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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월가 시위에 美금융권 정신 차렸나

 '탐욕'으로 지난해 전 세계적인 반(反) 월가 시위에 가위눌렸던 미국 금융권이 올 들어 기부 및 후원 등 잇단 선행으로 개과천선의 조짐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미 금융권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미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구제금융으로 거액의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는 죄목으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서 "살찐 고양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금융권이 이 같은 불명예스러운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최근 기부 및 공익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US뱅크,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등 이들 미 금융권은 최근 비영리단체 및 빈민층을 위한 기부금을 모으고 있을 뿐 아니라 참전용사 고용 캠페인에도 나서고 있다.

 US뱅크는 비영리단체에 양말 8만1000켤레를 기부한 데 이어 고객들에게도 빈곤 계층에 지원할 양말을 기부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또 US뱅크는 이달 초 미 중서부의 최대 노숙자 보호시설을 늘려 짓는 데 320만달러(약 35억9700만원) 규모의 대출자금을 제공했으며 가축쇼, 로데오 경기 등 다양한 행사를 후원했다.

 US뱅크의 대변인은 "양말 기부는 직원들의 자발적 의사로 시작된 것"이라며 "이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것에 대해 보답하려는 우리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 또한 비영리 단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데다 일부 도시에 주택담보(모기지) 대출 제공을 확대하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씨티그룹은 미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미 올림픽 국가 대표팀 및 장애인 올림픽 국가 대표팀의 이야기를 모으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최근 10년째 시카고 마라톤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BoA가 지난 10년간 시카고 마라톤 대회의 자선 캠페인에서 모금한 자금은 7000만달러(약 786억9400만원)를 넘어선다.

 또한 JP모간체이스는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킹 루서 목사가 남긴 수십만건의 서류를 디지털화하는 데 쓰이는 웹사이트를 후원하고 있고 참전용사 고용을 장려하는 광고 캠페인도 시작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