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직속기구 정권교체동행위원회의 김동철 지역화합본부장은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순 단일화뿐 아니라 '공동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 더불어민주당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 해야한다는 소신은 윤 후보와 안 후보가 생각을 100% 같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2015년 안철수 후보가 이끈 옛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호남 인사다. 지난해 10월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이후 정권교체동행위에 합류했다. 지난해 7월경 안 후보와 만나 대화를 나눴다는 그는 "두 후보가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정치여야 한다는 데에도 생각이 일치한다"고 단언했다. 극단적 진보 혹은 극단적 보수가 대한민국의 정치를 좌지우지 해선 안되고, 민생과 실용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두 후보의 신념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김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이신데,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는 어떻게 보나. ▲윤 후보의 지지율이 출렁이니 안 후보 지지율이 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안 후보가 가진 순수성도 상승세에 반영됐다고 본다. 안 후보는 안랩 창업 등을 통해 사회에 천억대 기부도 했고, 박원순,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한 적도 있다. 안 후보가 그간 실수도 했지만, 좋은 측면도 많이 보였다. - 윤석열·안철수 후보 모두 가까이서 보니 어떻나. ▲윤 후보는 본성이 아주 선하고, 사고가 개방적이면서도 융통성을 갖고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고 생각한다. 안 후보도 민주당 정권에 대해 정말 넌더리를 내는 후보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교체해야 한다는 소신과 신념이 정말 강하다. '정권교체'라는 점에 있어서 윤 후보와 안 후보는 100% 생각을 같이 한다. -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선거를 이기기 위한 단순 후보 단일화를 넘어서, '윤석열-안철수의 공동정부'까지 가야 한다. 서로 부족한 점과 단점을 보완해주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면 더 안정적인 정부가 탄생할 것이다. 특히 제왕적 대통령제를 청산하고 적대적 양당제를 개선한다는 측면에서도 두 후보의 인식이 같다. -지금 당장은 윤, 안 후보가 중도층을 두고 경쟁하는 건가. ▲경쟁이 아니라, 아름다운 동행이고 아름다운 동반이다. -이준석 대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부정적인데. ▲세상이, 어쩌다보면 악연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대표와 안 후보의 관계가 미묘한 게 있지만 두 사람 모두 정권교체가 시대정신이라는 데에는 생각이 똑같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저는 두 사람이 힘을 합할 거라고 본다. -윤 후보가 '청와대 슬림화, 분권형 책임장관제' 도입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국정 운영을 잘 할 사람이다. 대통령 본인이 철학만 갖고 있다면, 장관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믿고 맡기는 리더십은 좋은 리더십이다. 오히려 대통령이 모든 걸 잘 안다고 손에 쥐고 권한을 위임하지 않으면, 대통령 주변의 수석비서관, 행정관들이 권력을 행사하게 된다. 이 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큰 차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아는게 병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호남 출신으로서 윤 후보 지지 선언에 부담이 따랐을텐데. ▲지역분들이 제가 윤 후보를 지지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시기도 하고, 막말을 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저는 호남에 대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다. 과거에 '민주-반민주' 구도가 있던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당이 민주화 투쟁을 하는 시절이 아니다. 민주당이 잘못했을 땐 민주당 지지를 철회할 수 있어야 지역도 나라도 발전한다. -보수정당도 마찬가지 상황 아닌가. ▲대구·경북에선 보수정당이 잘못했을 때 회초리를 들었다. 박근혜 정권이 잘못했을 때, 여론이 촛불을 들었을 때, 대구·경북에서 '우리 새누리당'이라고 껴안았으면 탄핵이 됐겠나. 당시 탄핵 여론이 대구·경북에서도 60%대였다. 호남도 민주당에 회초리를 드는게 진정 그를 사랑하는 일이다. 호남이 바로서야 대한민국이 바로선다. -국민의힘에 대한 호남 지지율도 많이 올랐다. ▲윤 후보가 기회 있을 때 마다 국민의힘 개혁과 쇄신을 이야기 한 덕분이라고 본다. 이제 과거사 이야기가 아닌 미래 이야기를 해야 한다. 마의 구간인 10%는 깨졌지만 이것으로는 안되고, 더 많은 호남의 지지를 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하면 좋겠다. 저희는 호남의 30% 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ming@fnnews.com 전민경 이승연 기자
2022-01-17 16:05:32[파이낸셜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야권 후보 간 단일화가 1차적으로 실패했다. 오는 29일 투표용지 인쇄 전까지, 또는 다음 달 2~3일 사전투표 전까지 단일화할 수 있다는 '플랜 B'와 '플랜 C'는 있지만, 야권 지지자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단일화', '후보 간 화학적 결합'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단일화 협상이 결렬된 이유로 여론조사 문구와 유·무선 조사 비율 등이 꼽힌다. 방법론 차이로 결렬됐다고 하는데, 저변에 깔린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 ■吳-安의 동상이몽 '이변이 생겼고, 막지도 못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구도를 요약한 12글자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중도 확장성이 강한 오세훈 후보를 전략적으로 선택했고, 이변이 발생했다. 이후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을 빠르게 오르며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결집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 박영선-오세훈-안철수 3자 구도에서 오 후보가 승리하는 여론조사까지 나왔다. 상승세의 오 후보가 굳이 협상과 단일화 일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반대로 안철수 후보는 뒷심을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다른 야권 후보들 보다 빠르게 출마 선언을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만큼 견제도 심했다. 여기에 오세훈 후보의 상승세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며 스텝이 꼬이고 있다. ■시장 선거가 끝이 아니다 오세훈과 안철수 두 정치인에게도,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에게도 이번 보궐선거는 보궐선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안철수 후보는 정계 진출 이후, 큰 선거에서 제대로 이긴 적이 없다. 호남 정치인들과 손을 잡고 치른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이 그의 마지막 선방이었다.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내리 패배했다. 오세훈 후보는 2011년 무상급식 논란으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비운의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10년 가깝게 야인생활을 하다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시 황교안 전 대표에게 패배했고, 총선에서도 정치 초년생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번 선거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두 정치인에게 이번 선거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 또한 야권에겐 보궐선거 이후 야권 정계 개편이 더 중요하다. 결국 내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총장직에 사퇴하면서 야권의 원심력이 강해졌다. 대선을 앞두고 야권 정계개편은 필수적이다. 이번 단일화는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지대론'과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제1야당 중심론'의 전초전인 셈이다. ■국민의힘에는 '안잘알'이 많다 안철수 후보는 정계개편 이후 10년 동안 정치적 파트너를 교체해 왔다. 정의당 말고는 원내에 있는 대부분의 세력과 함께 해봤고 이별해 봤다. 국민의힘에도 많다. 당장 비상대책위원장을 하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도 '안철수의 멘토'로 불렸다.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은 한때 '안철수의 입'으로 불렸다. 최근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바른미래당에서 안 후보와 함께 한 경험이 있다. 모두 안 후보와 이별하며 감정의 골이 생겼고, 감정의 골은 안 후보에게 단일화 국면에서 부메랑처럼 날아오는 중이다. 이들은 한결 같이 '안잘알(안철수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자처한다. 김 위원장은 "토론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장 노릇을 할 것인가"라고 비꼰 게 대표적이다. 이 전 최고위원도 "본인(안철수)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단 말은 들었나"라며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둘러싼 '비선 논란'을 다시 제기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과 인물, 이슈 등에 대해 '딱 1인치'만 더 깊게 파고드는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많은 악플과 격려 바랍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1-03-18 15:2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