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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월가 시위 후 사회책임 인식 높아져

미국 월가 점령 시위 이후 한국거래소(KRX) 사회책임투자지수(SRI) 상승률이 코스피 상승률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만큼 조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KRX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사회책임투자 및 지속가능경영 인식을 제고하고자 산출한 지수인 KRX SRI는 최근 폭락장과 월가 점령 시위 이후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서 월가 점령 시위가 시작된 지난달 15일 이후 KRX SRI는 6.34% 상승했지만 해당 기간 코스피지수는 3.62%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지난 8월 2일부터 본격화된 폭락장 속에서 KRX SRI도 11.76%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폭(13.34%)보다는 낙폭을 줄였다.

코스피시장 및 코스닥시장의 사회책임투자 우수기업 70종목으로 구성된 KRX SRI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기초지수로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09년 말께 KTB GREAT SRI ETF가 상장됐고 최근 KDB산은자산운용이 'KDB PIONEER SRI ETF'를 상장했다.

지수 편입종목 중 삼성전자가 20.8%로 최대 비중을 차지했고 현대자동차(6.9%), 포스코(5.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포진해 있다.

월가 점령 시위 확산이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 속에 사회책임투자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KRX SRI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늘어나면서 사회책임투자에 나선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영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월가 점령 시위는 기업의 이익만 최우선시되는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저항을 담고 있다"며 "고용창출 등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면서 국제신용평가사도 기업의 지속 가능성 등을 평가 척도로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총괄팀 한륜석 팀장은 "실제 SRI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며 "양극화가 커지는 현 시점에선 기업들의 투자와 사회적 책임의 연관성에 대한 평가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김학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