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휘문고등학교의 자율형 사립고 지위 여부를 두고 법적 다툼을 하던 서울시교육청이 항소심에서 패한 뒤 상고를 포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휘문고 자사고 지정취소 관련 상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의 안정적 운영과 학생의 학교선택권 보장이라는 교육가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며 "자사고 지정취소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학생과 학부모의 고입 진학 관련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고 존치 결정 이후 교육청의 자사고 운영 및 관리에 대한 행정적 기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투명한 회계 운영을 포함해 교육청의 자사고 운영·관리를 위한 법령 개정을 중앙부처에 적극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2018년 감사에서 휘문고 이사장과 행정실장 등이 약 52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하고, 2020년 교육부 동의를 거쳐 휘문고의 자사고 지정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이에 휘문고는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및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휘문고는 항소를 제기했고 2심 법원은 휘문고는 승소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0-16 19:21:48[파이낸셜뉴스]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연간 학부모 부담금이 1335만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의원실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이 분석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의 2023년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1335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광역단위 모집 자사고는 800만5000원, 자사고는 933만9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각각 849만7000원, 638만3000원이었다. 자율형 공립고(자공고)는 85만8000원이었고, 일반 고등학교는 71만3000원으로 파악됐다. 학생 1인당 학부모부담금은 수업료 및 입학금, 학교운영지원비, 수익자부담경비로 이뤄진 학부모부담금을 학생수로 나눈 값이다. 가구소득과 비교할 경우, 전국 자사고는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2.5배에 달했다. 광역 자사고는 1,5배, 외고와 국제고는 각각 1.6배와 1.2배였다. 학교별로는 A자사고가 3657만1000원으로 가장 많았다. 4인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6.8배다. 그 다음은 B국제고 2631만7000원, C외고 2126만3000원이었다. 1000만원 넘는 곳은 자사고·외고·국제고 71교 중에서 23교로 확인됐다. 자사고·외고·국제고 3곳 중 1곳은 학부모 부담금이 1000만원이 넘는 셈이다. 23개교 중 △전국 자사고는 8교 △광역 자사고는 1교 △외고는 13교 △국제고는 1교였다. 2000만원 넘는 학교는 3교이며, 3000만원 넘는 곳도 1교 있었다. 김문수 의원은 "세 곳 중 한 곳은 1000만원 넘는 등 경제력에 따른 교육 불평등 소지가 우려된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소영 사걱세 공동대표는 "부모의 경제적 배경에 따라 교육불평등이 야기되는 현실을 바꾸려면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2025년 일반고 전환을 발표하고, 시행령 개정 등 관련 절차를 완료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과 2024년 1월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자사고 등을 존치시켰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7-16 10:53:47[파이낸셜뉴스] 올해 서울대 정시 일반전형 합격자 중 일반고 출신이 약 62%로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최근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 "서울대 정시에 내신 반영한 영향" 1일 서울대는 2024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에서 총 1545명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중 일반전형은 1218명, 지역균형전형 156명, 기회균형(저소득) 84명, 기회균형(농어촌) 83명, 기회균형(특수·북한) 4명이다. 정시 일반전형 합격자의 출신 학교는 일반고가 61.9%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2.7%에서 9.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서울대 정시 합격생 중 일반고 합격생 비율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종로학원 측은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 정시에서 내신을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사고 합격생은 19.6%로 졸업생 배출 이후 최저 반면 자사고 합격생 비율은 자사고 졸업생이 본격 배출되기 시작한 2014학년도 이후 11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울대 정시에서 자사고 합격생 비율은 2021학년도 26.2%, 2022학년도 25.4%, 2023학년도 24.7%, 2024학년도 19.6% 등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자율형사립고는 지난해보다 6.2%포인트 줄어든 19.6%, 예술·체육고는 1.9%포인트 감소한 6.0%로 집계됐다. 영재고는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줄어든 2.3%를 기록했으나 외국어고와 검정고시는 0.7%포인트 늘어 각각 3.7%, 2.1%를 기록했다. 자율형공립고는 1.9%, 과학고는 전년도와 동일한 1.4%를 차지했다. 특수교육대상자와 북한 이탈 주민을 대상으로 한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에서는 특수교육대상자 4명이 뽑혔고, 북한이탈주민은 선발되지 않았다. 특수교육대상자는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공과대학 기계공학부, 음악대학 작곡과, 첨단융합학부에서 각각 1명씩 합격자가 나왔다. 한편 정시모집 합격자 중 재학생은 38.1%로 지난해보다 3%포인트 줄었다. 재수생은 40.4%로 0.7%포인트, 삼수 이상 학생은 19.3%로 1.7%포인트 늘었으며, 수시와 정시모집 합격생 중 여학생 비율은 36.8%로 지난해보다 1.1%포인트 증가했다. 정시모집 합격자는 이달 7일 오전 9시부터 13일 오후 4시 사이 등록해야 한다. 미등록 인원이 발생하면 14일, 16일, 20일 총 세 차례에 걸쳐 충원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2-02 07:52:58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의 존치가 확정됐다. 이들 학교들은 1년 학비가 1000만~3000만원에 달해 부자들만을 위한 특별 학교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하지만, 고교 서열화가 공고해지고 사교육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교육부는 16일 국무회의에서 자사고·외고 존치를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자사고·외고·국제고 및 자율형 공립고의 설립·운영에 대한 근거가 담겼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자사고와 외고가 고교 서열화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2025년부터 폐지키로 했으나 현 정부는 이를 존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자사고, 외고 존치를 통해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고교 서열화와 사교육 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이들 학교에 후기 학생선발 방식과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은 1단계에서 내신 성적을 평가하고, 2단계에선 교과 지식 평가를 제외한 인성면접 실시하는 전형이다. 또한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소재지역 인재를 20% 이상 선발하도록 학생선발 제도를 보완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자사고·외고 등의 존치 결정이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다수 나온다. 자사고와 외고가 치열한 입시 경쟁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이들 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초·중학생의 선행학습까지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8 대입개편안에 따라 올해 중학교 3학년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고교 진학 후 내신 평가체제가 기존 상대평가 9등급에서 상대평가 5등급으로 완화된다. 1등급을 받는 학생 비율도 상위 4%에서 상위 10%로 확대돼 자사고·외고의 내신 부담은 줄게 된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내신등급을 완화한 측면은 있지만, (2028 대입개편) 원안에 있던 2·3학년 절대평가를 상대평가로 (개선해) 균형 잡아준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8 대입개편안이 소위 말하는 자사고·특목고에 유리한 방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자사고·외고 학생과 일반고 학생의 사교육비 차이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이 교육부 등에서 받은 '2022년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자사고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862만4000원이었다. 전국 자사고는 1223만7373원, 광역 자사고는 746만9044원, 외고 759만7621원, 국제고 489만8874원으로 추산됐다. 연간 학부모 부담금이 가장 높은 곳은 A자사고로 3064만원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3000만원을 넘긴 곳으로 일반고보다 약 152배 높다. B국제고(2235만7334원), C외고(1956만9235원), D외고(1554만8468원), E자사고(1432만1939원), F외고(1281만7856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일반고의 경우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46만6000원 수준이었다. 자사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일반고의 18.5배에 달하는 셈이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자사고, 외고·국제고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일반고를 희망하는 학생들에 비해 2배 이상의 고액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육부가 말하는 다양한 선택권이란 사교육 접근성이 높은 이들에게만 보장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교원자격검정령 일부개정령안도 심의의결됐다. 교원자격검정령 개정은 교육청 등 교육행정기관 소속 순회교사의 경우 학교에 소속된 교사와 동일하게 교육활동을 수행함에도 교육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외에도 대학 소속 교원양성위원회가 교육과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할 때 재학생의 의견을 미리 듣도록 하고, 위원 중 외부인사 위촉 시 해당 학교의 졸업생을 우선 위촉하도록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01-16 18:27:11[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평균 86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고(46만6000원)보다 18.5배 높은 수준이다. 19일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KEDI) 등에서 받은 ‘2022년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사고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862만4000원이었다. 외국어고의 경우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이 759만8000원이었고, 국제고는 489만9000원이었다. 학부모 부담금은 수업료와 입학금, 학교 운영 지원비(등록금), 급식비·기숙사비·방과후학교 활동비 등 각종 수익자부담금을 의미한다. 2021년부터 무상교육이 전면 시행된 이후 일부 사립학교를 제외하면 고등학교에선 ‘등록금·교과서비’가 없어졌는데, 자사고는 여전히 학부모가 비싼 학비를 부담한다는 뜻이다. 전국 단위 자사고의 학생 1인당 학부모 부담금은 1223만7000원이었고, 광역 자사고는 746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학교별로 보면 학부모 부담금이 1년에 3063만8000원에 달하는 자사고도 있었다. 자사고 학부모 부담금이 늘어나면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고교 교육 불평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교육부는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2025년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13일 고교 선택권 다양화를 이유로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오는 22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쯤 시행령 개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외고·자사고 존치는 정권이 바뀌자 교육 정책을 뒤집는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이자 경제력이 있는 '부모찬스'에 따른 불평등"이라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20 05:42:41[파이낸셜뉴스] 서울대학교 신입생 10명 중 4명은 특목고 또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졸업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입학생 3511명이다. 이중 38.96%(1368명)는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영재학교, 자사고를 졸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비율은 4년제 일반대·산업대·사이버대 평균(5.91%)의 6.6배이며, 서울 소재 대학 평균(12.05%) 3.2배 수준이다. 학교 유형별로는 자사고 졸업생이 17.2%(604명)를 차지했다. 뒤이어 영재학교 9.54%(335명), 외고·국제고 9%(316명), 과학고 3.22%(113명) 순이다. 일반고 출신의 입학생은 49.1%(1724명)로 전체 입학생의 절반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일반대 평균(71.46%) 및 서울 지역 대학 평균(61.83%)보다 10%p 이상 낮다. 이번 집계를 두고 일부는 특목고·자사고에 최상위권 학생이 다니는 만큼 서울대 입학생 비중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특목고·자사고 학생 수는 한 학년당 전체 학생의 5% 안팎 수준으로, 일반고와의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특목고·자사고 및 서울 출신 학생의 많은 입학 현상은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거주지역 배경에 따라 교육 기회, 대입 실적의 차이가 뚜렷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신입생 중 서울 출신은 37.08%(130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원서 접수 기준 서울 지역 수험생은 21.0%로, 16.0%p 더 높다. 서울을 포함한 특별시·광역시 출신은 54.31%(1907명)에 달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0-09 08:46:48[파이낸셜뉴스] 특수목적고인 부산 사하구 부일외국어고등학교가 2024학년도부터 부산지역 두번째이자 첫 남녀공학 자율형 사립고등학교로 운영된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17일 교육부장관으로부터 부일외고의 자율형 사립고 지정 동의를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특수목적고의 자사고 전환은 지난 2010년 용인외국어고등학교(현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고등학교)에 이어 전국 두번째 사례다. 부산지역 유일한 자사고인 해운대고등학교는 동부산권에 위치하고 남학생만 진학할 수 있다. 현재 부산·경남 지역에는 여학생이 진학할 수 있는 자사고가 없는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부일외고의 자사고 전환이 서부산권뿐만 아니라 우수한 부산지역 남·여학생들의 타 시도 자사고 진학을 최소화해 부산에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 지역 균형발전의 핵심인 교육 경쟁력을 확보해 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995년 특수목적고로 개교한 부일외고도 자사고 전환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4학급, 720명 정원 규모의 자사고로 전환하는 부일외고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발맞춰 학생의 진로·적성에 따른 교육과정 선택권 확대, 교육 경쟁력 제고 등 최적화된 교육과정 운영으로 우수 명문고로 재도약한다는 계획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08-21 09:21:12서열화된 고교 체제가 사교육비 경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 고교 체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와 일반고로 구분되는 엄연한 '서열'이 존재한다. 정부가 현 체제를 유지키로 하면서 이들 고교에 자녀를 보내려 하는 학부모의 사교육비 지출은 감소하지 않을 전망이다. 입시 경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요인을 해소하지 않는다면 사교육비 경감 정책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사고·외고 존치에 학원가 '성황'15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등에는 자사고·외고 대비반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본격적인 대입 준비가 시작되기 전인 초등학교·중학교 때부터 자사고·외고 입시에 열을 올리는 사교육 수요가 흡수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치동 학원가에서 열리는 자사고·특목고 관련 입학설명회는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한 주에 많게는 4~5차례씩 열려도 자리가 없어서 참석하지 못하는 학부모가 줄을 선다는 후문이다. 이 탓에 입시설명회에 참석하지 못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입시설명회까지 있을 정도다. 일종의 '패자부활전'이 열리는 셈이다. 특히 자사고와 과학고 입시를 앞둔 7~8월은 고교 입시 학원가의 성수기로 꼽힌다. 올해 서울 지역 과학고는 8월 말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돼 9~11월께 전형을 치른다. 외고·국제고·자사고는 12월 초부터 원서접수를 받는다. 자녀의 자사고 입학을 노리는 학부모 사이에선 여름방학까지 겹친 이 시기 동안 더 좋은 학원에 보내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특목고 입시반에 들어가기 위해선 고난도 시험은 물론, 한달에 수십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도 불사하는 분위기다.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자사고·외고 입학을 명문대 입학의 선결 조건이라고 보는 학부모가 많다"라며 "실제로 자사고와 일반고는 분위기 등 주변 환경의 차이가 있다. 자사고·외고 입학이라는 성취가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동기부여가 돼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라고 전했다.■"자사고 갈래요" 사교육비 유발 증가입시업계는 현 정부의 자사고·외고 존치 결정이 고교입시 학원가에 날개를 달아줬다고 보고 있다.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대로 이들 고교의 지위를 박탈했다면, 가뜩이나 적지 않은 내신 부담에 학부모가 발길을 돌렸을 거라는 설명이다. 자사고·외고의 증가한 인기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앞서 정부가 자사고 존치 기조를 드러내면서 '폐지 리스크'가 사라진 자사고·외고의 입학 경쟁률은 일제히 상승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주요 10개 자사고 경쟁률은 1.82대1로 최근 5년 새 가장 높았다. 총 2591명의 신입생을 모집하는 10개 자사고에 4720명이 지원한 것이다. 이 가운데 외대부고의 경쟁률은 2.99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자사고는 입학이 치열한 만큼 상당 수준의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다. 자사고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사용하는 월평균 사교육비가 일반고를 희망하는 학생보다 1.7배가량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기도 하다. 지난해 일반고를 지망하는 초·중학생의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는 36만1000원이었으나, 자사고를 희망하는 학생의 사교육비는 61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자사고와 일반고 희망하는 학생들의 사교육비 격차는 더 커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두 학생의 사교육비 격차는 2021년 21만2000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25만3000원으로 벌여졌다. 일반고와 외고·국제고의 경우에도 2021년 17만1000원에서 2022년 19만7000원으로 격차가 커졌다. ■자사고 존치하며 사교육비 줄인다는 '모순'자사고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도입됐다. 이로 인해 자사고와 특목고, 일반고 사이의 서열이 굳어지면서 입시 경쟁 과열이 야기됐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 부총리조차도 인사청문회에서 "고교다양화 정책이 서열화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자사고 폐지 방침은 손쉽게 뒤집혔다. 공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보해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논리에서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자사고·외고 존치 방침이 사교육 경감 기조와 상충된다는 지적에 "사교육 유발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것들은 제거한다는 대책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유발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자사고와 외고를 지위를 유지한 채 사교육비를 경감하겠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자사고·외고 입학을 위해 학생들이 길게는 6~7년을 준비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사교육이 유발된다"라며 "진학 이후에도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 사이에서 내신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사교육을 받는 사례가 다수"라고 말했다. 구 소장은 "자사고의 부작용을 인정한 바 있는 이 부총리가 자사고 존치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자기 부정"이라며 "정부가 사교육 경감에 진정성이 있다면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모순적이거나 효과가 미미한 정책뿐"이라고 지적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3-08-15 18:27:39[파이낸셜뉴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에 우려를 표했다. 자사고 존치 결정이 일반고 황폐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의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에 대해 재논의를 요청했다.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교육부의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존치하는 것은 사교육 경감이라는 정부 정책 기조와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다양화를 명분으로 내세운 자사고 존치 결정은 현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과 모순된 정책"이라며 "고교서열화로 인한 일반고의 황폐화 등 공교육의 경쟁력을 오히려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결과 공개와 관련해선 본래 의도와 달리 학교 간 서열화와 낙인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의 전체 학생 평균 성취율 정보 등이 제공될 경우 과거 일제고사 전면 시행으로 유발되었던 갖가지 부작용이 재연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한 방안을 그대로 시행할 경우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지원한다는 본래 목적을 상실한 채 일부 교육청 및 학교의 과잉대응을 유발할 것"이라며 "학교 서열화로 인한 지역 간 학력 격차 심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양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교교육 정상화를 최우선에 두고 공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을 만들기 위해 지금이라도 시도교육청과 함께, 학교 현장과 함께 긴밀히 대책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3-06-22 15:36:4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이전 정부에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다시 존치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공교육의 다양성 확보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전국 단위 선발 자사고의 모집정원 20%는 지역 인재로 채우기로 했다. "자사고 존치, 공교육 다양성한다는 가치 담겨"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이 하락하고 사교육 의존성이 강해지는 교육 흐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앞서 예고했던 대로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까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이들 학교와 관련한 필요사항을 마련할 방침이다. 외고와 국제고의 특목고 지위는 유지되지만 희망할 경우 가칭 '국제외국어고' 유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사회통합전형 의무선반은 기존 방침을 유지하되, 미충원 인원의 50%는 일반전형으로 충원하도록 한다.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의 경우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정원의 20% 이상을 해당 학교 소재 시도 학생으로 선발하도록 의무화한다. 이 부총리는 "공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확보해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중요한 가치가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자사고들이 지역 단위의 지역균형의 인재 선발 비율이 없었는데, 자사고가 지역사회 학생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는게 바람직하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선택과목의 석차등급 병기는 폐지하고 공통과목의 경우 9등급 병기를 유지한다. 당초 공통과목 5등급 병기 등이 검토 됐으나, 내신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현장의 우려를 감안했다는 설명이다. 이 부총리는 5등급 병기와 관련해 "현장의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시됐다"라며 "이번 방안은 교육계 전부가 힘을 합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서 가자는 취지가 커서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초3·중1 대상 학력진단 평가 권고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은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해 학력 진단을 강화한다. 학생들의 성취수준을 진단하기 위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초3과 중1 전체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교육청에 적극 권고할 방침이다. 전체 학생 참여 여부는 시도교육감이 결정하지만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습지원담당교원 배정에 반영된다. 진단 결과에 따른 중점 지원 대상은 확대된다. 현재 전체 5% 규모인 지원 대상을 2025년까지 전체의 30% 규모인 중·하위수준 학생으로 연차적으로 확대한다. 2024년부터는 '학습도약 계절학기'를 도입해 방학을 이용한 기초학력 보충학습을 시행하고, 중1 학생은 자유학기제 취지를 고려해 진로·적성진단과 진로 탐색을 강화한다. 교육부는 사교육의 이권 카르텔, 허위과장광고 등 학원 부조리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2일부터 2주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신고된 사안은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엄정 대응에 나선다. 또한 오는 26일에는 수능 관련 내용을 포함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공교육 강화는 교육부의 가장 중요한 업무"라며 "추가적으로 현장의 소요를 조사하고 소통하면서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3-06-21 14: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