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대선후보 공약 점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노사 모두 불만

8. 노동분야
노동계 "지금 당장 인상하라"
경영계 "소상공인 대책 먼저"

19대 대선은 어느 때보다 임금인상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일자리 대통령'을 기치로 내건 5명의 대선후보는 '임금격차 해소'를 주장한다. 임금격차 해소방안으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이 대표적이다. 다만, 대선후보 5명이 공약하는 최저임금 인상 시기는 다르다. 또 구체적인 계획이나 소상공인 예방 대책이 부족하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문재인 후보는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승민, 심상정 후보 역시 같은 공약을 제시했다.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2022년까지(임기내)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이를 월급(주휴수당 포함)으로 계산할 경우 약 209만원이다. 연봉으로 따지면 약 2500만원 정도 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문재인, 유승민, 심상정 후보 공약대로라면 매년 15.6%씩 인상해야 한다. 2018년 7485원, 2019년 8660원, 2020년 1만19원이다. 3년 만에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게 된다. 홍준표, 안철수 후보 공약대로 2022년 1만원이 되려면 매년 9.2%씩 올라야 한다. 2020년 8423원, 2022년 1만43원이 된다.

하지만 이들이 제시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홍준표, 안철수 후보의 2022년까지 1만원 인상 공약(연평균 9.2% 인상)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생긴 이래 최저임금은 매년 평균 9%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즉, 공약과 무관하게 2022년이면 최저임금 1만원이 된다는 얘기다.

노동계는 지금 당장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확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김종인 수석부위원장 직무대행은 "2022년까지 가만히 있어도 1만원으로 오르는 것을 공약이라고 발표하는 현실에 국민들은 개탄한다. 호사스러운 말장난일 뿐 2022년까지 1만원 실현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반면 경영계는 소상공인에 대한 대책 없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진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김동욱 한국경영자총연합회 기획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 대상 90% 이상이 중소 영세소상공인인데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면 자칫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영세 소상공인 경영 자체를 어렵게할 수 있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 폭을 정해야 하는데 예방책 등은 구체화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