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를 앓던 열 살배기 아들을 코피노(필리핀 혼혈아)로 속여 필리핀에 버린 부모가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윤경원 부장검사)는 A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B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4년 11월께 정신장애를 앓던 친아들 C군을 필리핀의 현지 선교사에게 ‘코피노’라고 속이며 맡겼다. A씨는 “엄마가 없어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며 양육비 3900만원도 전달했다.
A씨는 선교사가 자신을 찾지 못하도록 출국 전 아이의 이름을 바꿨으며 아이가 귀국하지 못하게 여권을 빼앗는 치밀함을 보였다. 귀국한 이후 A씨는 전화번호도 변경했다.
현지 선교사는 C군의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국민 신문고에 사연을 올렸고 이를 본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경찰, 외교부 등이 공조해 A씨의 소재를 파악하고 C군을 한국에 데려왔다.
홀로 해외에 방치된 C군의 정신병력은 더욱 악화됐으며 왼쪽 눈도 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수사과정에서 A씨가 C군을 필리핀에 버리기 이전에도 한 어린이집과 사찰 등에 양육비와 함께 C군을 맡기고 방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A씨 부부는 “아이가 불교를 좋아해 템플스테이를 보내고 영어 공부를 위해 필리핀에 유학 보낸 것”이라며 “아이를 버리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현재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C군은 다시 외국에 버려질 것을 두려워하며 부모에게 보내지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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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