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제강점기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노동자 추도식을 이틀 앞두고 일본 정부가 극우인사를 보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당황해하며 대응을 준비 중이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오는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열리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일본 중앙정부 대표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 대표로는 박철희 주일대사가 나선다. 첫 추도식인 만큼 우리 정부가 일 측에 차관급 이상 고위직 참석을 요구했고, 그에 따라 차관급인 이쿠이나 정무관이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지난 2022년 참의원 당선 직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 바 있다. 중앙정치 입문에 따른 의례적인 참배이고 이후에는 참배한 적이 없다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친 우리나라 입장에선 일제 전범들에게 고개를 숙인 전력은 묵과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쿠이나 정무관은 참의원 선거 과정에서 한일 과거사 갈등을 두고 우리나라가 더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바도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와 소통하며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 인사 논란에 아직까지 협의를 마치지 못한 추도사 내용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보수적이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한 전력이 있는 이쿠이나 정무관이 조선인과 강제노동을 직접 언급하며 진정한 사죄를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나와서다. 이에 첫 추도식부터 파행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애초 지난 7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할 당시 한일은 9월에는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일본 총리 교체기를 겪으며 일본 정부 대표 참석자 선정과 추도사 내용 협의가 더뎌지면서 미뤄졌다. 우여곡절 끝에 24일로 날짜가 정해졌음에도 정부 대표 참석자 논란이 터지면서 또 다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나 추도식에는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 11명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다. 피해 당사자들이 자리한다는 점에서 참석 인사와 추도사 내용 등 추도식 관련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 오히려 과거사 갈등을 더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11-22 20:18:13【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다음달 4일 일본의 제100대 총리로 취임할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신임 총재(64)는 자민당 굉지회(고치카이)에 원류를 두고 있는 기시다파 수장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맞붙었던 고노 다로 행정개혁상과 마찬가지로 세습정치인이다. 대학입시에서 두 번의 실패를 맛본 뒤 1978년 일본 명문 와세다대 법학부에 입학했다. 졸업 후 일본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해 약 5년간 샐러리맨 생활을 했으며, 이후 자민당 중의원인 부친 기시다 후미타케의 비서로 들어가 본격 정치수업을 받았다. 1992년 부친 사망 후 이듬해인 1993년 여름 히로시마 제1구에 자민당 후보로 출마해 처음으로 중의원에 당선됐다. 부친 역시 굉지회 소속이었다. 1999년 오부치 게이조 내각에서 건설성(현 국토교통성) 정무차관,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문부과학성 부대신으로 기용됐다. 1차 아베 신조 정권 때인 2007년 내각부특명대신(오키나와·북방·국민생활·과학기술·규제개혁 담당상)으로 임명돼 처음 입각했다. 온건 보수이나, 개혁 성향의 고이즈미 내각과 극우 성향의 아베 정권까지 두루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정치적으로 안정적 길을 택해왔다. 2012년 12월 2차 아베 정권 출범 시 외무상에 올라 4년8개월간이나 맡았다. 태평양전쟁 후 일본 외무상 연속 재임일수로는 1위의 기록이다. 외무상 재임 중이던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의 일본 측 당사자가 된다. 아베 당시 총리는 자신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반발을 우려해 위안부 합의에 신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는 이런 아베 총리를 향해 "지금 합의하지 못하면 한일 관계는 표류한다"고 설득, 위안부 합의를 성사시켰다고 한다. 그는 평소 자신의 정치적 성향, 소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강경한 어조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대중적 인기나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뼛속부터 우파인 아베 전 총리와 이념적 성향이 다르며 한국,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자민당 온건보수파인 굉지회 정체성이 결국 묻어나올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09-29 18:32:43'한국 사람들이 일본 맥주를 못 마시면 발광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일본 극우 논객 다케다 스네야스(44)가 또 다시 망언을 내뱉었다. 6일 다케다 쓰네야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만약 한국에 사과해야 할 것이 있다면, 일본이 세계 대전에 진 것"이라며 "일본이 전쟁에 승리했더라면 6·25전쟁이 일어날 일도, 남북 분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전쟁에서 패배하지 않았더라면)조선인들은 지금도 일본 국적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일본이 전쟁에서 패배한 탓에 조선이 불행한 길을 걷게 되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전쟁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케다 쓰네야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논객이다. 그는 과거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국을 비난했다. 그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일본 맥주의 수출을 막으면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 '자발적으로 좋아서 간 위안부가 이제 와서 강제로 끌려갔다고 주장한다'등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일본 #극우논객 #망언 #세계대전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10-07 17:18:43【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구상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 내에서는 사도 광산을 세계 유산으로 추천하더라도 한국의 반발 등으로 인해 내년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록될 전망이 없다고 판단, 2024년 이후에 다시 추진하기로 하고 다음주께 내년도 등재 추진은 보류한다는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요미우리는 "한국의 반발이 있는 상황에서 (사도 광산을) 추천하면 국제사회의 신용을 잃을 수 있다"는 외무성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때 반대하는 국가가 있으면 심사를 중단하고, 대화를 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편했다. 사실, 해당 제도 변경은 일본 정부가 주도했던 것이다. 과거 일본군에 의해 자행된 난징 대학살 관련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것을 막고자 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한국 정부 등 반대하는 국가가 있는 상황에서는 심사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 자민당 보수 우파들은 등재를 추진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18일 자민당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보수단결의 모임'은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결의를 18일 채택했다. 지난해 아베 전 총리의 지원을 받아 일본 총리직에 도전했던 다카이치 정조회장은 지난 19일 당 본부에서 첫 정례기자회견을 열어 사도광산 등재 추진에 대해 "일본의 명예가 관련된 문제"라며 "일본 정부가 등록을 향해 진심으로 노력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본 니가타현의 사도섬에 있는 사도 광산은 에도시대(1603∼1868년)에 금광으로 유명했으나 태평양 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구리·철·아연 등 전쟁 물자를 캐는 광산으로 주로 활용됐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발간 자료에 따르면 최대 1200여명의 조선인들이 강제 동원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2-01-20 10:23:40[파이낸셜뉴스]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회동을 잡기 위한 각국 정상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CNN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이 확정된 이후 각국 정상들이 신속하게 축하 인사를 전하고,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일정을 잡느라 분주하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 정상들은 엑스(X·옛 트위터)에 축하메시지를 올리고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 일정을 잡는 동시에 취임식 이전에 직접 회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주미대사 등을 동원하고 있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통해 조기에 대면 회담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달 중순께 예정된 남미 순방 후 미국에 들러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전에 대면 회담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포석을 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8년 전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가장 먼저 만남을 가진 정상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다. 아베 전 총리는 황금색 골프클럽 선물을 들고 미국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타워로 달려가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을 만났고, 이후 각별한 관계가 유지된 것으로 전해진다. 아르헨티나의 극우 지도자인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도 다음 주 미국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만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모색해온 밀레이는 지난 5일 트럼프 당선에 대한 지지 의사를 소셜미디어상에서 적극적으로 표명했다.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머스크와 친분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네트워크 구축에 나설 지 주목된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매체는 멜로니 총리가 머스크를 징검다리 삼아 트럼프 행정부와 친밀도를 높여 유럽연합(EU)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에는 한층 더 강화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펼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자 각국 정상들이 초반부터 안정적인 관계 구축 시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각국 지도자들은 (트럼프타워가 있는) 뉴욕으로 가거나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가는 것을 포함해 모든 옵션에 대해 열려있으며 상당수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이전에 회동 일정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08 16:31:05[파이낸셜뉴스] 일본 정부가 “여성도 왕위 계승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유엔의 권고를 사실상 거부했다. 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각료들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의 ‘왕위 계승 남녀 평등 실현’ 권고에 잇따라 불쾌감을 드러냈다. 취임 전엔 이 문제를 논의해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총리도 정치권 눈치를 보며 말을 아끼고 있다. 6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와야 다케시 외무장관은 지난 1일 “(위원회가) 국가의 기본과 관련된 사안을 권고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인권과 관련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극우 정당인 일본유신회도 “(왕위 계승 문제는) 나라의 문화와 역사 문제”라고 반발했다. 앞서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유엔 스위스 제네바사무소에서 일본 정부의 여성 정책을 심사한 뒤, 왕위 계승권을 남성에게만 인정한 ‘황실전범’에 대해 여성차별철폐조약 이념과 양립하기 어렵다며 개정을 권고했다. 성평등에 위배되는 정책인 만큼 "왕족 여성도 왕위를 이어받을 수 있게 고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단 위원회는 지난 2003년, 2009년, 2016년에도 같은 내용으로 권고를 했던 바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표단은 이번 위원회의 권고 직후 “차별철폐위가 왕실전범을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항의하면서 해당 부분의 삭제를 요구했다. 일본 ‘황실전범’은 제1조에서 왕위에 대해 “남계 남자가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왕족 여성은 왕족 이외 사람과 혼인하면 왕족 신분을 잃는다고 명시했다. ‘남계 남자’는 왕실 남성이 낳은 남자를 뜻한다. 나루히토 일왕은 슬하에 아들 없이 아이코 공주만 뒀다. 따라서 현재 일왕 계승 1순위는 나루히토 일왕 동생인 후미히토 왕세제다. 2순위는 후미히토 왕세제 아들인 히사히토다. 그러나 후미히토 왕세제 일가는 장녀 마코 전 공주 결혼 소동 사건 등으로 일본 내부에서 평판이 좋지 않다. 반면 아이코 공주는 특유의 겸손한 태도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실시된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90%가 여성 일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일왕에 찬성하는 이유에는 50%가 ‘일왕 역할에는 남녀가 관계없다’고 답했다. 일본 국회의원들은 지난 5월 왕실의 승계 규정 완화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이번 정부의 강경한 입장으로 왕실전범 개정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아이코 공주가 왕위를 이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취임 전에는 ‘여성 왕위 계승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취임 이후에는 자민당 내 반대파의 압박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6 06:20:23【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운명은 시계제로에 맞닥뜨렸다. 의석을 과반 수 이상 확보하기 위해 우선 무소속 의원을 여당으로 영입하고, 차선으로는 정책 노선을 같이 할 수 있는 야당과도 손을 맞잡아야 한다. 당장 내달 예정된 특별국회의 총리 지명부터 불투명한 상황으로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당 내부에선 리더십 문제가 드러난 이시바 총리의 조기 교체설이 거론된다. 일단 살고 보자, 정책 올스톱 28일 총선 집계 결과 중의원 465석 가운데 여당인 자민당(191석)과 공명당(24석)의 총 의석 수는 215석으로 나타났다. 5차례의 선거 만에 자민당 단독 과반은 물론 15년 만에 여당 전체 과반(233석) 확보에도 실패했다. 반면 자민당 비자금 문제를 집중 공략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기존 98석에서 148석으로 크게 약진했다. 우익 성향 야당인 일본유신회는 44석에서 38석으로 줄었고, 국민민주당은 7석에서 28석으로 늘었다. 선거 참패로 이시바 내각과 여당의 앞날은 예고된 가시밭길과 다름 없다. 자민당·공명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 전체 의석수는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인 310석(전체 3분의 2)에 모자라는 297석이다. 자민당이 추진하는 개헌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다. 이시바 총리는 선거에서 승리한 후 본격적인 정책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었지만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의 지론인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창설과 미일지위협정 개정은 추진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연정 개봉박두, 정국 소용돌이 발등의 불은 특별국회다. 중의원 해산에 의한 총선 후 1개월 이내에 특별국회가 소집돼 총리 지명과 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새로 하게 된다. 여당의 참패로 자칫 총리 지명조차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자민당은 제1당 지위는 유지한 만큼 무소속 의원 영입, 일부 야당과 연계를 통해 연립 정부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시바 총리는 사퇴하지 않고 야당의 협력을 얻어서라도 자민당 중심의 정권을 유지할 생각이라는 뜻을 주변인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그는 "현시점에서 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국민민주당에 협력을 구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당간 구체적인 연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날 유력 정당의 대표들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거나 "정해지지 않았다" 등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다만 입헌민주당은 여당과 연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입헌민주당은 내년 참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다른 정당과 연대를 모색하며 정권 탈환 전략을 짤 것으로 관측된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자민·공명 이외에 말을 걸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이쪽 팀(야당)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애쓰겠다"고 말했다. 자민당 독주에 제동을 건 야당은 산술적으로는 결집을 통해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 그러나 야당은 세 규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단일 총리 후보를 추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자민당 내부에선 반대파를 중심으로 이시바 총리의 교체설이 거론된다. 후임자로는 최근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이시바 총리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가 2차 투표에서 패배한 디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당당상이 물망에 오른다. 그는 대표적인 옛 아베파 소속으로 '반 이시바'의 기수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예대제(제사)와 패전일마다 참배한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그가 일본의 리더 자리에 오르면 한일관계는 새 국면을 맞을 공산이 크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0-28 10:01:48【도쿄=김경민 특파원】 이달 27일 이시바 내각 출범 이후 일본의 첫 중의원(하원) 총선거가 실시되는 가운데 선거일이 가까워 갈수록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지 기반을 공고히하기 위해 내각 출범 후 8일 만에 의회를 해산, 중의원 총선을 치르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선거에 패배하면 책임론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시바도 소방수는 아니었나 2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중의원 해산 당시 집권 자민당 내 분위기는 단독 과반은 아니더라도 연립여당인 공명당 의석을 합한 전체 여당의 의석수는 무난히 과반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등 진보, 우익 성향을 막론한 주요 언론의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여당(자민·공명)의 과반이 어려울 것이란 쪽에 무게가 실린다. 자민당은 옛 민주당 내각에서 정권을 탈환한 2012년 이후 그동안 4차례(2014년, 2017년, 2021년) 총선에서 매번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공명당과 함께 안정적인 정치 기반을 이어왔다. 이시바 내각에서는 이런 흐름이 엎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는 지난 22일 유세 연설에서 "여당에 의한 과반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를 시작하면서 제시한 목표는 여당의 과반 의석(233석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었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자민당에 부는 역풍의 진원지는 '정치비자금 스캔들'에 대한 국민심판 여론이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비자금 스캔들은 옛 아베파 등 주요 파벌이 정치자금 모금 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팔아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다. 파장이 커지자 올해 4월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는 관련인 39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성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내각 지지율은 계속 추락했다. 결국 기시다 전 총리는 연임 도전을 포기했고 이시바 내각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이시바 총리는 당내 반발에도 옛 아베파를 중심으로 연루 의원 12명을 공천하지 않았으나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선거 결과, 한일관계에도 '나비효과' 일본은 조기 중의원 해산에 따른 총선거가 치러지면 특별 국회를 열어 다시 총리 지명을 선출한다. 자민·공명당이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총리 지명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수 있다. 의석수 차이가 근소하다면 무소속 의원 등을 영입해 현 여당이 정권을 연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정이 복잡해진다. 야당과 의석수가 많이 차이나면 총리 지명뿐 아니라 안정적인 국정을 위해 야당 일부를 새로운 연립 정당의 파트너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현지에선 보수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나 국민민주당을 새로운 연정 파트너 후보로 거론하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일본 중의원에서 여당이 예산이나 법안을 원활히 통과하는 데 필요한 '안정 다수' 의석수는 244석이고, '절대 안정 다수' 의석은 261석이다. '절대 안정 다수' 의석은 여당이 전체 17개 상임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독점하고 위원회별로 위원 수 절반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이다. 직전의 중의원 의석은 자민당(247석)과 공명당(32석) 등 여당이 279석을 차지한 바 있다. 야당은 입헌민주당(98석), 일본유신회(44석), 공산당(10석), 국민민주당(7석), 레이와신센구미(3석), 사민당(1석), 참정당(1석) 순이며 무소속은 22석이었다. 선거에 참패하고 야당과 연정하게 되면 이시바 총리의 입지는 흔들 수밖에 없다. 이 시나리오라면 내년 여름 참의원(상원) 선거나 도쿄도 의회 선거 전에 총리 교체론이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지난 9월 총재 선거 때 결선 투표에 올라 최종 승부를 경쟁한 극우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 담당상과 그를 지지한 아소 다로 자민당 최고 고문이 다시 당내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다. 이는 기시다 내각부터 개선시켜 온 한일관계에도 큰 변수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10-24 10:35:58[파이낸셜뉴스] 일본 내 극우 매체로 유명한 황색 신문 '석간 후지'가 창간 56년 만에 휴간하는 가운데 과거 한국 여행객들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보인 칼럼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석간 후지는 일본의 우익 성향 산케이신문사가 발행하는 매체다. 산케이신문사는 "동사 발행의 석간지 석간 후지에 대해 내년 1월 31일 발행(2월 1일 자)을 끝으로 휴간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석간 후지의 공식 웹사이트 'zakzak'도 내년 1월 31일까지만 운영한다. 산케이신문사는 휴간 이유에 대해 "경영 합리화, 경비 삭감 등에 나섰지만 신문 용지 등 재료비, 물류비 인상으로 어려운 환경이 계속됐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구독자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석간 후지는 1969년 2월 창간된 일본 최초의 타블로이드 매체다. 황색 신문 특성상 해당 신문은 주요 지하철역 편의점 등에서 퇴근길 직장인에게 주로 팔렸다. 특히 한국을 비난하는 혐한 기사를 쏟아낸 대표적인 매체 중 하나다. 창간 이후 2020년 초반까지 본사 매체인 산케이신문보다 더 극단적인 혐한 기사를 게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던 2010년대 중후반~2020년대 초반까지는 '한국과 단교하자', '한국의 거짓말을 폭로한다' 등 자극적 제목의 신문과 홍보 포스터를 인파가 몰리는 곳에 집중 배치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본 내 극우 인사로 알려진 무로타니 가쓰미는 석간 후지 공식 사이트에서 연재물을 올려왔는데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에 와서 편의점 도시락과 같은 싸구려 음식만 찾는다"고 주장해 국내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산케이신문사는 "창간 55주년을 맞아 석간지 역할을 마쳤다고 판단했다"며 "오랜 세월 동안 석간 후지를 지지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04 06:00:34【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차기 총리가 되는 자민당 총재(28대)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결선에 올랐다. 총 9명의 후보 가운데 2명으로 좁혀진 결선 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발표된다. 오늘 오후 3시40분, 日 새 총리 나온다 27일 자민당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가 투표권(736표) 절반씩을 행사하는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와 이시바가 나란히 1·2위를 기록, 결선에 진출했다. 1위 다카이치는 총 181표, 2위 이시바는 총 154표를 얻었다. 경선 초반 젊음과 개혁의 아이콘으로 지지율 1위를 달려왔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136표로 3위에 그쳐 탈락했다.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득표하지 못하면 경선은 상위 2명의 후보 간의 결선 투표로 뽑는다. 결선 투표의 결과는 이날 오후 3시40분께 나올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1차 투표와 달리 결선 투표에서는 국회의원의 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회의원은 368표, 도도부현(지방자치단체)은 각 1표씩 총 47표다. 이번 총재 선거에는 현행 입후보 방식이 도입된 1972년 이후 역대 최다인 9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2012년 대통령 선거의 5명을 넘어섰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인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게 된다. 이날 선출된 신임 총재는 내달 1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 후임으로 지명될 예정이다. 최초의 女총리냐, 경험의 리더냐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거 종반 가장 상승세를 탄 후보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다.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보수 노선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여자 아베'로 불린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총리가 된 후에도 계속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로 극우 성향을 드러낸다. 이는 당내 보수 세력을 결집했고, 1차 표심으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카이치가 승리하면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내각 경험이 가장 큰 장점이다. 1986년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당시 최연소 기록(만 29세)을 세우며 당선되는 등 40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을 담았다. 방위청 장관, 방위상,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등 풍부한 내각 경험을 쌓았다. 국방 문제에 해박한 그는 자민당 내에서는 '아베파'로 대변되는 우익 성향 의원들과는 다른 역사 인식을 보여 비둘기파로 평가받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9-27 14:3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