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경기)=최종근 기자】 지난 3월 27일 현대자동차·기아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자동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았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남양기술연구소는 지난 1995년 출범한 현대차·기아의 국내 최대 자동차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등 전기차까지 끊임없는 담금질이 이뤄지는 곳이다. 수소전기트럭을 비롯한 모든 상용차도 이곳에서 혹독한 시험을 거친다. 승용·상용 등 현대차·기아의 전 차종에 대한 'R&D 심장부'는 조용하지만 치열함의 현장이었다. ■‘시베리아~중동 사막까지’ 극한 실험현대차·기아의 핵심 R&D 거점 답게 보안 절차가 까다로워 스마트폰의 모든 카메라를 가린 후에 입장이 가능했다. 이날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방문한 곳은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과 배터리 분석실, 상용시스템시험동, 상용환경풍동실 등이다. 이 가운데 시설 규모가 가장 컸던 공간은 상용환경풍동실이었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상용환경풍동실은 길이 20m, 너비 10m, 높이 6.6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지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상용환경시험동내 3개 시험실 중 하나인 상용환경풍동실은 내연기관차와 전기트럭, 수소전기트럭 등을 혹서·혹한 환경에서 연구하고 시험하는 곳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강웅 현대차·기아 상용연비운전성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상용환경풍동실은 영하 40도부터 영상 60도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러시아 시베리아처럼 굉장히 추운 지역부터 중동까지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곧이어 후덥지근한 열기가 느껴졌다. 이날 온도는 영상 35도로 설정돼 있었다. 천장과 측면에 태양광을 모사한 장비가 설치돼 마치 한여름의 낮 시간대처럼 느껴질 정도로 눈이 부셨다. 몇 분이 지나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또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앞 부분으로 하얀 가스를 분사해 차량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인하고, 공력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유동 가시화 시험도 한창이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벤츠도 내연기관차용으로 있을 수 있어도 (친환경 상용차용의) 이런 장비는 없다"면서 "우리는 시스템이 다 구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연이어 찾은 곳은 차량 개발에 필요한 300여가지 시험을 한 곳에서 진행하는 상용시스템시험동이다. 로봇시험실에 들어서자 로봇 팔이 현대차 쏠라티의 문을 일정한 강도로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또 한편에선 유압 액추에이터로 구동되는 로봇이 전기버스 일렉시티의 서스펜션을 연신 흔들고 있었다. 이 같은 내구성 평가는 24시간에서 길게는 몇 달 간 계속된다는 것이다. ■650마력 '괴물 전기차' 탄생 비결전기차 동력계 시험실과 배터리 분석실도 인상 깊었다. 전동화시험센터 내에 있는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은 전기차 모터와 인버터의 성능을 사전 개발하고 실차 효율을 평가해 전기차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최고출력 650마력을 자랑하는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도 이곳에서 담금질을 거쳤다. 곽호철 전동화구동시험3팀 책임연구원은 "모터 단품 시험부터 차량 양산까지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3가지 동력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동력계 장비의 개수에 따라 크게 1축과 2축, 4축 동력계 실험실로 나눠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액셀레이터, 브레이크, 기어 등을 조작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실 내 로봇들은 가속과 제동을 위해 페달을 밟는 동작을 사람과 유사하게 따라 하고 변속도 가능했다. cjk@fnnews.com
2024-03-31 18:09:58【 화성(경기)=최종근 기자】 지난 3월 27일 현대자동차·기아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자동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았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남양기술연구소는 지난 1995년 출범한 현대차·기아의 국내 최대 자동차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EV9 등 전기차까지 끊임없는 담금질이 이뤄지는 곳이다. 수소전기트럭을 비롯한 모든 상용차도 이곳에서 혹독한 시험을 거친다. 승용·상용 등 현대차·기아의 전 차종에 대한 'R&D 심장부'는 조용하지만 치열함의 현장이었다. '시베리아~중동 사막까지' 극한 실험현대차·기아의 핵심 R&D 거점 답게 보안 절차가 까다로워 스마트폰의 모든 카메라를 가린 후에 입장이 가능했다. 이날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방문한 곳은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과 배터리 분석실, 상용시스템시험동, 상용환경풍동실 등이다. 이 가운데 시설 규모가 가장 컸던 공간은 상용환경풍동실이었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상용환경풍동실은 길이 20m, 너비 10m, 높이 6.6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로 지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상용환경시험동내 3개 시험실 중 하나인 상용환경풍동실은 내연기관차와 전기트럭, 수소전기트럭 등을 혹서·혹한 환경에서 연구하고 시험하는 곳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강웅 현대차·기아 상용연비운전성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상용환경풍동실은 영하 40도부터 영상 60도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는데 러시아 시베리아처럼 굉장히 추운 지역부터 중동까지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로 들어서자 현대차의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곧이어 후덥지근한 열기가 느껴졌다. 이날 온도는 영상 35도로 설정돼 있었다. 천장과 측면에 태양광을 모사한 장비가 설치돼 마치 한여름의 낮 시간대처럼 느껴질 정도로 눈이 부셨다. 몇 분이 지나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또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 앞 부분으로 하얀 가스를 분사해 차량 주변의 공기 흐름을 확인하고, 공력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유동 가시화 시험도 한창이었다. 이 책임연구원은 "벤츠도 내연기관차용으로 있을 수 있어도 (친환경 상용차용의) 이런 장비는 없다"면서 "우리는 시스템이 다 구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연이어 찾은 곳은 차량 개발에 필요한 300여가지 시험을 한 곳에서 진행하는 상용시스템시험동이다. 로봇시험실에 들어서자 로봇 팔이 현대차 쏠라티의 문을 일정한 강도로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또 한편에선 유압 액추에이터로 구동되는 로봇이 전기버스 일렉시티의 서스펜션을 연신 흔들고 있었다. 이 같은 내구성 평가는 24시간에서 길게는 몇 달 간 계속된다는 것이다. 650마력 '괴물 전기차' 탄생 비결전기차 동력계 시험실과 배터리 분석실도 인상 깊었다. 전동화시험센터 내에 있는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은 전기차 모터와 인버터의 성능을 사전 개발하고 실차 효율을 평가해 전기차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최고출력 650마력을 자랑하는 현대차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도 이곳에서 담금질을 거쳤다. 곽호철 전동화구동시험3팀 책임연구원은 "모터 단품 시험부터 차량 양산까지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3가지 동력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동력계 장비의 개수에 따라 크게 1축과 2축, 4축 동력계 실험실로 나눠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액셀레이터, 브레이크, 기어 등을 조작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실 내 로봇들은 가속과 제동을 위해 페달을 밟는 동작을 사람과 유사하게 따라 하고 변속도 가능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2024-03-31 11:09:21[파이낸셜뉴스] 내일 전국이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은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큰 일교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3~6도, 낮 최고기온은 13~18도로 예보됐다.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3도 △인천 4도 △수원 1도 △춘천 -2도 △강릉 5도 △청주 3도 △대전 2도 △전주 2도 △광주 3도 △대구 3도 △부산 6도 △제주 7도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15도 △인천 13도 △수원 15도 △춘천 15도 △강릉 17도 △청주 17도 △대전 16도 △전주 16도 △광주 16도 △대구 18도 △부산 17도 △제주 14도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4~5도, 최고기온 9~14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으나,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이상으로 클 전망이다. 13일 밤부터 14일 오전 사이 중부내륙과 전라권내륙, 경북북부내륙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그 밖의 지역에는 가시거리 1㎞ 미만의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강이나 호수, 골짜기 주변, 터널 입·출구에서는 안개가 더욱 짙어지는 곳이 있겠고, 낮은 기온으로 인해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출근길 차량 안전 운행과 보행자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2024-03-13 20:45:19[파이낸셜뉴스] 2일 아침 최저기온은 전국적으로 영하 5도 이하,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면서 '꽃샘추위'가 찾아오겠다. 이날 기상청은 "기온이 낮고 바람도 강해 춥겠다"며 "이날 아침까지 전북남서부와 전남권서부, 제주도에, 이날 오후부터 중부내륙을 중심으로 비나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아침 최저기온은 -11~-1도, 낮 최고기온은 3~7도를 오르내리겠다. 주요 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6도, 인천 -4도, 수원 -7도, 춘천 -10도, 강릉 -7도, 청주 -5도, 대전 -6도, 전주 -5도, 광주 -4도, 대구 -5도, 부산 -5도, 제주 2도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5도, 인천 6도, 수원 5도, 춘천 4도, 강릉 5도, 청주 6도, 대전 5도, 전주 6도, 광주 7도, 대구 7도, 부산 7도, 제주 8도다. 오후부터 내일 새벽까지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경기동부와 영서지방, 오늘 늦은 밤부터 내일 아침 사이에는 충북·전북 동부·경북북부내륙에 눈이나 비 소식이 있다. 내일 아침까지 예상 적설(강수량)은 △영서지방과 충북중·북부 1~5㎝(5㎜ 미만) △경기동부와 경북북부내륙 1~3㎝(5㎜ 미만) △전북동부와 충북남부 1㎝(1㎜ 내외)다. 전국이 대체로 맑겠으나 전라권과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중부지방은 오후부터 차차 흐려지겠다. 이날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바람이 순간풍속 15m 이상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 특히, 강풍 특보가 발효된 전라해안과 제주도는 이날 새벽까지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20m 이상으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 풍랑특보가 발효된 서해남부해상과 남해상, 제주도해상, 동해앞바다는 2일 오전까지, 동해먼바다는 내일(3일) 오후까지 바람이 초속 10~20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2~4m로 매우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인천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다만, 서울·경기도·강원영서는 밤에 '나쁨'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3-02 10:22:21[파이낸셜뉴스] 현대모비스가 벤츠·BMW 등 글로벌 완성차를 상대로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스웨덴 혹한의 시험장에서 기술 테스트를 실시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적으로 해외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9일부터 한 주간 스웨덴 북부 아르예플로그에 위치한 동계시험장에서 벤츠, BMW 등 완성차들의 실무급 엔지니어를 초청해 기술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시험장이 위치한 아르예플로그는 평균 기온 영하 15도, 최저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지역이다.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눈길, 빙판길 등 악조건 속에서 전자식 제동, 조향 신기술 등이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는 지를 입증해, 완성차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가 다수의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혹한기 기술 체험 행사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행사에서 고객사 실무 엔지니어들이 직접 안전 핵심 기술 성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차량 10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동계 테스트 행사에는 차세대 전동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인휠 시스템이 선보일 예정이다. 인휠 시스템은 차량 각 바퀴 안에 구동 모터를 달아 직접 제어하는 기술로 구동 효율 향상은 물론 차체 자세 제어나 선회 성능이 안정적인 장점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역대 최대인 92억2000만 달러(12조2000억원)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주로 유럽, 미국 완성차 업체에서 확보한 일감이다. 공격적 수주 기조에 해외 수주 증가율(전년비)은 2021년 39%, 2022년 85%, 2023년 98%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는 93억4000만 달러(12조4300억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4-02-15 10:06:26한국의 전체 주택 거주자 중 64%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통계청·2022년 기준). 아파트는 관리인력을 고용해 운영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특히 아파트를 지키는 보안요원은 '경비원'이라는 직책으로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명찰을 달았지만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까다로운 민원을 감내하는 것은 일상이지만 잇따르는 경비원 감축 추세는 더 큰 불안요소로 꼽힌다. 파이낸셜뉴스는 동행취재를 통해 이들의 일상을 살피고 대안을 조명해본다. <편집자주>지난달 24일 오전 7시. 서울 대치동 선경아파트 경비원 A씨의 하루는 인수인계로 시작한다. 전날에는 특별한 일이 없었지만 집을 비우는 등 공유할 내용이 있으면 확인해둔다. 강남 아파트 특성상 좀도둑들의 표적이 될 우려가 있어서다. 쌓인 우편물을 비워두고 집 앞 신문을 거둔다. ■"담당라인 2개로 늘어"전달사항은 올해부터 두 배로 늘었다. 경비원이 76명에서 32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결과다. A씨는 "담당라인이 1개에서 2개로 늘어나면서 아무래도 업무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민 입장에서 수십명의 보안요원 인건비는 적지 않은 요소다. 인건비 부담과 첨단 보안서비스가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경비원을 감축하는 아파트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대근무자를 보낸 A씨는 초소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한 뒤 아파트 마당 청소에 나선다. 겨울엔 청소할 게 많지 않지만 눈이 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A씨는 "평소엔 괜찮지만 폭설이라도 오면 쌓인 눈을 쓰는 게 주업무가 된다"며 "외제차가 많은 아파트 특성상 빙판길이 되면 곤란해진다"고 했다. A씨는 이날 담배꽁초를 정리하고 낙엽을 쓸었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구축 아파트 특성상 차를 밀어야 할 때도 많다고 한다. 외제차는 아예 바퀴가 굴러가지 않아 힘을 써야 하고, 사이드브레이크가 체결돼 있는 경우 빨리 연락해 해결해야 한다. 마당 청소를 끝낸 시간은 오전 9시. 이때부터 30분씩 밖에 서서 근무한다. 이 또한 경비원 수가 줄어들면서 생긴 변화다. 주민들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 고육책인 셈이다. 검은색 유니폼 위에 엑스자 반사판이 붙은 형광주황 조끼도 새로 지급됐다. 중간중간 주민과 택배기사가 오면 라인 입구 현관을 열어줘야 한다. 택배기사가 어느 세대에 배달 가는지도 체크한다. ■바깥근무 서자 5분 만에 오한기자가 A씨와 함께 아파트 건물 맞은편에 섰다. 5분 만에 오한이 들었다. 춥지 않냐고 묻자 A씨는 "옷을 많이 입어서 괜찮다"고 했다. 영하 15도 가까이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는 경비원들 단체대화방에 '날이 춥네요. 건강 잘 챙기세요'라는 팀장의 메시지가 온다. 야외근무를 쉬엄쉬엄 서라는 암묵적인 지시다. 30분씩 두 번 밖에서 근무하니 점심시간이다. A씨는 집에서 가져온 반찬을 두고 끼니를 해결한다. 식비가 부담돼 밖에서 사 먹는 일은 거의 없다. 오후엔 재활용품을 정리한다. 건물당 1개씩 배치된 재활용 공간은 작년까지 3~4명이 하루씩 돌아가며 담당했지만 인원이 줄어 미화원들의 업무로 바뀌었다. 이 아파트 경비원의 근무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꼬박 24시간이다. 7시에 퇴근한 근무자와 2교대로 돌아가며 업무를 본다. 교대근무를 서는 경비원은 모두 60대 이상이다. 아파트가 한산한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취침시간이 있지만 꼬박 18시간을 일하고 받는 월급은 세전 250만원. 일이 많아진 대신 월급도 30만원 정도 올랐다고 한다. ■"잘 웃어야 하는 직업"궂은 일보다 사람 대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경비는 잘 웃어야 하고, 말주변도 좋아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식구끼리도 까칠한 사람이 있는데, 이 많은 입주민 중에도 성격이 제각각인 건 당연한 일"이라며 "내가 잘못한 게 없어 보여도 불만을 제기하는 주민에게는 철없는 가족, 손주라고 생각하고 잘 받아준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래도 웃는 얼굴엔 침 못 뱉는다"면서 "명절마다 떡을 돌리거나 선물을 주는 주민도 있어 그럴 때 마음이 녹는다"고 전했다. 반면 배달기사, 택배기사와는 종종 부딪친다. A씨는 "나한테 왜 반말하냐고 언성을 높이는 청년이 있었다. 삭여야 하는데 안 될 때도 있다. 그래도 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세상이 그렇게 됐다. 육체적인 것보다 마음에 상처가 된다. 경비 한다고 무시하나 생각이 들더라도 참아야지"라며 말을 흐렸다. 24시간 근무하지 않는 곳으로 직장을 옮기고 싶지만 나이 때문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잠자리가 불편한 점 때문에 자녀들도 이직을 적극 권유한다. 쿠팡물류센터에 지원해 보기도 했지만 뽑아주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인원이 감축돼도 여기 남았다는 사실로도 안도한다"면서 "더 편하고 돈도 적게 주는 직장이 있겠지만 그래도 여기 계속 남고 싶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4-02-12 18:25:28[파이낸셜뉴스] 아이엠이 자회사인 아이엠첨단소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는 발열필름 기반 배터리 워머(Warmer) 상용화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배터리 워머는 효율적인 저온 관리 기술로 동절기에 운행거리가 감소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방전 문제를 방지하고, 낮은 전력에서도 전기차 배터리를 급속 충전할 수 있게 한다. 그동안 전기차는 동절기에 배터리 전력이 난방으로 소모돼 운행거리가 감소하는 한계가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용량이 커져도 과충전 방지 차단 시스템과 저온 환경으로 인해 배터리 충전 효율이 급감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근 미국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북극발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전기차 방전과 견인 사례가 잇따랐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온도에 민감해 저온 환경에서 성능이 저하된 탓이다. 통상 기온이 낮아지면 액체로 이뤄진 전해질이 굳어 내부저항이 증가하며 배터리 효율이 저하된다. 이 같은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아이엠은 아이엠첨단소재와 전기차 배터리 워머의 주요 구성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발열필름 기술 연구개발(R&D)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발열필름은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주는 과정에서 저항의 영향을 받는다. 아이엠은 이러한 저항 조절 코팅 기술과 설계 능력을 지니고 있고, 양산 가능한 설비도 모두 구축해 상용화 채비를 마쳤다. 해당 제품은 영하 40도의 극한 환경 속에서 셀과 셀 사이, 배터리 케이스 등 구조별 배치 설계를 적용해 10분 이내 전기차 배터리 충전 및 구동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기존 전기차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한다. 아울러 기존 PTC 히터 대비 최대 4분의 1 정도 낮은 소비전력을 나타낸다. 아이엠 발열필름의 강점은 △면상 발열을 통해 저전력 고효율 히터를 용이하게 개발할 수 있는 점 △셀 커버와 케이스 등에 간단하게 부착할 수 있다는 점 △필름 1장당 30g 이하의 경량화가 가능하다는 점 △자체 개발한 온도 컨트롤러를 통해 미세온도 컨트롤이 가능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열선 방식 대비 면상 형태로 발열하고 투명하게 구현 가능하다는 장점도 지녔다. 아이엠의 발열필름은 투명전극 위에 광학코팅을 해 96% 이상의 투과율을 구현할 수 있다. 덕분에 전기차 배터리 워머뿐만 아니라 자동차 카메라, 폐쇄회로(CC)TV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엠은 배터리 워머 어플리케이션 상용화를 위해 국내 ESS 장치 및 베터리 셀 기업과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 일본 고객사와 함께 신뢰성 테스트에 돌입한 상태다. 이륜차 베터리 워머 및 온도 컨트롤 시스템 개발도 진행하며 성과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아이엠 관계자는 “영하 2도만 돼도 전기차 주행거리가 약 20% 가까이 줄어드는데, 한국뿐 아니라 한파에 시달리는 전 세계 전기차 오너의 고민거리”라며 “아이엠의 발열필름이 상용화될 경우 전기차 배터리 워머 역할을 수행하며 겨울철 배터리 전력 소모 및 방전 차단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발열필름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전기차뿐만 아니라 선박, 건축, 전자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접목이 가능하다”며 “특히 발열필름에 광학코팅 기술을 접목해 기능성 발열필름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1-30 14:00:22[파이낸셜뉴스] 러시아에서 영하 30도 추위에 기차 밖으로 쫓겨났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양이 ‘트윅스’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스 루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윅스는 지난 11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다가 러시아 서부의 외딴 지역인 키로프역에서 내던져졌다. 트윅스는 동행인이 고양이 수하물 티켓을 구매해 합법적으로 기차를 타고 있었다. 하지만 동행인이 잠이 든 사이 트윅스는 동물 운반 케이지에서 빠져나와 객차를 배회했다고 한다. 이를 본 승무원은 트윅스가 주인 없이 기차에 잘못 올라탄 고양이라고 판단해 키로프역에 정차하는 동안 트윅스를 쫒아냈다. 쫓겨난 고양이 결국 숨진 채 발견…"승무원 해고하라" 청원 30만 명 이 사실을 안 트윅스 주인 에드가르 가이풀린은 12일 철도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수백명의 자원봉사자가 키로프역 주변에서 트윅스를 수색했다. 그러나 결국 트윅스는 20일 키로프역에서 8㎞ 떨어진 거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자원봉사자들은 트윅스가 동상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편 큰 개에게 물려서 죽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트윅스 사체 주변에서 큰 동물의 발자국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여론이 들끓었다. 트윅스를 가혹하게 기차에서 쫓아낸 승무원을 해고해달라는 청원에 약 30만명이 참여했다. 아예 승무원에 대한 형사 사건을 개시해달라는 청원에도 1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정치권·수사당국 '고양이 사망 사건' 진실규명 총력 결국 러시아철도공사(RZD)는 일단 승무원이 기차에서 동물을 내리게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동물 운송에 관한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아울러 정치권과 수사당국도 나섰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환경위원장인 드미트리 코빌킨은 텔레그램에서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며 23일 대중교통으로 반려동물을 운송하는 규칙에 관한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또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장은 트윅스 사건에 관한 ‘동물 학대’ 사실 여부를 조사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트윅스를 내쫓은 승무원은 “고양이는 얌전하지 않았고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감염의 우려도 있었다”며 “승객 중 주인이 있는지 큰 소리로 물어보기도 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아 동물을 내려줬다”고 해명했다. 이 직원은 현재 임지 정직된 상태라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윅스의 이탈을 파악하지 못한 동행인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매일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는 상황에서 고양이에게 관심이 쏠린 상황이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러시아는 고양이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나라다. 세계인구리뷰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2315만마리의 고양이가 살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도시가 독일군에 포위됐을 때 고양이가 쥐 떼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 덕분에 일종의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23 20:55:05[파이낸셜뉴스] 이번주 ‘북극한파’가 한반도를 덮치며 전국이 꽁꽁 얼겠다. 서울을 비롯해 일부 지역에선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서울 전역에 한파주의보를 내리고 24시간 비상 대응체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건 올해 처음이다.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 영하 12도 이하의 날씨가 이틀 이상 이어지거나 전날보다 10도 이상 기온이 내려 3도 이하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22~23일 북극발 찬 바람이 남하해 기온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 바람은 고위도에서 출발할 때 영하 45도, 우리나라에 도착할 때 영하 40도 수준을 보이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22~23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서울의 아침 기온은 전날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며, 낮 기온도 대부분 영하권에 머물 전망이다. 오늘(22일) 출근길 기온은 최저 영하 10도까지 떨어지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0도에서 영상 1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8도에서 영상 3도로 예보됐다. 찬 바람이 계속 불어오며 추위는 23일 정점을 찍겠다. 23일은 최저 영하 20도에서 영하 4도를 보이며 전국이 영하권 추위에 떨겠다. 이에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한파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상황총괄반, 생활지원반, 에너지복구반, 구조구급반, 의료방역반으로 구성된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은 기상현황, 피해현황, 한파 취약시설 관리 현황 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피해 발생 시 대응하는 기능을 맡는다. 또 시는 SNS를 통해 건강관리에 유의하도록 ‘시민행동요령’을 전파하고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없도록 주의도 당부했다. 이번 추위는 이번 주 중반까지 기승을 부리다 목요일인 25일부터 차츰 누그러질 전망이다. 목요일 이후 다음 주말까지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영상 1도, 낮 기온은 영하 1~영상 10도로 예상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2 05:14:35[파이낸셜뉴스] 월요일인 8일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중부지방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매우 춥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중부지방과 전북 동부, 경북 내륙에서는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 일부 강원 내륙과 산지는 영하 15도 이하로 예상돼 평년(최저 영하 12~0도, 최고 1~8도)보다 낮을 전망이다. 기상청이 예보한 8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인천 영하 9도, 대전 영하 10도, 전주 영하 7도, 부산 영하 5도, 제주 3도, 강원도 대관령 영하 18도 등이다. 기상청은 “비와 눈이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라며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와 어린이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난로와 전기장판 등 난방기 사용으로 인한 화재 예방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미세먼지는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며 전 권역이 좋음~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07 23:3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