서 간 것도 아니었다. 그저 관련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면 그냥 쫓아갔다. 이태원 참사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임씨는 이곳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임씨는 "이태원 참사는 하루아침에 15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1주년이 되는 지금, 이 재난을 기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3-10-25 11:14:13[파이낸셜뉴스] 한 온라인 매체가 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유가족의 동의 없는 명단 공개에 우려를 표했다. 포스터 형태로 제작된 이 명단엔 나이, 성별, 거주지 등 신상 정보는 포함되지 않고 이름만 한글과 영어 알파벳(외국인)으로 적혔다. 명단을 공개한 시민언론 민들레는 "희생자들의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만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협의체가 구성되지 않아 이름만 공개하는 것이라도 유족들께 동의를 구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깊이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대응 태스크포스(TF)는 성명을 통해 "개인정보보호법이 민간을 포함한 개인정보처리자의 개인정보처리에 있어 '동의'를 원칙으로 세우고 있다"며 "일부 희생자 유가족의 위임을 받은 대리인으로서 희생자 유가족의 진정한 동의 없이 명단을 공개하거나 명단을 공개하려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사람은 헌법과 국제 인권 기준에 따라 프라이버시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다"며 "개인의 인격과 내밀하게 연결된 프라이버시의 공개가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희생자 유족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희생자 명단이 유가족들의 동의 없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보호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 TF는 "정부가 희생자 유가족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 사회적 추모와 연대를 목적으로 명단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유가족의 돌이킬 수 없는 권리 침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TF는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개된 '10·29 참사' 희생자의 명단이 확대, 재생산 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요청한다"며 명단 공개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11-14 22:29:52[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름과 영정사진 공개 여부와 관련해 유족 동의를 전제로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회의에서 "당연히 유족들이 반대하지 않는 한, 이름과 영정을 당연히 공개하고 진지한 애도가 있어야 된다"며 정부를 향해 "숨기려고 하지 마십시오. 숨긴다고 없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피해자들의 이름도 영정도 없는 곳에서 국화꽃에게만 지금 분향이 이루어지고 있다. 내 아들의 이름과 얼굴을 가리지 말라는 오열도 들린다"며 "세상에 어떤 참사에서 이름도 얼굴도 없는 곳에 온 국민이 분향을 하고 애도를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를 겨냥,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다시 촛불을 들고 해야 되겠냐"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앞서 참사 희생자 명단 등을 전면 공개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이날 이 대표가 공식적으로 그 필요성을 부각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7일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문진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에게 보낸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 사망자들의 신원과 사진, 각자의 사연 등을 확보해 이를 전면 공개하고 당 차원의 추모 공간도 마련해야 한다'는 문자가 공개돼 논란이 일자 문 위원장은 "메시지는 개인의견으로 저는 분명하게 거부의 뜻을 전했다"고 일축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일반적인 장례 의식에 의하면 고인에 대한 위패와 영정 모시고 추모하고 조문하는 게 사실은 원칙이고 상식"이라며 "위패와 사진 없이, 누가 사망한지 모르게 진행된 거 자체가 이상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변인은 "(위패와 사진 없이 분향소를 차린 것에)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된다"며 문 위원장이 받은 문자를 언급, "유족의 동의를 얻어 희생자의 이름이나 사진을 구해서 제대로 된 추모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애도기간 거치면서 희생된 분들 전체를 뭉뜽그려서 국화 앞에 애도 표현하는 게 맞냐는 문제 제기가 국민들 사이에 있었다"며 "당 공식 논의라기보다, 유족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이름과 영정사진, 위패라도 하고 추모하는 게 상식 아니냐는 문제 제기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2-11-09 17:18:34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열린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고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tekken4@fnnews.com 서동일 기자
2022-11-22 12:42:05【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이번 화성 아리셀 화재를 보면서 이태원 참사를 떠올렸다." 지난 24일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사고를 겪으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사회적 참사에 대처하는 자세가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하다'거나 '보여주기'라는 비난도 있지만, 대부분은 적극적인 사고 수습, 가장 먼저 유가족들을 만나 위로하는 모습에서 "이전과는 다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지사는 이번 사고에서 '이태원 참사'를 떠올리며 "당시 정확한 정보나 또는 잘못에 대한 인정을 하지 않아서 생긴 불신으로 현재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있는 그대로 사실과 정보, 경기도 대응 상황을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는 우리 사회에 빼놓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으로 기억되고 있다.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고, 명확한 원인 규명도 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는 이들 사고로 인해 우리사회는 아직까지도 고통받고 있다. 때문에 이번 화재 참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런 가운데 사고 발생 직후 김 지사의 사고 대처 모습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여러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가장 빨리, 이틀간 3번 사고 현장 찾아..."경기도는 다르게 해 보겠다"우선 화재 참사가 발생한 당일인 24일부터 가장 먼저 현장을 찾은 김 지사는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사고 수습에 나설 줄 것을 처음으로 지시했다. 현장에서는 높은 분들이 오면 으레 진행하는 브리핑도 준비하지 못하게 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김 지사는 또 한번 화재 현장을 찾아 낮 시간에 하지 못했던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며 적극적인 사고 수습에 나섰다. 다음날인 25일에도 가장 먼저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만나 위로하고, 유가족들이 가장 원하고 있는 신원확인 절차 간소화를 위해 백방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또 오후에는 다시 화재 현장을 찾아 희생자와 유족 지원을 위한 직원 배치, 합동분향소 설치, 유가족을 위한 휴식공간 마련하는 등 이틀간 3번이나 현장을 찾아 직접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 특히 사고 발생 사흘만인 26일에는 경기도청에 합동분향소 설치하고, 조문하면서 "확실한 산업안전과 이주노동자 대책 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고 나자마자 바로 현장에 달려간 것이나 세 차례에 걸쳐 현장 브리핑을 한 것은 정부가 잘못 대응했던 것에 대한 경기도 나름의 타산지석"이라며 "사고 재발을 방지하는 첫걸음이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 그리고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보통 이런 참사가 있으면 말로만 성찬을 벌이고는 실천이 따르지 않는다"며 "도는 이번에 확실히 다르게 해 보겠다"며 이태원 참사를 반면교사 또는 타산지석 삼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외국인노동자 차별 없이...中싱하이밍 주한대사 통화 등 외교 역할까지여기에 김 지사는 중국과 라오스 국적의 희생자들을 위해 중국 싱하이밍 주한 대사와 라오스 주한대사와 전화 통화를 통해 이주노동자 대책 등 화재 사고와 관련한 여러 가지 대화까지 나누는 등 외교적인 역할까지 했다. 특히 싱하이밍 주한 대사는 김 지사가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고,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 참사 희생자 가운데는 중국인이 1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한국인 5명, 라오스인 1명이 포함됐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자국민보다 외국인 근로자가 더 많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화재 참사에 대한 대처를 과하게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독일에 광부나 간호사를 보내는 외국인 근로자 파견 국가였던 점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위해 차별 없는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지사는 "희생자 중 상당수가 외국인 이주노동자라는 점을 감안해 불법체류자에 대한 지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어떤 이유로 한국에 왔는지, 심지어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불법체류를 하신 분들이라도 경기도에서 일하시다 희생되신 분들이니까 따지지 말고 가시는 길 잘 모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사고 이후 매일 출근길에 경기도청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 들러 조문하며, 사고 대처와 관련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명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희생자들의 장례와 보상 절차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으로, 마지막까지 김 지사의 대처를 두고 봐야 하는 것은 남은 과제가 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6-28 23:51:12'여성판 N번방' 사태에 이어 이번엔 또다른 여성 커뮤니티에 사망한 12사단 훈련병 박모씨에 대한 조롱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게시자는 사망 훈련병에 대해 "세상이 한결 클린해진 것 같다"며 고인을 모독했다. 이에 동조하는 댓글도 여러개 올라왔다. ■ "세상 한결 클린해져", "군퀴벌레"6일 여성 커뮤니티 웹사이트 '워마드'에 지난달 30일 "박XX 훈련병 사망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느개비머머리***'라는 아이디의 작성자는 박 훈련병 장례식장 현장 사진을 여러장 올렸다. 게시글 작성자는 박 훈련병의 장례일정표와 박훈련병의 사진, 박훈련병의 얼굴을 흐릿하게 한 후 눈물흘리는 낙서를 가미한 사진 등을 올렸다. 작성자는 "얼굴 생긴거만 봐도 남초 덕질 하게 생겼다. 세상이 한결 클린해진거 같아 기분 좋다. 이제 막 XX이 지옥으로 가고 있을텐데 XX이한테 한마디씩 부탁한다"고 썼다. 사이트 이용자들은 이 게시글에 동조하는 조롱 댓글을 달았다. '광XXX'라는 아이디의 작성자는 "한남 한 마리 뒤지면 한녀들 모두 단체로 축하파티 해야 할 판"이라고 썼다. 글이 게시된 지 6일이 지났으나 커뮤니티 운영자는 게시글 삭제 등 자정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 여성판 N번방 수사 전환여부 검토인터넷으로 모욕 글을 올리는 경우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2년 12월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이들을 성적으로 모욕한 남성들이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검찰측은 "여성 희생자를 성적으로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것 뿐 아니라 현장 및 희생자 사진까지 게시해 희생자들의 명예와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유족 등에게 깊은 상처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엔 회원수 84만명 규모의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판 N번방' 사건이 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이 커뮤니티의 일부 이용자들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남성들의 개인 신상을 유포하고 불법 촬영물로 유추되는 사진 등을 올리며 비하하는 글을 올리 논란이 된 바 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도 지난 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여성판 N번방 사건 수사 상황 질의에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도 "계속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수사로 전환해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6-06 18:31:53[파이낸셜뉴스] ‘여성판 N번방’ 사태에 이어 이번엔 또다른 여성 커뮤니티에 사망한 12사단 훈련병 박모씨에 대한 조롱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게시자는 사망 훈련병에 대해 "세상이 한결 클린해진 것 같다"며 고인을 모독했다. 이에 동조하는 댓글도 여러개 올라왔다. "세상 한결 클린해져", "군퀴벌레"6일 여성 커뮤니티 웹사이트 '워마드'에 지난달 30일 "박XX 훈련병 사망을 축하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느개비머머리***’라는 아이디의 작성자는 박 훈련병 장례식장 현장 사진을 여러장 올렸다. 게시글 작성자는 박 훈련병의 장례일정표와 박훈련병의 사진, 박훈련병의 얼굴을 흐릿하게 한 후 눈물흘리는 낙서를 가미한 사진 등을 올렸다. 작성자는 “얼굴 생긴거만 봐도 남초 덕질 하게 생겼다. 세상이 한결 클린해진거 같아 기분 좋다. 이제 막 XX이 지옥으로 가고 있을텐데 XX이한테 한마디씩 부탁한다”고 썼다. 사이트 이용자들은 이 게시글에 동조하는 조롱 댓글을 달았다. ‘광XXX’라는 아이디의 작성자는 “한남 한 마리 뒤지면 한녀들 모두 단체로 축하파티 해야 할 판”이라고 썼다. 글이 게시된 지 6일이 지났으나 커뮤니티 운영자는 게시글 삭제 등 자정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여성판 N번방 수사 전환여부 검토인터넷으로 모욕 글을 올리는 경우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처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2년 12월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이들을 성적으로 모욕한 남성들이 기소된 바 있다. 당시 검찰측은 "여성 희생자를 성적으로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것 뿐 아니라 현장 및 희생자 사진까지 게시해 희생자들의 명예와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유족 등에게 깊은 상처를 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엔 회원수 84만명 규모의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성판 N번방' 사건이 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이 커뮤니티의 일부 이용자들은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남성들의 개인 신상을 유포하고 불법 촬영물로 유추되는 사진 등을 올리며 비하하는 글을 올리 논란이 된 바 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도 지난 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여성판 N번방 사건 수사 상황 질의에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된 것은 없다"면서도 "계속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수사로 전환해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6-06 15:24:58[파이낸셜뉴스] 핼러윈 참사 희생자 155명의 실명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한 인터넷 매체 '민들레'와 '시민언론 더탐사' 관계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김호경 민들레 편집이사, 최영민 전 시민언론 더탐사 공동대표와 각 법인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민들레는 지난 2022년 11월 14일 이태원 참사로 숨진 희생자 155명의 이름을 자사 홈페이지에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나이, 성별 등 다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시 유가족 동의 없이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민들레는 "희생자들의 실존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최소한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와 책임 규명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희생자 명단을 서울시 공무원이 무단으로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혐의자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수사중지 처분을 내렸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5-10 16:25:44[파이낸셜뉴스] 여야가 세월호 참사 10주기인 16일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일제히 추모 메시지를 냈다. 국민의힘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참석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홍익표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 등도 한 자리에 모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애도와 함께 재난 예방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4·10 총선 당선인 총회에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 아픔을 잊지 않고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용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안전 문제에 있어 그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오늘을 ‘국민안전의 날’로 정했다"며 "국민의힘과 정부는 앞으로도 각종 재난과 안전사고에 관한 제도 재검토 및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정착, 그동안 쌓여온 구조적 문제점 개선을 통해 이런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21대 국회에서 이태원 특별법 등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시는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의 목숨이 헛되이 희생되지 않도록, 더는 유족들이 차가운 거리에서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정치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의 책임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 당시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의 대부분이 97년생이었다"며 이제 스물여덟이 된 나이대의 젊은 세대가 지난 10년간 겪었을 트라우마는 사고 그 자체보다도 안타까운 참사 앞에서 둘로 갈라진 대한민국 정치권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기억식에 윤 대통령이 불참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억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도 그렇고 대통령의 이런 태도에 대해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선거 패배 이후에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 했는데 이런 곳에 오면서 본인께서 실질적으로 바뀐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정경수 기자
2024-04-16 17:25:43【파이낸셜뉴스 안산=장충식 기자】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16일 오후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기억식'이 진행됐다. 이번 10주기 기억식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250명을 포함한 304명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리로, 유가족과 일반시민 등 2000여명이 참여해 "잊지 않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참여자들은 세월호 참사의 상징인 노란 리본과 나비를 든 모습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세월호 참사 10주기 기억식은 안산 단원고 희생자 250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호명식으로 시작됐다. 이어 97년생 동갑내기 김지애씨의 편지가 낭독됐으며, 지애씨는 "안녕, 나는 너희와 같은 동갑내기 지애라고 해. 나는 2014년 봄 이후에 세상이 바뀌었다고 생각했어. 금방이라도 진실을 찾겠구나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어"라며 "너희가 왜 사라져야 하는지, 찾지도, 알지도 못하고 결국 2022년 이태원 참사가 터졌어"라고 말했다. 이어 "하늘이 맑을 때 너희를 기억하고 꽃이 피면 너희를 기억하며 그렇게 살아가려고 해. 그곳에서 노래도, 그림도 많이 만들기를 바랄게.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과 기억억하는 사람들을 기쁘게 맞이해줘"라고 전했다. 지애씨는 단원고교 학생도, 희생자 유족도 아니지만 숨진 친구들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1997년생 동갑내기다. 일반시민 4160명으로 구성된 4·16 합창단이 추모 공연도 진행됐으며, 기억식 내내 유가족은 물론 참가자들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특히 이날 기억식에는 보라색 옷을 입은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족 30명 등 사회적 참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함께했다. 기억식은 오후 4시 16분 울려 퍼진 추모사이렌과 함께 묵념으로 마무리됐다. 기억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열 번째 봄이 왔지만 우리는 잊지 않겠다. 희생자 304명 한 사람, 한 사람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아이들이 돌아오기로 했던 금요일은 어느덧 520번이나 지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대한민국 현실을 본다. 한없이 부끄럽다. 공직자라 더 부끄럽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참사가 발생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역에서 유가족 등 90여명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선상 추모식을 열렸고, 진도항으로 이름이 바뀐 팽목항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시민 행렬이 이어졌다. 또 세월호가 출항했던 인천에서는 일반인 희생자 44명의 영정이 안치된 추모관 옆에서 추모식이 진행되는 등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렸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4-16 16:4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