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일본에서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일본의 'K푸드 베끼기' 논란이 화제가 됐다. 라면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그것도 선두기업인 닛신식품이 한국기업의 제품을 베꼈다는 점은 글로벌 K푸드의 인기를 방증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일본 라면회사의 K푸드 베끼기 논란은 앞서 40여년 전에도 있었다는 점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K푸드 베끼기 대상은 농심 '너구리'였다. 시기도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농심은 1986년 너구리 수출을 시작하며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농심 관계자는 "당시 미국 라면시장은 거의 일본 회사들이 휩쓸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너구리가 등장하자 판도가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깊고 개운한 국물맛과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너구리가 미국 교민 사회를 시작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일본 라면회사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내 너구리를 모방한 미투제품 '막장 우동'을 출시했다. 제품 포장지에 한글로 제품명을 표시해 마치 한국 제품인 것 처럼 혼동을 줬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미투 제품의 결과는 처참했다. 너구리의 독보적인 맛까지는 미처 따라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막장 우동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대신 너구리는 아직까지도 승승장구 중이다. 이후 너구리는 영화 기생충 덕분에 또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영화 기생충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다. 별칭까지 생겼다. 너구리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Rt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데, 이는 너구리 포장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알파벳 R, t, A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는 신라면보다 앞서 미국에 먼저 진출해 농심 브랜드를 먼저 미국 시장에 자리잡게 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미투제품까지 등장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너구리에 힘입어 뒤 이어 진출한 신라면도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2021년 신라면은 출시 35년만에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다. 이제 세계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이 되어 전세계를 울리고 있는 제품이 된 것이다. 너구리로 시작해 신라면으로 평정한 미국 시장에서 농심의 위상은 지속 상승 중이다. 교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먹던 라면이 이제는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냈으며, 2018년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유통점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지르며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식품이 됐다. 2020년 미국 뉴욕타임즈는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제2공장으로 또 하나의 심장을 장착한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6%로 농심과 7.6%p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지난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2025년까지 미국시장에서 8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수년 내 미국 시장 1위 역전의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3-07-12 13:11:50【도쿄=조은효 특파원】 일본판 '미투 운동의 상징'이 된 이토 시오리(프리랜서 언론인)가 야마구치 노리유키(전 TBS 기자)를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2심에서도 승소했다. 도쿄고등법원은 25일 "합의된 성관계였다"는 야마구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금 지불을 명령했다. 손해배상액은 1심보다 2만엔 증액된 332만엔(약 3495만원)이다. 재판부는 다만, 이토가 저서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피해 당시, 의식을 잃는 과정에서 '데이트 강간 약물'이 사용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 부분은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고, 이런 주장이 계획적 성범죄로 비칠 수 있어 되레 야마구치의 명예훼손과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며 이토에게 위자료 55만엔(약 579만원)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성폭행에 대한 배상금은 1심보다 늘어났으나, 피해 과정에서 약물이 사용됐을 것이란 주장이 야마구치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해서, 결과적으로는 쌍방 배상 판결의 모양새가 됐다. 일본의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에서는 "고법에서 성폭력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나왔는데 어째서,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이냐", "2심에서 승소했지만, 가해자의 명예훼손에 배상 판결이 내려진 것이 의문이다"라는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지난 2015년 외신 매체의 인턴 기자였던 이토는 일본의 대형 민영방송사인 TBS 소속 기자인 야마구치와 진로 상담을 겸한 식사 자리를 가졌다. 2차에서 기억이 끊겼고, 의식을 회복했을 땐 호텔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도쿄지검은 그러나 지난 2016년 7월 혐의 불충분으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토는 이후 2017년, 일본 사회에서는 드물게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며 피해 사실을 적극 알리고 민사소송을 진행했다. 당시, 미국 등 주요국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이 사건은 단숨에 일본 사회의 이목을 사로잡아 일본판 미투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는 가해자 야마구치가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개인 연락처를 공유하던 몇 안 되는 기자이기 때문에 체포되지 않았다고 주장해 일본 정치권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소송을 진행하면서 2018년부터는 영국으로 이주, 주로 해외에서 취재 활동을 했다. 일본의 고독사 문제를 다룬 보도로 2018년도 뉴욕 페스티벌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은상을 받았으며, 시에라리온의 여성 할례(성기 절제)를 취재해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2-01-25 23:07:56[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한복 차림 여성을 조롱해 논란이 됐던 일본 여성이 이번에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여성을 비방하는 SNS 글에 잇따라 ‘좋아요’를 눌렀다가 배상금을 내게 됐다.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은 일본 최고재판소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씨가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스기타 미오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스기타 의원에게 55만엔(약 491만원)을 배상하도록 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토씨는 2015년 남성 기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2017년 공개했고, 이로 인해 일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그러나 이후 일부 사람들이 SNS에 그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고, 스기타 의원은 2018년 6월부터 7월에 이토 씨를 비방하는 SNS 글 25건에 ‘좋아요’를 눌렀다. 이에 이토씨는 명예가 훼손됐다며 스기타 의원을 상대로 220만엔(약 1965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는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 법원은 스기타 의원에게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스기타 의원이 ‘좋아요’를 눌렀을 무렵 이토씨에 대해 비판적인 언행을 반복적으로 했다는 점에서 명예를 훼손한 것이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최고재판소도 스기타 의원이 과도한 모욕 행위를 했다고 판단해 8일 2심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스기타 의원은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고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비방 발언 등으로 자질 논란에 휩싸였던 우익 성향 정치인이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 강제 연행을 부정하고 피해자 증언을 다룬 학술논문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며, 2016년에는 한복 차림 여성에 대해 SNS에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다”며 “같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진다” 등의 글을 올려 지난해 법무 당국으로부터 인권 침해라고 지적받았다. 최근에도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소식을 전하며 “정말 잘됐고, 일본 내에 있는 위안부나 조선 반도 출신 노동자의 비 또는 동상도 이 뒤를 따랐으면 좋겠다”, “거짓 기념물은 일본에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2-11 09:40:31[파이낸셜뉴스] 삼양식품의 로제 불닭볶음면을 표절한 제품을 판매한다고 비판받았던 일본의 라면 회사 '닛신'이 최근에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얼굴을 내건 짜장컵라면 제품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韓 따라하는 日기업 늘어 17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현지에서는 'K-푸드'의 인기로 일본 현지 회사가 제품 포장에 '한글'을 사용하거나 한국 기업 등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식품 한류'가 돈이 되자 한국 식품을 활용하거나 한국을 표방하는 등의 일본회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일본의 '신조어·유행어 대상' 선정위원회는 올해의 '신조어·유행어 대상' 후보를 공개했는데 그 중에는 '10엔 빵'도 있었다. '10엔 빵'은 한국 경주에서 히트를 친 '10원 빵'을 따라한 미투 제품이다. '원' 대신 일본 화폐 단위인 '엔'으로 바꾼 것이다. 일본 현지 편의점 체인들도 한국 식품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일본 한 편의점은 한국 식품 주간을 열고 한국의 김밥, 삼각김밥, 꽈배기 등을 판매했다. 삼각김밥의 경우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제품 포장에 '한국 방문의 해' 마크를 달고 한국과 관련된 상품임을 강조했다. 라이선스 계약...韓 이미지 활용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한국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의 한 외식 기업은 한국의 '네네치킨'과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네네치킨' 브랜드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네네치킨'을 주력 제품이 '치킨'이지만 일본 편의점에서는 '네네치킨' 브랜드를 걸고 샌드위치, 순두부찌개·설렁탕 컵 제품 등을 출시해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네네치킨'은 한국 브랜드지만 일본 현지화를 통해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오히려 한국인이 보기에 의아한 제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양식품의 로제 불닭볶음면을 따라한 제품을 출시해 비판 받았던 일본 라면 기업 니신은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해 한류식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홍콩반점 0410과 제휴해 홍콩반점 0410 짜장면 컵라면 제품 등을 출시하고 있다. 일본에 살면서 현지의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구독자 49만명의 유튜브 채널 '박가네'는 "과거 삼양 불닭 제품을 베낀 니신이 이번에는 당당하게 한국식 짜장컵라면을 팔고 있다"며 "현지 편의점 홍보 문구에는 한국에서 요리왕이라고 불려지는 백조원이 강림했다. 홍콩반점의 인기 짜장면을 컵라면으로 재현했다고 쓰여있다"고 말했다. 닛신식품 홀딩스는 지난해 10월 더본재팸으로부터 홍콩반점0410의 제품 개발 출시를 요청하고, 계약을 통해 일본 현지에서 컵 짜장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K-식품 유행에 따라 해외의 여러 나라들이 무분별한 미투 제품을 내면서 앞서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중국 모조품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지난 2021년 말 삼양식품, CJ제일제당, 대상, 오뚜기와 함께 중국 최대 K-푸드 모조품 생산·유통기업인 청도태양초식품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5월 1심 결과 중국 법원은 한국 식품업체의 손을 들어주며, 중국 회사에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11-16 15:50:59[파이낸셜뉴스] 배구 선수 이다영이 선배 김연경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ME TOO'(미투)를 암시하며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을 넣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다영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투(MeToo·나도 당했다)라고 적힌 그림을 공유했다. 그는 "진정 어린 사과와 반성을 마지막까지 기다렸지만 이제 돌아갈 다리는 없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해시태그(#)에 '대한체육회스포츠윤리센터', '국가인권위원회'를 태그하며 "마지막 단계는?"이라고도 올렸다. 이다영은 최근 SNS를 통해 김연경에 대한 폭로를 여러 차례 이어가고 있다. 김연경으로부터 직장 내 갑질과 성희롱 등 피해를 봤다는 게 이다영의 주장이다. 앞서 이다영은 "(김연경이) 예전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왕따는 기본이고 대표팀 애들 앞에서 저를 술집 여자 취급하고 싸 보인다고 나가라고 했다. 강남 가서 몸 대주고 오라고 욕하고 힘들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SNS에 "때론 말이 칼보다 더 예리하고 상처가 오래 남는다. 2018년 선수촌, 2019년 월드컵 일본"이라는 글과 함께 직장 내 성희롱 판단 기준이 명시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대표팀에서 반복적으로 했던 성희롱, 흥국생명에서 했던 왕따와 직장 폭력, 갑질 행위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리면 가장 숨기고 싶어 하는 그것만은 영원히 비밀로 해주겠다"라며 김연경과 함께 나란히 누워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다영은 한국배구연맹(KOVO) 선수고충처리센터에도 신고를 했지만 결정적인 증거와 구체적 증언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OVO 측에서는 이다영의 신고에 대해 증거자료 불충분으로 인해 명확한 조사가 어렵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9-15 14:31:55[파이낸셜뉴스] 일본 내 성추행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 DJ가 일본 공연 중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고백한 데 이어 대만 유튜버도 일본 여행 중 자신의 여동생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DJ소다 성추행한 일본서, 대만 유튜버 여동생도 성추행 주장 대만에서 활동하는 2인조 유튜버 '닉&애슐리'는 '여동생이 일본에서 성추행당했다'는 제목의 영상을 지난 12일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오전 9시 오사카 관광지인 츠텐카쿠 앞에서 발생했다. 당시 닉의 여동생은 츠텐카쿠 전망대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 포즈를 취했고, 이때 옆 가게에서 나온 일본인 남성이 여동생의 치마를 들어 올리고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졌다. 이에 화가 난 닉이 남성을 향해 소리를 질렀지만, 이 남성은 시종일관 웃고 있었다고 한다. 닉은 "가장 억울한 건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그래서 그 남성의 얼굴을 카메라로 찍었다"라고 말하며 해당 남성의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닉은 "이 사람"이라고 가해 남성을 가리켰고 남성은 일행과 함께 당당하게 카메라를 쳐다보며 활짝 웃었다. 촬영을 저지하기 위해 손을 뻗기도 했다. 가해자 히죽거리는 웃음에 분노 "일행에 여성도 있었다" 닉은 "방금 성추행하고도 한 치의 부끄러움조차 없다. 히죽거리면서 걸어간다"라고 했다. 닉은 해당 남성과 함께 있던 무리에 다른 여성도 있었다는 사실에 더욱 분개했다. 이 여성이 성추행을 말리지 않고 아무 말 없이 바라보기만 했다는 것이다. 닉의 아내 애슐리는 "같은 여자면서 조금의 배려도 없었다. 아무리 친구라고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침묵할 수 없을 텐데 모두 공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닉은 사건 직후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닉에 따르면 경찰은 성추행 장면이 담긴 한 가게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닉은 대신 성추행이 일어난 장소와 가해 남성 무리 중 여성이 탑승한 택시 번호 등의 증거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국제 미투다. 일본에 대한 인상이 좋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가해자가 처벌받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한국 DJ 소다가 일본의 한 페스티벌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이던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당시 소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사카 뮤직 써커스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는데 한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갑자기 저의 가슴을 만지면서 속수무책으로 성추행했다"라고 알렸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8-17 08:13:16최근 일본에서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일본의 'K푸드 베끼기' 논란이 화제가 됐다. 라면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그것도 선두기업인 닛신식품이 한국기업의 제품을 베꼈다는 점은 글로벌 K푸드의 인기를 방증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일본 라면회사의 K푸드 베끼기 논란은 앞서 40여년 전에도 있었다는 점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K푸드 베끼기 대상은 농심 '너구리'였다. 시기도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다. 농심은 1986년 너구리 수출을 시작하며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농심 관계자는 "당시 미국 라면시장은 거의 일본 회사들이 휩쓸고 있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너구리가 등장하자 판도가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깊고 개운한 국물맛과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이 특징인 너구리가 미국 교민 사회를 시작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일본 라면회사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내 너구리를 모방한 미투제품 '막장 우동'을 출시했다. 제품 포장지에 한글로 제품명을 표시해 마치 한국 제품인 것 처럼 혼동을 줬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미투 제품의 결과는 처참했다. 너구리의 독보적인 맛까지는 미처 따라할 수 없었기 때문에 막장 우동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대신 너구리는 아직까지도 승승장구 중이다. 이후 너구리는 영화 기생충 덕분에 또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영화 기생충에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다. 별칭까지 생겼다. 너구리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RtA'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데, 이는 너구리 포장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알파벳 R, t, A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농심 관계자는 "너구리는 신라면보다 앞서 미국에 먼저 진출해 농심 브랜드를 먼저 미국 시장에 자리잡게 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미투제품까지 등장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너구리에 힘입어 뒤 이어 진출한 신라면도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2021년 신라면은 출시 35년만에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이 됐다. 이제 세계인이 사랑하는 매운맛이 되어 전세계를 울리고 있는 제품이 된 것이다. 너구리로 시작해 신라면으로 평정한 미국 시장에서 농심의 위상은 지속 상승 중이다. 교민들이 고향의 향수를 느끼며 먹던 라면이 이제는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 잡았다.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 입점을 이뤄냈으며, 2018년에는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현지 유통점 매출이 아시안 마켓을 앞지르며 미국인이 더 많이 찾는 식품이 됐다. 2020년 미국 뉴욕타임즈는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의 라면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제2공장으로 또 하나의 심장을 장착한 농심은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수년 내 일본 토요스이산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6%로 농심과 7.6%p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농심의 상승세다. 지난 2017년 일본 닛신을 꺾은 데 이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며 3위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2025년까지 미국시장에서 8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수년 내 미국 시장 1위 역전의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3-07-12 17:59:42식품업계에서는 잊을 만하면 베끼기 논란이 터진다. 단골 레퍼토리는 우리 업체들이 일본의 과자를 그대로 모방해 팔고 있다는 것이다. '빼빼로(1983년 한국 출시)와 포키(1966년 일본)' '새우깡(1971년 한국)과 에비센(1964년 일본)' 등을 시작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유사제품이 거론돼 왔다. 다만 아무리 같은 맛의 과자라 해도 조금 다른 성분이 들어갔다면 베꼈다고 보기 힘들다고 보는 게 현 특허법이라고 한다. 업체들은 이런 사각을 이용해 "베낀 게 아니고 특정 일본 제품을 참고했다"는 입장을 보였고, 또 그런 불문율은 잘 통했다. 한국과 일본의 미투 제품(경쟁사의 주력상품을 본떠 만든 제품) 논란은 대부분 한국 측의 모방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요즘엔 상황이 묘하다. 반전의 주인공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그것도 일본 인스턴트 라면을 처음 만든 업계 1위 닛신이 대놓고 베끼기에 나서면서다. 닛신은 최근 봉지라면인 '야키소바 볶음면 한국풍 아마카라'(달콤하고 매콤한) '닛신 까르보'와 컵라면 '야키소바 U.F.O 볶음면 진한 한국풍 아마카라 까르보' 등을 선보였다. 모두 삼양의 까르보붉닭볶음면을 노골적으로 베낀 미투 제품이다. 까르보불닭볶음면과 마찬가지로 닛신 까르보와 컵라면은 패키지 디자인에 연한 핑크색을 활용하고, 전면부에 '볶음면'이라는 한글까지 크게 써넣었다. 하단 왼쪽에는 캐릭터, 오른쪽에는 조리된 제품 이미지를 넣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 제품이 한국에서 수입된 불닭볶음면의 종류라고 오해하기 딱 좋다. 대형업체의 전략상품답게 벌써 이 제품들은 일본 전국 편의점과 마트, 유통점포에 쫙 깔렸다. 라면 종주국인 일본이 한국 제품을 따라했다는 것만으로도 격세지감이다. 6·25전쟁 후 식량 부족으로 허덕였던 1960년대 초 삼양이 우리나라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다름 아닌 닛신이었다. 하지만 닛신은 도와줄 수 없다며 단번에 거절했다. 이후 삼양은 닛신의 라이벌이던 묘조(명성)식품에서 기술을 무상으로 원조받았고, 결국 삼양라면을 탄생시켰다. 그랬던 삼양과 닛신의 입장이 60년이 지나 완전히 뒤바뀌었다. 일본에서 '국물 없는 매운라면'으로 새 시장을 개척한 삼양은 이런 상황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삼양식품은 2019년 일본 현지에 삼양재팬을 설립했다. 지난해 일본 매출은 2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몇 년 동안 경쟁자 없는 블루오션을 독주했는데, 이제는 닛신과 경쟁하게 됐다. '베낀 것 아니냐'고 우리가 피해자로 권리 주장을 할 차례이지만 전적 때문인지 양심에 찔린다. 삼양은 일본에서 '붉닭볶음면'에 대한 상표권을 가지고 있지만, 동일한 상표를 쓴 것은 아니어서 이의를 제기해도 자국 기업인 닛신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일본도 그동안 우리의 '벤치마킹'을 봐 왔다. 불닭볶음면 이슈도 우리의 업보나 인과응보쯤으로 볼 수 있을까. km@fnnews.com 김경민 도쿄특파원
2023-04-11 18:21:07[파이낸셜뉴스]미투젠은 자회사 조프소프트가 자체 개발한 액션 3인칭 슈팅 게임 ‘리프트 스위퍼(Rift Sweepers)’를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얼리 액세스(Early Access)로 출시한다고 8일 밝혔다. 미투젠은 리프트스위퍼를 통해 모바일 소셜카지노와 캐주얼 게임 장르에서 PC게임 장르 확장으로 사업 다각화를 가속화한다. ‘리프트 스위퍼’는 언리얼4엔진으로 구현된 하드코어 전략 액션 3인칭 슈팅 게임이다. 고퀄리티 비주얼의 다양한 차원 공간을 배경으로, 4인의 플레이어가 협력해 임무를 수행하고 보상을 얻으며 리얼리티 그래픽과 웅장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라이플맨, 스나이퍼, 데몰리션, 엔지니어 등 다양한 캐릭터의 특성에 따라 기술을 이용해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고, 적들의 공격 속에서 미션마다 목표를 달성하는 등 높은 난이도로 슈팅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역동적이고 몰입감 높은 게임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얼리 액세스 버전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을 지원하여 서비스되며, 한국 기준 8일 오후 2시에 서비스가 시작된다. 북미 기준 19달러, 한국 기준 1만9500원으로 다운로드해 플레이 할 수 있다. 얼리 액세스 버전에서는 우선 3개의 미션, 3개의 플레이어 캐릭터를 즐길 수 있고, 정식 서비스까지 7개의 미션과 4개의 플레이어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얼리 액세스 기간 게이머들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완성도를 높여 내년 상반기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미투젠 손창욱 대표이사는 “미투젠은 리프트 스위퍼를 통해 기존의 소셜카지노, 캐주얼게임 장르를 넘어 고퀄리티 온라인 PC게임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사업 다각화를 잘 진행하고 있다”며, “자체 개발한 리프트 스위퍼가 스팀 게임을 즐기는 글로벌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성공적인 서비스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2022-09-08 10:43:29[파이낸셜뉴스] 모바일 캐주얼 게임사 미투젠은 이사회를 열고 액션 RPG·TPS게임 개발사 조프소프트의 지분 51%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미투젠은 조프소프트를 자회사로 편입해 PC게임 개발 역량 강화 및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2018년 설립된 조프소프트는 액션 RPG 게임과 전략 TPS 게임을 주력으로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네오위즈 PD 출신인 김정호 대표와 엔지니어 및 기획 등 경험 많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조프소프트는 2020년 자체 개발한 모바일 게임 ‘가디언즈 오디세이(Guardian's Odyssey)’를 싱가포르를 포함한 7개국에 소프트 론칭했다. 현재는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 수집형 액션 RPG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이번 '2021 지스타'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자체 개발한 TPS 장르의 신작 ‘리프트 스위퍼(Rift Sweepers)'는 '부산인디커넥트 쇼케이스(BIC Showcase)' 전시작으로 선정되는 등 개발력과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조프소프트는 ‘리프트 스위퍼’의 글로벌 플랫폼 스팀 버전을 내년 상반기 론칭할 계획이다. 김정호 조프소프트 대표이사는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 개발력 및 글로벌 서비스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미투온 그룹과 긴밀하게 협력해 시너지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창욱 미투젠 이사회 의장은 “조프소프트의 검증된 개발력과 게임 IP를 확보해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향후 조프소프트의 게임들도 미투온 그룹의 메타버스 블록체인 플랫폼 ‘미버스(MEVerse)’와 연동하여 글로벌 P2E 게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1-12-28 11:5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