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호야와 산책하기 위해 집 앞 탄천으로 향했다. 호야는 올해로 5살이 되는 포메라이언 수컷인데 산책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목줄을 길게 늘어뜨려주면 신나서 여기 저기 냄새를 맡으면서 나오지도 않는 소변을 찔끔찔끔 뿌리고 다닌다. 아주 자연스럽고 건강한 모습이다. 한참을 산책하고 있는데, 한 자리를 빙빙 돌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모습의 반려견이 눈에 들어왔다. 자세로 봐서는 배변을 하기 위해 자리를 잡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한참이 지나도 변은 나오지 않고 아이는 계속 돌면서 힘만 주고 있었다.어느 정도 시간이 더 지나고 나서야 간신히 배변을 하기 시작했는데, 아이의 체구에 비해 직경이 훨씬 큰 마른 진흙이 갈라지고 부서지는 듯한 변을 보기 시작했다. 한동안 변을 보면서 신음 소리를 내기도 했다. 변 끝에는 점액과 혈액도 보였다.왜 이런 변이 나왔을까? 보호자에게 다가가 물어봤더니 밤새 뼈가 들어있는 음식 쓰레기통을 뒤졌다고 한다. 뼈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그대로 장을 통과하기 때문에, 변비를 유발하고 큰 조각들이 그대로 넘어갈 경우 장을 다치게 하거나 장을 막을 수 있다. 장이 막힐 경우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또한 뼈를 씹다가 잇몸을 다치거나 치아가 부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가능하면 뼈를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의 대변은 건강 문제를 체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변의 색깔, 내용물, 경도(딱딱함 정도), 변 표면의 코팅 막 존재 여부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강아지의 대변 색깔은 최근 먹은 음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건강한 강아지는 보통 전형적인 갈색을 띤다. 그리고 어느 정도 딱딱한 경도(놀이용 진흙과 비슷한 정도로 딱딱하고 휴지로 집을 경우 바닥에 물기가 묻을 정도가 정상이다)로 내용물에 이물이 없고 변 표면에 점액 같은 물질이 묻어 있지 않다면 정상이다. 그럼 건강의 적신호를 나타내는 변의 상태는 어떠할까? 변의 내용물에 털 뭉치, 다양한 이물(머리카락, 풀, 플라스틱, 돌 조각, 천 등) 등은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변에서 털 뭉치가 나오는 경우, 알러지, 피부질환, 스트레드 등 가려움을 유발하는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그루밍을 하면서 털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있다. 내용물에 이물질이 확인되었다면, 장내 잔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장 내 이물은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변 표면에 점액이 코팅 되어 있다면 대장의 염증을 의심해야 한다. 하루 정도 경과 후 증상이 가벼우면 스스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건강 상태에 따라 대변의 색깔도 다르다. 검거나 암적색의 변은 위장이나 소장의 출혈을 의심해야 한다. 흔히, 부주의로 방치한 타이레놀 또는 아스피린 같은 약물을 먹은 후 궤양성 출혈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상부 위징관에서 흘러나온 혈액은 소화과정을 거치면서 검거나 암적색으로 변하게 된다. 빨간 선혈이 섞인 변은 대장, 직장, 또는 항문 주변 출혈을 의미한다. 간 또는 담낭 질환이 있을 경우 노란색-오렌지색의 변을 보이고, 산책 시 풀을 많이 섭취할 경우 녹색의 변을 보는 경우도 있다. 소화와 흡수 장애가 있을 경우, 기름진 회색 변을 보인다.소화에 관여하는 췌장이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이런 변을 본다. 다량의 혈액성 수양성 설사는 흔히 출혈성 위장염을 의미하며,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상황이 될 수 있으니 바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평소와 다른 분변 색깔은 질병의 발생 가능성을 얘기해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병원에 내원해서 정확한 원인 진단을 해야 한다. 이때 신선한 분변을 소량 채취해서 가져간다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의 분변 상태는 건강에 대해 많은 것을 얘기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아이들의 분변 상태를 잘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보호자가 될 수 있다. 평소에 변의 색깔, 내용물, 딱딱함, 표면 코팅 여부 등을 확인하자. 아이들의 분변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지표다. 조기에 증상을 잡아서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주자. ㈜더줌 상임고문·전 이리온동물병원장
2019-02-07 20:44:10오랫 동안의 가족 회의를 거쳐 우리집도 드디어 지난해 여름에 포메라이언 강아지 한마리를 입양했다. 앙증맞은 크림색의 강아지는 즐겁고 빠르게 적응했고, 가족들도 강아지의 재롱에 웃음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올 것이 왔다. 강아지는 안절부절 하더니 대변과 소변을 이곳 저곳에 보기 시작했다. 배변 교육을 받지 않은 어린 강아지가 아무데나 대소변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 가족은 강아지를 혼내지 않고 바로 배설물을 깨끗이 치우고, 수의사인 아빠가 울타리를 사용하는 훈련 방법을 선택하고, 강아지와 더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는 엄마와 아들이 강아지의 대소변 훈련을 진행하도록 했다. 울타리 안에 한쪽에는 밥그릇과 물그릇을, 다른 한쪽에서 배변 패드를 깔아줬다. 강아지들은 보통 식후 일정한 시간이 되면 배변을 하기 때문에 배변을 할 때쯤에는 울타리 안에 강아지를 두고 대소변을 패드에 보면 간식을 주면서 칭찬을 해서 보상을 해주고 울타리 밖으로 나가게 해서 신나게 놀아줬다. 강아지가 대소변 신호를 보이면 다시 울타리 안으로 넣어주고 잘 보면 다시 꺼내서 간식을 주고 칭찬하고 놀아주는 과정을 반복했다. 강아지마다 대소변이 마려운 경우 제자리를 빙빙 돌거나 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 과정을 2주일 정도 반복하고 울타리에 문을 만들어주니 놀다가도 대소변은 알아서 울타리 안의 배변패드에 잘 보게 됐다. 강아지의 배변 훈련이 완벽하게 끝나고 가족들은 앉아, 기다려, 엎드려, 등의 지시어에 반응하게 하고 함부로 짖거나 물건을 물어뜯지 않게 하는 사회화 교육도 시작했다. 강아지는 이제 성견이 되었고 어려서 실시한 사회화 교육 덕에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본 소양을 갖춰, 큰 말썽부리지 않고 우리 집의 막내로 가족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행복한 동거를 위해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유치원을 거쳐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것처럼 반려견도 입양 후 사회화 교육이 필요하다. 반려견에 대한 교육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다음 두 가지를 꼭 기억하자. 반려견과의 신뢰 관계를 만들자.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애매한 행동과 태도로 반려견이 혼란스럽게 하지 말자. 칭찬은 돌고래도 춤추게 한다.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혼내지 말고,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 즉시 아낌없는 칭찬을 하자. 맛있는 간식을 준비해서 원하는 행동을 하면 즉시 간식을 주고 칭찬을 하자. 칭찬을 받고 간식을 얻어 먹기 위해 가족이 원하는 행동을 더 잘할 것이다. (간식 주는 팁; 간식의 양은 소형견의 경우 새끼 손톱의 4분의 1, 중형견은 2분의 1, 대형견은 1이 적당) 우리 강아지는 현재 밖에서 나는 소리에 짖는 문제로 교육 중이다. 덕분에 퇴근길에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집에 전화를 한다. 밖에서 나는 소리가 좋은 경험이 되도록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현관문으로 가는 동안에 집안에서는 강아지에게 맛있는 간식을 준다. "밖에서 나는 소리 덕분에 나는 간식을 먹는다" 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반려견의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행복한 동거를 위해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문재봉 이리온 원장
2015-07-01 18:2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