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폐업한 자영업 체납자의 경제적 재기를 도울 수 있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폐업한 개인사업자가 사업을 다시 시작하거나 취업한 경우, 체납액에 추가 부과된 가산금을 면제하거나 분할납부를 하게 해 준다는 게 핵심이다. 국세청은 14일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체납액 징수특례제도'가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5년12월까지 한시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한시시행 중이지만 수시신청이 가능하며 징수특례를 적용받은 납부곤란 체납액만 있는 경우에는 체납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납세증명서 발급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제도를 이용해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5가지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사업을 새로 시작했거나 취업해야 한다. 2020년1월부터 2024년12월까지 기간 중 사업자등록을 신청하고 사업을 시작해야 하며, 신청일 현재 1개월 이상 사업을 하고 있거나 취업해 신청일 현재 3개월 이상 근무 중이어야 한다. 총수입금액이 평균 15억원 미만이어야 한다. 최종 폐업일이 속하는 연도를 포함해 폐업 직전 3개년도 사업소득 총수입금액의 평균이 15억원이 안돼야 가능하다 또 종합소득세와 부가사치세 체납 합계액이 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체납액 납부의무소멸을 적용받은 적이 있으면 신청할 수 없다. 신청일 직전 5년 이내에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거나 신청일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면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은 세무서와 홈택스·손택스를 통해서 가능하다. 2개월 이내에 징수특례 적용 여를 신청자에게 문자나 우편으로 통지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2-04-14 10:05:10적자 수렁에 빠진 고용보험기금 개편을 위한 정부 노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개편의 완결판으로 꼽히는 자영업자 의무가입 문제와 가입자들의 형평성 확보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자영업 포함 시 특단의 묘안 시급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지난 2006년 고용안정 직업능력개발 사업에 대한 임의가입으로 첫발을 뗀 이후 2012년부터 실업급여 가입까지 허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실업급여 수급 요건이 까다롭고 보험료도 근로자의 2배에 달해 10년이 지나도록 외면받아 왔다.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 따라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가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2025년까지 현 임의가입인 자영업자 고용보험을 당연가입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다. 정부가 전국민 고용보험 완성을 위해서는 55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를 제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만만찮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29일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는 총 3만5620명으로 나타났다.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550만명을 넘는데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는 0.6%에 불과한 것이다. 고용보험이 자영업자에게 외면받는 건 임금근로자의 2배의 보험료를 내지만 실업급여 수급요건은 상대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이다. 일반 근로자들은 고용보험료를 사업주와 반반씩 부담하지만 자영업자는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가입을 강제할 경우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건강보험 등 다른 사회보험료도 추가 납부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자영업자가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1년 이상 가입 후 폐업 전 6개월 연속 적자 발생, 3개월 평균 매출액의 전년도 대비 20% 감소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폐업한 A씨는 "3년간 열심히 냈는데 폐업 사유 등으로 인해 실업급여를 못 받았다"며 "안 넣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현 제도하에서 자영업자는 1∼7등급의 기준보수를 선택해 보험료를 낸다. 하지만 개인사업자 매출 특성상 보험료를 산정하는 소득 파악에 한계가 있다. 부정수급 등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미비한 실정이다. 가령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가 실업급여를 타내기 위해 위장사업장을 운영하다 자진폐업하고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비공식 조사로 자영업자가 고용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는 소득을 거짓신고, 축소 신고한 사람이 많고 건강보험, 국민연금, 산재보험 등의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형평성 불법수급 해소해야 기금 개편의 또 다른 현안은 형평성 문제다. 자영업자를 기금에 100% 편입시키더라도 일반 근로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또 제기될 수 있어서다. 자영업자는 매출이 줄거나 적자로 인해 문을 닫으면 '비자발적 실업'으로 인정돼 실업급여를 받는다. 폐업 후 구직 활동을 확인하는 절차의 기준도 모호하다. 이 기준을 명확히 설정하지 않으면 실업급여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크다. 이미 고갈된 고용보험기금이 계속 적자에 허덕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예술인, 특수고용직(특고) 12개 직종, 프리랜서 등으로 가입 대상이 늘면서 기여와 급여 간 형평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해 들어오는 재원보다 실업급여 지출만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용보험기금은 올해 3조2000억원 적자를 낸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 이어 적자폭을 확대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예술인, 특고 등으로 고용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 데 이어 내년부터 플랫폼 노동자, 자영업자로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취지는 좋지만 촘촘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가입자의 소득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가 우선 갖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1-08-29 18:17:56[파이낸셜뉴스] 서민금융진흥원이 정책서민금융을 이용하는 자영업자에게 경영진단과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자영업 컨설팅 효과를 분석한 결과, 폐업은 줄고 기업생존은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금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기업생멸행정통계상 개인기업 생존·폐업률과 서금원 컨설팅 이용자를 비교해 본 결과 컨설팅 이용자의 폐업률은 9.4%로 통계청 평균 폐업률 11.7% 대비 2.3%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컨설팅을 이용한 창업자의 1년 생존율은 83.0%로 통계청 평균 1년 생존율 보다 19.0%포인트 높았다. 이어 2020년 자영업 컨설팅 이용자 설문에 응답한 328명 중 약 64%는 컨설팅 후 매출액이 증가하거나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로 유독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 환경에서 서금원의 컨설팅이 자영업자의 안정적 매출액 창출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서금원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위한 자영업 컨설팅을 정책서민금융 이용자 뿐만 아니라 신용회복지원자에게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광주 북구청 예산으로 지역 내 소상공인 420명을 지원하고 있는 사례를 바탕으로 타 지자체와도 협업을 확대해 컨설팅 지원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금원은 전국 150여명의 컨설턴트를 통해 자영업컨설팅을 지원하고 있으며 2020년은 전년대비 11.8%가 증가한 5733명에게 컨설팅 서비스를 지원했다. 현재 2021년 자영업 컨설팅 서비스 확대를 위해 오는 3월 22일까지 컨설턴트 16명을 추가로 모집하고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1-03-17 10:42:48[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휴·폐업을 반토막 내고 싶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민선7기 신설 1호 공공관이자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지원 전담기관인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이 지난 10월 출범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공기관을 두고 자리 늘리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하지만, 경상원의 경우는 반대로 자영업자들의 적극적인 환영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 등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높아져 가는 만큼 이들의 어려움을 들어줄 전담 기관이 생겼다는 의미다. 임진 원장은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설립에 정부까지도 긍정적이었다"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자영업은 최전방 저지선으로, 자영업이 무너지면 생활 자체가 힘들어지는 것"이라며 "빈번해지고 있는 생활고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 사회에서 사라지게 하기 위해 폐업이라도 줄여보자는 절실함이 있다"고 강조했다. ■ 휴·폐업 반토막 '상가마을공동체 활성화' 그는 "태어날 때 자영업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만, 우리 사회는 누구나 퇴직하면 언젠가 자영업을 해야만 하는 구조"라며 "이러한 사회 구조 속에서 경기도 상인들을 휴·폐업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이 경상원이 설립 목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 방법으로 임 원장은 내년 지원 방향을 개인이 아닌 '조직'이나 '공간'에 집중해 상인회를 양성하고, 골목을 활성화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임 원장은 "개인을 지원하면 특혜가 될 수 있지만, 상인회나 골목상권 전체를 상대로 하면 특혜성이 없어지고 가성비도 높다"며 "상가마을 활성화는 더 큰 개념의 지원 방안"이라고 밝혔다. 상가마을 등 골목상권을 조직화 하면, 구성원들간 의지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운명체로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임 원장은 "상가마을공동체라는 것도 전통시장 상인과 골목시장 상인 등을 구분하지 않고, 이들 모두가 구성원이 되는 연합회 방식의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원장은 "휴·폐업을 줄이는 것은 기존 10만원 벌던 상인들을 12만원만 벌도록 하면 된다"며 "콜센터를 만들어 그동안 도움을 청할 기관 조차 없었던 자영업자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600여명의 '경기도 자영업서포터즈' 출범 전국 최초로 출범한 경상원은 최근 또 하나의 전국 최초 프로젝트인 '경기도 자영업서포터즈'를 출범시키며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시작했다. 자영업서포터즈가 갖는 의미는 기존 구성원이 대학생들 위주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자체 공무원과 유관기관 임직원, 시장매니저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관계자들로 구성했다는 점이다. 서포터즈 규모가 600여명에 달한다는 점도 차별화 됐다. 임 원장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몰라서 못하거나 아니면 관련 서류 제출 등 어려워서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며 "까다로운 절차로 경기도의 자영업자가 지원 신청조차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직접 현장을 찾는 발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원장은 1975년생으로 경기도 산하기관 중 최연소 기관장이다. 유통대학원을 나와 2008년부터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업무를 시작했고 경기도 정책개발지원단장을 역임해 이재명 지사의 핵심정책인 경기지역화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전문가이기도 하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19-12-15 09:50:48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주요 자영업 폐업률이 2.5%로 창업률(2.1%)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사진은 15일 서울의 한 상점에 '임대' 문구가 내걸려 있는 모습(사진 왼쪽)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리터당 1,997원에 판매되고 있다.사진=김범석 기자
2018-07-15 14:14:05자영업자의 대량폐업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1월 30일 발표한 자영업체의 폐업률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금리가 0.1%포인트 오를 때마다 음식숙박업은 1년 내 폐업위험도가 10.6%씩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도소매업과 수리 및 기타서비스업의 경우는 7~7.5% 정도 높아졌다. 금리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비용부담 증가와 가계의 소비지출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자영업체들이 금리상승에 예상보다 훨씬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우려스럽다. 한은의 분석을 확대 적용하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폐업위험도가 두 배 이상으로 높아지는 셈이 된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고금리 시대가 오면 자영업체의 대량폐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예상케 한다. 한은의 기준금리는 현재 연 1.25%로 사상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본격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그동안 저금리와 장기불황 국면에서 빚 내서 자영업에 뛰어든 영세사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고용에서 자영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25.9%(2015년 기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6.2%)보다 훨씬 높다. 취업자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자영업을 하는 셈이다. 자영업자들이 무더기로 도산하면 경제 사회적 불안요인이 될 것이다. 게다가 자영업자들 가운데는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아 사업자금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빚의 연쇄 부실화로 이어질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을 해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시중금리는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0~11월에만 연 0.36%포인트나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의 예로 보면 미국의 금리인상기마다 한은은 평균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따라갔다. 시장이 적응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금리인상을 통해 자영업 신규 진입을 억제해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고용 점유비중도 낮춰야 한다. 치킨집, 커피전문점 등 업종별 밀집도가 적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관련 정보 제공과 교육을 통해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2017-01-31 17:33:39지난 10년 동안 자영업 폐업자 수가 8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안양 동안을)이 9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폐업한 자영업자가 793만8683명으로 8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12월말 기준 2021만1770 세대와 비교하면 10년 동안 우리나라 2.6가구 중 한 가구가 자영업을 시작했다가 폐업한 셈이다. 연도별로는 자영업 폐업자수가 2008년 외환위기 직전인 2007년에 84만8062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2011년(84만5235명)과 2012년(83만3195명)이 84만명 안팎으로 많았다. 2004년 69만9292명을 제외하고는 매년 70만개 이상의 자영업자가 폐업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폐업자수 400만5437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기도(180만6630명), 서울시(175만6378명) 순으로 많았다. 그 다음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121만8105명, 대전·충청 81만7916명, 대구·경북 78만2335개, 광주·전라 76만751개 순이었다.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자영업은 심각한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고, 지금까지 정부의 다양한 자영업 지원 대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위기의 자영업자를 반드시 구해낼 수 있는 정부의 실효성 있는 자영업자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14-10-09 12:24:38최근 세탁소·슈퍼마켓·음식점 등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채시장을 이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사채시장을 이용한 뒤 연체의 덫에 빠져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 대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의 폐업으로 인한 금융권의 대출 연체 규모도 덩달아 커져 자영업발 실물 및 금융위기의 연쇄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사채 이용 크게 늘어 9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에서 중소 자영업자를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함에도 불구,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신용 10등급 또는 신용불량자 영세 자영업자들은 소규모 창업을 위해 시중 금리보다 열 배나 비싼 사채 시장에 내몰리며 파탄에 이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 시장에서 순대국밥집을 하는 이모씨(47·여)는 가게 권리금과 자녀 학자금으로 은행에서 3000만원을 빌린 뒤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썼다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월 200만원의 점포임대료와 이자를 내기 위해 사채시장에서 두 달치 이자 몫으로 400만원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세탁소를 하는 손모씨(52)도 신용카드로 생긴 빚 1000만원 때문에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세탁소 운영자금으로 300만원이 필요했지만 은행에서 거절당하자 사채시장을 이용했다. 손씨는 사채 300만원을 값지 못해 밤마다 시달리다 결국 지난달 말 세탁소 문을 닫았다. 특히 이자율 계산이 복잡한 틈을 이용해 자영업자를 상대로 일수(매일 원리금 분할상환방식)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대부업체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수업체는 거의 100% 이자율 위반인 경우가 많다”며 “주로 자영업자를 상대로 하는 일수대출은 전체 1만6000여개 대부업체 중 몇 업체가 취급하는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문제는 사채시장을 이용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를 갚지 못하고 결국 가게문을 닫는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점이다. 과도한 사채빚으로 인해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가게문을 닫고 노점상이나 일용근로자로 전락해 결국 사채를 갚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등록이 필요 없는 노점상의 경우 80% 이상이 신용불량자란 말도 있다”며 “최근 두 달 사이 자영업자 수가 42만명이 줄고 자영업자 600만명이 무너진 이유도 신용불량자의 폐업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용불량 상태의 영세 자영업자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영업발 신용대란’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발길 급증 이에 따라 최근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급증하면서 신용회복위원회를 찾는 발길도 늘어났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상담건수는 지난달 4만6424명으로 전달(4만1617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자체 대출 프로그램인 소액금융지원 수혜자도 지난달 1310명으로 전달(662명)의 2배를 웃돌았다. 신복위 관계자는 “대다수 개인 급전이나 병원비, 자영업자의 시설개선자금 및 운용자금 등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며 빚을 제때에 못 갚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원리금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 등 신용회복 프로그램 신청자가 급증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한 금융채무 불이행자(3개월 이상 연체자)는 지난 1∼2월 1만470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8.1%나 증가했다. 자산관리공사의 신용회복지원센터에도 하루평균 150∼200명이 찾고 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금융 상환능력에 제동이 걸린 가계나 중소기업의 금융권의 대출 연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과 보험은 올 1월 말, 카드사 및 저축은행·상호금융회사는 작년 말 기준으로 한 금융권의 전체 대출 규모는 1263조5000억원으로 이 중 연체금액은 33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연체 규모가 5조9000억원에서 13조8000억원으로 저축은행 연체금액은 6조9300억원(연체율 14.70%)에서 8조5500억원(15.60%)으로,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는 5조8400억원에서 6조4200억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보험사는 2조8000억원에서 3조1400억원으로, 카드사는 1조800억원에서 1조160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추세다.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면 상반기 안에 대출연체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자영업 대란 우려…금융소외자 대책 필요 정부가 최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무점포 창업자나 금융소외자에 300만∼500만원을 지원하는 저신용 미등급 사업자 특례보증 등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자영업 대란’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특히 특례보증은 은행 대출대상이 아니던 8∼10등급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신용불량자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지역신보를 통한 보증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소외 특례보증을 영업의지가 있는 신용불량자들까지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 무점포 창업자나 금융소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역별로 500만원, 1000만원까지 보증하지만 무점포 창업, 이른바 노점을 증명해야 하는 문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 신용불량자가 부채를 전부 상환할 경우 6개월 동안 금융거래가 금지되는 것을 즉시 가능하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소상공인도우미협회 박공순 회장은 “열심히 살려고 애썼지만 안되는 사람들만이라도 적은 돈이라도 지원해 영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자영업 대란’을 막을 수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은 금융이 아닌 ‘복지’ 차원으로 접근해야 옳다”고 말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 양재혁 안대규기자
2009-03-09 22:28:50최근 세탁소·슈퍼마켓·음식점 등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채시장을 이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들이 사채시장을 이용한 뒤 연체의 덫에 빠져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고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 대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의 폐업으로 인한 금융권의 대출 연체 규모도 덩달아 커져 자영업발 실물 및 금융위기의 연쇄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사채 이용 크게 늘어 9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에서 중소 자영업자를 위해 금융 지원을 확대함에도 불구,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신용 10등급 또는 신용불량자 영세 자영업자들은 소규모 창업을 위해 시중 금리보다 열 배나 비싼 사채 시장에 내몰리며 파탄에 이르고 있다. 서울 영등포 시장에서 순대국밥집을 하는 이모씨(47·여)는 가게 권리금과 자녀 학자금으로 은행에서 3000만원을 빌린 뒤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썼다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월 200만원의 점포임대료와 이자를 내기 위해 사채시장에서 두 달치 이자 몫으로 400만원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세탁소를 하는 손모씨(52)도 신용카드로 생긴 빚 1000만원 때문에 은행과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세탁소 운영자금으로 300만원이 필요했지만 은행에서 거절당하자 사채시장을 이용했다. 손씨는 사채 300만원을 값지 못해 밤마다 시달리다 결국 지난달 말 세탁소 문을 닫았다. 특히 이자율 계산이 복잡한 틈을 이용해 자영업자를 상대로 일수(매일 원리금 분할상환방식)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대부업체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수업체는 거의 100% 이자율 위반인 경우가 많다”며 “주로 자영업자를 상대로 하는 일수대출은 전체 1만6000여개 대부업체 중 몇 업체가 취급하는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문제는 사채시장을 이용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이를 갚지 못하고 결국 가게문을 닫는 ‘폐업’으로 내몰리고 있는 점이다. 과도한 사채빚으로 인해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 가게문을 닫고 노점상이나 일용근로자로 전락해 결국 사채를 갚지 못하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등록이 필요 없는 노점상의 경우 80% 이상이 신용불량자란 말도 있다”며 “최근 두 달 사이 자영업자 수가 42만명이 줄고 자영업자 600만명이 무너진 이유도 신용불량자의 폐업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용불량 상태의 영세 자영업자들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자영업발 신용대란’이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발길 급증 이에 따라 최근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급증하면서 신용회복위원회를 찾는 발길도 늘어났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상담건수는 지난달 4만6424명으로 전달(4만1617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자체 대출 프로그램인 소액금융지원 수혜자도 지난달 1310명으로 전달(662명)의 2배를 웃돌았다. 신복위 관계자는 “대다수 개인 급전이나 병원비, 자영업자의 시설개선자금 및 운용자금 등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며 빚을 제때에 못 갚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원리금 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 등 신용회복 프로그램 신청자가 급증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신용회복 지원을 신청한 금융채무 불이행자(3개월 이상 연체자)는 지난 1∼2월 1만4702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8.1%나 증가했다. 자산관리공사의 신용회복지원센터에도 하루평균 150∼200명이 찾고 있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금융 상환능력에 제동이 걸린 가계나 중소기업의 금융권의 대출 연체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은행과 보험은 올 1월 말, 카드사 및 저축은행·상호금융회사는 작년 말 기준으로 한 금융권의 전체 대출 규모는 1263조5000억원으로 이 중 연체금액은 33조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연체 규모가 5조9000억원에서 13조8000억원으로 저축은행 연체금액은 6조9300억원(연체율 14.70%)에서 8조5500억원(15.60%)으로,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는 5조8400억원에서 6조4200억원으로 각각 불어났다. 보험사는 2조8000억원에서 3조1400억원으로, 카드사는 1조800억원에서 1조160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 들어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승추세다.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지면 상반기 안에 대출연체 규모가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자영업 대란 우려…금융소외자 대책 필요 정부가 최근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무점포 창업자나 금융소외자에 300만∼500만원을 지원하는 저신용 미등급 사업자 특례보증 등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자영업 대란’을 막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특히 특례보증은 은행 대출대상이 아니던 8∼10등급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신용불량자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지역신보를 통한 보증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소외 특례보증을 영업의지가 있는 신용불량자들까지 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 무점포 창업자나 금융소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지역별로 500만원, 1000만원까지 보증하지만 무점포 창업, 이른바 노점을 증명해야 하는 문제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 신용불량자가 부채를 전부 상환할 경우 6개월 동안 금융거래가 금지되는 것을 즉시 가능하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소상공인도우미협회 박공순 회장은 “열심히 살려고 애썼지만 안되는 사람들만이라도 적은 돈이라도 지원해 영업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자영업 대란’을 막을 수 있다”며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은 금융이 아닌 ‘복지’ 차원으로 접근해야 옳다”고 말했다. /toadk@fnnews.com 김주형 양재혁 안대규기자
2009-03-09 21:34:48"중고물품이 잘 팔리지 않아 가게들이 연달아 문을 닫았어요. 지난 5월 옆 가게는 장사를 해도 이윤이 남지 않는다고 폐업했고, 그 옆 가게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올해 초 장사를 접었죠." 지난 24일 오전 10시께 찾은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가구거리. 16년째 주방용품 가게를 운영 중인 이모씨(54)는 "예전엔 매일 바빴는데 이제는 새로 가게를 여는 자영업자가 거의 없어 상황이 안 좋다"며 "중고물품 판매도 어려워 새 제품만 팔아야 할 지경"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고를 찾는 손님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이씨 역시 지난해 직원 2명을 떠나보내야 했다. 경기침체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폐업에 내몰리면서 황학동 주방·가구거리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1980년대 황학동 중앙시장 뒤에 자리 잡은 주방·가구거리는 폐업한 가게에서 나온 가구·집기들을 사들여 새롭게 창업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중고로 판매하는 이른바 '땡처리 시장'이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폐업은 늘고, 신규 창업은 줄면서 중고물품만 계속 쌓여가고 있다. 이날 찾은 황학동 주방·가구거리는 가게 앞 천막 천장에 닿을 듯 쌓인 그릇, 싱크대, 가스레인지 등 중고 주방용품들로 가득했다. 좁은 골목에 자리한 작은 주방집기 가게에선 주인이 흰 비닐에 포장된 중고제품들 사이에 조용히 앉아 물건을 옮기는 사람만 멍하니 바라봤다. 거리엔 물건을 사러 온 사람은 없고 물건을 팔러 온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황학동에서 40년째 주방가전을 판매하는 박모씨(71)는 "경기가 안 좋으니 이전엔 10명이었으나, 요즘엔 1명이 온다"며 "어쩌다 한 번씩 중고물건을 팔겠다고 문의하는 사람들만 있지, 실제 팔러 오는 사람도 줄어 물건을 떼다 가져다주는 중간상인들도 공치는 날이 많다"고 전했다. 문을 닫는 가게도 하나둘 늘고 있다. 20년간 식품기계 가게를 이어가고 있는 이모씨(55)는 "코로나19 직후보다 오히려 매출이 더 떨어졌다"며 "주변에 폐업한 사람도 많은데 상황이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발길이 이어지던 황학동에 불황이 닥친 것은 신규 창업 대신 폐업 자영업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을 접고 폐업신고한 사업자(개인·법인)는 98만6487명으로 전년(86만7292명) 대비 11만9195명 증가했다.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율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올해 자영업자 수는 563만6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854만4000명)의 19.7%에 그쳤다. 자영업자 비중이 2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체력이 많이 소진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 비중이 감소하면서 고용 없는 자영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사업 의지가 있는데도 자금조달이 어려운 사업장에 대해선 '체불임금' 지원금 등 선별적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며 "상가임대료 등에 대해 지원해 주거나 임대료 인상을 막는 대책도 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최은솔 기자
2024-10-28 18:2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