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화 '나홀로집에2'에 출연했던 미국 배우 롭 슈나이더가 정치권 관계자들의 네트워킹 행사에서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행사에서 일부 상원의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행사는 조기 중단됐다. 15일(현지시간)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난해 말 '상원 워킹 그룹(SWG)' 행사에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출연자로 잘 알려진 롭 슈나이더가 아시아인을 향한 부적절한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SWG는 공화당 전·현직 보좌관들을 중심으로 하는 비영리 네트워킹 단체다. 롭 슈나이더의 스탠드 업 코미디 공연 시간은 30분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부적절한 언행으로 시작 후 10분 만에 중단됐다. 미국 정치권 행사에서는 통상 코미디언이나 배우 등이 무대에 올라 분위기를 띄우는 경우가 많다. 당시 공연을 맡은 슈나이더는 "한국 사창굴" 등 선 넘는 농담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 밖에도 아시아 사람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슈나이더의 막말에 신디 하이드-스미스 상원의원은 불쾌함을 표시하고 그대로 행사장을 나가버렸다. 하이드-스미스 의원의 대변인은 "슈나이더의 농담은 역겹고 저속했다"면서 "그 말을 들을 가치가 없어서 자리를 떴다"고 전했다. SWG 측은 행사에 참석했던 40여 명의 의원들을 포함한 약 150명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내야 했다. SWG는 성명서에서 "슈나이더가 구두 합의를 무시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과거에도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이미 악평이 자자했다. 한편, 슈나이더는 자신의 농담이 현재 논란이 된 데 대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16일 엑스를 통해 "(당시 농담이) 3개월 반이 지났는데 지금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고 있다"며 "왜 그들은 택스데이(세금의날)를 선택했을까. 지연하고, 일정 변경하고, 방영도 늦게 하고, 세 번째 무대도 취소된 걸 지금 볼 수 있게 됐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6 13:46:00[파이낸셜뉴스] 막말과 불법대출 등으로 논란을 빚은 경기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극심한 사퇴 압박을 이겨내고 나란히 당선됐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성상납·스와핑 등 막말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준혁 후보는 경기 수원 정에서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에 2300여 표, 1.73% 포인트 차의 초접전 끝에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 후보는 과거 교수 시절 ‘이대생 미군 성 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성관계’ 등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딸을 앞세운 ‘편법대출’ 의혹을 받은 양문석 후보도 지역구인 안산갑에서 장성민 국민의힘 후보를 11.3%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양 당선인은 지난달 말부터 대학생 딸 명의로 사업자 대출(11억원)을 받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자금으로 활용했다는 ‘불법대출’ 논란에 휩싸였다. 또 이 아파트를 2020년 당시 매입가격(31억2000만 원)보다 9억6400만 원 낮은 공시가격(21억5600만 원)으로 재산 신고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친윤’ 후보들은 고배를 마셨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장관을 했던 민주당 추미애 후보는 하남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국민의힘 이용 후보를 격전 끝에 꺾고 6선에 성공했다. 추 후보는 50.58%를 득표해 이 후보를 1.17% 포인트 차로 꺾었다. 경기 용인 갑에서는 민주당 이상식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국민의힘 이원모 후보를 눌렀다. 민주당 재선 의원인 김영진 후보를 겨냥해 국민의힘이 장관 임명 석 달 만에 차출한 방문규 후보 역시 경기 수원 병에서 패배했다. 한편, 과거 출연한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vs차은우’를 묻는 말에 ‘이재명’이라고 답해 논란이 된 바 있던 안귀령 도봉갑 후보는 패배했다. 도봉갑은 민주당의 대표적 텃밭이지만 당 지도부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안 후보를 무리하게 공천하면서 4년 동안 지역을 닦아 온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에게 내주고 말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1 06:14:57뜨거웠던 4·10 총선만큼이나 현장 곳곳에서 발로 뛴 파이낸셜뉴스 막내기자들의 고군분투도 빛이 났다. 각 당 출마자와 주요 정당에 총선은 승리 아니면 패배로 귀결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24시간을 마음 졸이며 유권자에게 한 표를 읍소하는 이유다. 바로 그들 옆에서 같이 땀 흘리며 현장의 생생함을 독자들에게 전달해온 본지 기자들에게 선거 취재는 그래서 늘 뜨겁다.제22대 총선TF에 파견 나와 매일같이 현장을 누벼온 김찬미(증권) 기자의 취재 후기를 들어봤다. 정치부의 꽃은 '현장'이라고 한다. 비교적 현장이 적은 경제부서와 다르게 정치부는 매일 현장에 가 인물을 따라다니며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을 기록한다. 총선 기간 당 대표부터 후보자들까지 수없이 많은 사람의 말을 써 내려갔다. 그런 손가락도 멈추는 순간이 있었다. 후보자의 '막말'을 기록할 때다. 이 기간 후보자들은 거침없이 막말을 쏟아냈다. 네거티브 전략이라는 이름 아래 '개' '쓰레기' 등 선을 넘은 수많은 막말과 혐오 표현이 판을 쳤다. 처음에는 여야 모두 점잖게 공정선거를 외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세 현장이나 각 당 선대위원회발(發)로 거친 표현들이 여과 없이 쏟아졌다. 표현 수위도 민망할 정도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범죄자들을 치워버리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그런 소위 엑스엑스(XX)로 아는 것이 아니냐"고 발언했다. 막말을 내뱉은 그들의 표정에는 그 어떤 미동도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상대만 비난할 수 있다면 지금 자신이 뱉는 말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모습에 가까웠다. 후폭풍은 유권자에게로 향했다. 증오와 혐오로 얼룩진 막말들은 후보자들의 자질과 공약을 검증해야 할 유권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들었다. 선거에 대한 피로감을 키워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기도 했다. 격전지 취재를 할 당시 김해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누굴 뽑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서로 싸우고 욕하고 헐뜯기만 하는 선거에 지쳤다"고 말했다. 계양에서 만난 20대 대학생은 "누가 더 잘하는지가 아닌 잘 까는지 선거를 하는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전문가에게 어떻게 하면 막말과 혐오로 얼룩진 선거를 멈출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한 교수는 "결국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먼저 정치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4-10 19:35:36[파이낸셜뉴스] '역대급 비호감 선거', '네거티브 공방 빼면 아무것도 없는 선거', '막말과 선동이 난무한 선거'. 이번 22대 총선에 대해 나오는 여러 말들이다. 하지만 감히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이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표를 포기하지 않은 국민의 위대함을 확인하게 해 준 선거'. 총선 TF에 발령이 난 후 현재까지 하루하루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거대 양당 대표들과 후보들은 정부 또는 상대 당의 과거를 들춰 '정권 심판론'과 '범죄자 심판론'을 내세우며 '쓰레기', '계모' 등 막말을 늘어놓기에 바빴고, 미래에 대한 약속은 자취를 감췄다. 자고 일어나면 후보들의 편법대출·아빠찬스 의혹, 각종 막말이 등장했으며 정책 경쟁 대신 이에 대한 공세와 방어, 또 다른 역공만이 반복됐다. 아무리 선거가 우위 선점을 위한 총성 없는 싸움이라 해도, 분명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국민의 인간다운 삶 영위와 사회 질서 개선을 위한 활동'인데 정도를 벗어나도 지나치게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피로감이 유권자들, 특히 원래도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혐오하던 청년층의 투표 의지를 더욱 저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은 중앙선관위의 유권자 의식조사를 보고 확신으로 굳어졌다. 적극적 투표 의향을 보인 18~29세 응답자가 52.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고, 지난 총선 때보다도 0.5%포인트(p) 감소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였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실제로 2030세대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 결과, "진흙탕 정치가 우리로 하여금 오히려 더 많이 투표하도록 한다"는 것이 이들의 중론이었다. 한 30대 직장인은 "(혐오정치, 막말 등) 그런 많은 이유들이 있더라도 투표는 무조건 해야 한다. 선거를 잘한다고 해서 세상이 한 번에 많이 바뀌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며 무지한 채로 살다 보면 늘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인 상태로 진짜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무리 한국 정치인들의 의식이 퇴행했더라도 이런 '의지의 한국인'들이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가 각종 심판론, 의혹, 막말, 선동뿐인 선거가 아닌 '모든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투표장으로 향한 국민들이 있었던 선거로 기록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정치인들이 말로만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을 외치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국민을 두려워하며 보다 나은 정책을 내놓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4-10 14:41:164·10 총선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9일로 막을 내렸다. 지난 3월 28일부터 시작된 13일간의 공식 선거전은 마지막까지 막말과 고소·고발이 난무하며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네거티브가 판치는 자리에 민생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실종됐다. 전문가들은 수십년째 이어져 오는 네거티브 정치 문화를 끊어내야 한다며 건강한 선거 문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다. ■막말 쏟아내는 여야 지도부이번 총선에서 여야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월 28일부터 이날까지 '깡패' '계모' '개' 등 막말을 쏟아 냈다. 여야는 선거 초반 후보들에게 설화를 조심하라며 리스크 차단에 나섰지만, 정작 지도부가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경쟁하듯 쏟아내면서 '막말'이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지원유세에서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범죄자들을 치워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의 공세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경기 하남 유세에서 "여러분, 징징대는 정치인을 믿지 말라"며 "(조국이나 이재명) 남자들이 뭐가 그렇게 징징대는 것이 많냐"고 꼬집었다. 지난 2일 충북 유세 현장에서는 "죄를 지었지만 복수하게 해달라는 게 어떻게 정치의 명분일 수 있냐"며 "깡패들도 그따위 명분은 내세우지 않는다"고 비난했으며, 지난 3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 출신이라고 맹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이에 못지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매만 때리고 사랑이 없는 계모 같다. 팥쥐 엄마 같다"며 "국가나 정부라고 하는 것이 든든한 아버지, 포근한 어머니 같은 것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의붓아버지 같다"고 말해 재혼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일 인천에서는 "여기 남성분들이 조금 억울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살림은 역시 여성들이 잘한다"고 말해 성차별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일 부산 사상 유세 현장에서는 대파 한단 875원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그런 소위 엑스엑스(XX)로 아는 거냐"고 발언했고, 지난 7일 강남 유세 현장에서는 윤 대통령을 귀한 자식에 빗대 "나쁜 짓 하는 자식에게 귀하다고 괜찮아하면 살인범이 된다"고 비난했다. 지역구 후보들의 막말도 도마에 올랐다.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인근에서 유세를 하던 중 육성으로 "문재인 죽여(야 돼)"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거 발언들이 발목을 잡았다.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말해 사퇴 요구가 터지기도 했다.■후보, 당 구별 없이 고소·고발 잇따라 고소·고발전도 난무했다. 지난 8일 경기 부천을에 출마한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박성중 국민의힘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충남 보령·서천에서는 나소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 간의 맞고발전이 벌어졌다. 서로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주장이다. 당 차원의 고소·고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한 비대위원장의 아들에게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한 강민정 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 등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이조심판특별위원회는 박은정 조국혁신당 바례대표 후보의 남편인 이종근 변호사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을 받는 양문석 민주당 후보를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이종섭 전 호주대사 출국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발했다. 또 경기 화성을에 출마한 공영운 후보의 딸 주택 매입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죄로 경찰에 고발했다. ■"정치혐오·선거무관심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여야가 선거 막판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의 표심을 빠르게 가져오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정책 경쟁은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또 네거티브의 경우 피로감이 높아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거 문화가 본질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는 선거 교과서에도 나오듯 선거 2주 전 상대방이 반박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시기에 적극적으로 펼치는 전략"이라며 "특히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 중도층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네거티브 전략은 역대 선거부터 수없이 이어져왔다"며 "정치 혐오로 이어지거나 투표의 참여도를 떨어트리기 때문에 좋은 정치 문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평론가는 "최근에는 젊은 세대에게 포토부스에서 인증사진을 찍는 등 선거를 축제로 즐기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네거티브 후보에게 페널티를 주는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보다 건강한 선거 문화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2024-04-09 18:10:50[파이낸셜뉴스] 과거 막말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가 퇴계 이황 선생을 ‘성관계 지존’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2월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 2권에서 퇴계 이황 선생에 대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안동지역 유림 인사들의 모임인 ‘안동유교선양회’는 “퇴계 이황 선생은 조선 성리학을 완성한 우리나라 대표적 유학자로 선생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이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인물”이라며 “나랏일을 하려는 정치인의 자격 미달”이라고 했다. 도산서원도 “학문과 인격 및 일상생활에서 독실한 실천으로 후세나 현세의 수많은 사람으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퇴계 선생을 근거 없이 모독했다”라며 “김준혁 후보는 자신의 황당한 주장에 대해 근거를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고향이 퇴계 선생과 같은 안동시 예안면 이재명 대표가 퇴계 선생을 향한 악랄한 모독을 수수방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즉시 황당한 주장을 쓴 김 후보를 사퇴시키고 사과 성명을 발표해 거국적 분노를 가라앉혀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퇴계 후손들도 이날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이 대표에게 김 후보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김 후보는 과거 ‘이화여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성관계’ 등의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각계에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09 09:51:52[파이낸셜뉴스] 그룹 NCT의 중국인 멤버인 런쥔이 사생팬에게 받은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런쥔은 지난 7일 유료 팬 소통 앱인 ‘디어유 버블(버블)’을 통해 사생팬으로부터 받은 카카오톡(카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 따르면 사생팬은 런쥔에게 카톡을 보내 “아이돌들 살기 너무 편해졌다. 돈은 돈대로 벌고, 외모는 외모대로 가지고, 연애는 또 연애대로 하고 라이브는 X같고 (실력)늘 생각도 없으며 그 전 세대마냥 독기도 없다. 그냥 느긋함. 다시 (휴대)폰 없애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이에 런쥔은 “쥐새X처럼 숨어서 타이핑이나 하지 말고 할 말 있으면 얼굴 보면서 변호사랑 같이 얘기하자"며 이 분에게 연락해서 하고 싶은 말 하세요”라고 답장하며 자신의 법률대리인의 연락처를 알려줬다. 이후 런쥔은 버블을 통해 “아이돌도 사람이야. 힘듦을 느낀다. 이 많도(말도) 안 돼는(되는) 스케줄 속에서 살아보기나 하고 판단하는 거니? 보여지는 건 당연히 얘쁘고(예쁘고) 아름다워야지. 그래야 다 같이 에너지를 얻으니까”라고 했다. 이어 “그리고 꿈을 열심히 쫓차가다가보면(쫓아가다 보면) 언젠가 돈은 따라오게 되어 있어. 세상에 돈 안 버는 직업도 있나?”라며 “자기 인생 제대로 살아갑시다. 상관 없는 사람 건들지 말고 시간 랑비(낭비) 하지 말고, 그 시간 있으면 마음 갈아앉이고(가라앉히고) 차분해지는 법부터 배우세요. 상관 없는 사람에게 화풀이 하지 말고”라며 일침을 가했다.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활동을 펼치는 만큼, K팝 가수들은 팬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지나친 간섭과 선을 넘는 관심으로 고통받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가수 보아 역시 자신의 SNS에 “관리 안 하면 안 한다 욕하고 하면 했다 욕하고, 살 너무 빠졌다고 살 좀 찌우라고 해서 살 좀 찌우면 돼지 같다 그러고. 너희 면상은 모르지만, 인생 그렇게 시간 낭비하지 마. 미안하지만 난 보아야”라고 악성 댓글에 대응하는 글을 남겼다. 지난 2월에는 동방신기 출신 가수 김재중이 사생팬과 ‘사생택시’를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SNS에 “사생활과 인간의 고통을 수집하는 당신들은 큰 처벌을 받길 바란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09 06:30:39[파이낸셜뉴스] 4·10총선에서 경남 양산갑에 출마한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강민석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는 당장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통령과 국민 앞에 사과를 구하고 사퇴하라"고 밝혔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7일 평산마을 인근 도로 유세차 위에서 "문재인 죽여"라는 발언을 한 것이 일부 유튜버의 촬영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강 대변인은 "차마 입에 올리기는 물론 옮겨 적기도 힘든 말이 윤영석 후보에게서 나왔다"며 "막말이 아니라 폭력이다. 폭력조직 백골단원을 연상시킨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강 대변인은 "윤 후보가 국회의원 후보가 맞나. 군사 정치의 후예 같다"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증오를 부추기는 극단적 언어 만큼은 자제해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서도 "우리 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 사건을 벌써 잊었나"라며 "정치 지도자의 목숨을 앗으려 한 증오 정치의 끔찍한 산물을 윤석열 대통령이 엊그제 부산에서 소환하자 바로 저런 모골을 송연케 하는 극언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부산대학교 병원을 방문해 "그동안 환자들이 부산대병원 같은 지역의 최고 병원을 외면한 채 무작정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고, 부족한 의료인력마저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지역의료의 어려움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한국 정치사의 비극적인 정치테러 사건인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을 소환한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하며 맹폭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찬미 기자
2024-04-08 10:57:15[파이낸셜뉴스] 4·10 총선을 목전에 둔 가운데 여성 비하 논란이 총선 정국 한 복판에서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성 후보들의 당선 비율이 높아질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지에 이목이 쏠린다. 다만 해당 이슈가 총선 패턴상 지지층 결속력 맞대결이 주요 관전포인트인 만큼 여야 지지층의 성향을 떠나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거에서 '고군분투'중인 여성 후보의 당선을 높이는데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을 놓고는 찬반 양론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4·10 총선 전국 254개 지역구에 출마한 685명의 후보들 중에서 여성 후보는 97명으로 14.2%에 달한다. 이는 1118명이 출마해 213명의 여성 후보가 출마했던 직전 21대 총선에 비해 쪼그라든 수치다. 단순 숫자로는 직전보다 116명이 줄었으며, 비율로는 19.1%에서 4.9%p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 등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을 제외한 이른바 지방에서 출사표는 낸 여성 후보자는 단 44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이 29명, 인천 3명, 경기가 21명으로 과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것이다. 지방의 경우,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광주·전남·전북에선 각 6·3·2명의 여성 후보자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보수 지지층이 두터워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대구·경북에선 3·8명의 여성 후보자가 나서 여의도 입성을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는 중이다. 또 중원권인 대전·세종·충남·충북의 경우, 각각 22·7·31·21명의 후보자 중 여성 후보는 불과 대전 2명, 세종은 아예 없으며, 충남·충북 각 1명씩에 그쳐 '여성후보 빈곤' 양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중 국민의힘 충북 청주청원의 김수민 후보는 바닥표심을 훑으면서 막판 승기 잡기에 나선 것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전 유성을 황정아 후보와 대덕의 박정현 후보, 녹색정의당은 충남 천안병 한정애 후보가 최종 필승을 위한 막판 담금질에 돌입했다. 한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여전히 남성에 비해 여성의원 비율이 낮은 만큼, 거대 양당에서 수도권 외 지방에 경쟁력 높은 여성 후보들을 좀 더 많이 배출할 필요가 있다"며 "여성 후보의 경우 의정활동 섬세함을 비롯해 지역 주민과의 스킨십 강화, 지역내 양육 등 저출생 분야에서 비교적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야 일부 후보자들의 여성 비하 및 관련 막말 논란 등이 이번 총선에서 핫이슈로 부상한 것을 놓고 여성 후보들의 약진 가능성과의 연관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 국회 관계자는 "편향적인 남녀 국회의원 성비만을 보더라도 여성 의원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어 여성문제, 성평등 논란 등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될 소지가 크다"며 "이는 국민을 대신해 법을 만드는 입법안으로도 연결될 수 있어 앞으로 여성 의원들의 국회 진출 확대가 정책적으로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여성 관련 민감 이슈가 여성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기 보다는, 총선 구도 자체가 여야 지지층간 맞대결 구도이고, 특히 이번 선거에선 여당의 '이재명·조국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이 정면 충돌한 상황에서 여성 관련 이슈가 승패를 가늠할 수준까지 파괴력을 가질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04-07 18:27:27[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의 '이대생 미군 성 상납' 등 막말 논란에 대해 "이건 민주당의 아이덴티티다. 한 명의 불량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남 거제 지원유세에서 "왜 음담패설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대표하고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야 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분들을 국회로 보내는 것은 수십년 전 여성 혐오가 난무하던 그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라며 "그 착각을 깨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같은 별명을 갖거나 김 후보처럼 말하는 게 상상되냐"며 "저는 그런 말과 생각을 안 한다. 그런데 그분들은 변태적이고, 도덕이 무너진 인간 혐오적인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다"고 맹공했다. 한 위원장은 "김 후보와 이 대표는 확신범"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국회에 가면 이 사람들이 한 얘기가 대한민국의 표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저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만들어 극악무도한 성범죄가 우리 주변에 있지 못하게 했고, 스토킹 반의사불벌죄를 없애는 법도 만들었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법도 제가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여성 안전과 성평등 등 여성혐오 대응에 있어 우리와 이재명·김준혁이 차이가 없는가. 이게 오십보백보인가. 이건 본질적 차이"라며 "(우리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남희 민주당 경기 광명을 후보가 "역사에 대해서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다"며 김준혁 후보를 두둔한 것에 대해 한 위원장은 "그러면 왜 5.18 비하는 못하게 하느냐"며 "우리는 역사를 존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인간을 존중하고 여성과 남성을 존중하는 사람이라 그렇다"고 지적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주원규 기자
2024-04-06 10:5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