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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클럽 라운지] (217) 삼성물산

합병 시너지.. 2020년 매출 60조원 목표
건설 부문 경쟁 줄여 1조원 가량 시너지
바이오 분야 가장 기대

[포춘클럽 라운지] (217) 삼성물산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의 '디 팩토 홀딩 컴퍼니(De facto Holding Company·사실상의 지주회사)'로서 사업역량과 다각화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사업을 주도할 것이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이 지난달 30일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한 긴급 기업설명회(IR)에서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내세운 비전이다. 삼성물산 건설, 상사 부문의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패션, 식음·레저 부문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고 바이오 등 신수종 사업을 궤도에 올린다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합병 후 그려 나갈 밑그림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2020년 매출 60조 '도약'

12일 금융투자업계와 삼성물산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오는 17일 주주총회를 열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나선다. 새로 탄생하는 삼성물산은 삶 전반에 걸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식주휴(衣食住休) 및 바이오' 선도기업을 지향한다.

특히 최근 본격적인 성장 계획을 밝힌 바이오 등 신규 사업기회 창출을 통해 지난해 34조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을 2020년 60조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건설 부문은 두 회사 사이의 불필요한 경쟁을 줄이면서 1조원 가량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6조5000억원 규모의 그룹 공사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지난해 16조2000억원 수준의 매출액이 2020년 23조6000억원 수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상사부문은 트레이딩, 프로젝트 오거나이징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제일모직이 보유한 패션 및 식음 사업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섬유, 식량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합병 이후 연간 6.3%의 성장률을 통해 2020년 매출 19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에 합병으로 인해 시너지가 기대되는 사업은 바이오 분야이다.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51.2%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을 확보해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연내 15만 L 규모의 제3공장을 착공하고 10만L 규모의 제4공장도 2020년까지 증설해 생산 규모 총 40만L로 최대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CMO)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합병, 생존 위한 선택

시장 전문가들도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제일모직과 다른 사업분야가 합쳐지면서 상호 보완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합병 삼성물산이 갖게되는 바이오사업의 주도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부문의 매출액은 2020년 1조 8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하고 특히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교보증권 백광제 연구원은 "그룹 신수종 분야인 바이오 산업에서 최대주주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면서 "합병을 통해 자금력 확보해 바이오 사업 성장을 위한 추가 투자 뿐 아니라 바이오 소재산업 등 신사업영역으로 확장 기회도 열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강점인 협업을 통한 금융경쟁력 강화, 건설 부문의 설계·조달·시공(EPC), 제일모직의 관리 운영 노하우를 더해 민자발전 분야에서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자리잡으면서 의료기기와 IT솔루션, 병영건설 및 운영 등 그룹의 계열사간 협업을 주도해 의료관련 분야의 신시장과 신사업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이 생존을 위해 합병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건설과 상사부문의 구조적인 어려움에서 나온 결단이어서 합병비율이 더 안좋아질 수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안상희 연구원은 "언제 합병을 추진해도 합병비율의 차이가 크게 없었을 것"이라며 "향후 삼성물산의 영업가치 약세라는 전망을 고려하면 합병비율이 더 낮게 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승인을 인정하고 엘리엇이 제기한 1차 가처분 신청에서도 합병의 당위성과 기대효과, 공정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인정받은 만큼 합병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