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에 사는 105세 여성이 자신의 장수 비결 두 가지를 밝혔다. 하나는 맥주, 하나는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지난 2일 105번째 생일을 맞은 캐슬린 헤닝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헤닝스는 현재 글로스터셔 주 첼트넘에 있는 요양원에서 살고 있으며, 이날 요양원 직원 및 거주자,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즐겼다. 헤닝스는 장수 비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네스(맥주)를 마시고 결혼하지 말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기네스는 헤닝스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로, 그는 이날 맥주 브랜드 스타우트로부터 기네스를 포함해 초콜릿, 앞치마 등을 105번째 생일 선물로 받기도 했다. 1919년 영국 브릭스턴에서 태어난 헤닝스는 수년간 회계사로 일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런던에서 살았다. 1965년 시골에서 살기로 마음을 먹고 어머니, 오빠, 반려견과 함께 글로스터셔 주 코츠월드로 이사해 지금까지 장수를 누리고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24 13:21:14[파이낸셜뉴스] 최근 94년째 생일을 맞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의 장수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천은 '버핏의 장수 비결은? 코카콜라와 캔디, 그리고 삶의 기쁨'이라는 제목으로 버핏이 94세까지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버핏의 식단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건강한 식단과는 거리가 멀다. 버핏은 지난 2015년 포천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6살 아이처럼 먹는다"고 말했는데, 그는 '우츠'(Utz) 감자 스틱을 좋아하고 매일 12온스(355㎖) 분량의 코카콜라를 5개씩 먹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HBO 다큐멘터리 '워런 버핏 되기'(Becoming Warren Buffett)에 따르면 그는 매일 아침 맥도날드에 들러 소시지 패티 2개나 계란, 치즈, 베이컨 중 일부 조합으로 구성된 3.17달러(약 4200원)짜리 메뉴를 콜라 한 잔과 함께 즐겨 먹는다. 그는 점심에 종종 패스트푸드점 데어리 퀸에 들러 칠리치즈도그와 함께 체리 시럽과 다진 견과류를 곁들여 선데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간식으로는 씨즈캔디(See's Candies)의 사탕이나 초콜릿을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지난 2007년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 호텔 뷔페 음식 대신 콜라와 햄버거를 먹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2011년에도 오찬으로 같은 메뉴를 즐겼다. 포천은 버핏의 장수 비결을 식단이 아닌 다른 생활 습관에서 찾았다. 특히 충분한 수면 시간과 두뇌 활동, 정신적인 측면에 주목했다.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좋은 수면은 사람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데, 버핏은 2017년 PBS 인터뷰에서 "나는 자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매일 밤 8시간은 자려고 한다"면서 "나는 오전 4시부터 일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그는 일주일에 최소 8시간을 할애해 친구들과 브리지게임(카드를 이용한 두뇌 게임)을 하며, 하루에 5∼6시간을 독서와 사색을 하며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은 버핏의 가장 중요한 장수 비결은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는 태도라고 분석했다. 버핏은 2017년 CNBC 인터뷰에서 "나는 행복이 장수의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선데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콜라를 마실 때 더 행복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버핏은 자신의 생일(지난달 30일)을 이틀 앞두고 그가 운용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시가총액은 장중 1조 달러(약 1338조원)를 넘어섰다. 이로써 버크셔 해서웨이는 미국 기업 중 빅테크(거대기술 기업)를 제외하고 처음으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02 09:06:44[파이낸셜뉴스] 세계 최고령 남성으로 인증한 베네수엘라의 농부 후안 비센테 페레스 모라가 114세로 세상을 떠났다. 페레스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AFP·뉴욕포스트는 페레스의 친척과 고향 타치라주 현지 당국자를 인용해 “그는 다음 달이면 115세가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고인에게 경의를 표하며 “페레스가 114세의 나이로 영면했다”며 “그의 가족과 타치라주 모든 이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기네스 세계기록은 1909년 5월생인 페레스가 112세이던 2022년 2월 4일, 그를 생존하는 세계 최고령 남성이라고 발표했다. 페레스는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거쳐 텔레비전의 발명과 달 착륙을 목격하고 코로나19의 여파까지 거쳐온 인물이다. 5살 때부터 아버지, 형제들과 함께 사탕수수와 커피 농사를 짓기 시작한 페레스는 학교는 몇 달 동안만 다녔다. 그러나 읽고 쓰는 방법을 배웠으며, 1948년부터 카리쿠에나 마을의 보안관으로서 10년간 토지와 가족 분쟁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의 가족 관계 관련 페레즈는 자신의 아내 에디오피나 델 로사리오 가르시아가 1997년 사망할 때까지 60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으며 11명의 자녀와 42명의 손주, 18명의 증손주, 12명의 증증손주를 뒀다. 기네스는 페레스의 장수 비결에 대해 “열심히 일하고, 휴일에 쉬며, 일찍 잠자리에 들고, 매일 한 잔의 술을 마시고, 하나님을 항상 사랑하며 마음에 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매일 마신 술은 지역 증류주인 가이엔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레스는 삶에서 ‘믿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가. 그 이유에 대해 기네스는 “그는 근면하게 일하고, 그의 아내와 종교에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인학 연구 그룹은 현재 새로운 최고령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력한 후보는 1911년 11월 6일생인 일본의 기사부로 소노베와, 1911년 10월 21일생인 브라질의 조시아스 데 올리베이라이다. 생년월일이 확인된 사람에게 최고령 지위가 수여될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4-07 11:07:30[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가 117번째 생일을 맞이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기네스 월드 레코드는 "오늘 117번째 생일을 맞는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의 생일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오늘 117세 되었다" 엑스에 글 올린 할머니 1907년 3월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모레라는 지난해 1월 118세의 프랑스 출신의 뤼실 랑동이 사망하면서 세계 최고령자로 이름을 올렸다. 딸의 도움을 받아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모레라는 자신의 생일에 "좋은 아침이다. 오늘로 나는 117세가 되었다"고 전했다. 모레라는 8세 때 스페인으로 건너가 카탈루냐에 정착한 이후 그 지역에 계속 거주하며 지난 23년간 같은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레라는 청각 장애와 이동 문제 외에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자 마넬 에스텔러는 스페인 매체 'ABC'에 "모레라는 불과 4살 때의 사건을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노인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심혈관 질환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가족 중 90세가 넘은 사람이 여럿 있기 때문에 장수 비결에 유전적 요인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노년은 일종의 성찬" 나이듦에 대한 예찬 모레라는 자신의 장수 비결로 질서와 평온함, 가족 및 친구와의 좋은 관계, 자연과의 접촉, 정서적 안정, 유해한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점 등을 꼽았다. 그는 "노년은 일종의 성찬"이라며 "청력을 잃더라도 더 많이 듣게 되는데, 그 이유는 소음이 아니라 삶을 듣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과학자들은 모레라의 타액과 혈액, 소변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를 평가해 노화와 관련된 질병을 치료하는 약물 개발에 활용할 방침이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3-06 14:29:44[파이낸셜뉴스] 31년 165일을 살아 가장 나이가 많은 개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보유한 포르투갈 ‘보비’가 세상을 떠났다. 24일(현지시간) AF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대형 목축견인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종 수컷인 보비가 21일 태어난 지 31년 165일만에 집에서 숨을 거뒀다. 이 종의 평균 수명은 12년~14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비의 죽음은 보비를 여러 차례 본 수의사 캐런 베커 박사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베커 박사는 “보비를 사랑한 이들에게 1만1478일은 절대 충분치 않다”고 적었다. 1992년 5월 11일생인 보비는 올해 2월 기네스에서 세계 최고령 개로 인정받았다. 1939년에 29세 5개월로 죽은 호주 블루이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보비의 나이는 포르투갈 국립 수의사 협회에서 관리하는 정부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증됐다. 포르투갈 서해안 시골 마을 콘케이로스에서 태어난 보비는 내내 주인인 코스타 가족과 살았다. 보비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죽을 위기를 맞았으나, 운 좋게 살아남았다. 당시 코스타 가족의 집엔 동물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강아지가 태어나면 구덩이에 묻었다. 하지만 보비는 별채 나뭇더미에 숨는 행운을 얻었고, 며칠 뒤 여덟 살이던 레오넬 코스타와 형제들이 발견해 몰래 돌보다가 가족으로 들였다. 레오넬은 지난 2월 기네스 기록 인정 당시 보비에 관해 2018년 호흡 곤란으로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일 외에는 비교적 편안한 삶을 즐겼다고 말했다. 다만 죽기 전에는 잘 걷지 못하고 시력도 나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타 가족이 길렀던 개들 중 장수한 개는 보비 뿐만이 아니다. 보비의 어미는 18년을 살았으며, 코스타 가족이 기르던 다른 개 역시 22년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베커 박사는 보비의 장수 비결에 대해 “레오넬에게 보비의 장수 비결을 물었더니 ‘좋은 영양, 자연과의 접촉, 환경을 탐구할 수 있는 자유, 수의사에 의한 꾸준한 관리, 그리고 사랑이다. 보비는 많이 사랑받는다는 걸 알았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레오넬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보비는 오래 사는 동안 많은 사람들, 특히 가족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며 "보비 덕분에 더 좋은 기억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10-24 09:20:39[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린 프랑스 잔느 칼망(1875~1997년)의 장수 비결 중 하나가 '경제력에서 나온 여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복한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살아온 것이 칼망의 장수 비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 21일 CNBC 메이크잇 등에 따르면 프랑스 인구통계학자인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장 마리 로빈 박사는 칼망의 장수비결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프랑스 남부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칼망은 당시 여성으로서는 흔치않게 16세까지 학교를 다녔고, 20세에 결혼할 때까지 요리, 미술 및 무용에 대한 개인 수업을 계속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빈 박사는 "칼망은 일한 적이 없으며, 항상 칼망을 도와줄 누군가가 집에 있었고 스스로 요리를 하거나 그녀의 필수품을 쇼핑할 필요도 없었다"며 "그녀가 오래 살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데 도움이 된 요인은 일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 박사는 칼망이 젊은 시절 담배를 피우지 않은 점도 장수 비결로 꼽았다. 칼망은 평생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다가 요양원에 살면서 약 112세부터 담배를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로빈 박사는 칼망의 적극적인 사회생활도 장수 비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칼망은 돈과 여가 시간이 많아 대부분의 시간을 사교 행사에 참석해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며 보냈다. 또 그녀는 남편과 함께 여행도 자주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존 최고령은 스페인 출신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115)로 그는 최근 장수 비결에 대해 "규칙적인 일상과 가족·친구와의 좋은 관계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이라고 전하면서 "독과 같은 사람과 떨어져 지내라"고 조언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3-02 09:24:20[파이낸셜뉴스] 115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령자에 등극한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115)가 자신만의 특별한 장수 비결로 "독 같은 사람과 떨어져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모레라는 기네스 세계기록(GWR)에 "장수 비결은 규칙적인 일상과 가족·친구와의 좋은 관계 그리고 자연과의 교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걱정도 후회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건강 비법이라며 독과 같은 사람과 떨어져 지낼 것을 강조했다. 모레라는 이달 17일 직전 최고령으로 등록돼있던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가 11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면서 최고령자 타이틀을 이어받게 됐다. 모레라는 1907년 3월4일 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코로나 팬데믹 등을 모두 겪었다. 특히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에는 처음 스페인 땅을 밟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936년 29세의 나이에 스페인 내전을 겪었고, 113세였던 2020년에는 코로나에 걸려 최고령 코로나 생존자에 오르기도 했다. 모레라는 한 달 뒤면 116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딸의 도움을 받아 트위터로 수천명의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 그의 계정 프로필에는 "나는 늙었다. 아주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라고 적혀있다. 새해 첫날인 1일에는 "인생은 누구에게나 영원하지 않다. 내 나이에 새해는 선물이자 축하, 새로운 모험이자 아름다운 여정, 그리고 행복한 순간이다. 인생을 함께 즐기자"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모레라는 최근 기네스 월드 레코드 최고령 기록과 관련해 쏟아지는 관심을 두고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모레라는 21일 "세상의 관심에 대해 놀랐고 감사하다"라면서도 "나는 평화와 평온이 필요하다. 투라요양원에서 22년을 살았고 요양원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과 우리를 돌보는 직원들의 일상이 바뀌지 않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모레라는 슬하에 자식 3명과 손주 11명, 증손주 13명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와 함께 정착한 바르셀로나에서 24세에 의사 남편을 만나 결혼했으며 남편은 1970년대에 사망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1-30 21:22:24사람이 백세 장수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온갖 간난신고를 다 이겨내어 백살 넘도록 생명을 보존해야만 이루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세인 확률은 전 세계적으로 10만분의 1 정도로 자연계에서 언급하는 돌연변이율에 해당한다. 한편 환경여건이 개선된 선진국에서는 그 확률이 1만분의 1로 크게 높아지고 있으며 장수국가에서는 1만분의 4~5까지 올라간다. 그만큼 인위적 노력에 의하여 장수도가 증가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부부를 이루어 함께 백살 넘도록 살아낸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장수인이 많은 미국에서 부부 백세인 비율은 600만쌍 중의 1이라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결혼식 주례사에 으레 포함되는 "백년해로(百年偕老)"는 간절한 소망인 의전용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말 백년해로를 이룬 부부들을 만나면서 장수사회의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을 보게 된다.우리나라 백세인 조사를 시작하였을 때 대상자가 거의 여성이어서 아쉬움이 컸었다. 왜 남자는 장수하지 못할까 고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지난 20년 사이에 남성 장수도가 증가하여 백세인의 남녀 비가 1대12에서 1대5로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동안 염원이었던 백세부부가 등장할 가능성을 크게 하고 있다. 실제로 개인이 백살 넘도록 산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부가 함께 백살을 이룬다는 것은 이상적인 삶이자 장수사회 최고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백세부부를 찾기 위한 노력을 따로 기울였다. 조사 초기 2002년도에 103세 할아버지와 98세 할머니 부부를 제주도에서 찾았다. 당시 백세부부를 한 쌍도 찾지 못하고 있던 차였기에 두 분 나이를 평균하면 100세가 넘으니까 일단 백세 부부로 인정하자면서 대정읍 하모리로 내려갔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도 백세부부가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부부는 결혼 80주년을 맞았다. 은혼식, 금혼식, 회혼례 등에 덧붙여 결혼 70주년, 80주년에도 사용할 용어가 만들어져 있는지 모르겠지만 인간승리, 부부승리의 자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이춘관 할아버지와 송을생 할머니는 건강하였다. "할머니, 영감님 사랑하세요?"라고 할머니에게 여쭈자 "저 영감 늙어서 싫어!" 하면서도 영감님 손을 꼭 잡는 것이었다. 할아버지께도 똑같이 여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하세요." 할아버지는 "허, 저…" 하면서 웃음을 지었다. 긴 세월 동안 어찌 힘들고 어려운 고비들이 없었을까? 그러나 팔십년을 함께 살아온 부부는 눈빛, 목소리, 어느 것도 자연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다만 할머니가 백세를 채우지 못하고 98세에 작고하여 아쉬웠다. 진정으로 함께 백살이 넘은 부부를 만나지 못하였던 차에 2013년 말 부부가 모두 백살이 넘은 가족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함양군 죽림리를 찾았다. 삼봉산 중턱에 전망이 탁 트인 고급스레 단아한 집에 권병호 어르신(1908~2014)과 김은아님(1912~2015)이 살고 계셨다. 두 분은 각각 106세와 103세를 살아서 나이 합산 209세가 되었다. 그리고 1934년에 결혼하여 81년을 해로한 진정한 백년해로 부부였다. 우리나라 백세인 조사 과정에서 만난 최장수 남성이었고 최장수 부부였다. 두분 모두 인지능력이 온전하였고 건강패턴이 정상이었다. 할아버지는 인터뷰 내내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해방 이후 정부 고위보직도 맡았지만 퇴직하자 고향으로 내려와 산을 사서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일제하에서 대학교육을 마친 인텔리였던 권 어르신은 가족 반대를 무릅쓰고 김할머니가 일하는 강원도 산골까지 쫓아다니며 삼년의 구애 끝에 결혼에 성공한 순애보의 부부였다. 팔십년 동안을 함께 살면서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며 살았음을 숨기지 않았다. "나에게는 아내가 있다. 내 아내는 물이고 나는 물고기이다. 물은 물고기가 없어도 살 수 있지만 물고기는 물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첫사랑을 만나 결혼하여 2남3녀를 낳아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시키고 팔십년을 한결같이 사랑을 나누며 살아온 부부의 다복한 모습은 우리나라 장수사회의 등댓불이며 세상에 보내는 거룩한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녀 장수도가 같아 백세부부가 많은 지역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사르데냐를 찾았다. 이 지역의 전통 인사말은 "아켄타노스(A Kent'Anos)! 백살까지)"이다. 그곳에서도 남성장수도가 높은 오롤리 마을을 찾아가 백세부부를 만났다. 남편 피라스(Episio Pyras)옹은 101세였고, 부인 실비아는 100세였다. 결혼하여 76년째 함께 살며 자식은 5남매를 두었고 손주 증손주는 너무 많아서 숫자를 모른다고 하였다. 이 분들은 놀랍게도 치아를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피라스 옹은 "돈이 문제지 치아는 문제가 아니야" 하면서 농담마저 하였다. 인지능력, 청력이 온전하였으며, 평생 병원신세 져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살아온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피라스 옹은 "날마다 늙어가는 것이 힘들어" 라며 여유롭게 답하였다. 그에게 장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엉뚱한 대답이 나왔다. "거짓말 해 본 적이 없어."한편 부인은 "우리는 사랑하고 살았어. 싸워 본적이 없어"라는 답을 하였다. 장수비결이 사랑이었다는 말은 수많은 백세인을 만나본 나에게도 처음 들어본 신선한 자극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느냐고 할머니에게 물었다. 백살의 할머니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면서 "가정의 평화라네"라고 답하였다. 백년해로의 비밀이 사랑이고 가정의 평화라는 진리를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들은 것이 아니라 머나먼 지중해 한가운데 섬 사르데냐에서 배웠다. 백살 넘도록 함께 살아온 부부들은 합계 나이가 이백살이 넘고 함께 살아온 기간이 팔십년이 넘는 특별한 부부들이다. 그러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거룩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 분들의 절대 공통점은 서로 간의 절대 사랑과 신뢰였다. 사람세상에서 절대사랑이 혈연으로 이루어진 부모자식 간이 아닌 남남으로 맺어진 이성 간에도 분명 존재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사랑이 꿈도 아니고 판타지도 아니고 현실이었다. 격변하는 사회구조 특히 부부와 부모자식 간의 가족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작금의 추세에 진지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전남대 의대 연구석좌교수
2022-10-13 18:08:49[파이낸셜뉴스] 음식을 적게 먹는 것(小食)은 장수의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문제는 언제부터 식습관을 바꿔야 하느냐는 것이다. 독일에서 이런 궁금증을 달래줄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년기에 들기 훨씬 전부터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그런 습관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막스 플랑크 노화 생물학 연구소가 이끈 이번 연구에는 독일 쾰른대, 영국의 케임브리지대 바브라함 연구소와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등의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연구팀이 '네이처 신진대사' 최신호(10월 21일자)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연구의 초점은 노년에 건강해지려면 언제부터 먹는 걸 줄여야 하는지, 그리고 단기간에 먹는 걸 줄이기만 해도 효과가 있는지 등을 규명하는 데 맞춰졌다. 과학자들은 어린 생쥐와 늙은 생쥐 두 그룹으로 나눠 다이어트 사료를 먹이면서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성체로 자란 뒤 먹이를 40% 줄인 생쥐는, 계속 양껏 먹은 생쥐보다 노년기에 더 건강하게 오래 살았다. 먹는 걸 줄인 생쥐에게는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을 보강해 영양 부족을 예방했다. 그러나 늙은 이후 덜 먹기 시작한 생쥐에게 먹이를 줄여서 공급한 경우, 수명이 길어지는 효과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그 효과가 미미했다. 또 한동안 먹는 양을 줄였다가 다시 양껏 먹은 생쥐 역시 장기적인 노화 방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늙어서 건강 증진과 수명 연장 효과를 보려면, 성체가 됐을 때부터 먹이를 줄이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건강에 이로운 행동은 젊을 때 시작해야 하며, 나이가 들어 섭식 패턴을 바꾸면 일찍 시작하는 것만큼 좋을 수 없다"면서 "노년의 건강은 평생 공을 들여야 하는 문제"라고 조언했다. #건강 #장수비결 #무병장수 #노년기 #소식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19-10-29 10:24:49"1986년 초연 이후 지금껏 공연하니 정말 기적이죠. 처음부터 정말 탄탄한 작품이었습니다." 명작이 될 운명이었을까. 기네스북에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2012)으로 등재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사진)이 7년만에 한국을 찾는다. 지난 2월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아시아와 중동을 아우르는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오는 12월 '부산 초연'을 앞두고 만난 라이너 프리드 월드투어 협력 연출은 '오페라의 유령'이 장수한 비결로 "뮤지컬 자체의 높은 완성도"를 꼽으며 "단 한차례의 수정도 없이 지금까지 왔다"고 밝혔다. "보통 웨스트엔드에서 브로드웨이로 넘어갈 때 조금씩 수정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전혀 바뀐 게 없어요. 재연을 하면서 이것저것 발전시키고자 수정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작품이 '나 좀 내버려 둬'라고 말하는 것 같았죠." 세계 41개국 183개 도시, 17개 언어로 공연돼 1억4500만 명이 관람했고, 뮤지컬 최초로 60억 달러(7조2450억원)의 티켓 매출을 세웠다.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 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귀족 청년 '라울'의 사랑 이야기다.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밤의 노래', '생각해줘요' 등 매혹적인 선율도 일품이다. 데이비드 앤드루스 로저스 음악감독은 "'오페라의 유령'은 음악 자체로 축복이었다"고 부연했다.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함을 동시에 겸비했죠. 음악이 언어 장벽을 무너뜨립니다."230여 벌의 의상, 20만개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대형 샹들리에 등 볼거리도 화려하다. 2012년 25세에 역대 최연소 '유령' 마스크를 쓴 조나단 록스머스는 "스케일이 큰 작품으로 배우의 연기와 노래가 중심이 돼 관객과 소통한다"라며 "한마디로 가슴을 울리는 뮤지컬"이라고 부연했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12월 13일~2020년 2월 9일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이후 서울, 대구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신진아 기자
2019-10-14 16:4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