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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日 "FTA 빨리 타결하자"

융커-아베 공동 기자회견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항
올해 안에 협상 타결키로

유럽연합(EU)과 일본이 4년째 지지부진한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올해 안에 마무리 짓자고 합의했다. 양측은 미국이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를 지적하며 자유무역 확대를 다짐했으나 실제로 협상 타결이 가능할 지는 불확실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1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을 서두르겠다고 선언했다. 아베 총리는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일본과 EU, 미국이 세계에 자유무역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서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FTA가 "올해 안에 타결될 수 있다고 매우 확신한다"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번 3자 회동에 앞서 "일본과의 협상이 결정적인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WSJ는 양측 정상들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협상 속도를 높이려 든다고 분석했다.

EU와 일본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기준 1245억유로(약 151조1330억원) 규모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EU가 일본과 교역하는 규모는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다. 양자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FTA를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합의를 보지 못했다. 양측은 핵심 쟁점인 자동차 및 농축산물 시장의 무관세 개방 문제에서 계속 대립중이다. 지난해 10월 최종 타결된 EU와 캐나다간의 FTA인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반대로 논의 시작부터 타결까지 8년이나 걸렸다. EU 관계자는 20일 WSJ를 통해 유럽 자동차 업계가 일본 기업들이 과도한 시장 교란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유럽 시장에 대한 무관세 접근을 허락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유럽자동차공업협회(EAMA)는 일본 시장에 유럽차에 대한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한편 WSJ는 일본이 EU와 FTA를 맺는다면 미국 역시 일본에 비슷한 무역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와 동행한 카네코 마리코 일본 외무부 대변인은 "양자 협상은 균형이 맞아야 하며 일본과 EU 간의 경제 관계는 일본과 미국 간의 관계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