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생활임금 인상이 필요하고 적용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생활임금은 물가와 부양가족의 생계비 등을 고려해 노동자의 최저생활비를 보장해 주는 개념이다. 보통 최저임금보다 1000-2000원 높게 정한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12일 성명을 내고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적에 맞게 생활임금을 인상하라"라고 울산시 생활임금위원회에 요구했다. 울산시 생활임금위원회는 13일 회의를 열고 2025년 생활임금을 결정한다. 생활임금위원회의 설립 목적은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있다. 지난해 울산시 생활임금위원회가 결정한 2024년 생활임금은 1만 1210원으로 최저 시급 9860원보다 1350원 많았다. 문제는 체감 물가 수준이 제주 다음으로 비싸다는 울산임에도 생활임금은 전국에서 제일 낮았다는 점이다. 생활임금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면 그만큼 실질 임금이 하락하게 된다. 부자도시라고 불리는 울산이지만 서민들의 생활은 매우 어렵다는 게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의 시각이다. 실제 지난 11일 울산 동구에서 열린 제4회 주민대회에서 해결 과제 우선순위 선정을 위한 투표가 진행됐는데, 최우선 과제로 조선업종 하청노동자의 임금 인상이 뽑혔다.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지만 하청 노동자의 임금이 워낙 낮아 소비가 감소하고 덩달아 지역 경제마저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계는 대기업 하청노동자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노동자들까지 생활임금 적용을 확대해 실질적인 소득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일부 광역시의 경우 시비, 국비 등의 재원구분 없이 민간위탁 노동자들까지 생활임금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울산에서도 공공부문에 직접 고용된 노동자뿐만이 아니라 돌봄·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위탁 노동자에게까지 생활임금이 적용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11-12 14:59:42[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북한 이탈 주민을 위한 정착지원금 중 가장 비중이 큰 정착기본금을 매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상 폭은 최저임금 인상률과 연동시킨다는 구상이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통일부는 2005년 때와 같은 금액인 1000만원(1인 가구 기준)에 머물러 있는 정착기본금을 대폭 인상하고, 이후 최저임금과 연동시키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정착기본금 대폭 인상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첫 탈북민의 날 기념식에서 예고했지만, 눈에 띄는 대목은 최저임금 연동이다. 정부 소식통은 “정착기본금은 19년 전인 2005년 때 1000만원 그대로인데, 그동안 최저임금은 엄청 올랐다”며 “금액을 고정해서 불거진 문제라는 인식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연동해 매년 자연스럽게 오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통일부는 윤 대통령의 정착기본금 인상 약속 관련 자료에서도 2005년과 현재 금액은 같지만 실질적 가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설명키 위해 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내세운 바 있다. 2005년 1000만원은 당시 월 최저임금액의 15.6배, 올해 1000만원은 같은 금액이지만 월 최저임금액의 4.9배로 감소했다는 것이다. 종합하면 이번에 크게 인상하는 정착기본금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폭만큼 매년 늘리겠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정착기본금 대폭 인상 폭부터 최저임금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을 연동하는 시작금액이라서다. 만약 정착기본금을 월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실질적인 가치가 2005년 당시 1000만원에 닿도록 한다면 현재 금액의 3배 이상 인상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통일부는 구체적인 목표 금액을 비공개에 부치고 있지만, 2005년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인식으로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착기본금이 단번에 3배나 인상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본금 외에 다양한 지원책들이 주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애초 정착기본금은 2004년 2836만원이었다가 2005년 1000만원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기본금 외에 여러 인센티브들을 도입하면서 조정된 것이다. 현행 지원책 중 대표적인 건 한 달에 최대 50만원씩 4년 동안 저축하면 정부가 동일한 금액, 즉 총 2400만원을 추가로 적립해주는 ‘미래행복통장’이 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8-09 19:33:06【 도쿄=김경민 특파원】 올해 10월부터 적용될 일본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됐다. 다만 엔저(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아직 한국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대기업 위주의 임금 인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영세기업들은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인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 최저시급 1만400원 25일 일본 후생노동성 중앙최저임금심의회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전국 평균 시급 기준 1054엔(약 9460원)으로 50엔(약 449원) 인상하기로 했다. 전국 평균 최저임금 기준 인상액(50엔)과 인상률(5.0%) 모두 현재와 같은 조정 방식이 도입된 2002년 이후 사상 최대다. 지난해에는 최저임금이 43엔(4.5%) 오른 1004엔(약 9015원)으로 결정돼 사상 처음으로 1000엔 선을 넘은 바 있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지역별로 달라 이번에 중앙심의회가 제시한 목표치에 따라 도도부현(광역 지방자치단체) 심의회에서 다시 지역 실정에 맞게 최저임금을 정하게 된다. 도도부현의 결정은 통상적으로 중앙심의회의 인상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서 확정되는 최저임금은 올해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일본의 최저임금이 최대로 인상됐지만 오랜 기간 임금 정체와 최근 엔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한국과 비교해서는 현재 환율 기준으로 내년도까지 3년 연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국의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1만30원이다. ■척척 올리는 대기업… 中企는 '한숨'아울러 일본 정부가 최저 임금을 더욱 높임에 따라 기업들은 더 많은 임금 인상을 요구받게 됐다. 시간제 근로자가 많이 필요한 도시 지역의 슈퍼마켓과 같은 주요 소매업체는 이미 최저임금 상승률 이상으로 임금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온의 핵심 자회사인 이온 리테일은 2024년 봄 노사 협상에서 시간제 시급을 7.02% 인상했다. 니토리홀딩스도 시간제 시급이 6.01% 증가했다. 386개 노조에 따르면 기간제, 단기 시간제, 계약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평균은 5.74%로 최저임금 평균 상승률을 웃돈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전부터 자체적으로 임금을 인상해왔다"며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소 영세기업이다. 직원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1년 연속 근무한 근로자의 시급은 전년동기대비 2.8% 오르는 데 그쳤다. 대기업과 중소 영세기업 사이에 임금 인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이다. km@fnnews.com
2024-07-25 18:42:52[파이낸셜뉴스]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이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 인상된 1만3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업종별 구분과 노사 협의 기반 최저임금 결정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그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뛰어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절대임금이 높아진 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급 부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행 노사 간 협상에 의한 최저임금 결정 체계가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갈등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12일 밝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저임금 1.7% 인상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1만원이 넘는 최저임금은 소규모 영세기업들과 자영업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며 "최저임금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청년층,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최저임금의 합리적 결정을 위해서라도 사용자의 지불 능력, 생산성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업종별 차등 적용 등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위원회에 사용자 측으로 참가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입장문을 통해 "한계상황에 직면한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동결돼야 했으나, 사용자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하였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이어 "일부 업종만이라도 구분 적용하자는 사용자위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한 것에는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라며 "업종별 구분 적용 시행을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7-12 13:38:56[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10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9차 회의 당시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 시간당 9860원에서 27.8% 오른 1만2600원을, 경영계는 9860원 동결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이후 노동계는 1만1200원, 경영계는 9870원을 1차 수정안으로 내놨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이 이미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해 과거와 같은 수준의 인상률이라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매우 크다"며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생존할 수 있게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사용자위원인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최저임금이 고율로 인상된다면 한계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취약계층 구직자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법에 명시된 결정기준인 근로자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과 더불어 취약 사업주들의 지불능력 약화를 재차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법 어디에도 지불능력이 최저임금 결정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은 없다"며 "경영계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방패 삼아' 최저임금 인상을 가로막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 회의에서 사용자위원들이 10원을 올린 수정안을 제시한 것은 "조롱"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른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인상 심의는 엄연히 최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심의여야 한다"며 사용자위원들에게 현실적인 인상안 제시를, 공익위원들에게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 안정을 우선 고려한 심의를 요청했다. 노사는 이날 추가 수정안을 내놓으며 간격 좁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끝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공익위원들이 판단한 적정선에서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한다. 다만 공익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이날 "노사가 합의로 심의 촉진구간을 요청하지 않는 한 공익위원은 끝까지 노사 위원들에게 수정안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11 16:04:11[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심의가 다음 주로 미뤄진 가운데 중소기업·소상공인계가 최저임금 '동결'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는 그간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해 업종별 구분적용과 함께 최저임금 동결을 강력 요구해 왔지만, 최근 심의에서 구분적용이 무산된 탓이다. 이들은 남은 논의에서 최저임금이 동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적용 여부를 두고 표결한 결과, 찬성 11표 대 반대 15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업종별 구분적용은 노사 간 의견이 첨예한 안건인 만큼 지난 2016년부터 최임위 전원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지만, 노동계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올해 역시 반대표에 밀려 부결됐다. 그간 중소기업·소상공인계는 최저임금과 관련해 업종별 구분적용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업종별로 노동강도가 다르고 최저임금 지불능력에 차이가 있다며 이런 현실을 반영해 업종별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최저임금법 4조 1항에도 '최저임금을 사업의 종류에 따라 차등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최저임금제가 처음 시행된 1988년 이후 업종별 구분적용이 이뤄진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업계는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대표적인 업종인 음식·숙박업과 편의점업에 시범적으로라도 구분적용을 시행하자고 요구했지만, 전원회의 표결에서 최종 부결됐다. 올해도 최저임금 수용성이 현저히 낮은 일부 업종에만이라도 적용하자고 주장했는데 이는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업종별 구분적용 무산으로 내년에도 업종 관계없이 단일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만큼 최저임금 동결에 사활을 걸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만일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적용이 부결된다면 단일 최저임금 적용만 남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이 동결이나 최소한의 인상이 될 수 있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이제 중소기업계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최저임금이 동결되는 것"이라며 "아직 제대로 된 최저임금 수준 논의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향후 회의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보고 대응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최저임금 수준만큼은 동결을 사수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업종별 구분적용이 무산됐으니 최저임금 동결이라도 돼야만 소상공인이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다"며 "어떻게 대응해 나갈진 현재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다음 주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최임위 7차 전원회의 표결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투표 방해 행위'를 벌인 것에 대해 사용자위원들이 항의 차원에서 회의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표결 당시 민주노총 측 일부 근로자위원들은 표결 자체에 반대하며 의사봉을 빼앗고 투표용지를 찢는 등 투표 저지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8차 전원회의는 사용자위원 9명이 모두 빠진 채 진행됐다. 당초 노사는 이날 회의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에 대한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고 본격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다음 회의로 미루게 됐다. 다만 사용자위원들은 오는 9일 예정된 9차 회의에는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의결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 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김현철 기자
2024-07-04 16:32:10[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심의가 또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지난 2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 표결 과정에서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투표 방해 행위'를 벌인 것에 대해 사용자위원들이 항의 차원에서 회의에 불참하면서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 8차 전원회의는 사용자위원 9명이 모두 빠진 채 진행됐다. 직전 회의에서는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을 요구하는 경영계와 이를 '차별'이라며 반대하는 노동계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자 표결이 진행됐다. 찬성 11명, 반대 15명, 무효 1명으로 업종별 구분 적용이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측 일부 근로자위원들은 표결 자체에 반대하며 의사봉을 빼앗고 투표용지를 찢는 등 투표 저지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이날 회의에서 이를 최저임금 제도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교수는 "직전 회의에서 있었던 일부 근로자위원들의 행태는 있을 수 없는 폭력"이라며 "어떠한 조건에서도 의사진행을 물리적으로 방해하거나 민주적 절차 진행을 훼손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이번 사태는 최저임금 제도 근간을 흔들고 제도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사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 노사는 이날 회의부터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에 대한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고 본격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다음 회의로 미루게 됐다. 사용자위원들은 오는 9일 예정된 9차 회의에는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의결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7-04 16:15:07[파이낸셜뉴스]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사상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 특성과 최저임금 지급 주체 경영실적을 감안해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돼야 합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최악의 경영사정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고, 업종별로 구분적용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한국디지털출력복사협동조합, 한국주유소운영협동조합 등 10개 업종별 협동조합 및 협회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지급주체인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지금 파산과 폐업을 고민할 만큼 경영사정이 좋지 않다"며 "최저임금의 지급주체인 중소기업 ·소상공인 다섯 중 넷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최저임금은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지난 10년간 100%가량 올랐다. 실제 2015년 558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 △2020년 8590원 △2021년 8720원 △2022년 9160원 △2023년 9620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1만원까지 140원이 남은 상태다. 1.42% 이상 오르면 처음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된다. 하지만 중소기업·소상공인계는 더 이상 최저임금 인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최저임금 동결과 함께 업종별 구분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 특성상 인건비 비중이 높아 최저임금 인상에 취약한 데다가 금리, 물가 인상에 내수 부진마저 계속되며 한계상황에 내몰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들어오면서 안 그래도 무관세인 저가 수입 가구와의 가격경쟁이 더 치열해져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며 "이처럼 원가가 올라도 사실상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며 매년 20~30개 업체들이 폐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 본부장도 "현재 중소기업은 파산기업이 속출하고, 노산우산공제율도 역대 최대치일 만큼 지불여력은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또한 지금 최저임금은 지불여력이 낮은 업종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이들의 지불능력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는 영세 중소기업의 적정 단가 보장을 위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대금이 반영되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인건비는 연동제 반영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납품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이 또다시 인상될 경우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어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신주열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철근임가공은 운송료 포함한 인건비 비중이 70%가 넘을 정도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큰 편인데 철근가공비는 제자리걸음에 건설경기는 안 좋아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인건비는 납품대금 연동제 대상도 안 돼 최저임금 인상폭이 적더라도 타격을 받아 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는 남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에서 업종별 구분적용과 함께 최저임금 동결을 관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최임위는 이날 6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를 이어간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업종마다 다른 특성과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상식이 올해는 꼭 통하길 바란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6-27 14:59:02[파이낸셜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소상공인 2000여명이 국회 앞에 모여 최저임금 동결과 함께 업종별 구분적용을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결의대회는 경기 침체에 따른 매출 하락과 비용 증가로 소상공인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구분적용'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결의대회엔 전국 17개광역지회 회원과 업종단체 회원 등 2000여명(주최측 추산)이 함께했다. 소상공인들은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 다죽는다, 최저임금 동결하라", "업종별 구분적용 지금 당장 시행하라", "고용주체 소상공인 지불능력 고려하라", "감당힘든 주휴수당 하루빨리 폐지하라", "최저임금 동결하라, 구분적용 시행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유기준 소공연 회장 직무대행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매출은 줄어든 반면, 전기료·가스비 등 공공요금과 재료비 등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손에 쥐는 금액이 턱없이 줄었다"며 "팬데믹을 버티는 동안 50% 이상 늘어난 대출원금과 이자비용이 소상공인의 숨을 죄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부담까지 가중되면 소상공인은 버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은 음식·숙박업의 경우, 연합회 실태조사 결과 사업체 월평균 매출액까지 하락하며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최저임금위원회는 한계 업종에 구분적용에 필요한 과학적인 통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연구 용역을 시행하고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소상공인에게 '고용하지 않는 것'과 '문을 닫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강요해 '무인가게'와 '1인숍'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폐업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차라리 정부에서 최저임금 결정에 참여해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명문화하는 방식으로 최저임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엔 이선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회장,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장,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이사장, 노원기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 등 업종 단체 대표들과 황규훈 인천광역시소상공인연합회장, 조세제 충남소상공인연합회장 등이 단상에 올라 소상공인이 직면한 현실을 토로하고 정부의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6-25 15:48:21[파이낸셜뉴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시급 1만1000원 이상(월 230만원)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025년 적정 법정 최저임금' 설문을 진행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년도 최저시급이 1만1000원(월 23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67.8%였다고 밝혔다. 1만1000원은 올해 최저임금(9860원)보다 11.6% 인상된 금액이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1만1000원(월 230만원)이 40.4%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1만원(월 209만원) 이하 22.3%, 1만2000원(월 251만원) 16.5%, 1만3000원(월 272만원) 이상 10.9% 순으로 집계됐다. '물가 인상으로 실질 임금이 줄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8.5%는 '매우 동의한다'(39.5%) 또는 '동의하는 편이다'(49.0%)라고 답했다. 실제로 실질 임금 감소는 추가 노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41.2%는 직장을 다니면서 추가 수입을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이는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월급이 줄어들면서 인상 욕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을 다니며 추가 수입을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그 이유에 대해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가 부족해서'(53.2%·복수응답 가능), '월급만으로는 결혼, 노후, 인생계획 수립이 어려워서'(52.9%·복수응답 가능)라고 답변했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김밥과 자장면·삼겹살·비빔밥·김치찌개백반 등 5개 품목 평균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1시간 근무시 비빔밥 한그릇도 사먹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에서 비빔밥 한 그릇이 1만846원으로 올랐다. 올해 최저시급은 9860원이지만 비빔밥 한그릇의 가격이 이보다 높은 것이다. 이밖에 냉면은 1만1692원, 삼계탕 1만6885원으로 집계됐다. 삼계탕은 토속촌과 고려삼계탕 등 유명 식당의 경우 이미 2만원을 받고 있으며, 냉면도 필동면옥은 1만4000원, 을지면옥·을밀대 1만5000원, 우래옥·봉피양은 1만6000원을 각각 받고 있다.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임금의 하락이 현실화한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동결 내지 삭감, 업종별 차별 적용을 논하는 것은 정부가 나서서 노동시장 양극화를 더욱 가속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6-17 14:4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