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9일 친일 뉴라이트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해 “대통령은 김 관장 임명을 즉각 취소하고 다른 (친일 뉴라이트) 인사들도 결단을 내리라”고 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 곳곳에서 친일 바이러스가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김형석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이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됐다. 그는 광복회가 뉴라이트로 지목한 인물이다. 박 직무대행은 “김 관장은 평소 친일 행위와 반민족 행위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일제 강점기가 근대화에 도움이 됐다는 망언을 일삼았다. 독립기념관장 면접 자리에서는 일제 시대에 우리 국민은 일본 신민이었다는 듣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까지 했다고 한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는 독립기념관장 자리에 기어이 앉히며 국민 자존심을 욕보였다”고 말했다. 박 직무대행은 “한국학중앙연구원장과 국사편찬위원장,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은 물론 국가교육위원장과 진실화해위원장도 친일 뉴라이트 인사들이 꿰찼다”며 “역사를 바르게 연구, 교육하고 이를 후대에 전해야 할 막중한 기관들이 하나같이 친일 세력 숙주로 전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직무대행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송두리째 뒤바꾸겠다는 거대한 작전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일본 꼭두 각시 노릇을 하는 역사 쿠데타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과 순국선열에 백배사죄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
2024-08-09 09:53:4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에 대한 임명을 취소했다. 전날 국수본부장에 임명됐으나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임기를 시작하기 전 사의를 표명한 정 변호사에 대해 윤 대통령으로선 '발령 취소' 형식으로 사의 표명을 수용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을 취소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김 수석은 "(정순신의) 임기 시작이 내일 일요일(26일)인 만큼 사표 수리를 하는 의원면직이 아닌 발령 취소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통령실도 정 변호사가 사의를 표명하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이를 수용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정 변호사의 사의 표명에 대해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검사 출신 변호사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원석 검찰총장과 동기였다는 점에서 전국 3만 수사 경찰을 총괄자리에 오른다는 점에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국수본부장 임명 직후 자신의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2017년 한 유명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던 정 변호사의 아들은 기숙사 같은 방에서 생활하던 동급생에게 8달 동안 언어폭력을 가해 이듬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재심과 재재심을 거쳐 전학 처분을 받았다. 정 변호사 측은 이에 불복하고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학교의 조치가 부당하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당까지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정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아들 문제로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상황이 생겼고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서는 국가수사본부장이라는 중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국가수사본부장 지원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 문제로 송구하고 피해자와 그 부모님께 다시 한번 용서를 구한다"며 "가족 모두 두고두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전했다. 정 변호사의 지원 철회에 따른 인사 취소로, 국수본부장직은 당분간 공석으로 남게될 전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02-25 20:56:41‘참여정부’의 주요인사를 대과없이 추진해 청와대 안팎에서 신임을 받아오던 청와대 정찬용 인사보좌관이 최근 1급인사 발언 파문에 이어 이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의 부패방지위원장 ‘임명취소’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광주 YMCA사무총장 출신인 정보좌관은 그간 강직하고 직설적 성품의 소유자로서 특유의 입담과 구성진 전남 사투리로 화제를 모아왔다. 문희상 비서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그 사람 참 적절하게 뽑은 것 같다”며 칭찬했다. 그러나 정보좌관은 이교수가 부방위원장에 임명됐다가 ‘본인의 고사’로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지자 21일 “(이교수는) 참여정부에서 일하고 싶어 했는데 자신이 객원교수로 일하게 된 일본 대학의 강의 일정이 다 짜여져 있고 개강도 하고해서 그것을 취소하기 어려운 것 같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세상에 임명됐다가 취소하는 일도 있는 것”이라며 “후임자를 물색해야 하므로 주말에 놀아볼까 했는데 다 글렀다”고 특유의 ‘직설법’을 구사했다. 그러나 장관급 임명이 언론에 발표 이틀만에 취소되고 1급 인사 발언 파문으로 일선 공무원들의 반발을 일게 하는 등 ‘파장’에 대한 책임의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앞서 정보좌관은 “1급이면 공무원으로선 다한 것 아니냐. 로또 복권도 그런가… 복이나 운, 시대흐름과 맞아떨어지면 정무직을 하는 것이고 아니면 집에 가서 건강도 회복하고 공부도 하고 가족과 놀러다닐 필요가 있다”고 말해 공직사회의 반발을 불러와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관련, “(인사과정이) 말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조석장기자
2003-03-21 09:16:33[파이낸셜뉴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KBS 새 사장 선임 적법성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야당이 "법적으로 하자가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에서 선임된 여권 성향 KBS 이사 7명의 사장 후보 임명 제청은 무효"라고 주장하자 여당은 "방통위 2인 체제는 상습 탄핵이 문제"라며 더불어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방통위의 불법적 2인 체제에서 임명된 무자격 이사들이 사장 후보를 추천한 것은 한 편의 코미디"라며 '방통위 2인 체제가 무효라는 법원 판결에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이훈기 의원의 질의에 대해 "판결은 강제력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 효력이 발생한다"면서 "그렇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와 'PD수첩'에 대해 각각 4500만원, 15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이후 방통위는제재 처분을 내리자 MBC 측은 방통위를 상대로 법원에 과징금 부과 처분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지난 17일 정족수 요건 미달의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PD수첩에 부과된 과징금 1500만원 처분을 취소했다. 방통위는 법원 판결에 즉각 불복해 항소에 들어간 상태다. 김 직무대행은 "방통위와 방심위 기관 성격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방심위는 별도의 독립된 민간기구인데 판결문에서는 내부 기구로 표현하고 있다"며 "1심 판결에 지나지 않고 3심제 사법 시스템하에서 얼마든지 결과는 뒤집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YTN 민영화 등 2인 체제에서 의결한 안건들의 원상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김 직무대행은 '판결에 불복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야당 지적에도 "해당 사건의 당사자로서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라면서 중립 의무 위반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여당도 김 직무대행에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애초 방통위 2인 체제는 민주당이 상습적으로 위원을 탄핵하고 차기 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것이 원인"이라며 "재판부가 이런 행태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과방위는 이날 피감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직원이 혼절해 응급실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욕설과 함께 "사람을 죽이네, 죽여"라고 발언한 김 직무대행을 국회증언감정법상 국회 모욕죄로 고발하는 안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10-24 15:53:106개월간 이어진 5개 발전공기업의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이 달 마무리될 전망이다. 당초 예상됐던 시점보다 다소 늦은 시점에 정치인 출신 사장이 내정되면서 국정감사에서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22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지난 11일 임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사장으로 강기윤 전 의원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남부·동서발전이 주총을 열고 각각 김준동 전 대한상의 부회장, 권명호 전 의원을 신임 사장으로 의결했다. 이들 3개사가 선임한 신임 사장 추천인은 산업부 장관의 임명 제청과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선임된다. 일반적으로 각 기관은 기관장 임기 만료 두 달 전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꾸리고 후보자를 공모한다. 임추위에서 후보자를 몇 배수로 압축하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의결을 거쳐 대통령이나 장관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사장 임기는 3년이며, 직무 수행 실적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30일 공운위를 열고 발전 3사가 제출한 사장 후보자군에 대한 검증을 끝낸 바 있다. 남동·남부·동서발전은 당초 지난 4일 주총을 열고 신임 사장을 선임할 계획이었지만 돌연 이를 취소했다. 14일 예정된 발전공기업 등 전력분야 국감을 피해 취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따르기도 했다. 남동발전과 동서발전 사장이 정치인 출신이자 지난 4월 실시한 22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보라는 점에서 보은성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발전업계에서는 나머지 3사의 신임 사장들의 취임식이 국정감사가 끝나는 시점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종합 국감일인 24일 이후, 또는 30일 전후로 점쳐진다. 신임 사장 인사를 앞둔 발전사 관계자는 "지난주 주주총회를 진행했지만, 추후 인선 일정에 대해선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며 "적어도 이달안에는 임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선에 대해 비판적 시각과 긍정적 시각이 존재한다. 발전공기업은 민생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에너지 요금과 밀접해 전문가 중심 인사를 배치해도 부족할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 사장들이 임명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 남동·동서발전 사장에 거론되는 각각 강 전 의원과 권 전 의원은 한전이나 발전사와 관련한 상임위 활동 경력이 전무하다. 특히 동서발전의 경우 현 김영문 사장에 이어 또다시 정치인 출신 사장을 맞이하게 된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모회사인 한전의 부채 등으로 인해 경영 쇄신이 필요한데 전문성이 부족할 경우 이를 잘 풀어낼 지 의심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10-22 18:04:57올해로 창립 108주년을 맞은 미국 항공 기업 보잉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주가는 역대 최고가 대비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으며 회사채 등급은 투자부적격(정크)으로 내려가기 직전이다. 안전 논란과 파업으로 제품을 팔지 못하는 보잉은 뒤늦게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20년 넘게 외주(아웃소싱)와 비용 절감에 몰두하던 기업 문화가 바뀔지는 미지수다. ■2018년부터 이어지는 무더기 악재 제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세계 1위 항공기 제작사로 성장한 보잉은 지난 1997년부터 2018년까지 21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의 문제는 2018년 10월에 인도네시아에서 영국 라이언에어의 보잉 '737 맥스 8'가 추락, 189명이 사망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듬해 3월 10일에는 에티오피아에서 같은 기종이 추락해 157명이 숨졌다. 보잉은 2019년 4월에 기체 결함을 인정하면서 운항 금지령에 따른 고객사의 운항 차질을 보전하고, 항공기 인도를 중단했다. 결국 보잉은 같은 해 2·4분기에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12월에는 보잉이 개발한 유인 우주선 '스타라이너'가 기기 이상으로 시험 비행에 실패했다. 당시 보잉의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같은 달 해고됐다. 2020년 1월에 CEO로 취임한 데이비드 칼훈은 코로나19로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수많은 항공사가 재정난을 이유로 737 맥스 주문을 취소했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같은 해 11월 보잉의 최신 항공기 '787 드림라이너'의 생산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임시 운항 금지령을 내렸다. 737 맥스는 2020년 11월에 운항 금지가 풀렸지만, 2023년 외주 기업이 납품한 동체에 문제가 발견되면서 생산에 제동이 걸렸다. FAA는 올해 1월 알래스카 항공의 '737 맥스 9'가 운항 중 문이 떨어지는 사고를 겪자 다시 3주일 동안 운항을 금지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 5월 보잉이 2018~2019년 추락사고와 관련해 정부와 합의를 어겨 사기죄를 저질렀다며 기소했고, 보잉은 7월에 막대한 벌금을 내고 합의했다. 칼훈은 다음 달 CEO에서 물러났다. 미국 정부는 품질 관리를 위해 항공기 생산량을 제한하고, 제조 과정에서 안전 검사를 강화했다. 보잉의 생산 속도는 매우 느려졌으며 항공기를 받지 못한 고객사들은 주문을 취소했다. 보잉은 여기에 각종 법률 비용을 지출하면서 지난 2·4분기에 14억4000만달러(약 1조972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보잉 노조는 켈리 오트버그 신임 CEO가 취임하고 약 1개월 뒤인 9월부터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1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오트버그는 경영 정상화를 외치며 지난 11일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한다고 선언했다. ■외주 남발 탓 핵심 역량 잃어 기업 혁신과 글로벌 경영 권위자로 불리는 이브 도즈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명예 교수와 같은 학교 킬리 윌슨 선임 연구원은 지난 7월 범유럽 매체 유로뉴스에 낸 기고문에서 보잉 사태를 지적했다. 이들은 보잉의 비극이 1997년에 시작되었다고 진단했다. 당시 보잉은 민간 항공기 경쟁사인 동시에 전투기 개발에 능숙한 맥도넬 더글라스를 인수해 군수 분야를 강화했다. 보잉과 에어버스에 크게 밀리던 맥도넬 더글라스는 원가 절감에 민감했다. 합병 당시 CEO였던 해리 스톤사이퍼와 주요 임원들은 기술자 임원이 많은 보잉과 달리 재무 및 회계 전문가들이었고, 상당수가 보잉 경영진에 합류했다. 특히 스톤사이퍼는 제너럴일렉트릭(GE) 출신으로 잭 웰치 전 GE CEO의 외주 및 원가 절감 전략에 능숙했다. 합병 이후 보잉의 최고운영책임자(COO)에 임명된 그는 2003년 보잉 CEO 자리까지 올랐다. 합병 전 지나친 품질 집착 때문에 생산이 느리고 비싸다는 지적을 받았던 보잉은, 새 경영 체제에서 원가 절감과 효율성에 집착했다. 스톤사이퍼는 2004년 인터뷰에서 주주들이 "돈을 벌고 싶어 회사에 투자한다"며 보잉을 "훌륭한 공학 회사가 아닌 기업처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2000년대 초 787 드림라이너 개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과거 보잉은 최소 동체와 날개는 자체 생산했지만 신제품 설계와 제조의 약 75%를 50개가 넘는 외주사에 맡겼다. 787 개발에 참여한 외주사들은 기체에 새로 도입된 복합소재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비용 절감으로 수많은 기술자를 해고했던 보잉은 받은 부품을 조립할 뿐, 외주사를 지원할 능력이 없었다. 도즈 등은 보잉이 다국적 공급망 관리를 너무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실책은 2005년 동체 제작 사업부 매각이었다. 보잉은 비용 절감을 위해 해당 사업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하여 외주사로 전환했다. 이렇게 탄생한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는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자 숙련공을 대거 해고했다. 그 결과는 737 맥스의 끝없는 기체 결함으로 돌아왔다. ■뒤늦게 품질 챙기지만…규제와 파업 등으로 제품을 팔지 못하고 있는 보잉은 당장 현금이 부족하다. 15일 외신들에 따르면 보잉은 앞으로 주식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최대 250억달러(약 34조24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동시에 금융기관에서 최대 100억달러의 신용 대출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지난 13일 미국 컨설팅기업 앤더슨이코노믹그룹은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1개월 동안 보잉 및 주주가 입은 손실이 약 37억달러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보잉이 현금을 소진하면서 회사와 주주가 부담할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은 새 자금으로 단기 유동성을 해결하는 동시에 품질 개선에 힘써야 한다. 보잉은 지난 7월 발표에서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즈를 47억달러(약 6조4380억원)에 사겠다고 밝혔다. 보잉은 옛 동체 사업부를 다시 자회사로 편입해 생산 시스템과 인력을 통합하겠다며 2025년까지 인수를 마무리한다고 알렸다. 보잉은 8월에도 차세대 항공기 '777X'에서 구조 결함이 발견되었다며 시험 비행을 중단했다. 한편 보잉의 생산 차질은 전 세계 항공사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보잉은 이달 기준 5490대의 항공기 주문이 밀린 상황이다. 미국 항공 컨설팅 업체 에어로다아나믹 어드바이저리의 마사 노이바우어 차장은 지난 4월 현지 언론을 통해 "올해 항공사들은 보잉과 에어버스 생산 문제로 예상보다 19% 줄어든 규모의 항공기를 인도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항공사의 경우 보잉 737 맥스에 의존하기 때문에 1년 전 계획보다 32% 적은 수의 항공기를 인도받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항공사들은 주문한 새 항공기를 받지 못하면 낡은 항공기를 수리해서 쓰거나 빌려야 한다. 미국 항공사 업계 단체인 전미항공운송협회(A4A)의 존 하임리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항공사들이 "수요가 늘었지만 임대 및 수리비,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20 19:20:056년의 임기를 마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김기영·이영진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면서 헌재 '6인 체제'가 현실화됐다. 17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이종석 소장과 김기영·이영진 재판관의 퇴임식이 열렸다. 이영진 재판관은 퇴임사를 통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 격언과 함께 우리 재판소에 대한 신속한 사건처리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져오고 있다"며 "후임 헌법재판관이 선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건 심리와 처리는 더욱 정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분별한 헌법소원이 재판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 사건은 법원 등으로 관할을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여전히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재판관 전원이 심리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는 헌법 재판 효율성과 신속성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적으로 접수 사건 수가 증가하는 것과 함께 질적으로도 보다 심도 있는 헌법적 연구와 검토가 필요한 사건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헌법연구관을 획기적으로 증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종석 소장은 "헌재의 현재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재판연구인력 확충 및 적절한 배치, 연구업무의 효율성 제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인사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권한쟁의심판, 탄핵심판과 같은 유형의 심판사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하고, 재판의 독립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기영 재판관은 "재판, 국내 및 국제회의, 출장 등에서 그동안 잘한 일이 있다면 모두 재판소 구성원 여러분의 공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제 탓"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번에 퇴임하는 재판관 3명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헌법재판소법을 보면 헌법재판관은 9명으로 구성되며 대통령 몫 3명을 제외한 6명은 대법원장, 국회가 각각 3명씩 지명·선출하는 이들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공석이 되는 세 자리는 국회가 선출할 몫인데, 여야가 재판관 선출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헌재는 지난 14일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참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법의 효력을 당분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족수 제한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게 돼 심리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정원일 기자
2024-10-17 18:05:56[파이낸셜뉴스] 6년의 임기를 마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과 김기영·이영진 헌법재판관이 퇴임하면서 헌재 '6인 체제'가 현실화됐다. 17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이종석 소장과 김기영·이영진 재판관의 퇴임식이 열렸다. 이영진 재판관은 퇴임사를 통해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 격언과 함께 우리 재판소에 대한 신속한 사건처리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져오고 있다"며 "후임 헌법재판관이 선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사건 심리와 처리는 더욱 정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분별한 헌법소원이 재판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그는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 취소 사건은 법원 등으로 관할을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여전히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재판관 전원이 심리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는 헌법 재판 효율성과 신속성을 크게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적으로 접수 사건 수가 증가하는 것과 함께 질적으로도 보다 심도 있는 헌법적 연구와 검토가 필요한 사건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헌법연구관을 획기적으로 증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종석 소장은 "헌재의 현재 상황이 위기 상황이라고 느끼고 있다"며 "재판연구인력 확충 및 적절한 배치, 연구업무의 효율성 제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확보와 인사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권한쟁의심판, 탄핵심판과 같은 유형의 심판사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사법의 정치화를 경계하고, 재판의 독립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기영 재판관은 "재판, 국내 및 국제회의, 출장 등에서 그동안 잘한 일이 있다면 모두 재판소 구성원 여러분의 공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제 탓"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번에 퇴임하는 재판관 3명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헌법재판소법을 보면 헌법재판관은 9명으로 구성되며 대통령 몫 3명을 제외한 6명은 대법원장, 국회가 각각 3명씩 지명·선출하는 이들을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공석이 되는 세 자리는 국회가 선출할 몫인데, 여야가 재판관 선출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헌재는 지난 14일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참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법의 효력을 당분간 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정족수 제한이 일시적으로 사라지게 돼 심리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정원일 기자
2024-10-17 14:08:53[파이낸셜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윤석열 정권 들어 최악의 인사 참사, 최악의 구제불능 반국가 인사"라며 "윤 대통령은 계속해서 국민과 싸우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김문수 후보자 지명을 취소하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국민은 이미 김 후보자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있었다. 경악스럽고 분노가 치밀 수밖에 없는 장면의 연속이었다"며 "어떻게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대한민국의 국무위원 자리에 앉히겠다는 것인지 정상적인 국민은 대통령의 발상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는 "더욱이 '노조가 자살 특공대를 만들어 투쟁한다', '불법 파업에는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이다' 이런 반노동 저주를 퍼붓는 사람을 장관 후보로 지명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국방부 장관에 앉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나마 엄혹했던 시절 노동운동에 복무했다는 일말의 명예라도 지키고 싶다면 김 후보자는 오늘 당장 자진 사퇴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공영방송 파괴자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 대한민국 정체성을 뒤흔드는 친일 뉴라이트 인사 등용 등 국민 분열 망국 인사를 중단하고 철회하라"며 "국민의 인내심도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김해솔 기자
2024-08-27 09:51:44[파이낸셜뉴스] 법원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신임 이사진 임명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26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이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새 이사진은 임기를 시작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임명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신청인들의 임기는 이미 만료됐고, 임명 처분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면 후임자들의 임기가 즉시 시작된다"며 "본안 소송의 심리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신청인들이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방문진 이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임명 처분 절차에 위법이나 하자가 없다는 방통위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임명 처분에 관련된 절차 준수 여부, 심의의 적법 내지 위법 여부 등에 관해 방통위가 제출한 자료 및 심문 결과만으로는 절차적 하자가 없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청인들로서는 본안 소송을 통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했다. 앞서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달 31일 '2인 체제'로 회의를 열고 방문진 이사를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새로 선임한 이사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 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임무영 변호사, 허익범 변호사 등 6명이다. 이에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이사는 "임명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방통위를 상대로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방문진 이사 공모에 지원했던 조능희 전 MBC플러스 사장, 송요훈 전 아리랑국제방송 방송본부장, 송기원 MBC 저널리즘스쿨 전임교수 등 3명도 방통위를 상대로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다만 이들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은 같은 법원 행정6부(나진이 부장판사) 심리 끝에 기각됐다. 재판부는 "임명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의결돼 헌법재판소 판단 전까지 직무가 정지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8-26 16:4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