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이상 '구직 중'인 이른바 '장기백수' 수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장기백수가 증가한 것은 일자리 수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질 좋은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장기실업자 중 상당수가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오랜 기간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기간 6개월 이상 실업자는 18만명으로 1년 전(17만2000명)보다 8000명 늘었다.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은 전체 실업자 96만3000명 중 18.7%에 달한다. 이는 1999년 9월(19.7%)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해왔던 장기백수 비중은 올 1월까지만 해도 11.8%에 불과했다. 6월에도 12%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18.7%로 급격히 증가했다. 하반기 취업공채를 노리고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통계 흐름을 보면 장기백수 비중은 2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취업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10월 절정에 이르는 특징이 있다. 이 탓에 장기백수 비중은 8월과 9월 더 올라가 외환위기 때 수준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백수 비중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가 적은 탓이라고 보고 있다.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잠시 일할 곳을 찾다가 때가 되면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실업자가 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취업준비생은 2003년 이후 최대치인 72만8000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는 7월까지 6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안정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년실업률이 상승하고 자영업자도 12개월 연속 늘고 있다. 결국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장기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 질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며 "고용시장 침체가 장기화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7-08-16 18:04:42반년 이상 '구직 중'인 이른바 '장기 백수'의 수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장기 백수 증가 원인은 일자리 수가 부족해서라기 보다는 질 좋은 일자리가 적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장기 실업자 중 상당수가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오랜 기간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기간 6개월 이상 실업자는 18만명으로 1년 전(17만2000명)보다 8000명 늘었다. 6개월 이상 실업자 비중은 전체 실업자 96만3000명 중 18.7%에 달한다. 이는 1999년 9월(19.7%)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해왔던 장기 백수 비중은 올 1월까지만 해도 11.8%에 불과했다. 6월에도 12%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18.7%로 급격히 증가했다. 하반기 취업공채를 노리고 직장을 그만두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통계 흐름을 보면, 장기 백수 비중은 2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취업공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9~10월에 절정에 이르는 특징이 있다. 이 탓에 장기 백수 비중은 8월과 9월 더 올라가 외환위기 수준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백수 비중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가 적은 탓이라고 보고 있다. 원하는 직장을 찾지 못해 잠시 일할 곳을 찾다가 때가 되면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실업자가 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취업준비생은 2003년 이후 최대치인 72만8000명을 기록했다. 취업자 수는 7월까지 6개월 연속 30만명 이상 늘어나는 등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청년실업률이 상승하고 있고 자영업자도 12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장기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일자리 질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라며 "고용시장 침체가 장기화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7-08-16 08:45:54[파이낸셜뉴스] 실업자 5명 중 1명은 반년 이상 구직활동을 했으나 일을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실업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장기 실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이 비중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실업자 수는 56만4000명이다. 이중 구직 기간이 6개월을 넘은 실업자는 11만3000명으로 20.0%를 차지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지난 1999년 8월 20.1%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가며 10만명을 웃돌았다. 그러나 이후 감소세로 전환해 대체로 10만명을 밑돌았지만 지난 3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 7월까지는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전체 실업자 수는 지난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로 전환해 두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자는 줄어드는데 장기 실업자는 늘면서 이들 비중이 가파르게 높아진 것이다. 장기 실업자의 증가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구직 기간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직장에 다닌 지 1년이 넘지 않은 장기 실업자 중 이전에 직장을 그만둔 사유가 '시간·보수 등의 작업 여건 불만족'인 비율이 24.7%에 달했다.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26.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직장에 다니는 도중 그만둔 사유로는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는 '쉬었음' 증가와도 맥이 닿는 부분이다. 지난 8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은 작년 같은 달보다 24만5000명(10.6%) 늘어난 256만7000명에 달했다. 이는 8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역대 가장 많은 것이다. '쉬었음'에는 취업 의사가 없는 사람, 취업 의사가 있어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직장을 찾지 않는 사람 등이 포함된다. 직장에 다닌 지 1년이 넘지 않은 장기 실업자의 이전 직장을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18.9%), 제조업(15.9%),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7%) 등의 순으로 많았다. 도소매업은 온라인 가속화·무인화 등의 구조적 변화로 취업자 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는 산업이다. 제조업은 수출 호조에도 고용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은 반도체가 호조의 중심이 되면서, 최근 취업자 수가 줄고 있다. 이전 직장을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용근로자(44.8%), 임시근로자(36.3%), 일용근로자(13.3%) 등의 순으로 많았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10-01 15:38:26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6개월 이상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장기 실업자들이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청년층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구조조정과 일부 제조업종 불황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년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가 점차 사라지면서 구직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3월 실업자수는 월평균 11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6개월 이상 구직활동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15만1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4분기보다 2만4000명(18.8%) 증가한 수치다. 1.4분기 기준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실업자수는 지난 2000년(15만9000명) 이후 18년 만에 최대였다. 1년 이상 구직을 한 실업자는 1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6000명(51.2%) 증가했다. 이 역시 1.4분기 기준 2001년(2만9000명) 이래 17년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이들 상당수는 20대 청년 실업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들도 크게 늘어났다. 1.4분기 구직단념자 수는 52만3400명으로 전년 대비 6800명(1.3%) 증가했다. 이는 2014년 조사기준을 바꾼 이래 1.4분기 기준 최다였다. 이는 최근 조선업 등 주력산업의 침체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선업 구조조정이나 제조업 취업 한파 등의 영향으로 실업상태에 있다가 구직 자체를 포기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년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가 없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4년제를 나온 고학력 실업자는 16만5000명(비중 66%)으로 2011년(8만9000명)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4년제 졸업자들의 실업률은 11.0%로, 전체 청년층 실업률(9.8%)을 크게 웃돌았다. 생애 첫 직장의 여건은 향후 고용 및 임금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4년제 대졸 남성의 경우 첫 일자리 임금이 평균보다 10%보다 높은 경우 1∼2년차의 임금은 평균보다 약 4.6% 높았다. 9∼10년차에도 4.4%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이 장기실업자와 구직단념자가 동시에 크게 늘어나면서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취업 실패가 반복될수록 구직자는 장기 실업상태가 되고, 나아가 구직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달 실업자수는 125만7000명으로 1999년 6월 이후 3월 기준 가장 많았다. 취업자수는 지난 2~3월 두 달 연속 10만명대 증가하는 데 그쳤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18-04-18 17:26:23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6개월 이상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장기 실업자들이 1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대 청년층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구조조정과 일부 제조업종 불황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청년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가 점차 사라지면서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3월 실업자 수는 월평균 11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6개월 이상 구직활동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15만1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4분기보다 2만4000명(18.8%) 증가한 수치다. 1·4분기 기준 구직기간이 6개월 이상인 실업자 수는 지난 2000년(15만9000명) 이후 18년 만에 최대였다. 1년 이상 구직을 한 실업자는 1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6000명(51.2%) 증가했다. 이 역시 1·4분기 기준 2001년(2만9000명) 이래 17년 만에 가장 많았다. 특히 이들 상당수는 20대 청년 실업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들도 크게 늘어났다. 1·4분기 구직단념자 수는 52만3400명으로, 전년 대비 6800명(1.3%) 증가했다. 이는 2014년 조사기준을 바꾼 이래 1·4분기 기준 최다였다. 이는 최근 조선업 등 주력 산업의 침체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선업 구조조정이나 제조업 취업 한파 등의 영향으로 실업 상태에 있다가 구직 자체를 포기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청년 구직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가 없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4년제를 나온 고학력 실업자는 16만5000명(비중 66%)으로 2011년(8만9000명)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4년제 졸업자들의 실업률은 11.0%로, 전체 청년층 실업률(9.8%)을 크게 웃돌았다. 생애 첫 직장의 여건은 향후 고용 및 임금 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KDI(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4년제 대졸 남성은 경우 첫 일자리 임금이 평균보다 10%보다 높은 경우 1∼2년 차의 임금은 평균보다 약 4.6% 높았다. 9∼10년 차에도 4.4% 이상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이 장기 실업자와 구직단념자가 동시에 크게 늘어나면서 고용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취업 실패가 반복될수록 구직자는 장기 실업상태가 되고, 나아가 구직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5만7000명으로, 1999년 6월 이후 3월 기준 가장 많았다. 취업자 수는 지난 2~3월 두 달 연속 10만명대 증가하는데 그쳤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18-04-18 15:30:00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4.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MZ세대 사이에서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한쪽에선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백만원으로 치장, 장비발을 내세운 럭셔리 러닝을 즐기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반년 넘게 백수로 지내는 이들이 있다. 맨몸으로 즐길 수 있는 국민운동 달리기가 어쩌다 럭셔리 러닝으로 변질된 것인지, 장기실업자는 왜 늘어만 가는 것인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국민운동 '달리기'... 런닝화 가격에 따라 '계급화' #. 지난달 러닝을 시작한 직장인 김모씨(34)는 한 스포츠 브랜드 러닝화를 해외 직구로 구입했다. 한 켤레 가격이 무려 60만원에 이르는 고가품이다. 김씨는 “러닝에 최적화된 성능,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며 “러닝을 시작한 뒤 헤어밴드, 러닝밴드 등 다른 장비들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러닝’이 새로운 취미로 급부상하고 있다. ‘크루’를 결성, 단체로 운동하는 것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시절 야외에서 혼자 러닝을 즐기던 사람들이 팬데믹이 끝나자 여럿이 모임을 이뤄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문화가 됐다. 문제는 든든한 몸만 있으면 달릴 수 있는 러닝이 최근엔 ‘럭셔리 운동’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다는 ‘보여주기식’ 운동으로 전락해버린 것인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장비’다. 고가의 러닝화는 한 켤레에 무려 8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상에는 이른바 '러닝화 계급'도 등장했다. 월드클래스, 국가대표, 지역대표, 동네대표, 마실용, 입문용으로 구분됐다. 트렌드가 이렇다 보니 필요 이상의 기능성 제품들이 난무하고 비쌀수록 잘 팔리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운동도 좋지만, 남에게 민폐는 주지 맙시다” 혼자 달릴 때보다 여럿이 달릴 때 효과는 꽤 크다. 지루할 틈없이 목표한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고, 달리다 지칠 땐 서로 사기를 북돋아 주기도 한다. 페이스 조절도 용이하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수십 명이 무리 지어 달리다 보니 보행로를 점유, 다른 사람들의 경로를 방해하기도 한다. 또 큰 소리로 외치는 ‘파이팅’ 구호에 지나가던 행인이 놀라는 일도 다분하다. 길을 막고 단체 사진을 찍는가 하면, 횡단보도 보행 신호가 끝났음에도 선두의 꼬리를 물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관련된 민원이 증가하자 몇몇 지자체들은 러닝크루에 대한 규제를 마련했다. 서울 서초구는 반포종합운동장 내 5인 이상 단체 달리기 금지라는 강력한 제재에 나섰고, 송파구의 경우 석촌호수 산책로에서 3인 이상 달리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런 러닝크루의 모습은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러너’와 ‘고라니’의 합성어인 ‘런라니’로 불리기도 한다. 도로의 무법자로 떠오른 ‘킥라니(킥보드+고라니)’ ‘자라니(자전거+고라니)’와 같은 맥락이다. MZ세대, 경제적 양극화 심화...실업자 5명 중 1명은 반년 넘게 백수 #. 20대 박모씨는 청년임대주택에 거주하며 주거급여를 받고 있다. 부모님의 이혼 등 가정불화로 일찍 집을 나온 그는 차상위계층에서 지난해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이에 박씨는 “물가가 너무 비싸서 끼니도 한 끼로 해결한다”며 “취업도 힘들어 일단은 그냥 쉬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의 럭셔리 러닝 열풍은 한국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가 젊은 층에서도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실업자 수는 5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이들은 11만3000명으로 20%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기 실업자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장기 실업자는 월평균 9만858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448명 늘어난 규모다. 장기 실업자의 증가 폭도 청년층에서 두드러졌다. 1∼8월 청년층 장기실업자는 지난해보다 4854명 늘면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전체 장기 실업자 가운데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0.6%에서 32.4%로 확대됐다. 또한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장기 ‘쉬었음’ 청년도 올해 들어 느는 추세다. 3년 이상 미취업 청년 중 집에서 쉰 청년은 5월 기준 2021년 9만6000명에서 2022년 8만4000명, 2023년 8만명으로 계속 감소하다가 올해 8만2000명으로 늘며 증가로 바뀌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경제적 빈곤 문제는 심각하다. 자산형성 지원을 위한 정책이 늘고는 있지만, 현재는 혼재되어 있어 정책 체감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며 “정책적으로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24 09:31:24넘쳐나는 뉴스, 딱 '쓸만한 이슈'만 씁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다양한 이슈를 새로운 시선에서 뾰족하게, 삐딱하게 탐구합니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에서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대졸자가 올해 상반기 4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 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2000명 늘었다고 하는데요.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들입니다. 일을 할 능력이 없거나 일할 수 있음에도 일을 할 뜻이 없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해석되는데요. 각종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졸 비경활 증가세의 중심에는 20대가 자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대졸 이상 청년층(15∼29세) 비경활 인구는 59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명 늘었고요. 인구가 줄고 있음에도 대졸 비경활이 늘어난 연령대는 청년층이 유일하다고 하네요. 또, 또…이 같은 소식을 다룬 뉴스 댓글창에는 '의지박약 젊은이'들을 향한 비난과 '대졸 백수 시대'에 대한 한탄 이 끓어올랐습니다. "청년들 의지박약" 커지는 한탄 뒤엔.. 그들의 좌절 2000년대 중반 독서시장에 불었던 자기계발서 열풍을 기억하시나요? '꿈은 이루어진다'는 다소 극단적인 희망을 골자로 하는 서구식 자기계발서에 담긴 응원과 격려에 독자들은 최면에 걸린 듯 열광했는데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탄줘잉의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론다 번의 '시크릿' 등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며 서점가를 휩쓸었지요. 노력으로 삶 전체를 바꿀 수 있다고 믿던 '꿈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꿈 이야기는 어느 순간 외면 받기 시작했는데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우리 삶의 예측 가능성은 줄어들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서구 모델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미국식 자기계발서는 사회 모순을 외면하고 개인의 변화만을 강조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탓이지요. 이와 함께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한 젊은 세대들의 자조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야심차게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며 임금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 등을 경험하기 시작했고요.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고용, 워라밸이 보장되는 직장을 선호하지만 한정된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 속에 놓이게 됐습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직장에 남은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공노비', '사노비', '학사모 쓴 노예' 등으로 칭하며 좌절감에 빠졌습니다. '주체적 삶'을 위한 준비기간이라 볼순 없을까요? 백수들이 넘쳐나는 사회를 향한 우려, 일리는 있습니다. 청년·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는 결국 생활고와 주거 불안정 심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고요. 이는 결국 경제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를 줄이는 일은 중장기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고, 청년층의 취업 선호도·직업관 변화 역시 간단히 개선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 지 막막한 게 현실이지요. 이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정책의 변화와 함께 사회 구성원간의 인식 개선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꼬집고 있습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자'는 무능과 모자람으로 인한 사회적 낙오자라는 낙인이 먼저 사라져야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설명이지요. '노비'를 택할 바에는 무직자가 되겠다는 청년들에게 "배부른 소리 그만하고 아무 일이나 하라"고 다그쳐서 해결될 것 같았으면 애초에 문제가 대두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본질적인 이유, 시대의 변화 등을 면밀히 살피고 분석하는 것이 선행돼야 어떤 것이 진정한 '양질의 일자리'인지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올바른 경제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고미숙 고전평론가는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라는 책에서 백수를 '경제활동을 스스로 조율하면서 자기 삶 전체를 관리하는, 삶의 주도권을 가진 존재'라고 정의한 바 있습니다. 우리가 노동을 하는 이유는 1차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사람에게는 삶을 주체적으로 끌고 나가는 데서 오는 자부심이라는 게 있기 마련입니다. 고 평론가의 진단처럼, '무직자'이자 '백수'를 사회적 문제아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새로운 경제활동의 가치를 찾아 나서는 사회 구성원으로 바꾸어 바라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단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31 14:30:04우리 경제는 확연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곳곳에 박힌 암초들이 전진을 가로막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분기에는 역성장마저 우려되고 있다. 잘되는 것은 수출뿐이다. 관세청은 22일 7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371억7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럽다. 수출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과도 같다. 그러나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수출은 앞으로도 경제를 이끌어야 하고 정부도 적극 지원해야 하겠지만, 국제적 환경에 취약하다. 세계 불황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그중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결국 수출과 더불어 내수를 탄탄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 내수 흐름은 계속 부진하다. 고물가로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수출 분야의 성과가 내수로 흐르는 낙수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일부 품목에 한정되다 보니 그렇지 못하다. 소비자를 국내에 붙잡아 놓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국내 카드 사용액은 최근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는 8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돈보다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서 쓴 금액이 많은 탓이다. 해외여행 규모는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자영업의 지속적 불황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구조는 장기적으로 바꾸는 게 맞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영업의 추락 속도는 너무 빠르다. 소비 감소와 외식문화의 변화와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년 내 가장 높게 치솟았고, 저축은행 연체율은 10%에 육박한다.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다중채무자로, 이들은 평균 4억2000만원의 빚을 안고 있다. 상환 연기 등 정부의 지원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호황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반짝 반등에 그칠 공산이 크다. 외국 기관들까지 한국 경제를 좋게 보고 있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대변되는 건설 분야의 어려움도 여전하다. 대졸자 400만명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백수 신세로 지낼 정도로 고용 상황도 건강하지 않다. 구조적 문제들을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당장의 가시적 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구조개혁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내수진작책도 더 고민해야 하고 자영업 연착륙 방안은 처음부터 다시 대책을 짜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위기 상황에 또 봉착할 수 있다. 물론 사사건건 여당과 정부에 맞서고 있는 야당이 문제다. 그러나 경제 문제만큼이라도 허리를 굽혀 협력을 구해야 한다. 야당이 전권을 행사하는 국회 구조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도저히 거부할 명분이 없는 정책으로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야당은 25만원 지급과 같은 선심성 정책부터 거둬들이기 바란다. 미래를 위해 국가가 돈 쓸 곳은 한둘이 아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당,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기 바란다.
2024-07-22 18:09:11[파이낸셜뉴스] 연애할 때부터 백수였던 30대 남편이 결혼 이후에도 4년째 일을 안 한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아내는 남편이 집안일도 구체적으로 부탁하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장기백수 남편 심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국내 대기업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남편은) 일어나서 미국 드라마 보고 밥 먹고 게임하고를 무한 반복한다"라며 운을 뗐다. A씨는 "분기별로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 얘기가 나올 때마다 (남편이) 버럭 화내는 것 때문에 무서워 말을 못 꺼내겠다. 아니 안 꺼낸다. 싸우기 싫어서"라며 "솔직히 자격지심 때문에 자기방어하느라 회피하는 것을 아니까 더 뭐라고 못하겠다. 대화의 결론이 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나는 쉬어본 적이 아예 없어서 장기백수의 심리가 너무 궁금하다"라며 "남편은 당장 아무 곳이나 취직할 마음은 없고, 유튜브나 장사 등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다 포기하고 원점 또 원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웃긴 건 본인도 엄청 괴로워하는데 정작 변화가 없다. 전업주부를 선언하면 차라리 받아들일 수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한다"라며 "특정 집안일을 부탁하지 않으면 아예 하루종일 아무 일도 일도 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남편이 벌이가 없지만 부모님에게 달마다 받는 생활비로 용돈을 충당하는 것 같다고 추정하며 “이제는 포기하고 공식 외벌이 가장으로 평생 살아야 하나 생각이 든다”라고 푸념했다. 그는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도 털어놨다. A씨는 “슬슬 아이를 가지고 싶은데 육아휴직을 내면 어떻게 될지 아찔하다”라고 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단순히 게으른 듯",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아이는 낳지 말아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4-03 08:03:08[파이낸셜뉴스] 4대궁·종묘·조선왕릉에선 이달 중순부터 5월 말까지 봄꽃이 활짝 핀다. 이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동이 위축된 국민에게 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4대궁과 종묘, 조선왕릉의 봄꽃 개화시기를 안내하고 다양한 봄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평년보다 3~11일 정도 빨리 꽃망울을 피울 것으로 전망된다. 궁·능의 봄꽃 명소로 △경복궁 아미산 앵두꽃, 자경전 주변 살구꽃, △창덕궁 관람지 생강나무, 승화루 능수벚꽃, 낙선재 매화, △창경궁 경춘전 화계 생강나무, 앵두꽃, △덕수궁 대한문~중화문 산벚꽃, 함녕전 뒤 모란, △종묘 향대청·재궁 앞 개나리, 오얏꽃, △조선왕릉 관람로 일대가 있으며, 이곳에서는 고유 식생환경과 함께 진달래, 때죽, 산수유 등 다양한 봄꽃을 만나볼 수 있다.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3월 중순을 시작으로 4월에 절정을 이루고 5월 말까지 핀다. 서로 다른 종류의 봄꽃들이 연이어 개화하면서 아름다운 전통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향긋한 꽃내음 가득한 고풍스러운 옛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봄철 궁·능을 찾는 관람객들이 즐길만한 각종 문화행사도 마련된다. 궁궐 행사로, △경복궁에서는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즐길 수 있는‘생과방(4.20.~6.25.)’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창덕궁에서는 ‘봄맞이 정원가꾸기(3.25.)’와‘봄철 낙선재 후원 한시개방 및 특별관람(3.29.~4.6.)이, △창경궁에서는 ‘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나무이야기(4~11월)가, △덕수궁에서는 ‘전각내부 특별관람(3.29.~4.3.)’행사가 진행된다. 조선왕릉은 △건원릉에서 한식(寒食)을 맞아 태조 건원릉 억새를 자르는 ‘청완예초의(4.6.)’계획되어 있다. 창덕궁관리소에서 열리는 ‘궁궐 봄맞이 정원가꾸기(3.25)’ 는 종로구 가족센터와 연계한 사회적 배려대상 초청과 창덕궁 관람객 대상으로 총 2회 진행한다. 참여 희망자는 당일 편안한 복장을 갖추고 창덕궁 종합관람지원센터에서 낮 12시부터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해설사 인솔하에 문화재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화초류와 관목을 궁궐의 정원에 직접 심어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창덕궁관리소의 ‘봄을 품은 낙선재, 낙선재 후원에 오르다’ 특별관람은 낙선재를 조성하게 된 배경과 함께 낙선재의 건축적 특징, 그리고 대한제국 황실가족과 연관된 역사 이야기를 전문 해설사의 안내로 좀 더 깊이 있게 들을 수 있는 행사다. 특히, 후원에 오르면 향기로운 봄꽃이 흐드러진 화계(花階, 계단식 화단)와 정자, 꽃담 등 낙선재 권역의 아름다운 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특별관람은 중학생 이상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오는 25일 오후 2시부터 11번가 티켓을 통해 선착순으로 예매할 수 있다. 행사 기간 매일 1일 1회 오전 10시 20분부터 50분 내외로 진행되며, 1회 관람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된다. 창경궁관리소는 (사)한국숲해설가협회와 함께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주말마다 궁궐의 나무와 역사이야기를 주제로 한‘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 나무이야기’나무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발전해 온 창경궁은 숙종과 장희빈,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 등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왕실 가족들의 역사적 무대이기도 하다. 또한, 1826년에서 183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궁궐 그림인 동궐도에 그려진 회화나무, 느티나무 등 고목을 비롯하여 약 150여 종의 4만 8000그루의 수목들을 간직한 궁궐이기도 하다. 창경궁의 다양한 수목들을 궁궐의 역사와 엮어 소개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토요일에는 춘당지 일대를, 일요일에는 궐내각사(궁궐 내 관청)터 일대를 돌며 동궐도에 그려진 궁궐의 권위를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진 회화나무, 천년을 산다는 느티나무, 세종이 좋아하셨다는 앵두나무 등 창경궁의 유서 깊은 나무와 현재 창경궁에 서식하는 나무들을 주제로 한 궁궐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내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행사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창경궁 옥천교 앞에서 시작되며, 소요시간은 1시간 정도다. 현장에서 누구나 무료(입장료 별도)로 참여할 수 있으나, 코로나19 확진 방지와 원활한 해설 진행을 위하여 참여 인원은 매회 현장 선착순 20여 명으로 제한된다. 덕수궁관리소는 덕수궁의 주요 전각 내부를 둘러보며 살구꽃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 공개 프로그램을 오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매일 2회(오전 10시, 오후 3시 30분) 운영한다. 덕수궁 전각 내부 특별관람은 석어당, 함녕전, 즉조당 등 덕수궁의 주요 전각 안에 관람객이 직접 들어가 문화재를 감상하면서, 전문가 해설을 통해 전각의 역사와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덕수궁 석어당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 건물로, 관람객들은 석어당 2층에 올라 만개한 살구꽃을 감상하며 덕수궁의 봄을 흠뻑 느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즉조당은 대한제국 초기 잠시 정전으로 사용되었고, 후에는 집무실인 편전으로 활용된 곳이다. 내부에는 '수(壽)'자와 '복(福)'자를 수놓은 ‘백수백복자 자수병풍’, 이동식 침상 또는 의자 용도로 사용했던 ‘평상’과 조선 시대 책상인 ‘경상’이 재현 배치되어 있다. 또한, 방 내부를 밝히는 ‘좌등’, ‘은입사촛대’와 난방용으로 사용된 ‘은입사화로’ 등을 전시해 국사를 논의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꾸며져 있다. 함녕전은 고종의 침전으로, 고종이 1919년 승하한 장소로, 내부에는 조선 시대 커튼인 무렴자(솜을 두어 누빈 커튼), 왕의 의자인 용교의, 왕권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병 등이 전시되어 있어 궁궐의 옛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이번 덕수궁 전각 내부 특별관람은 1일 2회(오전 10시와 오후 3시 30분) 진행되며, 1회 약 85분 소요된다. 중학생 이상의 일반인이 무료로 참여(덕수궁 입장료 별도)할 수 있으며, 오는 24일 오전 10시부터 덕수궁관리소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전각 내부에서 해설이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여 회당 참가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최소화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조선왕릉동부지구관리소도 4월 6일 한식을 맞아, 구리 동구릉(사적) 내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靑薍,청완)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를 거행한다. 건원릉은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봉분이 억새로 덮여있는데,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따르면 태조(1335~1408)의 유언에 따라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옮겨와 봉분을 조성했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건원릉 억새는 1년에 한 번 한식날 예초(풀베기)를 하였는데, 문화재청은 이러한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듬해인 2010년부터 매년 한식날에 억새를 베는 ‘청완 예초의’를 거행하고 있다. ‘청완 예초의’는 봉분의 억새를 베는 ‘예초의’와 1년간 자란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고유제(중대한 일의 이전이나 이후에, 일에 대한 사유를 고하는 제사)’로 진행하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관람객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할 수는 없지만, 홍살문 밖에서 자유롭게 참관할 수 있다. 아울러, 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소장 정대영)는 서울 시내 조선왕릉에서 산벚꽃·미선나무·생강나무·산수유·오리나무 숲을 걸으며, 진달래·산철쭉을 감상할 수 있는 봄꽃 나들이 명소를 제안한다. 서울의 조선왕릉은 도심의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허파 역할과 시민의 편안한 쉼터가 되어왔으며, 특히, 숲속 나뭇가지마다 새잎이 돋아나고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 새봄을 맞이하는 나들이 장소로 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는 시민들이 왕릉 숲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탐방로를 열고, 깔끔하고 편리한 디자인 화장실 신축 등 관람편의시설을 개선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3-22 09: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