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한화 1승당 21억원..'고비용 저효율' 구단

192억으로 최다 연봉팀이지만 9승27패로 9위와 8경기차 꼴찌
넥센은 '저비용 고효율' 구단

2016 프로야구가 1/4 능선을 넘어섰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의 1/4에 해당하는 간이역을 막 지나고 있다. 두산, NC, SK, 넥센 등 네 팀은 단단하다.

17일 현재 플러스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이 네 팀뿐이다. 5위 LG가 17승 17패로 딱 절반의 승률이다.

나머지 다섯 팀은 모두 적자다. 특히 한화의 적자 규모는 심각한 수준이다. 17일 현재 9승 27패. 18연승을 해야 간신히 승률 5할에 도달한다. 9위 kt와 8경기 차이다. 6위 삼성부터 9위 kt까지의 승차는 겨우 0.5. 도토리 키 재기씩 중위권 싸움이다.

팀 연봉 순으로 비교하면 흥미롭다. 외국인 선수 포함 최다 연봉 팀은 한화로 무려 192억원이다. 1승당 21억원이 든 셈이다. '고비용 저효율'의 표본이다. 다음은 삼성. 총액 연봉 151억원의 삼성은 18승을 올렸다. 1승당 8억3900만원을 썼다.

뿌린 만큼 거두는 게 상식이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한화에는 전체 연봉 1위 김태균(16억원)을 비롯해 정우람(12억원), 정근우(7억원), 이용규(7억원) 등 고액 연봉자들이 즐비하다. 모두가 자유계약선수(FA)들이다. 올해 정우람의 가세로 덩치는 더욱 커졌다.

에스밀 로저스(190만달러·약 22억원), 윌린 로사리오(130만달러) 등 외국인 선수들의 몸값도 리그 최상위다. 5000만엔(약 5억원)에 계약한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그나마 평균 연봉을 낮추었다. 하지만 성적도 2승2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바닥이다. 결국 한화는 12일 마에스트리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삼성은 17일 외국인 투수 콜린 벨레스터를 방출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퇴출 1호다. 벨레스터는 50만달러의 헐거운 몸값으로 영입됐다.

그동안 삼성의 행보와는 정반대다. 삼성은 늘 최고의 선수를 최고 몸값으로 데려왔다. 결과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다.

삼성은 박석민을 NC에 보내주는 등 FA 정책을 수정했다. 그동안 외부영입은 자제했으나 대신 내부단속을 철저히 했다. 배영수(한화)를 이례적으로 내줬지만 윤성환, 안지만 등 내부 FA는 확실히 붙들었다. 박석민을 보내고도 총액 몸값은 150억원을 넘겼다.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눈덩이 효과가 생긴 탓이다.

한화, 삼성과 달리 '저비용 고효율' 구단도 있다. 대표적인 구단이 넥센. 68억원의 10개 구단 최저 연봉으로 19승을 올렸다. 1승당 3억5800만원이다. 한화의 1/6 선이다. 넥센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를 미국으로 보냈고 유한준(kt), 손승락(롯데) 등을 FA 시장서 잃었다. 그러고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NC 역시 매우 경제적이다. 박석민(총액 96억원)을 데려와 몸집을 불렸으나 전체 115억원으로 여전히 날렵하다.
1승당 비용은 6억원. 선두 두산은 우승 후유증으로 체중이 크게 늘어났다. 그래도 1승당 7억6000만원으로 알뜰 살림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한국판 '머니볼' 팀이다.

texan509@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