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국내에서 진단이 증가하고 있는 하지정맥류는 여성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방치시 부종, 색소 침착, 피부 궤양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혈관외과 이상아 교수는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하지정맥류로 진료를 받은 여성 환자가 14만5000여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0대가 하지정맥류 치료를 가장 많이 받는 연령대”라며 "여성, 비만, 가족력, 고령, 임신, 장시간 서 있는 직업이나 생활 습관 등이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정맥부전 원인"이라고 23일 밝혔다. 하지정맥류는 하지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인 하지정맥이 3㎜ 이상 구불구불하게 확장돼 혈액이 말초에서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는 데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하지의 무거움, 피곤함, 붓기, 가려움, 쥐남, 욱신거림, 작열감, 오래 서 있을 때 발생하는 통증 등이다. 하지정맥류로 의심되면, 진찰과 문진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주로 서 있을 때 증상이 두드러지므로 진찰은 서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맥 부전의 원인 중 하나인 정맥의 역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초음파 검사는 역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혈관 위치를 파악하고 환자의 이전 치료 경험을 확인하며 심부정맥 혈전증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 검사는 일어선 상태에서 다리를 쥐어짜는 방식으로 역류를 유발하거나 심호흡 후 입과 코를 막고 배에 힘을 주어 숨을 내뱉는 동작인 ‘발살바 수기’를 통해 역류를 확인한다. 피부 아래 위치한 얕은 정맥인 표재정맥 역류가 0.5초 이상 혹은 심부정맥의 역류가 1초 이상 지속될 경우, 정맥 역류가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 그는 “다리에 통증, 궤양, 색소 침착 등 소견이 있다면 류마티스 질환이나 동맥질환, 신경학적 문제 등에 의한 것은 아닌지 감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정맥류를 치료하려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면 비수술적 방법으로도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정맥류 비수술 치료로는 생활 습관 개선, 약물 치료, 압박 요법 등이 있다.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고, 압박스타킹을 착용해 정맥 순환을 개선하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스타킹의 길이가 증상 개선에 미치는 효과는 크지 않으므로, 무릎 아래 길이의 스타킹이 착용 용이성과 피부 과민반응이 적어 권장된다. 순환 개선 약제의 복용도 증상 개선과 부기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교수는 “접착제 폐색술 등 일부 시술 후에는 압박 치료가 필요 없을 수 있으나, 대부분 수술 후에는 일정 기간 압박스타킹 착용이 권장된다"며 "수술 종류에 따라 착용 여부와 기간이 달라지는데 압박스타킹은 수면 시를 제외하고 걷고 생활하는 동안은 지속적으로 착용하는 것이 권고되며, 약 6개월마다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23 09:45:01다리 혈관이 울퉁불퉁해지는 하지정맥류는 심한 경우 뱀이나 지렁이가 기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의료진들은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생활습관 교정과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혈액이 역류하게 되면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15일 조언했다. ■혈관 판막 이상으로 '하지정맥류'발생하지정맥류란 만성 정맥질환 중 하나로 정맥이 확장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정맥은 발목부터 사타구니를 거쳐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이다. 정맥 혈관벽에는 판막이 있어 다리 혈액이 위쪽으로만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서 하지정맥류가 생긴다. 판막이 망가지게 되면 다리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되고 정맥에 가해지는 압력이 지속해서 증가하게 되면서 혈관이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커다란 의미에서 만성 정맥 기능 부전에 속한다. 주로 피부를 통해 보이는 정맥의 크기가 3㎜ 이상인 경우가 하지정맥류에 해당하고, 1~3㎜인 경우 망상정맥, 1㎜ 이하인 경우 모세혈관 확장증이라고 부른다. ■다리 붓고 무거운 증상 많아하지정맥류라고 하면 보통은 다리 혈관의 돌출을 대표증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배병구 외과센터장은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다리가 붓고 무겁거나 피로한 증상,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며 "다리가 저리고 후끈거리는 경우, 발바닥 통증, 또 발이 너무 차가운 경우도 있었는데 증상이 있음에도 치료를 받지않고 방치하게 되면 발목 부위가 착색되기도 하고 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정맥류는 여러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족력, 임신이나 출산, 복부비만 또는 복압을 증가시키는 만성질환,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는 직업,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직업, 심부정맥혈전증의 과거력,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이다. 특히 가족력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하지정맥류 발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은 가족력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이다. 자궁이 커지면서 복압이 높아지는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가 주요 역할을 한다. 서울성모병원 김장용 혈관외과 교수는 "유전, 비만, 폐경, 노화, 배에 힘을 주는 운동 등도 정맥류의 위험요인"이라며 "장시간 서 있거나 다리를 구부린 상태로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상태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혈관초음파로 판막 상태 체크해야하지정맥류는 혈관 초음파를 시행해 판막의 기능을 확인해 진단한다. 혈관 초음파는 금식이나 조영제의 투여 등 특별한 전처치 없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진단법이다. 판막이 망가져 혈액의 역류가 생기는지의 여부, 발생 위치, 역류 시간과 속도로 하지정맥류를 진단하게 된다. 그 외에도 외상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발생한 경우, 혈관 기형이 있는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할 수도 있다.하지정맥류는 응급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가볍게 자주 걷고, 쉴 때는 다리를 올리며 발끝을 얼굴 방향으로 당겼다가 폈다 하는 운동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어느 정도의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증상 대부분이 좋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심하면 수술치료 시행해야 증상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나 수술 혹은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혈관의 투과도를 낮춰주는 약을 복용함으로써 혈관기능을 개선해 관련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주사 요법 중 경화요법은 망상정맥이나 모세혈관 확장증 치료에 이용한다. 하지정맥류에서 수술적인 방법은 역류의 원인이 되는 정맥을 차단하거나 증상이 있는 정맥을 제거하는 수술과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정맥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고전적인 수술법으로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를 일으키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혈관을 아예 제거하기 때문에 재발률은 적지만, 신경손상과 통증 등의 약간의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작은 구멍을 뚫고 문제 되는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혈관을 폐쇄하는 혈관내 치료가 많이 시행된다. 대한정맥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술보다는 혈관내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는 만큼 환자의 증상과 질환의 정도를 먼저 고려한 후 추가로 미용적, 비용적, 시간적 측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2-15 20:00:56[파이낸셜뉴스] 다리 혈관이 울퉁불퉁해지는 하지정맥류는 심한 경우 뱀이나 지렁이가 기어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의료진들은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생활습관 교정과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만으로도 개선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혈액이 역류하게 되면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15일 조언했다. 혈관 판막 이상으로 '하지정맥류' 발생 하지정맥류란 만성 정맥질환 중 하나로 정맥이 확장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정맥은 발목부터 사타구니를 거쳐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이다. 정맥 혈관벽에는 판막이 있어 다리 혈액이 위쪽으로만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서 하지정맥류가 생긴다. 판막이 망가지게 되면 다리 혈액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에 정체되고 정맥에 가해지는 압력이 지속해서 증가하게 되면서 혈관이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정맥류는 커다란 의미에서 만성 정맥 기능 부전에 속한다. 주로 피부를 통해 보이는 정맥의 크기가 3㎜ 이상인 경우가 하지정맥류에 해당하고, 1~3㎜인 경우 망상정맥, 1㎜ 이하인 경우 모세혈관 확장증이라고 부른다. 다리 붓고 무거운 증상 많아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보통은 다리 혈관의 돌출을 대표증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다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배병구 외과센터장은 "하지정맥류 환자들은 다리가 붓고 무겁거나 피로한 증상,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을 가장 많이 호소했다"며 "다리가 저리고 후끈거리는 경우, 발바닥 통증, 또 발이 너무 차가운 경우도 있었는데 증상이 있음에도 치료를 받지않고 방치하게 되면 발목 부위가 착색되기도 하고 궤양 등의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정맥류는 여러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족력, 임신이나 출산, 복부비만 또는 복압을 증가시키는 만성질환, 하루 6시간 이상 서 있는 직업,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직업, 심부정맥혈전증의 과거력,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이다. 특히 가족력이나 유전적인 요인이 하지정맥류 발생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은 가족력 다음으로 중요한 요인이다. 자궁이 커지면서 복압이 높아지는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가 주요 역할을 한다. 서울성모병원 김장용 혈관외과 교수는 "유전, 비만, 폐경, 노화, 배에 힘을 주는 운동 등도 정맥류의 위험요인"이라며 "장시간 서 있거나 다리를 구부린 상태로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상태를 더 심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혈관초음파로 판막 상태 체크해야 하지정맥류는 혈관 초음파를 시행해 판막의 기능을 확인해 진단한다. 혈관 초음파는 금식이나 조영제의 투여 등 특별한 전처치 없이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진단법이다. 판막이 망가져 혈액의 역류가 생기는지의 여부, 발생 위치, 역류 시간과 속도로 하지정맥류를 진단하게 된다. 그 외에도 외상 때문에 하지정맥류가 발생한 경우, 혈관 기형이 있는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혈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응급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가볍게 자주 걷고, 쉴 때는 다리를 올리며 발끝을 얼굴 방향으로 당겼다가 폈다 하는 운동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어느 정도의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증상 대부분이 좋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심하면 수술치료 시행해야 증상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나 수술 혹은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혈관의 투과도를 낮춰주는 약을 복용함으로써 혈관기능을 개선해 관련 증상을 완화하는 방법이다. 주사 요법 중 경화요법은 망상정맥이나 모세혈관 확장증 치료에 이용한다. 하지정맥류에서 수술적인 방법은 역류의 원인이 되는 정맥을 차단하거나 증상이 있는 정맥을 제거하는 수술과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정맥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이다. 고전적인 수술법으로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를 일으키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혈관을 아예 제거하기 때문에 재발률은 적지만, 신경손상과 통증 등의 약간의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최근에는 작은 구멍을 뚫고 문제 되는 혈관에 도관을 삽입해 혈관을 폐쇄하는 혈관내 치료가 많이 시행된다. 대한정맥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수술보다는 혈관내 치료를 먼저 시행하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는 “하지정맥류는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는 만큼 환자의 증상과 질환의 정도를 먼저 고려한 후 추가로 미용적, 비용적, 시간적 측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2-14 22:11:22[파이낸셜뉴스] 환자알선 브로커들과 공모해 실제 하지정맥류 시술금액보다 부풀려진 허위 영수증을 발급하고, 환자들이 실비보험금을 청구하도록 해 보험사기를 저지른 서울 중랑구의 한 병원 원장과 환자알선 브로커 3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보험사기 범행이 일어나기 전, 브로커들의 알선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 원장 A씨와 환자알선 브로커 B씨, C씨, D씨 등 4명에게 징역 7년과 1년, 1년 2개월,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환자알선 브로커들과 공모해 비급여항목에 해당하는 하지정맥류 시술 비용을 허위로 부풀려 630만원 상당의 진료비 영수증을 발급, 환자들이 실비보험금을 청구하게 만들어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또 실제 내용과 다른 영리 목적으로 환자알선 브로커에게 소개알선금을 지급하는 등 소개알선 유인행위를 해 의료법 위반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 2022년 동 병원에 대한 보험사기 혐의를 적발해 서울경찰청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허위의 계산내역을 발급한 것이 아니라, 630만원의 시술비를 할인해준 것"이라며 맞섰지만 재판부는 "환자들을 실제 진료하기 전부터 (A씨가) 630만원의 진료비영수증을 발행해주면 환자들이 의료비로 400만원을 송금하고, 나머지 부분은 (브로커) 소개료로 주거나 환자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다른 알선브로커들에게 알리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A씨는 실제 환자의 상태, 증세나 진료 내용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이와 같은 시술내용 및 실손보험금 진료비계산서 내용을 발급해 주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판부는 "630만원 상당의 허위 치료비용이 정상적으로 결제된 것처럼 진료비 영수증을 거짓 발급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하게 함으로써 보험회사를 기망한 행위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비보험의 특성상 의료비 할인이 진행될 경우 할인된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나머지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할인내역을 의도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것에서 보험금 편취 의도가 드러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실질적인 치료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부풀려진 시술비용을 정상적으로 결제한 것처럼 영수증을 발급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하게 한 것이 범행 내용이므로 치료행위 여부는 범행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브로커 B씨와 C씨, D씨에 대해서도 피고인들이 여러 환자들을 알선하게 된 내용과 구체적인 방법을 협의했기에 보험사기 범행의 방식과 내용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보험사기 건에 대해 "정상적으로 치료 또는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는 타 보험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이며, 의료시장질서를 혼란시키고 전체적인 보험가입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좋지 않은 범죄"라고 정의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험사기 누수금액과 적발금액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적발된 금액만 1조원 이상으로, 지난해 3월 금감원 보험사기 적발 통계를 살펴보면 적발금액은 지난 2014년 5120억원에서 2022년 1조 818억원으로 집계돼 7년 새 111% 뛰었다. 특히 하지정맥류의 경우 일부 의료기관에서 역류가 없음에도 초음파 검사를 조작해 치료가 필요한 하지정맥류로 둔갑해 실손보험금을 청구토록 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고 있다. 동일한 치료임에도 가격 편차가 발생·심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치료의 일종인 음파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은 198배의 가격편차를 보였다. 심지어 시아노아크릴레이트 복재정맥폐쇄술의 최고 금액은 15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병원·브로커가 공모해 환자공급 대가로 진료비의 일부(10~30%상당)를 수수료로 지급하고, 병원은 이를 보전하기 위해 과잉·허위 진료행위를 하며 실손보험금을 편취하는 사례도 만연하다. 실제로 장기실손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5년 2428억원에서 2022년 5179억원으로 113% 급증했다. 그러나 현행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경우 환자알선 브로커들이 편취한 보험금에서 수수료를 받는 등 보험사기로 판명나는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며, 유인·알선등 보험사기 공모 행위는 처벌하지 못하는 구조다. 이에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브로커 활동 자체를 위법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대·환경 변화에 따라 보험사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는 등 지능화·고도화되고 있으나, 브로커를 통한 사기 유인·알선 행위 처벌 근거가 부재하다"며 "이달 말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하기로 예정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1-18 14:59:25하지정맥류 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5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차 병원에서 5년 새 하지정맥류 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 증가율이 더 높은데다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금 청구에서 1차 병원 비중이 약 82%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에서는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에 이어 하지정맥류 시술 과잉진료 우려가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4대 대형 손해보험사에 지급된 하지정맥류 실손보험금은 지난해 약 663억원으로 지난 2018년(307억원)보다 약 2.16배 증가했다.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2019년 473억원, 2020년 527억원, 2021년 630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1차 병원에서 5년 새 하지정맥류 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지난 2018년 242억원에서 지난해 545억 원으로 2.25배 증가했다. 2·3차 병원이 포함된 전체 증가율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 기준 병원별로 지급된 실손보험급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인 3차 병원이 15억원, 병원·종합병원인 2차 병원은 103억원에 그쳤다. 의원급인 1차병원에서는 545억원이 지급됐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실손보험금 청구액의 82%에 달한다. 하지정맥류는 보행과 직립 자세가 하반신 정맥에 압력을 높여 정맥 내 판막이 적절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발생한다. 정맥이 점차 확장되는 질환이다. 모세 혈관으로 가는 정맥만 늘어나면 간단한 시술이나 통원 치료만 받으면 된다. 정맥류 정도가 심하면 입원 후 수술해야 한다. 실손보험금은 하지정맥류로 역류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치료목적으로 판단해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하지정맥류 치료가 대다수 비급여 항목으로 치료는 동일하지만, 의료기관별 가격이 수십 배 이상 벌어지는 점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9월 공개한 '2023년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분석결과'에 따르면 레이저 수술의 최고금액은 800만원으로 중간금액(150만원)의 5.3배, 초음파유도술의 최고금액은 990만원으로 중간금액(30만원)의 33배나 차이났다. 보험업계는 하지정맥류 치료 실손보험금 대다수가 1차 병원에 편중된 데다 1차 병원에서의 실손보험급 지급 증가율이 전체 증가율을 앞서는 점을 들어 과잉진료가 빈번하다고 우려한다. 하지정맥류 치료가 물리치료·백내장 수술 과잉진료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과잉진료에 따른 실손보험금 지급 급증은 대표적인 보험료 인상 요인이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역류 증상이 없음에도 초음파 결과를 조작해 치료가 필요한 하지정맥류로 둔갑시켜 실손보험금이 청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에서 치료비를 정하기 때문에 동일 치료지만 치료비는 수십 배 차이난다"면서 "특히 치료비를 고액화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정맥류 치료가 최근 인기를 끌자 서울 중랑구의 병원 원장이 환자에게 약 400만원 상당의 공짜 시술을 제안하고 630만원 상당의 허위 영수증을 발급했다. 시술비는 병원이 갖고 남은 돈 230만원은 환자에게 '페이백'한 보험사기가 발생했다. 원장과 환자는 보험사기 특별법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3-12-03 18:23:08[파이낸셜뉴스] 본격적인 무더위가 다가올수록 걱정과 고민이 늘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 환자다. 혈관질환인 하지정맥류는 기온 변화에 영향을 받는데 날씨가 더워지면 혈관 확장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으로 더운 날씨 맨 다리를 드러낼 수 없어서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4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다리 정맥이 늘어나 돌출되는 현상인 하지정맥류 환자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호르몬 관계성으로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경우 경구 피임약 복용, 생리 등으로 여성호르몬의 불균형이 오면 정맥이 확장되고 판막 기능이 저하된다. 임신 중 비대해진 자궁이 정맥을 압박해 발병할 수도 있다.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는 사무직 종사자, 종일 서서 일하는 서비스직 종사자도 혈액이 하체에 쏠려 발병 위험도가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수는 2022년 39만7699명(2021년, 37만7895명)으로 4년 전인 2018년 26만2384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환자가 2배 이상 많고, 40~60대 여성이 전체 환자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다리 혈관이 튀어나와야 비로소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다리가 저리고 쥐가 나는 등 가벼운 증상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배병구 외과센터장은 “정맥류 진단에는 신체 검사와 병력 평가가 포함되며 환자가 서 있는 동안 하지 정맥의 도플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0.5초 이상 역류가 확인 되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은 △종아리 피부에 구불구불한 혈관이 비침 △붓거나 다리 통증, 욱신거림, 종아리쪽 쥐가 남 △ 장시간 앉거나 서 있을 때 다리 저림과 무거움 느낌 △정맥 주변 피부가 따갑거나 가려움 △야간 근육 경련 등이다. 부종과 다리 중압감, 피로감은 평소 무리한 활동을 할 때 흔히 발생하는 현상으로 증상이 있어도 하지정맥류를 자각 못하는 사례가 많아 통증이 지속되면 예민하게 살펴야 한다. 치료 방법은 증상과 개인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초기에 문제 혈관 위치와 원인을 파악하고, 병변 정도, 환자 연령대, 직업 군을 고려, 적합한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경미하면 보존적 치료로 약물과 의료용 압박 스타킹 착용으로 다리에 압력을 가해 혈류를 개선할 수 있어 호전이 가능하다. 보존적 요법에도 차도가 없거나 질환을 방치해 병이 진행됐다면 시술과 수술적 치료를 검토해야 한다. 정맥에 특수 약물(경화제)을 주입하여 치료하는 ‘경화요법’, 특정 유형의 고주파 에너지로 정맥 봉쇄와 혈액흐름을 건강한 정맥으로 유도하는 ‘레이저폐쇄술’, 기능을 잃은 혈관을 생체접착제로 막아 혈액 역류를 차단하는 ‘베나실치료법’과 문제 혈관을 직접 제거하거나 묶어주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배병구 센터장은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자연 치유가 힘들어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혈전증, 궤양, 괴사, 피부착색 등 각종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어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력과 비만, 운동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에 예방 관리를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스타킹과 스키니진, 통풍이 안되는 부츠 등은 혈관 압박과 혈액순환을 방해해 피해야 한다. 과도한 운동(조깅과 등산)도 삼가야 하며 장시간 앉거나 서 있을 때 스트레칭을 해주고 다리를 심장보다 높은 위치에 올려두는 것이 좋다. 다리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찜질, 반신욕은 일시적 효과는 있지만 정맥을 확장시켜 정맥류를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다리 붓기,저림, 통증을 세심히 살펴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7-04 11:09:32[파이낸셜뉴스] 다리가 쉽게 붓는 하지부종은 하루 종일 서서 일하거나 특정한 자세로 오랫동안 근무하는 직업인에서 종종 발생한다.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발생하지만 신장질환, 갑상선질환, 심장질환, 간질환, 림프계질환, 정맥순환장애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즘 다리 부종을 개선하는 의약품을 광고할 때 지칭하는 병명이 '정맥순환장애'다. 어떤 특정한 실체가 있는 질환이라기보다는 다리가 붓는 빈도가 잦고 일상화되면 붙이는 '닉네임' 같은 명칭이다. 정맥순환장애는 나이 들어 또는 임신으로 정맥이 느슨해져 혈액역류를 방지하는 정맥판막의 기능이 떨어지고, 림프관으로 체액을 분산시켜 돌리는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및 체액이 저류돼 심장 쪽으로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정맥 내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다리정맥에 고이면서 혈관이 늘어나는 것으로 하지부종의 한 요인이 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정맥순환장애는 포괄적이고 모호한 병명이라 할 수 있다"며 "하지정맥류는 정맥판막에 고장이 생길 때 나타나므로 확실한 의학적 범주가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맥순환장애를 세분화한다면 일상적이고 경미한 하지부종, 하지정맥류, 심부정맥혈전증 등이 이에 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부정맥혈전증은 하지의 정맥혈이 정체돼 심부(깊은 체부)의 정맥에 혈전이 생긴 것이다. 오랫동안 침상에서 와병생활을 하거나, 장기간 비행기여행을 하거나, 수술을 받았거나 외상을 입어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황에 노출되거나, 악성종양이나 중증 감염질환으로 순환계와 면역계의 기능이 동시에 떨어졌을 때 발병한다. 위급한 질환으로 선제적인 예방 및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부종을 일으키는 림프부종은 일반적인 하지부종 또는 하지정맥류와는 원인이 완연 다르다. 림프부종 중 하지에 생긴 것은 대부분 난소암이나 자궁암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암세포의 전이를 막기 위해 암 주변부 림프절이 과도하게 절제되면서 림프계 순환체계가 고장나 생긴다. 심 원장은 "노인의 하지부종이 오래간다면 신장, 간, 심장 등에 기저질환이 있는지 체크하는 게 우선"이라며 "젊거나 전신 건강에 이상이 없으면 별다른 질환이 없는데도 종종 하지부종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환자의 진행 상태에 따라 혈관경화요법부터 레이저치료, 혈관접착술(베나실), 냉동수술법 등 다양한 치료가 동원된다. 그 중에서도 초기에는 혈관경화요법이 가장 많이 쓰인다. 심 원장은 "경화제를 혈관 내에 주입하면 혈관내피세포가 탈락하면서 혈관을 막아 스스로 정맥류 혈관이 소멸되게 하는 게 혈관경화요법"이라며 "보기 싫은 혈관을 짧은 시간의 수술로 단기간에 안 보이게 할 수 있고 입원할 필요가 없으며 수술 후 통증 및 후유증이 극소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혈관경화요법은 돌출한 모세혈관 굵기가 1~2mm 정도이고 하지정맥의 역류가 미약한 경우에 쓸 수 있다. 증상이 심한 환자는 레이저 등 다른 치료법이 적합하다. 심 원장은 "가시적으로 다리혈관이 튀어나오지는 않았는데도 중심정맥에서 역류가 일어나는 '잠복성' 하지정맥류가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며 "질병의 속성상 저절로 좋아지는 법은 없고 오래 지나면 결국 혈관이 튀어나오게 되므로 가급적 조기에 바로잡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림프부종은 림프배액술·미세림프수술·줄기세포주입 복합술을 통해 부종을 3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다리가 붓고 통증이 오면서 하지정맥류와 혼동되는 질환으로는 무릎관절염, 아킬레스건염, 족저근막염, 좌골신경통,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등을 들 수 있다. 단적으로 꾸불꾸불한 핏줄이 선명히 드러나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무겁고 피곤감을 느끼거나, 다리부종이 장기간 지속되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보고 초음파검사를 통해 진단에 나서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2-09-30 11:12:39#1. 일식집 주방에서 30년간 일해 온 59세 남성 이씨. 다리 혈관이 튀어나온 것은 물론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이 몇 년간 지속됐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지내왔다. 그러다 최근 2년 전부터 정강이 피부색이 조금씩 짙어 졌고 결국 피부 궤양을 진단받았다. 이 씨는 "일할 때 다리가 무겁고 붓는 증상이 계속되었지만 서서 일하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도 바쁘고, 정맥류가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렇게 상태가 악화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2. 타이어 제조 공장에서 일하는 45세 남성 김 씨 역시 오래전부터 다리 혈관이 튀어나왔지만 특별한 증상은 없어 방치해왔다. 그러다 어느 날 혈관이 튀어나온 종아리 쪽 피부가 가렵고 진물이 나기 시작해 피부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궤양으로 악화됐다. 이처럼 최근 여성뿐 아니라 중년 남성들 사이에서 하지정맥류 증상이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하지정맥류, 나이 들면서 발병률 증가해 흔히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중년 여성에서 많이 걸리는 '여성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내 하지정맥류 환자 중 여성 비율이 68%로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성만 걸리는 질환은 아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하지정맥류는 나이가 듦에 따라 유병률도 점점 높아지는데 그 이유는 하지정맥류가 '혈관 질환'이기 때문이다. 다른 혈관 질환과 마찬가지로 연령이 증가하면 정맥 탄력이 감소하고 판막의 기능도 약해지게 된다. 하지정맥류는 판막 기능의 이상으로 발끝까지 도달했던 혈액이 심장으로 가지 못해 다리에 고이고, 결국 혈관이 점차 늘어나면서 발생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하지정맥류 환자 중 남성은 2016년 5만1000명에서 2020년 6만8000명으로 최근 5년간 31% 가량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50~69세 중년 남성 환자 수는 약 3만3000명으로 전체 남성 환자(6만8000명)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여성도 마찬가지로 전체 환자(14만7000명) 중 50~69세 중년이 51%(7만6000명)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흉부외과 전문의 대전삼성흉부외과 박승준 원장은 "정맥류가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남성이라고 질환으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혈관 돌출 등 외관으로 드러나는 증상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편이고, 다리 저림, 붓기 등 초기 증상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는 절대적인 비중 자체가 적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남성 환자들이 병원에 내원할 당시에는 이미 증상이 중증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더 흔하다"고 설명했다. ■한번 나빠지면 회복 어려워… 초기 치료가 관건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는 '진행성 혈관 질환'이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에는 다리 부종, 피로감, 무거움 등 가벼운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증상이 진행될수록 혈관 돌출뿐만 아니라 피부 색소 침착, 궤양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거에는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문제 정맥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수술(발거술)이 주로 이뤄졌으나, 최근에는 통증은 물론 빠른 회복이 가능한 치료법이 증가하며 환자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고열을 이용해 혈관을 폐쇄하는 레이저와 고주파, 의료용 접합제를 이용해 혈관을 폐쇄하는 최소침습적 비열 치료법이 있다. 발거술은 문제 혈관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고 비용이 저렴하나, 절개에 따른 부담이 있다. 이에 비해 레이저와 고주파로 혈관을 폐쇄하는 방법은 국소 절개만 시행해 마취나 멍, 흉터 등의 부담이 적고 회복 기간이 보다 짧다. 의료용 접합제를 사용한 치료법은 열을 사용하지 않아 레이저, 고주파를 통한 치료법에 비해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 가능성을 낮추고 통증과 멍을 줄인 방법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회복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대표적인 비열 치료 중 하나인 '베나실'로 시술한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 따르면, 시술 후 일상 생활로 복귀하는 데 걸린 기간이 발거술(4.3일), 레이저(3.6일), 고주파(2.9일), 베나실(0.2일) 등으로 나타났다.[10] 치료법에 따라 회복기간, 통증, 비용 등이 달라지므로, 이를 감안해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전문의와 상담해 선택할 수 있다. 박승준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남녀불문 모두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으로,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혈관 노화로 혈액 순환에도 문제가 발생하기 쉽기에 작은 증상에도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통증이나 회복 기간 등 환자 부담이 적은 치료법도 잘 마련돼 있으니 중장년 이상의 연령대라면 가벼운 증상이라고 방치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5-19 18:18:50[파이낸셜뉴스] 봄철 따뜻한 햇살과 함께 기온이 올라가면 하지정맥류도 증세가 악화되기 쉽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아무래도 피부 표면의 혈관이 확장되고 자연 다리에 머무는 혈액량이 증가하면서 정맥이 받는 압박이 커지며 하지정맥류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종아리 정맥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 기능에 이상이 생겨 심장으로 가던 혈액이 다시 아래로 역류해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다리에 정맥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관이 돌출되는 질환이다. 하지정맥류는 증세가 서서히 나타나는 탓에 자각하기 쉽지 않다. 정맥혈관이 종아리에 돌출된 후에야 알아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오후로 갈수록 다리가 붓고 피곤하다 △밤에 다리가 저리거나 무겁다 △어떤 자세에도 다리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종아리에 이유 없는 가려움이 반복된다 △밤에 종아리에 경련이 생긴다 등이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라면발처럼 꼬불꼬불한 정맥이 다리에 지렁이처럼 튀어 나와 있으면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하지정맥류는 증상이 다양해 오진하기 쉽다. 이 때문에 엉뚱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하지정맥류와 가장 혼동하기 쉬운 질환으로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이 있다. 잠들기 전 다리에 마치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편한 감각이 나타나는데 불편감을 없애려 다리를 자꾸 움직이면서 수면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간질간질한 감각과 불편감은 비슷하지만 혈류 이상으로 나타나는 하지정맥류와 달리 뇌내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부족이 주요 원인이다. 다리에 가느다란 혈관이 보기 싫게 퍼져 있는 거미상정맥(모세혈관확장증)도 하지정맥류와 착각하기 쉬운 질환이다. 그러나 거미상정맥은 판막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는 하지정맥류와 달리 표재정맥의 혈관이 살이 트는 것처럼 혈관이 텄다고 표현한다. 실제 이런 경우는 혈류의 이상이라기보다 체질적 원인으로 혈관이 약한 유전성이 강하다. 발바닥 근육을 감싸는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 및 하지근육통도 하지정맥류와 착각하기 쉽다. 오래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나 걸음을 내딛을 때 찌릿하게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오후로 갈수록 통증과 부종이 생기고 불편감이 커지는 것도 유사하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구분이 가능하다. 하지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자연치유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방치하면 피부색의 변화 및 습진·정맥궤양·지방진피궤양증·혈전정맥염 등으로 번질 수 있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하지정맥류로 진단 및 치료를 받았음에도 오히려 증상이 악화돼 내원하는 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혈관초음파 검사를 하면 대부분 정상 소견이 나오지만 신경과 근육 통증을 진단하는 전기신경자극 기기로 검사해보면 좌골신경통·허리디스크·무릎관절염·근육통·아킬레스건염·족저근막염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하지정맥류는 정확한 진단과 발견 즉시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 탓에 생기는 보기 싫은 혈관을 없애는 방법으로는 혈관경화요법과 레이저치료 등이 주로 쓰인다. 혈관경화요법은 정맥 혈관 내에 경화제를 주입해 해당 정맥류에 혈전을 만들어 영구적으로 섬유화시키는 요법이다. 혈관내피세포 하부의 콜라겐 단백이 경화제에 노출되면 혈소판이 응집돼 혈전을 만들면서 피가 통하지 않게 돼 보기 싫은 혈관이 없어지는 원리다. 그러나 혈관경화요법은 임신부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 혈전성 정맥염과 심부정맥 혈전증의 기왕력이 있는 환자, 혈관경화제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 알코올중독 치료제인 디설피람(Disulfiram)을 투여받는 환자 등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게 단점이다. 레이저치료인 정맥레이저폐쇄술(EVLT)은 혈관 내에 레이저 케이블을 넣고 580nm, 942nm 혹은 다른 다양한 파장대의 고출력 빛을 조사해 광열반응을 일으켜 혈관의 내피세포를 파괴하여 혈관을 압착시키는 방법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법 중 하나지만 분지된 혈관의 처리가 불가능하다.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 주사요법인 혈관경화요법에 비해 단점이 많아 예전보다 덜 활용되거나 경화요법과 병행한다. 예전의 완전 외과적 정맥 발거수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하고, 과다출혈, 신경손상 문제로 요즈음 시행하는 병원이 드물다. 광투시 전동형 정맥발거술(Trivex)은 2000년대 초반 잠시 유행했던 치료다. 광섬유 케이블이 연결된 회전톱을 이용하여 돌출 정맥을 흡입하면서 제거하는 시술로 피하 연부조직 손상 및 출혈이 과다하고 돌출정맥 제거가 완벽하지 않은 게 한계다. 브이너스(VNUS)는 전기봉을 혈관 내에 삽입해 고주파 전기로 혈관을 태우는 시술로 2010년대 중반 이후 몇몇 병원이 시술하고 있다. 혈관과 인접한 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높아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클라리베인(Clarivein)은 2018년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은 경피적 기계화학정맥폐쇄술(Percutaneous Mechano-chemical Ablation, MOCA) 방식의 기기다. 회전 브러시를 혈관에 삽입해 혈관내벽에 물리적 자극(진동)을 가하면서 혈관내피세포를 파괴해 혈전을 유도하고 동시에 혈관경화제를 주입한다. 시술 후 재발 가능성이 다소 높은 게 단점이다. 베나실(VENASEAL)은 접착력이 강한 시아노아크릴레이트(cyanoacrylate)를 혈관 안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외부에 흉터가 없는 장점이 있으나 이물질이 영구적으로 남고 이로 인해 혈전과 이물반응이 초래될 수 있는 게 단점이다. 정맥류 5기 이상인 굵은 혈관에는 적용하기 어렵고 분지된 정맥에는 영향이 미치기 어려우며 재발될 수 있는 게 약점이다. 심영기 원장은 "혈관경화요법을 기본으로 레이저치료나 호아타 전기자극요법을 상황에 따라 맞게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호아타요법은 800 마이크로 암페어(microA) 수준의 미세전류를 고전압으로 흘려보내 기존의 경피전기신경자극기가 미치지 못하는 혈관 깊숙한 부위까지 자극하는 치료법으로 하지정맥류를 유발 또는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인 림프슬러지를 녹여 하지정맥류로 인한 통증과 붓기를 감소시킨다. 세포 재생도 촉진시켜 탄탄한 혈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호아타 치료는 근막통증 주변에 전기자극을 가해 혈관의 확장과 변형을 예방 또는 저지하고 근육의 뭉침을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1-04-17 20:27:58[파이낸셜뉴스] 다리에 혈관이 붓고 통증과 저림, 심지어 혈관 돌출 등이 나타나는 하지정맥류 환자가 매년 늘고 있다. 2015년 15만1239명에서 지난해 21만6127명으로 43% 증가했다. 특히 여성의 비중이 높아 작년 환자 중 약 70%인 14만7546명에 이르고 있다. 모든 연령층에서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많았다. 그 중에서도 40대와 50대 여성이 각각 3만851명과 4만503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남성 환자와의 차이도 약 3배(40대 남성 1만1143명, 50대 남성 1만6826명)로 나타났다. 하지만 10대에서는 남성 561명 대 여성 681명, 80대 이상에서는 남성 2607명 대 여성 3010명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10대의 하지정맥류 발생원인은 유전적인 원인이 많다. 연세에스의원의 심영기 원장 1995년부터 2020년까지 하지정맥류 시술을 받은 4만명의 환자 통계조사에 의하면 부모가 정맥류가 있을 경우 자녀에게 나타날 확률은 30%이다. 이렇게 하지정맥류 환자 중 여성이 유독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트로겐이 정맥을 확장시켜 체내 혈액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임신, 생리 전, 폐경 등으로 호르몬 변화가 있을 경우 하지정맥류가 발생 혹은 악화되기 쉽다. 특히 임신하게 되면 또 다른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하는데 이로 인해 혈관 내 평활근이 확장되고 임산에 따른 체중 증가와 복압 발생이 겹쳐 하지정맥류가 더 쉽게 발생한다. 40~50대 여성에서 하지정맥류가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 영향에 더해 나이 먹어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몫 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중년 이후 정맥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역류를 막는 판막의 기능이 약해지고, 호르몬 변화도 겪게 돼 하지정맥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정맥은 다리에서 심장으로 피를 운반하는 혈관이다. 중력을 거스르며 피가 이동하기 때문에 정맥 사이사이에 판막이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돕는다. 하지만 노화·비만·생활습관·유전 등의 이유로 판막이 약해지고, 정맥의 탄력이 감소하면 심장으로 올라가던 혈액이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역류해 혈관에 고인다. 이 때문에 혈관이 확장돼 피부 위로 검붉은 혈관이 구불구불하게 불거져 나오는 하지정맥류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오후 시간대로 갈수록 다리가 붓고 피곤하다 △밤에 다리가 저리거나 무겁다 △어떤 자세에도 다리에 불편함이 느껴진다 △종아리에 이유 없는 가려움이 반복된다 △밤에 종아리에 경련이 생긴다 등이다. 이런 증상이 반복될 경우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봐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혈관초음파검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혈관의 크기를 측정하고 역류 위치, 역류하는 혈액량, 표재정맥이나 관통정맥 역류 등을 확인한다.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는 부위에 초음파 프로브(probe)를 피부에 대고 역류가 있는지 소리를 녹음한다. 역류시간이 0.5초 이상이면 하지정맥류로 진단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압박스타킹·약물·주사경화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 증상이 악화됐다면 레이저 정맥절제술, 고주파 열폐색술 등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 원장은 "하지정맥류의 수술 기준은 굵은 핏줄이 돌출되는 3기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나, 병원에 따라 상이할 수 있다"며 "굵은 핏줄이 돌출되지 않았음에도 하지정맥류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받았다면 다른 병원에도 들러 추가로 진단을 받아 보는 게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검사 초음파 결과지를 요구해 받아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2020-11-25 19:5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